고수를 찾아서 - 개정판
한병철 지음 / 뿔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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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고수'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 달인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저 '내공이 보통이 아니시군요'정도로 내 뜻을 전달한다.

 

이 책의 451쪽에 보면 고수와 하수를 구분하는 근거로 '공력'을 드는데, 그게 내가 말하는 내공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다.

공력은 외공과 내공으로 나눈다는데,

외공이 무엇인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내공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설명해 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단다.

향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서 비린내가 나듯, '내공은 외공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빈수레는 유란스럽게 라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이고,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은 이삭이 여물었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는 걸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이 책을 무림의 고수들만을 다루고 있는 책인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소싯적 장르소설을 읽게 된 계기가 무협지가 시발점이어서 인지,

아님 내 안에서 매순간 대결본능을 불 태우며,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매순간순간을 전투적(?)으로 살아서 인지, 재미있게 읽었다.

 

어떤 의도로 기획되고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 책의 내용들이 무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통용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보통 무술의 종주국 하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저자 같은 경우, 중국에 그리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잘못된 판단은 아닌데,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서 다양하고 깊숙하게 접해봤기 때문에 주저없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일 게다.

 

과거 중국 공산화 이후에 한국에 들어와 살던 중국 화교들은 중국 무술이 자신들의 생의 수단이될 수 있음을 간파했고, 한국인들에게는 조금씩 변형시킨 무술을 가르쳤다. 간단히 말하면 고의적으로 기술을 변형시켜서 잘못 가르쳐 주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중국 무술의 진전을 전해 주면, 자신들의 생계 수단이 사라질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토의 정통 쿵후와 한국 내에서 전파된 중국 무술의 형태가 조금 달라지게 되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68쪽)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국과 조금 달라서, 소개와 꽌시(關係, Relation)가 없으면 잘 만나 주지도 않고, 만나더라도 수박 겉핥기 식의 인사와 덕담만 나누다 끝나게 된다. 이게 중국인들의 인간관계의 특징이다.(177쪽)

 

반면, 일본의 경우 '오륜서'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엄청 추앙하고 숭배한다.

 원래 기적이라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냥 택시 운전하는 어떤 노인이 택시를 태워주었다는 것만이 이성적인 진실이지만, 무사시가 나를 택시에 태워 주었다고 믿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은 더 재미있다.(371쪽)

이것은 아무래도 국민성이나 무술의 종주국 따위를 놓고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고 전수받아 행하는 무술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부심에 관한 것이지 싶다.

 

이 책이 아쉬웠던 것은 '마르스'라는 잡지를 만든 사람이라는데,

문장의 호응관계가 적절하지 않거나 비문 따위가 눈에 띈다는 것이지만,

군데군데 글이 맛깔스러운 것이 필력은 돋보인다.

 

하지만, 내가 저자를 높이 살 수 있었던 건,

검을 얘기하며 살심(殺心)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사람의 목숨을 먼저 배려했다는 것이고,

아래 문단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인과의 관계보다 멋지다, ㅋ~.

  한풀 선사와 내가 앞으로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도 한풀 선사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공간적 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를 느끼고 있듯이, 그도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느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125쪽)

 

그동안 바둑이나 장기 따위도 그렇고 이런 무술을 향해서도, 전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사람의 목숨을 이렇게 배려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그것이라면,

전쟁이 아니라 평화, 다시말해 '힘의 견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고보니 바둑판이고 장기판이고, 무술을 대련하는 장이고, 전쟁터이고 간에,

대결이란 공력이 비슷할때 이루어지는 것이지, 한쪽으로 치우치면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공력의 차이,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는데, 난 완전 동의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저자도 책의 말미에서 노자를 멋들어지게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고수의 지도는 명쾌하다. 어리바리, 두루뭉술, 뜬구름 잡듯이 애매모호하게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고수 밑에서는 하루를 배워도, 여기저기서 어깨 너머 일 년 배운 것보다 낫다.

  괜히 뜬금없이 도교 얘기나 꺼내고, 윤리학 강의 같은 것이나 하는 지도자는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다.

  간단히 생각해 보라. 무술 연습하기에도 부족한 게 인생이고 시간인데, 제자를 붙잡고 도교 얘기나 하면서 허송생활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도교 얘기하는 한국 무술인들의 대부분이 도덕경, 황정경, 옥추경 등을 읽어 보기는커녕 구경도 못 해 본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공부 안 하고 하늘 쳐다보며 그저 멍하니 있는 게 도교적 생활로 착각한다.

  두 분 교수님들은 평소 생활이 검소와 무소유를 실천하며 유유자적하게 사시지만, 한 번도 도교 얘기나 애매한 표현은 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문 교수님의 흰머리가 더욱 도사 같다.(202쪽)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공력을 얘기하며 파동을 언급한 부분이었다.

어떤 책들은 보게 되면 물리학이나 양자역학 따위의 이론으로 접근하려 해서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에선 몸소 겪은 체험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해못할 것이 없다.

 

  그간의 공부에 의하면, 이런 공력을 발출하는 것은 파동이다. 하급의 발경 시범은 그저 몸의 무게중심을 맞추고, 뼈 골격을 일직선상에 맞춘후에 몸힘(整經)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내경의 발출은 그런 눈속임이 아니다. 물리적 에너지를 가진 강한 초음파 진동 같은 것이 내 몸속으로 침투하는 것, 이것이 진짜 내공의 힘이다.

 이런 경지에 가려면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진동하고, 그것을 느끼고, 그 진동이 한군데로 모이고 증폭되어야 한다.(454쪽)

 

무술을 연마하는 것도 그렇고, 고수가 되는 것도 그렇고,

혼자 살면 다 필요없는 것들이 아닐까?

그래서 인간은 더불어 어울려 사는 것일게다.

지극히 인간 중심의 편협한 사고인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믿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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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10-17 16:51   좋아요 2 | URL
그렇네요, 투명사회의 그 `한병철` 님과 동명이인이네요~^^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아서,
그리고 자신의 무술만이 `쾩오~`라고 자화자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예요.

그래도 한병철 님은 수준 이상의 무술과 글솜씨를 구사하신답니다~^^

cyrus 2016-10-11 21:13   좋아요 1 | URL
저는 제 자신을 `재수`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가끔 `재수` 좋으면 고수 소리를 듣고요, 대부분은 `재수` 없어서 하수 수준에 불과합니다. ^^

sslmo 2016-10-17 16:54   좋아요 1 | URL
저도 제 자신을 `재수`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그냥 재수도 아니고 이왕 이름 붙일 거 `왕`재수라고 생각합니다.
재수 좋으면 `럭키`하다는 소리를 듣고,
보통 대부분은 `왕 재수`라는 소리를 듣는데...그러려니 해요~^^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깨달음의 실천 편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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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이전 책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기초 원리'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의 전작주의자가 되어 다른 책들을 건드리다 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 사람의 사진을 봤을 때는 '사.짜.'인줄로만 알았다. 여기서 '사'라 함은 선비 士'가 아니라 사기꾼 할때의 그 '사'자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처음 이 책의 소제목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때문에 이 책을 신뢰할 수 없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수많은 주역 관계 서적을 읽었지만, 하늘에 대고 맹세하는데 주역 책이 쉬웠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주역을 공자나 다산, 정이천 등 내노라 하는 선인들이 풀어쓴 것도 외계어 같았지만,
그걸 오늘날 이러고 저러고 토를 달고 해석하는 것도 긴가민가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크게 고개를  주억여가며 수긍할 수 있겠다. 정말 쉽다.
그렇다면 혹자는 어떻게 어려웠던 내용들이 갑자기 쉬워지냐며,
이 책이 주역을 다 아우르지 못하고 설렁설렁 다루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64괘의 내용을 일일이 나열한 것이 아니라 12개의 군주괘 위주로 원리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12괘의 운용 원리만 알고 나면 적용하지 못할 게 없고, 때문에 64괘 어느 하나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것이 없다.
정수만 골라 냈으니 극도로 응축되었는데,
극에 이르면 오히려 가볍고 단순해진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무겁지않으나 진중하고,
동일패턴의 반복인 변화 속의 순환을 읽어내어 단출해진 대신, 깊이는 장난이 아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다른 책에서 말하지 않은 부분을 논하고 있는데, 바로 주역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수행의 목표를 밝힌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배우고, 그렇게 알게 된 것을 수행하면서 발전하는 법이다. 주역 공부 역시 단순히 괘상의 뜻을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그것을 몸으로 체득하여 마침내 천지의 운행과 합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알고 행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깨달음은 점점 깊어진다. 이 책은 그 점을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하나, 이 책  은 괘상을 병법이나 일상생활에 적용한 사례를 보여주며 괘상의 본질을 심도 깊게 조명했다.주역의 괘상은 그 본질을 확연히 깨닫기만 하면 누구나 삶에 적용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주역 공부를 통해 최상의 지혜를 얻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 주역에는 그 이상의 섭리가 들어 있다. 바로 우리가 주역을 통해 천지의 운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7~8쪽)

하지만, 내가 이 책이 좋다고 설레발을 치는 것은,
그동안 궁금해하던 9가 양의 대표가 되는 것, 6이 음의 대표가 되는 것과 관련해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구는 양의 대표인데, 실제 홀수의 대표인 3을 세 번 곱한 수이다.
육 또한 음의 대표이며, 짝수의 대표인 2를 세 번 곱한 수이다. 이는 주역에서 본 9와 6의 의미이다. 홀수의 대표가 1이 아니라 3이 되는 것은 1은 수를 일으키는 수의 기체基體가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역시 짝수의 대표이다. 세번 곱하는 의미는 삼변의 관념이 반영된 것이다. 삼변이란 '삼세판'이라는 우리의 일상적 속어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변화를 결정을 의미한다
.( '이창일'의 '주역, 인간의 법칙', 63쪽==>링크 )

언젠가 읽은 '이창일'의 '주역, 인간의 법칙'에 보면 이렇게 나오는데, 해설서인데도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선 이 부분을 그럴듯하게, 적어도 내가 수긍할 수 있게, 밝혀놓고 있다.
9와 6이 양과 음의 대표라고 하지 않고, 주역원전에서 음양이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고 6과 9가 쓰이는 것에 주목한다.

이런 논리 전개라면 '나는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연구를 하던 중 하나의 단서를 찾았다.(98쪽)'라고 하는 공치사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겠다.

단서는『천부경』에 나오는 "一析三極"이라는 말이었다. 하나가 갈라져 3이 된 것이고, 3은 즉 1이라는 뜻이었다. ㆍㆍㆍㆍㆍㆍ이즈음 나는 위상수학이라는 것도 공부했는데,『천부경』에 위상수학과 똑같은 결론이 나왔다.(101쪽)

지극히 무미건조한 사실의 나열일 뿐인데도, 내가 가장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정보이론을 창시한 클로드 섀넌을 인용하여, '팔괘는 정보일 뿐이다' 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정보는 뜻이 없고 구조만 있다. 섀넌은 정보의 구조를 비트(bit)라는 단위를 사용하여 규정했다. 그러나 정보가 영원히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정보가 다른 정보와 비교될 때는 각각의 정보가 뜻을 갖게 된다.(107쪽)

 사물의 뜻은 다른 사물과 비교함으로써 분명해진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는 비교를 하면 저절로 밝혀지게 된다. 만일 자기 자신을 알았다 해도 다른 사물과 비교되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보에 대하여클로드 섀넌이 말한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이른바 정보에 뜻이 없다는 것이다. 정보가 고유의 뜻을 가지려면 비교가 이루어져야 가능하다.(44~45쪽)

고 하고 있다.

이렇게 정보를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객관적으로 읽다보면,
사람 뿐 아니라 우주의 사물들도 이런 식으로 유지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야 오래가기 때문이라는데, 순환을 놓친 사물은 쉽게 사라지는 연유도 짐작할 수 있겠다.

과학자들은 땅을 물질(物質, matter)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물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명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고 무게를 잴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물질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뉴턴식으로 말하면 '서로 잡아당기는 존재'인데, 더 깊은 개념으로 이야기하면 음이라고 할 수 있다. 물질이 음이다. 음은 무게가 있고, 만질 수 있고, 부피가 있고, 서로 잡아당기고, 딱딱하고, 땅을 이루고 있는 존재다. 우리의 몸은 어떤가? 이것도 물질, 즉 음이다.
 우리의 영혼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물질이 아니다. 즉 음이 아니다. 음이 아니면 무엇일까? 양이다. 음이 아니면 양이고, 이 아니면 음이다. 세상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이 죽으면 몸과 영혼이 분리되기 때문에 각자 갈 길을 갈 수밖에 없다.이때 음인 몸은 땅이 잡아당겨 흙이 된다. 몸의 일부는 공기가 되는데, 공기도 우주 전체에서 보면 땅이다. 물질이고, 음이다. 우리의 몸은 아무리 깊게 말하고 돌려 말해도 물질이고, 땅이고, 흙이고, 음이다. 옛사람이 말한 것도 이런 의미다.
  영혼은 하늘로 올라간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영혼은 물질이 아닌 양이다. 그래서 땅이 그것을 잡아끌 수가 없다.(47쪽)

그는 마찬가지 방법으로 無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 하나의 운용원리, 공식만 알면 공식에 대입시키지 못할 것이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수 문제를 풀려면, 통분과 약분, 유리화 과정만 제대로 지켜주면 나머지는 식은 죽 먹기로 풀리고 나중엔 응용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주역 책을 읽고 주역을 공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주역공부란 원래 괘상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괘상을 실행하고 또한 괘상의 교훈을 처세에 활용해야 한다. 공자가 그렇게 했다. 괘상을 외우고 단순히 이해만 한다면 깊이가 없어 주역을 크게 깨닫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주역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그리고 또한 지혜를 넘어서 실행해야 할 적극적인 교훈이다.ㆍㆍㆍㆍㆍㆍ괘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많이 응용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괘상을 하나씩 실천한다는 것이 괘상과 일체를 이루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공자가 바로 이렇게 했던 것 같다. 아는 것을 실천하면 앎이 더욱 충실해지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다. 실천이란 다름 아닌 연습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로 통일 되는 것이다. 사물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몸으로 체득해야만 깊어질 수 있는 법이다.(278~280쪽)

나가는 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군데군데 다 좋지만,
그래서 내가 이렇게 설레발을 칠 수 있는 것이지만,
내겐 '9양과 6음' 부분 만으로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깨우침이었다.

가을이다.
읽기 좋은 계절이고 실천하기 좋은 시절이다.
그렇게 읽고 행하다보면,
문득 가을은 깊어져 있을 것이고,
책읽는 눈은 그윽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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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9-28 13:46   좋아요 1 | URL
편한대로 좋은대로 하시면 될거예요.

저는 요즘 눈이 침침하고 쉬이 피로하여져서, 그 좋은 책 읽는게 고문 같아요.
즐길 수 있을 때 맘껏 즐기시길~^^

yureka01 2016-09-28 14:40   좋아요 0 | URL
아 그럼 역술가 될 수 있겠어요.
제 사주도 좀 봐주실수 ^^복채 드려야겠( 아 농담이구요 ㅋㅋㅋ)

독서의 분야도 다양하고 깊은 느낌이랄까요..
사실 이런 책 잘 안보는 시대이긴 한데 말이죠..ㅎㅎㅎ

2016-09-28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09-28 15:52   좋아요 1 | URL
고대 인도철학 중 삼키야(samkhya:수를 헤아린다는 뜻) 철학은 우주가 두 개의 실재, 푸루샤(의식)와 프라크리티(겉으로 드러난 물질 영역)으로 이뤄졌다고 보는 이원론을 가지고 있는데, 서양의 이원론과 닮아 있으니.... 우리는 세상을 비슷하게 해석하면서 수정해 나가는 과정 속이구나 싶더군요.
아, 주역 책 사 놓고 못 보고 있어요ㅜㅜ 새벽에 읽으란 소린 집중을 하라는 말씀이렷다~흐음

sslmo 2016-09-28 16:03   좋아요 1 | URL
우와~, 그 어렵다는 인도철학까지~~~!!!

전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인도와 인디언의 그것들을 좀 공부하고 싶은데,
아직은 아니예요.
설익어서 그것들까지 들어오면 완전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암튼 인도와 인디언의 그것들은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것이 완전 흥미롭습니다~^^

책읽는나무 2016-09-28 16:50   좋아요 1 | URL
이책은 실천편이로군요??
새벽에 혼자 읽어야만 쉽다는거죠??
전 정말 쉬울까?내리 의심만^^
나무꾼님처럼 내공이 어느정도 있어야 쉬운게 아닐까!!!싶기도 하고요^^

비가 추적추적 옵니다!!!!

sslmo 2016-09-29 14:47   좋아요 1 | URL
어제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그쳤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네요.
이제 좀 있으면 `추워, 추워`를 입에 달고 살 거 같다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뭐 쉬워야 얼마나 쉽겠어...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책들이 필요없겠다 싶더군요.
개인적인 팁을 말씀드리자면, 먼저 입문편을 따로 읽지않고,
이 책을 먼저 읽어 아웃라인을 정리하셔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 같다는 거~^^
그리고 유튜브에서 이 분 이름 치면 강의가 쭈루룩 뜨는데, 그걸로 워밍업 하셔도 좋을 거 같다는거.

아마, 유튜브 강의라도 듣게 되시면,
나무꾼 내공 있다던거 다 구라였어...하시게 되실지도~(,.)

2016-09-30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6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윤승철 지음 / 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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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컨대 난 무인도가 필요없는 사람이다.

어디에서든지 주변을 배경으로 흐리게 지워내고 홀로 오롯하게 앉아 있을 수 있다.

무인도는 고사하고 여행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일탈은 가벼운 경쾌함을 동반한 설레임이 아니라, 살 떨리는 두려움인걸 보면,

일부러 스트레스를 자초할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윤승철'은 '내가 무인도를 찾는 이유'라는 글 꼭지에서,

내가 무인도를 다니는 이유는 나만의 세계에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에 혼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때문이다. 그게 전부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이유들이 따라온다. 혼자 있으니 누군가의 것을 뺏으려 하지 않아도 되고 경쟁하지 않아도 되며 신경쓰거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그럴 일조차 일어나지 않는 곳이고, 내가 나서서 무엇을 억지로 할 필요도 없는 곳이다. 바쁠 필요도 없고 딱히 무엇을 꼭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평화로워지며 내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좋다.  감사한 사람들을 떠올리거나 사두고 읽지 못한 책을 읽는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물론 다 벗고 뛰어들 수 있는 자유도 함께.(233쪽)

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윤승철을 향하여, 무인도를 찾으려 들지 말고 마음부터 고쳐 먹으라고 한마디 하고 싶다.

一切唯心造라고 마음 먹기에 따라 해골바가지의 물을 먹고도 해갈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가 무인도를 찾는 이유는 폼나게 얘기한 것이고,

그냥 혼자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여력과 여건이 된다고 하면 그만이 아닐까?

 

 

 

이 사진은 아무래도 설정샷이겠지만,

무인도에 갈때 이런 것들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완전 럭셔리 라이프겠다, ㅋ~.

 

그런데, 그가 쓴 글들은 필 충만하여 감성이 뚝뚝 떨어진다.

시인이 사진을 곁들여 만든 책은 아무래도 뭐가 달라도 다르지 싶다.

첫날은 바닷물로 밥을 했습니다.(54쪽)

이 문장을 읽다가 '허걱~!'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맛은 별개로 하고 밥이 제대로 되었을까?

밥이라고 먹을 수 있었을까?

 

역시 시인이라서 좌절스러운 결과를 놓고도 멋스럽게 말을 한다.

한 번 더 넣어준 물까지 다 졸아갈 즈음에는 역시 밥은 어떻게 먹느냐, 어디서 먹느냐, 어떤 물로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뜸을 들인다고 말하듯 더 풍성한 밥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너무 많은 아픔을 가지지 않은 물을 넣어야 합니다.

반찬도 없이 흰밥을 힘껏 불어가며 먹는 저처럼 또 외로운 곳에서 먹어야 합니다. 속이, 마음이, 사람이, 나의 존재가,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역시 뭔가가 부족할 때 더 맛깔나나봅니다.

  그렇다고 요리사처럼 매번 황금비율을 재량할 수도, 시인처럼 언제든 외로워질 수도 없으니, 우리는 밥을 지을 때마다 뜸이라도 들이나 봅니다.(55쪽)

 

여기까지 읽다가 딴지걸기를 중지했다.

그는 '시인'이고, 시인은 언제나 외로워질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의 글들은 아주 훌륭하지만,

내가...나이를 먹을수록 에고가 강해지는지,

아니면 세상이 눈물겹도록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터득해서 그런 것인지,

몰입하기가, 몰입은 고사하고 공감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런 류의, 신변 잡기 위주의 아름답기만 한 글들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무뎌졌나 보다.

 

혼자 있고 싶다고 하여 모두 무인도에 갈 수 있는 건 아닐게다.

그런 사람들에게 一切唯心造를 권한다.

 

추석 무렵 시댁 근처 앞바다에서 발견한 혼자 있는 갈매기.

나무 부표 위에 홀로 앉아 있지만, 너울거리는 파도, 살짝 흐린 하늘이 전부 친구가 아닐까?

갈매기는 외롭지 않을 것 같았고,

바다를 바라다 보고 있었던 나는 '홀로' 외로워서' 오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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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22 18:57   좋아요 1 | URL
무인도에 가게 되면 스마트폰 없어도 참을 수 있는데, 책이 없으면 진짜 심심할 것 같아요. ^^

sslmo 2016-09-23 10:0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오래전 얘기지만~,
전 무인도는 아니었지만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서, 책 한권 없이 자발적 유배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저자는 시인인데 밤하늘의 별을 보고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다고 하는데 좀 구태의연하다 싶었어요.
심심하면 하루키나 김연수 따위,무기력할때는 클래식 음악 따위를 얘기하는데,
너무 멋져서, ㅋ~.
시인보다는 독서처방사나 독서치료사를 추천하고 싶더라구요~^^

근데 전 요즘 책보다는 스맛폰이 금단 증세가 심하더구요~--;

꿈꾸는섬 2016-09-22 20:19   좋아요 1 | URL
저는 무인도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살았는데 윤승철작가 만나고나서는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호사를 누린다기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을 맘껏 살아보는 청춘이 부럽더라구요.
감상에 빠져 미사여구만 화려한 허세 가득한 청년과는 거리가 먼 순수한 청년의 열정이 엿보이더라구요.^^

sslmo 2016-09-23 10:18   좋아요 1 | URL
저도 이 분이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호사를 누리진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혼자 있기 위한 방법이라면 다른 방법도 있으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진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깨달음의 깊이에 관한 것이었으니까요.
뭐랄까,
동굴이 깊을수록 소리의 울림도 깊어진다고 해야 하려나?
(아,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아무리 꽃중년인척하는 저이지만,
제가 하는 무인도타령은 책임회피가 될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그의 청춘이 저도 몹시 부러웠지만 말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9-22 21:32   좋아요 1 | URL
Stay with me 도 잘 들었습니다..

sslmo 2016-09-23 10:20   좋아요 1 | URL
일부러 트랙백해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의 간단한 댓글이 `Let`s cheer up~!`하는 것처럼 들려,
이 아침 기분 좋아졌습니다.

초딩 2016-09-22 22:38   좋아요 2 | URL
아 외로운 짝대기를 생각했는데
갈매기가 주인공이었네요 :-)

sslmo 2016-09-23 10:27   좋아요 2 | URL
외로운 짝대기 주인공일수도 있고 갈매기가 주인공일수도 있고,
만조의 바다 또는 흐린 하늘,
저 사진 속에는 제가 담아내지 못한 `바람`이 주인공일수도 있을 거예요.

때로는 저들 모두가 제각각이라는 자신의 경계를 지워내서,
`자기만의`라던가 `혼자`라는 걸 지워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6-09-23 07:46   좋아요 2 | URL
`자발적 가난`은 `가난`이 아니라는 말에 `가난`에 적합한 단어가 무엇일까 생각했었습니다.

sslmo 2016-09-23 10:34   좋아요 2 | URL
님의 프로필 소개글을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님은 경계가 분명하고 쫌 논리적이신듯~^^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자발적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가난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이거나 성인이 틀림없습니다.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치사한지를 알게 된다면,
이렇게 극도의 상반된 수사는 구사할 수 없을테니까 말예요.

짧은 댓글인데, 생각해볼 `꺼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__)

2016-09-26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9-28 13:48   좋아요 2 | URL
제가 님께 이리 사랑받는걸 보니 감지덕지,감개무량하여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봅니다.
헤에~^^
 
이창호의 부득탐승不得貪勝 -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
이창호 지음 / 라이프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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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엔 남들을 위해 살았다고 할 정도로 타인들을 의식했다.

내 주변에 있거나 오래 알고 지내던 지인이나 친척들은 물론이거니와,

아무런 상관이 없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에게도 잘 보이고 싶어했다.

그렇게 그들에게 간택받고자 했고,

간택받지 못 하면 버림받는 거라 생각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한동안 이런 성향은 이어졌으나,

버림받는 것이 간택받는 것의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에, 내 삶은 달라졌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는걸 인식하게 된 이후에,

나로 인하여 타인이나 상대방이 좀 불편해질지라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나를 우선으로 놓는다고 하여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예는 거의 없었던 걸 보면,

내가 우려하는 만큼 '남들이 내 삶에, 내가 남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고 하여,

자아를 회복하고 정체성을 갖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요즘들어 마저 깨닫는다.

어떻게 보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얘기인데,

자아 정체성이란 것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지만,

연민을 갖고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한걸음 떨어져 관조적으로 객관성을 유지할때 가능한 일이니까 말이다.

 

프로 바둑 기사가 쓴 이런 종류의 책을 몇 권 읽었다.

더 잘 읽혔던 것도, 덜한 것도 있었다.

그동안은 유명세를 내세워 일반론적인 얘기를 하며 삶을 대충 훑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제 아무리 내로라하는 바둑기사여도 글솜씨는 별로인가 보다 자위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창호의 이 책은 약간 달랐는데,

아내가 바둑사이트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 것인지, 손종수 님이 정리를 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것과는 뭔가 다른 울림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책의 후반 무렵 등장하는 일본의 거장 '후지사와 슈코'의 메시지를 읽은 후에,

그동안의 것들과는 뭔가 다른 것을 느꼈다.

 멋진 구절들이 넘쳐나는데, 그 중 내가 감동받은 부분을 옮겨보자면 이렇다.

ㆍㆍㆍㆍㆍㆍ지금대로라면 뭐랄까, '정감이 없는 바둑'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적다. 바둑은 승부를 내는 동시에 음악이나 회화와 같이 개성을 표현하는 엄연한 예술이다. 예술이라면 우리들이 보고 감동하는 그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차원의 세계가 무르녹아 있어야 되는 것이다. 오직 이기기 위한 승부에 앞서, 자기표현에 충실한 바둑을 항상 생각할 일이다.

이 군은 넘버원이기 때문에 이제 그러한 임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러한 감동을 주는 바둑은 어떻게 하면 둘 수 있게 되는가? 이것은 어려운 경지의 것이기는 하지만 바둑의 공부만이 아닌, 인간 그 자체를 높이는 공부가 바탕을 이루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수업. 일본에는 미야모토무사시라는 검호가 있었다. 생애불패의 그였지만 검의 수업만으 한 것은 아니다. 좌선을 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교제를 넓히면서 인간을 높인 것이다. 오늘날 전해지는 그의 그림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수작이다. 인간을 높이는 것으로써 검의 도를 깊이 연구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130쪽)

 

바둑을 스포츠로 볼 것이냐, 예술로 볼 것이냐, 를 놓고 시시비비가 있는 상황이고,

이건 삶을 경쟁적으로 사는 것과 예술적으로 사는 것 쯤으로 치환시켜 볼 수 있겠다.

 

그동안의 나는, 예술적이라고 하면 뭔가 꾸미고 치장하는 것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비우고 줄여 단출해지는 것도, 예술이 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자존심을 높이고, 자아정체성을 회복하는 그것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포함되지만,

비우고 줄여 단출해져서,

텅비고 소박한 그 조용함에 집중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닫았다.

내면의 목소리가 아예 없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나는 이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이 있는데,

그걸 책에선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 모든 '느림'은 절대적인 느림이 아니다. 빠르게, 좀더 빠르게 질주하는 현대생활의 모든 사고방식에 대한 상대적 느림이다. 상대적 느림은 '감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둑의 속도는 외형으로 드러나는 행마의 속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 감춰진 인식의 속도, 판단의 속도

가 중요하다. 몸에 맞는 옷과 같은 것, 바로 적정의 속도가 핵심이다.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균형'이다.(138쪽)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만이 곧 패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스스로 교만한 줄 모르는 것이 자만의 포석이고, 아예 겸손한 척하는 것이 자만의 중반전이며, 심지어 자신이 겸손하다고 착각하는 것이 자만의 끝내기다. 그것이 내가 30년 가까이 반상을 마주하며 수없이 많은 실전에 임하면서 비로소 깨닫고, 가장 경계했던 부분이다.(153쪽)

자기가 가보고 싶었던 길을 가겠다는 의미일텐데,

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존재이이지만,

삶의 축소판인 바둑판에서조차 이들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是故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라고,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항상 전의를 강렬히 불태우고 있거나, 너무 소란스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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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1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9-23 09:21   좋아요 3 | URL
아하~,
저에게 추석은 지나간 과거일뿐~!
이젠 개천절을 기다리며 산답니다~ㅅ!

[그장소] 2016-09-21 18:48   좋아요 2 | URL
아휴 ㅡ저는교만에 ~ 자만을 경계하는 척 까지 한것 같으니 , 이 소란을 어쩌면 좋아요..ㅠㅠ

sslmo 2016-09-23 09:27   좋아요 2 | URL
극과 극은 통한다잖아요~!
교만과 자만의 끝을 쳤으니, 이제 다시 겸손 모드의 시작이잖아요~^^

이창호도 그렇고, 이세돌도 그렇고...
너무 어린 나이부터 바둑만 둬서,
바둑이외의 것을 바라보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부분을 타성에 젓어 습관적으로 두던 바둑에서 탈피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그장소] 2016-09-24 18:06   좋아요 1 | URL
네 ㅡ 말씀 새길게요!^^ 주말 즐거이 보내세요!^^

AgalmA 2016-09-22 00:37   좋아요 3 | URL
비우고 줄여 단촐함을 추구하는 예술로 미니멀리즘도 있잖슴요^^ 정신을 그리하면 선이나 명상이 되려나. 그러고보면 세상사 참 양면적인 듯. 살기 위해 죽이고, 얻기 위해 뺏고 그런 삶의 행위들이....

sslmo 2016-09-23 09:45   좋아요 3 | URL
Agalma님 굿모닝~^^
추분지났다고 아침저녁으로 가을 바람이 불어요.
전 추녀는 아닌듯 한데, 이 가을이 유난히 반가운 건,
지난 여름이 성대했다는 의미인거 겠죠?

양면적이라는 건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일 것이고,
깨달음이랑 연관하여 극과 극이 연결되어 있다...가 제겐 설득력이 있어요.
바닥을 쳐봐야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신호라는걸 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 말예요.
제겐 그래요~^^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리뷰)에 대한 두 번째 문제제기

요즘 힙합이 대세란다.

그동안 난 힙합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몸에 금붙이를 주렁주렁 달고, 바지는 똥싼 바지를 입어줘야 하며, 머리엔 스냅백을 써주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고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걸 가리키는 swag'을 구사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스웩(swag)이라는 것이 힙합에 관해 일자 무식인 내가 보기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을 디스(dis)하는 것처럼 보여 완전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며칠전 무슨 텔레비전 방송을 보는데,

'산이'라는 래퍼가 나와서 ('자이언티'와 더불어 내가 엄청 좋아하는, ㅋ~.) 하는 말이 의외였다.

남들을 내리깐다고 제가 우뚝 서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이런 뉘앙스였다.

 

오늘 아침 알라딘서재에 들어왔다가 반가운 yamoo님의,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두번째 문제제기'란 글을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난 yamoo님께 '글 잘 쓰는 법'에 관해서 공짜로 몇 번의 사사를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호감을 갖고 있었던 터라,

요번 글이 못내 아쉬웠다.

 

yamoo님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은 못내 아쉬웠다.

충격적이기까지 했는데,

래퍼들의 그것처럼 스웩을 위한 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그런 의미에서 yamoo님께 '이달의 당선작 선정 위원'에 응모해서 활동해 보실 걸 권해 드린다.

나도 그동안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고,

그래서 이달의 당선작 선정 위원 활동을 3개월동안 했었고,

그런 후에 바라보니,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동안 '이달의 당선작'에 대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져왔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

언젠가 서재지기 님께 썼던 메일을 옮겨본다.

 

안녕하세요, 서재지기님.

양철 나무꾼, 4월 투표 완료하였습니다.

투표하면서 느낀것은,

최소한의 격식이랄까, 사람들이 원하는 요건을 갖춘 그런 작품이 생각 만큼 많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이걸 그만 두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회의감에 시달렸다고 할까요?

그동안 몇몇 알라디너가 제기하였던 문제들,

당선작이 되는 사람들만 되고,

최소한의 격식이나 형식을 갖추지도 않은 함량 미달의 작품들이 당선작이 된다는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던 지라,

공정성을 기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얼마 안되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 쓰고 있어서,

새로운 인물이나 새로운 글들에 투표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페이퍼의 경우, 아무리 좋은 글이어도 알라딘 상품 첨부 없는 경우라던가,

사진만 링크해 올리거나, 한두줄 코멘트가 있는 경우에도,

유대감의 표시로 '좋아요'를 누르다 보니, '좋아요'를 남발한 감이 있습니다.

글이 짧아진 건,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가 있을텐데...

그 중 하나가 북플의 영향인 것 같고,

또 하나가 다른 인터넷 서점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저 같은 경우, 블로그는 알라딘 서재 한 곳밖에 없는데,

지난 가을 100자평을 일정 분량 올리면 석달에 90만원씩 도서상품권을 지급해 주겠다던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방법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이후, 바뀐 법률 때문이라고 한다면 다른 인터넷서점들은 편법을 쓰고 있는 것이 되는 건가요?

주제 넘지 싶지만,

알라디너 사이에서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걸 모르시는 듯 하여 몇 자 보태봅니다.

감사합니다

 

 

내 생각이 바뀌게 된건... 알라딘 서점을 바라보는 입장 변화가 한 몫한 것 같은데,

알라딘이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것이고,

그런 까닭에 이런 이달의 당선작이란걸 내는 행위가,

영업 행위의 일종인 '광고 효과'라는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yamoo님이 제기하신 문제들의 일부는,

순수한 문예 작품 공모작에서 기대해야 되는게 아닌가 소심하게 의견을 제시해 본다.



좀 다른 얘기인데,

한때 프로들이 이곳을 매개로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이 언페어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게 된게,

지난 번 어떤 시인의 공모전 당선 여부를 놓고 SNS상에서 논란이 되는걸 보고나서 였다.

공모전이 책을 만든 출판사나 책을 파는 서점에서 하는 리뷰 대회 형식일 경우,

그 리뷰 대회가 책의 홍보를 위한 광고행위라는건 '무언의 합의'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제로 제기하신 '글의 분량'의 경우,

 

아무래도 북플이 활성화 되면서 생긴 일인것 같은데,

북플에서 글을 쓰다보면 어느 정도 분량의 글을 쓰는게 엄청난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고,

마찬가지로 북플로 글을 읽는다는 것 또한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다는걸 깨닫게 되기 때문에,

'이달의 당선작' 글들을 서재글만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계속 논란이 될 듯 싶은데,

이건 북플의 활성화에 반하는 상황이지 싶다.

 

실은 이 글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한참 망설였다.

그런데 글을 읽다 보니, 꾸준히 '이달의 당선작'에 드는 사람이고,

yamoo님의 페이퍼에 실명으로 언급되지 않은 사람이라서 용기를 냈다.

 

거듭 밝히거니와,

yamoo님께  '글 잘 쓰는 법'에 관해서 공짜로 몇 번의 사사를 받은 내가,

그를 이해시키려거나 그에게 반박하기 위해서 이런 글을 쓰는건 아니다.

yamoo님께서 반어법을 빙자하여 쓰신 내용들이 전부 나에게 적용되는것 같아 몹시 찔려서,

도둑이 제 발 저려서 드리는 말씀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정의를 위해 분노한 것'이라 하셨는데,

그 정의가 'justice'인지 'definition'인지 갸웃거리게 되는건,

너무 힙합적으로다가 스웩을 생각하다보니 그리된 일인것 같다.

 

페이퍼를 쓰는 내내, '해피투게더3'에서 '산이'가 한 이 말이 계속 생각났다.

 

남들을 내리깐다고 제가 우뚝 서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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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9-12 14:56   좋아요 1 | URL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디에다 균형점을 두느냐의 문제이네요.

sslmo 2016-09-12 18:22   좋아요 1 | URL
기준점은 `관점`에 관한 문제인것 같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듯, 자기에게 이로운 쪽으로 기우는 것을 각자 `균형`이라고 생각할테니까 말예요.


별족 2016-09-12 15:20   좋아요 0 | URL
분량이 턱없이 작고, 책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는 잡담을 서평이라고 올리는데다, 이달의 당선작에 걸린 게 기억조차 안나는 지경이라, 반대의견을 가지고도 피력을 못했어요, 제가. ㅋㅋ

sslmo 2016-09-13 09:53   좋아요 1 | URL
책은 읽으라고 있는 것이고, 반대 의견은 피력하라고 있는 것이라고...이 연사 외칩니다~^^

CREBBP 2016-09-12 16:02   좋아요 1 | URL
글의 길이는 문제삼을 일이 아니죠. 저에게는 짧게 쓰는 게 더 어렵습니다.
글의 내용은 선정위원회의 주관적 평가를 존중하는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이 있다면 그것을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여집니다.
제목에 매우 공감합니다. 남을 깐다고 내가 서는 건 아니죠. 하지만 남을 까면 스스로 쾌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sslmo 2016-09-13 09:55   좋아요 1 | URL
저에 비하면 님은 잘 정리되고 응축된 글을 쓰고 계시다는 거~^^

암튼 저도 글을 짧게 쓰는게 더 어렵다는 점에서 님과 닮았습니다~^^

다락방 2016-09-13 10:11   좋아요 1 | URL
저도 글이 짧게가 안써져요.... 길게 쓰는 게 제 단점 ㅜㅜ

sslmo 2016-09-13 12:29   좋아요 1 | URL
어머머~, 다락방님, 반가워라~^^
다락방님도 저와 닮은 점이 있으시다니 왠지 한뼘 가깝게 느껴지지만,
님처럼 다양한 독자 층을 형성하신,
멋진 글을 구사하시는 분이 `단점`이라시니 가당치 않습니다~ㅅ!


에이바 2016-09-12 16:23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님 글에서 느껴지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저도 쇼미더머니 유행어를 써 보았어요.. 양철나무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야무님 글도 읽고 왔는데 저 역시 명단에 들진 않았지만 말씀하시는 우려와 제 발저림 때문에 고민하다 당선작 위원회 관련한 말씀에 공감해 댓글을 씁니다. 위원회로 활동해보니 의외로 알라딘에 글이 많이 올라오지 않더라고요. 세달을 내리 체크하니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 닉네임이 눈에 익고요. 활동이 많지 않지만 좋은 글 쓰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뜨이고요. 아침저녁으로 올라오는 거의 모든 글을 읽고 공감을 눌렀지만 제가 밀었던 분들은 당선이 잘 안 되시더군요. 마이너의 비애 ㅠㅠ 제 나름대로 500자이상인 글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그에 미치지 않는 글들이 대다수고요. 거기에 주관적인 판단이 더해지니 기준이 모호하긴 해요. 그래서 다양성을 위해 위원회 활동 기간을 짧게 잡는게 아닌가 하고요,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이 있으신 분들이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북플을 이용하다보니 단문들이 많아져서 그렇다는 말씀에도 공감해요. 리뷰보다 독서 후 단상을 남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 역시 북플로 쓰다보니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되는데...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은 따로 응모하는 서평대회가 아닌만큼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기준이 생기면 활동에 대한 제약이 생기니까요. 저는 압축적인 글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글이 길어지면 아예 다시 쓰기도 하고... 되도록이면 A4 한장 내외로 쓰려고 하는 편인데 다른 의견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 생각에 이 모든 일은 도서정가제 때문입니다. 도정제를 탓합시다, 도정제는 우리의 원수...ㅠㅠ 저 역시 야무님께 위원회 활동을 하시는게 어떤가 싶어요. 활동을 해보니 이전의 제 생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아직 이렇다할 대안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현 상황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고 계시니 저보다 더 좋은 의견 내주실 것 같아요. 여러모로 이 글에 공감합니다.

CREBBP 2016-09-12 17:44   좋아요 2 | URL
너무 긴 글, 너무 전문적인 글은 책으로 읽어야지요. 저도 때로 글이 너무 길어질 때 혹은 너무 전문적인 내용을 담게 될 때가 있는데, 이웃분들이 그 글 읽으면 질리겠구나 민폐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리뷰에서 그 책의 자세한 내용을 기대하지도 않죠. 물론 긴 글이 공감되고 좋은 분량을 담고 있다면, 눈이 피곤해도 컴이나 북플로 빨려들듯 모두 다 읽게 되지만,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지요. 길면 웬만하면 다 읽지 못해요. 우리는 그렇게 남이 쓴 글 한편을 꼼꼼하게 정독할만한 여유 속에서 살고 있지 않죠. 제 개인적으로는 책 한권 소개하기 위한 한 편의 길이는 A4 분량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리뷰 쓴 것 말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저렇게 공개적으로 부당하게 지적당하신 분들이 쓰신 글들이 오히려 분량면에서는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시겠지만 전 그래요.작가의 글이라고 해도 스압 좋아하는 분 별로 잆을 거에요. 제 생각에는 그래요.

sslmo 2016-09-13 10:06   좋아요 1 | URL
에이바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위원으로 활동해 보셨다니,
그래서인지...저랑 많은 부분 공감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달의 당선작 선정 위원에 응모할때 분야가 있었죠?
아마 저는 인문, 과학, 역사, 이딴 분야 였는데,
이 분야와 관련된 글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들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글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분야들을 집중 공략해 보시는 것도 한 방법일 듯~^^

sslmo 2016-09-13 10:19   좋아요 1 | URL
CREBBP님의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전 너무 전문적이라든지, 이 글을 읽으면 질리겠구나 따위의,
저만의 생각이라는게 없었으니까 말이죠.

전 그냥 저 좋자고,
깜박깜박하는 기억력을 붙들어두는 기억이라는 의미가 강하거든요.

암튼, 책이나 알라딘서재 따위는 잠시 떨쳐버리고,
맛난 송편 배불리 먹으면서 보름달 구경이나 하자구요.
해피 추석이요~^^

CREBBP 2016-09-13 12:49   좋아요 1 | URL
어떻게 애기를 하다보니, 뭐 대단히 전문적인 내용이라도 쓰는 것처럼 말했는데, 아니아니 그게 아니구요 흠 잘 모르는 걸 억지로 꾸역꾸역 삼키다보면 기억 안날까봐 메모하다보면 책에서 주워들은 jargon들을 마구 남발할 때가 있거든요. 스스로 소화를 제대로 못시키고 책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 적는 걸 전문적이라고 잘못 표현한 것 같습니다. 널리 이해해주시길. 이해하고 책을 덮고 완전 자기 언어로 쓰면 `전문적`이지 않게 써도 책의 내용을 잘 응축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에이바 2016-09-13 14:42   좋아요 1 | URL
저는 문학, 역사, 예술 파트에서 활동했어요. 3개월 동안 아침 저녁으로 접속해서 많은 글을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거의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글이 없습니다. 몇 줄 정도 올리신 글이 많아서 제외하다보면 그 수가 엄청 줄어요... 제가 활동했던 시기에 글이 특히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 같진 않아요. 근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다른 사람 글을 판단하는데서 오는 책임감과 부담이요. 서평대회 저도 세 번 정도 참여했는데 그때 올라오는 글들은 목적이 있잖아요. 상품도 크고 그래서 다른 출품작들을 읽고 잘 썼다, 못 썼다 판단할땐 괜찮았는데 이달의 당선작 같은 경우는 서재 활동을 하면 자동으로 응모되는 시스템이니까 좀 달라서... 지난번에 당선작 관련해서 저 역시 글을 썼는데 그 의견 여전합니다. 나를 위해 쓴 글인데 당선되면 덕질 지원금이 들어오니 기분 좋은 일종의 보너스, 보상이라는 거요. 그 때도 여러 의견들이 있었는데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비난이 되는 건 한 끗 차이잖아요. 문제가 되는 결과물은 함께 서재를 꾸려 나가는 알라디너들이 쓴 글이고... 대의를 위한 쓴소리, 필요한 발언이라 하시기 전에 모니터 뒤에 사람 있다는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혜택이 알라디너에게 골고루 주어지고 잘 쓴 글에 대한 보상이면 좋겠지만 당선작 위원회의 고충-글이 많지 않음, 주관에 의지한 모호한 기준, 다수결의 콜라보, 이윤을 추구하는 알라딘의 사정-도 있으니까요... 이번에 언급돼서 앤드류대디님 리뷰를 읽었는데 그 책 보고 싶더라고요. 전 그런 책 잘 안 보는데... 전자책 행사도 하니까 사서 보려고요. 이런게 관점 차이죠. 사안의 성격상 글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고 애정어린 공간의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 피로를 느끼셔서 발언의 강도를 높이시는 것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매우 유감이에요. 그리고 양철나무꾼님께는 리스펙...

북플로 써서 날리기도 했는데 서재에 길게 댓글 남겨서 죄송해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요.^^

sslmo 2016-09-13 15:58   좋아요 1 | URL
CREBBP님, 님이 어떤 의도로 하신 말씀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님이 어떤 고민을 하시고 어떻게 글을 쓰시는지 엿볼 수 있어서,
(이 페이퍼를 쓴 것을 후회하고 있었는데,)
힘이 되는 따뜻한 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__)

sslmo 2016-09-13 16:04   좋아요 1 | URL
에이바님, 귀한 댓글 감사드려요.
저도 뭐라고 뭐라고 길게 님에게 댓글을 남기고 싶은데,
근무 시간 중 짬을 내는 거라,
내용이 이어지지 않고 자꾸 끊기네요.

실은 이 페이퍼를 올려놓고도 한동안 오지랖을 부린것 같아 후회했었는데,
에이바님이랑 이렇게 댓글을 통해 한뼘 가까워진 것 같아 훈훈해지네요.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에이바 님~^^

AgalmA 2016-09-12 17:26   좋아요 4 | URL
양철나무꾼님, 알라딘 마실 오셨다가 이렇게 마음 불편한 글을 남기셔서 짐이 무거우셨겠습니다...

그런데 서재지기님에게 답장은 받으신 건지 정확히 말 안 해 주셔서^^;

알라딘이 회사이고 이달의 당선작이 광고효과를 바라는 행위라는 건 누구나 인지해야 할 점이죠. 신간 위주라는 분석과 yamoo님 요구는 일견 타당했지만 이 점을 우선 놓친 거 같더군요. 이 달의 당선작 질과 분량 지적은 신춘문예 단편 A4 8~10장 내외 요구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리고 디스 당한 알라딘 회원이 알라딘과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 당선작이 된 이유만으로 그런 모욕을 공개적으로 하신 건 모두에게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짧은 글이 늘 이달의 당선작으로 끼어 있는 거 보면 유려한 글도 필요하겠지만 가볍게 읽을 글도 필요하다는 걸 감안한 선정이라 생각됩니다. 새로운 유입 독자라면 격려 차원의 인센티브도 있을 테고요.
또 요즘 독자 서평 분량에 대한 기준이 1000자 내외입니다. skip이 많은 디지털 시대엔 그게 합리적이라고 어디서 결론이 난 듯? ㅎㅎ;

제가 5개월 가량 서재 활동을 그만둔 사이 좋은 글 쓰시던 분들이 많이 잠수하셨더군요. 꾸준히 이달의 당선작이 되시던 분들도요. 저는 공간에 대한 환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좋은 환경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을 앞세운 이런 신경전과 비방이 난무하는데, 있던 사람도 나가는 판에 새로 오는 사람들 겁나서 글쓰겠습니까. 좋은 글, 좋은 공간을 바란다면 사람 간의 도의도 지켜야 하는 겁니다. 가르치긴 쉽지만 스스로 모범이 되긴 어렵죠.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달의 당선작 꾸준히 되시는 분들은 그럴만하다 싶은 게.... 다른 서점도 병행하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양철나무꾼님처럼 이곳에만 글 쓰시는 분들이 많죠. 알라딘 붙박이로 열심히 써주는 분들 위주. 좋은 글이라도 여러 서점에 쫙 퍼져 있으면 당첨이 중복될 우려도 있고 변별력을 위해서 제외할 경우도 많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지만 아마 맞을걸요?

아, 이 글 쓰느라 또 40분이 지났ㅜㅜ;

이곳을 아끼는 사람들 맘 때문에 저도 부족하나마 생각을 보태 봤습니다...



CREBBP 2016-09-12 17:56   좋아요 2 | URL
신간에 대해서는, 지적은 타당하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는 신간에 대한 선정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저 역시 좋은 글 다 냅두고, 제일 후진 글이 뽑혔을 때는, 2만원 받은 거 보다 그거 붙박이 돼서 1달간 걸려있는 게 더 신경쓰일 때가 있는데..그럴 때 뽑힌 글은 주로 신간 위주더라구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말입니다. 신간을 그런 방식으로 알리지 않는다면 누가 신간을 먼저 읽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영화도 먼저 보는 사람들에 의해 입소문을 타듯이 신간을 가장 먼저 읽는 사람들에 의해서 입소문이 나게 마련인데, 영화와는 달리 책은 시간소요가 많이 되지요. 신간을 읽은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준 것과도 같습니다. 어떤 책에 대한 주관적인 의견일 수밖에 없는 리뷰일지라도, 그 책에 대한 출판사나 서점 리뷰가 아닌 일개 개인의 평범한 사람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의견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의견 몇몇 개가 겹쳐야 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객관적 평가가 가능해집니다. 어떤 책을 빌려 읽을지 사서 읽을지 읽지 말지 이런 것들 말입니다. 환멸에 대한 의견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부당한 대중의 지적질을 받을만한 잘못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치없는 언쟁에 휘말리느니 그냥 외면해버리는 거죠.

sslmo 2016-09-13 10:30   좋아요 1 | URL
agalma님,
서재지기 님께 뭐라고 답장을 받긴 했었는데,
메일함 용량이 넘쳐 벌써 삭제해 버렸다나 어쨌다나~ㅠ.ㅠ

그러게요, 좋은 분들이 많이 떠나셨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강은교의 사랑법 한대목을 개조해 봤어요.
떠나고 싶은자 떠나게 하고,
돌아오고 싶은자 돌아오게 하고,
그리고 돌아온자 꼭 붙들고 놓아주지 말 것~^^


sslmo 2016-09-13 10:32   좋아요 1 | URL
CREEP님, 이달의 당선작으론 한달간 대문에 걸려있지만,
3개월동안 블라인드 처릴 못 하죠~^^

cyrus 2016-09-12 16:45   좋아요 1 | URL
`기준`이 생기면, 여기에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됩니다. 제가 예전에 이달의 당선작 선정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았을 때, 선정 기준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당선작을 선정하는 위원님들은 매일 글을 보느라 힘들 거고, 그 많은 글 중에 좋은 글을 고르는 일이 어려울 겁니다.

sslmo 2016-09-13 10:40   좋아요 1 | URL
예전에 cyrus님의 의견을 보았던 듯.
저도 그런 문제제기에 대해서 긍정적입니다~^^

2016-09-12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6-09-13 10:43   좋아요 1 | URL
전문적인 작가까지요?
그럼 일이 너무 커지는데...

이곳에 자기 책을 내신 작가 분들이 많으니,
그 분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하지만,
but,
아무리 생각해도 비용적인 측면을 감당키 어려울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2 17:50   좋아요 1 | URL
저는 거의 매달 알라딘 당선작에 선정되는 1인입니다. 야무 님 글에 가장 불쾌해야 될 대상은 저이지만 저는 야무 님의 지적이 매우 합당하며 건설적이고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지적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눈치가 보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에 대해서 지적한 야무 님의 글은 정직하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글입니다. 야무 남 글이 불편하셨습니까 ? 불편하시겠죠. 진실에 다가가는 글은 항상 불편하니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양철나무 님의 이 글과 이 글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야무 님의 글이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둘 다 불편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하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에 가깝다는 것일 겁니다. 이런 글들이 많아야 좋은 알라딘이 되지 않을까요. 오히려 역겨운 지점은 이때다 싶어서 한쪽을 까는 정치적 수사를 행하는 댓글이 역겨운 겁니다..

sslmo 2016-09-12 18:16   좋아요 1 | URL
앗차차, 매번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되는 곰발님 앞에서,
제가 뻔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은 건가요? ㅋ~.

저 님이 왜 이렇게 흥분하셔서, 오타와 추측을 남발하면서 댓글을 달아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오래간만에 님이 달아주시는 댓글이라 소중합니다.
야무님의 글이 진짜다 하신 것은 반면에 내글이 가짜다 이렇게 들려 속상하지만,
님의 주관적인 견해이니 차치해두기로 하고,
님 같은 고수가 제 글을 제대로 이해 못할 정도로, 제가 또 이리저리 널을 뛰는 글을 썼나 돌이켜보았는데,
위의 댓글들을 보니 그런 것 같진 않군요.

제가 이 페이퍼에서 말씀드리고자 한 것은,
리뷰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페이퍼에서 `공개적으로 지적질을 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헤아려 보려 했지만,
`오히려 이때다 싶어서 한쪽을 까는 정치적 수사를 행하는 댓글이 역겨운 겁니다.. `라는 게 뭘 의미하는 건지 아무래도 모르겠어서, 퇴근길에 잠깐 휘리릭 댓글을 남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2 18:24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양비론이 아니라.. 저는 이런 글을 쓰신 두 분이 다 정직하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왜 정직하냐면 정치적 이해 관계를 떠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한쪽 편을 들어서 다론 쪽 편을 공격하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패거리 문화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점입니다. 저는 야무 님의 지적도 옳고 야철나무님의 지적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건설적인 논쟁의 지점이거든요. 하지만 그 분열을 틈 타서 평소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특정 인물을 공격하는 게 불편할 따름입니다.. 후후..

cyrus 2016-09-12 18:48   좋아요 0 | URL
To. 양철나무꾼님 / 곰발님이 말씀하신 ‘한쪽을 까는 정치적 수사를 행하는 댓글’이 비회원 계정의 댓글을 의마하는 것 같습니다. 비회원 계정으로 자신의 의견을 소신 있게 밝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라딘 서재에서 벌어지는 댓글 논쟁을 지켜보면서 양쪽 입장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의견을 밝힌 비회원 계정의 댓글을 보지 못했어요. 대부분 한쪽 입장의 회원을 공격하는 내용이 많았어요.

sslmo 2016-09-13 10:58   좋아요 1 | URL
네, 곰발님~^^
위 페이퍼에서도 밝혔지만,
yamoo님의 문제제기를 문제시 한게 아니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고,
충분히 타당한 문제 제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방법론적인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효과적인 면을 놓고 보니,
yamoo님은 저랑 비교도 안 되는 고수이신 듯~^^

이렇게 강한 충격으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 보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신 것 같습니다.

아니다, 목적 달성이 될려면, 알라딘에서 뭔가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하는건가요?^^


sslmo 2016-09-13 11:02   좋아요 1 | URL
cyrus님~^^
아, 어려워 어려워~요.

암튼, yamoo님으로선 이 모두를 고려하였던 고도의 전략이었던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잘 해결되길 바랄밖에요~^^

cyrus 2016-09-13 11:37   좋아요 0 | URL
To. 양철나무꾼님 /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알라딘이 망하거나 이달의 당선작 제도가 사리지지 않는 이상, 논란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회원들끼리 설전만 벌어봤자 서로 간에 불화가 생길 뿐입니다.

yamoo 2016-09-12 20:41   좋아요 0 | URL
저는 남을 내리까지 않았습니다. 그냥 비판했죠. 비판이 내리까는 건가요? 더군다나 저는 앤드류 님을 전혀 알지 못하고 그 글을 처음 본 겁니다. 뭐가 우뚝 서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제가 우쭐하기 위해 그 페이퍼를 썼다고 생각하시는지요..그렇지 않다면 양철님의 표현상 문제인가요? 까내리기 위해서는 의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앤드류 님에게 어떤의도도 없습니다. 단지 선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견을 파력한 것일뿐입니다. 신경숙의 글을 비판한다고해서 신경숙을 까내리는 건 아니잖습니까..

yamoo 2016-09-12 18:53   좋아요 0 | URL
모바일로 써서 자꾸 오타가 나는데 pc앞에 앉는 대로 수정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만 더..저는 양철님에게 글잘쓰는 법을 사사한 적이 없습니다. 논리상 잘못된 점이나 비문에 대해 요청하셔서 일명 지적질이란 걸 했지요. 그건 글잘쓰는법이 아니라 기본적 사안이었습니다. 그걸 갖고 글잘쓰는법을 사사했다니..전형적인 허수아비 논증 인듯합니다. 저는 누구를 사사할 정도로 글을 쓰는 넘이 아닙니다. 허수아비까지 동원하여 쓰신 이 글....제목과 더불어 어떤 의도에서 쓰셨는지 알겠군요~ 그냥 사안만 보세요. `사사`운운은 양철님이 비판하시는 사안과 아무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

sslmo 2016-09-12 19:28   좋아요 2 | URL
전 우뚝 선다는 의미의 반대로 내리깐다고 했지, 내리 깐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님의 글이 비판으로 비춰졌는지 내리깔기 위해 쓰여졌는지, 의 여부는 그 글에 등장하고 글 속에 닉이 거론되진 않지만 제 발 저린 저같은 사람의 판단도 무시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 잘쓰는 법 사사 문제는, 전에 `나도 글을 잘썼으면 좋겠다`라는 제 페이퍼에 달린 댓글이었고 저는 분명 사사라고 생각했었는데,
님이 지적질이라고 하시니 이제와서 완전 불쾌해지는군요.

제가 어떤 의도에서 쓰셨는지 아시겠다니 부족한 댓글을 더 이상 달 의미가 없어지는군요.

yamoo 2016-09-12 21:04   좋아요 0 | URL
우뚝선다는 의미의 반대로 내리깐다는 것과 내리 깐다는 건 뉘앙스 차이지 의미는 거기서 거긴 거 같습니다. 그 의미를 지금에서야 이해했는데, 역시 표현상의 문제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거 같습니다.

뭐가 그리 불편하시지 모르겠군요. 실명으로 거론해서 문제가 되었다면, 그런 글을 선정한 위원회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저는 적은 분량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적은 분량이라도 문제 삼을 거리가 없었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글로 양철 님 이하 여러 알라디너 분들에게 한소리 듣는 거.....전 괜찮습니다. 저로 인해 당선작이 조금 더 좋은 글이 선정될 수 있다면 말이지요. 불쾌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지적질과 사사...보는 관점에 따라 한 끝 차이니까요.

평소에 제 글을 좋아해 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근데, 제 글은 비판하고 문제제기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불편하셨던 당선작에 대한 문제제기 글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 방향이 달랐던 것 뿐이지요. 신경숙에 대한 비판, 강신주에 대한 비판, 알다딘 당선작에 대한 비판, 김사과 작가에 대한 비판...OO에 대한 문제제기...등 제 글은 그 본질이 죄다 같습니다. 좋아한다와 불편하다는 그게 나와 연관되느냐 여부에 달려있었던 듯합니다. 제 서재에 있는 대부분의 글은 본질이 같습니다. 잘 보시면 보일 것입니다~

댓글을 보니, 님에 대한 오해는 풀렸습니다. 단, 님이 제게 대한 비판의 요지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고, 위 댓글에 대한 요지들도 충분히 인지하였습니다~

곰발 님 말씀처럼 저 역시 알라딘에 이런 글이 올라왔어야 됐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함을 넘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발전이라는 거겠지요.

sslmo 2016-09-13 12:11   좋아요 0 | URL
저로서는 님의 과격한 페이퍼가 의외였고,
그게 엄청 불편했었는데,
그것까지 계산에 넣고 던지신 미끼를 제가 덥썩 문 셈이네요?^^

근데, 그거 아시려나?
제가 말이죠, 편식이 심해서 아무 미끼나 덥썩 물지는 않는다는거~^^


sslmo 2016-09-12 19:55   좋아요 1 | URL
지적질이라고 하셔서 잠시 불쾌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님의 조언 들은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은 감사할 일이지요. 다른 사람의 글을 그렇게 주의깊게 읽고 조언이 됐든 지적이 됐든 해주는 사람, 많지 않으니까 말예요.
제가 님에게 사사받았다고 한것은, 제가 님에게 사사 받을 정도로 평소에 님을 좋아하고 님의 글을 좋아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2016-09-13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3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3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13 20:17   좋아요 1 | URL
머리 아픈 문제는 제쳐두고, 서로 간에 미운 감정으로 대립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무꾼님.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sslmo 2016-09-14 00:17   좋아요 1 | URL
cyrus님, 걱정하실 일 없을거예요, ㅋ~.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잖아요.

그런 페이퍼를 쓴 yamoo님이 좀 밉긴 하지만 무관심하진 않습니다.
누차 얘기하지만 사제지간인걸요, ㅋ~.

님도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보내셔야 해요~ㅅ!

초딩 2016-09-14 12:03   좋아요 2 | URL
양철나무꾼님 추석 잘 보내세요~~~

sslmo 2016-09-23 09:47   좋아요 1 | URL
추석이 언젠데~댓글이 너무 늦었습니다.
님도 추석 잘 지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