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말이 필요없다, 개과천선이라는 말밖에.

이 통계자료를 보면 내가 요즘 왜 힘들어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명분은 나이를 먹으면서 눈이 쉬이 피로해지고,

그래서 독서를 하기 힘들다고 툴툴 거렸지만,

실은 독서 권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책 구매 권수가 줄어서 였다.

그러고 보면 나의 취미는 독서가 아니라, 책 구입이었던 것이다.

구실을 대자면 책쇼핑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랬던 거였다.

 

명분처럼 눈이 피로해져서 책을 읽을 수 없는 이유라면,

집에 손도 안 대고 쌓아놓은 책들을 먼저 읽으면 되는건데,

책을 쌓아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책을 구입할 수 없게 되니,

"책"쇼핑중독의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꾸는 꿈은 주로 책탑이 무너져 내리거나 책으로 테트리스를 하는건데,

책탑은 무너져 내릴 때마다 곱절로 늘어나고,

책으로 하는 테트리스는 책을 잘못 맞추면 책이 한칸 줄어드는 대신, 엉뚱한 책들이 쏟아지며 방해를 한다.

 

어찌보면 나의 개과천선은 자의가 아니었다.

 

내가 독서중독이 아니라 책쇼핑 중독이라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이 사진을 잠깐 보자.

올 한해 내가 좋아했던 작가는 '공원국'이라는데,

처음 저 부분을 봤을 때 '공원국'이 누군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트랙백하여 귀곡자 DB를 봤을때도 의아함은 풀리지 않았는데,

내가 읽은 귀곡자는 '신동준 역'의 그 귀곡자였던 것이다.

공원국이라는 작가이름으로 찾아보니,

강신주의 '철학의 시대'를 읽으면서 춘추전국시대에 관심을 갖게되어,

10권짜리 춘추전국이야기를 구매했던 것이었다.

사놓고, 1권만 해작거렸음은 비밀이다~--;

 

 

 

 춘추전국 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또 하나 이상한 것이, 박원식이라고 나와있는데, 책은 판화가 이철수의 '웃는마음'이다.

자세히 보면 '박원식'이 엮은 것으로 되어있다.

박원식이 책을 엮기만 하는 사람이면 저런 설정이 나올 수도 있는데, 글을 아주 수려하게 쓰는 작가다.

내가 그의 글빨에 넘어가 그의 책을 두루 섭렵한 건 안 비밀이다.

 

'그럼, '니가' '올해' 사랑하게 된 작가들을 뽑아봐라.'라고 한다면,

최진석과 김승호, (켄폴릿은 소싯적부터 좋아했고), 데이비드 밴 정도를 들 수 있겠다.

그러하다, ㅋ~.

 

오늘의 1일 1 그림을 올리기 전에,

그림 솜씨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남들이 봤을땐 기가 찰 노릇일 수도 있는 그림을 올리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난 참 생각이 많은 사람인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만은 그림에 집중할 수 있는게 좋았다.

이 집중을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수도 있는데 2~30분을 넘지 않는 것은,

그렇게 되면 침잠해 버리게 된다.

명상이나 참선을 하듯,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게 참 좋다.

 

이렇게 매일 반복이 되니 '그림으로 그리는 일기'가 아니라 '그림으로 쓰는 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걸 공원국 님은 '춘추전국이야기1권'  책머리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에게는 그 시대의 기록과 자연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넓은 시야가 있다. 가까이 있는 것이 더 잘 보이는 듯하지만 사실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객관적으로' 전체를 볼 수 있을 때가 많다.(10쪽)

 

아울러, 누군가 나에게 왜 사람 얼굴만 그리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역사의 주인공은 사람이다. (17쪽)

내가 사람만을 그리는 이유이다, ㅋ~.

오늘 그림의 제목은 '부부-홀쭉이와 뚱뚱이'이다.

그림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남자가 뚱뚱하고 여자가 홀쭉이로 알겠지만, 정반대다.

채색하는 과정에서 음영조절에 실패하여 얼굴이 넙데데로 나왔다.

아직 갈 길이 멀뿐이고,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책을 사고 싶을 뿐이다~OTL.

 

 

 권인수의 다빈치 드로잉
 권인수 지음 / 투데이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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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06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쇼핑...이거 피할 수 없겠더군요.

양철나무꾼 2016-12-07 09:28   좋아요 1 | URL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했지만, 요즘은 책 훔쳐봐라 처벌 받는다...라고 하는 사람부터,
명품 백을 그렇게 사들이면 나중에 팔아먹을 수라도 있지,
책을 그렇게 들여봤자 나중에 종잇값도 못받는다 라는 사람도 있고,
거기다가 책을 쌓아둘 공간부족까지,
이래저래 저의 책 쇼핑은 잔뜩 위축받고 있습니다~ㅠ.ㅠ

2016-12-06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7 09:33   좋아요 1 | URL
제가 들이는 책은 저게 전부가 아닙니다.
알라딘에서 제가 구입한게 저정도이고,
주기적으로 박스 한가득 읽은 책을 보내주는 친구도 있고,
장르소설을 한번씩 보내주는 지인도 있습니다.

예전엔 쌓인 책탑을 바라보면 뿌듯했었는데,
지금은 가슴이 답답한 것이,
만성체증이라도 걸린 듯 불편하니다.

오늘 대설이래요.
아침에 싸리눈까지 내리더라구요.
님도 완전 따뜻한 하루 보내셔야 돼요~!^^

cyrus 2016-12-06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꾼님에게는 실망스러운 말이겠지만, 사실 그림 속 남자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7 09:36   좋아요 1 | URL
실망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다는 건 채워가질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도 쫌 무섭거든요.
근데 실제로 저 남자는 무섭지는 않고, 좀 매섭습니다, ㅋ~.

북프리쿠키 2016-12-06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춘추전국이야기 류의 도서를 과감히 지르는 양철나무꾼님 멋있습니다ㅎ
꿈도 책으로 테트리스하는 꿈이라뉘~
아주 독특한 꿈이네요ㅎㅎㅎ

그림 잘 봤습니다.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7 09:41   좋아요 2 | URL
제가 책을 지르는 건 과감하니 좀 멋있습니다여.
이젠 책을 읽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텐데...

에헷, 그리고 왜 그러시나~~~~.
어렸을때 한번씩들 당구장에 가봤잖아요.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어느새 당구대로 바뀌어 큣대를 들고 각을 만드는 꿈 한번씩은 꿔 보셨잖아요~~~~^^
전 라푼첼처럼 머리를 길러 책탑을 빠져나오는 꿈도 꿔봤습니다.

이 정도면 중증이죠?^______^
 

며칠전 아침 출근 길이었다.

난 아픈 허리를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조심조심 지하철에 올랐으나,

지하철을 타는 것과 동시에 짐짝처럼 구겨져 버렸다.

 

내 옆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고 그 앞에 중년 남자가 있었다.

내가 보기엔 20대초반의 여자는 이상하게 자기 영역을 넓게 확보하려는듯 중년 남자를 자꾸만 건드리고 떠밀고 하였다.

두번, 세번, 네번 참던 중년 남자는 여자에게 한 마디 하였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내가 어떻게 했다고 그러냐?"

20대 초반의 여자는 웅크리는게 아니라,

독기라는 바늘을 고슴도치처럼 곧추 세우고,

"저에게 말 걸지 마세요. 말 시키지 마세요."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는 눈빛으로 미루어 어떤 사연이나 트라우마를 가졌으리라 짐작은 하였지만,

거기까지,

그 여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런지는 고사하고,

내 한몸 가누기가 버거워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막 지하철에 오른 중년여자가 그 20대 초반의 여자를 자기 쪽으로 잡아 당겨,

자신이 서있던 자리에 세우더니,

"이렇게 자리를 바꾸자, 이럼 되지?"

라고 하며 자신의 안으로 들이며,

중년 남자와 20대 초반의 여자 사이에 서서 경계처럼 울타리를 만드는 거다.

중년 남자를 향하여 간곡한 눈빛을 말 대신 보내고 있었다.

난 그들을 뒤로 하고 내릴 역이 되어서 내렸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지만 아직도 인간관계가 버겁다.

관계자체가 젬병이다.

사회생활을 빙자하여, 또 다른 울타리 안에 나를 가두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 처했을때,

누구에게든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는 것으로, 중년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고 싶지만,

마음은 있어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나 같이 모른다고 두손 놓고 있느냐 하면,

저 위의 중년여자처럼 처신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

 2016년 10월

 

그동안의 그림들이 더미가 되고, 그 첫더미가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3년이 걸렸단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를 보면 이렇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눈에 사람들의 지친 표정 뒤에 숨은 소중한 삶이 들어오기 시작헸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들은 엄청난 양의 드로잉이 되어 남았다. 책 속 인물들의 삶을 그려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직업을 휘재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새로운 이야기들은 작품을 또 다른 하원으로 옮겨주었다. 각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의해 그를 둘러싼 시대상과 가족들의 이야기도 따로 정리했다. 구둣방 재성 씨의 당당한 걸음걸이와 스물아홉 도영 씨의 어딘지 미더운 얼굴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이다. 고치고 살피기를 반복했던 전체 구성과, 장면이 확정된 후에도 원하는 공기와 빛, 온도를 찾기 위해 며천이고 다시 그린 그림들. 이 한권의 그림책 뒤를 받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실로 방대하다.

 

이런 책 소개를 보고 나니,

스케치 한장 얼렁뚱당 하는데 2~30분이면 족하다고 설레발 친게 쑥쓰럽고 민망하다.

내가 좋아서 그리는 그림이니,

그림의 완성도 따위는 문제될게 없겠다 싶어, 내 자신의 만족도에 의미를 두었었는데 말이다.

 

'1일1그림'을 올리기가 좀 거시기하지만,

 

내가 아주 아끼는 책 두권을 덤으로 소개한다, ㅋ~.

 

 

 

 고마워 하루
 하재욱 지음 /

 헤르츠나인 /

 2015년 1월

 

 안녕 하루
 하재욱 지음 /

 헤르츠나인 /

 2014년 9월

 

하루 하루 '안녕~!'으로 시작해 '고맙다'고 하며 마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이 먹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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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2-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책도, 마음도 이쁘십니다.
늙어가는 것은 서럽지만 엔틱하게 나이먹는 건 근사할듯 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6 18:13   좋아요 1 | URL
이쁘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것이 늙는 것이든 낡는 것이든,
귀중한 골동품-엔틱이라는 이쁜 이름으로 불리워도 슬프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보려구요, 그럼 후회는 덜 하지 않을까요?^^

지금행복하자 2016-12-0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손석희앵커브리핑에 나왔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보지 못했는데.. 보신 분이 울컥했다고...
주말 밤 대부분의 서울 시민은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으로 모인다고...

양철나무꾼 2016-12-06 18:15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 jtbc뉴스 즐겨보는데 이건 못 봤네요, 아쉽~--;
요번주는 주말 뿐 아니라, 평일도 퇴근 후 광화문, 여의도에서 산발적으로 모인다고 하더라구요.

전 완전 육체노동자에 가까워서,
저녁이면 탈진하는 고로,
거기 참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ㅠ.ㅠ

yureka01 2016-12-05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하루에 한 편씩도 꾸준함으로는 괜찮아도,
그렇다고 강박으로 작용하면 이것도 스트레스가 되니,
느긋하게 끈질기도록 즐기면 좋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6 18:1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강박이나 스트레스가 되면 그만 해야죠.
전 혼자놀기의 달인이라서,
이거 지겨워지면 할게 한 열가지 정도 대기 상태입니다~^^

2016-12-05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6 18:23   좋아요 2 | URL
저 그림은 자화상인데, 색연필이 질이 떨어지는 크레욜라라서 색칠이 뭉개졌습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데,
그림 그리면서는 자꾸 어느 정도 되는걸 고르게 되네요.


요즘 힘든 일이라 하심은, 내가 그래 보였나요?ㅋ~.
책을 사고싶어서 환장하겠습니다, ㅋ~.
누가 사주는 거 말고, 내가 클릭질해서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는 그 행위 말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5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색이 들어 갔군요^^
주말엔 이틀이나 쉬셨습니다ㅋㅋ
하루에 한 장씩 그림을 그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즐기며 하시니 응원합니다^^
저는 약간 은근 스트레스가 되어설라무네요ㅜㅜ
지금 해바라기를 색칠중인데요~~갯수가 넘 많아서ㅜㅜ
조만간 제그림도 완성이 되면 공개를 좀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서로 서로 응원을 하는 차원에서요^^
오늘은 둥이들 팝아트를 완성하고 왔는데 선생님이 너무 이쁘게 마무리 해주셔서 흡족해하고 왔어요^^
그림이란게 참 신기해요
나무꾼님의 그림은 참 따뜻해요 저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네요^^

양철나무꾼 2016-12-06 18:26   좋아요 2 | URL
주말엔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서, ㅋ~.
그림일기 쓸 내용이 없어서 쉽니다~!

혹시 둥이맘?
완전 좋으시겠다, 부럽.
팝아트는 얼굴을 화면에 크게 잡아야 한다는데, 맞나요?
저 팝아트도 책으로만 숙지했습니다, ㅋ~.

해바라기 완성되면 꼬옥 보여주세요~^^

여울 2016-12-05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건너오니 그림 배틀이군요 ㅎㅎ ㄷ다듯해요

양철나무꾼 2016-12-06 18:28   좋아요 1 | URL
여울 님 그림 앞에선 배틀이라고 하기도 민망하죠.
제가 그림에 한 관심해서, 여울 님 그림에 그리 관심이 많았습니다.

따뜻하기로야 여울 님의 그것들을 따르겠습니까?^^
 

생략과 덧칠

 

글을 쓸때는, 쓰다가 내용이 부족하다 싶은면 이렇게 저렇게 상관없는 글을 끌어다가 덧대기도 하였다.

중복되는 말이 있어도 빼버리거나 하지 않고 더함의 미학이라고 그냥 넘어갔다.

얼굴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되었는데,

가상선 따위 내지는 입체감을 살리기 위하여,

일단 얼굴을 좀 넙데데하게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덧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아직 나는 초짜이기 때문에,

세상 무서울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일단 실물보다 크게 그려놓고 가상의 선들로 매우고 채우다가 지루해서 멈춘다.

거기서 멈춰야 하는지 어떤지의 확신 따윈 없다.

 

한쪽으로 치워놓고 그림을 째려보고 있으면 차츰 부족한게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선을 그려놓고 덧칠을 하고...이렇게 저렇게 그림에 손을 댄다.

글은 왠지 부피가 그러하듯 팽창할까봐 공기 구멍을 막고 가두어 왕래를 못하게 하는 식이라면,

그림은 아쉬움에 자꾸 손을 대고 덫칠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림이 뭉개진다.

과유불급이다.

 

오늘 그림의 제목은 부자(父子).

완전 날림이지만,

1일 1그림 약속을 하여 올린다, ㅋ~.

 

 

 

 

 

 

 

하루 한 페이지 그림 일기
김지은 글.그림 / 나무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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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16-12-02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자간에 정다워 보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5 18:2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아들 하나뿐이니 하는 짓이 살갑습니다~^^

yureka01 2016-12-02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엇이라도 1일 !개 하기...멋찝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5 18:23   좋아요 1 | URL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네요~--;

책읽는나무 2016-12-02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자가 저리 다정히 사진을 찍을 수 있군요??
아드님은 나무꾼님을 닮았나요?
왠지 느낌에^^
잘생겼을 것 같아요
남편분은 어디서 뵌 듯 한데? 어디서 뵀더라????

양철나무꾼 2016-12-05 18:25   좋아요 1 | URL
아들은 저를 쏙 뺐다고 하고 싶지만, 반반 닮았습니다~^^
요즘은 남편이랑 저랑도 오누이 같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12-02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자지만 부녀처럼 보이는 것은 있는 그대로 턱선의 진화로 보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5 18:27   좋아요 1 | URL
잘 보셨습니다. 저희 아들이 하관이 쫌 날렵합니다. 저희 아들의 턱선이 진화하면 저희 남편이 될겁니다. 저는 둥글넙적해서 범접할래야 범접할 수가 앖다는~--;

cyrus 2016-12-02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자꾸만 부족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자꾸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

양철나무꾼 2016-12-05 18:29   좋아요 0 | URL
저는 글은 다시 안쳐다봐요
그런데 그림은 옆에 두고 애인 건드리듯 건드려요~^^

서니데이 2016-12-03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하루에 하나씩 그림 그리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우린 즐겁게 볼 수 있어 좋지만요.^^
그래도 매일 그리시면 나날이 실력이 느는 효과가 있을거예요.
가까운 사람들의 그림은 나중에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고요.^^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6-12-05 18:35   좋아요 2 | URL
그냥 되는대로 하려구요. 그릴 수 있으면 좀 부족하고 맘에 안들어도 올리고, 하지만 억지로 하지는 않구요.
아직은 후에 나아질 것까진 생각 못하게 돼요.
날씨가 추워요, 옷 뜨뜻하게 입으세요~^^
 

일상의 대부분을 어르신들과 보대끼며 보내다 보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생각나기도 하고,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생각나기도 한다.

 

언젠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외분이 오셨는데,

할머니는 개미, 할아버지는 베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할매는 할아버지가 부러울 때가 없었나?"

하고 할머니에게 여쭸더니,

"그건 그 사람 몫의 복이고 내 복은 요만큼인거다."

라는 말을 들려주셨다.

 

한동안 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이유없는 부러움과 동시에 열등감을 느꼈었다.

때론 내가 하는 일이 내게는 맞지않는 일이라며 아무 재미없이 하며...내 일이 아니라고 툴툴거리기도 했었다.

이젠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내가 하고싶은 일 사이에서 어느정도 타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세상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니,

삶이 좀 편안하다.

 

그동안 내게 필요한 것은 비싸고 좋은 옷이 아니라, 허름하더라도 내게 맞고 편안한 옷이었다.

그렇다고 모두 나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내 기준으로 보는 세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일도 아니다.

좀 가뿐하고 홀쭉해 질 수 있겠다.

마음이 편하고 여유로워지는 건 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매사 의욕이 없고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그랬었다.

기운도 없는 것 같고,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것 같고.

 

그랬더니, 책도 이런 책만 눈에 들어왔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2월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양경수 지음 / 오우아 /

 2016년 11월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해도 시큰둥이었는데, 같이 일하는 직원이 해답을 찾아냈다.

오늘 부로 내 주치의로 임명하노라, ㅋ~.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고 해봐요.

 선생님은 책 사는거 좋아하시는데, 요즘 너~어~무 자제하셨어요.

 책 쇼핑하시고, 사고싶은 책도 좀 사기도 하시구요~^^"

책을 산것도 아니고, 책을 산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금세 조증 모드이다.

원래 좀더 갸름하신데, 그리다보니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허락을 받지 못해 누구인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오늘의 '1일 1 그림~^^'

 

Keith Jarrett이 듣고 싶어 올리려는데, 왜 유튜브가 먹통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Keith Jarrett의 my song 필로다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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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2-01 1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고 편하게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그림도 훨씬 좋아지셨네요.
눈치보고 살면 눈치본다고 하고
눈치안보면 눈치없다고 하는 세상이니
결국 눈치안보고 사는 게 낫겠네요.

책 사고 싶을 땐 지릅시다ㅎㅎㅎ
사다놓고 삶아묵뜬, 뽂아묵든지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02   좋아요 0 | URL
하루 사이에 그림이 훨씬 좋아졌다는 이 말을 믿어 말어 하다가,
일단은 기분이 좋으니 믿어보기로, ㅋ~.

제가 글을 잘 쓴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지만,
글을 쉽게 쓰기 위해 뭐 그닥 노력하는 것도 없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
제 글쓰기의 비법이라면 비법입니다~^^

책 사고 싶을 땐 사고 싶지만,
날마다 책탑이 무너지는 꿈에 시달립니다.
그동안 자제하고 방출했으니,
좀 호기로워져도 될 듯하여.
또 정신 못 차립니다~ㅠ.ㅠ

정말로 책을 삶아 먹을 수 있고, 볶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참참, 고아먹는 것과 생으로 그냥 먹는것도요~.

[그장소] 2016-12-01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넘 미인 아닙니까~^^
그저 황송 굽신굽신~ 예뻐서 누군지 밝혀주셔도 될거 같아요. 길 지나가면 아무도 저인건 모를테니깐..ㅎㅎ
감사해요. 오늘 12월위 최고 선물 예요.
저 이 거 캡쳐하고 파요! 자랑해야지!!

2016-12-01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1 18:42   좋아요 2 | URL
네엣 ~ 두구두구두구 둥~!! 오늘의 인물은 ! 접니다~( 다들 나라고 우기면 재미있겠네요!)
서니데이 님! 저 사진이 이년 정도 지나서.. 이젠 저 안같아요. ㅎㅎ 머리도 생머리고..이젠.. ㅎㅎ 짧고..

양철나무꾼 2016-12-02 12:05   좋아요 2 | URL
후훗~, 제 그림 솜씨가 하루 사이에 일취월장한게 아니라,
미모로운 분을 그려서 이리된 것이군요.

그리는 내내 즐거웠는데,
님이 이리 좋아해주시니 더 기쁩니다.

[그장소] 2016-12-02 12:15   좋아요 1 | URL
올해 ㅡ제가 받은 그림 선물이 두장인데 , 하난 Agalma 님, 그리고 양철나무꾼님! 이거 두고두고 가보로~( 어..딸한테 물어볼걸) 남기고 싶다구!!

AgalmA 2016-12-01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프로필 사진과 닮아서 저는 자화상인 줄-,.-;?
알라딘 메인에 있던 <옷을 사려면 버려라>(적은 옷으로 멋지게 보이는 최강의 비법) 책도 여기 추가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한다는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11   좋아요 2 | URL
프로필 사진은 제 얼굴 사진에서 컬러를 뺀거니까 저랑 근접하지만,
[그장소] 님을 그린게 저랑 닮았다구요?
저야 영광입니다만~, [그장소] 님이 불쾌하실 수도...ㅋ~.

‘옷을 사려면 버려라‘는 또 무슨 책이란 말입니까?
(님 언제 제 속에 들어오셨었습니까? 제가 버리지 못 하는 병이 있는 건 어찌 아셨습니까, 췟~(,.))

[그장소] 2016-12-02 12:13   좋아요 0 | URL
불쾌할리가~ 양철나무꾼님 미모, 제가 아는데!

[그장소] 2016-12-01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블로그로 yes 24. 옮겨가도 될지?
이전엔 전문이 캡쳐가 되더니 폰이 업데이트 되더니 기능이 바뀐건지 잘 안되네요. 글 주소랑 같이 고대로 가져가고 픈데..

양철나무꾼 2016-12-02 12:13   좋아요 1 | URL
전 이곳 알라딘 서재밖에 안해서리.
페북, 인스타 그딴 거 안 합니다.

구워 드시던 삶아 드시던 맘대로 하십시요.
오히려 제가 영광이죠~^^

[그장소] 2016-12-02 12:15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마구 날랐습니다요!^^♡

2016-12-01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1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2 12:27   좋아요 1 | URL
저런 책 대신 좀 쉬실걸 권해드립니다~^^

좀 쉬셔도 큰일 나시 않습니다~!

세실 2016-12-01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의 복이고, 내 복은 요만큼....현명한 할머니시네요.
그림 솜씨도 좋으신 양철나무꾼님^^
맞아요. 책 지르면 조증 되죠~~~~

양철나무꾼 2016-12-02 12:29   좋아요 1 | URL
세실 님 오래간만이예요, 방가 방가~^^

세실 님 솜씨는 출중하시죠.
프로필 그림도 님 작품이시잖아요~^^

제 그림 솜씨는 아직이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언젠가 좋아져도 좋고, 아니어도 충분하답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1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만에 이렇게 그림실력이 느는건가요??
도대체 어느동네 미인이신가?했더니 그장소님이세요?
바로 뽀뽀하고 싶네요ㅋㅋ
하루에 알라디너님들 얼굴 의뢰받아 한 명씩 그려도 몇 년이 걸릴테고 실력은 계속 늘겠어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32   좋아요 0 | URL
다들 하루 사이에 그림 실력이 늘었다고 해주시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미모로운 분을 그리다보니,
그림이 한결 나아보이나 봅니다.
그래도 제가 그린 것이니,
뽀뽀는 제가 받으면 안 될까요, 네에~~~~~?????

얼굴 그리는 것은 사진이 없어서, 동 나기 전에 신청을 받아야 하려나 봅니다.
불끈~!

푸른희망 2016-12-0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이 참 편하고 공감이 팍팍되네요~~
우리 서재엔 미인이 많으신가봐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47   좋아요 0 | URL
글이 편하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님의 글이 그렇거든요~^^

그러게요, 미인 분들이 많으셔서,
제 그림실력이 일취월장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2-01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에 애정이 묻어나는데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48   좋아요 0 | URL
이렇게 사랑스러운 얼굴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yureka01 2016-12-01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솜씨가.....멋집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용기 백배 얻어 갑니다~^^

에디터D 2016-12-02 0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11월 마지막날 과감하게 질렀지요. 책을^^;;
1일1그림은 응원하고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2 12:51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전 아직 책마실만 다니면서 장바구니에 넣엇다 뺐다 반복 중입니다.

님의 응원 덕분에 힘이 납니다, 꾸벅~(__)

단발머리 2016-12-02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델분도 물론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을 잡아내는 양철나무꾼님의 안목~~~
오호! 넘 멋진 그림이예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54   좋아요 0 | URL
제가 안목은 모르겠고, 아랫목은 쫌 좋아합니다.
뜨뜻한 아랫목에 발집어넣고 만화책 읽고 싶어요~^^

cyrus 2016-12-02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의 글 제목이 책을 대하는 저의 마음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2 12:57   좋아요 0 | URL
읽기로 이어지면 더 좋겠지만...
아직 책을 읽는 속도는 책을 사들이는 속도에 못 미쳐서 말입니다~--;

프레이야 2016-12-0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그림솜씨까지요 ^^ 팔방미인이십니다.
 
1일 1스케치 - 당신의 25일을 함께 할 가볍고 즐거운 드로잉 노트
박진우 지음 / 책밥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눈이 아프니 컴퓨터나 폰 화면을 오래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책을 쳐다보면 눈이 더 쉽게 피로해진다.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려고 이것 저것 건드리고 다니다보니,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 박진우가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따위에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솔깃 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시간이 날때마다 캐리커쳐작가로 대중과 소통하고 지낸다고 하여 집어들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림체가 간결하고 사실적이다.

단정하고 정직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 같다.

책의 처음 '들어가는 말'에서 아버지가 그림을 아주 잘 그리셨는데 아버지의 그림들을 보고 반했던 모양이라면서,.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이 '반함'이라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내가 이책에 반하게 된 것은, 그의 그림들이 아니었다.

가벼운 작품들이 몇 개 나오지만 워낙 단정하고 사실적이어서 매력을 느낄 수는 없었다.

(하지만,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그림은 참 좋아했어서 지켜보기로 하였다.)

 

저자 박진우는,

그림을 잘 그리려면 꾸준하고도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그림을 보아야하고, 모사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데에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색이나 터치의 감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형태를 바로 그려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스케치의 능력은 사물을 바로 보고 바로 그려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하고 있는데, 그게 좋았다.

'당신의 25일을 함께할 가볍고 즐거운 드로잉 노트'라는 소제목은 주위를 환기시킬 작정으로 뽑았지 싶다.

이 책은 독특한 테크닉이나, 단시간에 빨리 그림 그리는 방법의 목적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처음 그림을 그릴 때 알고 가야하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접근성과 기본기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책을 볼때 앞부분에 나왔던 것들을 길게 늘려 한권으로 만들어 낸 것 같다.

다른 책에 안 나오는 특별 내용이 있는게 아니라,

스케치하는 법에 관한 어느 책을 펼쳐도 다 나와있는 내용들을 한번 더 꼬집어 설명하는 느낌이다.

 

또 한가지, 저자가 기본기에 충실한 단정한 그림을 그린다는 건 알겠는데,

이 책만을 봐서는 이 책에 나오는 기본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지우개만 하더라도

'보통은 잘못 그려진 부분을 지우는 데 사용하지만 그림처럼 사선으로 잘라 사용하기도 하는데, 뾰족한 부분은 하얗게 묘사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하얀 연필이라고도 합니다.'

라고 하고는 있는데,

그림은 사선으로 잘랐다는 느낌이 좀처럼 들지않는 두개의 정육면체의 나열 같다.

찰필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이다.

 

지우개와 찰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한 예를 사진이나 그림으로라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역쉬나~,

기본은 명확히 하려고 좌우대칭을 이용한 형태잡기 따위를 언급하고 있으며,

정확한 형태 잡기를 위해서 먹지나 라이트박스를 이용하는 법을 얘기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권장하진 않는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눈으로 관찰해서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야 감각이 발전하니까 말이다.

 

실측법 꼭지를 보게 되면, 격자를 이용하는 방법이 그나마 자세히 나오는데,

이걸보고 있자니 그림을 그리는게 아니라, 수학을 하는것 같아서 머리가 갑자기 뽀글거려왔지만, 뭐~(,.)

 

난 글의 문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체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저자가 얘기하는 것은, 그림체를 얘기하기 바로 전 단계까지 이고,

난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글도 그렇지만 그림체도 왜곡되더라도 따뜻한게 좋다.

 

여기서 대기원근법과 선 원근법에 대해서도 슬쩍 언급되는데,

저자는 '세계미술용어사전'을 다시 한번 인용한다.

"색체가 흐려지거나 상실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거리에 비례한다.

 그러나 이는 동일한 고도에서 색채를 보는 경우에 한한다.

 고도가 다를 경우 이러한 규칙은 적용되지 않는데,

이는 공기의 밀도가 다르면 공기가 색채를 흡수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미술용어사전》, 월간미술, 1999

 

열두개의 모서리의 길이가 같은 정육면체를 그릴때, 위에서 아래로 내려긋는 세로선의 경우,

중심쪽으로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건 사람의 착시 때문이기도 하지만,

난 이걸 마음이 느끼는 거리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마음에서 느끼는게 눈에 반영되어 손으로 그려낸 것이니까 말이다.

 

이 책에선 격자를 사용하는 방법에서 한술 더 떠서, 실측법에 관한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격자나 실측법의 테크닉을 구사하기보다는,

과장이나 변형이 심하더라도-다시말해, 왜곡되더라도 마음의 거리감에 정직한 그림이 좋다.

1일 1닭이나 1인 1피자 따위는 가능한데, 1일1스케치라고 하니 갈길이 요원한 느낌이지만,

심심해서 라는 구실을 대며 짧은 시간에 날림으로 그려보았다.

매일매일 꾸준히 습작을 할 것이고, 매일매일은 아니라도 가끔 한번씩 습작을 올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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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30 15:59   좋아요 2 | URL
스케치 한 장 그리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나무꾼님이 1일 1스케치를 한다면, 저는 1일 1글쓰기를 실천하겠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11-30 16:06   좋아요 3 | URL
푸하핫~^^
저는 글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쭈욱 연결해서 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한 줄 쓰다가 환자가 오면 환자들이랑 놀고 하는지라~.
글쓰기의 경우 반나절 정도 걸리는 것 같고,
그림의 경우, 2~3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제가 글을 향하여서는 교정이나 수정을 잘 안 하는데,
그림은 계속 손을 덧대더라구요.
나중엔 꼬맹이 환자 색연필까지 빼앗듯 빌리게도 되고...ㅋ~.

암튼, 우리 cheer up하자구요~^^

[그장소] 2016-11-30 16:06   좋아요 1 | URL
좋은데요? 그림~ !! 자연스럽고 왜곡된것 같지않고 , 그림자체가가...(실물은 사진느낌과 다르니 , 주관적 그림으로!)

양철나무꾼 2016-11-30 16:0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제가 원하는게 자연스러운 건데, 저 그림은 왜곡이 심합니다여~ㅠ.ㅠ

언제 [그장소]님 카.톡. 프로필 사진도 함 도전해 보겠습니다~, 불끈~!
(저 님 바람에 웃음이 날리는듯한 카톡 사진 완전 애정합니다여~^^)

[그장소] 2016-11-30 17:49   좋아요 2 | URL
어헉~ 제 프필 사진 ㅡ 저도 기억 못하고 잊고있는데.. 크흐흐~^^;

분위가 잘 묻어나 제겐 좋아보여요!^^
그 , 제 프필 기대할게요! ( 두근두근~!!)

2016-11-30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30 16:48   좋아요 2 | URL
자화상이라고는 하지만, 사진 자체가 위에서 내려찍어 완전 왜곡되었습니다, ㅋㅋㅋ.
오히려 프로필 사진이 사진에서 칼라를 뺀 흑백 제 얼굴입니다여.
전 얼굴은 크고 넙데데하고 눈은 작은 그런 상인데,
저 그림은 아무래도 희망사항에 가깝지 싶습니다~^^

yureka01 2016-11-30 16:22   좋아요 2 | URL
역시 그림은 손이라는 의도적 제어력이 필요하더군요..내손이 내마음대로 안움직이느냐..움직이느냐..그차이 아닐까요..

양철나무꾼 2016-11-30 16:45   좋아요 2 | URL
어쩜 같은 사안을 두고도 이리 멋진 댓글을...ㅋ~.

그림은 손의 제어력이 필요하다지만, 건축을 전공하신 님껜 식은죽 먹기일 것 같구요.
사진은 바지런함과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아서...제겐 요원할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16-11-30 20:13   좋아요 2 | URL
음~~~~그림감상 잘하고 갑니다^^
손으로 뭔가를 꼼지락 거리는걸 좋아하시는걸 알았지만 그림에까지 손대실줄이야~^^
저도 지금 그림 배우기 시작한지 넉 달째인데요 1일 1스케치는 힘들던데요ㅜㅜ
그냥 전 일주일에 두 번 그리는걸로 만족중이어요
인물은 너무 어려워보여 손도 못대고 있는데 나무꾼님은 쓱쓱 잘 그리십니다
1일 1스케치 하신다면 아주 그냥 실력이 금방 늘겠어요

그리고 글 내용중에 꾸준하고 많은 연습 그리고 형태를 바로 그려내는 것이 먼저라는 기초 지식이란말에 저도 잘 배우고 갑니다
맞는 말 같아요^^
그리고 지우개의 사용 용도가 지우는 것 보다도 보이지 않는 선을 지우개로 지워서 선을 만드는 것을 눈으로 지켜 보면서 감탄했었던적이 있었어요
지우개가 참 신기하더라구요
근데 저도 찰필이 뭔지는 잘 모르겠군요?

양철나무꾼 2016-11-30 20:25   좋아요 4 | URL
전에 y님 서재에 오른 그림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었어요.
전 사실 님처럼 집중하여 그림을 배워본적은 없구요, 그냥 잼나보여 책보고 그린 독학에 가깝습니다.
찰필이 뭐냐하면 종이를 뭉쳐서 연필처럼 만든건데 선을 둥글리거나 부드럽게 유용하답니다.
지우개로 지우는것도 그렇지만 화이트로 하이라이트 만드는 것도 전 재밌었어요~^^

AgalmA 2016-12-02 00:27   좋아요 1 | URL
미술학원에서 석고 데생 연습할 때 지우개로 하이라이트 만드는 걸 자주 하죠^^ 콧등, 광대, 머리 반사빛 같은 거~

양철나무꾼 2016-12-02 11:38   좋아요 1 | URL
전 agalma님 그림 몇번 봐서 미술학원을 다니셨겠구나 했지만,
심증은 심증이고 말이죠~.
그림에, 사진에, 글에, 음악에...방대할뿐만 아니라 깊이도 갖고 계시니,
도대체 못 하시는게 뭐랍니까?
ㅋㅋㅋ,
잔뜩 주눅들어 그만할까 싶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이니 꾸준히 쭈욱 해볼랍니다~ㅅ!

AgalmA 2016-12-02 00:25   좋아요 3 | URL
하루에 한 그림 프로젝트는 에드워드 B. 고든도 유명하죠. 베를린 풍경을 그린 <베를린을 그리다> 책도 냈고^^ 작품 퀄리티가 ㅎㄷㄷ합니다. 겨울 풍경이 저는 특히 인상적이더라는~ 안 보셨음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세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1:44   좋아요 1 | URL
저 이 책 구입했었는데...책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다보니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책 정보란에 들어가서 보니,
그림이 제 취향은 아니지만, 채색까지 해서 너무 잘 그렸지 뭡니까.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게 아니라,
제 앞에 던져진 책들이 너무 많은데 눈이 협조를 안 할 따름입니다~ㅠ.ㅠ

암튼 님이 말씀하신 겨울 풍경은 기억하고 있다가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