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생기부 작성을 학생에게 시켜서 적발이 된 교사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 만감이 교차하였다.

선생님들에게 가르치는 것 외에 잡무가 많기 때문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만으로 돌려버리기엔 뭔가 부족한 구석이 있는 것 같은데, 생기부 내용이 수능에 반영이 되기 때문이다.

매 학년 초가 되면 이름은 다르지만 가정환경 조사서 같은걸 집에서 작성해서 가져가야 한다.

뭐 그리 기록해야 할 빈칸이 많은지,

집중을 하여 작성을 하고 나면 거사를 치룬 것마냥 온몸에 힘이 빠진다.

그중 나를 가장 애먹이는건, 아이 성격의 장점과 단점을 기록하는 칸이다.

 

사람이나 사물의 장점과 단점을 구분하는것은, 이러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일종의 체념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자라나는 새싹인 것도 있지만, 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다...가 되려면 아주 쿨하고 객관적이 되어야 하는데,

난 아무래도 팔불출인지 아이가 그저 좋다, 사랑스럽다.

그러니까 이러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다...따위는 구분해 낼 수도 없을 뿐더러,

다른이들에게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이 내겐 그저 좋고 사랑스러운 장점으로 보이는 걸 어쩌겠는가 말이다.

 

사람이고 사물이고 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고,

지극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 때 하는 평가라야 의미가 있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생기부 작성을 선생님이 하지 못하고 학생한데 맡기는 것에 관한 적법성을 따지기 이전에,

생기부가 수능에 반영되는것이 타당하고 객관적인지,

제대로된 기준을 가지고 적용되는 것인지,를 먼저 살펴야 하고,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모조차도 기재하기 어려운 그런 아이성격의 장ㆍ단점을,

물론 생기부야 그것과는 좀 다른 얘기겠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선 이래저래 곤란할 수도 있겠다.

 

물론 선생님의 관점은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라던 장금이의 그것처럼,

아이가 그저 좋고 사랑스러운 엄마의 관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 참에 느끼고 깨닫게 되는 분명한 것은,

진정한 사랑은 '그렇기 때문에'라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따위의 조건을 달지 않은 '그냥'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나 의료인이라면 차마 쓸 수 없는,

하지만 의학계에 웬만한 애정을 갖지 않고는 쓰기 힘든 책 한 권을 보았다.

'위험한 서양의학 모호한 동양의학'이라는 제목 아래,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 사이에서 흔들리는 환자들이 모르면 위험한 동양의학의 허와 실, 그리고 통합 이야기!'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띠지로 두르고 있는 책인데,

방대한 자료를 종합하고 있는 정보의 보물창고라는 것이,

그리하여 이 책을 읽을 독자 층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중 어느 하나에 종사하는 의사나 의료인의 입장이라면 이 정도의 객관성도 유지하기 힘들었을테고 당연히 한쪽으로 치유친 글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 김영수는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중 어느 하나에 종사하는 의사나 의료인은 아니지만,

경제학 박사이며 금융전문가인 동시에, 국제적인 당뇨병 치료약 생산회사를 만든 사람이었다.

 

당연 사업수완이나 경제적 측면으로는 촉이 엄청 발달하였을테고,

거기다가 의학적 지식 내지는 의료상식에 대해서 갖는 내공은,

겸손하게 의학관련 고서적을 모으는게 취미라고 하였지만, 凡人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독자층이라는 타겟을 제대로 정하지 않은게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어찌보면 그의 제약회사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일지도 모른다 싶어졌고,

그럴 경우라면 구태여 독자층이라는 타겟 따위는 의미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암튼,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을 '제도권 현대 서양의학','제도권 동양(한)의학','비제도권 민간의학'해가며 어느 하나 신뢰할 수 없도록 낱낱이 파헤치던 그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안수기도로 큰병을 고친적이 있다고 고백하는데,

그게 나같은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은 신비스러움이라는 탈을 쓴,

'성령의 힘으로~'내지는 '믿습니다'수준의 기독교 환자라고 여겨지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의학, 대체의학에 대한 책을 두루 섭렵한 그가 덧붙이는 코멘트를 통해서,

수많은 의학 관련 서적 중에서 쓸데없는 책을 걸러내고 읽어야 할 책만을 엄선해준다는 것이고,

이슈가 되는 사안과 연관시켜 개념정리를 쉽게 해놓아,

경제적 측면에서 내가 노력해야할 시간을 한참 줄여준 것을 들 수 있겠다.

 

내가 그의 이런 입장을 놓고,

기독교 환자의 그것 내지는 모든 것을 사업과 연관시킨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의심들게 한 저변에는,

제도권, 비제도권 해가며 과학적 근거를 중요시하던 그도,

 'ㆍㆍㆍㆍㆍㆍ성경이 침묵하는 문제는 그 침묵을 존중해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하는가 하면,

'솔직히 민간의료나 대체의학 쪽에서는 기독교 교리로 해당 의료분야를 정복하는 것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59쪽)'고 하면서

'ㆍㆍㆍㆍㆍㆍ안수와 기도, 금식과 강도 높은 종교활동이 효과가 있는 몇몇 질병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참으로 좋은 시도' 라고 하고 있는데,

'안수와 기도, 금식과 강도 높은 종교활동' 따위가 과학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는지 알 수 없겠기 때문이다.

 

위양성(병이 없는데도 있다고 판정하는 것. 그래서 필요치 않은 의험한 치료를 하게됨)과 위음성(병이 있는데도 없다고 판정하는 것. 그래서 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게 됨) 검사의 설명은 충분히 필요한 것이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방을 절제했다는 언급은,

그녀가 유명인이라는 걸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보기에 충분히 선동적인 내용이다.

 

더우기 충격적이었던건,

새로 개발되는 의료 용품이 효과적이고 안전할수록 환자를 빼앗길까봐 박해하고 따돌리며(100쪽),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적당히 좋아야 받아들인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기존 제도권, 제도권 제약회사두고 치사하고 더러운 암투라는 표현을 해가며 경제적 이윤에 따라 움직인다고 하고 있는데,

그렇게 놓고 본다면 당뇨병 치료약 생산회사를 만든 그도 거기서 크게 비껴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암튼, 난 '안수와 기도, 금식과 강도 높은 종교활동'이 과학적 근거가 없고,

그리하여 제도권 현대의학과 상반된 개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으로 사이비 종교성을 들고 있고, 아무리 좋은 학문ㆍ지식체계라도 사이비 종교성을 띠게되면 남용과 부조리가 발생한다(109쪽)고 하고 있다.

  

 

 

 

 

 

 

 

 

 

 

 

 

 

이쯤에서, 얼마전에 들었던 벙커강의 강신주의 '다상담'마지막편이 생각났다.

당근 책도 구입해주었다.

강신주의 다상담 강의가 마지막인데, 그렇게 쫑을 하게 된 원인을 두고 강신주는 우리들이 그를 사이비교주로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종교나 신은 우리가 넘어졌을때 일으켜세워주고, 자신들의 어깨도 내어주면서 기대라고 한다고 한다.

반면, 철학과 인문학은 우리가 넘어졌을때 결코 일으켜세워주지 않는단다.

홀로 일어섰을때 훌훌 털고 재정비하여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단다.

그런데 우리가 철퍼덕 넘어져서는 손내밀고 일으켜세워주길 바라고,

자꾸만 그에게 기대고 의지하려고 하니까 그는 떠난다고 하였다.

그걸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ㆍㆍㆍㆍㆍㆍ저는 철학자의 역할을 생각했습니다. 철학자란 끝내 당당해야 한다는, 산처럼 일체 감정의 동요 없이 여러분 곁에 있어야 하는 의무를 다시 생각했습니다.ㆍㆍㆍㆍㆍㆍ제가 <다상담>을 마무리하는 이유는 바로 여러분 때문이라고 나무랐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게 너무 기대거나 혹은 저를 소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사실 그건 일정 정도 정확한 진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아무리 여러분의 감정을 건드리려고 해도, 여러분들은 이제 그냥 그걸 제 스타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ㆍㆍㆍㆍㆍㆍ저에게 저항하는 모습을 저는 보고 싶었던 겁니다. 저는 제가 망가져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욕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이 다시 스스로 당당한 삶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말입니다.ㆍㆍㆍㆍㆍㆍ그런데 불행히도 어느 순간 <다상담>이 일종의 관광 명소처럼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철학자이기 때문입니다.(512~513쪽)

 

앞의 '현대의학의 문제점이라고 한 사이비 종교성' 내용으로 돌아가서,

'거대제약회사'나 '위약효과'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왜 강신주가 생각났느냐 하면...

종교나 신은 손내밀어 일으켜주고 기댈 수 있는 어깨는 빌려주는 대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의지가 되도록 한다.

서양의학, 동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 등, 의학이라는 허울을 쓴 것도 마찬가지이다.

쾌유나 완치가 목적이 아닌 듯 보일때도 있다.

어떤 종류의 의학이든지 간에 환자가 있어야 명맥을 유지할 수 있고,

안타깝게도 의료사업이라는 것 또한, 의료이기 이전에 경영 이윤을 발생시켜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빌려주는 것은, 일단 내가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영이윤이라는 건, 어쩔 수 없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똑같이 경영이윤을 내야 하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누가 더 도덕적이고,

누가 더 소박하며 욕심이 작고는, 중요하지 않다.

누워서 뱉은 침은 제 얼굴로 떨어진다.

 

암튼 의학을 비롯한 의료사업이 됐든, 종교가 됐든 심신이 안 아프고 괴롭지 않으면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갖고 갑론을박하기보다는,

여러종류의 의학나 종교, 신 따위는'아웃 오브 안중'일 수 있도록,

옆에서 자존감을 불어넣어주고,

그리하여 스스로 자아를 찾아 갈 수 있도록 부추기는 것이 어쩜 제대로 된 도움일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지금 이 순간 마음이 시키는대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 살고 볼 일이다.

 

위의 것은 강신주의 '다상담 3권'의 사인, 아래는 '감정수업'의 사인.

사인본을 갖게 되어 영광이지만,

사인본의 글씨를 가만 들여다보면서 든 생각은 글씨는 참 못쓴다는 것이다.

글씨마저 잘 썼으면 어쩔뻔 했어, 완전 폭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을텐데...

천만다행이다.

'때문에'와 '불구하고'는 사랑이 아니라 '자기최면'이다라는 말이 다시 한번 적용되는 순간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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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12-30 11:32   좋아요 0 | URL
으으으 오늘도 역시나.. 님 서재에 왔다가 빈 손으로 그냥 가기는 너무 어렵단 말입니다. 흑흑
그나마 다행은 강신주의 다상담 1권을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보았다는 사실!! 흐흣

양철나무꾼님 해피 뉴 이어^^~~~

양철나무꾼 2014-01-08 16:13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헤피 해피 뉴이어~~~^^
다상담 3권은 읽을만 해요.
아쉬운대로 팟캐스트로 들어도 좋고요.
잘 지내시죠?^__________^

숲노래 2013-12-30 17:57   좋아요 0 | URL
내가 공부할 몫을 누군가 줄여 주는 일이
그렇게까지 고마울 일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도움이 될 일은 없지만,
어차피 우리 삶을 스스로 제대로 느끼자면
스스로 하나하나 겪어야 해요.

냄비를 태워 본 적이 없다면
탄맛이 무언지 제대로 알 길이 없을 테고,
김치를 손수 담근 적이 없다면
고춧가루가 눈에 들어갈 적에 얼마나 쓰린지 알 길이 없어요.

설거지조차 도와주지 않으면서
남녀평등 이론만 신나게 외친다 한들,
설거지가 무엇인지도 모를 뿐 아니라
숱한 집안일과 밥하기를 하나도
참답게 깨닫지 못하겠지요.

몸소 겪는 일은 그리 나쁘지 않아요.
이것저것 걸러서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양철나무꾼 2014-01-08 16:18   좋아요 0 | URL
전 결혼할때까지 청소, 설거지는 고사하고 속옷조차 안 빨아봤어요.
할머니랑 고모들 밑에서 자랐는데,
늘상 하시는 말씀이 제가 부잣집 맏며느리 상이어서,
시집가서 사람두고 살면 손하나 까딱 안해도 된다, 가 그 이유였습니다.

전 제가 좋아서 부잣집은 아니고 맏며느리가 됐을 뿐이고,
남편은 같은 반찬이 두번 상에 올라도 안 먹는 귀한 입이더라는~--;

암튼 그래도 둘이 죽고못살아 결혼해서 지지고볶고 살다보니,
그런대로 살게 되더군요, ㅋ~.



북극곰 2013-12-31 10:17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이미 많이 지어놓으셨으니. ^^
새해 인사 꼭 하고 싶어서, 짧은 댓글만 남깁니다.

양철나무꾼 2014-01-08 16:20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은 반달곰은 아니시니, 동면 모드는 아니실거고~.
아무래도 경황없고 바쁘기만 했던 1학년 학부모로서의 한해가 이렇게 지나가셨네요?
어때세요?
저는 돌이켜보니 왕 대견하고 대왕 뿌듯했었는데...ㅋ~.
 

 

요즘은 우스개 소리로 쌍둥이도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맹난자의 ''주역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한날 한시에 태어나더라도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쌍둥이다 싶을 정도로 취향이나 사소한 습관, 심지어 영혼의 찝찌름한 냄새까지 똑같은 이를 만나게 될때가 있다.

우연히 일어날 경우의 수가 늘어나면 필연이 되고,

그걸 우린 절대적인 운명이니,

"사랑이 동시에 시작되긴 어렵겠죠?"

따위의 미사여구로 얘기한다.

 

 

 

 

  

 

 

 

 

 

 

사람들은 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성격으로 알고 있지만, 본래의 성격이 아니고 만들어진 성격이다.

일찌기 할머니랑 고모들 손에서 큰것도 그렇고,

난 그걸 일종의 부모로부터의 배신이라고 생각했었고,

그걸 시작으로 나름 참 많은 배신을 당했었고,

그리하여 아무도 안 믿었고,

어느 누구를 향하여서도 마음 한켠을 내어주는 일 따윈 없었다.

누군가를 내 안에 들이지 않는다는 얘기는 바꾸어 말하면, 나 또한 그 안에 머무를 수 없음에 다름 아니었다.

 

때문에,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불을 피우면 따뜻해진다는 말은 시집에나 등장하는 멋들어진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사랑을 하면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보인다는 말 또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핑크빛의 따뜻한 정도와 가슴을 간질이는 분홍분홍함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나랑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같은 감성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되자 두려워졌다.

세상이 어쩌면 불이 피워도 더 이상 따뜻해지지 않을까봐,

사랑 따윈 할 수 없고 그리하여 핑크빛 대신 온통 잿빛 우울함으로 무장을 하고 다녀야 하는게 아닐까 두려워졌다.

동진이는 지독하게 감성적인 녀석이었다.

뭐라고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야 하는데 나는 그런 걸 못한다.

"아주머니, 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크게 취했다.(2권 44~45쪽)

보통 감성적인 사람과 이성적인 사람으로 나누어 얘기하지만,

지독하게 감성적이어서, 나처럼 머리를 옵션으로 들고다니냐는 소리를 듣는 사람도 '감성'만으로 똘똘 뭉쳐 있을 수는 없다.

이성적인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얼마든지 변화 가능한 것이다.

통계도 마찬가지이다.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 변수를 어떻게 잡느냐, 조건을 어떻게 걸어주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방법을 가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은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자리에 사람을 대입시켜도 마찬가지다.

어떤 관계에 있어서는 소주 한병을 말없이 같이 마시는게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는 그것과 다름 아니다.

 

또 어떤 관계에 있어서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말없이 그저 지켜보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한다.

대상이 마녀여도 상관이 없다.

지켜보는 그를 혹자들은 스토커라고 할 수도 있다.

삶이란, 예로부터 기준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이를테면 나로 비롯함이냐, 나로 말미암음이냐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주역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우리는 흔히 역易을 '변화'로 얘기한다.

욕심과 본심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인간의 그것도 '변화'가 될 수 있다.

변화가 멈추는 어느 순간,

귀가 트이는 순간,

물리가 트여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그 순간, 을

성불했다고 하기도 하고,

득도했다고 하고,

또는 도통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주역은 64괘로 끝이 아니고, 다시 건위천으로 돌아가니 다시 시작이다.

영원한 도돌이.

이 얘기는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된다는' 프랙탈'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인간의 윤회도 어찌보면 이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런의미에서 '맹난자'의 '주역에게 길을 묻다'는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동서양을 이리저리 넘나들며 '주역'에 관심을 가졌던 인물들을 되짚어내고 있는데,

내가 주역을 해독할 깜냥은 되지 않는 고로, 이 책의 해석에 대해서 할 말은 없고,

다만 주역 해설서라는 인문학 서적으로 봤을때 뿐만 아니라, 여행기나 수필집이라고 하는 문학 서적으로 봤을때도 완성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 공자의 아버지 61세에, 어머니 17세 였다는 말로 가볍고 재밌게 시작한다.

요즘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세기의 로맨스라고 해도 기가 찰 나이 차이를 자세한 설명없이 훑고 지나간다.

그러면서, 구렁이 담을 넘듯 타임머신을 타고 공간과 시간 이동을 하여,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도 공자를 존경하여 자기집 서재에 공자의 초상화를 걸어놓고 조석으로 예배를 드렸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를 의뭉스럽게 펼쳐 놓는다.

유럽의 한 쪽 끝에서 동아시아의 한쪽 끝에 있는 나라의 공자를 존경한 이유로,

신비함이나 기적을 말한 바 없이 인간을 교화한 공자의 인간성에 감격하여서, 라고 하며 공자의 초상화 앞에 이런 시를 적어놨었다고 한다.

"공자는 유익한 도리만을 해설한다. 그는 사람들을 미혹함 없이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젖힌다. 공자는 성인으로 도를 말했지, 결코 예언자로서 말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믿었다."(38쪽)

 

 

그러면서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에서 노자의 도덕경으로 또 슬쩍 넘어간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개념이 등장하는데,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예지는 인간의 분별지에 의한 작위이기 때문에,

도에서 가장 멀어진 상태를 예禮로 보았다.(45쪽)

 

 

역학은 귀신에게 사람의 운명을 묻는 점술의 차원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밝히고 자신을 성찰하는 학문의 하나'라는 것과,

한날 한시에 태어나더라도 각기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조상이 어떤 분이며 조상의 영혼과 DNA, 그리고 그분의 정신과 가정교육이 후손의 운명에 절대적인 운명을 미친다는 것 때문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내가 이쪽의 책을 보면서 제일 불만인 내용이 이제부터 등장하는 운명을 감정할때는 '환ㆍ혼ㆍ동ㆍ각(環魂動覺)을 참조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

환(環)이란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우리 인간에게만 있다는 것. 

혼(魂)은 자신의 운명은 반드시 조상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동(動)은 사람의 운명은 태어난 시대에 따른다는 것이며,

각(覺)이란 인간의 깨달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조상을 섬기는 유교적 국가여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 자신의 운명이, 내가 어떻게 선택할 수 없는 조상에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우울하기 짝이 없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운명일 따름이지, 자식에게 되물림되지 않는다고 했던것 같은데,

또 그렇게되면 부모나 스승 등, 웃어른과 조상을 섬기고 연연하는 걸 뭘로 설명을 해야 할까 싶기도 하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자신이 벌을 받되, 자식에게 되물림 되지는 말아야 한다.

한날 한시에 태어나더라도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을 조상의 영향, 다시 말해 유전적인 요인으로 볼게 아니라,

배움이라는 정신적 교감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넘나듦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길이 어렵기는 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는 희망이 필요하리라.

 

나의 이런 마음을 눈치 챘는지,본문의 내용은 못미쳤지만

 저자는 챕터의 큰 제목은 '지극한 성실은 신명과 통한다'라고 뽑아냈다.

 

만화 '마녀'에서는 처음에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도박사'로 하려다가 나중에 '통계사(데이터 마이너)'로 바꿨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박사와 통계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도박사는 확률 따위는 상관없이 일확천금을 꿈꾼다는 것이고,

통계사는 확률에 의지하여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 변수를 어떻게 잡느냐, 조건을 어떻게 걸어주느냐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에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전생을 믿지도, 윤회를 믿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운명이라는 것이 내가 조상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상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면 우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떠한 삶을 살아가느냐, 가 신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을 하면...

앞으로 성실하게 살고는 싶어질 것 같다.

 

암튼, 다음 세상을 또 살게 될지 어떨지...는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는 거고,

오늘 하루를 나름 재미나고 신 나게 살고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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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3-12-24 16:39   좋아요 0 | URL
마녀가 단행본 4권이나 되는 분량이군요.
저는 웹툰으로 봐서 분량이 많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마녀와 주역이라니!
역시 양철님의 내공은 대단하네요!
감탄 또 감탄합니다!

양철나무꾼 2013-12-30 09:27   좋아요 0 | URL
마녀가 네권이나 되더군요, 히힛~^^
전 칭구가 하도 좋다고 설레발을 쳐서 봤는데,
그냥 그랬다는~--;
아무래도 마녀 따위를 믿지 않는, 메마른 감성 때문이겠지요~ㅠ.ㅠ
 

사람이 감정이 복받치면 잠이 오지않는다는데, 지금 내가 그짝이다.

내년 수험생인 아들과 홈시어터 업그레이드에 목숨건 남편을 둔 덕에 영화관 문턱을 밟아본지가 좀 된 것 같다.

'혼자라도 가서보면 되지~'라고 하겠지만,

난 어쩜 그 정도로 영화를 즐기는 부류는 아니었는지, 파파로티가 마지막이었나 보다.

웬일로 억만 년만에 남편이 영화를 한편 예매해 놓았다고 보러 가자고 하여,

아무 생각없이 쭐레쭐레 따라 나섰다가는, 복받친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무색하고 민망할 정도로, 나는 요즘 너무 아무 생각없이 살았었다.

 

 

 

 

 변호인
 2013년/

 양우석/

 송강호|시완|곽도원|김영애|오달수|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음은 물론이고,

전에 '응답하라 1997'인가 하는 드라마에서 부산 사투리가 나오는데,

우리나라 말을 하고 있는데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먹었을 만큼, 지방색에 둔하다.

다시 말해, 좀 옛날 일이다 싶은 역사적 사건을 잘 모른다.

창피한 얘기지만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송강호가 노무현의 롤모델인지조차 몰랐었다.

모르고 봐도 부산 학림 사태는 분개할 일이었고,

그리고 송강호는 충분히 훌륭하여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었다.

 

영화 속의 송강호가 그랬듯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데모로 바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었다.

달걀로 바위치기.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그 바위를 넘는다."

돼지국밥 집 아주머니의 아들은 이념이 뭐냐는 물음에 '실존주의'라고 할 정도로 순수하지만,

적어도 옳다고 느끼면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기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고,

영화 속의 송강호도 그랬다.

그리하여 부동산 전문 변호사, 세무 전문 변호사 였던 그는, 인권 전문 변호사로 거듭난다.

난 여기서, 맨날 뉴스에 회자되는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처럼 정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렇게 치밀어 오르는 가슴을 잠재우기가 힘이 든데,

노사모다, 문함대나 문향이다 해가며 쫒아다닌 우리 남편은 어떨까 싶다.

우리 남편이 부산 출신이 아닌것에, 부산 학림 사건을 경험 하지 않을 정도로 올드하지 않은 것에 감사할 밖에~(,.)

 

영화를 보면서,

무엇보다 날 불편하게 한것은,

군의관이 돼지국밥집 아들에게 수액을 달아주는 장면이었다.

수액의 바늘이 심장쪽을 향하는게 아니라, 손쪽을 향하게 잘못 꽂혀 있었다.

내 눈에만 크게 확대되어 다가왔었던 것인지, ㅋ~.

 

영화를 보는 내내 '돼지국밥'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는 순대국밥을 '돼지국밥'이라고 부른다고 가르쳐준 친구가 있었다.

생각은 엉뚱한 곳으로 널을 뛰어, 돼지국밥의 국물은 돼지고기로 할까, 소고기로 할까?

 

근데, 정말 궁금한건 이거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던 그 말이 설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자...던 그를 포기하도록 만든 그것이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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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2-23 14:28   좋아요 0 | URL
"그를 포기하도록 만든 그것이 도대체 뭘까?"
이 문장에 가슴이 찡하네요...

양철나무꾼 2013-12-30 09:31   좋아요 0 | URL
아직도,
그의 포기를 인정못하는,
당신의 죽음을 놓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도 이 영화를 보고 그 생각을 굳힌 1人이구요.
암튼 이래저래 마음 아프고 폭폭한 영화였습니다.


프레이야 2013-12-24 00:59   좋아요 1 | URL
오늘 봤어요. 평일조조인데도 맨앞좌석까지 찼더군요. 잘 만들었더군요. 북받치는 감정 억누르며 눈 똑바로 뜨고 봤어요. 그분 생각나서 더욱요. 부림사건 자체가 실체없는 사건이라고 하죠. 국밥, 전 못 먹는 것 중 한 가지이지만 노사모 남편에게 물어보니 서울의 순대국밥은 부산에선 엄밀히 말하면 내장국밥이라네요. 여기선 순대국밥, 내장국밥, 돼지국밥이 엄연히 다른 세가지랍니다. 돼지국밥 국물은 당연히 돼지뼈 고아낸 것이구요. ^^ 이 도시 몇군데 있다는 바보주막에도 막걸리 한잔 하러 가볼 생각입니다.

양철나무꾼 2013-12-30 09:33   좋아요 1 | URL
전, 당면으로 속을 채운 가짜순대는 먹는데,
왜 아바이순대라는거 있잖아요, 그건 못먹는다는~--;

근데, 프레이야님 보러 부산에라도 가면,
우리 뜨뜻한 순대국밥 한그릇도 못 먹는거네요~--;
흐어엉~ㅠ.ㅠ

프레이야 2013-12-30 11:47   좋아요 1 | URL
ㅎㅎ 와요와요. 난 못 먹어도 앞에 앉아 있을게요.

여울 2013-12-24 14:56   좋아요 1 | URL
이 사회가 염치라도 있으면 하네요. ㅜㅜ 챙겨보려는 중이에요.^^
님께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군요. --

본 뒤 코멘트 남길께요....

양철나무꾼 2013-12-30 09:42   좋아요 1 | URL
전 이 영화를 보고난 뒤,
사람이 안다고 하는 것은...단지 머리 속에 집어넣은 것만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고 잘난 척을 했어도,
무엇하나 그 앎이 실행으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책깨나 읽었다는 것이,
무엇을 안다라고 말하는 것의 실체없음이,
목을 메이게 하더군요~ㅠ.ㅠ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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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강신주가 다상담이라는 제목의 강연과 책으로 인간사 생노병사, 사랑, 지지고 볶고,모든걸 다 두루섭렵하여 상담을 하시더니, 이번엔 감정수업이란 제목으로 책을 내셨다.

솔직히 다른 사람이 이런 제목의 책을 냈다면,

엄청 산만하고 방대해서 하나로 아우르지 못했을테고,

그래서 나는 '이 뭥미?'하고 툴툴거렸을 텐데,

내가 강신주를 그동안 애정하기는 애정했었는지,

그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내게로 한줄로 달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데카르트라는 철학자가 '고독한 사유주체'라는 걸 발견하자마자, 근대철학에서 '타자와의 소통'이란 문제가 전면으로 대두되었다고 한다.

스피노자처럼 기쁨과 슬픔은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라고 한 철학자가 있었는가 하면,

라이프니츠처럼 타자와의 소통은 불가능하며 동시에 불필요하다고 한 철학자도 있었다.(강신주의 '철학VS철학'인용)

 

근데, 강신주가 누구인가?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으로 논문을 쓴 사람이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상아탑에서 벗어나서, 대중이 알아듣기 쉬운 저술 활동과 문턱을 낮춘 강의들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무려 철학박사' 아니겠는가 ?

 

그런 그가 스피노자를 들고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존재이지만,

이성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던 철학자가 있는가 하면,

감정을 긍정하고 지혜롭게 이성적으로 발휘하고자 했던 철학자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강신주가 하는 얘기들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고개를 주억이며 수긍하게 될때도 있지만,

그의 저변이나 전작을 읽지 못하였다면 '뭐, 이런 넘이 다 있나?'하며 열변을 토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를 놓고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어쩜,

그가 양극으로 치닫는 극단적인 충격 요법을 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열고 소통을 간절히 원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몇몇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모든 사람을 다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잘 하고 있는 사람은 잘 하니까 된 것이고,

아무리 말해도 소귀에 경 읽기인 사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 과감히 포기해 버린다.

그가 대상으로 삼는것은,

너무 바른 생활을 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고,

착하게 곧이 곧대로만 숙맥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상대로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다보니, 직설법으로 얘기하게 되는 것이다.

전후 사정에 대한 파악없이 그냥 받아들이려고 하다보면 그래서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정말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교리이고 불문율인 셈이다.

그들이 하루 빨리 세상의 때가 묻어 덜 순수하고 덜 순진해지길 기도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강신주가 하는 얘기들을 둥글리고 완화시키고 미화시켜 미사여구가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바래야 되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강신주보다 더 쿨한 구루가 나와서 강신주의 수위 정도야 별거 아닌게 되길 꿈꿔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솔직히 이 책에 언급되고 있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어본것도 아니고,

에티카를 인용하며 나오는 다양한 감정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느껴본 것도 아니고,

소개되는 책들도 읽은 것과 안 읽은 것 반반 정도 되는 것 같고,

그림 또한 본적이 있는것, 처음보는것의 비율이 2;1정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526쪽이나 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것은,

48가지 감정을 다 구분하여야 겠다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

다시말해, 나에게 어떤 감정이 오면...

그 감정이 나를 충실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오픈시켜 받아들이자는 거다.

벽은 타인과의 소통에만 장애물이 아니라,

내가 내 자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것도 굴절시킨다.

타인과 소통하고 싶다면 나 자신의 벽이나 경계 먼저 허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내 자신의 명확한 가치관이나 에고를 갖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 유약한 감정을 가진, 우유부단한 사람이란다.

강신주는 '프란츠 카프카'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ㆍㆍㆍㆍㆍㆍ카프카는 소설가로서도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 원했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쓴 원고를 펼쳐 볼 생각도 안 했다고 한다.

ㆍㆍㆍㆍㆍㆍ하지만 '영원한 아이' 카프카는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한번은 지인의 집에서 자신이 들고 온 꽃다발에 대해 사과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어느 색깔의 꽃을 골라야 할지 몰라 너무 여러 색의 꽃을 섞었다고. 또 카프카는 사랑에 자주 빠졌지만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불평했다. "나를이해해 주는 사람, 예컨대 연인을 갖는 것은, 신을 갖는다는 뜻이리라."(255쪽)

 

스피노자의 '에티카'의 감정과 책의 인용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싶었던 부분이 있는데,

어쩜 잘못된게 아니라, 감정의 해석을 내가 잘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질투(invidia)란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라고 말하며 알랭 로브그리예의 소설 '질투'를 예로 든다.

화자의 아내와 이웃집 남자가 시내에 나가 하룻밤을 보내고 온 것을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질투 때문에 화자의 내면이 산산이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투는 화자에게 이미 아내와의 결혼생활에서 증발해 버린 예기치 못했던 건강한 긴장을 가지고 온다고...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건강한 긴장 정도를 가져오는 것을 난 '시샘'정도로 대치했으면 좋겠다, ㅋ~.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의 <철학자의 어드바이스>코너가 가장 좋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 말이다.

말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렇게 하하!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이 함께 이야기할 만한 사람인지 확인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대화를 할 만한 사람이면 계속 이야기하면 되고, 불행히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과 헤어지면 된다. 식사도, 운동도, 여행도, 영화 관람도 모두 마찬가지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좋은 것은 다른 것이다. 섹스도 마찬가지다. 욕정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허락한다는 조건에서 기꺼이 섹스를 시도하라! 그 순간 우리는 그가 지속적으로 정사를 나누면서 그 외의 것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섹스는 사랑의 완성이나 결실이 아니다. 그건 단시 사랑이 시작되는, 혹은 사랑이 진척되는 한 가지 계기일 뿐이다.(338쪽)

상상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한다.

타자와 소통하기 위해선 혼자 상상만 해선 안된다, 행동으로 보여주든지, 함께 행동을 해야 하는게 자명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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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17 10:44   좋아요 0 | URL
마음을 열면 모든 책이
내 마음밭에서 푸른 나무로 우거져요

양철나무꾼 2013-12-30 09:45   좋아요 0 | URL
마실도 뜨문뜨문이고,
댓글의 덧글도 뜨문뜨문인데,
항상 제 글에 열심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님, 감사해요.

새해에는 님처럼 부지런을 내볼까 하다가도,
엄두가 안나서리~ㅠ.ㅠ

아무개 2013-12-17 10:45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연민과 박애란 감정에 대해 제가 좀 혼란스러워 했었는데,
이제 좀 정리가 되는거 같네요.

강신주씨 쉽게, 알아 먹게 글 잘써주는거 참 좋아요.
하지만 강신주처럼 살라면 못 살것 같습니다.
너무 외롭고 힘들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3-12-30 09:52   좋아요 0 | URL
그의 다상담3권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인데,
그 또한 엄청난 트라우마로 똘똘 뭉친사람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런 그가,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걸어나와,
이렇게 우리 같은 사람을 상대로 쉬운 강의를 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저도 결코 그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는~--;

차라리 김어준처럼,
'그래 나 동물이야...어쩔래, 꼬우면 배째?'
가 속편할 것 같다는, ㅋ~.

동물은 생각 따위를 하고 살 필요가 없다잖아요.

한해가 또 이렇게 저물어 가네요~^^

하늘바람 2013-12-17 12:14   좋아요 0 | URL
저두 읽어야겠네요
닐 님따라쟁이 될테야

양철나무꾼 2013-12-30 09:57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가 되는거야 님의 자유지만요~,
제가 그렇게 건설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못해서리~ㅠ.ㅠ

저는 오히려,
좋은 책도 내시고,
남매도 이쁘게 잘 키우시는 님이 무한 부러울 뿐이고~(,.)

세실 2013-12-17 14:11   좋아요 0 | URL
이책 구입해놓고는 바라보고만 있어요^^
연말이 가기전에 읽어야겠네요.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
무려 철학박사 강신주!! ㅎ

양철나무꾼 2013-12-30 09:58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에서 세실 님도 멋져보이세요.
늘 마음 움직이는 대로 쿨하게 사는것처럼 보이거든요, ㅋ~.

같은하늘 2013-12-18 00:32   좋아요 0 | URL
여전히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항상 책과 가까이 하시고 이렇게 좋은 글도 남겨주시고...
오랜만에 들려 좋은 마음 담고갑니다. ^^
이 책 저도 곧 읽어야겠어요.ㅎ

양철나무꾼 2013-12-30 09:59   좋아요 0 | URL
같은 하늘 님,
정말 오랫만이네요.
반갑다~, 와락~((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18 05:09   좋아요 0 | URL
전 덥썩 에티카 사놓고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못 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으 입문서로 해서 다시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3-12-30 10:0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에티카 중에서,
48가지 감정부분만 끄집어내어,
책과 그림과 얽어낸거라서,
입문서로 적당한지는 잘 모르겠다는~--;

다만 곰발 님처럼 그렇게 섬세한 감성을 지닌 분이라면,
(그간 엿본 님의 글에 미루어~)
강신주에게 따로 감정수업을 받을 필욘 없지 않을까 싶다는~--;

다크아이즈 2013-12-18 07:15   좋아요 0 | URL
인간유형을 세 가지 정도나 분류하면 할 말 없을 것 같았는데,
무려? 48가지 얼굴로 분류했으니.. 제 얼굴은 어디에 넣으면 좋을지 따라가 볼게요.^^*
아침부터 신나는 노래로 시작합니다.~~

양철나무꾼 2013-12-30 10:0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이건 일정부분 우리나라의 교육과 문화적인 부분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너무 감정표현이 서툰 시대를 살아왔으니까요,
부디 그 감정표현이 우리 아이들 대에는 대물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노력하고는 있는데,
감정표현하고 사는것,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 생각만큼 쉽지는 않네요~.

2016-03-19 0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도 나의 책수다는 라디오 북클럽 얘기로 시작이고,

방현주는 이권우의 '여행자의 서재'로 시작을 했으며,

이권우는 김두식의 '다른 길이 있다'를 소개했는데,

나처럼 책밭, 책탑, 책무덤에서 노는 사람도 오늘 소개했던 '김두식'의 '다른 길이 있다'는 생소해서 귀를 기울이게 됐다.

듣다보니 한겨레 토요일판에 연재되던 김두식의 인터뷰들을 묶어낸 것이더라는~^^

 

 

 

 

 

 

 

 다른 길이 있다
 김두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암튼 내가 오늘하려는 얘기는 이권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거다.

실은 얼마전 '여행자의 서재'를 읽으면서 '죽도록 책만 읽는'이나, '책, 휘어진 그래서 지키는'에서 느껴지던 달인의 느낌이 들지 않길래 나의 그의 대한 애정이 예전만 못한건가, 아님 그의 책에 대한 애정이 예전만 못한 건가 했었는데,

오늘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가 수박겉핥기 식의 책읽기를 박학다식한것처럼 위장한게 아니었었나 하는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었다.

"이 뮝미?@"하고 나를 잠시 화딱지 나게 만들었던건,

책 속의 내용 중 고미숙 편을 소개하면서 연암에서 동의보감, 거기서 넓혀 사주명리로까지 관심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방현주 아나운서와 나눈 대화 때문이다.

명리학을 일컬어 길흉화복을 점치는게 아니라 자기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학문이라고 하는 고미숙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수의 기질을 타고나면 유머러스하지만 꼼수를 부리게 되고, 토의 기질을 타고 나게 되면 식욕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자,

방현주가 저는 "목인데요, 그럼 목은요?"라고 되묻는다.

그러자 이권우는 전혀 당황하지도 않고 "안나와있어요."라고 퉁쳐 버린다.

되새김질해 생각해보니,

수와 토의 기질이면 연암과 다산을 라이벌 구도로 그렸던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를 얘기한 것일테고,

이권우가 읽은 김두식 책의 고미숙 부분에 수와 토의 기질 외에 다른 기질에 대한 설명이 안 나와있다는 것이지,

그동안 수많은 책들을 읽고 서평을 쓴 그가 '오행'정도를 못돌려서  '풍'의 기질 정도를 모르고 설명할 수 없어서 안나와 있다고 한 것은 아닐게다.

단지 그가 소개하려는 책과는 상관없는 얘기로 짧은 시간을 잡아먹고 싶지 않아서라는 걸 눈치채게 되자,

그의 내공을 감지할 수 있게 되었고, 나또한 반달 눈썹을 만들어가며 '역쉬, 멋져~^^'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라디오 방송을 듣다보면,

어디까지가 잡담이나 수다이고, 어디까지가 방송인지 모르겠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수위를 적절히 조절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6월

 

이렇게 수위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게 또 있는데, 요번엔 책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이제는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이 번역을 하고,

그리고 서평집을 여러권 낸 작가로 유명한 라디오 PD 정혜윤이 강추한 책인가 보다.

 

 

 이게 다예요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고종석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3월

 

근데, 이 책을 접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걸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걸 책이라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품이 훌륭한 '문학동네'와 '고종석'의 조합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이 되어 나왔을 수 있었을까?

이건 죽음을 앞둔 사람의 죽음에 관한 푸념이나 읊조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거기다가 여든 둘 할머니의 서른 다섯 연하의 애인을 상대를 향한 그것이어서 상품가치가 있었을게다.

글로 쓰여진 모든 것이라고 해서,

종이에 적혀진 글이라고 해서 모두, 책이라고 해도 좋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고,

서른 다섯 연하의 애인을 두고라면 더 더욱 그럴 수 있겠지만,

암튼 난 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가 난 저 '두 손의 아름다움'이란 구절을 놓고 엉뚱하게,

영화 '박하사탕'의 '손이 착하게 생겼던' 그 남자가 떠올랐다.

 

우리는 눈에 익은걸 아름답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성형외과를 영어로 '플라스틱 서저리'라고 하는데,

난 그말이 꼭 인조인간처럼 여겨져서 말이다, ㅋ~.

요즘 얼굴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참 많다.

그리고 웬만한 눈썰미로는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비슷하다.

알게 모르게 성형외과 동창생들이 많아서 그렇단다.

겉으로 봐서 그렇고 그그렇게 비슷한 아름다운 사람들을 구분하는건, 아름다운 마음, 즉 착한 마음일텐데...

요즘은 착하다고 하는건 칭찬이 아니라 욕이란다.

그럼 영화'박하사탕'에서 '손이 착하게 생겼던 남자'는,

마음이 착한데 착하게 생긴 손으로 사람을 두들겨 패는 남자를 편들고 위로하기 위해했던 말인가 보다.

여기서 '손이 착하게 생긴'은 '손이 아름답게 생긴'으로 대치되어도 좋겠다.

그리하여 '손이 아름답게 생긴'은 '손이 이쁜 남자'와 동격이 되어 내가 입에 침을 튀기며 열을 올리는 딱 내 스타일 되시겠다.

 

얘기가 이리저리 메뚜기 튀듯 엉뚱한 데로 튀지만,

엉뚱한 데로 튀는 게 내 주특기이고,

가만히 곱씹어 보면 아주 엉뚱하지만도 않다.

 

눈은 또 다시 비처럼 추적추적 내리고,

여러가지 할 일들로 머릿속만 분주하고,

엉덩이는 땅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오늘 같은 날은,

(뜨뜻한 아랫목에서 군고구마 먹으며 책이나 보는것이 나의 희망사항 되시겠고)

눈싸움 한판을 벌린다아, 으다, 아다~아다, 아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아

하늘이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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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3-12-16 17:17   좋아요 0 | URL
걱정마세요. 전 성형외과 동창생은 아니에요. 제 동창은 찾기가 힘들거에요. 제가 그래도 이런 건 자신있게 얘기할 수가 있네요. 하하하하
전 항상 엉뚱한 생각이 꼬리에 이어집니다. ㅋ 라디오 북클럽이라 그런 것도 있군요. ㅎ
양철나무꾼님은 여전히 책과 책 속에서 사시네요 ㅋ 부러워요 ㅋ 리뷰도 쓰시고 ㅎ

양철나무꾼 2013-12-17 10:34   좋아요 0 | URL
'부러워요'가 앞의 말과 호응인가요, 아님 뒤의 말과 호응인가요?
책탑에 갇혀 사는 제가 부러우시면,
빨랑 왕자님이 되어 나타나 절 구해주시면 되고,
리뷰도 쓰는 제가 부러우시면, 전 양보다 질로 승부하시는 교주님의 리뷰가 부러울 따름이라는~--;

다크아이즈 2013-12-16 20:52   좋아요 0 | URL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양철님의 서재에 오면 믿고 고를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
아니 제 기준에는 넘쳐난다는 것. 어떤 걸 골라야 하나 즐거운 고민. 다 살 순 없으니^^*

양철나무꾼 2013-12-17 10:38   좋아요 0 | URL
어쩌죠, 팜므님~--;
전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가 좀 어려워서 읽다 팽개쳤다는~--;
제가 팜므님 서재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얼마나 고민을 하는지 아실랑가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