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나의 종교 - 세기말, 츠바이크가 사랑한 벗들의 기록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오지원 옮김 / 유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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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아비 그리울때 보아라'를 보게 되면,

책의 말미에서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를 인용하고 있는데,

아주 짧은 인용문인데도 불구하고, 내내 읽은 김탁환 만큼이나 강렬하였었다.

 

요번, '세기말, 츠바이크가 사랑한 벗들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 '우정, 나의 종교'는 그때의 기억이 강렬해서 읽게 되었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의 취향은 아니었다.

 

내 취향이 아니었던 가장 큰 이유를 들라고 한다면, 

이 책의 겉날개 안쪽 프로필을 언급해야 할 것 같은데,

난 전기작가라면 있는 그대로의 전달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탁월한 이야기꾼의 자질은 차후의 문제라고 여겼었나 보다.

 

아니, 어쩌면 인물의 전기를 쓰는데 있어서 탁월한 글솜씨는 인물을 두드러지게 하는데, 인물의 본성을 가리우는 마이너스적인 요소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또 한가지, 난 글이 담백하고 무미건조한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일상이 주는 감동이라고 해야할까?

산다는 건, 그것이 아무리 위인전에 등장할 정도의 훌륭한 인물이라도,

실상은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지 않기 때문이란걸,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몸으로 느꼈다고나 할까?

때문에 다양한 수사법과 문장 기교를 쓰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냈을 때,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하더라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서 떠돌며 지내다가 우울증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부인과의 동반 자살은,

(내가 그가 아니기 때문에 그를 알 수 없는 고로, 섣부르게 판단할 사안은 아니지만,)

좀 비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그가 좋았던 것은, '어제의 세계'가 자전적 삶의 기록이었기 때문인가 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정, 나의 종교'는,

로맹 롤랑이 츠바이크에 대해 언젠가 언급한 내용을 취한 것이라고 하는데,

츠바이크는 말만 하는게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이었고,

이것이 그가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었던 근원이었다.

 

츠바이크의 글쓰기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인물의 성격묘사가 정밀한 것을 들 수 있단다.

이게 자신이 연구하던 학문에 조예가 깊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예를 들면 그와 나이 차이가 스물다섯이나 났음에도 '망년지교'를 나누었던 프로이트와 그의 심층 심리학에 대한 연구는,

츠바이크가 인물의 마음과 사건의 핵심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글쓰기를 하는데, 훌륭한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내향적인 성격인데다가, 소심해서 타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았지만,

그가 교류했던 몇몇 작가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보면,

그들과는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소통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글들은 그런 그의 폭넓은 교류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데,

장례식에서 한 연설, 만남을 회고하는 회고록의 형태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결 같이 그와 우정을 나누었던 인물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는 헌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위기를 바꾸어, 친구와 다퉜다.

다퉜다고 하여, 애들처럼 티격태격한건 아니고,

'우정, 나의 종교'를 읽으며,

나의 우정이란 것의 무게가 너무나 하찮고 가벼움에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바꿔 말하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이런 허허로움을 아는지,

사실은 자신도 가짜라고 하며, 자신도 부질없다고 하는데... 서러움이 복받쳤다.

 

그래,

어쩜 관계는 다 별거 아닐지도 모르고,

가볍게 흐르는것일지도 모르고,

그러다보면 남는건 나 하나일지도 모른다.

 

어쩜 그 말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짜, 가짜나 참과 거짓 같은 가치판단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진짜,가짜나 참과 거짓 같은 가치판단이 요구된다면,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구실의,

아니 누구의 삶이든...삶이란 것 자체를 화려하게 포장하고 수식하는 그런 문장이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나도 내 자신을 잘 몰라서 맨날 시행착오를 겪는데,

어떻게 상대방을, 친구를, 우정을... 종교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이것 저것 다 차치하고라도,

자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고,

부인과의 동반 자살은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비겁한 일이다.

 

우정, 친구가 종교 마냥 신성한 것이 아닌 이유는,

내 삶이 남루하고 초라할지라도,

이렇게 보대끼며 숨쉬며,

이땅에 발 붙이고 머리로 하늘을 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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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7: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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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05-31 09:16   좋아요 2 | URL
츠바이크의 자살은 나치의 박해가 내면에 깔린 것으로 봐야하기는 하겠지만,
전 자살을 좀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말예요.
아무리 좋고 멋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막 구실부터찾고싶어지는 거 있죠.
깊이 들어가면 속상하니까, 문체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며, 자위하는거죠, 뭐~--;

참고로 전 남자가 술도 못 먹고 담배도 못 피우고, 둘다 못해도 재미없을 것 같지만,
줄담배를 피우고, 술독에 빠져 사는 사람도...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요즘 세상을 살면서...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어야 `자살`은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
도대체 세상이 요지경이라서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2016-05-31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31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뿔을 가지고 살 권리 - 열 편의 마음 수업
이즈미야 간지 지음, 박재현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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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뜨문뜨문 아는 사람들이야 으레 그려려니 하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조차도 겉보기와는 많이 다르다고들 한다.
소싯적에는 그말을 내 속에는 정상적이지 않은 이상한 구석이 있으며, 보통이 아닌 독특한 구석이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이고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었다.

이젠 나이를 먹은건지,
아니면 몸이 지표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지면서 마음도 같이 넉넉해져서 그런건지,
그런 말을 들으면 '그래, 그런가 보다'라고 하고 말면 될 일이지,
예민하거나 또는 둔하게 반응할 사안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겉보기와 다르다는 말도 그렇지만,
정상과 이상, 보통과 특별 따위의 단어들조차도 옳고 그름 또는 잘ㆍ잘못 따위의 가치판단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설혹 그게  옳고 그름 또는 잘ㆍ잘못 따위의 가치판단을 전제로 하는 말이라고 할지라도,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지, 영원불변의 본질이나 진리는 아니었다.

이런 변화와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사고방식이 일본보다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저자 이즈미야 간지가 나의 취향이어서 였는지, 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이런 류의 책들과 크게 다른 내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뿔을 가지고 살 권리'라는 우리나라에서의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모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기 마련이라며 제약을 가하는 것처럼 여겨져 다소 호전적인 인상을 준다.
왠지 판에 박히고 틀에 짜여진대로여서,
'이 책을 바라 봐, 그럼 반드시 건강해질거야...'하고 호언장담 하는 분위기랄까.

하지만, 이 책의 원제 '보통이 좋아 라는 병'을 우리말 제목으로 썼었다면, 지금처럼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일본어 제목을 보고,
보통이 좋은 것이라거나, 보통이 평범하지만 그래서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정상과 이상, 보통과 특별 따위 개념의 연장선 상에서,
이 아니라 건강이라고 이름 붙여야 하지 않았을까 하고 딴지를 걸고 싶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띠지의 '조르바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심리 특강'이라거나,
'읽다가 몇 번이나 울고 말았다. 내 삶의 빛이 된 책이다.'라는 돌출 광고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내용은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온 열편의 마음 수업의 내용은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하나 하나 다 마음에 와닿았고,
또 그렇게 쉽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즈미야 간지'는 이런 멋지구리한 말도 한다.

정상이라는 것은ㆍㆍㆍㆍㆍㆍ세상의 일반적인 상식 같은 것이다. 거기서 일탈한 자는 병자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그런 사람만이 날카롭게 사물을 꿰뚫어보지 않느냐'고 나카하라 추야는 고발한다.ㆍㆍㆍㆍㆍㆍ'정상'과 '이상'에 양다리를 걸치고 오가면서 '이상'세계의 말을 '정상'쪽으로 가져와 전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시 아닐까.ㆍㆍㆍㆍㆍㆍ나는 이처럼 경계에 서서 살아가는 사람을 '시인'이라 부른다. 이 의미에서의 시인이란 반드시 시를 짓는 사람을 뜻하지는 않는다.ㆍㆍㆍㆍㆍㆍ여하튼 '정상' '이상'의 경계에 있듯, 사물을 신선하게 보는 시점을 가지고 살아가는사람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고, 강인하고 생동감 있는 삶을 산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18~19쪽) 

흔히들 병이 '낫는다'는 것을 '개운해져 고민도 없고 틀림없이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민한다는 행위는 살아가는데 빠뜨릴 수 없는 요소이므로, '맘껏 고민하는' 상태가 오히려 건강한 것일수도 있는데,
정신 요법이나 카운슬링을 할때 보면, 치료사는 무의식중에 의뢰인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알려주고 싶어한다.

다시말해 '건강한 불안정'을 차단하고 '병적인 안정'에 이르게 하는 것인데,
이같은 행동은 의뢰인 스스로가 갈등을 짊어지는 힘을 키우지 못하게 할뿐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을 퇴화시켜 치료사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것으로 경계하여야 한단다.
(나의 경우엔, 교묘한 '환자 유치 작전(?'으로 치환되기도 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해주는게 좋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단어들,
(예를 들면 머리, 가슴, 몸 따위의 단어를 뜻을 몰라서 사전을 찾아보진 않지만,)
너무 일반화되어 있다보니 경계가 모호해져 의미가 뭉뚱그려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기준과 경계를 도식화하여 명확히 밝히고 들어간다.

아래는, 머리와 마음과 몸의 상관 관계를 도식화한 그림인데,
그동안 읽어온 수많은 철학서나 사상서에서 어려운 용어를, 그걸 이해못할 어려운 말들로 풀어서 설명했던 것들을,
간단한 그림으로 아주 쉽게 설명해 놓았다.

머리와 이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마음과 몸의 관계,
거기서 파생되어지는 머리에 의한 독재와 마음=몸의 지혜에 이르기까지,
머리로 대변되는 '작은 이성'과 마음=몸에 있는 '큰 이성'의 상관관계가 이 간단한 그림 한장으로 충분히 설명된다.

하나의 생물로서 인간의 독자적인 부분은 '마음=몸'인데, 그것을  인간 안에 내재된 자연이라고 보는 견해를 밝힌 두번째 그림은 정말 맘에 들었다.

'마음=몸'은 자신을 만들어주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것은 아니다, '자연'에서 빌린 것이니까 말이다.
이런 것을 깨닫게 되니, 내 머리로 내 몸을 어떻게 컨트롤 해 보려는 집착 상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그러고 나니 이 거대한 우주와 자연 속에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어 숙연해졌다고나 할까?

또 하나, 용어나 케이스 스터디를 설명하기 위하여 '책을 인용'하고 있는게 좋았다.,
'적재적소에서 고전을 인용하고 있어서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역으로 이 책의 내용이나 케이스 스터디로 예를 든 것들이 고전으로 스며들어,
그동안 읽고도 이해불가였던 고전에 상황극처럼 작용하여 쉽게 이해가 되었다.

도미노의 말 하나를 건드리면 쪼르륵 말이 연결되어 넘어가는것 마냥, 해결의 실마리를 살짝 건드리는 것 만으로 '쭈르륵~'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희열이 너무 좋았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같은 경우,
판과 쇄를 달리 하여, 또 번역자를 달리하여, 여러번 읽었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불가였는데,
몇가지 용어의 정의를 새롭게 그리고 명확히 하자, 그동안의 것들이 일순간에 환해졌다.
내겐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기형성 이미지에 대해 설영하기 위해 부조와 소조를 예로 든 것도 좋았으며,
나츠메 소세키의 단편집'몽십야'를 인용하는 것도 좋았다.

감정의 우물 그림 같은 경우,
그림은 간단해 보이지만 논리정연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저자의 고뇌와 연구 업적의 일부분을 엿볼 수 있다.

그림에서, 윗부분이 '머리'='의식'이며, 아랫부분이 '마음=무의식'인데, 여기 '뚜껑'도 있어서 '머리=의식'에 의해 열리고 닫힌다.
아랫부분에 들어 있는 네 개의 공은 순서대로 들어가 있다.
가장 위에 있는 공이 나오지 않으면 그 아래 있는 공도 나오지 못한다.

그동안 우리는 분노는 드러내지 않는게 좋다든지,
계속 울기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부정적으로 바라봤었지만,
인간의 깊은 감정은 모두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감정임을 드러내기 쉽게 도식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보통이나 일반적으로 라는 미명하에, 나만의 색깔을 지우고, 모난 부분을 잘라 틀 안에 욱여넣으려 했던,
과거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어서 이다.

이제 난 과거에서 서서히 걸어 나오고 있다.
대중이라고 불리우는 다수들도, 개별적으로는 혼자인 존재이다.
너나 할것없이, 너무나도 가볍고 외로운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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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8 2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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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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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6 : 무협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6
좌백.진산 지음 / 북바이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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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하고 절규하던 유지태의 그것을 빌리지않더라도,

이젠 사랑뿐 아니라 우리네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변한다는 걸 실감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의 그것이 상대방을 향한 것이라면,

이제 하게 되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는 일종의 되뇜이고 자조에 가깝다.

 

한때 장르소설에 미쳐있었다.

좋아했다거나 즐겨 읽었다는 고상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그땔 생각하면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하며 혼잣말을 하며 배시시해시시 거리기 때문이다.

첫 단추는 장르소설 중 무협소설이 시작이었고,

무협소설깨나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보통소설은 한 권이어도 장편으로 분류되지만, 무협에선 그렇지 않다.

짧아도 서너 권, 길면 스무 권, 서른 권을 넘어가는 초장편이 보통(28쪽)인 장르니까 말이다.

 

때문에 얘기를 어떻게 시작했건 간에, 연대기적인 서사가 되게 마련이고,

난 그럼 그에 걸맞게 (이과라서 국사, 세계사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주제에) 인물들을 가지고 족보, 가계도를 그려가며 열독을 해주셨으니 말이다.

나중에는 무협소설의 첫 단추인 독서실 총무 아저씨가 나의 족보 그리는 실력에 반해서,

당신도 안 읽은 책을 먼저 읽으라고 내어주실 정도였다.

 

암튼 그렇게 시작한 무협소설이지만,

중간에 장르소설로 한번 갈아탔고, 이젠 그마저도 잘 안 읽는다.

뭔가 이유가 있나...하고 이번 기회에 돌이켜 보니까,

새로운 작품이라고 해도 제목만 다를 뿐이지 그 얘기가 그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럼 더 이상 장르소설을 읽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웹소설 작가가 될 것도 아니면서,

이 책을 왜 사읽었냐고 한다면,

한때 좋아했던 '좌백'에 대한 오마주 쯤이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집처럼 얇은 책의 정가가 9800원이라고 해서 한번 툴툴거려 주셨을 뿐이고,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웹소설 작가 지망생을 위한 강의'였다니까,

이렇게라도 책으로 나와서 여러 사람이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것도 괜찮은 기획의도인것 같아서,

기꺼운 마음으로 읽었다.

 

그동안 좌백을 대단하다고 생각했었고, 보통 내공이 아니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요번 책을 읽는 내내...강의로 들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은 글을 잘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말이나, 말로된 강의를 잘하는 것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좌백의 경우, 기승전-무협으로 이어지는, ㅋ~.

완전 논리정연한데다가,

요점만을 딱딱 집어내고 있어서,

일목요연하게 내용이 전달되었다.

 

돌이켜보니, 내가 좌백의 그것들을 좋아한 이유가,

무협소설이란 것이 황당무계한 얘기를 하는 것이기는 하나,

좌백의 경우 논리적으로 탄탄한 위에 쌓아올리다보니,

소설의 기본요소라고 할 수 있는 개연성과 핍진성이 제대로 확보되어 그럴듯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그를, 무협소설을 쓰는 작가로만,

아내인 '진산'과 함께 부부가 무협소설을 쓰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는 철학과 출신인데다가,

청소년을 위한 철학 판타지 소설인 '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 '소크라테스를 구출하라', '제자백가를 격파하라'등을 쓴 교양물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암튼,

그가 쓰는 무협소설이 내게 재밌었던 이유가,

그가 무협소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었고,

그중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맞는것을 적절히 골라 버무려 냈기 때문이다.

 

그는 무협을 이루는 키워드를 '무, 협, 중원, 과장'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러나 무협적 병기의 개념에는 제한이 있다. 어디까지나 신체의 연장선상으로서의 병기이며 결국 그 병기를 쓰는 사람의 격투 기술에 방점이 찍힌다. 미사일도 병기지만 누가 더 미사일을 잘 쏘나 하는 이야기는 무협의 영역이 아니고, 무협에도 수많은 보검신검이 등장하지만 만약 순수하게 '마법검'의 능력에 기대는 이야기라면 판타지에 좀 더 가까울 것이다.(16쪽)

라고 하는데,

분석이 명쾌하고 문장이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하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엔 제약이 따른다.

그는 박학다식하기까지 하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예로들며, 공간적 배경인 middle Earth를 중간계, 가운데 땅 등으로 번역되고 있는데,

그걸 국내출판사에서 '중원'이라고 번역해서 화제가 된적이 있다고 한다.(22쪽)

 

궁금한걸 못참는 난, 가지고 있는 책을 찾아보니 '가운데땅'이라고 번역되어 있더라, ㅋ~.

 

그동안 나는 '중원'을 '중화'인민 공화국이라고 할때의 그 '중원'이라고 생각했었다.

반지의 제왕에서의 'middle Earth를 중간계'라고 짐작했음은 물론이다.

 

무협에서 말하는 과장이란 동양적인 정서에서 근거한 것으로 판타지와는 또 다른 허세와 고도의 멋 정도로 표현해 낸다. 그 정도라면 대리만족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그 정도가 아닐까? 완전 멋지다, ㅋ~.

 

기본이 안된 사람들은 사상누각 위에서 글을 쓰다보니 언제 허물어질지 알 수 없지만,

그의 경우는 김용을 예로 드는 것으로 중국사를 꿰뚫고 있음을 알수 있고,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서 연개소문 부분을 예로 드는 것으로 볼때, 논란의 중심에서 회자되는 이슈에 대해서도 흐름의 맥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무협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대본소용 무협소설이고,

이걸 번역하는 과정에서 편저자라는 말이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글보다는 스토리에 재능이 있는 스토리 작가라는 말도 탄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좌백이 기본기가 아무리 탄탄하고,

무협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해도,

이것만으로는 그를 향하여 멋지다고 설레발을 치진 않는다.

 

그는 웹소설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무협을 개척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 무협소설인가'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 '왜 무협소설을 읽는가'와,

더 노골적이라고 할 수 있는

'왜 한국인이 중국을 배경으로 중국인이 활동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 또한 스스로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얘기하는데,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을 배경으로 했다고 해서 한국인의 무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무협의 틀을 빌어 한국의 얘기를 한다고 해서,

무협의 중심이 중국적인 것이라면 한국의 얘기라고 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어찌보면 무협이 지극히 중국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어떻게 한국적인 무협을 추구하느냐 하는 것은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할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의 끝에서, 좌백은 '무협을 쓰려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형식으로 작법을 얘기하는데,

대단한 것이 없고 다독, 다작, 다상량이 그것이다. 

다음 이야기를 전개 시키고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숙성시키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파리리뷰의 '작가란 무엇인가'의 3권을 숙지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좌백같은 훌륭한 작가도 그런 책을 읽고 꾸준히 연구하는 것 같아서,

나와 같은 책을 읽고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서 가슴이 마구 벅차 올랐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을 인용하며 끝을 맺으려 한다.

20여 년간 작가 생활을 하면서 글을 못 써서, 혹은 잘 쓰지만 운이 안 맞아서, 또는 끈기가 부족해서 붓을 꺾은 작가는 많이 봤지만 성질이 고약하고 친구가 없어서 그만뒀다는 작가는 본일이 없습니다.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성격 개차반인 작가들도 수두룩하지만, 사실 저부터 그렇지만 작가로는 잘 사는 게 보통입니다. 글도 잘 쓰고 성격도 좋아서 대인관계가 원만하면 좋겠지만, 솔직히 그런 작가는 본 일이 드뭅니다.

  무언가 빈 곳이 있거나, 결함이 있거나, 트라우마가 있어서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사회부적격자, 병자에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글에 색깔이 있어 읽을 만한 글을 쓴다는 편견도 가지고 있죠. 그리고 그게 사실입니다.

ㆍㆍㆍㆍㆍㆍ그러니 외로움은 작가에게 있어서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필수인 거고, 외롭지 않은 것,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기간이 오히려 작가에겐 독이라고 생각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행복한데 왜 글을 쓰겠어요.(104~105쪽)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작가가 될 구실도 없거니와

만약 작가라고 한다면 그만 둘 구실도 없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끈기는 좀 되어주시고,

대신 성질이 고약하고 친구가 없어 '스.스로를 따. 시켜' 혼자놀기의 달인으로 등극할 지경이면서도,

외로움을 오히려 즐기니 말이다.

 

그러고보면, 외로움이 사무칠때도 있지만,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외로움도 아무나 느낄 수 없는 재능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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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25 23:46   좋아요 1 | URL
무협지는 김용이지 말입니다..ㅋ^^..

양철나무꾼 2016-05-26 10:41   좋아요 1 | URL
김용은 만인의 필독서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이 연사 주장하는 바입니다~!!!

2016-05-2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26 10:46   좋아요 1 | URL
창작을 하는 건 언감생심이고,
한때 번역을 해볼까 했었던 적이 있는데,
번역도 만만하게 볼게 아니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내로라하는 번역가들도 때로 마리앙또와네트처럼 번역하는걸 보고,
포기했습니다.

이젠 좋은 책들, 건강이 시간이 허락할때 읽자는 주의라서요~^^

2016-05-26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6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6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6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26 09:19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영웅문>도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것만 보았고 무협지는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무림고수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네요.

특히 인용해주신 마지막 문단 좋아요.
행복한데 왜 글을 쓰겠어요....
외로움을 느끼는 재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아침이예요.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6-05-26 11:11   좋아요 2 | URL
영웅문을 텔레비전에서 보셨다니,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네요.
우주삼라만상이 책속에 들어있는 느낌이랄까?

전 그중에 김용이 깊이가 있어서 좋았는데,
김용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좌백과 한상운을 들 수 있었는데,
한상운이 요즘 드라마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더라구요.

뭐든 개발하고 계발하면 재능이 된다는 거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들려, 근사하잖아요?^^

해피북 2016-05-26 10:55   좋아요 2 | URL
저는 오늘 양철나무꾼님 덕에 좌백이란 분을 알게되었어요 ㅎ 그리고 요즘 우연인지 필연인지 외로움은 결함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힘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ㅋ 저두 혼자 있는 시간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양철나무꾼 2016-05-26 11:15   좋아요 1 | URL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는 거,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를 사랑하는 시작인것 같아요.

해피북님 인생의 주인공은 해피북님이고,
제 인생의 주인공은 저인 것이고,
우린 지금 현재 이 시간을 사는 것이니까.
지금 이 시간을 사랑하고 즐기면 그만인거죠~^^
 
여자는 허벅지 다나베 세이코 에세이 선집 1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작년까지만 해도 짧은 반바지를 부담없이 입었었는데,

올 들어 살이 급격하게 찌거나 한건 아닌데도, 

노출이 심하거나 몸에 꼭 끼는 옷을 입으려고 하면 채신머리 없어 보일까봐 불편하다.

 

며칠 전 토요일 한낮,

때이른 불볕더위라서 그런지 더워도 너무 더운날,

퇴근 길 직장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준비하지 못한 채, 창문을 활작 열어놓고 달리고 있었고,

난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버스 안으로 눈길도 못주고는, 버스 손잡이를 잡고 그렇게 서있었다.

그런데, 나와 조금 비껴 앉으신 할머니 한분이 바람에 항아리모양으로 부풀어오르는 내 롱티셔츠를 쳐다 보시고는,

이윽고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서자, 할머니는 일어서시며 내 손을 잡아 끌어 자기 자리에 앉히시는거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말을 못 잇는 나를 향하여,

"색시, 임신 했잖수, 나 이래뵈도 강단이 있어서 괜찮아요~^^"

같은 여자끼리 다 안다는 듯 한쪽 눈을 찡긋하신다.

 

임신을 한듯 연기를 하며 편하게 앉아서 가는 호사를 누렸어야 했을텐데,

난 그러질 못하고,

"아닌데요~ㅠ.ㅠ"

하며, 손사래와 함께 머리를 강하게 도리질 쳤다.

 

버스 안의 누군가가,

"선생님은 좋겠수. 그 나이에 새댁 소리도 듣고~."

하며 위로의 말을 건냈지만, 술이 불콰해진듯 얼굴이 벌개진 내게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 책은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를 쓴 다나베 세이코가 쓴 대표적인 에세이라는데,

일본소설을 즐겨읽지 않는 나는 그니를 몰랐던 터라,

그니의 지명도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고,

'환상의 빛'과 '금수'를 쓴 '미야모토 테루'가

'다나베 세이코의 대단함을 가장 많이 느꼈던 작품이 바로 이 책들에 실린 에세이다.'

라고 해서, 미야모토 테루의 연장선 상에서 읽게 되었는데,

그 저변에는 책이 나를 비껴가는 나날의 연속이었던 것도 한몫한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은 '다나베 세이코'가 1928년 생으로 지금은 파파 할머니, 여성이라는 것이고,

이 책의 에세이들은 어딘가에 연재되었던 것인가본데,

그때만해도 아기가 없는 비혼녀였으며, 마흔 근처의 중년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니가 아기가 없는 비혼녀, 처녀를 추구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오는데,

전시에 '낳아라, 번식하라'를 외치며 '교배'에 힘쓰고 나온 배를 보란 듯 내밀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던 임산부를 보며 수치심을 느끼고 부끄러워 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수치스럽지 않은 얼굴을 하고 수치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런 여학생이 바로 나였다.'라고 하고 있었으며,

그 반대급부로 라고 해야 할까,

'요즘 들어서 갑자기 나잇살이 찐 나는 다른 사람이 혹시 "임신하셨어요?"라고 물어오면 큰 소리로 "아니요, 제 배인데요"라고 대답한다. 일반 기성복은 맞지 않아서 임부복 코너를 헤매는가 하면, 때에 따라 일부러 배를 내밀고 전차 안의 노약자석을 감쪽같이 낚아챈다.(161쪽)

라고 하는걸 보고 일종의 위안을 얻었으니, 이런걸 두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니를 연애소설을 쓰는 소설가 내지는 음담패설을 쓰는 에세이스트로 기억한다는데,

내가 그니의 작품들을 안 읽어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었던 게 이 책을 재밌게 읽는데 한몫한 것 같다.

더우기 역자후기에서,

그니가 전쟁과 고도성장을 겪은, 남성 중심 사회를 겪은 일본의 여성작가라는 점을 감안해주면 좋겠다고 하는 걸 보면,

이런 글을 여자가 써낸다는건,(여자가 쓴 글이어서 나는 제대로 감정이입을 하고 몰입을 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일본이고, 연애소설을 쓰는 작가여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책을 읽어보니까 알겠는데,

이 얘기가 단지 연애소설도 아니지만,

그냥 얘기하기는 좀 껄끄럽다고 하여 음담패설로 분류될 에세이 들도 아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나만해도 내 자신을 당당하게 주장하고는 싶지만,

내가 어떤걸 원하고 원하지 않는지 조차 모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걸 주장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추상적이라고 해야할까, 뜬구름 잡기라고 해야할까 그렇다.

그렇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당당한 주장을 넘어서 문란하게 비춰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땅의 중년 여자와 중년 남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청년이고 중년이고, 남자이고 여자이고, 를 떠나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 자신만을 고집하게 되면,

그것은 독선이고 아집이고,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의 엮임은,

정신적이냐 육체적이냐, 의 차이는 있지만 '불륜'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평상시에는 그렇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던 국가색 따위가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 대신,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는 문제들에 쉽게 공감을 하겠는걸 보면,

국가보다는 남녀의 성별이,

무언가를 나누고 경계짓는 더 큰 구별 요인인가 보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온 얘기들은 내 의견과 일치하는 것도 있고, 그럭저럭인것도 있고, 아니올시다, 인것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배 나온 남자를 싫어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나는 머리가 벗겨진 남자도 숱이 적은 남자도 싫지 않다. 첫인상부터 싫은 남자는 뭘 해도 싫을 수밖에 없겠지만, 내가 사랑에 빠진 남자라면 배가 나왔든 머리가 벗겨졌든 옆에 앉아 있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행복해진다. (115쪽)

라는 구절은 내가 쓴 것처럼 정확히 일치한다, ㅋ~.

 

이 책의 제목은 '여자는 허벅지'라고 해서 다소 야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지만,

나라면 이렇게 바꾸고 싶다.

여자고 남자고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그 운동 뿐만 아니고, 종아리를 가꾸고 종아리 운동 열심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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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26 09:59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여자는 허벅지`보다 `여자는 종아리`가 더 야하고 화끈한 느낌이 드는 제목인 걸요~^^
저도 요즘 책읽기가 영 신통치않아서,
봄에,
먼산 지천에 깔린 꽃에,
별의별 핑계를 다 댑니다여~^^

님도 좋은 하루요~^^

cyrus 2016-05-24 19:16   좋아요 0 | URL
사람은 무언가를 구분지어서 자신의 소속감을 유지하고 싶어 해요. 그래야 사는 게 편해지잖아요. 구분지어진 것과 반대로 행동하면 아웃사이더로 낙인찍히기 쉽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5-26 10:25   좋아요 0 | URL
언제던가 우리아들이 아싸이러고 카.톡을 보냈길래,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했더니,
아웃싸이더의 약자인데 것도 모르냐면서,
그러니까 엄마는 아웃싸이더인게 맞는거라고 해서,
엄마를 놀려먹는 나쁜넘이라고 툴툴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여.

님의 댓글을 읽는데, 왜 그 생각이 나는 걸까요? ㅋ~.

2016-05-24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26 10:31   좋아요 0 | URL
전에 그럼 트레드밀 사진은 설정 샷~? ㅋㅋㅋ~.
트레드밀보다는 운동장이,
것도 트렉보다는 흙길이 여로모로 좋죠~^^

임산부는 무조건 우대되어야 마땅하지만,
세계적인 저출산국가라고 해서,
아이들이 귀하다보니 너무 버릇없이 키우는 경향이 있죠~--;
 
길에서 주운 한자
김동돈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서 길(道)을 만든다.

그 길(道) 위에 있을때,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와,

따사로운 햇살과 불어오는 바람, 내 몸을 감싸는 넉넉한 대기 따위...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길 위에 있을 때(道) 나 또한 대자연의 일부인 인간(人)으로 거듭난다.

 

도(道)를 갈고 닦아 도통한 사람이 되는 것도 도인(道人)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길을 만드는 사람도 도인(道人)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길에서 주운 한자'를 쓰신 김동돈 님은 양쪽을 아우르는 '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제부턴가 길을 갈 때 한자ㆍ한문이 쓰여 있는 것을 보면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간 찍어온 것들을 정리하고 약간의 군말을 덧붙여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길에서 주운 것들로 책을 꾸린 만큼 읽히는 것 또한 길에서 읽히길 바라며, 특히 한자에 대해 애틋한 마음이 있는 이들에게 유익한 벗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라고 적힌 책 날개 안쪽 프로필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저자의 길과 한자에 대한 애정을 가히 짐작하겠다.

 

계절별로 길거리에서 만났던 한자들을 다루고 있는데,

한자를 만나면서 느꼈던 저자의 생각을 풀어내고,

그 한자들의 어원이나 변천과정을 알기쉽게 설명하는데, 재미있고 임팩트 있다.

매 단원마다 정리 문제를 곁들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선 공부한 한자만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같이 생각해볼 문제들이나 따로 깊이 생각해볼 문제들에 대해서 언급한다.

 

저자는 수상집도 아니고, 본격 학습서도 아닌 모호한 책이라며,

서술방식도 일관성이 떨어지고 활동 반경이 좁다보니 다루는 소재도 폭넓지 않다며,

겸양을 부리지만,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드는 생각은 웬만한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며,

그러니 이런 좋은 책이 탄생할 수 있었구나 싶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길에서 주운 한자니까,

사람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한자들이겠고,

그러려면 보편적이고 쉬운 한자들이라고 미루어 짐작했기 때문에,

다 아는게 아니라 다 알고 있다고 착각을 했고,

좀 만만하게 봤었던게 사실이다.

 

읽어가면서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되었는데,

길에서 주운,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한자여서,

자주 쓰이는 비교적 쉬운 한자들인 것은 맞지만,

내가 그 한자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 아는 한자라고 생각했던 것 중엔,

한자의 음 부분을 알고 있어서 대충 때려맞춰 읽는 것도 있었고,

한자의 부수나 뜻 부분을 미루어 음가를 읽어내지는 못해도 단어 속에서 뜻을 짐작하는 경우도 읽었다.

 

또 분명히 아는 한자여도 읽어낼 수조차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하면,

복잡한 한자의 경우 축약되어 간단한 형태로 쓰여도 전혀 새로운 글자가 되었고,

길에서 주운 글자라는 특성 상, 장식이나 포장물들이 많다보니, 장식용 글씨체나 멋부린 글씨체로 쓰여지기도 하는데,

살짝만 멋을 부려도 전혀 다른 글자 같아서 읽을 수가 없었다.

간판이나 현판처럼 쉬운 글자들을 비교적 읽기 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글자가 눈에 익지 않거나, 중의적인 의미라서 버거운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길에서 한자를 제대로 줍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지식이겠지만,

전각이나 현판의 글씨, 비문과 비문을 탁본한 글씨 따위의 낯선 서체를 눈에 익히는 작업도 필요하겠다.

거기다가 중국의 역사와 고전에 대한 이해는 기본으로 깔고 있어야 할테고 말이다.

 

때문에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알 수 있는 한자인 것은 맞지만,

중학생은 저자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도, 우러를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쯤이었다면, 도인(道人)을 들먹여가며 설레발을 치진 않았을 것이다.

때로 한자나 한문에 대한 과한 애정은 중국 중심의 사대주의랄까, 중화중심의 그것으로 변질되어 나타나곤 하는데,

이분에게선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언어에 대한 앎이라는 차원을 넘어 적당한 간극을 유지하는 인문학적 통찰이 느껴져 명징했으며,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애정의 온기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훈훈했다.

 

'찝찌름한 중국식 춘장을 달착지근한 우리식 장으로 색다르게 만든 점'을 내세우며

짜장면에서의 창조적 변형이 만들어낸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얘기하는가 하면,

오미자차와 관련하여선 포장지에 한자가 잘못 쓰인 것을 지적하며 농촌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하지만 안타까워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정부에서 농촌에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쪽 방면으로도 지원을 좀 해주면 어떨까 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경복궁의 현판을 설명하면서 '주역'을 예로 드는가 하면,

갑오동학혁명군추모탑에선,

천간ㆍ지지 육십갑자를 꿰고, 동학과 동학혁명군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설명한다.

동학혁명군의 행동강령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지면을 많이 할애하여 설명에 공을 들이는데,

이들의 목적뿐만 아니라 실패요인이기도 했다고 명확히 진단해 낸다.

 

개인적으로는,

절집들을 기행하면서 절집의 뒷간, 목판, 현판 따위 뿐만 아니라,

한자ㆍ한문 따위는 한 글자도 없는 토굴 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승의 뜻을 되새기며 오늘날의 종교를 반성할 수 있게 해서 좋았고,

추사기념관과 추사고택 등 추사의 흔적을 따른 글들도 좋았다.

'인물성동이'란 주제를 놓고 벌인 남당과 외암의 논쟁을 언급한 부분 따위는 가히 범접할 수가 없었다.

 

이 분의 설명방식을 한 부분만 옮겨보면 이렇다.

白은 해가 떠오르기 전의 빛깔은 하얗다는 의미예요. ㆍㆍㆍㆍㆍㆍ말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하죠. 告白의 白이 그런 의미죠. 해뜨기 전에, 다시 말하면, 늦기 전에 얼른 말해야 일이 성사된다란 의미로 '말하다'란 의미로 사용하게 된 거예요.(80쪽)

 

이 白과 관련하여, 다른 책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글꼴은 간단하지만 해설이 다양하다. 엄지손톱, 쌀알, 불꽃, 설명하다, 사람의 머리, 일출, 심지어 해골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ㆍㆍㆍㆍㆍㆍ따라서 백의 본뜻은 '동이 트다'이다. 동이 트면 어둠이 흰색으로 변하면서 밝아지므로 '희다, 하얗다'의 뜻이 나오게 되었다. ㆍㆍㆍㆍㆍㆍ흰색은 깨끗한 느낌이므로 '깨끗하다'는 뜻이 나왔다.ㆍㆍㆍㆍㆍㆍ깨끗하게 하면 텅 비기에 '없다, 비었다'의 뜻도 나왔다. ㆍㆍㆍㆍㆍㆍ밝아지면 사물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므로 '분명하다, 말하여 밝히다'의 뜻도 나왔다. (이인호 '하루한자공부' 부분 인용)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어찌보면 약간 다르다.

한자의 역사가 오랜 만큼이나, 간단하다고 생각되었던 한자도 해설에 다양한 견해가 분분한가보다.

이런 의미에서 봤을때도, 꾸준함을 이기는 그 무엇도 알지 못하겠다.  

 

가장 놀라웠던 건, 결혼하는 후배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주려고 한시를 지었다는 거였다.

한시를 짓는것은 고사하고, 읽으며 뜻이라도 짐작하려다 보면,

단지 한자나 한문만을 알아서 되는 것이 아니란걸 알게 된다.

게다가 각운이나 압운 등 우리나라 시에선 생소한 운율이나 형식 등 고려해야 것이 많은 작업이다.

 

난 이 책을 이렇게 좋게 읽었고,

한 장이 끝날때마다 정리 문제를 통해서,

한자를 정리하고,

인문학적 입장에서 깊게 또는 폭넓게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꺼리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내 스타일에 맞춤했지만,

 

이 책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은 하나의 상품이고, 무형의 지식을 유형화해서 파는 것이다.

때문에 내용이 아무리 좋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겉표지나 책의 편집 상태 따위는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달리 읽히기도 하니 차치하고,

불빛에 뻔득뻔득 반사되는 종이를 사용해서 눈이 너무 피로하였고,

사진 속의 한자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암튼, 이제 1권을 막 끝냈을 뿐인데 2권을 기다리는걸 보면,

단점은 구실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길에서 만난 한자들을 매만져 길위에 풀어 놓았으니,

나도 길위에서 그 한자들을 익히며,

길 위의 도인이 됐든, 도통한 도인이 됐든, 무엇인가를 꿈꿔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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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5-19 18:54   좋아요 1 | URL
저희 집에는 한자 책이 무지 많아요. 급수 공부한다고 사놓은것두 있어서 탑을 쌓아도 될 정도죠. 급수책이 워낙 두껍기도 하고 말이죠 ㅋ

그런데 이번에 일본어 공부하며 어떤 분이 공부 잘하는 사람은 책 한 권이면 된다던 말에 어찌나 뜨끔하던지요ㅋ

왜이렇게 한자 공부가 안되나 생각해보면 평소에 그닥 사용할 일이 없어서 그렇구나 생각해요. 그런데 이 책은 길가나 유적지에서 접할 수 있는 한자라니 제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ㅋ
그동안 절이나 유적지에가면 보이는 한자마다 눈만 꿈뻑 거리면서 까막눈 들키지 않으려고 피해다녔는데 어린아이처럼 천천히 한자씩 읽어보는 기쁨을 누려보고 싶어집니다 ㅋㅂㅋ

양철나무꾼 2016-05-21 09:27   좋아요 1 | URL
전 언제부턴가 중국 고전에 관심을 갖게됐고,
그러면서 한자 공부를 했다고는 할 수 없고, 한자책만 엄청 사들였죠, ㅋ~.
유명하다는 것은 물론, 재밌어 뵈는 것들도...다 그러모으고 봤는데,
한자책을 보면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유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맘껏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게 된달까, 완전 엉뚱하지만...재밌어요~^^

전 무인도에 가게 되면 옥편 한권 들고가고 싶어요.
온 우주삼라만상이 옥편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ㅋ~.

yureka01 2016-05-19 18:59   좋아요 1 | URL
공부를 상당히 많이 하신 분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요즘 한문학관련 공부가 전혀 안되어 있는 저로써는
신기하기도 하구요..

오래전에 한문으로 모두 글공부했는데 말이죠....

잘봤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5-21 09:32   좋아요 1 | URL
저도 yureka01님과 크게 다를게 없어요~--;
학교 다닐때 한자를 잠깐 배우긴 했는데,
전 이과였을뿐이고,
그 이전엔 한자를 이해하고 깨우치는 학문이 아니라,
무조건 외우는 걸로 생각해서 진짜 공부하기 싫어했어요, ㅋ~.
(공부 못했다는 말은 곧죽어도 하기싫어 이핑계 저핑계 댄다~, 헤에~^^)

나이 먹고 고전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자가 재밌어지기 시작합니다.
님도 트라이 투 해보세요.

우리, 같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Let`s cheer up~!

cyrus 2016-05-19 21:19   좋아요 1 | URL
지금도 찔레꽃님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는 중인데, 꾸준히 기록하시는 모습을 보면 많이 자극받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5-21 09:39   좋아요 1 | URL
맞아요, 꾸준함은 힘이 세죠.
그런 의미에서 전 cyrus님께도 늘 자극받습니다.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시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마실을 다니면서 글을 꼼꼼이 읽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고맙습니다, 꾸벅~(__)

2016-05-19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1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케 2016-05-20 10:17   좋아요 1 | URL
이 책 재미있죠..저도 아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5-21 10:02   좋아요 1 | URL
전에 님이 귀띔해주신 이이화보다 전 한결 재밌고 쉬웠어요~^^
날 더운데 잘 지내시죠?
오늘 같은 날은 어디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맥주 한잔 해야는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