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자리를 털고 보따리를 싸려고 하니 두 사람이 마음에 걸린다.
한명은 도인이라 불리우던...나를 계속 의심하고 시험하고 그리하여 나를 자극하여 깨어있게 했던 분이라면,
다른 한명은 지인이라고 얘기하던...나와 코드가 비슷하여 참 많은 대화를 나누던 분이다.

그동안,
도인에게는 이것저것 해 볼 시간적 여유, 내 기량을 발휘해 볼 여력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 반면...
지인에게는 내 기량을 십분 발휘하였고 최선을 다하여 미련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였었다.

지인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되던 한숨을 해결해 드렸기에...나머지는 소홀했었나 보다.
또는 감정적으로 가깝다는 이유에서...내가 그렇기를 바라는 대로, 그가 되어가고 있다고 착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다시 시작된 한숨이 언제부터인지를 간과했고,
그리하여 氣滯하여 답답해 하는 걸 알지 못했고,
비가 와 길이 미끄럽기 때문이라는 고마운 핑계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를 넘어져 다치게 하였다.

오히려, 내가 기운이 흐트러지려 할 때면,
여지없이 어깨를 한번 가볍게 쥐어주는 느낌을 받곤 하였었던 고마운 그에게 내가 그렇게 소홀하면 죄를 받을텐데...
롤랑 바르트가 어떤 의미로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암튼, 나는 그가 아프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를 이렇게 저렇게 들춰 보다가 이 영화가 생각났다.











 
언젠가 각 손가락의 기능과 더불어 손가락의 기능 손상시 장애등급 판정하는 기준을 외우다가,속상해서 한참을 울었었다.
눈에 보이는 손가락의 기능 손상정도에 따라서 장애등급이 판정났었는데...
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니 어떤 의미로든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잘려나가 없어진 손가락이 아프게 느껴지는 phantom sign의 경우,
아프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실체가 없으므로 치료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들었고 험난한 세상을 살다보니...무뎌져서 이젠 그딴 일로 울지 않지만,
암튼 그때나 지금이나(아직까지) 내 속상함의 여부는 치료할 수 있느냐, 치료되기 어려운가에 관한 것이지...
돈이 있어서 치료받을 수 있고, 돈이 없어서 치료받을 수 없고는 아니었었다.

솔직히 '영화는 어떤 의미로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게,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별로'였다.
특히, 극한으로 몰아가 비교를 통하여 부각시키는 방식, 블랙코미디라고 하더라도 심하다 싶을 정도의 비비꼬는 기법 등을 보고 있노라면...여간 심기가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새 정부의 '의료보험 민영화'정책에 관심있어하는 내게 지인이 꼭 보라고 권해줘서 보게 되었다.
경부운항의 경우는, 다른 건 어찌되었건 '경제를 창출'하기라도 한다지만,
이 '의료보험민영화'에 대한 해석은...'일부 보험회사의 이익창출''부자들에게 다양한 의료서비스 제공'말고 일반 국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찢어진 살을 직접 꿰매는 남자를 보여주는 걸로 시작된다.
손가락이 절단된 기타리스트가 코드를 잡는데두 손가락 다 필요하지 않다며 한 손가락을 포기한다.
둘 다 직업을 가졌던 부부가 한명은 암으로 한 명은 심장발작으로 전 재산을 의료비로 탕진하여 자식에게 얹혀살게 된다.

여기서 집고넘어가야 할 것은 보함료가 아무리 비싼 미국이라지만,이들 모두가 돈이 없어서 의료보험에 들지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극소수는 돈이 없어서 의료보험에 들지못하지만,돈이 있어도 보험회사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어떤 이는 "too fat"하여,
어떤 이는 피부과 약을 탄 과거력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승인을 거절당한다.
민간보험회사는 국가가 아닌고로 '최대이익을 창출'해야 하고 그목표에 맞춰 보험료를 보다 적게 지불하던지 지불하지 않을 고객만 선택한다.
당연히 이들 보험회사가 지정하지 않은 신약도 사용할 수 없다.

(나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내가 이 영화를 '의료보험 민영화'랑 관련하여 추천을 받아 그쪽에 무게를 실어 접근하려 했지만, 이 영화에서 마이클 무어가 보여주려 한 것은 이것만이 아닌 것 같다.
자본주의국가, 자우민주주의국가 미국은...
의료보험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사회주의국가나 공산주의국가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마이클 무어가 둘러본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은...자본주의국가인데도 의료보험제도에 국가가 개입하여 의료비가 '무료'이다.

이쯤되면 눈치빠른 사람들이라면...
비틀어 생각하기 좋아하는 마이클 무어가 이념의 경계가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다면 차라리 '사회주의'를 지향하는게 낫지않겠냐는 쪽으로 유도해 나가리라는 걸 알 수 있다.
영국을 전국민의료보험을 실천한 나라로 표현하면서,
'전쟁 중에는 실업이 없었다.독일인들 죽이는 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다는...'
하는 의회의원의 말을 시작으로하여,
자기가 취재했던 환자들을 데리고 (부시정부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빈라덴의 수하 등)테러리스트가 수용되어 있다는 수용소로 '악당들과 똑같이만 해달라'며 가려하지만 좌절당한다.

그러자,무어는 이들을 데리고,
미국의 또 다른 적'반미주의 독재자<카스트로>'의 고국 쿠바로 향한다.
쿠바는 카스트로의 독재,곤산주의의 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는데도...'무상의료'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우리나라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국가이기 때문에...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그냥 따라야 하는게 당연한 수순이다.
그리하여, 우리도 미국처럼 매년 18000여명이 보험이 없어서 사망하고, 가랭이가 찢어져가며 의료보험료를 내다가 파산하고 그랴야 한다는 얘긴가?

물론 '식코'는 단지 미국의 일이다.
아직 우리에게 벌어지지 않은 일을 놓고 걱정하는 난, <나니아연대기>한구절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물의 좋은 점을 볼 줄 모르는 고로...교육을 잘못 받은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현실은, 아직까지 의료보험제도에 국가가 개입하여 보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가 병원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치료받지 못한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의료보호 환자들에게 한달에 4회 또는 6000원의 의료비지원은 온몸에 백과사전급 병명을 지니고 있는 환자들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꼴이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감사하게도 국가가 개입하는 '의료보험제도'하에 있으니...
때가 되어 보험가입이 거부당하는 일이 없도록 당장 살부터 빼고,
몸속 어딘가 잠복해 있을지도 모르는 피부과 질환도 빨리 해결해야겠다.
과거력까지 역추적당하는 프로그램이라도 개발돼, 의료보험가입이 거부당하면 어떻게 하지?
face off하듯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라도 이용해 새로운 삶을 하나 명받아야겠다.

사람의 감정이나 마음, 정신상태등은 어찌되어도 좋고,컴퓨터에 상병코드를 넣으면 적당한 처방이 주루룩 뜨는 '대증처방'뿐인 세상에서라면 아이작 아시모프의 '바이 센터니얼맨'에서 해답을 찾아보는 게 쉬울 것도 같다.

머리를 빈 깡통이라도 되는 양 톡톡 두드리며,
"그래,난 SF소설이나 영화를 너무 본 게야"
중얼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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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5-29 07:28   좋아요 0 | URL
이 시 읽으니 가슴이 설레입니다. 아 좋다..... "세상에," 가 들어가니 더욱 애틋하네요. 곱기도 하지....

근데 자리를 털고, 보따리를 싼다는 것은 어떤 의미? 의료봉사 가시나요?

양철나무꾼 2011-05-30 01:34   좋아요 0 | URL
ㅎ,ㅎ...이 나이에 의료봉사는요~

조그마한 직장에 5년을 있었어요.
3년 반이 고비가 되어 그만 두겠다고 했는데...1년 반을 밍기적거렸어요.
요번엔 저 아님 문을 닫는다고 해도 진짜 그만 두려구요.
체력이 고갈되어서요~

그리고, 저시는요...
콤마 때문에 선택한 시예요~^^

프레이야 2011-05-29 09:59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조금은 흐리고 가라앉은 아침이에요.
어디로 가시나요?
김용택님의 시가 마음에 잔잔하게 다가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01:37   좋아요 0 | URL
서울은 쾌청이었어요.
낮에 빨빨거리고 돌아다녔는데...더위 먹은 거 같아요~ㅠ.ㅠ

직장을 그만 두려구요.
정말 그만 두고 싶었는데, 막상 그만 두려니까 좀 그렇기도 하네요~

하늘바람 2011-05-29 10:05   좋아요 0 | URL
김용택 시인의 시를 참 좋아하는데 정말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5-30 01:39   좋아요 0 | URL
김용택의 시는 너무 수수해서 꼭꼭 씹어 삼키듯 읽어야 해요~^^

이 시, 그냥 지나칠뻔 했었는데...
세상에 뒤의 콤마 덕에 눈에 들어왔어요~^^

글샘 2011-05-30 23:44   좋아요 0 | URL
세상에,
콤마 덕에... ㅎㅎㅎ

글샘 2011-05-30 01:05   좋아요 0 | URL
세상에,
보따리를 싸시는군요.
그것 또한 근사한 일일지 몰라요.
지금은 그가 아프실지 몰라도...
간절함,
사무침은
문득,
신나고 근사한것만 못하지 않을까요? ^^

양철나무꾼 2011-05-30 01:43   좋아요 0 | URL
분모의 값을 최소화하면 분자에 주어지는 '문득'도 '내내'가 되지 않을까요?^^

hnine 2011-05-30 05:30   좋아요 0 | URL
직장 그만 두는 것, 그거 아무나 못하는건데...아무나 못하는건데...
체력이 고갈된 것도 아니면서 그만 둬본 경험자로서 하는 말이랍니다.

그런데 체력이 고갈됨을 자각하실 정도라면 당연히 쉬셔야지요. 1년 넘게 생각하셨다니 그동안 마음에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차곡차곡 많이 쌓였겠어요. 잘 드시고 잘 쉬시면서 회복하시길 바래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1:49   좋아요 0 | URL
한 직장에 5년을 있다보니 모두가 패밀리처럼 느껴져서 역부족이었어요.
체력고갈은 벌써 전부터 느끼고 있었구요.

늘 여러가지로 고맙습니다.

루쉰P 2011-05-31 11:04   좋아요 0 | URL
직장을 그만두신다고 하니 격려를 해 드려 하는 건지, 아니면 걱정을 해야 하는지 여러 갈래로 고민이 되네요. 오래 일한 직장에서 그만 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실텐데 가뜩이나 요즘처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세상에서요. ^^ 하지만 이미 마음을 먹으셨고 실행에 옮기실려고 하는 듯해 격려를 해드려야 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5년이라...정말 오랜 기간을 일 하셨네요. 어떤 길이든 그리고 어디로 가시든 지금 같은 양철댁님이라고 하신다면 분명 또 다른 길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내실 거라 여겨져요. ^^ 그 길이 어떤 길인지는 자신만이 알겠지만요.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구나를 느낄 때 내가 나이살 먹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요.
양철댁님! 정말 좋은 길을 반드시 찾으실 수 있도록 감마파를 쏘고 있을께요. 힘 내세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40   좋아요 0 | URL
속 깊은 나의 루신P님,
이런 경험에서 우러난 댓글을 달아주실 수 있는 님이, 님의 댓글이 참 좋아요.
고마워요~^^

루쉰P 2011-06-10 20:12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병 간호하시고 직장 다니시느라 피곤하시겠지만 이달의 당선작 되신 것 축하드려요. ^^ 근데 매달 당선 되시는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심 ^^ 알사탕으로 피곤을 좀 푸셨으면 합니다. ㅋ

양철나무꾼 2011-06-15 03:26   좋아요 0 | URL
앗,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루신P님도 축하드려요~^^

다이조부 2011-06-14 13:20   좋아요 0 | URL
식코 영화 보고 무조건 미국 좋다고 엄지손가락 내세우는 사람들이게 권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6-15 03:24   좋아요 0 | URL
*^^*

감은빛 2011-06-14 14:31   좋아요 0 | URL
한동안 못들어왔더니, 이 글을 이제서야 읽네요.
저는 식코를 보고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미FTA 반대 시위할 때, '의료 민영화'에 대해 얘기를 들으며,
설마 설마 했던 일들보다 더 심각한 일들이 미국땅에선 벌어지고 있더군요.

저는 마이클 무어 감독 좋던데요.
그 극단적인 비유,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30   좋아요 0 | URL
꽤 오랫동안 머무셨겠어요.
변변치 않은 글인데 송구할 따름이예요~^^

의료민영화는 제법 많이 왔을걸요.
그분들도 바짝 차리셨으면 좋을텐데...
 

       설렁탕과 로맨스   
                
                         - 정끝별 -

처음 본 남자는 창밖의 비를 보고
처음 본 여자는 핸드폰의 메씨지를 보네
남자는 비를 보며 순식간에 여자를 보고
여자는 메씨지 너머 보이는 남자를 안 보네
물을 따른 남자는 물통을 밀어주고
파와 후추와 소금을 넣은 남자는 양념통을 밀어주네
마주앉아 한번도 마주치지 않는 허기
마주앉아 한번 더 마주보는 허방
하루 만에 먹는 여자의 국물은 느려서 헐렁하고
한나절 만에 먹는 남자의 밥은 빨라서 썰렁하네
남자는 숟가락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여자는 숟가락을 들고 늦도록 국물을 뜨네
깜빡 놓고 간 우산을 찾으러 온 남자는
여전한 여자를 처음처럼 한번 더 보고
혼자 남아 숟가락을 들고 있는 여자는
가는 남자를 처음처럼 한번도 안 보고
그렇게 한번 본 여자의 밥값을 계산하고 사라지는 남자와
한번도 안 본 남자의 얼굴을 계산대에서야 떠올려보는 여자가
단 한번 보고 다시는 보지 못할 한평생과
단 한번도 보지 못해 영원히 보지 못할 한평생이
추적추적 내리네 만원의 합석 자리에
시월과 모래내와 설렁탕집에


어제는 양곰탕이 먹고 싶었다.
점심시간에 밀린 잠을 자고 일어나 앉아 몸을 움직이려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렇다, 난 고도의 육체노동자이다.
어머니께 가기 전에 무엇을 좀 먹어야 할텐데, 먹고싶은 게 하필 양곰탕이었다.
하긴 어머니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계실때도 어김없이 내 배는 고팠고,
그 어느 때보다 끼니를 더 잘 챙겨 먹었었다. 
집밖에서는 혼자 밥을 먹어본적이 없었는데, 혼자 씩씩하게 밥을 한그릇 씩 뚝딱 해치웠다.
 
그리고 어제 퇴근길에 혼자 모래내 면옥에 들러 양곰탕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는데,
저 시에서처럼 밥값을 대신 내주는 로맨스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한 테이블에 같이 앉아 밥을 먹었었다.
쓸쓸하여 목이 메이거나 하지도 않았다. 

양곰탕을 먹고,
'외로운 마음에 꽃비가 내려요'를 부르는 것도 지겨울 즈음 찾아낸 게 장사익이었다.
(난 그러니까 장사익의 CD를 가지고 있는 거였다.)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장사익을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다가,
김규항의 블로그 에 실린 두 편의 글을 보고 생각이 복잡하다.

2008년 2월25일자 <단호하네>라는 글만 봤다면...충격이 덜 할 수도 있었을텐데,
같은해 2월26일자 <꼬마작자 6인전>까지 같이보게 된지라 후폭풍이 대단한지도 모르겠다.

   
  ...노래잘 하는 아저씬데 이명박 취임식한다고 춤추고 노래하네...
예술가가 말이야...예술은 훌륭한데 생각은 없는 사람하고,
예술은 정말 형편없는 데 생각은 훌륭한 사람하고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해?

                                                                            - 2008년 2월25일자 <단호하네>일 부분
 
   
   
  ...김단이 예술가란 자신의 창작욕와 상상력 그리고 이런저런 사회적 여건이나 제약이라는
두가지 힘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유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김단이 그걸 요령있게
줄타기하며 세속적 인기와 안락을 얻는 속물이 아니라 현명하게 넘어서는,그러나 고립되진
않는 예술가가 되길 나는 바란다.

                                                                         -2월26일자 <꼬마작가 6인전>일부분
 
   


아버지와 딸의 자연스런 대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질문하는 의도를, 눈치빠른 딸이 금방 알아챌 수 있다는 거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부모가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부모의 견해나 가치관을 자식에게 주입시키는 건 반대다.

바로 그 다음날 글에서,
'예술가란 자신의 창작욕와 상상력 그리고 이런저런 사회적 여건이나 제약이라는 두가지 힘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유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하고 전날보다 누그러진 입장을 보인다.

어느 부모라도 자식에게는 너그러울 수 있겠지 하다가도...그렇다면 전날 장사익을 향한 감정이 너무 과격하다 싶다.

또 한가지,
예술은 훌륭한데 생각이 없는 사람보다, 예술은 형편없는데 생각은 훌륭한 사람이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상가'도 예술가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면,예술은 수단이나 목적이 아닌...예술 그 자체가 아닌가?

솔직히 그간의 난, 장사익보단 김규항의 생각들과 더 친숙했었기 때문에 장사익의 입장을 잘 모른다.
하지만, 감정을 삭이고 걸러내고 승화시킨 그런 노래들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서, 김규항으로하여금 '장사익 경사났네'라는 소리를 하도록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언젠가 <한겨레21>쾌도난담코너에서 최보은, 김규항, 김훈이 대담할 적에...김훈이 한말들이 생각난다.

   
  80년 당시 신군부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자기가 모조리 작성했다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안 썼으면 딴 놈들이 썼을테고...난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그때 나를 감독하던 보안사 놈한테 이런 얘기를 했지.내가 이걸 쓸테니까 끌려간 내동료만 때리지 말아달라."
 
   

장사익도 어쩜 김훈과 같은 심정으로 그자리에 나섰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난 장사익도 믿고 싶지만,
내가 아는 김규항이라는 사람이 아무런 사전,사후 조사없이 그런 글들을 쓰지는 않았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국어시전에 나온 예술의 뜻 중 두번째를 보면,
'특별한 재료,기교,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활동 및 그 작품'이라고 되어있다.

어찌되었건 예술이라는 건 '감상'이라는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직 '생각'만을 소유하고, 지금이 아닌 되어야 할 행위를 추구하는 것도,
지금 현재를 치열하게 표현하고는 있지만 '생각'이 없어 미래를 꿈꿀 수 없는 것도 ...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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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5-21 10:49   좋아요 0 | URL
장사익 노래 너무 처연해서 난 좀 그렇드라, 그러고
한참 안들었는데 오늘 보니 또 드는 생각은..
세월 참 빨라요;;

밤새고 모래내 설렁탕, 참 많이 먹으러 다녔는데..

그나저나, 정끝별,은 소설가가 아니고 시인이었군요!
와락, 시집 제목도 좋고
정끝별, 시인 이름은 더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5-29 05:31   좋아요 0 | URL
정끝별, 밥시였나?
그녀가 고른 시를 모아 놓은 책이 있었는데...것도 표지도 이쁘고 근사했어요~^^

모래내 설렁탕, 우리 스치듯 만났을 수도 있었겠는걸요~^^

2011-05-21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9 0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1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9 0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5-21 17:32   좋아요 0 | URL
장사익은 정말 작은거인이죠~~~ 찔레꽃을 현장에서 듣는데 전율이 일더군요.
누가 뭐래도 그라고 왜 생각이 없겠어요~~~~~~

어머님은 회복중이실테니 간호하려면 잘 먹어야지요!!

양철나무꾼 2011-05-29 05: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현장에서 그가 노래 부르는 걸 들어본 사람이라면 말이죠~^^

잘 먹어요, 엄청 잘 먹는데...
전 건강하고 넉넉한 걸 미덕으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몸무게가 한 5키로 줄었어요.
체지방은 9키로가 빠져나가고 말이죠,ㅋ~.

2011-05-21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9 0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5-21 22:44   좋아요 0 | URL
뭐, 친일파가 된 것도 아니고,
청승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게 나쁜 일일까요?
이명박이 취임하는 일이 나쁜 일이었던 건 아니잖아요. 선거에서 이긴 건데...
노무현이 죽었을 때 나섰던 사람들이라고 다 독립군은 아니듯,
흑백 논리로 모든 걸 보는 김규항이 조심해야 할 것은,
밥벌이의 비루함에 사람이 얼마나 약해지는지, 그런 걸 무시하는것이 또 얼마나 큰 폭력인지... 그런 것 아닌가 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9 05:51   좋아요 0 | URL
밥벌이의 지겨움이나 비루함을 들먹이지 안더라도...먹는다는 건 신성한 거죠.
다만 지극한 원칙론자로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서,
원칙은 불변하더라도...그 원칙을 꾸며주는 수사에 따라 원칙의 경중이 달리 느껴진다는 게 좀 슬펐달까요.

김규항을 넘 오래 좋아했나 봐요.
갈아타야 겠어요~

2011-05-21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9 0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케 2011-05-22 01:03   좋아요 0 | URL
갈수록. 김규항은 근본주의자로 가는듯. 진중권이 김규항에게 함부로 낙인찍지 말라고 했죠

양철나무꾼 2011-05-29 06:11   좋아요 0 | URL
님이 말씀하신 근본주의자가 제가 사용하는 원칙주의자랑 같은 말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근본이고 원칙이고 간에 이런 저런 수식어가 붙으면 근본이랑 원칙에서 멀어지죠.

하늘에 뜬 별이나 달처럼 생각하고 우러르는 것도 좋지만,
현실에서 부딪치면서 몸으로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죠.

김규항을 너무 오랫동안 좋아했던 것 같은데...
갈아타려 해도 마땅히 갈아탈 그 누군가가 없네요~ㅠ.ㅠ

pjy 2011-05-22 01:01   좋아요 0 | URL
사는게 참, 이래도 말이많고 저래도 말이많고....
자기가 직접 그 찻잔속에 들어있지 않은 이상 그냥 찻잔속의 폭풍일뿐인거죠~
원래 환자보다 보호자가 훨씬 빨리 지치더라구요~ 잘 먹어야 간호도 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9 06:12   좋아요 0 | URL
우와~찻잔 속의 폭풍, 비유가 넘 근사한걸요.

고맙습니다.
넵, 잘 먹고 있습니다.

2011-05-22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9 0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05-22 14:54   좋아요 0 | URL
저는 <찔레꽃>이 좋더라구요. 우연히 TV로 봤는데 멜로디와 목소리가 인상적이더라구요.
그리고 가사도 슬픈게 잊혀지지가 않아요.

양철나무꾼 2011-05-29 06:20   좋아요 0 | URL
찔레꽃도 좋죠~

그의 노래는 슬퍼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구슬프고 처량 맞아요.

세실 2011-05-22 22:02   좋아요 0 | URL
아직 양곰탕 못먹어요...그 부들부들한 것이 좀 징그러워요.ㅋ

저도 나이가 드나봐요. 이런 구슬픈 노래소리가 좋은걸 보니.....
오늘 들은 임재범의 여러분과 오버랩 되네요.

양철나무꾼 2011-05-29 06:24   좋아요 0 | URL
ㅎ,ㅎ...제가 생선회를 못 먹는거랑 비슷하시네요.
전 어렸을때부터 할머니가 보양식으로 한번씩 해주셔서 먹었어요.^^

임재범 참 좋아요.
한 3년 전까지 임재범 가을 콘서트 가기 위해서 돈을 모았을 정도니까요.
전 임재범이 '여러분' 인터뷰에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다고 하는데서...울컥 했잖아요.
건강 때문이라지만, 임재범이 도중 하차 한다면 좀 아쉬울 것 같아요~ㅠ.ㅠ

차좋아 2011-05-23 12:17   좋아요 0 | URL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판단을 했다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단정짓는 사람, 진정 생각없는 사람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01:18   좋아요 0 | URL
전 다름과 틀림, 이 두 단어 앞에서 혼란스러워요.
다들 수는 있지만...다른 게 틀린 게 아닌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루쉰P 2011-05-25 13:10   좋아요 0 | URL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를 여러 개 다 들어봤는데 찔레꽃이 꽤나 구슬프네요. 전 근데 장사익의 목소리도 그렇지만 노래 부를 때 표정이 좀 압권인 것 같아요. ^^ 은근히 중독성 있네요.

예술가는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부분도 매우 힘들구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어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치만 예술가들에게 우리가 잣대가 엄격한 것은 사실이에요. 저도 그런 편이구요.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자칫 조그만 오해가 큰 오해로 가곤하죠. 사람의 정치적 입장을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양철댁님 같은 상황일 때는 몹시나 당황스럽죠. 믿고 있는 지식인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에 대해 판단을 할 때 과연 그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아닌가? 흠...저도 고민되네요.

그런 것보다도 병 간호 하시며 꼭 건강 챙기시기를 당부드려요. 양철댁님의 글을 보지 못한다면 제가 병원에 누워버릴거에요. T.T

양철나무꾼 2011-05-30 01:21   좋아요 0 | URL
흠,흠...글이 뜸하신 루신P님의 글들을 찾아 읽느라, 다른 서재의 댓글까지 읽는 거 아실려나~?

병원에 누워 버리시면 귀뜸해 주세요.
제가 장사익 CD 사들고 병문안 갈게요~^^

루쉰P 2011-05-31 1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 정도로 지극한 관심을 가져주시는 줄은 몰랐어요. 리뷰를 쓸려고 항상 마음을 먹고 있지만 공부도 하고 있고, 일도 하는 와중에 쓴다는 것이 매우 어렵네요. 게다가 머리가 나빠 곰곰히 책을 읽고 또 읽는 스타일이라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양철댁님이 기다리시는 데 리뷰를 아예 안 쓸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리뷰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요. 근데 제 속도는 한 달에 한 번 리뷰를 쓸 것 같아요. ^^

병원에 눕지 않는 조건은 양철댁님이 리뷰를 쓰시는 것 ㅋㅋ 그럼 병문안 오실 일도 없어용.

쉽싸리 2011-05-27 07:51   좋아요 0 | URL
이분의 2007연말공연(세종문화회관)에 갔었고, 그 때 김근태씨를 보았죠. 저는 쪼르르 달려가 악수를 청했고요. 김근태씨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죠.
하여간 3천석이 꽉찬 공연은 장관이더군요.

저도 이분이 명박취임식때 노래부르는거 보고 심히 안좋게 생각했드랬죠. 양철님 글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아내한테 이 글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해주고 동영상보고 저는 무려 막걸리 세 병을 먹고 거의 뻗었어요. 그래서 아침에 이렇게 수정합니다.

저와 아내도 장사익선생의 팬이랄수 있죠.
이분이 예전엔(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충남금산의 물패기농요발표회를 하면 오셔서 태평소를 불곤했죠. 그리고 조그만 북 메고 노래 한 소절 하시는 것도 들었고요. 금강변 모래바탕에서의 정말 자그만한 무대였죠. 참. 단아하게 노래 하신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양철나무꾼 2011-05-30 01:27   좋아요 0 | URL
막걸리 마시고 싶어요.
안주는 장사익 선생의 찔레꽃 정도로 말이죠.

그의 목소리는 마냥 처량맞은데, 오히려 그의 어깨짓이 단아했었죠~^^

2011-05-27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딱 일주일 전 저녁 시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부름에 이 곳 페이퍼에 댓글을 달다말고 달려갔었다.
손에 자동차 열쇠를 쥐고 택시를 집어탈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길은 엄청 막혔었다.
초조한 마음에 택시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운전 기사 분이 자꾸 말을 시키셨다.
누가 아프냐?
어머니요.
위독하시냐?
네...
제대로 된 대답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넋을 놓고 앉아 있자,
운전기사 아저씨가 테이프를 밀어넣고 음악 볼륨을 올리신다.
그때 나온 노래가 '외로운 마음에 꽃씨를 뿌려요.'하는 노래였다.
나는 아저씨를 째려보며 "음악 좀 꺼주시면 안돼요?"하고 쏘아붙였고,
그런 나를 향하여 운전기사 분은 허허 웃으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잔뜩 긴장하고 있길래, 긴장 하지 말라고 내 한 곡 틀었소. 긴장 푸는데 음악 만한 것이 없어요." 
음악 몇 곡을 공해다 하며 귀를 막고 있는 사이 난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잔뜩 가라 앉아서 음악은 들을 수 없다고 툴툴거렸으면서,
중환자실에 어머니를 모셔 두고, 난 이런 책들을 읽었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트렁크 뮤직>
언젠가 <블랙에코>에서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이 책에선 이렇게 바꾸고 있다.

"당신은 혼자 있으면서도 고독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트렁크 뮤직, 141쪽)

 "ㆍㆍㆍ이 세상에 혼자가 되더라도 고독하지 않을 것 같아요?" 
ㆍㆍㆍㆍㆍㆍ
"당신은 혼자인 건가요, 아니면 고독한 건가요, 해리 보슈?" 
ㆍㆍㆍㆍㆍㆍ
"그건 나도 잘 몰라요." 마침내 보슈가 속삭였다. "사람은 원래 자신이 처한 환경에 아주 익숙해지기 마련이죠. 그런데 난 언제나 혼자였어요. 그래서 고독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블랙 에코, 292쪽)

이 두 부분을 비교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한 작가의 책은 한 번역가가 하는 게 낫겠다는 거다.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문체가 달라져 버리니...뭐랄까, 해리보슈의 쓸쓸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오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해리보슈가 다중인격처럼 생각돼서 말이다, 참.
그래도 다행인건 해리보슈가 마음을 다해 사랑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고, 그런 사람이 엘리노어 위시라는 것이다. 

마이클 코넬리가 예전 같지 않다.
나나 그, 둘 중 하나 변했나 보다.
또는 둘 다 조금씩 변했거나... 


그리고 이런 책도 읽었었다.

김별아 치유의 산행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동안 이런 류의 치유에세이들이 많이 있었지만, 난 그닥이었다.
다른 사람이 어땠다 카더라 하는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게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김별아 자신의 얘기여서, 자신의 깨달음의 얘기여서 좋았다.
물론 곳곳에 그녀 특유의 화려한 수사가 등장하지만, 그게 소박한 감동을 해치지는 않았다.

因地而倒者, 因地而起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한다!

는 보조국사 지눌을 인용한 산멀미 내용도 좋았고,

'식물이 물과 햇빛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아이도 눈물과 두려움을 견딜 수 있도록 붙잡아줄 어른이 필요하다'는 드레이커스의 인용도 좋았다.

지금 말할 수 없이 힘든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 사이 어머니는 좀 나아지셔서 병실로 옮기시고...
입소 기념으로 노래를 한 자락 부르게 되셨다.
실은 어머니가 부르신게 아니라, 같은 병실에 계신 흥에 겨운 할머니가 <애수의 소야곡>을 부른 거고...
거기에 화답으로 어머니를 대신하여 내가 '외로운 마음에...'를 선창한 거지만 말이다.
이런 노래가 좋은 건 한소절만 선창하고 나면 어느샌가 합창곡이 되어 있다는 거다.

병실 어머니 옆 싸이드 베드에서 자는 잠은 꿀맛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면, 병실 싸이드 베드를 처방해 드린다. 

이제 내가 손수 운전을 할만큼 어머니는 나아지셨다. 
차안에 클래식 CD를 틀어놓고, 난 클래식 음악을 BG삼아...애수의 소야곡, 꽃을 든 남자,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비가 내린다.
언젠가 읊었던 황인숙은 밀어두고, '꽃을 든 남자'를 내 맘대로 개사하여 흥얼거리고 있다.

외로운 마음에 꽃비가 내려요.
사랑이 싹틀 수 있게.
새벽에 맺힌 이슬이 꽃잎에 내릴 때부터.
온통 나를 사로잡네요
나는야 꽃비 되어 그대 가슴에
영원히 날고 싶어라~~~ 

내가 부르는 건 여기까지 되돌이다. 
은근 중독성이 강해서, 왠만한 시름 따윈 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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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1-05-20 10:37   좋아요 0 | URL
제 18번이군요 최준석의 꽃을 든 여인. 시모님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0 11:33   좋아요 0 | URL
조만간 제 18번으로도 굳어질 듯 해요.

기원 감사드립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계세요~^^

노이에자이트 2011-05-20 18:49   좋아요 0 | URL
그 가수 이름이 최준석이 아니라 최석준이군요.인상이 서글서글하고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5-20 10:56   좋아요 0 | URL
양철댁, 많이 피곤하지?
그래도 건강 챙기면서, 어머님 병 간호하세요.

날이 회색이네, 비가 일관성없이 오락가락 하는 날이야. 그리고 말이지,
해리 보슈같이 음침하고 혼자 파고드는 남자 말고, 좀 평면적이더라도 건전한 남자를 만나봐요. 아라찌. ㅋ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남자 주인공이 생각 안난다.. 어째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1:38   좋아요 0 | URL
하루종일 졸고 앉았어, 비가 내려서 그런가 더 졸립네.
점심 시간에 자리 잡고 누워야 겠어~^^

책 속이 됐든지 일상이 됐든지...좀 평면적인 남자 별 매력이 없다는...ㅠ.ㅠ
그러니까 평면적이면서 건전한 남자, 소개시켜줘 보라니까~

마녀고양이 2011-05-20 11:45   좋아요 0 | URL
그냥 날 가져... ㅋㅋ
내가 좀(!) 건전하잖아? 아닌가? 음.......... ^^, 나가야게따~ ㅠㅠ

양철나무꾼 2011-05-21 09:52   좋아요 0 | URL
옵션으로 뭐가 따라붙는건데?
내가 코알라랑, 그집 서재가 따라붙으면 고려해 볼게~

좀 건전하다는 말 앞에선...그냥 먼 산만 바라보고 싶어지는 걸,ㅋ~.

비로그인 2011-05-20 12:39   좋아요 0 | URL
놀라셨겠네요. 그래도 많이 나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애쓰셨네요^^

양철나무꾼 2011-05-21 09:53   좋아요 0 | URL
첨엔 좀 놀랐는데...
놀란거 가라앉고 나서는 내 소임이다 생각하고 즐겼달까요.
노래도 흥얼거려가면서 말이죠~^^

마노아 2011-05-20 12:46   좋아요 0 | URL
어머니 많이 좋아지셔서 다행이에요. 그동안 소식 뜸한 이유가 있었군요.
어머니 간병하면서 출근도 하고 그랬던 거예요? 피곤함이 불면증을 몰아낸 건가봐요. 어휴, 양철댁님 건강도 꼭꼭 챙기셔요.
근데 저는 저 노래를 가사만 보고는 모르겠어요. 들어보면 알 것 같은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5-21 09:56   좋아요 0 | URL
지금은 웃으며 따라부를 수 있지만, 그날은 참 끔찍했어요~ㅠ.ㅠ

차좋아 2011-05-20 13:00   좋아요 0 | URL
저 시 좋은데요^^ 오늘 점심에 자꾸 읽어봐야지~~ 잘 됐어요. 별 할일도 없는 무료한 점심시간에요.


양철나무꾼 2011-05-21 09:58   좋아요 0 | URL
전 저 시 좀 지겨워지려고 해서, 장사익으로 갈아탔어요~^^
별 할일도 없는 무료한 점심시간이...때로는 젤 편안하잖아요~

참, 사진전이 오늘이던가요?
멋지게 잘 하세요~^^

잉크냄새 2011-05-20 13:48   좋아요 0 | URL
드레이커스의 인용구가 아주 맘에 와 닿네요.
그 인용구대로라면 우린 영원히 아이일수 밖에 없구나 싶네요.

양철나무꾼 2011-05-21 10:04   좋아요 0 | URL
드레이커스, 의지가 되는 참 멋진 인용이죠~
씩씩한 듯 당차게 살아가지만, 어른들도...남자들도...눈물도 흘릴 줄 알고,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겠죠.
때론 참았던 눈물을 흘릴 때도 있고, 때론 숨겼던 두려움을 드러내 놓을 때도 있고...

프레이야 2011-05-20 15:20   좋아요 0 | URL
그동안 병간 하느라 안 보이셨군요.
시어머님 나아지셔서 다행이에요. 고생하셨어요.
병실보조침대에서 쪽잠을 잤던 기억이 제겐 두번 있어요.
아주 오래 전 시어머니, 4년전 친정엄마, 이렇게요.
병간호할 때 오히려 책을 읽으며 마음 달래고 힘든 몸 스스로 다독이고 그랬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특히 친정엄마 대수술하기 하루전날 밤새 집에서 혼자 그랬고 수술 후 몇날을 병실복도에서 그랬지요.
병실에 환자들은 불을 꺼야 잠을 자니까요.
양철댁님 이해간다는...
김별아의 치유에세이도 찜해갑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1 10:08   좋아요 0 | URL
ㅎ,ㅎ...어머니가 계신 병실은 9시가 되면 불을 꺼요.
불을 끄고도 밤새 간호사들이 들락거리고,
제가 해드릴 간단한 처치들도 있고 해서 양질의 잠을 잘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제가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가 아프신데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어서 손 놓고 발만 동동 구르느니,
몸은 극도로 피곤하지만, 내 수족을 움직여 뭔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게...좋아요.
다행이예요~^^

하늘바람 2011-05-20 16:24   좋아요 0 | URL
어머니 괜찮아 지신거예요?
책을 읽으셨다지만 맘이 마음이 아니셨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5-21 10:12   좋아요 0 | URL
간단한 시술을 하시다가 일시적인 쇽이 오셨었어요.
좀 나아지셨고, 이제는 아침에 세수 씻겨 드리고 로션 발라 드리면서 싸우고 있어요.
아프니까 세게 때리며 바르지 말아라...해 가면서요~^^

잘잘라 2011-05-20 16:55   좋아요 0 | URL
궁금했어요. 소식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머님 쾌차하시길 빕니다.
병간호.. 몸 쓰고 마음 쓰고, 보통 일 아니실텐데
님도 기운내시구요! 노래하시는 모습, 상상하게 되네요^ ^
♪외로운 가슴에 꽃씨를 뿌려요~

양철나무꾼 2011-05-21 10:18   좋아요 0 | URL
누군가를 궁금하게 했다니, 몸 둘 바 모르겠지만 기분 좋은 일이긴 하네요~
어머니 쾌차하실거예요~^^

노이에자이트 2011-05-20 18:53   좋아요 0 | URL
병실에선 아무래도 침울한 노래보단 경쾌한 노래가 좋죠.애수의 소야곡은 꽤 슬프죠.꽃을 든 남자가 명랑해서 좋겠네요.

양철나무꾼 2011-05-21 10:20   좋아요 0 | URL
어머니가 계신 병실에 분위기 메이커 할머니가 계시는데요.
이 분이 침울한 노래도 죄다 경쾌한 버젼으로 바꿔 부르는 재주가 있으신 분이더라구요~

제가 부른 꽃을 든 남자는......그러니까, 동요 버젼 쯤 되려나~^^

섬사이 2011-05-20 21:55   좋아요 0 | URL
'외로운 마음에 꽃비가 내려요~~'
봄에 딱 어울리는데요~ ^^
그동안 병간호 하느라 힘드셨을 텐데,
그런데 소소하고 잔잔한 따뜻함이 느껴져서 참 좋네요.
시어머님이 나아지고 계시다니 참 다행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1 10:23   좋아요 0 | URL
소소하고 잔잔하더라도 제가 뭔가를 할 수 있어서,
그리고 그 뭔가에 부응하여 조금씩 나아지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보니, 세상은 뭐 엄청난 변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소하고 잔잔한 것들이 모여 따뜻함을 이루며 살아가는 곳인 것 같아요.

2011-05-20 23:09   좋아요 0 | URL
한 소절 이후부터 모두 부르는 합창이 되는 노래, 저도 좋아합니다. 이 세상엔 노래가 참 많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아요. 일요일 아침의 도전 1000곡을 보면, 특히.. 그리고 그 많은 노래들이 대부분 나름대로 좋다는 게 참 좋아요. / 병간호, 쉬운 일 아닌데 그래도 씩씩하게 잘 하고 계시군요. 화이팅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1 10: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어요.
그리고 슬플 때 불러도, 슬픈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여도 힘이 되는 노래가 있다는 게 놀라운 깨달음이었어요.
뽕짝, 또는 트로트라고 불리우는 저 노래들을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글샘 2011-05-21 00:59   좋아요 0 | URL
전 노래방에서 저런 노래 안 부르는데요. ^^
쪽잠 주무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몸 살펴가면서 간호하시길...

양철나무꾼 2011-05-21 10:28   좋아요 0 | URL
저도 노래방에서 아직 못 불러봤는데요.
언젠가 불러보려구요.
전 모든 노래를 동요 버젼으로 편곡해 부르는 묘한 재주가 있어서요~^^

감기 몸살, 괜찮으세요?

루쉰P 2011-05-21 09:31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그렇게 서재에 안 보이셨군요. 병원에 가서 어머님을 챙겨야 하셨다니 정말 신경 많이 쓰시고 걱정도 많이 하셨겠어요. 서재에 갑자기 잘 들어오지 않으셔서 걱정을 했는데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병원은 개인적으로 정말 무서워하는 곳이라서 거기를 가면 숨이 막힌다고 할까요? 특히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가면 너무 마음이 아프죠. 비 오는 주말 몸 좀 추스리고 푹 좀 쉬세요. ^^ 건강챙기세요!

양철나무꾼 2011-05-21 10:31   좋아요 0 | URL
전 제 삶의 반을 병원에서 보냈기 때문에 무서워 하지는 않지만 좀 숨 막히고 끔찍해 하기는 하죠.
주말 내내 비 온대요? 아웅, 이제 비는 싫어요~ㅠ.ㅠ

님도 건강하고 멋진 주말 보내세요~!

blanca 2011-05-21 10:11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그래도 일반 병실로 옮기셨다니 정말 천만 다행이에요. 저도 병실 사이드 베드에서 엎드려 숙면을 취했던 기억이 나네요 ^^;;

양철나무꾼 2011-05-21 10:33   좋아요 0 | URL
이젠 어디든 등만 붙이면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앉아서 또는 서서 자는 사람들도 봤는데...아직은 그런 내공은 터득하지 못했나 봐요~^^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해요.

비로그인 2011-05-21 11:26   좋아요 0 | URL
이런. 쾌차하시길 빕니다.
묵묵히, 그러나 약간 빠른 속도로 먹는 병원식. 갑자기 그 병원식 수저를 싸고 있는 종이에 적혀있던 연둣빛 글자가 생각납니다.

누군가에게는 감금의 대상이었겠지만, 그 복작거리는 곳에 있자니, 또 한편은 재래시장에 온 기분도 들었는데요. 살아 가려는 의지가 정점에 다다른 또 한 면을 보게 되었네요.

양철님 오랜만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5-29 05:22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죽음에 대해서, 죽음을 견뎌낸 삶에 대해서...생각해 보게 돼요.
삶이란 건 언제나 치열한거 겠지만,
병원에서 만나게 되는 살아가려는 의지의 정점보다는 아니지 싶어요.

지극한 이기주의가 허용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이기주의가 볼성 사나운 곳이기도 하구요.ㅠㅠ

머큐리 2011-05-23 18:20   좋아요 0 | URL
병원 쪽잠 주무신다길래... 무슨 이야기인가 했어요.. 이제야 알겠습니다...고생많으시죠..

양철나무꾼 2011-05-29 05:27   좋아요 0 | URL
아들은 좀 어떤가요?
이제 슬슬 밤마다 아프다고 해서, 잠을 설치게 만들때도 됐을텐데...
안 움직이도록 잘 고정해줘야 나중에 고생 덜 할거예요~^^

쉽싸리 2011-05-27 07:39   좋아요 0 | URL
아, 큰 일을 치루고 계시는군요.
잘 견녀내시길...

양철나무꾼 2011-05-29 05:27   좋아요 0 | URL
뭘요, 헤헤~
견뎌낸다기보다 나름 즐기고 있어요~^^

세실 2011-05-29 07:25   좋아요 0 | URL
견뎌낸다기보다 나름 즐기고 있다는 글을 읽으니 웃음이 납니다. 역시 양철님 짱!!
그만하셔서 참 다행이예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병실에서 노래로 화답하시는 님.ㅋ. 노래 잘 부르시나보다~~

양철나무꾼 2011-05-30 02:00   좋아요 0 | URL
세실님도 여러가지 일들로 여전히 바쁘시죠?
저도 님, 응원할게요.

음,,,노래는 말이죠.
음치, 박치는 면했는데...맛깔스럽게 부르진 못해요.
모든 노래를 동요 버젼으로 맘대로 편곡해 부르는 재주 있어요~^^
 

 

겁나게와 잉 사이 / 이원규


전라도 구례 땅에는
비나 눈이 와도 꼭 겁나게와 잉 사이로 온다

가령 섬진강변의 마고실이나
용두리의 뒷집 할머니는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겁나게 추와불고마잉!
어쩌다 리어카를 살짝만 밀어줘도, 겁나게 욕봤소잉!
강아지가 짖어도, 고놈의 새끼 겁나게 싸납소잉!

조깐 씨알이 백힐 이야글 허씨요
지난 봄 잠시 다툰 일을 얘기하면서도
성님, 그라고봉께 겁나게 세월이 흘렀구마잉!

궂은 일 좋은 일도 겁나게와 잉 사이
여름 모기 잡는 잠자리 떼가 낮게 날아도
겁나게와 잉 사이로 날고
텔레비전 인간극장을 보다가도 금세
새끼들이 짜아내서 우짜까이잉! 눈물 훔치는
너무나 인간적인 과장의 어법

내 인생의 마지막 문장
허공에라도 비문을 쓴다면 꼭 이렇게 쓰고 싶다
그라제, 겁나게 좋았지라잉!

 
내내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아서 배시시 해시시 웃음을 흘리고 다닌다. 
문장부호 하나 빠졌다고 툴툴 거리는 사람을 만났다.
싫지 않았다, 참 좋았다.
'문장부호'야 말로 '너무나 인간적인 과장의 어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Piazzolla의 calambre를 돌려들으면서 통통거리고 다닌다. 

아직 못 읽고 있는 책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어서...책 구매는 한참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
그냥 좋은 기분을 이어서 웹서핑만 하자는 생각으로 새로 나온 책들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난 그러니까 필립 K.딕을 그냥 지나쳤다.
라인업은 지금 주문하면 18일에나 받을 수 있다니까, 일단 이것도 패쓰~
이언 M.뱅크스의 신작 <게임의 명수> 앞에서 일단 멈춤,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이내 지루해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복기하고 앉았다.















이언 뱅크스는 좀 독특하다.
순문학을 할땐 이언 뱅크스라는 이름을, SF를 할때는 이언 M.뱅크스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그동안 읽은 그의 작품들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컬쳐 시리즈의 하나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참 좋았었다.
돌이켜보니, 난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가지고 이런 리뷰를 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스웨이드의 'beautiful ones'를 떠올렸다.
가사만 놓고 봤을 땐 동성애와 마약, 섹스가 등장하는 퇴폐적인 것 같지만,
경쾌하게 내달리는 곡의 분위기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듯이,
호르자의 '우주항해=우주전쟁' 역시, 바라보는 입장에선 좋은 놈도 나쁜 놈도 없는 대책없는 에너지 소모로 보이지만,
나름 신념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의미있고 멋진것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읽으면, 영화<스타워즈>를 책으로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선입견을 배제하고 읽으면, 화려한 기차 액션장면이 돋보여서 우주전쟁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푸이송'이 등장하는 식인왕국의 섬세한 묘사 등이 생각을 요하게 하여 철학소설인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좋은 편과 나쁜 편''니편과 내편'같은 편가르기는 비교하는 기준이 동일했을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컬처'라는 종족은 인간형 종족과 외계종족,인공지능 지성체가 공존하는 거대하고 고도로 발달한 문명집단이다.
인공지능 지성체인 '마인드'와 '드론'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형 정적들도 유전자 조작에 의해 태어날 때부터 아주 건강하고 지적이다.
이런 완벽에 가까운 '컬처'라는 종족에게 ,선교를 숙명으로 여기는 제국주의적 종족 '이디란'이 자꾸 싸움을 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더 이상의 발전가능성이나 꿈이 없다는 것은,
그걸 정점으로 퇴보를 하게 된다는 의미이기에 '컬처'나 '이디란'이나 맘에 안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주인공 '호르자'가 나오는데...
기계에게 지배받는 것이 싫어 '컬처'종족에게 반발하는 것까지는 멋지지만,
'이디란'종족이 '컬처'와 싸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후사정을 따지지않고 '이디란'을 편든다.

하지만,책을 주의깊게 읽다보면 눈치채겠지만,
호르자가 속해있는 '체인저'라는 종족은 전쟁병기로 쓰기위해 인공적으로 유전자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종족이다.
때문에,호르자는 '컬처'가 싫다고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컬처'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체인저'라는 종족이 제일 나쁜 것 같다.
'이디란'은 선교라는 자신들의 명분을 위해서 전쟁을 하고 '컬처'는 전쟁에 대응을 하지만,
'체인저'는 '전쟁병기'를 따로 만들 정도로 전쟁을 일삼기 때문이다.
그걸 짐작할 수 있는 구절들이 호르자를 통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이런 일을 저지른 이들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절대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었다.심지어는 즐기게 될지도 몰랐다.'
'...경쟁은 삶의 일부이며 진화의 과정인거야.그 극단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게 되는거지.'

이 책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것은...'컬처' 집단의 '자세'라는 드론이었다.
'인간형 종족'과 '외계종족''인공지성체'가 합해진 병종이어서 그렇겠지만...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기계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드론은 '마음 속 깊이에서는 대책없는 낭만파'라고 묘사된다.

'자세는 팔(이름)이 심지어 코웃음을 치거나 박장대소를 할 때도,팔이 무례하게 굴며 비열하게 웃을때도 기록해 두었다.'

'자세는 기계란 지각력이 있다 할지라도 수치심에 죽을 수는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 부분은 입장 바꾸어 해석해보면, 인간은 충분히 수치스러워 죽을 수 있다는 '다소 심오한' 깨달음을 준다.
이렇게 우주에서 일어난 일들이지만,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로 바꾸어 대입해도 되겠다 싶은 부분이 여러군데 더 있었는데,각 종족마다 고통에 반응하는 방법이 다양한 것 또한 그중 하나다.
'컬처'나 '체인저'의 경우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반응을 억제해서 단순한 고통도 두려워한다.
'이디란'의 경우는 고통을 가감없이 완벽하게 느끼며, 자랑스러운 경멸감을 가지고 있다.

가장 감동적이었지만,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호르자'와 '얄슨'이 높은 산의 눈속에 서서 한여름의 태양을 바라보는 부분이었다.

여자는 남자의 표정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남자는 자기 자신의 표정에조차 책임 못진다고 얘기를 한다.
여자는 현실에 안주하는 데서 행복하다고 얘기하는데, 남자는 꿈을 꾸는 표정일 때 행복해 한다.
눈을 생명체라고 묘사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 눈을 처음 본 호르자가 손의 온기에 눈의 생명을 잃고 마는 부분에서,
얄슨은 알고 있었지만 말할 기횔 놓쳐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 참 아슴아슴했다.

'솔직한 대답이었지만, 최선의 대답인지는 자신이 없었다.'
하는 부분은 살면서 나도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컬처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누군가가 멈추게 해야 한다고 호르자는 생각했다.'
하는 부분은 내가 '컬처'를 향해 불안해 하던 바로 그 부분이었다.

결국 호르자는 죽게 되고,
이것은 작가가 한 개인이 역사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는 걸 끝부분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것과 관련하여 내 생각은 좀 틀린데,
"안되더라도...되어가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참 힘들게 읽었는데...그 이유로 '번역'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번역이라는 것은, 번역자가 그 언어를 해석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해석하고 체화하여 번역본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까지가 번역자의 몫이다.
작품 속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한자어를 남발하여 한자어를 이해하느라 또 한번 수고를 하여야 한다.
부사어를 나열하면서도 순서가 엉망이다.
이상하여 살펴보니,역자는 중국어와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다시말해, 문학작품을 학문하듯 번역하였다.
역자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최소한 작가가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는 전달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암튼,역자는 계속 문학작품들을 번역해도 좋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기분을 이어 가기 위하여, 장바구니의 책들을 깔끔하게 주문한다.
책들에 치여 앉거나 누울 자리가 없는 건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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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13 17:25   좋아요 0 | URL
참 쿨하고 유쾌하신 거 같아요. 멋지기 떄문에 왔지에 나오는 이옥같고 저는 동동거리는 김려의 친구? ㅎㅎㅎ
동네 서점에 와서 저도 나름의 자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0 11:10   좋아요 0 | URL
이옥이나 김려를 닮고 싶지만...
실은 그렇게 쿨하고 유쾌하진 못해요.
적당히 찌질해요.
하지만, 이젠 그런 저도 저니까 사랑할 수 있어요~^^

루쉰P 2011-05-13 17:25   좋아요 0 | URL
왠지 양철댁님은 서양 SF물을 상당히 좋아하시고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전 조지 오웰 류의 약간 SF는 좋아하지만 아예 그 쪽에서 쓰여지는 소설을 거의 안 읽는 편이거든요. ^^

책도 품절나면 사고 싶어도 못 사기에 나올 때 보고 싶은 책이라면 사 놓는 것이 좋은 습관이에요. 칭찬드립니다. ^^

양철나무꾼 2011-05-20 11:12   좋아요 0 | URL
네, 장르소설로 통칭되는 그 쪽을 왕 사랑해요.

맞아요, 품절 되 버리면 사고 싶어도 못 사니까요.
구하게 되더라도 엄청 몸값이 부풀어 버려서요.

칭찬에 어깨 으쓱거리고 있어요~^^

차좋아 2011-05-13 18:00   좋아요 0 | URL
저 하동 가요. 7시 버스 타고 구례 지나서 하동이요^^ 하동, 5월의 차 밭을 담고 올게요.ㅎ
겁나게와 잉사이 만큼 기대되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1:13   좋아요 0 | URL
저는 님이 담아오셨을 사진이 겁나게와 잉 사이 만큼 기대돼요~^^

잘잘라 2011-05-13 18:38   좋아요 0 | URL
겁나게 뽐뿌질해불구마요잉!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그나마 번역이 맘에 안든다니께 을매나 다행인지잉??(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을매나 많은디, 개뿔 자질두 읎구 노력마저 안하는 것들이 자리 차지 하구 앉아 껄덕대는 모양을 볼라치믄, 워매.. 겁나게 뚜껑열려불제잉.)

양철나무꾼 2011-05-20 11:17   좋아요 0 | URL
갑자기 메리포핀스님은 몇 개 사투리를 구사하실까 궁금해졌어요.
전 말이죠, 사투리에 좀 약해요.
요즘 어머니 병간호를 해 드리는 데요.
어머니와 저, 단 둘이만 있을때는 덜 한데...
어머니와 동향이 끼게 되면 못 알아 듣겠어요~ㅠ.ㅠ

cyrus 2011-05-13 20:36   좋아요 0 | URL
최근에 이언 뱅크스의 신작이 나왔군요. 요새 알라딘에 자주 들리지 않아서 그런지 신간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늦어진거 같아요 ^^;; 시험 끝난지 이제 2주 지났는데 2주 뒤에는 학교 축제가 다가오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달은 저도 기분이 업된거 같고 좋아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5-20 11:20   좋아요 0 | URL
ㅎ,ㅎ,...방가,방가~!
이언 뱅크스를 아는 사람은 별로 못봤어요.
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평을 듣고 있잖아요.
전 다리랑, 대수학자는 그저그랬고...
플레바스는 참 좋았어요.

축제라...좋을때다, 그쵸?
맘껏 즐기세요~^^
그런 얼마 후엔 기말고사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덧글 마지막 줄이 좀 사악하다~^^

마녀고양이 2011-05-14 01:55   좋아요 0 | URL
음하하, 난 필립.K.딕 보자마자 장바구니로 넣었는데, 세권 몽~~~땅!
담주 내에 사고 말테야 하면서.. ^^

글구 이 책은 계속 만지막대는 중인데, 강력 추천? 어때염?
어째 좀 안 땡기네........?

시를 보니, 여행 가고 시퍼 죽어버리겠어요... ㅠ. 구례라. 노란 꽃이 연상되는군~

양철나무꾼 2011-05-20 11:23   좋아요 0 | URL
이언 뱅크스는 내가 별로로 생각하는 그 번역자가 죄다 번역해서 말이지~
아직 사지 말고 있어봐여, 내가 일독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따라쟁이 2011-05-14 10:21   좋아요 0 | URL
갑자기 외할머니가 생각났어요
"겁나게 폭폭하다" 라고 하시면서 가슴을 통통 치시던 모습..

그나저나 양철나무꾼님. 겁나게 보고싶소잉~

봄에 보나 했었는데, 봄은 지나고 여름이 들이닥치고 있어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1:25   좋아요 0 | URL
저도 겁나게 폭폭하다...그 말 알아요.
그 말 뜻도 알 수 잇을 것 같구요.

저도 따라쟁이님이 겁나게 보고싶소잉~^^

2011-05-14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0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5-15 09:5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는 전라도 사람. 겁나게 좋아부네잉~

양철나무꾼 2011-05-20 11:29   좋아요 0 | URL
님이 전라도 사람이라서 그런가...
저희 시댁이 전라도여서 그런가...님의 사투리 구사가 참 생동감 있게 들려요~^^

pjy 2011-05-17 12:18   좋아요 0 | URL
김대중할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니깐 갑자기 드라마가 너무 잘 들려서 웃겼던 적이 있습니다~ 익숙해서 겁나게 재밌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0 11:31   좋아요 0 | URL
저는 서울 토박이이고, 시댁은 전라도예요.
결혼하고 한동안은(아니, 어떤 면에서는 지금도)대화에 통역자가 필요해요~^^
 

여러분 가운데 자기 얼굴을 모르는 분 있습니까 ?
예상대로, 아무도 없군요. 그럼 다시 질문 하나 하지요.
여러분 중에 혹시 자기 얼굴을 직접 본 사람 있습니까?
역시 아무도 없군요. 그런데 아무도 자기얼굴울 본 적이 없다면서,
어떻게 모두 다 자기 얼굴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진경의 산문 <철학과 굴뚝 청수부>중에서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난 거울을 잘 안본다.
아침 출근길에 고양이 세수를 하고 땅기는 얼굴에 BB크림을 철퍼덕 펼쳐 바른다.
그래서 가끔 차창이나 건물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낯설다. 
때문에 나를 찾기 위해선 거울을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안도현의 덧붙임 말처럼, 하루8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사랑을 하고, 밥을 먹고, 먼산을 바라보고, 더러는 책도 펼쳐 읽어야 하리라.

   
   '포근한' 수식어는 양철댁님 같은 젊은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죠. ㅋ 넷상에서는 글만 보고 상상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라 전 양철댁님의 이미지를 자식을 둔 지적인 절세 미인 젊은 엄마로 잡고 있어요. 그래서 '포근한' 보다는 '뇌색적'이란 수식어로 대체를 하고 싶네요. 맞는 단어인지??  
   


루신P님의 이 댓글을 보다가 슬금슬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는 건 중원의 도리(?)가 아닌 듯 하여, 흐릿한 사진 한장 별첨 한다.
부디 지적이니, 절세미인이니, 게다가 뇌색적이니 따위의 수식어는 거둬 주었으면 좋겠다.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우리말로 '제발' 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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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5-11 22:23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2011-05-11 22:46   좋아요 0 | URL
와 제가 바라는 얼굴인데요
야무져 보이면서도 순수해 보이면서 소박해보이기도 하고 불의를 못 참아 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저도 거울 잘 안보는데 그러다 가끔 보면 뜨악하고 놀라요
이케 못생겼나 하면서요

양철나무꾼 2011-05-13 17:18   좋아요 0 | URL
전, 제 얼굴에 자신이 없어요.
아니 제 피부에 자신이 없어요.
툭 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오고 장난이 아녜요.
전 얼굴 말고 피부에 자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11-05-11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1-05-11 23:23   좋아요 0 | URL
이분이 양철댁님이시군요.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요. 글에서 느끼는 제 느낌을 이젠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어욧!

양철나무꾼 2011-05-13 17:22   좋아요 0 | URL
상상했던 이미지와 어떻게 다르실까요?
글에서 느껴지는 전 어떨지 왕 궁금@@해요.

마녀고양이 2011-05-11 23:30   좋아요 0 | URL
흐음,, 그게 왜 맘에 걸렸을까나~
여하간 오랜만에 얼굴 보니 방가방가.

양철나무꾼 2011-05-13 17:2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포근하고 넉넉한 이미지로 가고 싶다는 얘기지~^^
나도 자기 사진 봤어, 머리를 잘랐던데...?
이쁘더라~
어찌나 반가운지 모니터 와락 끌어안고 뽀뽀할 뻔 했어.^^

순오기 2011-05-11 23:44   좋아요 0 | URL
한복 차림에 이어 두번째 알현이네요.^^
얼굴에 맞는 이미지가 따로 있을까 싶지만,
알라디너들이 가진 양철댁의 이미지는 님의 글에서 발견한 이미지일테니 그도 틀리지 않을 듯해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21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얼굴에 맞는 이미지, 글에서 발견한 이미지가 따로 있을까 싶어 곰곰히 생각을 해 보는데...
그 모두가 저이기도 하고 어느 것도 제가 아니기도 해요~^^

한복 차림.
맞아요, 그땐 보름달 대용이었어요~^^

감은빛 2011-05-12 00:50   좋아요 0 | URL
와우! 예상대로 미인이시군요!

저도 거울을 자주 안보는 편이예요.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무척 낯설어요.

이 동네의 안녕을 위해 절대 공개않겠다고 하시더니.....
미모를 함부로 공개하면 안녕을 해친다는 뜻이었군요. ^^

양철나무꾼 2011-05-20 10:23   좋아요 0 | URL
아하하, 감사~!!!
인사성 멘트여도 이쁘다는 말은 기분이 좋아요.

이제 우리 동네 마트에서 마주치면 알아보는 건가요?^^

책가방 2011-05-12 01:42   좋아요 0 | URL
헉!! 제가 상상했던 양철댁님과 사뭇 다른.. 뭔가가.....;;;
지적인건 맞는 것 같고, 절세미인은 아니지만 포스는 좀 느껴지고, 뇌색적이란 말은 잘 모르겠고...
암튼 이렇게 만나뵈서 정말 반가워요...^^

'절세미인'이라는 말에서 '가인박명'이라는 말이 생각났고, '가인박명'이라는 말에서 작은아이가 발견한 '명박인가'가 생각났어요.ㅋ 정말 뜬금없이...ㅋㅋ
'가인박명'을 거꾸로 읽으면 '명박인가'가 되거든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25   좋아요 0 | URL
ㅎ,ㅎ,ㅎ...전 책가방님의 통통 튀는 상상력이 참 좋아요.
'명박인가' 저 한참 깔깔거려서 배 아파요~^^

버벌 2011-05-12 02:26   좋아요 0 | URL
옷.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에요. ㅎㅎㅎㅎㅎ 사랑에 대해 알게되면 저에게 살짝 귀뜸 해주세요 ^^

양철나무꾼 2011-05-20 10:28   좋아요 0 | URL
어떤 저를 예상하셨을까요?^^
사랑에 대해선...저보다 님이 빠르지 않을까요?^^

hnine 2011-05-12 03:26   좋아요 0 | URL
젊으셨어요 양철댁님...^^

양철나무꾼 2011-05-20 10:2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그 어느 댓글보다 기분 좋습니다.
조 위 비밀 댓글에선 10년을 젊게 봐 주시더군요,ㅋ~.

2011-05-12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0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5-12 08:1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도 비슷하셔요! 그리고 반가워요. 눈매가 저랑 아주 많이 비슷하신 것 같아요. 훗
:)

양철나무꾼 2011-05-20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때때로 다락방님을 상상하기도 했었어요.
제가 다락방님을 상상할라 치면 안젤리나 졸리가 떠올라서 상상력이 날개를 펼치지 못하긴 하지만 말이죠.

길을 걷다가 눈매가 저랑 비슷한 분을 만나게 되면 '다락방님~!'하고 불러볼려구요~^^

소나무집 2011-05-12 11:10   좋아요 0 | URL
글보다 훨씬 부드러운 인상이세요.
그리고 예쁘세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37   좋아요 0 | URL
헤,헤...고맙습니다~^^

쉽싸리 2011-05-12 11:40   좋아요 0 | URL
추천합니다. 제가 아홉 번 째 네요.

떠나진 말아주세요. 알라딘은 충분히 평화롭습니다. ㅎㅎ

양철나무꾼 2011-05-20 10:38   좋아요 0 | URL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근데 추천의 의미가 모호합니다여~^^

pjy 2011-05-12 11:56   좋아요 0 | URL
인증샷을 보니 요즘 차도녀만 한다는 짧은머리에 이쁜+젊은 엄마 맞고요~~~ '포근한'보다는 '뇌색?적'인데요~
49대51 ㅋㅋㅋ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5-20 10:41   좋아요 0 | URL
ㅎ,ㅎ...제가 2%차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습니다여.

남편이 짧은 머리를 싫어 하는데...기분이 꿀꿀하여 싹뚝 잘라버린거예요.
지금은 좀 짧은 듯 하여 보브 컷 정도로 길러야지 하고 있어요~^^

마노아 2011-05-12 13:58   좋아요 0 | URL
제가 느끼는 양철댁님의 이미지와 닮아 있는 걸요. 소신 있고 따뜻한 느낌 말이지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원했던 게...따뜻함, 포근함 뭐 그런 거였어요~^^

글샘 2011-05-12 15:04   좋아요 0 | URL
조 뒤 포스터에 적혀 있네요...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술집에서 찍는 뇌쇄적 셀카라...
쫌만 웃으셨더라면 뇌쇄적인... 될 뻔했군요. ㅎㅎ 반가워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46   좋아요 0 | URL
술집 셀카...어떻게 눈치채셨어요?
맨 정신으론 못할 일을 감행한 거죠.

다음번엔 좀 더 웃는 뇌쇄적인 사진을 함 올려보죠.
아니다, 포근하고 넉넉한 웃음을 흩뿌리는 사진을로다가요~

루쉰P 2011-05-13 09:5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제가 그렇게 괴롭혔다니 너무 죄송한데요. 게다가 사진 올려주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그렇게 압박을 심하게 하다니 하하하. 아침부터 한참을 웃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진이 뇌색적이시네요.

제가 생각하는 양철댁님의 포근하지 않은 뇌색적 젊은 어머니의 이미지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이에요. ^^ 글로써 사람을 볼 때는 그 글 밑바탕에 있는 마음으로 전 판단하거든요. 특히나 넷 상에서는 더 그렇죠.

근데 더 대단한 건 위에 있는 댓글들이 모두 양철댁님이 미인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하시니 '절대 미인'이라는 제 지적은 80%는 맞춘 것이 아닐까요?


양철나무꾼 2011-05-20 10:55   좋아요 0 | URL
옛날에 호호할머닌가, 호호 아줌만가 하는 그런 만화가 있었어요.
그 만화를 보면서 저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포근함이나 놰쇄적이거나 한게...저의 의도대로 어찌할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나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 했던 말이 떠오르기도 해서 말이죠.

저, 이쁘다는 말은 좋아해요.
절대미인이라는 말이 좀 부담스러웠던 게지요~^^

머큐리 2011-05-13 16:10   좋아요 0 | URL
내 사촌동생과 너무 흡사해서 놀랐던 '사진'이 사라졌다.. ^^;

양철나무꾼 2011-05-20 11:02   좋아요 0 | URL
저 누구랑 닮았다는 얘기, 참 많이 들어서요.
그 사촌동생...분명 한 미모 할거예요,ㅋ.ㅋ.ㅋ~.

차좋아 2011-05-13 18:05   좋아요 0 | URL
사진 다시 보고 싶어서 찾아밨더니 없네요 ^^
또 보고 싶어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5-20 11:03   좋아요 0 | URL
추석 때쯤...보름달이 안 뜨면 보름달 대용으로다가 한번 올려보죠~^^

cyrus 2011-05-13 20:37   좋아요 0 | URL
앗!! 한발 늦었네요, 양철댁님의 실제 모습을 봤어야했는데,, ^^;;
위의 댓글 반응이 상당히 열광적인데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5-20 11:05   좋아요 0 | URL
앗!!cyrus님이다.
전 님의 이 곳 등장에 더 열광하고 있어요.
한창이겠네요, 축제 재밌어요?^^

비로그인 2011-05-14 02:49   좋아요 0 | URL
음, 저만 못 본 건 아니로군요 ㅎㅎ 할 수 없네요. 전 그냥 상상 속의 양철댁 님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20 11:06   좋아요 0 | URL
상상 하시는 그 모습이 훨씬 나을거예요~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05-17 01:17   좋아요 0 | URL
저도요. 에잇. 아까워. 양철댁님 오랜만!
으흐흐, 저도 간만에 책구입 욕심이 불끈! 그러나 그냥 참아요. 참는 자에게 복이 오니까. 히히히히히.

양철나무꾼 2011-05-20 11: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리시스님 오랫만이예요~^^
어째 바쁜 일들은 좀 나아지셨어요?
바쁠 때일수록 건강 유의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