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 우리 곁을 떠난 강,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송기역 지음, 이상엽 사진 / 레디앙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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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최성각의 '추천의 글'을 인용하며 시작할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최성각은 내게 감성을 건드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인식되어 있었고, 이 책 '흐르는 강물처럼'은 '4대강 르포타주'라는 부제가 붙었을만큼 사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꾸었는데, 사실이야말로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코드이고, 감성이 자극을 받았다는 얘기는 다른말로 바꾸면 사실이라는 얘기이다.
사실은 아프지만 힘이 세다.

...시인은 강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의 볼을 타고 흐른 눈물을 보았다. 그리고 그 눈물방울을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강믈'로 여기며 동변상련했다.(5쪽)

눈물방울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강물이라는 표현, 오래 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최성각은 언어의 마술사답게,

'...파괴는 가치 없는 짓이며 그 과정이나 결과가 매우 흉악하지만, 파괴를 담은 기록은 이 책처럼 그것이 제대로 담긴 기록이었을 때 너무나 슬프고 아름답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아이러니이고, 서글픈 소득이 아닐 수 없다.(7쪽)'

는 문장으로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그동안 '4대강'이라고 얘기할 때 (우리나라의 지리를 속속들이 모르는 나는) 4대강이라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나라의 많은 강 중에 그래도 큰 4개의 강만 개발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걸 깨달았는데...
각 장의 시작마다 실린 지도를 모아놓고 보면 우리나라 전체인데,
책에 실리지 않은 마을과 사람들, 그들의 눈물이 만들어낸 작은 강까지 합하면...
전국 방방곡곡 파헤쳐지지 않은곳, 피눈물 흘리지 않는 곳이 없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넘어져 무릎이라도 깨지면 그 상처에 염증반응이 생기고 딱지가 앉기까지, 우리의 몸은 싸우느라 몸살을 앓는다.
4대강 공사를 상처라고 치면 우리의 산하 전체가 파헤쳐져 있다는 건데,
최소한의 적응 기간을 갖도록 순차적으로도 아닌, 전국 방방곡곡이 한꺼번에 파헤쳐져 있다는 건데,
우리의 산하 전체가 앓고 있을 몸살을 생각하면 내 몸이 같이 욱신거린다.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가 덮쳐버린 건 일본 땅의 한 부분인데, 우리나라의 파헤쳐진 곳이 전국방방곡곡인 것을 보면...
참담함의 정도로 보면 우리가 나을 것도 없지 싶다.  

저녁에 산책을 나갔다보니, 밤하늘에 조각달이 떴었는데...그들이 보낸 이포 바벨탑엔 보름달이 떴었나 보다.

"여강 이포에 달이 떴습니다. 당신과 내가 있는 곳은 다르지만 우린 함께 달을 봅니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주저앉지 않고 깨어나 흐른다면, 우리의 강은 영원히 흐를 것입니다."(100쪽)


그들이 바벨탑에서 41일동안 읽었다는 책을 만나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법정 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신정섭의 한강 답사기 <한강을 가다>,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도종환 시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등 대략 10권 정도 된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수확이라면 지율스님을 좀 자세히 만나게 된 것인데,
지율스님이 왜 상주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부터 시작해, 4대강 사업을 얘기하다보면 만나게 되는 어려운 용어들이 쉽게 설명되어 이해가 쉬웠다.


낙동강변을 걷는 지율 스님의 발. 스님은 모래사장을 걸을 때 늘 맨발이다. 마치 그 땅의 맨살을 느끼려는 듯 스스로도 맨발을 한다. 스님을 따르는 자들도 역시 맨발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 걷고 있는 이곳은 강바닥을 지하 4미터를 파요. 물 높이는 평균 6미터 이상이 될 거예요. 물고기들은 그렇게 깊은 데 살 수 있는 애들이 많지 않아요. 우리 삶을 생각해보면 알 거예요. 우리가 갑자기 지하 6미터에 가서 사는 거하고 똑같은 거죠. 맑은 공기와 익숙했던 지상을 버리고 갑자기 6미터 지하에서만 사는 겁니다."(117쪽)

 

내가 숙연해지고 결의를 북돋우었던 대목도 있다. 

"앞서서 했던 사람들은 끝까지 해줘야 해요. 환경문제는 10년 이상 모니터링하고, 실질적으로 자료가 나오지 않으면 선례가 안 생기잖아요. 새만금 하다 끝나면 뭐하고, 또 뭐하고, 이렇게 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제기한 문제들이 결론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대해 조사하고 책임을 져야 해요."(132쪽)

 

책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중에서 이런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이해는 못했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그러나 난 아직도 그들과 교감하고 있다. 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모든 존재가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블랙풋강의 소리, 낚싯대를 던지는 네 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든다. 그리고 강이 그것을 통해 흐른다.(238쪽)

나와 나의 아이는... 강을 잃게 되면 무엇을 통해서 그들과 교감을 하게 될까?
강은 아는지 모르는지 무던히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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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4-10 10:44   좋아요 0 | URL
긴 강물의 흐름으로 보면, 이 미친 짓을 하는 인간들도 하나의 작은 생채기에 불과한 걸요. 뭐.
눈물이 가장 작은 강의 하나라는 말이 가슴을 치고 가네요.

양철나무꾼 2011-04-12 00:37   좋아요 0 | URL
강만 보지 말고, 강이 바다가 되는 것도, 그 바다가 비를 만드는 것도, 비가 다시 내를 만들고, 내가 강을 만드는 순환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순환이 순리가 되기도 하지만, 악습이 되기도 하는 걸 눈앞에 두고 보면서 말이지요~ㅠ.ㅠ

잘잘라 2011-04-10 13:33   좋아요 0 | URL
이렇게 책으로, 역사로 모조리 기록되는데, 두렵지 않은걸까요?
허긴 모든걸 뒤덮어버리는 거짓책, 거짓역사를 만드시느라 바빠서
진실을 두려워할 시간이 없겠지요. ㅠㅠ

양철나무꾼 2011-04-12 00:41   좋아요 0 | URL
강이 자정작용을 하듯, 역사도 강처럼 자정작용을 하지 않을까요?
끝까지 하야 한다는 지율스님의 말씀을 되새길 밖에요~ㅠ.ㅠ

순오기 2011-04-11 11:13   좋아요 0 | URL
주말에 예당저수지를 보고 왔는데, 불부족 국가라서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저수지를 또 만들어야 한다는데...심란했어요. 4대강은 결국 전국을 모두 파헤치는 폭력이군요.ㅠ

양철나무꾼 2011-04-12 00:45   좋아요 0 | URL
우리도 물부족 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건가요?
예전엔 3면이 바다여서 물은 부족하지 않은걸로 배웠었는데 말이죠.

하긴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 캠페인 나오면...예전 같지 않게 국가 전략 홍보인줄 알고 귀를 막아버려요~
아름다운 경치를 더 이상 아름답게만 볼 수 없는 현실이 슬퍼요~ㅠ.ㅠ

순오기 2011-04-12 08:30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로 분류된 건 아주 오래전이어요.
내가 기억하기론 90년대부터~~~~ 점점 현실로 실감하고요.

양철나무꾼 2011-04-14 10:3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라디오 공익광고에서 들어본 것도 같은데...귀를 막고 살았나 봐요.
하긴 구제역 침출수도 그렇고, 일본 방사능 오염도 그렇고...천일염이 그렇게 인기라네요~

감은빛 2011-04-11 13:40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군요!
저도 곧 읽기 시작합니다.

요위에 메리포핀스님의 댓글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양철나무꾼 2011-04-12 00:47   좋아요 0 | URL
네, 읽었어요.
쉬이 읽혔지만 아프게도 읽혔어요~ㅠ.ㅠ

메리포핀스님이야 통통~하시잖아요~^^

차좋아 2011-04-12 09:27   좋아요 0 | URL
무력해요...... 저는 옳은 소리에도 이제 아무런 감흥이 없어졌어요. 어떤 흉한 뉴스가 들리든 그냥 마음 한 번 찌잉 하고는 곰방 잊어요. 어쩌겠어요. 알면 아프고 모르면 좀 나은걸요.

어제는 노노데모라는 재밌는(?) 카페를 구경했는데 어떤 안타까운 뉴스보다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니가 거기는 나라를 좀 특별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인데 정말....... 네이버 카페인데 어쩌다 사람들이 그 지경이 됐는지 겁납니다.

양철나무꾼 2011-04-14 10:38   좋아요 0 | URL
저도 님이랑 크게 다르지 않죠.
알면 아프고 모르면 좀 나으니까요~ㅠ.ㅠ
하지만, 이런 분들이 계셔서 이렇게라도 한번씩 자극받게 돼요.

오늘 아침 어느 뉴스를 들으니 4대강 사업은 거의 파헤쳐져서 손 쓸 수 없는 상황인데,
이젠 지류 지천까지 정비한다고 난리도 아니라네요~ㅠ.ㅠ
 

어제 저녁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는데, 내가 좋아하는 남경태가 나왔다. 
내가 남경태에게 처음 반하게 된 건 '개념어사전'이지만, '종횡무진 시리즈'를 읽으며 그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그는 '개념어사전' 책머리를 이렇게 시작한다.

한 개인이 '사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면 둘 중 하나다.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팔려 할 만큼 무모하거나,아니면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팔 수 있을 만큼 뻥이 세거나. 하지만 이 책의 제목 앞에 생략된 문구를 밝히면 면죄를 바들 수 있지 않을까? '내 멋대로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쓴 개념어사저.' 이것이 이 책의 원제목이다.

'개념어사전'에서 나름 기억해 두고 싶었던 구절을 하나만 옮겨보자면,'제로섬'이다.

우리 사회가 유신독재에 신음할 때 어느 시인은 반정부 시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의 심정을 이렇게 노래했다. "아들아 너를 보고 편하게 살라 하면/도둑놈이 되라는 말이 되고/너더러 정직하게 살라 하면/애비같이 구차하게 살라는 말이 되는/ 이 땅의 논리가 무서워서/애비는 입을 다물었다마는......" 편히 살고자 하면 도둑놈, 정직하게 살고자 하면 가난뱅이. 편함과 정직함이 공존할 수 없는 사회,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잘 살 수 없는 사회, 당시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에서 제로섬  사회였다.(344쪽)

일요일 아침에<타박타박 세계사>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건 알았지만, 일주일에 하루 내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은 이 프로그램의 끝나는 시간을 훌쩍 넘긴다.
 
배철수와의 대화는 만담수준으로 아주 재밌고 유쾌했지만,
내겐 웃고 흘려버릴 내용이 아니라 한번쯤 집고 되새길 내용들이었다.  
   
두어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박사나 석사가 아닌 학사 출신이고 게다가 사회학과 출신이 번역을 하고 역사서를 집필하고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것에 관해서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실력과 노력을 갖춘 사람이니까 그런 질문에 자유로울 수 있었겠지만~) 
그는 바둑을 두는 것에 비유하는데, 바둑으로 치면 실력이 있는 기전용 기사가 있고,실력이 떨어지는 보급형 기사가 있는데... 
학자들이 생산해놓은 이론을 가지고 보급하는 보급형기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자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正誤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자기주장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과 관련해 주류에서 벗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It felt good to be out of the rain.
 
또 번역료 얘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왈칵 눈물이 나려하였다. 
- 번역료를 많이 받으시나요? 
많이 받기도 하고 많이 받는다고 얘기도 한다는데, 그가 얘기한 액수는 원고지 장당 6천원이었다. 
하루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10시간 정도 되는데, 그중 5시간 정도는 번역을 한단다. 
 
다시말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걸 견딜 수 있어야 번역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겠지. 
이 분도 번역가의 자질로 외국어 실력, 국어 실력, 번역하는 책에 관련된 지식...이렇게 셋을 꼽았다.  
그럼 우리말로 되어있는걸 외국말로 번역하는 건 어떻습니까?하고 묻자, 
"따로 공부를 하거나 공부를 해도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하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명함과 이력서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나름 자유로운 영혼이라는데... 
만약 명함을 갖게 된다면 '기타마니아 남경태' 이렇게 박아넣고 싶단다. 
기타는 80년대 4만원을 주고 사서, 13년동안 연습하는 한곡이 있는데, 바흐의 샤콘느를 기타버젼으로 편곡한 곡이란다. 
들어보고 싶었는데, 왕 겸손하시더구만~ㅠ.ㅠ 
 
누가 개념어 사전을 일곱번 읽었다고 하자, 
배철수가 "일곱번 읽을 정도로 명저입니까?"하고 물었다. 
남경태 왈 "너무 야만적이시네요."하고 되받는다.  
 
어눌하고 겸손하지만, 그가 담담하게 들려주는 얘기는 이런 거였다.
가급적 재밌게 살아라. 
재미를 놓치면 삶 자체를 놓칠 수 있다. 
공부가 재미있으면 공부를 하면 되고, 공부가 재미없으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동안 비를 맞지 않고 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나는 태양도, 비도, 어느것도 즐기지 않고 살았나 보다. 

 
 
아참참~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흐르는 강물처럼'이 나왔다.
주말에 나는 이 책을 끼고 뒹굴러야 되겠다.








송기역 지음, 이상엽 사진 /
레디앙 / 2011년 3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멋있었던 건, 아메리카의 이 곡을 얘기하면서
한옥타브 안에서 미,솔,라,도 네가지 음을 가지고 이렇게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찬사를 꿈꾸듯 읊조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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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모2
    from 제발 제발 2011-04-09 12:48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 『흐르는 강물처럼』 담아옵니다.
 
 
hnine 2011-04-09 08:44   좋아요 0 | URL
페이퍼 제목을 노래 가사 중에서 따오셨군요.
처음 들어보는 노래인데 멋진데요!

양철나무꾼 2011-04-10 03:18   좋아요 0 | URL
넵~!
영국 출신의 밴드로 알고 있는데 저 곡을 10대에 만들었다죠.
그리고 바로 저곡이 마이클잭슨의 유작과도 비슷해 표절논란에 휩싸였었다죠~^^

마노아 2011-04-09 09:36   좋아요 0 | URL
남경태 씨가 더 좋아지는 걸요. 노래도 흥겹게 들었어요. 아침이 좀 더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양철나무꾼 2011-04-10 03:18   좋아요 0 | URL
노래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죠.
남경태님도 은근 그렇구요~^^

루쉰P 2011-04-09 15:51   좋아요 0 | URL
흠..상쾌한 아파트 근무를 하게 되는 음악이군요. 뭔가 따스함으로 가득찬 이 기분! 노래를 들으며 오늘은 누군가를 향해 웃어주리라 결심해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말이죠. ㅋ 전 항상 개념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개념어 사전'이라 꼭 필요한 사전인 듯 합니다. 푸훗. 리뷰의 제목은 지금 제가 토익 공부 중이니 곧 해석해 보겠습니다. 흐흐흐 아! 리뷰에 음악 올리니 이것도 배울 점!! '궁극의 리뷰'를 향해 오늘도 달립니다.

양철나무꾼 2011-04-10 03:23   좋아요 0 | URL
개념도 중요하지만 흐름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해석하시는 김에 노래 가사도 한번 해석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 노래 가사도 참 좋던데요~

노이에자이트 2011-04-09 16:09   좋아요 0 | URL
타박타박 세계사를 지금도 하나요? 몇 년 전 재밌게 들었어요.

양철나무꾼 2011-04-10 03:25   좋아요 0 | URL
네, 그렇다네요.
제가 4시간 30분을 안 자고 기다렸다가 '타박타박 세계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애쉬 2011-04-09 21:45   좋아요 0 | URL
보급형 기사 라는 말이 참 와닿습니다. 남편이 보급형 기사를 꿈꾸며 1년 넘게 열심히 뛰고 있어요.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어야 겠네요.

양철나무꾼 2011-04-10 03:28   좋아요 0 | URL
저도 응원한다고 전해주세요~^^

저는 저 말이 참 좋았어요.
"가급적 재밌게 살아라.
재미를 놓치면 삶 자체를 놓칠 수 있다.
공부가 재미있으면 공부를 하면 되고, 공부가 재미없으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된다."

cyrus 2011-04-11 01:38   좋아요 0 | URL
평소에 남경태라는 분에 대해서 관심 있었는데 양철댁님 글 덕분에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네요.
이 분도 은근히 다작에 속하는거 같아요 ^^

양철나무꾼 2011-04-12 00:29   좋아요 0 | URL
그쵸, 그간의 번역본만도 100여권이 넘는대요.
저작도 만만치 않구요.

인생을 나름 재밌게 사시는 분 같았어요~^^
이분의 '타박타박 세계사'에선 인디밴드도 한번씩 소개한다는군요.

감은빛 2011-04-11 13:34   좋아요 0 | URL
제가 유일하게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왜 하필 그날은 방송은 못들었던걸까요?
양철님 라디오 많이 들으시나봐요!
남경태님도 멋지고, 이렇게 멋진 글을 쓴 양철님은 더욱 멋지네요!

기역 선배 책이 나왔더라구요.
금요일 시청앞에서 종교인들의 '4대강반대'집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실물을 봤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12 00:32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들어요.
집에 들어가 혼자 있으면 아무래도 라디오라도 켜놓게 돼요.
뭐랄까, 이순재가 네비게이션이랑 대화 나누는 심정이라고 해야할까?^^

느린산책 2011-04-12 20:48   좋아요 0 | URL
지난번 고미숙 강연 이 분이 진행하시는 obs프로에서 본 거예요.
아메리카 곡, 라이브 버전으로 들으니 더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4-14 10:4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다시듣기로 열심히 들어볼려구요~^^

힘 빼고 부르는데, 여느 힘주는 외침보다 호소력 있게 들려요.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를 내 맘대로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로 해석하고 앉았다. 
오늘같은 날은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도 노래소리 같을게다.  

지난 주말에 성묘를 다녀오면서 쑥을 한 바구니 뜯어, 
들깨가루에 조물조물 묻혀 된장 풀고 쑥국을 한냄비 끓였는데,
아무도 먹지 않아 사흘째 냉장고를 들락거리고 계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을 봐야하는 고로,
지글지글, 보글보글은 그저 상상만 해야 한다. 

어제는 너무 화가 나서 우리도 아침을 서양식으로 바꾸자고 선전포고를 하였다.
진짜 새모이처럼 한숟가락 먹이기를 아침부터 궁중음식 차리듯 5첩반상, 7첩반상 차려내는 것도 화딱지가 나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얼마전부터 눈독을 들이는 건 와플메이커이다. 
비쁜 아침 시간에 아주 유용할 것 같은데...


 

  
이 녀석은 어떤가 모르겠다.
리뷰와 별점이 하나도 없네~ㅠ.ㅠ
가격이 너무 싼것 같아서 살짝 망설여진다.

 

사실 내가 '와플 메이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는 책 때문이다.
그냥 다 아는 길거리 음식에 관한 얘기일 줄 알았는데,
그 음식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서...재밌게 적혀있다.
 

찐빵이 고기만두 대신 일본 절에서 만들어진 유래나,
서양의 와플이 붕어빵의 시조라는 등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늘 같은 날 먹으면 좋을('죽음일'이라고 썼다가 고쳤다)...순대국, 호떡, 떡볶이, 오뎅, 닭발, 꼬리곰탕, 수제비, 영계백숙 등에 관한 유래가 계속 나온다. 
아무래도 쑥국은 작파하고 이 중 하나 골라야 겠다. 

 

봄비는 꽃을 피우는 꽃비라고도 하지만, 이 꽃에게도 그럴까?

지난 겨울 몸통의 가지가 반 이상 잘려나가 걱정했던 목련나무다.
오늘은 물기를 머금고 소담스럽게 피었다. 

음~ 
올봄을 위해 준비한 나만의 야심작.
목련 빛깔의 조끼, pjy님의 염장질에 호응하기 위하여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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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07 19:22   좋아요 0 | URL
목련 빛깔이라니, 이름부터가 알흠답군요! 와플이라... 마구 호기심이 당깁니다.
울 엄니 질색하는 소리가 들려요.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9 01:43   좋아요 0 | URL
밀가루 남으셨어요?^^
조끼는 올 봄 제 야심작이에요.
입고 뽐낼 날만 기다려요~

낮에나온반달 2011-04-07 19:39   좋아요 0 | URL
국이나 찌개에 반찬 한두 가지만 차려줘도 밥 한 그릇 뚝딱 하고 가는 애에게
감사해야겠군요.
아침에 잘 일어나고 밥은 잘 먹어요.
다른 건.... 말하고 싶지 않지만서도.

양철나무꾼 2011-04-09 01:46   좋아요 0 | URL
전 제가 아침에 힘들어서 아이한테 잔소리 못해요.
아니다, 제가 비몽사몽이어서 아이가 뭘 어떻게 해도 인식을 못한다고 해야 할까?
저희집은 쑥국이 인기가 없나봐요.
아들은 쑥개떡을 요구하더라구요.
쑥개떡을 만들려면 쑥을 얼만큼 뜯어야할려나~ㅠ.ㅠ

루쉰P 2011-04-07 20:1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와플 기계를 올리는 리뷰는 처음 봅니다. 직장에서는 밥을 차려 먹기에 왠지 더 공감이 가는 글인데요. 뭐랄까? 와플 기계도 유심히 보게 되네요. 환경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고, 왠지 저도 이러다가 제 리뷰에 음식 사진 올리고 자랑할 듯 해요. 전 오늘 참치전을 만들어 먹었거든요. 가스 버너에 말이죠. 불 타오르는 참치전을 보며 그래! 이 세상에 맘껏 튀겨지리라는 각오(?)랄까. 하여튼 그 뭔가를 제 마음 속에서 상기시켰죠. ㅋㅋㅋ 타올라라! 참치전

양철나무꾼 2011-04-09 01:50   좋아요 0 | URL
직장에서 먹는 밥 그거 문제예요.
아줌마들은 직장에서까지 밥 차려먹는 거 좀 싫거든요.
그렇다고 맨날 먹는게 거기서 거기고 거기다 조미료 팡팡 넣어서 더 싫어요.
웬걸요, 님의 음식 사진 곁들인 리뷰나 페이퍼 기대되는걸요.
참치로 동그랑땡은 만들어봤어요.
참치전도 궁금한걸요~^^

루쉰P 2011-04-09 02:5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 제 것만 차려 먹습니다. 1인 근무라서요. 혼자 차려서 먹고 혼자 맛없어서 뒹굴거리죠. 사먹으면 좋으려만 주변에 김밥집 뿐이라서 그냥 혼자서 개발하며 먹고 있어요. 참치전은 사실 뭐 별거 없고 참치에다가 계란 풀어서 튀겨버리는 겁니다. 빈대떡처럼요..뭐랄까? 신선한 DNA와 달걀을 섭취한다는 마음으로 맛은 그다지 신경안쓰고 씹어서 삽킨 다는 생각으로 먹어요. 전 생존을 우선시 하거든요. ^^

양철나무꾼 2011-04-09 08:31   좋아요 0 | URL
퓨전 요리의 대가로 등극하시게 되진 않을까요?
혼자 먹는 거 참 싫은 일인데...어쩌면 맛없는 걸 먹을 땐 혼자가 낫겠네요,ㅋ~.
근데 DHA도 아니고 신선한 DNA를 섭취하신다는 걸 보니,생존을 위해 무지막지한 걸 드시는 듯~^^
가끔 광합성도 하고 그러시죠?

루쉰P 2011-04-09 15:53   좋아요 0 | URL
광합성은 매일 5분씩 나가서 하고 있어요. 아파트 꼭대기에는 엘레베이터 관리실이 있는데 거기서 한껏 창문을 열고 22층 꼭대기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광함성 합니다. 지구상에서 지금은 내가 태양에 제일 가깝다라는 생각을 품고 혼자서 즐기죠!

양철나무꾼 2011-04-10 03:14   좋아요 0 | URL
와우, 멋진걸요~
하늘을 제일 가까운 곳에서 온통 혼자서 품어갖고 즐기시는 거잖아요~^^

비로그인 2011-04-07 20:53   좋아요 0 | URL
봄비와 와플도 좋군요.

교보에선가 가끔 반값하는 와플메이커가 있었는데.. 옆으로 반죽이 쉽게 샌다고 누가 리뷰를 올렸더군요. 저희집은 일요일 아침엔 언제나 부엉이 무늬 접시에 핫케익을 먹는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9 01:5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와플메이커에서 발전, 오늘 어떤 분은 샌드위치 메이커 소개해 주시더라구요.
반죽이 쉽게 새면 곤란하지 않을까요?ㅠ.ㅠ

리큅 와플메이커 재입고 됐음 좋겠어요~^^
부엉이 무늬 접시 이쁘겠는걸요?
부리부리 박사님 생각났어요, 혹시 알아요?^^

blanca 2011-04-07 21:26   좋아요 0 | URL
저도 쑥국 삼일째 혼자 들이붓고 있어요 ㅋㅋㅋ 들깨가루가 없어서 쑥내가 아주 여과없이 그대로라. 아이는 그 국 안 먹겠다고 하더라구요. 조끼가 너무 고와요. 일도 하시고 거한 아침상도 차리시고 책도 읽고 글도 쓰시고 또 어느새 이런 이쁜 것들을 만드시나요.

양철나무꾼 2011-04-09 01:58   좋아요 0 | URL
전 어제는 드디어 북어국을 끓였어요.ㅋ,ㅋ,ㅋ~.
조끼가 생각보다 맘에 들어 맘껏 으스대고 있어요~^^

뭐 하나 제대로인거 없이 대충이지만...이런 대충인 일상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너무 완벽하게 똑 떨어져 버리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잖아요~

첫눈 2011-04-07 22:25   좋아요 0 | URL
와~~저거 뜨신거에요???조끼??
와~~대단하세요~~~
윽..전 목도리만 떠봐서 ^^;;
이제보니 고수셨군용 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9 02:01   좋아요 0 | URL
저 직장 그만두면 하고 싶은게 많아요.
헌책방도 하고 싶고,
제 적성에는 저런 뜨개방이나 수예점도 괜찮아요.

저 예쁜 실이나 새로운 디자인 보면 눈이 반짝반짝 한대요.
고수 맞나요?'긁적~'

비로그인 2011-04-07 23:08   좋아요 0 | URL
^^.. 사진으로 보는 것은 실제 양철님 만드신 솜씨의 반의 반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아마도 위에 올리신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 보면,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날 것 같습니다.

어느새 지글지글 소리가 멈췄는데, 소주 1/3잔 몰래 마시면서 약 먹고, 커피 마시며 많은 말을 하고, 아직은 귀를 막은 채 조금씩 스테레오로 변해가는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이런 밤에 듣기 참 좋은 앨범 하나를 꺼내서 말이지요..ㅎ

양철나무꾼 2011-04-09 02:05   좋아요 0 | URL
이 칭찬 소급 적용해도 되나요?^^

전 커피에 약먹어 본적은 있는데,
소주에 약먹어 본적은 없네요.

옆에 계셨으면 소주 잔 드신 손등을 손바닥으로 '찰싹'때렸을거예요.
전 하프를 일부러 찾아들어보려구요~^^

비로그인 2011-04-07 23:29   좋아요 0 | URL
빗소리가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라... 하루 종일 김치전 생각 났던 게 비 때문이었군요 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9 02:07   좋아요 0 | URL
지금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데...님의 댓글을 보니 김치전 생각이 절실한 걸요~

울보 2011-04-08 00:54   좋아요 0 | URL
손뜨개질 하신 조끼인가봐요,
너무 곱네요,
우리동네에도 목력이 활짝 피었던데, 개나리도 피고,
그런데 이비가 그리 반갑지는 않네요,

양철나무꾼 2011-04-09 02: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 좋은 봄날 무슨 걱정거리가 그리 많은지요~ㅠ.ㅠ

가장 가까운 걱정거리가 쑥 뜯어 개떡 만들려고 했었거든요~

순오기 2011-04-08 01:09   좋아요 0 | URL
재주꾼 양철댁~~~~~ 못하는 것도 있어요?@@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궁금해서 광고에 올려두고 찾아봤었죠.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9 02: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이쁘게 나온 것 같아 으스대고 있어요,ㅋ~.

이 책 진짜 재밌어요, 아주 재밌어요.

춤추는인생. 2011-04-08 10:47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전 와플메이커 친구줘버렸어요. 한번 먹을때마다. 와플굽고 생크림 올리는게 여간 귀챦은게 아니라서요. 분위기있게 혼자 까페처럼 살아보려다. 실패했어요 .^^
그래서 전 와플먹고싶을때 가까운 까페를 이용하기로 했답니다. ~~
잘 지내시죠?^^

양철나무꾼 2011-04-09 02:15   좋아요 0 | URL
와플메이커 사용법 보니까 누룽지도 되고, 샌드위치 메이커처럼도 사용할 수도 있고, 떡도 구울 수 있고 그렇더라구요.
근데 사용자 후기 보니까 청소도 번거로운가 보네요~ㅠ.ㅠ

네, 저는 그럭저럭이요, 님도 잘 지내시죠?^^

pjy 2011-04-08 11:51   좋아요 0 | URL
홍홍홍~~ 이래서 알리딘이 좋아요~ 확실한 호응이시네요 ㅋㅋㅋ 코바늘로 이런 조끼를 섬세하게 작업 진짜 멋지십니다~~
질수없죠! 조만간 재활용실로 조끼하나 더 자랑할려고 준비중입니다! 어정쩡한 날씨에 조끼가 젤 쓸모가 많더라구요~
와플보다는 김치전을 강추! 근데 아무래도 아침메뉴로는ㅋ; 전 눈만뜨면 족발이나 삽겹살도 바로 먹을수있어서~~

양철나무꾼 2011-04-09 02:17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부끄럽네요, 님의 색 고운 원피스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저거 대바늘로 몸판을 뜨고 테두리 레이스만 코바늘로 굴렸어요.
디자인이 독특하죠?^^

님의 조끼, 목 놓아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차좋아 2011-04-08 12:15   좋아요 0 | URL
좋은 거 사세요 좋은 거(좋은 거=비싼 거)ㅋ
와플을 집에서 ! 와 멋져요. 그럼 제가 커피를 내려서 놀러 갈까요?^^

양철나무꾼 2011-04-09 02:20   좋아요 0 | URL
그 좋은 비싼거가 그러니까 품절이라잖아요~ㅠ.ㅠ
저, 요즘 구스토 커피 메이커에도 눈독 들이고 있어요.
직장 그만 두고 집에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하는데,
그런 저를 위한 보너스라고 할까나?

꿈꾸는섬 2011-04-08 15:43   좋아요 0 | URL
아침에 5첩반상, 7첩반상은 정말 무리에요.ㅎㅎ 3첩반상으로 하시면 낫지 않을까요? ㅎㅎ
재주 많은 양철댁님 목련빛깔 조끼 너무 우아해요.^^
전 요새 목련이 피기를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저흰 어제 김치전 해먹었어요. 네장 부쳤는데 전 한조각 먹었고 나머진 남편이랑 아이들이 다 먹었어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9 02:24   좋아요 0 | URL
물론 아침에 그 반찬들을 다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구요~
푹푹 많이 먹어줬으면 좋겠는데, 깨작거려서 얄미워요~ㅠ.ㅠ
목련빛깔조끼 괜찮죠?^^

그러니까 후와님도 그렇고, 이 시간에 김치전을 부칠까요?^^

글샘 2011-04-08 19:39   좋아요 0 | URL
종일 흐린 게... 한 잔 하고 싶은 날씨지만, 그럴 몸이 안 된다는... ㅠㅜ

양철나무꾼 2011-04-09 02:27   좋아요 0 | URL
어~걱정되게스리, 오늘 댓글은 좋지않은걸요.
건강에 문제가 있으시단 건가요, 아님 바쁘셔서 드실 시간이 없다는 건가요?

잘잘라 2011-04-08 20:10   좋아요 0 | URL
아~~~~~~~~~~~~~~~~~~~~~~~~~~~~~~~너무 너무 안타깝습니다.
냉장고를 들락거리는 쑥국이라뉘!!! ㅠ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말,

양철나무꾼 2011-04-09 02:30   좋아요 0 | URL
그런 일이 저희집에서 비일비재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저희집,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와야 하는 건가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아들이 노래를 부르던 일렉기타를 사주었다. 
아들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로 헌사를 했다. 
이리저리 튕겨보더니, '아흑~소리가 완전 '죽음'인걸!'하며 흡족해 했다.
앰프랑 또 컴퓨터랑 연결해 륑가륑가하더니 컴퓨터를 망가뜨렸다.
이때 이 녀석은 세상 다 살았다는 표정으로 '죽을 거 같애.'라고 읊조리더라.
나는 사람이나 사랑 때문도 아니고 일렉기타랑 컴퓨터 때문에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이 녀석이 한심하였지만, 뭐~
이렇게 한마디하였다.
'엄마, 아빠가  니 생명의 은인이네. 낳으면서 한 번, 이렇게 죽을 것 같은 걸 살려놓은 거 한번~' 

돌이켜보니, 나도 '죽음'을 이렇게 저렇게 섞어서 '과장법'을 제법 만들어 썼다. 
세상은 과장이 안보태지고도 죽을똥 살똥의 연속인데, 나 때문에 아이는 삶과 죽음을 과장하여 목도하게 되는 건 아닐까?
이제 죽음이 들어간 단어의 선택에 신중해야 겠다.

세상에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을까?
종종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르는 자가 있기는 하지만,
죄를 미워하되 그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다고...세상에 죽어 마땅한 사람 따위는 없는 게 아닐까?

이 책의 원제는 'Schneewitten muss sterben'이다.
그대로 해석하자면, '백설공주는 죽어야 한다', '백설공주는 죽어 마땅하다' 정도가 되겠다. 

난 백설공주를 이런 저런 버젼으로 접했었기 때문인지, 백설공주가 죽어 마땅하다는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 동화에 나오는 눈처럼 흰 백설공주로 알고 있는상황에서, "백설공주, 걔 죽어 마땅해...싸고지야." 했다면 좀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암튼,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런 저런 상황이 어우러져 다시 한번 우리말 제목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 친구 둘을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한 자의 형량으로 10년이면 너무 짧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난 후인가, 그 즈음인가...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전도유망한 청년의 10년이 너무 안타까웠다.
뭐, 처음에만 그랬다는 얘기이다.
이 청년은 술에 만취해 그날의 일을 기억 못하는데...
나였으면 그러면 다시 술은 보기도 싫을 것 같은데...그는 또 술을 마신다.
이것이 내 안타까움이 지속되지 못한 이유이고 그에게 감정 이입 할 수 없었던 이유이다.

물론  일단 눈앞에 뼈만 가져다주면 시간이고 뭐고 다 잊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사람(14쪽)  일에 관한 열정이 내 맘에 들었지만 그는 어찌된 것인지 일 외의 부분에서는 완전 찌질이다.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도 내가 보기에는 아내가 바람 피우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예나 지금이나 자신만만하시군요. 여자가 예뻐지면 남자들은 꼭 자기 때문이라고 하더라!"(85쪽)의 당사자가 된다.

이 책의 주인공 '토비아스'로 말할 것 같으면...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것 하나 없는 게다가 얼굴까지 잘 생겼다.
그런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여자 친구 둘을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했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들어간다.
이 책은 10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그가 예전 마을로 돌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토비아스가 맘 아팠지만,
토비아스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면 과연 전도유망한 청년이 되어있을까?...에 대한 나의 예상을 얘기하자면 'never'이다.
왜냐하면 열아홉살 때까지의 그가 전도유망했다고 표현되는건 그의 외적인 스펙이다.
내적으로 그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성숙했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거의 속물수준이다. 

외모만을 보고 이 여자에서 저 여자로 갈아치는게 신발을 갈아신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던건 차치해 두고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이 제멋대로였다.
술을 아무리 인사불성이 되도록 먹었다고 해도 사람을 죽이고도 모를 정도로 먹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게 범인으로 지목되었을때, 그의 결백을 증명해 줄 친구 한명 없다는 것도 그렇다.
좋다, 그렇게 그렇게 형기를 마치고 나왔으면...
술 때문에 자신이 악화일로를 걸었다면, 또다시 술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하지 않았을까?  

피아는 그의 긴장된 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억눌려온 노여움이 작은 불꽃처럼 일렁였다. 그 불꽃은 바람만 제대로 만났다 하면 거대한 불길로 변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었다. 토비아스 자토리우스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그 자체였다.(75쪽)

복수의 칼날을 갈든 도를 닦든 10년동안 감옥에 있은 사람의 그것이라고 할 수가 없다.

이 책은 그러니까...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았겠다.
하지만, 이게 서사를 만들어나가는 힘이지, 장르소설이 갖추어야 할 개연성은 아니다. 
얘기를 직조해 냈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리저리 붓 가는 대로 쓰다가, 얘기가 안 풀린다 싶으면, 하나씩 인물을 만들어내서 억지로 꿰어맞추는 식이다. 

한마을 사람들이 범죄에만 얽히고 섥힌게 아니라 관계도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섥힌게...꼭 통속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재밌지만 그뿐, 읽고나면 남는 여운 따위는 없다.

'스몰플레인스의 성녀'가 생각났는데...
스몰플레인스의 성녀에서는 그래도 한가족 사이의 비밀이어서 억지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한마을이 통째로 얽히고 섥힌 이런 사건이 10년동안이나 은폐되었다는 게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자폐아와 아스퍼거증후군의 증상이 섞여서 왔다갔다 한다. 
이런 의학적 지식에 대한 자료수집도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다니 아쉽다.

책날개를 보면,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감성 형사 피아 콤비가 등장한다고 했는데... 
이 안내 문구는 바꿔야 할 것 같다.
보덴슈타인은 아내의 바람을 감지하고 뒤쫒아 다니다가 자신도 맞바람을 피우는 찌질남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여형사 피아의 경우도 전남편의 도움을 받아 거쳐야 할 단계를 생략해서 사건을 좀 빨리 해결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유럽소설 특유의 허무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긴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은 다음편에서도 계속 등장해야 할테니까 그를 주인공으로 놔두어야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말이다. 
유럽 장르소설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개척 분야니까 백번 양보를 한다고 해도 말이다.
이 책이 눈 깜짝 할 사이에 7쇄까지 찍어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광고, 영업, 기획력을 유심히 살펴보고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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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4-07 02:37   좋아요 0 | URL
궁금1) 사업하시게요? 아니면 책 내시게요?

궁금2) 스티븐 킹의 소설도 '장르소설'인가요? 장르소설이라는 말, 잘 모르겠어요. 장르라는 말에 '추리'라는 뜻이 들었나보죠?

양철나무꾼 2011-04-07 17:08   좋아요 0 | URL
답1) 둘 다 아니구요, 잘 살펴두면 나중에 유용할 듯 해서요~

답2)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 등 예전에 대중소설이라고 불리우던 것을 통칭하는 말이죠.
제가 장르소설이라고 그냥 뭉뚱그리는 이유는 요즘은 예전같지 않고 경계를 넘나드는 장르가 많아서 추리나 호러 한가지 이름으로 명명하기가 애매한 건 같아서이기도 하구요.

최내현 님 같은 경우는 SF를 science fiction이 아닌, social fantasy로 명명하시기도 하구요~

감은빛 2011-04-07 02:41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의 마케팅전략이 궁금하던 참이었습니다.
살펴보시고나면 저에게도 가르침을 주세요! ^^

양철나무꾼 2011-04-07 17:10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마케팅 스케일이 틀리더구만요.
자잘한 거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말이죠.
본받을만 해요~^^

루쉰P 2011-04-07 09:53   좋아요 0 | URL
유럽의 장르 소설에서는 그리 읽히지 않은 책들이 많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주관이에요. 뭐랄까? 스릴러 분야에서는 유럽 책 쪽에 저를 확 끌어당기는게 없거든요. 양철댁님이 지적해 주셨듯이 뭔가 기계 장치의 신처럼 이야기가 막힐 때 쯤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독서를 집중하는데 참 번잡스럽게 만드는 것 같아요. 7쇄까지 찍다니 아예 처음부터 7쇄로 나온 것은 아닌지 하는 추론을 해봐요. ^^ '유럽 특유의 허무한 결말'이라는 문장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유럽 스릴러 문학에 대한 감상과 일치하는 것 같아요. 암튼 좋은 책 찾기는 아파트 경비를 보며 칭찬 받는 것과 거의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7 17:21   좋아요 0 | URL
그러면서도 또 광고에 혹해서 말이지요~
그러니까 이 책의 영업, 광고, 기획, 편집력...다 배우고 싶다니까요~^^


마노아 2011-04-07 12:37   좋아요 0 | URL
리뷰도 무척 많이 올라오고 제목도 시선을 끌고 표지도 매력적이었는데 정작 내용이 매력적이지를 않군요.^^
벌써 7쇄라니, 놀라운 마케팅이에요.

양철나무꾼 2011-04-07 17: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내용이 꼭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아니예요~^^
단지 제 기준에 좋지 않은 것일 뿐이지~

암튼 7쇄 미스터리를 풀고 싶어요.
제가 1쇄와 7쇄는 가지고 있거든요.
혹, 다른 인쇄본을 가지고 계신 분?^^

양철나무꾼 2011-04-09 01:39   좋아요 0 | URL
다시 확인하니 제 것 두권 다 7쇄네요~^^

책가방 2011-04-07 15:30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물관계도를 그려야 했다죠...ㅋ
등장인물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고 이름마저 어려워서요..^^
(토지)는 등장인물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지만 이름은 쉽잖아요..ㅋ
제가 소설은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17:26   좋아요 0 | URL
저도 인물관계도 당근 그렸죠.
고3 독서실에 숨어서 무협지 읽을 때부터 터득한 버릇이라서 말이죠.
그래서 책 처음에 등장인물 관계도 나와 있으면 시원섭섭해요~^^

차좋아 2011-04-07 18:16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 눈에 걸리는 책이었는데 양철댁님이 읽으셨군요.ㅎ 사실 별로 궁금도 안했는데 이렇게 양철댁님 후기를 보니 또 관심이 갑니다. '적극적 기회가 온다면 읽어야지.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9 01:40   좋아요 0 | URL
적극적 기회를 만들어 드릴까요?
주소 알려주심 한권 분양해 드릴게요~^^

첫눈 2011-04-07 22:50   좋아요 0 | URL
이책 역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하더라구요.
전 재밌게 봣는데, 나와는 또다른 리뷰를 보면 저도 다시한번 되새겨보기도 해요 ^^
저와는 다른시각의 리뷰 너무 잘 봤습니다 ^^
리뷰가 너무 멋져서...전 좀 부끄럽네용 하하하 ^^;;

양철나무꾼 2011-04-09 01:42   좋아요 0 | URL
첫눈 님의 리뷰도 읽어봤어요.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재미는 있었어요.
근데 아줌 심리 발동, 아내의 바람에 맞바람 피우는 남자...멋지지 않더라구요~ㅠ.ㅠ

이박사 2011-04-09 05:43   좋아요 0 | URL
ㅎㅎ 약철댁 님 취향에 안 맞으셨군요. 전 이 책 출판사가 기대하지 않은 로또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장르 출판사도 아니고, '키켄'이라는 책도 거의 망했을테고... 아마도 제목과 표지로 일반 독자들한테 꽤 팔리고, 장르 팬들한테도 평이 좋으면서 그제서야 홍보도 하고 했을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탄력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눈덩이가 커진 듯.

전 '백설공주'의 이야기가 꽤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져 있고, 꽤 유명하다고 알려진 작품들이 놓쳤던 기본기 같은 것들이 참 보기 좋다고 느꼈어요. ('살인의 숲'에서 타나 프렌치가 해 줬으면 하고 바랬던 것들... 조금 깔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전 치정에 얽힌 이야기에 점수를 잘주지 않는 편인데, '백설공주'는 꽤 지저분하게 얽혀 있는 이야기가 깔끔하게 긴장감 있게 진행되었던 게 맘에 들었네요.

양철나무꾼 2011-04-09 08:35   좋아요 0 | URL
와~
님의 분석 너무 멋져요~
암튼 배울 점이 많은 책인 것만은 확실해요.

그렇다면 전 백설공주의 다른버젼을 알고 있어서...너무 당연지사라고 생각하고 봤었나 보죠?^^

이박사 2011-04-24 02: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양철댁님. 제가 결혼생활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기에 ... 특히나 스릴러 장르 쪽을 보면 보통의 부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기 쉽죠 ㅎㅎ

이전에 언급했던 '악마의 놀이' 같은 경우는 또 다른 스타일의 가족 이야기가 살짝 연관되어있기도 한데... 위의 기타 에피소드를 읽고 보니 그 책을 읽은 양철댁님의 의견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물론 조금 잔인한 편에 속하는 스릴러라 그런 걸 싫어하신다면 망설여지지만요.

양철나무꾼 2011-04-24 02:10   좋아요 0 | URL
악마의 놀이, 님께 땡스투 하고 구입해 뒀어요~^^
지금 비트 더 리퍼 읽고 있고, 넬슨 드밀이랑 마이클 코넬리가 대기 중이긴 하지만요.
언젠가 읽고 님을 위하여 짧게라도 코멘트를 남겨보기로 하죠.
잘 지내시죠?^^

다락방 2011-04-18 09:06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저 이 리뷰 읽었을 때부터 제가 가진 책이 몇쇄인지 알려드려야지 생각하고 자꾸 잊었다가 오늘 드디어 확인했어요. 제 책도 7쇄네요.

양철나무꾼 2011-04-20 00:35   좋아요 0 | URL
앗!
죄송해요, 댓글을 이제 봐서 덧글이 늦었네요.
엊그제 11쇄까지 봤어요.
아니 11쇄를 봤어요.
그러니까 제가 눈으로 확인한건 7쇄, 11쇄 이렇게 두 종류네요.
하긴 쇄에 이렇게 연연해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요즘은 루틴으로 만 부 이렇게 찍어내는 세상은 아니라네요~^^
 

Let it be와 Let it grow 

노래 가사와 연관짓지 않고, 저 문장들만 놓고 해석을 해보자면,
'냅둬,이대로 살다 죽게...' 또는 '냅둬, 그렇게 살다 죽으라고...'와
'길들여진 것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해'
정도가 될 것 같다.

어찌보면,
Let it be는 이별 앞에 대처하는 자세이고,
Let it grow는 사랑 앞에서의 마음가짐인 것도 같다.

사람의 마음은 한번 돌아서면, 그 마음은 다시 되돌리기가 어렵다.
울고불고 매달리면 이별을 늦출 수는 있지만, 이별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사랑은...심어놓았으면 가꾸어주어야 한다.
힘들고 지치고 외롭다고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아무나를 be한 상태로 두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이다.
내곁에 심어놓았다면 돌봐주고 가꾸어주어야 하는게 기본적인 예의다.

이쯤되면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호오를 무우 자르듯이 경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거냐고 할지도 모른다.
나로 인함이냐, 나에게로 비롯됨이냐에 따라서 경계는 상반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어쩜 돌고도는 것인지도 모른다.
grow해야 할 감정이 be해지는 것도 아픔이지만,
be해야 할 것이 grow해지는 것도 아프긴 마찬가지인 고로,
나로서는 최소한 아픈 상처에 고춧가루 뿌리는 일은 막아보자는 심사다.

한가지 고약한 것은
be해야 하는 지 grow해야 하는 지,
처해있을때는 깨닫기 힘든고로,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실종신고나 가출신고를 할 수도 없다.

헌데, 이런 단어 하나의 차이가 주는 미묘한 뉘앙스에 연연해 하는 난...
be해야 한단 것인가, grow해야한단 것인가?
어떤 날의 노래가사도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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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4-01 08:26   좋아요 0 | URL
"냅둬유-!" 최양락 목소리가 떠올라요.
에릭 크랩튼 듣고 가요. ♪내비둬유, 내비둬유~
만우절 아침^^;;

양철나무꾼 2011-04-07 01:02   좋아요 0 | URL
만우절 아침의 댓글에...답글이 엄청 늦었네요.
저도 최양락 버젼의 '넵둬유~' 알아요~^^

느린산책 2011-04-01 09:12   좋아요 0 | URL
에릭 신님 젊을 때 너무 잘 생기셨다~ㅋ
저에게 에릭 신은 나이를 떠나 가장 멋지고 섹시한 남자랍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1:04   좋아요 0 | URL
에릭 신님의 노래에는 철학이 담겨있어서, 곱씹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이해되는 것 같아요.
저도 참 좋아해요~^^

穀雨(곡우) 2011-04-01 09:22   좋아요 0 | URL
"Let it be"로 부를 땐 몰랐는 데 "냅둬유"라고 부르니
상황이 전혀 달라지는데요. 이제 렛잇비하면 냅둬유와 양철댁님이
함께 떠오르겠는걸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07   좋아요 0 | URL
이 '냅둬유'랑 종교적인 가르침 '냅둬유'는 또 다른 얘기이겠지만,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넵둬유 속에 담겨진 순리를 따르라는 가르침은 한번씩 되새겨 볼만 하죠~^^

차좋아 2011-04-01 11:49   좋아요 0 | URL
Let it grow Let it grow~~~ 입 속에서 계속 부르고 있는데 다음 진도가 안 나가네요 ㅋㅋㅋㅋㅋ
응응 응 으으응~ 렛잇 그로우~~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7 01:10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를 알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걸요~
에릭 크랩튼은 수많은 주옥 같은 노래들에 가리워져 let it grow 아는 분들 많지 않더라구요~
응응 응 으으응~ 렛잇 그로우~~^^

차좋아 2011-04-07 18:18   좋아요 0 | URL
제 허밍이 들렸어요?^^ ㅋㅋㅋ 글로 전해져서 알아 보셨나보다. 직접 들었으면 못 알아 들었을 거에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09 01:38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제, 그제 계속 Let it grow만 허밍으로 흥얼거렸는데...
아들曰 "왜 모든 노래 가사가 다 똑 같어?"
엄마曰 "같은 곡인데~(,.)"
아들曰 "그럼 음정 박자가 계속 틀리는거야?"
엄마曰 "인석아, 변주곡이란 것도 모르냐???"

저 아들에게 변주곡을 가르친 여자에요~^^

반딧불이 2011-04-01 12:15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를 들으면서 be하는 것에 살기나 뿌리지 말아야지 하는 각오를 하게 되요. 노래 잘 들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1:12   좋아요 0 | URL
아, 또 다른 가르침이고 또 다른 깨달음이네요.
신선한 충격이네요,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1-04-01 13:29   좋아요 0 | URL
단어 하나 차이인데 마치 다른 창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네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7 01:14   좋아요 0 | URL
이 동네에 중전 님이라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의 사진들을 보면 사진 속에 또 다른 프레임을 하나씩 가지고 계세요.
다른 창으로 세상을 본다고 하셔서...그 분의 사진들이 떠올랐어요~^^

순오기 2011-04-01 17:32   좋아요 0 | URL
종일 무한반복하고픈 음악이네요~ 왔다 갔다 일하며 클릭 클릭!!
우리집은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지 않은 엉망진창인데...ㅜㅜ

양철나무꾼 2011-04-07 01:16   좋아요 0 | URL
저희 집도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자리를 만들어 놓고 그자리에 두려고 노력해요.
저도 지금 댓글 달면서 다시 한번 듣고 있어요~^^

꿈꾸는섬 2011-04-01 23:16   좋아요 0 | URL
에릭 크랩톤 너무 오랜만이에요.^^
글도 좋고 노래도 좋고...너무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18   좋아요 0 | URL
저는 꿈섬님이 더 오랫만인 것처럼 느껴져요~^^
꿈섬님이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저도 너무 좋아요~^^

cyrus 2011-04-01 23:44   좋아요 0 | URL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스쿨버스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양철댁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양철나무꾼 2011-04-07 01:20   좋아요 0 | URL
스쿨버스에서 글을 읽으셨다면 스마트폰으로?
무한영광인걸요~^^
비틀즈도 그렇고 에릭 크렙튼도 그렇고...야심한 밤일수록 착 달라붙는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4-02 01:01   좋아요 0 | URL
흠, be하든 grow하든, 그럴 대상이라도 있는 그대는 행복한 사람~~~ 홍홍.
나는 요즘 같아서는 고민 자체가 안 돼, 머... 고민해봤자인 문제기두 하구.
누가 알겠어, 어느게 현 상태에서 정답인지.. ^^

아, 흘러가는대로 라고 생각하는 걸루 봐서는 let it be 네.

양철나무꾼 2011-04-07 01:22   좋아요 0 | URL
아, 흘러가는대로 흐르는 대로 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
흘러가는 거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거고, 흐르는 거는 내가 흐르는 거고...
Let it be도 파고 들어가면 왕 복잡해진다는~ㅠ.ㅠ

햇빛눈물 2011-04-02 23:50   좋아요 0 | URL
'울고불고 매달'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별 자체를 막'지는 못했죠. 저 또한 '사랑은 심어놓았으면 가꾸어 주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제가 그러지 않았나 합니다. 'be해야 하는 지 grow해'야 할지 저는 잘 모르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정말로 돌고 도는 것이라면. 내 가슴에 지나간 사람들과의 일, 기억을 떠올리며 '씨익'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24   좋아요 0 | URL
아직은 관조적으로 바라볼 만큼 시간이 흐르지 않은게 아닐까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씨익 웃을 수도 있고,
때로는 기억도 나지 않기도 하더라는~^^

저절로 2011-04-03 14:49   좋아요 0 | URL
사색이 깊은 '사람'이군요..안 그래도 어제 봄처녀?를 만난 뒤 '집착'에 대해
계속 생각했었는데, 여기오니 '답'나왔네요. 아! 그렇군요. 님 페이퍼는 '답안지'였군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26   좋아요 0 | URL
님이 말씀하신 봄처녀가 제가 상상하는 그 봄처녀 일까요?^^
그렇담 왕부럽구요~^^
웬걸요~
집착에는 답이 없는걸요~^^

루쉰P 2011-04-04 12:48   좋아요 0 | URL
오우..영어와 국어의 혼용 리뷰...전 요즘 토익을 공부하고 있어서 영어에 자신감만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양철댁님의 글은 포스가 엄청나군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런 상황 자체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만 한 번 퍼부었다면 상대방 따위는 배려하지 않는 폭풍 사랑을 하는 것이 저의 신조죠. 후훗...약간 스토커 체질.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평생에 걸려도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사랑은 남보다 더 그/그녀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싸움이라 생각하기에 훗...걸리기만 해 봐 완전 이해해줄거야란 아름다운 다짐을 봄에 해요. 헐..갑자기 양철댁님 글 읽다가 결의를...

양철나무꾼 2011-04-07 01: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 폭풍사랑 함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랑은 방귀처럼 숨겨야 하는 건 줄 알고 살아와서요~

저는 스토커 기질의 대부분은 장르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으로 발휘하고,
남는 건 아들과 남편을 향하여 무한 발휘하고 있습니다여~

루쉰P 2011-04-07 09:4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들과 남편 분이 양철댁님의 스토커 기질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사랑이에요. 정말 완전한 사랑이에요. 아! 아름다운 봄날이여~~

양철나무꾼 2011-04-07 17:00   좋아요 0 | URL
남편과 아들 맘이 님만 같기를 기도해 봅니다~
종종 그들은 자신들을 쥐에 빗대곤 하죠.
父子 曰 "쥐도 달아날 구멍은 두고 몰아대는 거 알지."
저는 이렇게 쏘아붙이죠.
"제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은 톰이 밀어붙이기 때문이란 거 알지?^^"

따라쟁이 2011-04-04 15:10   좋아요 0 | URL
길들여지는것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의 고의든 아니든지 간에요. 혹시 그것을 바라지 않았던 부분이라 하더라도 상대로 하여금 길들여지게 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왜 저는 여기서 이렇게 격분하고 있는걸까요?

양철나무꾼 2011-04-07 01:31   좋아요 0 | URL
우리 '어린왕자'의 최대 수혜자들이군요~^^

2011-04-05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7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1-04-05 19:44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안부 전합니다 ^^ 잘 지내시죠? ㅋ

양철나무꾼 2011-04-07 01:35   좋아요 0 | URL
와~다이조부님이시다~!!!
넵,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님도 잘 지내시죠?^^

첫눈 2011-04-06 18:06   좋아요 0 | URL
Let it grow라는 노래도 있었군요 ㅎㅎ. 양철댁님의 리뷰를 듣고보니 꼭 들어보고 싶어지네요. be와 grow를 곱씹으며요 ^^ 잘 보고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1-04-07 01:36   좋아요 0 | URL
링크 걸어놨는데 안 들으셨단 말예요?
꼭 들어보세요.
에릭 크랩튼의 숨은 불후의 명곡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바입니다~!!!

감은빛 2011-04-07 02:39   좋아요 0 | URL
야심한 밤에 노래 듣고 갑니다.
오랫만이죠!

양철나무꾼 2011-04-07 17:02   좋아요 0 | URL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를 제 맘대로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로 해석하고 있는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