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브리핑을 맡고 있던 김종배님이 하차한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집에 있을 때는 그의 목소리를 반찬 삼아 아침을 먹었었는데,
요즘 어머니 병간호를 하느라 병원을 들락거리다보니, 그가 나오는 시간대를 놓쳤었다.

이제는 정말 뉴스 따위는 보도 듣도 않고, 눈 감고 귀 막고 살게 생겼다. 

 

* 손석희의 시선 집중 마지막 멘트; 

손석희 : 한 30, 40초 정도 남았는데요,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하실 말씀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종배 : 네, 저는 오늘부로 뉴스 브리핑을 중단을 하게 됐습니다. 1999년 10월에 시작을 했으니까 11년 하고도 이제 반년 넘게 해왔는데, 아이 분유값이라도 벌려고 했던 게 어느덧 11년 하고도 반년이 넘어가고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이 아이는 중학생이 됐습니다. 그리고 방송환경도 많이 바뀌었는데, 아무튼 뜻하지 않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동안의 격려와 질책 모두 감사드리고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시선집중에 대한 애정도 변함없이 보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손석희 : 예, 10년 이상 저보다 더 오래 이 시간을 지켜오셨는데 아무튼 몸도 많이 상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건강 추스리시고 훗날 다시 또 뵙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종배 : 네, 고맙습니다.

 

* 김종배 님의 블로그   

* 민중의 소리 인터뷰 기사

* 미디어 오늘 관련 기사 

 

머지않아 어디서건 또 뵐 수 있을테니,
모쪼록 건강 추스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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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6-11 23:27   좋아요 0 | URL
깜짝 놀랐잖아요. 어떻게 된 줄 알고... ^^
암튼 건강이 중요한 나입니다. 양철님도 건강 잘 챙기시며 간병하시길...

양철나무꾼 2011-06-12 08:08   좋아요 0 | URL
놀라실 것 까지야...^^

김종배 님은, 건강 상의 이유가 아니라...강제 하차입니다.
외압에 의한 강제 하차...어떻게 된 거 맞습니다.

네, 님도 건강 챙기시고...기운 내시길~


2011-06-12 0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2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6-12 08:53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이 깔아주신 블로그와 기사를 보고 10여년간 몸을 담고 열심히 자신의 길을 달리는 사람이 외부적 압력에 의해 그만두어야 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항상 조지오웰의 '빅 브라더'처럼 이유를 알지 못한채 '그만두라'는 한 마디로 사람을 엿 먹이는지 정말 권력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욕 뿐이 나오지를 않네요.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저도 집중해서 많이 듣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들을려고 노력합니다. 양철댁님의 말씀처럼 그곳에서 차분하게 뉴스를 평가 해 주시던 분이 김종배님이었군요.
권력자들은 민중 따위가 그런 사실을 알아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얕보면서 그런 행태를 하는데 정말 역겨울 따름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런 소식을 듣고 비관하고 힘 빠져 있을 것이라 아니라 뭐라도 해서 저 권력자들 똥구멍에 똥집이라도 놔 줄 수 있는 길을 찾아 봐야죠. ^^

저보고 예언을 하시면 따른다고 하셨으니 음.. 어머님 병 간호를 양철댁님 건강 해치시지 않고 잘 하실 것이며, 둘째 서방님은 갑자기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며 거액의 병원비를 낼 것이며, 양철댁님 자녀분들은 즐겁고 힘차게 생활을 할 것이며, 양철댁님 남편 분은 정렬적으로 양철댁님을 사랑해 줄 것입니다. 휴~ 너무 예언하는데 정신력을 쏟았네요. ㅋ

양철나무꾼 2011-06-13 09:57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반갑게도'!' 김진숙 님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져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새도 없이...
높은 곳에서 안되면 떨어지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셔서...그 후로 내내 우울해요.

ㅎ,ㅎ,ㅎ...예언 완전 감사해요.^^

아이리시스 2011-06-13 17:20   좋아요 0 | URL
김진숙 님이 나왔어요? 라디오를 안들어서 모르는데 [시선집중] 언제하는 건데요?
그렇잖아도 어제부터 내내 우울해요. 몰랐던 것도 아닌데 이제야 불붙은 점화가 오래갈까 싶기도 하고.
가까운데 사는 나는 뭐하나 싶어서요.ㅠㅠ

양철나무꾼 2011-06-14 11:14   좋아요 0 | URL
시선집중' 방송정보

본방정보MBC 표준FM (월~토) 오전 06:15~08:00
방송중주파수95.9MHz (서울/경기) 106.5(부산)

가깝고 뭘고가 문제가 아니죠.
바리케이트 치고 못 들어가게 하는데...가까이 산 들 어찌하겠어요.
마음으로 응원하는 수 밖에...--;

아이리시스 2011-06-14 15:03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고 있던 이유가 있었네요. 저는 스무살때부터 저 시간에 깨어있던 때가 없는 듯. 푸하하. 아, 사무실 일하러 잠깐 다닐 때 빼놓고는요. 쪼매난 라디오 하나 사서 들어볼까 봐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32   좋아요 0 | URL
인터넷 다시듣기도 있어요.
근데 뭐, 이젠 그리 재미없어요~^^

다이조부 2011-06-14 13:18   좋아요 0 | URL


김종배 가 쓰는 칼럼을 종종 읽을때 마다 글이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죠~ 강제하차 라 에휴 ㅜㅜ

양철나무꾼 2011-06-15 03:18   좋아요 0 | URL
저는 김종배는...글로 읽는 것보단 목소리로 들어야 좋던데 말이죠.
손석희랑 주거니 받거니 통통 튀었었는데...^^

감은빛 2011-06-14 14:47   좋아요 0 | URL
곧 하차하게 될 거라는 말들이 나돌때, 설마 했었어요.
이 놈의 나라는 대체 얼마나 더 미친 짓을 할지 알수가 없네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20   좋아요 0 | URL
하차설이 꾸준하게 있었다지요.
추스리고 일어나신 듯 해서...그나마 안심이 돼요.
 
주역, 인간의 법칙 - 64괘에서 배우는 인간과 자연의 지혜
이창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렸어야 하는데, 배를 떠매고 힘에 부쳐하고 있는 요즘이었다.
빈 배가 자주 와서 박는 정도가 아니라, 배의 무게에 짓눌려 숨을 쉴 수 없었는데...
어느 누가 떠넘긴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짊어진 것이었다. 

이 책은 인간관계가 복잡할 때 상징으로 쓰기에 적합한 게 주역이라고 누가 귀뜸해 주어 다시 읽게 되었다.
주역은 여러 권 설렁거리며 읽었었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실은 뭐, 느낌이랄 것도 없다.
어렵다, 난해하다로 끝나는 정도 였으니...요번처럼 따뜻하다 싶은 것도 대단한 발전이다.  

이 책은 그간의 다른 책들과 다르게 따뜻하게 쓰여졌다.
주역이 무엇이냐?로부터 시작하여,
역술과 역학과의 관계,
주역의 매력,
주역이 건네는 말을 알아듣는 법,
등을 따뜻한 시선과 어조로 조근조근하게 늘어놓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얼마나 멋지구리 하냐 하면,
달이 빛을 내기는 하지만, 어둠 속에서 해의 빛을 반사해서 나는 것처럼 달은 빛보다는 어둠이 제격이다. 또 달은 가끔씩 주기적으로 암흑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역은 '음양의 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37쪽)
라고 시처럼 읊조리고 있다.  

이런 유연한 문장도 내가 한발 다가가는데 도움이 됐다.
이런 설을 통해서 음양이 만물의 생성원리를 상징한 것이라는 관념은 수용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뚜렷한 증거에 토대를 한 설은 아니라고 보여진다(42쪽) 

역학의 여러가정들을 분자생물학과 연결시키고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것도 내게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생명의 정보를 발현시키는 걸, 사상 64괘와 연결, 상응한다고 얘기는 하지만 입증을 해 내지는 못한다.
단지 상응시킨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따름이었다. 

   
  역은 끝까지 가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지속한다.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계사'하 2장)  
   

이 부분은 주역에서만이 아니라...삶에, 또 인간 관계에 두루 통용될 수 있는 말이다.

63쪽의,
구는 양의 대표인데, 실제 홀수의 대표인 3을 세 번 곱한 수이다.
육 또한 음의 대표이며, 짝수의 대표인 2를 세 번 곱한 수이다. 이는 주역에서 본 9와 6의 의미이다. 홀수의 대표가 1이 아니라 3이 되는 것은 1은 수를 일으키는 수의 기체基體가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역시 짝수의 대표이다. 세번 곱하는 의미는 삼변의 관념이 반영된 것이다. 삼변이란 '삼세판'이라는 우리의 일상적 속어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변화를 결정을 의미한다
.
같은 부분은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인데,
주역에 대한 해석이야 이러저러한 버젼이 있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넘어간다지만,
3을 세번 곱한 수가 9가 되고,
2를 세번 곱한 수가 6이 된다는 저 문장은 틀린 문장이다. 

삼세판 하여 3에 의미를 두고 싶었으면 3+3+3=9, 2+2+2=6의 방법을 썼어야 하며,
일반적인 해석을 따르고 싶었다면 1+3+5=9, 2+4=6을 따랐어야 하지 않을까?

160쪽의,
이것을 주역의 역사에서는 '둘을 곱해가는 법(가일배법)으로 부르고 있으며,...'하는 부분도 껄끄럽다.
가일배법은 '1에서 시작하여 차차 배를 늘려가는 계산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머물러 다른 멋진 부분을 놓친다면 참 아깝다.

주역에서 진화와 진보를 끄집어낸 논리도 멋지다.

진화나 진보는 모두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후자는 이전 단계의 것을 하나도 버리지 않으며, 이전 단계를 넘어설 때에도 전 단계를 포함하고 소통하며, 그를 발판으로 삼아 위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래 사다리 칸이 없다면 그를 밟지 않고 위로 오를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다.(97쪽) 

99쪽의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유'를 언급하는 부분도 좋았다.
이런 연구와 접근들이 주역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경지에 올려놓는 것 같아서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과학혁명에 의해서 일소된 비과학적 기술들을 언급하고 지나간다.
껄끄럽다고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조곤조곤 논리정연하게 얘기한다. 

정이천의 주역을 읽는 네가지 방법의 언급도 좋았으며,
164,5쪽에 걸쳐 등장하는 김형효의 <사유하는 도덕경>의 언급도 좋았다.
이런 참고서적을 언급함으로 해서 저자의 생각이 차근차근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무리한 변주는 아니어서, 감정을 따라갈 수 있었다.

(언젠가 갈무리 해놓았던 '사유하는 도덕경'의 일부, 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됐다.)

선천역학과 다산역학의 차이도 흥미로웠다.
언제 다산역학도 한번 되짚어 보아야 겠다. 

내가 마음 속에 새긴 구절은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흉은 사람이 때를 잃은 것에서 생겨나며, 길은 사람이 때를 얻는 것에서 반드시 기인한다. 성인이 역을 지은 것과 군자가 점을 치는 까닭은 한번 음이 되고 양이 되는 그 이치를 인간의 삶과 일 속에서 극진하게 하고, 온전한 천지의 조화 작용에 참여하는 데 잘 활용하기 위함이지, 하늘에 정해진 길흉이 있어서 사람이 그것에 관여할 수 없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왕부지의 '주역내전'재인용)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길이나 흉의 기로에서 마음을 졸이고 살지만, 인간이 가야 할 길은 천지의 조화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데 주역은 이 천지의 조화가 길과 흉이 반복될지라도 길이 영원하지도 않고 흉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을 말해준단다.

거북점과 시초점을 얘기하며, 
급박한 사안이나 정책적 결정의 통일성에는 미칠 수 없지만, 사색의 여지가 존재한다.(237쪽)는 접근도 좋았으며, 
238쪽의 '것은 옛것을 '우려내어' 나온다.'하는 표현도 좋았다.
 
다산을 얘기하면서, "미치지 않으면 이를 수 없다."며,
'보고, 손으로 잡고, 읊조리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밥 먹고, 변소 가고, 손가락 놀리고, 배 문지르는 모든 것이 주역이 아닌 것이 없었다'(274쪽)를 재인용하는 부분 역시 좋았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정수는 이 부분인 것 같다.
따라서 점치는 자는 아무나 될 수 없으며, 특별한 수련이 필요하게 된다. 수련의 경지는 '무심無心'이다.
이 무심과 장자의 심재心齋, 불가의 명경지수 같은 것을 등가로 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책은 따스하다.
그 이유를 자연이나 신 따위를 뜬 구름 잡는 식으로가 아니라, 인간의 얘기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이나 상제 따위를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 안에서 숨쉬고 더불어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을 때 흉은 언젠가는 끝난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한장 첨부하여, 이 책의 끝부분을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불 위에 물을 두면 물은 끓어 증발한다.
하지만, 불 조절에 실패하면 물이 끓어 넘쳐 불을 끄기도 한다.
찬 물을 끼얹으면 삽시간에 불이 꺼져 버리기도 한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나라면 따뜻함이 돌게 하고 그리하여 살만한 세상이 되게 하는 그런 방법을 택하겠다.
그것이 어쩜 영원한 도돌이 일지라도...
 

63괘 수화기제와 64괘 화수미제가 교묘하게 바뀌었다.
퀴즈로 내볼까도 싶었지만...역시 짓궂은 퀴즈가 됐을 뻔 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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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6-08 15:50   좋아요 0 | URL
오호~~ 죽기전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이지만...못읽어볼 것 같은 책이 바로 주역이지요...양철님 리뷰를 보니 다시 도전하고픈 의지가 불끈 솟지만...과연...ㅎㅎ

양철나무꾼 2011-06-09 01:08   좋아요 0 | URL
트라이 투 해보세요.
근데...이 책은 오류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서 처음 읽는 분께 권하긴 좀~^^;

하늘바람 2011-06-08 16:15   좋아요 0 | URL
님 저도 따라 공부해 보고 싶네요
따라쟁이
님 그런데 글씨가 참 예쁘세요

양철나무꾼 2011-06-09 01:14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하늘바람님 따라쟁이 해보고 싶은걸요.
예쁜 글을 써 책을 만드시는 감각은 부러울 뿐 엄두가 안 나는 일이고,
예쁜 바스켓 리폼도 그렇구요,
무엇보다 딸 하나 낳아서...머리 이쁘게 묶어 주기!!!


글샘 2011-06-08 16:48   좋아요 0 | URL
저는 주역과 과학의 도는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은 진도가 잘 안 나가더군요.
차라리 남회근의 '주역 계사 강의'의 상징 읽기가 더 재미있더라구요.
아직 주역을 제대로 읽을 수준이 안 되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다산의 주역 같은 것을 비교하는 글을 만나면 막막할 밖에요. ^^
불은 위에 물은 아래, 이렇게 안정되어있다면 애초에 주역이고 각 괘의 효사고 뭐고 없겠죠. 이데아일테니 말입니다.
인간은 돼먹지 않은 존재라서, 헝클어지고 그런 부분이 또 인간냄새가 나고 그런 거 아닐까요.
이 책을 반쯤 읽다가 덮어뒀는데, 여름방학쯤 다시 시작해보고 싶군요.
제 친구도 저렇게 글씨쓰는 아이가 있었는데... ^^ 성질머리가 못됐었어요.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6-09 01:19   좋아요 0 | URL
ㅎ,ㅎ...눈치 채셨군요.

전에 인연설과 연기론 때도 그랬지만,
개떡 같이 말해도 콩떡이나 찰떡 같이 알아 들으시는 재주 있으세요~^^

마지막 사진,
제가 말도 안 되는 해석을 해버렸지만...오류는 오류죠.

샘 글씨체도 만만치 않으실 것 같거든요~~~~^^

양철나무꾼 2011-06-12 08:14   좋아요 0 | URL
꼭 올려주세요.
저, 글씨 좋은 사람 쫌 좋아해요~^^


루쉰P 2011-06-08 18:35   좋아요 0 | URL
크하...왜이리 양철댁님의 리뷰는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소고기란 표현처럼 그렇게 술술 넘어가서 읽히는지..감탄에 감탄을 합니다. 전 항상 양철댁님의 모든 책에 대한 그 리뷰가 너무나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상하게 양철댁님이 읽으시면 너무나 책이 다 좋아보이죠. ㅋㅋ

근데 양철댁님 이 책 보셨으니 제 갈 길도 점 좀쳐수실 있나요. 왠지 양철댁님이 예언하시면 맞을 것 같다는 묘한 신뢰감...^^


정말 덥고 비호감인 여름이에요. 병간호 잘 하시면서 건강 무지하게 잘 챙기셔야 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6-09 01:24   좋아요 0 | URL
크하하~~~
소고기 같은 리뷰라구요?
은유가 너무 맛깔스러워요~^^

그리고 나의 교주님!
예언은 교주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전 믿고 따르겠습니다~^^

프레이야 2011-06-08 21:53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늘 적확하고 정밀한 리뷰 잘 읽어요.
근데 좀 다른 얘기지만 전 불이 많아요.
그런 경우에도 찬물을 확 끼얹으면 그놈의 불이 삽시간에 꺼져버리기도 할까요?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전 오래 참지만 정말이지 확실한 찬물이 확 내 속을 덮으면 제 속의 그 많던 불이 언제 그랬냐는 듯
꺼져버리죠.
일교차 심해요. 건강 챙기며 병간하세요.

양철나무꾼 2011-06-09 01:36   좋아요 0 | URL
음~~~
불이 좀 많으시군요.

그 불이 light일까요, fire일까요?
light인지 fire인지에 따라 끄는 법이 틀리지 않을까요?

그게 心火라면,
찬물을 확 끼얹는 방법은 잠시 사그러 들 수는 있지만, 불씨를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죠.
하나 하나 달래서 알콜램프 뚜껑 닫듯이 눌러 꺼주는 게 정석이겠죠.

전 근데 종종...꼬마 전구를 직렬로 둥글게 연결해 불을 밝히듯이,
불의 방향을 살짝 바꿔 둥글고 환하게 밝히는 걸 좋아해요.


프레이야 2011-06-09 08:41   좋아요 0 | URL
님,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않다고 생각하고싶은) 아침이에요.
잠재우긴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불의 방향을 살짝 바꿔 둥글고 환하게 밝히기, 그거 하려고 노력중이에요.
불을 빛으로로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힘 주세요^^
그리고 고마워요. 시적인 조언 정말 도움이 되었어요.

양철나무꾼 2011-06-12 08:15   좋아요 0 | URL
일상에서고, 임상에서고...
적용해 볼 수 있는 일인데 응용을 안 한다 싶더라구요~^^

네, 당근 응원할 거예요.


아이리시스 2011-06-09 00:11   좋아요 0 | URL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잖아요!!!ㅠㅠ
글씨체도 예쁜데 특히 영어체가 예뻐요. 메모하면서 뭘 못읽겠는 저로선 본받을 부분이예요. 심지어 줄도 못긋고 뭘 끼워넣어놓기도 힘들어요, 저는. 그래서 항상 덮고나면 내용이 다 빠져나가요. 소설도 그러한데, 인문은 오죽할까요.

양철나무꾼 2011-06-09 01:41   좋아요 0 | URL
저는 책에는 도그지어도 밑줄 긋기도 못해요.
포스트잇을 저렇게 잘라서 표시하고, 메모도 하고 그래요.

저렇게 깨알 같이 메모를 해놓고도...
저런 책들의 2/3는 내가 읽었었던가?@@하고 또 구입하려고 한답니다.

알라딘에 신통방통한 기능이 생겼던데요.
구입한 책을 또 구입하려고 하면, 안내 메시지가 뜨더라구요.

잘잘라 2011-06-09 09:44   좋아요 0 | URL
음... 주역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같아요. 주역에 대한 책도 그렇고(책은 만화주역만 한번 봤어요. 딱 한 번요^^) 님의 리뷰도 그렇고, 그리고 여기 있는 댓글도 그렇고... 어떤 괘든,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이 비추는 것 같아요. 거울을 보고 매무새를 다듬듯, 그렇게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를 다듬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구요. 일단은 공부를 해야지요! ^^;;

양철나무꾼 2011-06-12 08:21   좋아요 0 | URL
또는 그릇 같기도 하고요~^^

깨끗이 닦아, 알맞게 채워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부도...그릇 때문에 하는 거잖아요~^^

알케 2011-06-09 09:52   좋아요 0 | URL
전 신영복선생이 주역을 강해하는 책을 언젠가는 하나 내주셨으면 하고 늘 기대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2 08:23   좋아요 1 | URL
네, 동양고전 강의 좋았어요.
그렇다면 더 없이 좋을텐데요~^^

꿈꾸는섬 2011-06-09 21:30   좋아요 1 | URL
와, 이리 어려운 책을 술술~~~ 존경스러워요.^^
이 리뷰를 보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은 드는데 도저히 읽어내지 못할 것 같아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6-12 08:24   좋아요 1 | URL
ㅎ,ㅎ...저도 쉽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이런 책을 읽으면 전공책을 읽는 듯 하여 잔뜩 긴장하고 읽는 경향이 있어요~^^

세실 2011-06-09 21:46   좋아요 1 | URL
오늘은 불쾌지수가 높아서 괜히 친구에게 짜증을 냈어요. 저도 배에 짓눌려 숨쉬기 어려웠다는...
내 스스로 짊어진 걸까요? 아 슬프다....
저희 미래를 알고 싶어용^*^ 대체 승진은 언제할까??? ㅋㅋ

양철나무꾼 2011-06-12 08:32   좋아요 1 | URL
부러워요~
짜증을 내도 받아 줄 친구가 있다는 거잖아요.

지랄총량의 법칙처럼, 한 집안으로 들어오는 복은 정해져 있대요.
내가 지은 것 이상의 복을 받는다면...가족에게 가야할 복이 내게 온 것일수도 있대요.

승진이 하고 싶으시군요.
기도하다 생각나면 님의 승진도 꼭! 얘기할게요~^^

2011-06-10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2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6-14 14:50   좋아요 1 | URL
언젠가 동양철학을 오랫동안 공부하신 분이 권해주신 주역에 대한 입문서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후 더 진도를 나가지 못했네요.
오늘 집에 가서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23   좋아요 1 | URL
재밌게 읽으셨다는 그 주역에 관한 입문서, 제목 좀 알려주세요.
전 대산 주역으로 공부를 해놔서,,,사람들이 묻는데 선뜻 권하질 못하겠어요~^^
 

책상 밑의 책들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언젠가 읽었던 음양사에서 머물렀다.
음양사 라는 책을 보면 '쥬스이'는 부모님을 공양하기 위해 '반아경'을 필사한다.

난 뭘 필사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던 적은 없는데...
정말 뚜껑 열려서, 그리하여 그 뚜껑을 눌러닫을 수만 있다면 반야심경을 백번이고 천번인들 고쳐 못쓰겠나 그러고 앉아 있다.

둘째 서방님이 60만원을 보내왔다.
이것도 남동생이 무서웠던 남편의 입김이 작용했었을텐데...
60만원이라는 돈이 어떻게 해서 탄생했냐 하면 (하루 간병비가 6만원이란다)6만원X10일=60만원이다. 

국내 대기업의 간부이고 사이드잡까지 가지고 있어(한타임 강의료가 수백만원이란다) 돈에 인색할 일은 없는데...그래, 얼굴 한번 안 들이밀고 꼴랑 60만원을 부쳐온 거다.
그러면서 하소연하길 안수집사를 하는 데 500만원이 들어가고,
그 교회의 건축 헌금을 1인당 천만원을 작정, 4인 가족이니까 4천만원인데... 
4천만원을 대출 받아 내고...그 이자를 갚느라 허덕인다는 뭐 그런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았단다. 
그러니까 둘째 서방님은 그런 방법으로 부모님을 공양하는 거겠지 하고 퉁쳐 버리려는데...쉽지 않다.  

마개를 잘 막아두지요.

무엇인가를 막아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현실이라고, 그게 얄궂은 사랑이라고,
나를 막을 수 있는 이쁜 마개는...
어느 남자의 아내이자, 어느 아이의 엄마라는 위치...
마개를 열어버리고 싶을땐,
술병의 마개를 따고
그리고, 나를 마셔버리면 되는 거겠죠.
'어느'라는 건, 나의 모든 것이기에...

술은 소주 하나밖에 몰라요.
누가 이런 말을 했다나, 어쨌다나...

빛깔은 청순한게 너무 독해.
그래서 족발을 함께 먹나봐.
그런데 슬퍼
이젠 니 생각만 해도 속이 쓰리거든.

언젠가 난 이런 신통방통한 처방도 했었다.
지금은 아침인데 뚜껑이 열리니...술 말고 다른 마개는 없는건가 찾아 보아야 겠다. 

 

이 책으로 주문을 건다. 
정말이지 손철주는 하루 한 편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하다. 
진짜 오랫만에 당일 배송의 힘을 믿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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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6-03 11:42   좋아요 0 | URL

2011-06-03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케 2011-06-03 12:31   좋아요 0 | URL
저도 일가를 이루고 애옥살림 사는 처지에 남의 말 할 터수는 아닙니다만 참... ;;

교회한테 하는 만큼 부모한테 하면 ㅎㅎ

교회건축헌금에 목메고 사는 사람 하나 사무실 제 앞자리에 있습니다.

집 판 돈 6억을 다 갖다 바치고 처가살이하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교회나...

손철주 선생의 새 책이 나왔나보군요. 저도 주문해야겠습니다.

그의 글은 <곷피는 삶에...>서 만개하더군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는 교회 피아노 반주를 할 정도였으니...불량신자 정도는 될텐데요.
김규항 예수전 읽으면서 등 돌리기로 마음 굳혔어요.

손철주는 말이죠, 흐드러져요.
그런 위안이 또 없습니다~^^

글샘 2011-06-03 15:47   좋아요 0 | URL
반야심경은 이렇게 뚜껑열렸을 때 쓰는 게 아닙니다.
한 자 한 자 마음에 새기듯 없을 무 자를 쓰는 일은, 조금 덜 힘들 때 쓰는 방편이죠.
수승화강이랬다고, 화가 오르려할 땐, 이마에 서늘한 아이스팩이라도 올려야죠.
산수신산이랬으니, 매운 떡볶이라도 먹고 나면 좀 기운이 흩어질까요?
소주도 매운 과로는 비슷하니까는... 그래도 속이 쓰리잖아요.

양철댁을 디립다 박은 배에다가 화내지 마시고, 어차피 그 배는 보니 빈배네요.
주인은 교회갔고, 빈배구만...
빈배가 자주 와서 박지 않도록 하라고 신랑한테 부탁하든가, 수를 내야겠구만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6:59   좋아요 0 | URL
배가 배 같아야 부르르 하기라도 할텐데...부르르 할 가치도 없어요.

수승화강, 산수신산은 적절한 예가 아닌데...넘 깊숙히 들어가야 하니 퉁 치고 넘어가기로 하죠.
(신맛은 그 신맛이 아니고 기전으로 따져야 해요.)
금오 쌤이 넘 대중화에 힘쓰셨네요~^^

2011-06-04 0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6-03 17:13   좋아요 0 | URL
아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어쩜 그리 계산도 잘 하실까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7:10   좋아요 0 | URL
그 계산 틀린 계산이더라구요.
간병인 비용이 6만원짜리는 어머니와 말 안 통하는 연변 분 되시겠더라구요~

2011-06-03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1-06-03 20:57   좋아요 0 | URL
나를 막을 수 있는 이쁜 마개,
전 오늘도 와인 따서 마셔요.ㅎㅎ
저 시 참 좋으네요. 너무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7:19   좋아요 0 | URL
님이 좋으시다니 저도 좋아요.
제가 저런 멋진 시를 쓸 수 있다니...신통방통 우쭐해요~^^

잘잘라 2011-06-04 11:21   좋아요 0 | URL
마음 아픕니다. "너는 교회 다니는 애가 부모 말을 왜 그리 안 듣냐? 교회에서 그렇게 가르치냐?" 교회 안 다니는 울엄마가 교회 다니는 저에게 자주 하시던 얘기예요ㅜㅜ;; 엄마 말씀 안 들은거 많고많은데 그 중에 제일은 결혼 안한거, 그 다음은 교회 다니는 거, 그 다음은 교대나 약대 안 가고 공대 간 거, 예요. ㅜㅜ;; (아이폰에서 쓰다보니 엔터를 칠 수가 없어요^^;;) 아무튼 저는 난관에 부딪혔어요. 교회에서나 성경에서나 부모님을 공경하라고, 안그러면 얄짤없다고 배웠기 때문에. 그래서 엄마에게 타협 들어갔지요. 없는 아양을 떨어가며 "엄마, 내가 왜 교회 가게? 죄인이라서, 엄마 말을 안 들어서 지은 죄가 많아서 가요. 그나마 교회갔으니 망정이지 감옥가는것보단 낫잖우.." 그걸 말이라고하냐 으이구, 역정내실까 조마조마했지만 집에 갈때마다 들고 가는 고기나 과일, 그리고 용돈이 힘을 발휘했는지 아님 기도의 응답인지 아무튼 엄마는 그냥 웃어주셨어요. (아이폰이라 길이가 얼만큼인지도 모르겠네요.) 간신히 닫아놓으신 그 뚜껑 제가 확 따버린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부모님이 병원에 계신지 열흘이 넘도록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잘난 돈 몇푼 보내며 온갖 죽는 소리 하시는 그 분이 하필 교회다니시는 분이라 저도 난감한데, 히유우... 한가지는 확실하니, 예수님은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는 것입니다. 제가 죄인입니다. 님께 말고요 울엄마한테요ㅠㅠ;;

2011-06-04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8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6-03 22:12   좋아요 0 | URL
무언가 댓글을 달려다 그냥 나갔다 다시 들어옵니다. 어떤 종교를 가지든 그 사람 자체로 감화를 주는 게 가장 모범답안일 텐데 요새는 오히려 반대인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러지 말아야 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양철나무꾼 2011-06-04 17:29   좋아요 0 | URL
저는 대출을 받아 헌금을 강요한 그 상황이 백번 양보해도 이해가 안 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걸 핑계라고 주절거리는 서방님도 마찬가지고요.

사람 자체로의 감화는 고사하고.(묵인할 수 있을지언정) 대화를 트고 살기는 힘들거예요.

마노아 2011-06-03 23:46   좋아요 0 | URL
어떤 말도 붙이기가 힘이 드네요. 여기서라도 잠시 털어내시고 시름을 달래셔요. 그 이의 그릇이 정말 거기까지네요. ㅜㅜ

양철나무꾼 2011-06-04 17:33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는 그래도 귀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예요.
맨날 보고싶다고 눈물바람 하시는데 말예요~ㅠㅠ

2011-06-04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빛눈물 2011-06-04 09:05   좋아요 0 | URL
"나를 막을 수 있는 이쁜 마개는...
어느 남자의 아내이자, 어느 아이의 엄마라는 위치...
마개를 열어버리고 싶을땐,
술병의 마개를 따고"

너무 많이 술병의 마개를 따면 아침이 힘들겠죠. 그럴때가 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6-04 17: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어제는 이백의 월하독작을 원없이 읊어댔고,
오전 내내 상태 메롱이었어요.

2011-06-05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8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6-05 04:29   좋아요 1 | URL
종교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아무래도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60만원 내놓고 교회를 위해 4천만원이나 대출을 하는 행위는 저는 정상적으로는 이해를 못 하겠네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죠. 물론 저도 종교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세의 어머니를 소중히 해야 하늘의 아버지께도 당당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양철댁님이 복장 터지는 마음이 백분 이해가 가요. 저 같았으면 가만히 안 있을 것 같아요. 흠...
직장 생활도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가 아프시고 병 간호 역시 안 해본 사람은 모를거에요. 그 힘든 걸 말이죠...암튼 요즘 여러 가지로 주변에서 빵빵 터져서 머리가 복잡하실 것 같아요.

암튼 이 속썩이는 진상들을 뚫고 힘을 내서 가셨으면 해요. 이렇게 힘들 때가 있어야 나중에 정말 웃을 날이 왔을 때 실컷 웃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겨울에 벌벌 떠는 꽃이 봄이 오면 그 따뜻한 햇살을 온 몸에 받으며 진정으로 느낄 수 있잖아요. 근데 온실 속의 꽃은 봄이 오는지 뭐가 오는지 그냥 밋밋하게 사는 거죠. 어찌보면 좀 냉정해 보일 수도 있지만 분명 지금의 이 고난이 다 의미가 있으실 거에요.

근데 죄송하지만 둘째 서방님은 좀 초진상...

양철나무꾼 2011-06-08 15:33   좋아요 1 | URL
님의 댓글을 읽으면서...뭐랄까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빵빵 터뜨리는 이 부분도 좋았지만, 초진상 이 부분에 완전 감정이입 한 거 있죠~^^

루쉰P 2011-06-08 17:40   좋아요 1 | URL
복장 터지는 양철댁님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고 하니 좀 다행이에요. ^^ 정말 힘 내세요!! 그리고 <통곡> 읽었는데 완전 대박이에요. 마지막에서 카타르시스를 저도 확 느꼈어요. 변태적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완전 스트레스 팍 풀린 거 있죠. ^^ 근데 좀 우울한 내용이어서...T.T

양철나무꾼 2011-06-09 01:43   좋아요 1 | URL
님의 리뷰, 완전 멋졌어요~^^

2011-06-07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6-08 15:36   좋아요 1 | URL
비밀 댓글이 이렇게 이쁘면 어떻게 하란 겁니까?
글자 사이로 부는 아쉬운, 아픈 마음이라...너무 표현이 이쁜걸요.

네,,,힘 낼게요~^^

2011-06-08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8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부터 박상천을 읽는다. 

시작은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였지만, 읽다보니 여럿 더 읽게 되었다. 

 

난 담을 높이 쌓아놓고 살았었다.
언제부턴가 담은 조금씩 허물었지만,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더 견고해진 것 같다.
영화를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신문을 보다가도 꺼이꺼이 잘 울지만... 

돌이켜보면 내 자신의 일로는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주 작은 곳에서라도 한번 새어나오면 감당할 수 없이 허물어질 것 같아서였다.

어제 남동생이랑 다퉜다.
저녁을 먹기 위한 모임이었는데, 남동생이 자꾸 이런 저런 딴지를 거는 거였다.
이렇게 저렇게 받아주는데도 딴지를 거는 게 뭔가 할말이 있는 데 하지 못하는 거 같아, 그냥 놔두었더니...
결국 이런 말을 했다.
"난 누나가 그런 거 못한다 하고 야무지게 넘어갈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뭐냐? 얼마나 힘들면 보름만에 이렇게 살이 빠져?" 

남동생이 말한 그런 거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의 간병까지 하는 날 두고 하는 말이다.
급기야 날 고생시키는 남편과도 한바탕 할 태세였다.

언성은 높아지고 분위기는 험악해졌었지만,
난 어쩜 남동생이 고마웠는지도 모르겠다.
동생아, 고맙다. 

오랜만에 무장해제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울 수 있게 해주어서... 

 

아무 일 없었던 듯 출근을 해서 박상천을 읽다가, 

툭. 

균열이 있는 듯하여 가다듬고 재정비하려고 앉아 있다.
 

 

나의 누이들에게 

 

 
너희들은 날 걱정하고 있겠지.

오늘도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어두운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며
바람에 흔들리는 풀꽃을 보았다.

그들은 척박한 땅에 가냐른 뿌리를 내리고,
분노같은 꽃을 피워 놓고 있었다.
왜 그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메마른 땅에라도 뿌리를 박아야 하고
분노같은 꽃들을 피워 놓아야 하는 지 생각해야만 했다.

어둠 속에 빛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가슴에 칼이라도 품을 만큼 독하지 못한 그들이
그렇게 아름답게 빛나야 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너희들은 또 날 걱정하고 있겠지.

오늘 밤에도 술을 마시며
바르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러한 윤리주의자가 아니다.

뜻대로 살 수 없다 해서 혹은 그와 유사한 이유로
밤마다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나는 패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풀꽃들이,
왜 이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을 견디고
어둠을 이기면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꽃을 피워야 하는지
왜 그 꽃은 분노 같아야 하는지.

독하지도 않고 쓰러지지도 않고
이 땅에서 아름답게 사는 풀꽃들을 생각했다.

나는 오늘도 술을 마시며
왜 사느냐고 자문하며 허무해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아 있음이 내게 감당키 어려운 만큼의
아름다운 무게로 전해져 왔다.
아, 나는 풀꽃의 아름다운 저주를 보듯
우리의 생을 본다.

너희들은 밤마다 술을 마시는 나를 걱정하고 있겠지.

 

 그리움 


 그대를 만나고서도,
 쓴 약을 한입에 넘기듯
 그립다는 말을 삼켜버린다
 물없이 넘긴 약처럼
 그리움이
 울컥 목에 걸린다

 

 헐거워짐에 대하여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감당할 만한 거리

 

멀리서 보는 단풍은 아름답다.
욕심을 부려 가까이 다가가
잎잎을 보면
상하고 찢긴 모습을
만날 뿐이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단풍든 잎잎의 상하고 찢긴 모습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가까이 다가가는 일에
겁을 낸다.
적당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

감당할 만한 거리에 서 있으려고 한다.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앞에 가는 자동차 번호판 숫자를
바꾸고 싶을까
5679는 5678이나 4567로 순서를 맞추고 싶고
3646은 3636으로, 7442는 7447로 짝을 맞추고 싶을까
5679, 3646, 7442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카세트 테이프는 맨 앞으로 돌려서 처음부터 들어야 하고
삐긋이 열린 장롱문은 꼬옥 닫아야 하고
주차할 때 핸들은 똑바로 해두어야 하고
손톱은 하얀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바짝 깎아야 할까
테이프와 장롱문과 핸들과 손톱이 나를 불안케 한다.

나는 왜,
시계는 1분쯤 빨리 맞추어 두고
컴퓨터의 백업 파일은 2개씩 만들어 두고
식당에서는 젓가락을 꼭 접시 위에 얹어 두어야 하고
손을 씻을 때면 비눗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손을 헹구어야 할까
시계와 컴퓨터와 젓가락과 비누가 나를 불안케 한다.

그래도 나는,
나를 불안케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간다,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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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0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05-30 11:42   좋아요 0 | URL
같이 직장 댕기는데, 사실 전업주부도 집이 직장인거죠..한사람에게 너무 과도한 짐을 지우는건 좀 그렇습니다~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하거나 형제 간에 순번을 정하는건 어떨까요? 사실 돈을 걷어서 간병인을 붙이는게 흉이 아닌겁니다..정말 이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너무 힘든 일입니다.정신적소모도 심하고 체력적으로-_-;

양철나무꾼 2011-05-30 22:30   좋아요 0 | URL
이래서 효자 남편을 데리고 살면 괴로운거 같아요.
남편이 너무 잘 해서 보고 있음 저도 본받고 싶어져요.
근데 따라 실천하려면 체력이 딸린다는~ㅠㅠ

2011-05-3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4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5-30 12:33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누이를 걱정해 주는 남동생의 모습이 이쁘네요. 잘 살아가고 계심,을 믿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2:52   좋아요 0 | URL
직장을 그만 두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남동생이 속상해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메롱이지만,
이쁘게, 잘 살아야죠~^^

2011-05-30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2:54   좋아요 0 | URL
Thank you so much~!!!

2011-05-30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5-30 14:00   좋아요 0 | URL
병원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양이군요. 직장까지 다니시면서 간병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장기전이 될 것 같으면 무엇보다 양철댁님의 건강이 우선이란 생각을 하셔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네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09   좋아요 0 | URL
제가 잽싸진 않지만 엉뚱한 걸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긱했었는데, 엉뚱한것도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인가 봅니다.
언젠가봤던 후와님의 그 페이퍼들이 생각나서 잠시 숙연해졌었어요.

잉크냄새 2011-05-30 15:30   좋아요 0 | URL
어디서 들어본 시인인가 했더니 "헐거워짐에 대하여"를 쓴 시인이군요.

나이듦이란 이런 헐거워짐이구나 하는 맘을 갖게해준 시인이군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12   좋아요 0 | URL
나이듦이란 헐거워지는 걸 받아들이게 되는게 아니라, 자연스레 헐거워지기도 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얼마큼 더 놓고, 무뎌져야 하는지 말이죠, 에효~ㅠㅠ

프레이야 2011-05-30 20:06   좋아요 0 | URL
헐거워짐에 대하여, 무척이나 공감되는 시에요.^^
마음도 좀 헐거워져야하는데 아직도 너무 들어차 있고 빡빡하니 언제쯤이면 사람구실 좀 할까요.

양철나무꾼 2011-05-30 23:22   좋아요 0 | URL
헐거워짐이어도 좋고 빽빽함이어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말이죠, 실은 5679는 나를 불안케한다...부류예요~

섬사이 2011-05-30 21:34   좋아요 0 | URL
누이를 생각하는 동생의 마음이 짠합니다.
잘 견뎌내시라는 말도, 힘내시라는 말도,
그 어떤 말도 정말 물없이 넘긴 약처럼 목에 걸리네요.
시들이 참 서늘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5-30 23:25   좋아요 0 | URL
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동생이 제 빽이고 비빌 언덕이죠.^^

2011-05-30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5-31 11:37   좋아요 0 | URL
동생 분이 대박이네요. ^^ 저도 위로 누님이 한 분 계시는데 어렸을 때는 서로 원수처럼 이를 악물고 싸웠는데 30대를 넘기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해주는 사이가 되더라구요. 서로 쑥쓰러워서 표현은 잘 못하지만 저도 누님이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

양철댁님과 동생 분과의 관계도 그럴 것이라 생각 되네요. 나이 먹어서 누님과 싸울 때는 서로 잘 되라고 잔소리하다가 싸우는 경우가 참 많아요. 서로 고생하고 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강해지더라구요. ㅋ

양철나무꾼 2011-06-04 18:10   좋아요 0 | URL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가 참 자유분방하게 사세요.
전 그런 아빠를 가슴 짠해하며 이해하는데...남동생은 무슨 그리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만날 툴툴거리고 잔소릴 해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가족 중에 누군가 바른생활 한명 정도 있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아요.^^

따라쟁이 2011-05-31 16:07   좋아요 0 | URL
제게도 남동생이 있어요. 그 남동생은 칠월에 제대하면 아이폰을 사달라고 토요일마다 전화를 해요. 그런 녀석도 제가 결혼할땐 축가를 해주겠다고 기타를 둘러매고 나타나더라구요. 점점 멋지게 자라줘서 그저 고맙더라구요. 왠지 짠해졌어요. 양철댁님이 고르신 시들은 죽 그냥 저를 짠하게 하네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19   좋아요 0 | URL
적금 드셨을까요, 아님 여름 휴가 상여금을 헐어 장만하실까요?
그 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저 고마운 그 마음...
저를 비추는 거울 같아서, 다잡고 착하게 살아야지 다짐하게 돼요.


꿈꾸는섬 2011-05-31 22:38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요새 많이 바쁘고 힘들게 살고 계시군요. 낮에 일하시고 밤에 간병하신다는 글 보고 너무 놀랐어요. 어째요. 그래도 양철댁님 위하는 남동생이 있어 다행이다 싶긴하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박상천님의 시, 참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21   좋아요 0 | URL
꿈섬님이다~^^
반가워라, 와락~
잘 지내시죠?

박상천 님, 참 좋죠~^^

lo초우ve 2011-06-01 15:52   좋아요 0 | URL
다들 열심히 책과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군요 ^^
날이 많이 더워졌어요 ^^
양철님도 쉬엄 쉬엄 건강챙기면서 책 보세요 ^^
올만에 다녀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04 18:24   좋아요 0 | URL
ㅎ,ㅎ...오랫만이예요.
님도 잘 지내시죠?

거제는 여름이 한창이겠죠~^^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다시 5월이다.
그리고 다시 그날이다.
잊고 지냈는데...얼마전 들른 G도시 곳곳에서 이런 현수막을 만났었다.
그가 생각나서, 노란 손수건이 생각나서, 한참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읽었다.
 


김현의 '독서일기'를보면, 수많은 작가들이 나오는데...그 평이 혹독하다.
하지만, 김훈의 '내가 읽은 책과 세상'을 향해서는,'...그의 글은 이상하게도 일상적인 삶을 묘사하고 있을 때에도 화려하다...소박도 그때에는 하나의 수사이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암튼, '자전거여행'시절부터 김훈이 부러웠던 난, <남한산성>을 읽고는 그 부러움이 극에 달했는데...봄빛이 '자.글.거.리.는' 그곳에서 만날 놀았다면서, 글은 언제 써낼 수 있는 것인지...참.
'백조가 겉으로 유유히 물살을 가르기 위해선, 밑으로 엄청난 발길질을 하는 거겠지'하며 스스로 위로해 본다.

책의 첫머리에,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나는 다만 고통 받는자들의 편이다.'라고 김훈은 얘기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최명길 속에 김 훈이 들어있는 줄 착각하였다.
소설 속에 나오는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 최명길로 말할 것 같으면, 사람들로부터 온갖 욕을 먹지만...직접 움직이고 행동하고 몸소 보여준 사람 또한 최명길 밖에 없다.

김훈이 일러두기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한 부분을 간과하고 겉으로만 읽었다면, 남한산성에 47일동안 갇혀 번민하는 임금을 두고, 결사항쟁을 고집하는 척화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의 말싸움으로 밖에 안 읽힌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읽어간다면, 이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게 비단 대책없는 말싸움은 아닌 것 같다.
그래야 '삶과 죽음'사이에서 번민하던 임금 인조도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장님이 벽을 더듬는 것 같다고 표현되어 나름 비겁하다고 생각했던 임금의 말투 또한,수도를 잃고 파천당하는 자의 그것이어서 겉으로 드러나는 뾰족한 칼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쪽이 잘 다듬고 벼리는 칼등이라면, 한쪽은 피흘려야 하는 칼날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언젠가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산문집에서,
수학문제 한문제 못 푸는 건 부끄럽게 생각했었으면서, 몸을 움직여 하는 일이 서툰 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그게 부끄럽다고 했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임금이 자기 백성이나 나라를 간수해 내지 못하는 것도 부끄러워 할 일이고,
조정신료들이 임금을 보필하지 못하고 백성을 굽어살피지 못함도 부끄러워 할일이다.
반면,대장장이 서날쇠나, 송파나루 뱃사공, 그의 딸 나루, 정명수의 삶은...
그들의 입장에서보면 순간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절절하고 치열하게 살아낸 당당한 것이 된다.

단적인 예가,김상헌이 만난 송파 나루의 뱃사공이다.
뱃사공은 전날 어가행렬을 얼음 위로 제대로 이끌었고, 당시 김상헌을 제대로 이끌었음에도, 언제 또 청병을 건너주고 곡식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김상헌에게 목을 베이고 만다.
김상헌의 대의는 어찌되었는지 모르지만, 뱃사공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낸다.

서날쇠라는 대장장이에게선 삶의 치열함을 넘어 神인의 경지까지 느껴진다.
그는 눈썰미가 매서운 대장장이로 묘사되고 있는데...
연장을 구하러 온 사람의 몸매와 근력, 팔다리의 길이와 허리의 곧고 굽음을 잘 살펴서 남자와 여자, 아이와 노인, 키작은 자와 키 큰자의 연장을 달리 만들어주었다고 표현되는 게...장자의 소각뜨는 신인을 생각나게 하였다.

서날쇠는 대장장이로만 신인의 경지에 이른 게 아니라,
임금이 피난오는 상황을 보고 가족을 재빨리  피난시키고 자신의 농기구들과 곡식들을 땅 속에 묻을 정도로 선견지명을 갖고 있으며,
행상을 하며 성 밖의 지리를 눈여겨 보아놨던 덕에 왕의 특명으로 밀서를 성밖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성안의 시간이 다했으므로 성밖의살 곳을 봐두어야 겠다는 여유까지 부릴 수 있다.

정명수의 삶도, 자신에게 주어진 살믈 치열하게 살아간 건 마찬가지이다.
은산관아의 노비였던 그가, 부모와 여동생이 얼어죽고, 해산뒤에 죽고, 소달구지에 치여죽자...혈육과의 관계에서 놓여나 홀가분하다며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다.

결국 투항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처음부터 투항에 이르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 같다.
칸의 사신으로 오는 용골대가 성안을 보고 정명수와 나누는 얘기는, 성안 사람들의 체념을 헤집고 들여다보는 듯 했다.

   
  -괴이하구나.저것이 싸우려는 성이냐?
-견디자는 것이지요
-견디어?견딜수가 있겠는가?
-견들 수 없는 것을 견디자는 것입니다.
 
   

최소한 지키고 견디어 내자는 것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어긋나가며 아랫돌을 빼 윗돌을 얹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임금은 '내 한몸 불살라서...나라와 조국, 내 자식을 구하겠다.'할 수는 없었을까?
주화파와 척화파들도 말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하나 창칼들고 나서 '나를 따르라' 앞장 서 선동할 수는 없었을까?
임금이 성 밖으로 내보내는 격서를 위해 최명길을 불렀을때...최명길의 마음을 김훈은,
'바람이 길게 모아가서 행전마당 나무들이 울었다.'라고 표현한다.

어쩌면, 최명길은 품계높은 사대부 중 몸소 실천하려는 의지는 가지고 있었지만,
밥벌이의 지겨움에서의 김훈처럼, 몸을 움직여 하는 일에 서툰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백성의 초가지붕을 벗기고 군병들의 깔개를 빼앗아 주린 말을 먹이고, 배불리 먹은 말들이 다시 주려서 굶어죽고,굶어죽은 말들을 삶아서 군병을 먹이고, 깔개를 빼앗긴 군병들이 성첩에서 얼어죽는 순환의 고리'라는 부분에서 누구 하나 그 고리를 끊어주는 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했었다.
군병들이 입을 옷도 없는데 성첩의 빈자리를 허수아비로 채우나는 얘기나, 허수아비에게 군복과 벙거지를 씌워냐 한다는 부분에선 어이없는 눈물이 흘렀다.

병조판서 이성구의,
"지금 사대부들이 성첩에 올라와서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말하고, 문자를 써서 무식한 군병들을 꾸짖고 조롱하며, 주역을 끌어대며 군의 길흉을 입에 올려 군심을 불안케히니..."
라고 말하는 부분에선 시대를 초월한...말만 앞서는 지식인들의 본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언젠가 문국현이란 분이 한 말이 생각난다.
"지방에 가서 악수하는 장면만 있을 뿐,...심청이 아버지 눈뜨듯 변화를 보게 하느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오히려 칸은,
"말을 접지말라. 말을 구기지 마라. 말을 펴서 내질러라."
하는 말들로 결연하고 단호한 실행력을 보여준다.

내가 아쉬웠던 건,
남한산성에 있는 동안은 글만 익힌 그들이어찌해 볼 수 없는 것이라서 그랬다고 하더라도,
남한산성에서 걸어나왔을 땐, 말이나 글에서 걸어나왔을 땐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다.

임금이 투항하고 세자가 볼모로 잡혀갔다는 얘기는 있지만,
누구 하나 칼을 갈았다는 얘기나 칼을 벼리고 칼자루를 쥐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서날쇠만 돌아와,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절기상 한참 지났지만, 경험상 봄농사를 시작하기 너무 늦지 않았다고 희망을 얘기한다.

이 소설이 슬픈 것은,
몰라서 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말만 무성하고 행하지 않으려는 그들이...우리 주변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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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5-29 22:13   좋아요 0 | URL
전 군대에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칼의 노래'는 김훈의 대표 소설이다라고 해서 읽다가 읽다가 지쳐서 끝내 다 못 읽었는데 이 소설은 대비적으로 잘 읽혔던 기억이 나네요.

말의 가벼움,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지껄임, 그 모든 것들이 우리 삶 속에는 항상 내포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삶 속에도요. 어찌보면 뻔할 말이겠지만 말과 행동 그것이 다 일치된다는 것, 그것만큼 인생에서 힘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 소설에서 삶이란 무엇인지를 직감적으로 파악한 사람들이 민중이라고 한다면 삶이란 것을 말로서 공허하게 파악한 것이 사대부들과 임금이지 않은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정치가들 또 권력자들 그들도 삶을 말로 살고 있는 줄 아는 것 같아요. ^^

병 간호는 잘 되고 계신지? 걱정되네요. ^^

양철나무꾼 2011-05-30 01:51   좋아요 0 | URL
직장을 그만 두지 않으면...조만간 제가 병간호 받게 될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장기전을 치를 체력이 안되어서 말이죠.
말에 너무 과한 의미를 부여하면, 말이 무기가 되기도 하고...

전 말을 너무 많이 한 날은 공허하기도 하더라구요.
다시 새로운 한 주네요.



루쉰P 2011-05-31 11:18   좋아요 0 | URL
정말 체력 관리 잘하셔요. 건강이야말로 모든 일의 근원입니다. ^^ 경제적으로 그렇게 무리가 되시지 않는다면 모처럼 쉬시며 체력 관리를 하시는 것도 꽤 좋은 일이라 생각들어요.

저도 말을 많이하며 공허해져요. 뭔 소리 했는지 기억도 안 나구요. 공허한 말과 의미 없는 움직임이 인생의 가득 채운다고 생각될 때 급 우울해 집니다. -.-
그럴 땐 자거나 책을 읽죠. ㅋ

양철나무꾼 2011-06-04 18:32   좋아요 0 | URL
전 독서랑 잠 말고 찜질방도 좋아해요~^^

2011-05-30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5-30 09:57   좋아요 0 | URL
울었던 기억만 납니다 김제동이 그랬다네요 이제부터 울면 구속이라고,

양철나무꾼 2011-05-30 21:53   좋아요 0 | URL
김제동 어록도 여러가지 따뜻한 것이 위로와 힘이 돼죠~^^

아이리시스 2011-05-30 13:45   좋아요 0 | URL
오오, 저도 지난주에 [남한산성] 읽었어요. 저야말로 멍청한 인조에다 김상헌과 최명길의 대립각으로만 읽혔어요. 문장은 좋지만 내용은 뭐 이래, 했었어요. 급하게 읽은 감이 있지만 인조에 대해 몰랐던 게 아니니 내용이 다 보여서 그랬나 봐요. 새로운 한 주예요. 점심 드셨죠? 남은 하루 화이팅!^^

양철나무꾼 2011-05-30 21:57   좋아요 0 | URL
저도 절기상 한참 지났지만 농사를 시작하기에 늦지않았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님도 저도,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뜰 거예요~^^

마녀고양이 2011-05-30 19:55   좋아요 0 | URL
나 요즘 많이 듣는 면박 중 하나가
이론은 조금 알지만 실제는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것을 결코 부인할 수가 없다눈.. ^^
그 이전에 일하던 분야에서 내가 석박사 나와서 입만 살았던 소위 전문가에게 했던 말이거든요.
그리고,
말로는 쉽지만, 그 말이 행동으로 실천하자면 수만갈래로 나뉘어짐을 경험하기 전에는 어렵지요.
말만 한마디 내지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정말. 등록금 가지고 지랄하는 꼴 좀 봐.
연못에 던지면 다들 입만 동동 뜰걸...? ㅎㅎ

양철나무꾼 2011-05-30 22:08   좋아요 0 | URL
도를 닦듯이 정진하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바늘구멍이 엄청 커보이는 순간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그런 희망을 가져볼 빆에요.
치열하게 깨지다 보면 상처에 옹이도 박히고 더 견고하고 단단해지지 않을까여?
이론이건 실제건...한쪽으로 치우치면 사상누각을 면치 못하잖아여~^^

따라쟁이 2011-05-31 16:14   좋아요 0 | URL
견디어야 하는 시간들을 견디고 있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마음에도 산성하나 쌓아둘것을요. 내마음이니까 당연히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다가 뜨끔하고 있어요.

양철나무꾼 2011-06-04 18:34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님 댓글이 너무 슬퍼요.
댓글 읽다가 철렁 무너져 내린 마음 수습하기 힘들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