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가 머리를 숙이면 부끄럽다는 것이고, 턱을 고이면 한(恨)을 나타내는 것이다. 혼자 있으면 생각에 잠긴 것, 눈썹을 찡그리면 수심에 빠진 것, 난간 아래 있으면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이며, 파초 밑에 앉았으면 꿈이 있다는 뜻이다. 만일 그녀가 서있기를 반듯이, 앉아 있기를 조각처럼 하지 않는다고 나무란다면 양귀비가 치통을 앓고 번희가 머리칼을 만진다고 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박지원이 한 말인 것 같다.
그림 하나를 그리면서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태도를 지적했었던 것 같은데,
마이클 코넬리에 이어 로버트 크레이스를 읽으며 이 구절이 떠올랐다. 
똑같은 외롭고 고독한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싶어서 였다.
 

 

 

  

 워치맨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최필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1월


마이클 코넬리와 로버트 크레이스가 한 동네에 사는 친구라는 건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로버트 크레이스의 <라스트 디텍티브>에 해리 보슈가 카메오로 잠깐 등장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지만, 아직 책으로 만나 보지는 못했다.
‘마이클 코넬리’는 전작을 꼼꼼히 챙겨 읽었지만, ‘로버트 크레이스’는 전작이래야 이제 겨우 세권이어서...어떻게 보면 비교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버트 크레이스의 <투 미닛 룰>을 넘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 책 <워치맨>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 끌어 들이는 흡입력이 좀 약한 데, 그 부분을 참고 읽어내면 참 괜찮은 작품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문장을 짧게 끊어 급박함과 긴장감을 표현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조 파이크의 캐릭터를 표현해 내는 데도 성공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끊어놓으니 호흡이 잦아 맥이 살짝 빠지는 것만 빼면 말이다.

그러고 보니, 군데 군데 직역한 듯한 부분도 있어 거슬리긴 하다.
파이크의 집은 비어 있었다. 그들은 파이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신중을 기했겠지만, 주방에 놓아둔 주소록이 사라졌고,(158쪽)
이 부분은  ‘파이크의 집은 털려 있었다’ 정도가 적절하겠다.

207쪽의,
상완신경얼기는 상완신경총이라고 더 많이 사용하고,
노보카인은 국부마취제로 두루 두루 쓰인다. 치과용 국부 마취제로 주석을 달 필요는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 파이크가 너무 좋아졌는데, 조 파이크는 그의 친구 엘비스 콜(로버트 크레이스가 밀고 있는 명탐정)과도 다르고,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와도 다르다.
내친 김에 이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무엇보다 조 파이크는 친구가 많다.
해리 보슈에게 친구들이 공존공생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 파이크의 친구들은 그의 인간됨을 알고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파이크가 말했다. "선배님이 그리워질 겁니다."
아버지나 다름없었던 사람.
파이크는 트럭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쥐고 있는 패가 형편 없더라도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때때로, 파이크는 더 나은 삶을 꿈꿨다.(270쪽) 

조 파이크와 해리 보슈 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해리 보슈가 ‘마초’인 것과는 달리 조 파이크는 ‘쿨 가이’ 되시겠다.
나이,직업 불문하고 죄다 집적거렸던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고객이라는 구실로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잠든 라킨의 모습은 나이에 비해 어려 보였다. 몸도 작아 보였다. 마치 몸의 일부가 소파 안으로 빨려 들어가버리기라도 한 듯이. 파이크는 이것이 바로 그녀의 솔직한 모습일거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노출되는 모습은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안에서 밖으로. 안쪽 사람은 긴장과 의지로 바깥쪽 사람을 꼭 붙들어놓는다. 바깥쪽 사람은 세상에 내보이는 얼굴이다. 가면, 눈속임, 메시지, 그리고 목적을 이루는 수단. 그것은 안쪽 사람이 단단히 붙들고 있는 동안만 존재한다. 안쪽 사람이 가면을 놓는 순간 바깥쪽 사람은 사라지고, 원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다. 잠은 가끔 그 가면을 벗겨내기도 한다. 술이나 마약, 그리고 극단적인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 단단히 붙들고 있지 않으면 가면은 쉽게 걷힌다. 가면이 벗겨지면 비로소 사람 안의 진짜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속임수는 무엇보다 안쪽과 바깥쪽이 일치하는 곳으로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곳에 가까이 접근할수록 사람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콜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안쪽과 바깥쪽은 완전한 일체였다. 파이크는 그런 점이 부러웠다. 콜이 그것을 설계와 노력으로 이루었는지, 아니면 애초부터 그렇게 타고났던 것인지 궁금했다. 답이 무엇이건 항상 콜을 지켜보며 그런 점을 닮아보려 애썼다. 파이크의 안에는 요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요새는 쓸모가 많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었다.(241쪽)

 이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전작을 찾아 읽게 만든다.

또,커피를 외로움 치료제 쯤으로 달고 사는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커피를 마시기는 하지만 아침에 한잔 정도이다.
먹는 음식도 혼자 있을 때는 샌드위치 정도가 고작인 해리 보슈와는 달리, 조 파이크는 미식가에 웰빙 음식을 즐기는 베지테리언 이다.

무엇보다 내가 조 파이크의 손을 들어줄 수 있었던 건...해리 보슈는 밤이면 여자와 보내거나, 혼자 있어도 간이침대에 엎드려 악몽을 꾸는게 고작이었다면, 조 파이크는 규칙적으로 총기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운동도 꾸준히 한다.

그러니까 하려던 얘기가 뭐냐하면 말이다.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외로움, 고독 따위나 분석하고 있지말고...
나와 내 이웃의 외로움이나 고독, 추위 따위를 돌아보자는 말이다.
왜냐하면 날이 얼어죽게 춥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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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1-14 10:51   좋아요 0 | URL
너무 멋지군요! 뭔가 대단한 걸 얘기할 것 같은데
지극히 당연하지만 잊고 지낼뻔한 것을 결국 이렇게 멋지게 풀어 쓰다니!
양철님의 내공에 헉!하지 않을 수 없군요.ㅋ
이쯤되어주시면 저도 왠지 이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도 커피 좋아하는데. 해리 보슈를 좀 뜯어 봐야겠군요.ㅎ
혹시 외롭고 고독한 건 아닌가요? 그럼 강남으로 건너오시죠.
제가 커피로 따뜻하게 해 드리겠슴다.^^

이쪽엔 영 마음이 가지 않아 물만두님 리뷰대회도 포기상태라능...ㅠㅠ
물만두님이 천국에서 저 보시면 한숨 한번 푹 쉬시고,
"알아요. 괜찮아요. 다음도 있잖아요."하시지 않을까 내 멋대로 상상중입니다. 이그~

양철나무꾼 2011-01-17 00:58   좋아요 0 | URL
멋지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평범한 페이퍼였는데, 님과 여러분의 댓글 덕에 멋져진 것 같습니다.

강남 사시는 군요.
저는 강북이라서...강남 건너가는 일이 요원하답니다.
직장 때려치우고 한번 건너가겠습니다.
그때를 위해서 커피 저축해 놔도 되겠죠?^^

stella.K 2011-01-17 10:2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직장을 그만 두시는 게 더 요원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저의 은행을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자도 붙여드려야겠군요.^^

양철나무꾼 2011-01-18 01:31   좋아요 0 | URL
따뜻한 봄바람이 불 때쯤은 가능할 듯도 하구요.
그 은행, 이자까지 쳐주시고 인심이 후한걸요~^^

글샘 2011-01-14 12:09   좋아요 0 | URL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하라.

빛이 있는 곳에서도, 어둠이 드리운 곳에서도.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까맣게 하얗게,

잿빛으로 초록빛, 황금빛,
그리고 진한 갈색 빛으로 사랑하라.

낮에도 밤에도 먼동이 틀 무렵에도,
열린 창문으로 나를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버리지 마라.

아니면 나를 사랑하지 마라.

둘세 마리아 루이나스, <날아가는 어떤 꿈의 감시원>

양철나무꾼 2011-01-17 01:02   좋아요 0 | URL
우와~이 시 아주 멋져요.
이 시인 좀 더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시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1-14 12:39   좋아요 0 | URL
어제 진짜 얼어죽게 춥더군요. ㅠ

그렇지, 외로움, 집착, 고립, 광기에 대한 찬미는 20대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생산의 시기잖아요. 주위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해리 보슈 보다는 조 파이크 같은 타입을 좋아해요. 나두 그렇게 되고 싶구요.
따뜻하면서도 절제하는 사람, 절제를 통해 주위에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1-17 01:05   좋아요 0 | URL
그쵸? 해리보슈보다는 조 파이크가 낫죠?^^
근데 조 파이크보다는 매튜 스커터가 좋아요, 저는.

cyrus 2011-01-14 14:44   좋아요 0 | URL
장르소설 속에는 각기 다른 개성적인 성격의 탐정들이 많이 있네요.
이번에 소개하신 조 파이크,, 정말 괜찮은 캐릭터인데요 ^^

양철나무꾼 2011-01-17 01:07   좋아요 0 | URL
괜찮다 뿐이겠어요, 매력적인 캐릭터죠.
조 파이크 같은 남자 소설 속에서 걸어나오지 않나 모르겠어요~^^

잘잘라 2011-01-14 16:27   좋아요 0 | URL
'파이크 안에는 요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요새는 쓸모가 많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었다'...

요새는 외로운 공간이다,에 공감 백만개요.

콘크리트-폐쇄-단절-단절-단절.. 단절을 끊고, 닫힌 문을 열고, 콘크리트를 콘크리트를 쳐부수고? ㅜㅜ

양철나무꾼 2011-01-17 01:16   좋아요 0 | URL
파이크-명사;헤엄치는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긴 몸의 포식 물고기
-옥스포드 아메리칸 사전

이 소설 첫 부분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요새가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보자구요~^^

애쉬 2011-01-14 16:32   좋아요 0 | URL
아, 쿨가이란 말이죠?
고독하고 외롭고 쓰라린 남자 주인공 참 멋지긴 하지만,
제가 고독하지 않고 그다지 외롭지 않고 거의 쓰라리지 않다보니, '멋' 이상은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헤리 보슈가 그냥저냥인가 봐요.
근데, 쿨가이란 말이죠? 아하~~~ 조 파이크. 접수.

양철나무꾼 2011-01-17 01:22   좋아요 0 | URL
그니까~~~애쉬님도 해리보슈 시리즈 몇 개 읽어 주셨잖아요.^^
전 마이클 코넬리 것, 반은 제가 좋아하는 역자 때문에 읽었어요.
로버트 크레이스가 말예요, 장르 소설을 읽는 분이라면 은근 매력 있더라구요.
전 워치맨보다 투 미닛 룰이 더 멋졌어요.

아이리시스 2011-01-14 18:45   좋아요 0 | URL
오호라! 고독.
그러니까 혼자 커피마시는 것도 고독이란 말이죠.
남자가 하면 좀 궁상같기도 한데,,
너무 고독,광기에 집착하면 별로지만, 어떤 사람의 숨겨진 고독의 내면은 좋아해왔어요.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외로움, 고독 따위나 분석하고 있지말고..
나와 내 이웃의 외로움이나 고독, 추위 따위를 돌아보자는 말이다.]
이거 좀 힘들겠지만 반드시 그래야겠다..^^

양철나무꾼 2011-01-17 01:2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 ‘고독’이 궁상스럽기는 한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해주면 ‘쫌’ 멋지잖아요.
내가 이래서 장르소설에 홀릭하나 봐요.^^

순오기 2011-01-14 21:42   좋아요 0 | URL
오호~ 양철나무꾼님 읽는 책, 저자나 주인공은 나한테 낯선 분들이지만... 마지막 결론은 너무 멋진데요!! 추천 꾸욱~~~

양철나무꾼 2011-01-17 01:29   좋아요 0 | URL
좀 멋졌어요?^^
누차 얘기하지만, 제가 멋진 게 아니라 장르소설 속의 그들이 이렇게 멋지구리 하다니까요.
저는 순오기님의 리뷰나 페이퍼들을 통하여, 또다른 책들을 만나는 걸요~^^

루쉰P 2011-06-22 21:19   좋아요 0 | URL
아...멋지네요. 제가 꿈꾸던 인간상이 여기에 있어요. ㅋ 고독계의 지존, 절대 최강자!! 해리 보슈와 조 파이크 이 두 사람 직접 만나봐야 겠어요. 흐흐흐
전 우울하고 처질때 읽고 싶은 작가를 만나면 의욕이 생기는데 양철댁님 덕분에 만난 것 같아요. 완전 감사해요. 흠..뭔가 마음 깊숙이 의욕이 확 솟네요. 케케케!!
 

눈이 징하게 내린다. 
아침에 나올때만 해도 괜찮았는데...차를 모시고 퇴근하게 생겼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면,
눈 오는 날 이 노래를 불러주겠다던 사람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눈을 걸고 하는 맹세 따위는 믿지 말아야 한다. 
내린 눈이 녹아 사라지면 맹세도 잊혀지기 마련이니까. 

 눈(김효근 작사/작곡)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 잊어 버리오
가슴에 새겨 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되어 산길 걸어 간다오

      

아무리 뒤져도 최현수가 부른 건 없다.
이 사람 누군지 모르지만, 목소리가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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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1-11 16:32   좋아요 0 | URL
MBC대학가곡제에서 상 받은 곡이잖아요. 저도 이 노래 참 좋아해요. 당시 서울음대 다니는 여학생이 불렀었는데...
바리톤 최현수도 불렀었군요.
여기는 가늘게 눈발이 날리다 말다 하는데 서울은 많이 오나봐요. 운전 조심하세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2:32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노래를 '하이 바리'로 들어서 그런가...
여자보다는 최현수의 그것이 좋더군요.

차는 직장 주차장에 모셔두고, 지하철 타고 퇴근했습니다~^^

cyrus 2011-01-11 17:50   좋아요 0 | URL
여기 대구는 아직 눈이 안 와요. 밤에 올려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밤에 눈이 안 왔으면 좋겠네요. 눈이 어느 정도 쌓이게되면
한밤중에 편의점 주변에 눈 치워야하거든요. ㅠ_ㅠ

양철나무꾼 2011-01-13 02:33   좋아요 0 | URL
눈 와서 눈 치우셨어요?^^

대구는 눈 잘 안오잖아요?
내가 대구로 이사가면 되겠다아~^^

느린산책 2011-01-11 21:05   좋아요 0 | URL
하루종일.. 눈이 원없이 내립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02:33   좋아요 0 | URL
원없이 내리는 눈을 하루종일 원망했어요~^^

잘잘라 2011-01-11 22:04   좋아요 0 | URL
차를 모시고 퇴근, 하셨어요?

울산 하늘은 종일 새파랳어요.

눈이 쌓이면 눈이 소리를 많이 흡수해서
실제로 세상이 조용해진다던데..
오늘밤 서울은 고요한 밤, 이겠군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2:3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눈이 쌓이면 눈이 소리를 많이 흡수해서
실제로 세상이 조용해지는 군요.
댓글이 한편의 시 같아요.

고요한 밤인지는 모르겠는데...환한 밤이었어요.
형설지공이 생각났다고 할까?

세실 2011-01-11 22:07   좋아요 0 | URL
이곳 청주에도 눈이 내립니다. 아이들과 눈 밟으면서 장난치기는 했지만 내일 상가에 가야 하는데 걱정되네요. 청주에서 왕복 2시간 30분 소요되는 곳이지만 꼭 가야 하는데....
눈 그만좀 오렴^*^

양철나무꾼 2011-01-13 02:37   좋아요 0 | URL
상가는 잘 다녀오셨어요?
청주에서 왕복 2시간30분이면 어딜까 싶어 지도를 들여다 봤어요.
(길치에 방향치여서...들여다 봐도 모르지만~)
운전 조심하시구요~^^

세실 2011-01-13 06:36   좋아요 0 | URL
호호호 충주였답니다. 청주에서 6시30분에 출발하여 집에 돌아오니 10시 30분. 오는 길에 저는 살짝 졸고요. 다행히 운전은 옆지기가 했답니다. 제 친구였지만 함께 가주었어요. 무척 고맙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1-01-17 01:32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 봤네요.

덕분에 멋진 데이트 즐기셨겠는걸요~^^

꿈꾸는섬 2011-01-11 22:08   좋아요 0 | URL
눈 오는 날, 너무 좋은데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2:38   좋아요 0 | URL
혹시, 개과?
전 개띤데...왜 눈이 그런가 모르겠습니다~^^

blanca 2011-01-11 23:03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태어나서 난생처음 눈이 오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아이랑 같이 눈을 맞아 봤답니다.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퇴근길 힘드셨겠어요. 이쁜 추억을 가지고 있으시군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2:43   좋아요 0 | URL
전 눈을 심지어 먹어보기까지 했어요.

아들 일곱살 때 눈사람을 만들어 바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박스에 넣어놓은 걸, 초코시럽 딸기시럽 뿌려 잘 먹어주셨는 데 말이죠.

눈이 이쁜 추억이 아니고, 눈사람을 먹어버린 게 이쁜 추억이예요.
감사해요~
덕분에 이쁜 추억을 끄집어 낼 수 있었고...
덕분에 '눈'노래는 접어 둘 수 있을 것 같아요~^^

2011-01-12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03:00   좋아요 0 | URL
ㅎ,ㅎ...이 노래처럼 아름답지는 않구요, 미화시키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 면으로 미루어 볼 때, 전 좀 시니컬 한 듯~^^)

근데, 이 노래 참 좋네요.


책가방 2011-01-12 01:58   좋아요 0 | URL
목소리 맑은 저분... 바리톤 조병의.... 라고 나옵디다..ㅋ

전 비오면 생각나는 사람 있는데..ㅋ

양철나무꾼 2011-01-13 02:57   좋아요 0 | URL
비보다는 눈이 낫네요.
겨울 한철만 고생하면 되니까~^^

감은빛 2011-01-12 05:08   좋아요 0 | URL
눈 하면 생각나는 건 지겨운 군대의 기억과 작년 1월의 악몽같던 날들의 기억.
오늘 그 악몽이 되풀이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마침 책팔러 나간 길에, 선배들이 눈 내리는 걸 보고,
'눈 오면 장사 안되는데, 접고 술이나 마시고 싶다!'하더라구요.
정말 장사 더럽게 안되는 날이었습니다.
용기있게 접고 술이나 마셨더라면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을텐데 말예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3:06   좋아요 0 | URL
남자들은 눈하면 군대얘기를 빼놓지 않더라구요.
추억이라고 하기엔 아직 시간이 덜 흘렀나 보군요~^^
군대도, 작년 1월도~~~

아웅, 절 부끄럽게 만드시는군요~ㅠ.ㅠ

감은빛 2011-01-14 02:56   좋아요 0 | URL
그렇다기보다는 너무 강렬한 기억이어서라고 할까요?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눈이란 걸 몇 번 본적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근무했던 곳에선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눈이 오더군요.
2월과 3월에는 폭설도 정말 자주 오더라구요.
눈이 오면 안그래도 경계근무 서느라 늘 부족한 잠을 못자고,
밤새 눈을 치워야했으니(안그랬으면 보급을 못받아서 굶어죽거든요.)
눈보라에 철책선이 넘어져서, 그걸 밤새 붙들고 서있었던 적도 있었구요.

아마 평생 이야기하고 살 것 같은데요. ^^

그런데 부끄럽게 만들었다는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가끔 양철나무꾼님 말씀은 중간단계를 생략해서 못 알아든는 일이 있네요. ^^

양철나무꾼 2011-01-14 03:09   좋아요 0 | URL
ㅎ,ㅎ...나름 치열한 삶을 얘기하는 데, 전 옛추억 나부랭이나 떠올리고 있었다는게 부끄럽다는 얘기였습니다.
도대체, 제 이 띠엄 띠엄은 어찌하여야 고칠 수 있으려는지, 에효~ ㅠ.ㅠ

아이리시스 2011-01-12 15:41   좋아요 0 | URL
저도 눈이랑 관련된 군대의 기억 있어요.
동생 첫휴가때인데 엄마랑 둘이 면회 갔어요. 홍천.
여긴 눈이 거의 안오니까 눈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고,
사실 겨울에 눈이 오는 동네로 여행가는 것도 못할 짓이던데요.
저 원래 눈오면 활짝 웃으면서 막 뛰어다니고 그런 스타일아닌데
요즘 눈내리는 윗지방이 너무 그리워요.
사진 보여줘요. 보여주세요, 아하하.

양철나무꾼 2011-01-13 03:22   좋아요 0 | URL
몇 년 전 설악 눈꽃 열차 탔던 기억 나네요.
올해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 때문에...그쪽으로의 여행이 누가 될 수도 있겠네요.
눈 사진이라~
제가 사진을 좀 못 찍어...
다음 번 그림처럼 눈이 한번 내려주면 고려해 보지요.ㅋ~.

카스피 2011-01-12 21:28   좋아요 0 | URL
정말 눈이 많이 오네요.저처럼 뚜벅이야 상관없지만 차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은 걱정이 많으시겠더군요.근데 내일 모레 또 온다고 하네요ㅡ.ㅜ

양철나무꾼 2011-01-13 03:25   좋아요 0 | URL
올해 운기에는 눈이 많다는데 많대요~
오히려 저야 상관없지만, 운전이 생업이신 분들 생각하면 말이죠.ㅠ.ㅠ

글샘 2011-01-12 23:21   좋아요 0 | URL
눈이 뭐래요? ㅋㅋ
여긴 눈은커녕 비도 안 오네요.
주말에 놀러가려는데, 눈오는 동네는 못가겠군요. ^^

눈오면... 조금 멜랑꼴리해지시는 모양인데요...
따끈한 차라도 한 잔 하세요~ 기분 풀어지도록...

양철나무꾼 2011-01-13 03:28   좋아요 0 | URL
눈 안 오는 동네 어디로 놀러 가실까요?
온 나라가 광우병이다 조류독감이다 해서 속 시끄러워요.
어디 눈 안 오는 동네로 다녀오세요~^^

같은하늘 2011-01-13 16:18   좋아요 0 | URL
정말 이번 겨울은 징하게 춥고, 눈도 많이 오지요?
저희집 아파트 단지는 지금도 딱딱하게 얼어붙으 눈이 하얗게 있어요.
오늘 아침 외출을 위해 어제는 밖에 며칠동안 묵혔던 차의 눈을 치우고, 녹이느라 30분은 걸렸나봐요.ㅜㅜ 근데 양철나무꾼님은 직장 다니시면서 새벽 늦게까지 잠도 안주무시고, 그 많은 책들은 언제 다 읽으실까요? 존경스러워요~~~^^*

양철나무꾼 2011-01-14 03:10   좋아요 0 | URL
내일도 눈이 많이 온대요.
밤에 못 자는 건 병이예요. 고쳐야죠~^^

비로그인 2011-01-13 23:48   좋아요 0 | URL
매일 9시 30분, KBS 1FM 라디오를 켜면 나오는 우리 가곡.
가곡은 곡도 좋겠지만 저는 가사가 참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뭘까,, 조선시대 시조 같기도 하고, 한편의 짧은 수필 같기도 해서 마음을 녹이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종종 있습니다.

흠. 내일 연주회 보러 가는데 그 멋진 음악만큼, 아주 여리게 눈 좀 오셨음 좋겠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1-14 03:13   좋아요 0 | URL
우와~부러워요.
연주회도 다니시고,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고 계신 듯~^^
전 직장에서 CBS-FM들어요. 맨트가 적어서 편하더라구요.
93.1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이 참에 바꿔 봐~?^^
 
좀 더 가까이 - 북 숍+북 카페+서재
김태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책 날개 안쪽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이 질문과 대답은, 내가 남편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때처럼 '때때로'이다. 

난 누군가의 말처럼 외롭고 고고한 척 하는 종족이어서 그런가...
항상 행복하지는 않다, 때때로 행복하다.  
남편과 함께 사는 것도, 때때로 축복이다. 

그간의 나라면...이책에서처럼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할 수 있었겠지만,
요즘의 나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행복한건 '때때로'이다.
책을 읽다보니, 책 속에만 빠져 있지 말고...책에서 걸어나와 실천에 옮기라고 나를 부추긴다는 걸 깨달은 지 얼마되지 않았다.
책속에서와 실생활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낄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고,
삶을 미화시키려만 드는 책들이 시큰둥하기만 하다. 

그러니까 이 책이 내게 다소 그랬다.
원래 그런 류의 화보집인 줄 알고 고르긴 했지만,
책 속의 사진들이 자석을 품은 것처럼 날 마구 잡아당기긴 했지만,
이런 식의 북숍, 북카페,서재 라니...너무 단정하고 가지런하고 반짝거려 숨이 막힌다. 
책을, 북숍을, 북카페를, 서재를...보여준다기 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품이 훌륭하다고 해야할까?  

이 책에서 소개한 공간들은 책의 존재가 가장 잘 부각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곳들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이에도 좋다'는 속담처럼, 잘 꾸며진 공간에서 읽는 책이 머리에 더 콕콕 박힐 것 같습니다. 작가 엘리아스 카네티가 카페를 '군중 속의 혼자'가 되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말했다는데, 책이 있는 공간도 이 표현과 그럴듯하게 잘 어울립니다.(11쪽) 

근데, 난 저자랑은 다른가 보다.
잘 꾸며진 공간보다는 편안한 공간이라든지, 정신의 무장해제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읽는 책이 머리에 콕콕 박히니까 말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독서 모드는 온돌방의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이불 쓰고 엎드려서 이고,
뒷동산이 보이는 집 뒷베란다 나무 탁자에 앉아 코코아를 호호 불거나 스낵류를 사각거리며 먹으면서이다.
 
북숍, 서점을 이용하는 비율은 예전엔 대형서점과 동네서점의 비율이 50 대 50이었다면,
요즘은 많은 책들을 알라딘을 이용해 구매한다. 
예전처럼 서점들을 돌아보며 펼쳐보고 책을 고르는 상황이 연출되기 힘들다. 

이야기의 처음에 있는,
"그래서 지금 행복한가요? 저는 행복합니다.ㆍㆍㆍ"
라고 한 사람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장 윤성근 씨란다.  

ㆍㆍㆍ보통 헌책방은 사람보다 책이 우선이다. 그러니 효율성과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굳이 헌책방에 갈 이유가 없는 건 당연했다. 그는 먼지와 사투를 벌이는 속에서 헌책방 주인은 책이 아니라 사람과 더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몇 년의 경험과 책에 대한 애정이 버무려져 탄생한 곳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다.(76쪽)

그러니까 이 책을 통틀어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서점, 북카페의 형태가 바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의 형태이다.
집이랑 회사의 중간 쯤에 있으니, 날 잡아 들려봐야 겠다. 

Space Comment 의 '책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꼭지를 옮겨오면 이렇다. 

1.미디어를 믿지 않는다. 
대중매체에서 추천하는 책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추천한다고 무턱대고 읽기보다 스스로 필요한 책을 찾아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깨달음이 크다. 

2.실용서보다 인문서를 읽는다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 있는 책은 대부분이 실용서이다. 사고의 깊이보다 즉흥적인 처세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물고기를 낚아주기보다 낚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인문서를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읽기를 시도해보면 그 어떤 재미와도 비교할 수 없다. 

3.이유를 생각하면 책읽기가 더 재밌다.
고전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건 내용이 복잡하고 낯선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읽고 싶은 책을 선택했다면 작가가 왜 썼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고전의 공통점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다.모르기 때문에 어렵지 알면 무엇이든 재밌다. 

개인적으로 숨막혔던 서재도 있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책이 한가득 쌓인 책장을 보며 뿌듯해하는 것과 달리 꼭 필요한 것만 있어야 한다는 실용주의자다. 그런 성격이 책을 정리하는 데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높이가 들쑥날쑥해 보기 싫거나 책등이 예쁘지 않은 책은 화이트 파일함 안에 넣어 보관하거나 붙박이장 안쪽에 정리해둘 정도다.(117쪽) 

여기서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다. 

부록으로 나온 Wish list는 보면서 내것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내 취향이 다소 올드해서 그렇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본다면 인테리어 팁이라던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호사를 누릴 것이고...
무엇보다도 많은 책이 꽂혀있는 서가를 보는 것만으로 영혼이 위로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한번 쯤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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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1-11 10:17   좋아요 0 | URL
언제부터인가 책에 치이고 있으면서도 정리하지 못하는 욕심은 무언지..ㅎㅎ

양철나무꾼 2011-01-13 02:01   좋아요 0 | URL
대문 사진 바꾸셨네요~^^
전 먼저 것도 좋은데...

저도 치이고 정리하지도 못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살들마냥 끌어안고 살았었거든요.
올해는 좀 격하게 결심하고 정리해 보려구요~^^

잘잘라 2011-01-11 10:54   좋아요 0 | URL
「책을, 북숍을, 북카페를, 서재를...보여준다기 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품이 훌륭하다고 해야할까?」 이 책은 타겟이 완벽해요. 책 읽는 사람. 그리고, 책 읽는 사람들이 솔깃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환상? 낭만?.. 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품'으로 잘 만들어냈다는 생각~ ^^;; 베스트셀러가 된다면(벌써 그런 모양이지만..) 그건 기획의 승리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02:06   좋아요 0 | URL
책의 장점과 타겟을 분류해 내시는 걸 보니...오홀~!!!
전 이런 분석에는 한없이 약해요.
아니 어쩜 이런 것 앞에서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지도 몰라요~^^

2011-01-1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3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01-11 12:16   좋아요 0 | URL
'때때로' 좀 더 잔인하게는 '어쩔때는....' 좀 긍정적으로 '꾸준히' ㅎㅎㅎ
저도 그래요. 물론 행복하길 원하지만 '아~ 난 행복해!' 하면서 취해 살기를 원치는 않아요. '때때로' 즐겁고 기쁠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때대로 행복해야 행복이기도 하고요.항상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 무료 같기도 하고....

저는 '때때로' 라는 말이 콕 와 닿아서 맘 속으로 '나도'라고 말했어요.
'책과 함께 하는 저는 행복합니다,' 라고 당당히 말하는 작가의 고백에는 과연? 이라고 의문도 살짝 들고요.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저에겐 양철나무꾼님의 '때때로'가 훨신 와닿는 말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02:13   좋아요 0 | URL
근데, '때때로'가 '네버'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나 '가끔'보다는 매력적이잖아요.
'차좋아'님처럼 그래도 한분 정도는 동조해 주시니...
그래도 덜 부끄럽숩니다.

마녀고양이 2011-01-11 15:45   좋아요 0 | URL
같이 가요, 같이 가...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잼나겠다....
나두 데려가면, 내가 애교 엄청 떨어줄게,, 데려가주라. ^^

리뷰의 첫머리 넘 맘에 든다.
'책 속에만 빠져 있지 말고...책에서 걸어나와 실천에 옮기라고 나를 부추긴다는 걸'
이거 너무 맘에 들어요. 나두 그렇거든. 정말 공감공감. 우리처럼
추리소설 환타지물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실 책 세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죠. 아하하.
빠져나와야 해... 아자!

양철나무꾼 2011-01-13 02:15   좋아요 0 | URL
일단 내가 퇴근 길에 들러 한번 간을 보고...
그리고 마고님을 모시도록 합지요~^^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책에서 쫌 걸어나와줘야 할 듯~^^

cyrus 2011-01-11 17:49   좋아요 0 | URL
이 책,, 포핀스님의 서재에도 본 거 같은데,, 재미있을거 같아요.
저는 책이 가득한 서재 사진이 있는 책을 좋아하거든요.
예전부터 이상북에 관심이 있었는데 꼭 찾아가봐야겠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1-13 02:18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이 가득한 서재는 좋은데...너무 단정하면 숨 막혀요~^^
이상북에 관심있으시다면...서울까지 행차~?
인터넷 숍도 운영하고 있잖아요~^^

꿈꾸는섬 2011-01-11 22:11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저도 가보고 싶어요.^^

양철나무꾼 2011-01-13 02:19   좋아요 0 | URL
한번 날 잡죠~^^
직장에선 20분, 집에선 10분 정도 걸리겠습니다.

카스피 2011-01-11 23:15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 이름은 들었는데 아직 가보진 못한것 같네요.예전에는 전국의 헌책방을 전전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심드렁해서인지 서울에 있는 헌책방도 잘 안가게 되네요ㅡ.ㅡ

양철나무꾼 2011-01-13 02:22   좋아요 0 | URL
전 헌책방은 잘 안 가게 돼요.
헌책방은 나들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래도 일에 치여 나들이 할 체력이 안 따라주는 듯 해요.
고로 서울의 헌책방도 잘 안 가게 된다는 말씀은...체력 안배를 잘 해주셔야 합니다.로 해석 돼요~^^

아이리시스 2011-01-12 15:45   좋아요 0 | URL
때때로 행복, 때때로 축복. 이거 맘에 들어요.
매일 행복하고 싶지만 그건 또 숨이 막힐거예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완전 예쁠 것 같아여.

근데, 젤 마지막 인용구, 화이트 보관함 저건 뭘까여?
서랍에 넣는다는 건가. 줄이랑 크기맞춤. 으악.
경기 일으킬뻔 했어요.
저 분은 우리집 와서 책이 놓인 꼬락서니를 보면 날 사람 취급 안하겠다.. 아하하.

양철나무꾼 2011-01-13 02:24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사람이 그러고 어떻게 살아요?
저는 좁은 집구석 여기 저기 덩치로 쌓여 있다 못해서, 책으로 발야구를 하게 생겼는걸요,ㅋ~.

글샘 2011-01-12 23: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언제나 때때로를 붙여야 정확하지만...
뭐, 그렇다고 맨날 때때로를 입에 달고 살 순 없잖아요.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행복하게...
그러면서도 그저 행복하나도 생각하고 살면 되죠. ㅎㅎ
저는 정리란 게 팔자에 없는 인간이어서... ^^ 헌책방 스탈이 맘에 듭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02:29   좋아요 0 | URL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행복하게...이 말 왕 쿨하게 들리는걸요.

저는 제 앉은 자리만 깨끗하면 된다 주의여서, 주변이 아무리 돼지우리여도 잘 살아갈 수 있는데...
근데 만약 남편마저 '정리란 게 팔자에 없는 인간' 이라면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네요~^^

같은하늘 2011-01-13 16:21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저도 가보고 싶네요. 저도 자유스런 모습으로 책 보는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엎드려서 책을 보고나면 뒷 목과 어깨가 아파서 이젠 그 자세가 안되요.ㅜㅜ

양철나무꾼 2011-01-14 03: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아들 앞에서는 바른 자세로 책을 보려고 노력을 해요.
그래도 자꾸 눕게 되고 엎드리게 되는 걸 보면 나이탓~?^^

2011-01-13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4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4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7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 엄 원 태 -                                   

염낭게나 집게, 아무르 불가사리나 바지락은 갯벌의 모래를 씹어서 유기물을 빨아 먹고 깨끗해진 모래만 다시 뱉어낸다. 그들은 갯벌의 청소부들이다. 가령 누군가의 말을 씹어서, 오물거리면서, 맛을 보고, 자양분을 섭취한 후, 다시 뱉어낼 수는 없을까.

민물도요나 알락꼬리마도요는 갯벌에 미동도 없이 서 있다가, 염낭게나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가 구멍 밖으로 나올 때 날쌔게 잡아채 먹는다. 도요새들에겐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다만 마음의 어떤 집중이 필요하리라, 마음에도 정신적인 측면이란 게 있다면. 아마도 마음의 육체적 측면, 즉 말이 미처 되지 못한 생각은 거기도 고요와 침묵의 뒤범벅으로 붐빌 테지만.

주꾸미의 모성은 눈물겹다. 오십여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제 새끼들 곁을 지킨다. 다시 말하지만, 주꾸미는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이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40센티미터 정도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두었던 손을 내밀어 뻗치게 되는 그 거리를 40센티정도로 봤었던 것 같다.

상대를 향해 바짝 다가갔다가 물러나는 방법은 보슈가 이 작은 취조실에서 거의 1만 시간 가까이 경험을 쌓으며 터득한 기법이었다. 상대를 향해 다가가서, 상대가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40센티미터 남짓의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가 원하는 것을 얻은 뒤 뒤로 물러나는 것. 이건 잠재의식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경찰서 취조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진술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건 진술의 뉘앙스를 해석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은 것들이 더 중요할 때도 있었다. 
                                                  마이클 코넬리 '블랙에코' 중에서

 

마녀고양이 님의 '50cm떨어져서 함께 하기 연습'이란 페이퍼에 이런 댓글을 달았었다.
50센치미터는 넘 멀다, 공감의 교집합이 없잖아.
30센치는 안 되겠니?^^
 
하루종일 나를 붙잡은 생각이 있었는데,
사람과 사람은 어느 정도 이상 가까워질 수가 없다.
40센티미터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다.
그 선을 명확히 할 줄 알아야 우리는 서로에게 가까운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럼, 내게 가까운 사람이란 누구일까? 
내가 땅을 사도 배 아파하지 않는 사람, 아니 적어도 배 아픈 맘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같이 걱정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나는 이 모든 것들에 우선하여, 내 영혼을 간섭하려 들지 않는 사람을 꼽고 싶다.
내 영혼이라는 것이 반짝거릴 수 있는 별이라면,
내 영혼이 반짝여 빛날 수 있도록 적당히 떨어져 적당한 밝기를 지니고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비밀은 털어놓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도 벅찬고로... 

내 생각에, 가까운 사람과 평생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지켜야 할 비밀 따위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는 일이다. 
이런 논리로라면 비밀은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게 그럴듯 하겠다,ㅋ~.

곁에 있는 가까운 사람과는 그저 차나 한잔 마실 일이다. 
이쯤 되면 외로움이나 고독이, 끈적거리는 애증보다 더 사치스러운 감정이 아닐까?   


고상하게 '회사를 관두고'가 아니라, 회사를 때려치우고 '작은 북카페 하나' 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어릴적 내 막연한 희망은 '작은 북카페'도 아니고, '헌책방'이나 '만화가게' 였지만 말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회사를 관두면, 또 언젠가 은퇴할 나이가 되면 큰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그러면서 적당히 폼도 나는 '작은 북 카페 하나' 하고 싶다는 사람. 이 책은 그런 희망사항을 나보다 먼저 현실로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4인의 북 카페 주인장으로부터 북 카페 오픈부터 운영까지 현실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꼼꼼히 배울 수 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나만의 서재.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북 마니아 8인의 책 공간을 통해 나만의 서재를 꾸미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미를 일로 승화시킨, 일을 또 다른 사업으로 확장시킨 10인의 개성 강한 북 숍 주인장의 운영 노하우와 함께, 32개 책 공간에서 뽑은 139권의 눈에 띄는 책 정보도 엿볼 수 있다.  '알라딘 책 소개'인용

 엄원태의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를 읊조리고 앉았더니,
중2 되신 아드님(?)이 '갯벌에서 살아남기'라는 초딩용 만화책을 사달란다.
그렇담 난 또 가만 있을 수가 없지...'대한민국 갯벌문화 사전'을 슬그머니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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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1-05 21:28   좋아요 0 | URL
에이, 그게 뭐야...
이건 가까운 사람이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이잖아..
비밀도 안 털고 솔직하지도 않고 차나 한잔 마실거라면..
그리고 그건 자기가 가깝고 싶어서 그냥 유지하는 사람인거지,
상대 입장에서는 전혀 가까운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을듯 한데?

하지만 글은 참 이쁘네요... ^^
음... 북카페에 대해 말하라면,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거지. 큭큭.
장사는.......... 장사더라구염.

양철나무꾼 2011-01-05 21:54   좋아요 0 | URL
히히히...반어법의 미학이라는 게 있잖아요~?^^

북카페에 대해서 뭔가 더 아는 듯한 분위기?
일단은 저 책으로 급한 궁금증은 해결 보고,
언제 날 잡아 쫒아가야 겠다, 일산으로~

세실 2011-01-05 23:21   좋아요 0 | URL
대학로에 북카페라고 해서 들어가 보았지만 정작 어두컴컴해서 읽을수 없었어요.
전 북카페 직접 차리기는 싫고 친한 벗이 해서 언제든지 스스럼없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님이 청주에 열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단골 커피숍에 책이나 좀 가져다 줘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37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청주를 경유하기는 했어도 가 본일이 없는 것 같네요.
저도 말만 저렇게 하지,
그동안 책을 좀 아껴서 남 빌려주지도 잘 못하고 도그지어도 못했던 위인이라...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님의 단골 커피숍에 바람처럼 함 나타나면 돼죠~^^

잘잘라 2011-01-06 00:39   좋아요 0 | URL
좀 더 가까이, 찌찌뽕~~~~ 땡! 치러 왔어요.

저는 사실 북 카페 보다는 라면 가게(또는 만두 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이 책은 책 수납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서 보려는 건데.. 혹시 모르죠.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재밌는 일이 생길지두요? ^^

님이 북카페를 여신다면,,, 저는 우선 익명으로 한 번 가볼거예요. 그날이 어서 오기를~~~

양철나무꾼 2011-01-08 03:39   좋아요 0 | URL
이 책 어제 받았는데...님처럼 건축이나 디자인 쪽, 수납 아이디어를 얻을 요량이 아니면 샘나고 부러워서 영혼이 황폐해질 것 같아요.

저 만두 엄청 좋아하는데...만두 먹으러 가야겠다~^^

프레이야 2011-01-06 02:38   좋아요 0 | URL
40센티미터요? 아항 그렇구나..
내 영혼을 간섭하려 들지 않는 사람, 나를 진정 사랑한다면
그런 조건을 갖춰야 하겠죠. 정말 그런 사람이면 좋겠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이지 말이에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49   좋아요 0 | URL
전에 <번지고 스며...물든다>에서도 잠깐 얘기했었는데...

혼자 번지고 스며서는 물들지 않는다.
물들고 싶은 대상도 내어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옮아 가고 닮아 가는 것이다.
본질이나 본성을 잃게 되면,그건 물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나 개혁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본질이나 본성을 존중해 주자는 얘기지요~^^

hnine 2011-01-06 04:49   좋아요 0 | URL
예전에 남편이 혼자 지내던 집은 학교에 딸린 집이고 카페는 아니었지만 오다가다 아무나 들러서 커피 한잔 하고 얘기도 하다 가고, 그런 집이었더라고요. 남편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대신 집이 엉망진창이던 말던 개의치 않고 그냥 오는 사람 막지 않았던 것이지요. 반면 제가 혼자 지내던 방은 역시 학교에 딸린 기숙사 방이었는데 친구는 물론이고 손님이 참 없는 방이었어요. 별로 어지럽혀져 있지도 않았음에도 누가 제 방에 방문하는 것이 부담가고 신경 쓰이고, 제 공간이 침범 받는 것 같고, 그렇게 뾰족했었거든요. 그 성격이 지금까지도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네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제 집을 저렇게 카페처럼 개방하고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것보다도 제 마음이 그만큼 열리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 책 표지가 참 사람을 끄는군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5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중적이예요.

직업적으로의 저는 남편 분이랑 가깝고, 원래의 저는 hnine님이랑 가까워요.

또 책은 엄청 아껴서 도그지어나 밑줄 긋는 것도 힘들어 하는 고로...
잘 성사될지는 미지수예요~

저 책 표지가 좀 그렇죠?
화보가 참 많이 나오는 데 매력적이예요.
사진이 자석 같아서...절 자꾸 잡아 끌어요.

머큐리 2011-01-06 09:24   좋아요 0 | URL
쿨하신 양철님도 북카페의 로망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3:54   좋아요 0 | URL
네, 말 그대로 로망이요~ㅋ,ㅋ.

다락방 2011-01-06 09:47   좋아요 0 | URL
사람과 사람이 어느정도 이상 가까워질 수 없다는 양철나무꾼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친하거나 가까워지고 싶다는 명목으로 우리가 그들곁에 가까이 다가가는건 거의 대부분 침범일 때가 많죠. 다 너를 사랑해서야, 라는 말로 허울좋게 감싸고 말이지요. 사람마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 같지 않은데 자기 기준으로만 판단해서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고 할때는 정말 답답하죠.

비밀을 털어놓는건요, 양철나무꾼님.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비밀을 들은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니까요. 만약 누군가에게 비밀을 말했는데, 상대가 그걸 언제든 발설할 것 같은 낌새를 보이는 사람이라면, 비밀을 말한 나는 전전긍긍하게되죠. 이 사람에겐 무얼 말해도 밖으로 새나가지 않지, 이 사람은 내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나를 쉽게 가질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아,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사람은 참 드물어요.

제가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요 양철나무꾼님,
내가 하는 말을 모두 들었으되 그걸 꼬치꼬치 캐묻지 않으려는 사람이고, 내가 말하기 전까지 기다려주는 사람이에요. 전 차를 마셔도 그런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싶어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조금쯤은 거리가 있기를 원해요. 그들이 그걸 굳이 거리라고 생각한다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3:57   좋아요 0 | URL
전 대나무 숲을 갖지 못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외치고 싶은데 그럴 수 없게 되면 미쳐버릴지도 몰라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조 위 프레이야님 댓글에서도 잠깐 얘기했었는 데 말이죠.
그가 가진 본질이나 본성을 존중해주자는 그런 얘기예요.

전호인 2011-01-06 11:08   좋아요 0 | URL
비밀을 털면 털리나요? ㅋㅋ
좀 더 가까이를 좀 더 가까이 두고 읽어봐야 겠어요.
퇴직후라는 말에 급땡김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1-08 04:03   좋아요 0 | URL
비밀은 모르고요, 비밀 금고는 털면 털리던데 말이죠~^^
(마이클 코넬리를 넘 읽은 후유증인가 보다,헤에~)
비밀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순간 비밀이 아닌거죠.

글구, 저 고상하게 퇴직 후라고 안 그랬어요.
'직장을 때려치우고'라고 했거든요~^*^

차좋아 2011-01-06 12:15   좋아요 0 | URL
사실의 기술만으로 시가 될 수도 있네요.

아드님과의 독서 배틀에 웃음이 배어나오네요^^ 일곱살 아들은 아직 놀기 바빠서ㅋㅋ 저도 나란히 앉아서 책읽는 날이 곧 오겠죠?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4:06   좋아요 0 | URL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이 시 좋죠?
부자지간에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말이죠,
모자지간에는 입만 열면 잔소리인 순간이 많아서...
이 시의 정서가 필요한 순간이 아주 많답니다~^^

순오기 2011-01-06 23:50   좋아요 0 | URL
님 북카페 열면 전 고객이 될게요~~~~~~~~ 물론 영혼을 간섭하지 않는 고객으로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4:07   좋아요 0 | URL
이렇게 열화가 같이 성원해 주시니,
북카페 차릴 돈을 벌기 위하여...때려치우지 말고 눌러 앉아 있어야 하는 건가요?^^

라로 2011-01-07 01:01   좋아요 0 | URL
님 북카페 열면 전 고객이 될게요~~~~~~~~2 하지만 영혼을 간섭하지 않는 고객이긴 힘들거에요,,,전.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간섭하고 싶어하거든요...뭐랄까 소유욕 비슷한 것일까요???^^;;
암튼 열어요, 열어!!
그나저나 저 책 정말 탐나네요,,ㅎㅎㅎ

저는 어제 중고샵에서 멋진 책을 건지면서 사실 아이들 책도 함께 주문을 했어요.
5학년인 아들(올해 6학년이 될)에겐 [갯벌에서 살아남기]와 [고구려에서 보물찾기]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고민하다가 고구려,,,를 주문했는데 주문하려고 보니까 초등학교 3~4학년 추천도서!!^^;;
그러면서 으이구 이 N군,,,이랬는데 중2도 이런 책을 좋아하는군요,,하하하
맘 편안하게 N군에게 사주게 되었어요,,,물론 저는 그렇다고 고구려에 대한 다른 책을 고르진 않았지만요,,,(님에게 한 수 배웁니다.^^)

늘 제 서재에 불 밝혀주시고
제게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작년,,,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님과 좋은 관계, 서로의 영혼을 아주 조금, 1cm정도?, 간섭하는 한해가 되면 어떨까요??
저는 님의 간섭을 받는게 좋더라구요~~~.^______^
우리 같이 올해는 아프지말고 좋은책 많이 읽으면서 책이야기 풍성하게 나눠봐요~~~~~.^^

양철나무꾼 2011-01-08 04:15   좋아요 0 | URL
전 가볍게 쓴 페이퍼에 이렇게 길고 멋진 댓글이라니...
좀 진지해져 볼까도 싶지만요,,,암튼~.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위에 다 언급해 버렸네요.

님에게서는 막 좋은...포지티브한...기운이 샘 솟는 거 같아요.
그래서 님께 넘치는 것들만이라도 모아 갖고 싶어서요~^^

같은하늘 2011-01-07 02:50   좋아요 0 | URL
우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저도 양철나무꾼님께서 북카페 열면 고객이 될께요~~~
근데 살아남기 시리즈가 재미난가봐요? 저는 아이에게 만화책은 안 사주는데, 아이들이 엄청 좋아한다 하더라구요. 중학생도 볼 정도라면~~~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4:17   좋아요 0 | URL
일종의 교과서 학습 만화 같은 거예요.
주위에 보면, 만화는 절대 불가 이러는 엄마들도 있던데...
저는 제가 키들거리면서 보니 말이죠~^^

2011-01-08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8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낮에나온반달 2011-01-08 13:11   좋아요 0 | URL
츠지 히토나리의 <사랑을 주세요>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 진실만을 말한다,라는 규칙을 정하고 편지를 주고받는 남녀가 나옵니다. 근사하지요? 책의 앞 부분에서 이런 규칙을 만드는 걸 보고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규칙이 끝까지 지켜졌는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진 건 아닌지...는 직접 보시기를.

저도 나무꾼님하고 같은 생각입니다.
비밀은 익명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요.
가끔 기차를 타고 가다가 만난 옆자리의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도 하지요.
인생의 가장 깊숙한 비밀까지 다 쏟아낼 수 있는 누군가를 곁에 가질 수 있는 삶은
기적일 겁니다.

살다 보면 때로 기적이 생기기도 한다고....저는 믿어요!

양철나무꾼 2011-01-08 16:57   좋아요 0 | URL
저 '양윤옥'님이란 번역가를 '쫌' 좋아해서...읽었던 거 같은 데, 잘 기억나지 않아요~ㅠ.ㅠ

다시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

저도 낮달님처럼 믿고싶어요~!!!

아이리시스 2011-01-08 16:35   좋아요 0 | URL
북카페에 투영되는 제 이미지는 사실 스스로가 책보고 차마시고 와플이랑 과일 먹으면서 평화로워지고 싶은 거예요. 그냥 집에서 혼자 하면 되는데 그걸 또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게 사람 욕망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데요, 사람들은 정말 누군가가 무조건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너무 극단적이예요, 나랑 상관 없거나, 잘되길 바라지만 나만큼은 아니었으면 좋겠거나. 저는 좀 못됐어요. 흑흑. 비밀을 나눌 사람 얘기를 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가까운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배신당할까봐 전전긍긍하기보다 차라리 익명의 누군가에게(근데 익명의 누군가도 사실 만나기 쉽지 않아요.)늘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이렇게 외로운가 봐요.ㅠㅠ

양철나무꾼 2011-01-08 17:01   좋아요 0 | URL
전 이 북카페 얘기를 지극히 현실적인 누군가에게 했더니 글쎄...
'라잇 나우~'이러는 거예요.

지금도 늦었다는 거죠.
뭐라더라?
직장 때려치우고는 북카페 얼굴 마담을 제대로 해줄 수 없다는 거죠.
호호 할머니가 앉아 있는 북카페, 상업성을 보장할 수 없다나 어쨌다나~ㅠ.ㅠ

비로그인 2011-01-08 22:37   좋아요 0 | URL
^^..

너무 가깝지 않고, 너무 멀지도 않고.. 지구와 달같은 관계의 누군가가 있으시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막 새로 산 라디오 음반장 옆에 두고, 원래 있던 스피커 옮겨 노트북에 연결해서 인터넷 라디오 다시 듣기 하고 있는데 막 좋아하고 있습니다. ㅎ

차분한 목소리, 세상의 많은 음악들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인데 왠지 양철님 방하고 잘 어울리네요~ 아 근데 오늘도 새벽에 또 활동하시나요? 왠지 토요일이라 그러실듯한.. ^^

양철나무꾼 2011-01-10 00:36   좋아요 0 | URL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로 지구와 달을 비교하시다니...역시 스케일이 한 비범하시군여~^^
전 점 9개를 선3개로 연결시키는 그 방법이 설득력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한동안 직장에서 음악 못 듣던 그때가 연상되어서 웃음이 납니다.

우와~쪽집개시다, 제 목소리가 또 한 차분한데...^^
일요일은요? 낮에 낮잠 자고 빈둥거렸더니 말이죠~^^

비로그인 2011-01-09 22:35   좋아요 0 | URL
[좀 더 가까이-북 숍+북 카페+서재] 너무 갖고 싶어요. 멋진 책장 사진만 봐도 침침한 마음에 햇살이 반짝하고 비칠 듯 해서요. ㅎㅎ
이사에, 밀린 회사 일에, 연금저축도 알아 봐야하고, 아 스트레스 만빵이에요. ㅜㅜ

양철나무꾼 2011-01-10 00:39   좋아요 0 | URL
이 책, 잡지나 화보집 수준인데 말이죠~
근데, 근데...사진이 참 좋아요.
자석을 붙여놓은 것 같지 뭐예요, 막 끌어 당겨요.^^

감은빛 2011-01-12 05:04   좋아요 0 | URL
갯벌문화사전 강추입니다!
교보에서 김준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
말씀도 정말 잘하시더라구요!

저는 가까운 사람이란,
어떤 얘길 해도 다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아직 못 만나본 것 같기도 하고.....

양철나무꾼 2011-01-13 01:58   좋아요 0 | URL
진짜 제법 겹치는군요~^^

저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못할 말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말의 경중을 떠나서 제가 아끼는 사람에게...그 경중을 감당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더 적절한 듯 하기도 하구요.
 
블랙 에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밑빠진 독이라도 되는양 들이붓던 커피를 한동안 끊었었다.
지금은 확 줄였다.
커피를 끊었던 기간동안 커피에 대해서 별의 별 생각들을 해 댔었는데,
정당화 할 수는 없지만, 총기(=깨어)있는 삶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것쯤으로 치부하게 되었다.  

뭐, EBS 지식채널 e의 '커피'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커피 한잔을 만들려면 커피 원두 100개 정도가 필요한데,
생산자의 커피 100알갱이의 값이 10원이라는 얘기는 실로 충격이었다.
좀 극단적인 예인 것 같지만,
요즘 길거리에 떨어진 동전 고개 숙여 줍게 되지 않는다.
  
어쩜 커피는 향기가 가는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만들어 놓는지도 모르겠다.
향기가 퍼지는 만큼 사람과 사람을 떼어놓고는,
커피를 제대로 마시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외로움이나 고독함 쯤은 감수해야 할 것이니...
그런 소리하지 마라, 입막음을 하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커피 향 뿐만 아니라, 마시는 커피의 양이나 진하기 와도 어떤 관계가 성립하는 게 아닐까?
이쯤되면 에스프레소 샷을 내리거나 드립을 내릴때면 이 상관 관계가 떠오를 것 같고,
그 제일 앞에 해리보슈, 이 아저씨를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블랙에코>로 말할 것 같으면 해리보슈 시리즈의 시작이다.
그동안 읽은 전작들에서 해리보슈 아저씨의 '나 마초다, 어쩔래? 꼬우면 배째'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고, 여기선 해리 보슈가 왜 마초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는지가 설명되어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었고, 그 기억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고, 아직도 밤이면 악몽에 시달린다.
뭉크의 '절규'쯤이 연상되어지기도 한다.
그는 베트남 전쟁에 같이 참여하였던 마약중독자 친구를 이해는 할 수 있다.
그 친구의 죽음을 접하게 되고, 파헤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제약을 받는다.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왜 마약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전전긍긍 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자국에 돌아와 할 일이 없어 그렇게 그렇게 인생의 밑바닥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하여 담담하게 들려준다.
이쯤에서 남의 나라 일이지만 흥분하고 분개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공익을 대변해야 할 사람들이 개인의 이익이나 원한,복수 등으로 대변되는 미친 공권력의 존재감에 대해서이다.
그러니 해리 보슈가 설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그러다 보니 외롭고 고독한 이미지가 될 수밖에 없겠다. 

미국이라는 나라랑 관련하여 이런 생각도 든다.
서민을 위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평범한 서민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정말 보호해야할 사람들은 비껴가는 묘한 행위를 연출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거랑,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게 성긴 법 질서를 유지해 가는 길이라는 생각.

올 성긴 그물로는 작은 치어들도 잡아들일 수 없지만, 대어들도 그물을 뚫고 나가 버린다.
대어를 잡아 들이기 위해서는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 옹을 불러오는 수 밖에 없는걸까?
이게 우리의 롤모델 쯤 되는 미국의 일이라니 더 씁쓸한 것이다.

보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 세상 흐름을 따라가는 건 하수구로 향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끔 그는 자기만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세상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게 문제였다. 다들 진지하게 매진해야 하는 일 대신 취미나 부업을 갖고 있다는 것.(153쪽)

커피를 머그컵으로 두개씩도 가지고 다닌다.
담배도 줄담배에다...
거기다가 별로 먹는 걸 즐기지도 않는다.
맥주는 한번에 여섯 개 이상은 사지 않고,
칠면조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뭐, 한번 송어 요리를 주문한 건 나오는 데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하루종일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온 날은 급기야...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231쪽)고 하면서, 
사람들의 목소리 대신 색소폰 연주를 듣는데...이건 흡사 나랑 같다.
나도 이 마음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쉽기도 한데,
재즈는 그렇게 필 충만하여 듣는 사람이, 락 음악을 뽕끼 충만하여 듣는 음악쯤으로 치부해 버린다는 것이다.

암튼,
보슈는 몸집이 크지 않았다. 키는 180센티미터에 많이 모자랐고, 몸도 가느다란 편이었다. 기자들은 기사에서 그를 호리호리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점프슈트 밑의 근육은 마치 나일론 끈 같았다. 자그마한 몸집 때문에 힘이 가려져 있을 뿐이었다. 머리를 희끗희끗하게 물들인 흰머리는 대개 왼쪽에 더 치우쳐 있었다. 그의 눈은 거무스름한 갈색이고, 감정이나 속내를 드러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20쪽) 
고 표현된다.
전작을 통틀어 보슈의 외형에 대해 가장 자세한 설명이다.  

상대를 향해 바짝 다가갔다가 물러나는 방법은 보슈가 이 작은 취조실에서 거의 1만 시간 가까이 경험을 쌓으며 터득한 기법이었다. 상대를 향해 다가가서, 상대가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40센티미터 남짓의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가 원하는 것을 얻은 뒤 뒤로 물러나는 것. 이건 잠재의식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경찰서 취조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진술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건 진술의 뉘앙스를 해석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은 것들이 더 중요할 때도 있었다.(217쪽)

보슈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여러군데 나타나지만, 이쯤되면 보슈과 왜 외롭고 고독한지 ...그래서 커피만 들이키는지 알 수 있겠다. 

"ㆍㆍㆍ이 세상에 혼자가 되더라도 고독하지 않을 것 같아요?" 
ㆍㆍㆍㆍㆍㆍ
"당신은 혼자인 건가요, 아니면 고독한 건가요, 해리 보슈?" 
ㆍㆍㆍㆍㆍㆍ
"그건 나도 잘 몰라요." 마침내 보슈가 속삭였다. "사람은 원래 자신이 처한 환경에 아주 익숙해지기 마련이죠. 그런데 난 언제나 혼자였어요. 그래서 고독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292쪽) 

처음에는 해리보슈의 과거를 알면서도 이렇게 묻는 '위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누구를 믿을 수 있으려나?'로 시작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게 인지상정이라지만, 
살을 섞고 몸을 내맡기는 존재도 믿을 수 없다 싶으면 좀 비참해 지지 않을까로 이어졌었다. 
그러다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해리보슈 이 아저씨가 문제라고... 
그런 관계가 외로움이나 고독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그런 관계에서 헤어나오면 그때는 잠시 인식못했던 외로움이 쓰나미로 몰려온다고... 
이 아저씨에게 적절한 치료법은 외로움이나 고독 대처법이 아니라,
어쩜 '에이즈 예방 특강'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딴 걸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면 못내 아쉬울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해리보슈만한 그런 동굴을 품어가질만한 그런 여자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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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05 02:36   좋아요 0 | URL

다이조부 2011-01-05 07:06   좋아요 0 | URL

500원짜리도 줍지 않나요? ^^

양철나무꾼 2011-01-05 21:18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직업상 고객들이 주머니의 동전을 잘 쏟아내요.
동전이 이리저리 굴러 구석으로 들어가 버리면,
안 줍고 방 청소하시는 분의 몫으로 그냥 놔 둬요~^^

마녀고양이 2011-01-05 09:40   좋아요 0 | URL
솔직하게 추리물로 이런 리뷰가 나온다는건,,,
참 대단하다는 생각. ^^. 하지만 그 해리 보슈 아저씨는 좀 문제가 있어염.. ㅋ

커피가 살짝의 거리를 떼어놓는다면, 더욱 즐겨야겠네...
아마 30 cm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즐거운 새해 맞이하고 있죠?
문자는 씹고 말야....

양철나무꾼 2011-01-05 21:21   좋아요 0 | URL
내가 요즘 마고님한테 계속 칭찬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으쓱~^^
해리보슈 아저씨, 님이 보기에도 좀 그래 보이죠?

요즘은 좀 바빠서, 한가해지면 답장을 보내야지 하다가 까먹어 버린다는~~~
나이는 못 속이나봐여~ㅠ.ㅠ

잘잘라 2011-01-05 17:47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요 '고독'이란 말을 보면 高毒이라고 한자로 쓰게되요. 고독은 독 중에서도 쎈 독이에요. 고독,하지 말아요. 고독,하게 두지 말아요. 고독,하지 말라고 댓글 달아요. 추천은 안 할거예요. 고독,을 추천할 순 없어요. 아무튼.

양철나무꾼 2011-01-05 21:24   좋아요 0 | URL
댓글도 감지덕지한 리뷰란 말이군요?^^

메리포핀스님의 위로만으로도 충분해요.
덜 고독해요.

근데, 때론 고독하더라도 고고하고 싶어요~ㅠ.ㅠ

cyrus 2011-01-05 21:38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로 리뷰를 쓰게 되면 스포 때문에 쓰기 어려울거 같은데,
대단하시네요. 나무꾼님의 글에서 언급되는 커피와 고독, 그리고 추리소설의
분위기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1-05 21:26   좋아요 0 | URL
네, 추리소설의 리뷰는 '스포일러'때문에 쓰기가 어려워요~^^

제 글이 대단한게 아니고,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아저씨가 이렇게 멋지구리 합니다.

좋은 글이라고 칭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cyrus 2011-01-05 21:39   좋아요 0 | URL
아,, 요즘 댓글 다는데 오타가 자주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언급을 '언금' 이라고 썼네요 ^^;;

양철나무꾼 2011-01-08 03:18   좋아요 0 | URL
ㅎ,ㅎ...저는요, 말도 못하게 오타작렬인걸요.
절 오타의 여왕으로 불러주세요, 철퍼덕~^^

머큐리 2011-01-06 09:26   좋아요 0 | URL
얼마전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의 계곡'을 읽었는데.. 왠지 점점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어요. 뭐가 문제인지는 좀더 생각해 봐야하지만..걍 직감적으로.. 그런 느낌이...^^;
그래도 기회가 생기면 읽겠지만 말이죠...'블랙에코'도 읽어야겠죠? ㅎㅎ

양철나무꾼 2011-01-08 03:25   좋아요 0 | URL
마이클 코넬리 좀 들쑥날쑥하죠.
저도 시인에 비해서, 시인의 계곡이 좀 그랬어요.

음, 블랙에코를 읽게 되시면...그 다음 것도 쭈욱이예요.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2011-01-06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08 03:32   좋아요 0 | URL
ㅎ,ㅎ...김훈 같은 타입을 좋아하시는군요.
전 김규항 같은 타입을요~^^

케냐AA는요, 저도 왕 사랑해서 찔끔거리며 아껴 마셔요~

같은하늘 2011-01-07 02:52   좋아요 0 | URL
아~~~ 전 이런류의 책을 즐기지 않는지라~~~ -.-;;;

양철나무꾼 2011-01-08 03:33   좋아요 0 | URL
즐기지 않으시면 그대로 패쓰하세요.
세상에 이런류의 책 말고도 읽어야 할 책이 무궁무진인데,
이 길로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어요~^^

아이리시스 2011-01-08 16:25   좋아요 0 | URL
우와.. 이 책 리뷰의 시작이 <커피>라니! 역시 멋져요.
저 놀러왔어요. 처음인데, 잘 부탁드려요.^^

양철나무꾼 2011-01-08 17:03   좋아요 0 | URL
좀 멋졌나요?
실은 제가 아니라 해리보슈가 멋지구리 해요~^^

오히려,제가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