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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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제가 몇번에 걸쳐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꼰대처럼 한 말 또하고, 막 스릴러소설의 진가를 알기 시작할 무렵이 군대시절 휴가를 나와서 귀대길에 처음으로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의 작품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아, 좋더군요,, '양들의 침묵'이라는 걸출한 스릴러소설의 쫀득쫀득한 긴장감이 주는 그 매력에 멀미도 하지않고 버스에서 줄기차게 읽었던 생각도 나구요, 그리고 연이어 '레드 드래건'이라는 작품도 읽어면서 이 사람 도대체 뭐지라고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 쉽게 다른 작품을 만날 수가 없었죠, 그러나 우연히 알게된 '블랙 선데이'라는 스릴러작품 역시 그가 선보여준 캐릭터감이 넘치는 한니발 렉터와는 다른 테러와 관련된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단 몇 작품으로 최애작가로서 이후의 스릴러독자로서의 저의 행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조디 포스터가 나왔던 '양들의 침묵'의 영화속의 한니발 렉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겝니다.. 아주 뛰어나고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한 악마적 사이코패스입죠, 그는 인육을 즐기는 살인마입니다.. 대단히 악의적이고 반사회적 인물임에도 독자들이나 대중들은 한니발 렉터에 열광을 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안티 히어로의 모습속에서 FBI요원 클라리스 스털링의 매개로 인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속에서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2. 사람을 이용하고 사람의 내면과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대해 세상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그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 또다른 사건의 해결을 이끌어내는 서사적 진행과 캐릭터의 입체감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전 그런 것 1도 모르고 단지 잘나가는 출판사에서 스릴러소설이랍시고 자랑하며 내세운 작품이기에 사전 지식도 없이 펼쳐들고 헉하고 즐겼던 기억이 다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뇌속을 비우기 위해 몸속에서 분비되는 휘발성 삭제 메모리 세포러 인해 수많은 대중스릴러소설을 읽고 책만 덮으면 곧바로 날아가버리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첫경험의 스릴러의 감흥은 머리 깊은 곳에서 잔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소설속의 한니발 렉터는 아주 고급스럽고 젠틀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현혹시키죠, 그가 사이코이자 범죄자이지만 독자들은 그의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수긍적 반응을 보입니다.. 작가의 능력이고 그의 뛰어난 서사와 대중적 매력을 잘 컨트롤하는 묘사력등이 작가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게 된 것이죠, 아주 뛰어난 작품을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다음 또다시 대중에게 돌아온 한니발이라는 캐릭터는 작가의 중압감과 그 뛰어난 캐릭터적 입체감으로 인해 예전보다는 못한 느낌이 들 수 밖에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니발은 미디어적 학장성을 지니고 꾸준히 독자들에게 선보여지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은 이제나 저제나 나올까 기다리기만 했죠, 그런데 똭!!!!


    3. 토머스 해리스의 신작 "카리 모라"입니다.. '양들의 침묵' 이후 30년, '한니발 라이징'이후 13년만의 신작이랍니다.. 이거 막 흥분대고 드디어, 우린 기다려왔던 스릴러의 거장이 선보이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납니다.. 이렇게 홍보도 되고 대중독자로서 어서 책을 펴들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는 것이죠, 자 그럼 '카리 모라'가 어떤 내용인 지 함 살펴봅시다.. 소설은 마이애미의 한 거대한 저택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등장하죠, 콜럼비아의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남자는 자신을 한스 피터 슈나이더라 부릅니다.. 악마적인 존재이죠, 인간이길 거부하는 반사회적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범죄자입니다.. 그는 헤수스라는 남자에게서 마이애미 해변의 저택과 관련된 비밀을 알게되죠, 그 저택은 과거 콜럼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사들인 별장으로 그 저택의 내부에 금이 숨겨져있다는 소문에 대한 비밀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이애미에서 장기 밀매와 매춘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심지어 아무렇게나 살인을 저지르는 한스 피터는 그 사실에 대한 정보를 돈을 주고 사서 저택을 털려고 하죠, 하지만 그 저택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녀의 이름은 '카리 모라' 콜럼비아의 무장혁명군에게서 탈출하여 가까스로 생존하여 마이애미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스물 다섯살의 여성입죠, 한스 피터는 사이코패스로서 자신이 이용하고 살해한 여성을 녹이는 기계에 카리를 대입시키며 언젠가 그녀를 자신의 범행 대상으로 찍습니다.. 그렇기 전 일단 저택에 숨겨진 금을 찾아내는게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이 에스코바르의 저택에 금이 있다는 소문은 한스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또 다른 누군가가 그 금의 내막을 알고 저택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택에는 카리라는 여성이 있죠, 어떻게 될까요, 한스 피터라는 전대미문의 미치광이 사이코가 금도 찾고 카리마저 위험에 빠트릴 것은 뻔한 설정이고 반면 또다른 한쪽에서 금을 차지하려는 시도는 또 어떻게 될 지,,,,,,, 아, 아시죠, 토머스 해리스의 긴장감 넘치는 묘사적 설정과 그 방법적 문장들... 모르시면 이번에 다시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4. 자꾸 말씀드리지만 한니발 렉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이고 독창적이고 사회적 방식과는 괴리를 두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 자체가 무색해지는 그런 인물로서 독자들에게 다가온 캐릭터죠, 토머스 해리스는 이런 한니발 렉터라는 탁월한 캐릭터를 대신할 새로운 인물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작가는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당당하게 제목에서조차 한 인물을 명명하면서 작품을 내보였습니다.. "카리 모라"는 작가가 새롭게 그려내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을 두고서 작가는 우선적으로 가장 비인간적이고 악마적인 대치적 인물을 먼저 선보입니다.. 작품은 아무래도 한스 피터라는 반사회적 인물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인물은 한니발 렉터와는 그 접점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혀 고급스럽지도 젠틀하지도 무엇보다 인간의 내면과 그 심리를 전지전능하게 파악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도 않죠, 그냥 단순한 악마적 사이코패스의 수준 이상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공포스럽긴하지만 두렵진 않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렉터 박사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소름이 돋던 그런 표현적 묘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설의 주인공인 '카리 모라'는 어떨까요, 이 여성은 대단히 전형적이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어린시절 온갖 고통과 악행과 어둠의 시기를 이겨내고 홀로 자신과 가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지죠, 여기서 카리는 선한 인물입니다.. 옳고 그름에 있어서 대중적 판단으로 그녀가 행하는 행동의 어느것 하나도 대중적 공감을 벗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삶의 모든 것은 독자로서 충분히 수긍하면서 소설속의 그녀의 행동 모든 것을 이해하는 조건이 되는 것이죠, 또한 그녀가 어떠한 방식이든 그녀의 생존과 삶을 위해 자신에게 다가온 위험을 헤쳐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하게 됩니다.. 그런 긴장감이 초반부터 이어지죠, 소설은 그렇게 마이애미의 대저택을 중심으로 금을 둘러싸고 카리를 둔 상태에서 단순한 설정으로 독자들을 집중시킵니다..


    5. 소설은 상당히 짧습니다.. 초반의 설정과 상황이 주는 확장성이 상당히 큼에도 소설은 매우 짧습니다.. 배경이 단순하고 설정 자체만으로보면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 않은 것이 마땅해보이기도 합니다.. 한 저택내에 숨겨진 금을 찾고 카리라는 주연 여성이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설정 비스므리하니까요, 하지만 소설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대단히 많은 인물들이 주변에서 서성대고 상황속으로 투입되어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자아내긴 하지만 작가가 애초에 의도한 바를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카리 모라'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카리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애시당초 서두부터 대단한 범죄자이자 사이코패스로 악의적인 인간으로 내세운 한스 피터라는 인물의 극악한 상황적 범죄행위가 거부감 느껴질 정도로 구체적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헤집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장 중요한 설정인 저택내의 금의 행방과 이를 차지하려는 자들의 긴장감 넘치는 다툼이 끊임없이 독자들을 들뜨게하지도 않고, 그럼 남는게 뭐가 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거침없이 그려내는 인간의 선과 악과 광기와 본능적 비인간성에 대한 직설적인 비사회적 표현과 상황적 자극성은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한니발 렉터가 없죠, 그리고 이를 대중적으로 끌어내는 스털링이나 윌 그레이엄같은 중심적 인물도 없죠, 그러니 소설은 오롯이 자극성과 거부적 범죄행위에 집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작품속에는 서사가 전혀 없습니다.. 인물만 있죠, 물론 그 인물은 어느 한사람도 뚜렷이 드러나질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온통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혹여 제가 이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과해서 일어난 반대적 독후감일 지도 모를 일이라 여겨 그래도 십수년만의 집필작인데 좀 더 고민해봐야지했는데, 그럴수록 토머스 해리스라는 작가를 모르시는 분들이 이 작품을 읽을 상황을 염두에 두더라도 오히려 예전 작품을 더 깍아내리는 상황이 될까 싶더라구요, 전 그렇게 안타까웠습니다..


    6.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좋은 설정이고 어떻게보면 전형적이지만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상황속에서 부대끼는 장면이 그려짐에도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부분이 없다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작가가 전혀 이 작품에 애착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구요, 설정과 서사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 조차 안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작들이 준 스릴러소설로서의 정점적 독후감과 비교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또 솔직히 스릴러 거장이 아마추어 작가에게 대필을 시켜 그 작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느낌처럼 그동안 알아왔던, 그리고 느꼈던 작가의 정체성을 개인적으로 이 작품속에서 찾기 어려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간의 본능적 심리와 광기와 반사회적인 범죄적 의도에 대한 거침없은 표현적 방법론은 그대로고 보더라도 그걸 받쳐주는 다른 것들, 특히 인물 구성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무엇보다 후반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은 결론에서 앞서 제시한 위의 내용 전체이라는 점이 저를 더욱 화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짧은 장점과 간단한 설정으로 인해 잘 읽힙니다.. 물론 자극적이고 거부감 넘치는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 범죄자들의 행위들을 있는 그대로의 허구적 시선으로 적응이 되신다는 전제하에 말씀을 드립니다.. 저에게는 너무 대단한 작가임에도 그가 보여준 이 작품의 모든 것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다시금 떠올려지는 이미지는 누군가의 머리를 열고 있는 비릿한 웃음으로 대중을 바라보는 듯한 한니발 렉터의 텅빈 눈동자의 날카로움만 남습니다.. 자, 그럼 다시 예전 작품으로 돌아가봅시다.. '양들의 침묵'이 그립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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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2019-10-03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그리움마다 2019-10-03 19:02   좋아요 0 | URL
네, ^^
안냥하세여

소피아 2019-10-0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정보 많이 나눠요 우리😃😂😁😀😊☺
 
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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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흉악 범죄자들이 받는 죄값은 어떨까요, 수많은 사람을 해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이코패스가 잡혀서 자신이 지은 죄값을 치르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과연 이들은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의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은 가지고 있을까요, 아님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더이상은 저지르지 못한 범죄사건에 대한 아쉬움을 감옥에서 스스로 억누르고 살아가는것에 적응이 되어 있는 것일까요, 여전히 사형제도가 유지되는 우리나라지만 수십년동안 사형은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조두순과 같은 엄청난 흉악범죄를 저지른 인간들도 형사적 처벌의 수감기간을 지나서 조만간 사회로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또 누군가는 과거 자신이 저지른 사건이나 범죄에 대해 반성을 하면서도 또다시 사회속으로 우리의 주변으로 돌아와서는 깊이 감춰두었던 범죄적 욕망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평생 잊혀지지 못하는 고통과 아픔과 공포를 준 범죄적 인간들에게 어떠한 처벌적 양형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곤 합니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범죄로 자신의 친딸을 범하고 폭행하고 죽음보다 더한 아픔으로 살아가게 만든 인간조차도 몇년의 양형을 구형받고 떳떳하게 다시 돌아오게 되는 현실, 여전히 우리의 주변에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수없이 있고 그들은 그들이 지은 죄값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이들이 과연 자신 속에 감춰진 범죄적 욕망을 스스로 잘라내고 다시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 지, 솔직히 의문이 들곤 합니다.. 분명 인간이기에 참회와 반성과 타인에게 가한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 혐오가 존재해야하고 또 그렇게 가장 근원적인 인간적 공감과 아픔에 동조해져야만함에도 과연 이들은,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들이 인간이길 원합니다.. 아무리 타인의 삶과 인생과 감정에 무관심하고 감정이라곤 없는 사이코패스일지라도 어떤 경우에도 이들 역시 인간으로 인식되어지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고통이라도 느껴질테니까요, 아니 그러길 바랍니다.. 범죄 자체가 잔혹하지 않은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만 요즘 뉴스상에서 보여지는 살인사건이나 범죄의 양상을 보면 참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TV에서조차 살인행위에 대한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젓이 문구로 내보이며 상세한 설명을 합니다.. 토막난 몸체가 한강에서 발견되었다, 전 남편의 시신을 훼손하여 어딘가에 몇차레에 나눠서 버렸다, 그런데 여전히 시신의 행방을 알 수 없다라는 뭐 이런 엄청난 범죄적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우린 접합니다.. 과거에도 그러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린 아이들마저 웹툰과 드라마에서 심각한 폭력의 범죄와 사이코들의 무감각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그 드라마의 자극성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또, 그런 책을 자꾸 보는걸 아이들이 보면서 뭘 배울 지 걱정된다는 둥, 그런 책을 많이 보면 누군가에게 해꼬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냐는둥, 개소리 찍찍되는 인간들이 또 떠오릅니다.. 흠, 과한 흥분 용서하시고 여하튼 이번에는 좀 과한 상황들이 전개되는 잔혹범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제목은 'ON'이죠, 그 의미는 후반부에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부제로 등장하는 잔혹범죄수사관 도도 히나코라는 캐릭터에 대한 의도는 이 작품이 미스터리 시리즈라는 느낌이 듭니다.. 여성 수사관이 감내하는 잔혹한 범죄의 현장을 다루고 있다는 뭐 그런 느낌이 들죠,


    3. 한 남성이 부동산 중개업자와 함께 집을 구하고 있습니다.. 값싼 집을 구하는 대학원생은 오래된 연립주택을 방문하게 되죠, 그리고 그 집을 오르는 계단에서 딸기캔디가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것을 봅니다.. 먼저 집으로 들어간 부동산 관계자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곧이어 들어선 남성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는 가슴속 지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절규의 비명과 함께 정신을 놓아버립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시점의 현재, 소설의 주인공인 히나코가 등장합니다.. 여전히 현장수사에는 참여를 하지 못한 체 미해결 사건과 과거 사건의 파일들을 훑어보고 정리를 하고 있는 히나코는 교통과 동료 히토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듣게 되고 그날 저녁 발생한 사건의 인물이 히토미가 말한 사람과 동일인임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건의 현장으로 나가게 되죠, 그곳에서 히나코는 엄청난 살인사건의 현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남자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스스로 자신의 음부에 콜라병을 꽂은 체 자살한 사건을 보면서 괴기스러운 엽기적 살인임을 직감합니다.. 어떻게 인간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살인행위를 스스로에게 가할 수 있는 지 의문입죠, 그리고 이 죽은 택배원 미야하라 아키오는 과거 발생했던 미해결 살인사건의 용의자였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던 전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촬영한 동영상속에는 그가 스스로 자해하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한 모든 행동이 다 찍혔습니다.. 법의학자는 이 자살한 인물이 저지른 것을 보이는 과거 미해결 살인사건과 동일한 살인의 방법을 확인하게 되죠,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동일한 자살사건의 형태로 죽음에 이른 용의자들의 살인사건의 연관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자살을 했습니다.. 가해자가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죠, 도도 히나코는 이들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미야하라의 사건과 관련하여 과거 그에게 추행을 당했던 한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게 되는데,,,


    4. 솔직히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감이 잘 안오더군요, 잔혹범죄라는 사실과 소설속에 등장한 살인사건의 현장의 모습들이 일단 머리속에 그려내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도도 히나코라는 여성의 감성적 공감이 절절하게 와닿는 느낌은 충분히 좋았습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자살적 행위로 벌어진 복수의 방법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만 그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로 인해 죽음을 당하거나 살아남거나 혹은 죽은 이들의 가족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을 함께 공감하는 도도의 역할로 인해 조금은 이 작품이 지향하는 의도를 이해하게 됩디다.. 작가는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대중소설의 모양새를 갖추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잔혹범죄와 관련한 현실적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히려 가감없이 현장의 잔혹함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대중적인 의도의 다듬어진 표현과 상황적 이미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장의 비릿한 피내음이 가득한 상황을 현실적이고 범죄적 의도를 직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죠, 하지만 작품은 그러한 자극성을 중심에 두진 않습니다.. 도도 히나코라는 여성 수사관의 감성과 수사방법의 단서찾기를 중심으로 이 여성의 시선으로 사건의 내막을 따라가죠, 특히나 메모로 자신만의 속기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그림 이미지 떠올리기 내공은 수시로 등장하면서 도도라는 여성의 캐릭터성에 한껏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5. 이 작품은 충격적인 살인사건과 범죄행각이 독자들에게 보여집니다.. 범죄자들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고 그 범죄에 대한 어떠한 책임과 댓가를 치루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죠, 서두에 말씀드린 아무렇지도 않게 뉴스상에서 전달되는 한줄의 기사의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범죄의 이미지로 탈바꿈하여 독자들에게 처참하고 고통스럽고 악의스러움이 넘치는 사건현장의 모습으로 충격적으로 보여집니다.. 특히나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들에게 가해한 상황들이 적나라하게 등장하죠, 무척이나 혐오스럽고 인간이길 거부한 모습이 전형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이 그러합니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세상의 사람들은 사냥해야될 목표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정, 무서운 일이죠, 하지만 그런 인간들이 존재하기에 우린 이런 작품의 잔혹하고 폭력적인 범죄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작가는 자극적이되 그 선을 넘어시지 않습니다.. 사회와 인간이라는 틀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범죄의 행위가 얼마나 큰 아픔과 고통으로 수없는 시간동안 잔재되어 남아 영향을 미치고 살아남은 자들의 지옥같은 삶을 견뎌내는가를 보여주죠, 또한 이들 범죄자들의 모습들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이고 가학적인 형태로 되돌아오는 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물론 그러지 말아야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죠, 세상의 범죄는 언제나 파괴와 고통과 두려움과 공포와 후회외에는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6. 흠,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요, 소설적 재미로서는 그닥 나쁘지 않습니다.. 범죄소설의 구성과 설정과 의도에 있어서도 대중적 특이성을 담보로 조금은 과하고 거친 면모이긴하지만 충분히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그 내면의 꽉참은 독자로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게 되더군요, 하지만 소설의 제목과 관련된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이끈 상황의 설정이 그렇게 공감적으로 인식되어지지 않은 점과 함께  주인공의 캐릭터성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의 힘이 바닥을 지탱하며 굳건하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뭐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짜임새나 설정이나 구성이 딱히 흠잡을데가 없음에도 읽는내내 끊기는 듯한 문장의 느낌은 저만 그런건가 싶기도 합니다.. 중심이 되는 살인사건의 시작점과 상황이 확장되면서 집중이 분산되어서 그런 점도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주는 충격적인 살인사건과 그 내면의 사회적 범죄에 대한 경각심으로 각인되는 상황들의 매력은 가득합니다.. 특히나 후반부의 결말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잔혹범죄의 현장감은 무서울 정도입죠, 이어지는 시리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만약 시리즈로 도도 히나코의 역할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분명 뒤로 갈수록 다듬어지고 대중적 공감이 더욱 와닿는 감성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 그만큼 도도 히나코의 캐릭터적 공감은 충분히 매력집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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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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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막 대학을 들어가고 용돈벌이로 시작했던 커피숖 알바, 그당시만해도 커피 전문점은 고딩과 대딩들의 전유물처럼 수많은 전문점이 한집걸러 한집씩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웬만한 젊은이들은 커피전문점의 알바를 뛰었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리고 상가 1층에 지금은 사라진 파칭코게임장이 들어섰더랬습니다.. 그당시 상가의 주인이 지하 커피숖 사장님이다보니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게 되더라구요, 1층 파칭코를 관리하는 삼촌도 알게 되고 밤 늦은 시간 알바를 마치면 현란한 게임의 세상에서 구슬 청소도 하고 그렇게 군대가기 전 90년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자주 삼촌이랑 새벽까지 노니느라 항상 카페 사장님 모텔에서 숙식을 하면서 지냈던 그런 시절이었죠, 밤새 삼촌이 해주는 어둠의 세계의 막장 인생에 대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 조폭이 어떠한 지, 그들의 삶이 어떠한 지, 그리고 그 인생의 현재와 미래가 어떠한 지 구구절절 술 한잔을 나누며 새겨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칭 칠성파의 중간보스라고 지칭하던 삼촌은 일종의 파견근무의 형태로 지원나온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뭐 제가 알겠습니까, 그 삼촌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싶었던거죠,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조폭으로서의 삶을 너무나도 재미지게 털어놓으며 항상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시더라구요, 그런 어느날 늦은 새벽 큰 싸움이 났어요, 가게 종업원이 삼촌을 데리러 온거죠, 대뜸 삼촌이 느그도 따라갈래라고 묻더군요,


    2. 참 철부지스럽지만 세상에 불구경, 싸움구경만큼 궁금한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따라나섰죠, 도로변에서 싸움이 벌어졌더군요, 삼촌이 도착함과 동시에 한 열명정도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삼촌에게서 듣기만했던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는 현장을 목격한겁니다.. 깍듯이 인사하고 홍해의 물결처럼 쫘악 갈라지는 행동과 싸움이 순식간에 멈춰지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처럼 지금도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심지어 부지갱이같은 것을 들고 있던 가해자(내가 볼때는)가 다소곳이 내려놓는 것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삼촌의 한마디, 머꼬, 그리고 들려오는 대답, 아입니더, 그리고 마지막 삼촌의 한마디, 정리해라, 그들의 우렁찬 대답 예, 행님.... 그냥 흔한 영화나 소설속의 이야기같죠, 근데 삼촌이 돌아서나 나올때 모였던 인원은 최소 40명 정도였습니다.. 같잖은 모습이지만 그 당시에는 장관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술자리로 돌아온 삼촌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별거엄쩨, 내가 좀 있어보이더나, 하지만 내도 옛날에는 저랬다.. 맨날 몰리 댕기면서 젊은 혈기로 싸움질이나 하고 칼이나 맞고 병신처럼 형님이라는 사람들한테 하루에도 수백번씩 고개나 숙이고, 근데 이짜나... 지금도 그렇다.. 이렇게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젠체하며 느그들한테 조폭 잘난척하고 살지만 내 나이 37살에 여전히 미래도 없고 같잖은 도박 오락실에서 기도나 보고 형님들 오면 맨발로 튀어나가서 인사하고 하루하루 번 돈 술먹고 계집질하는데 다 뿌리고 다니고, 그리고 내가 그동안 깡패로 살면서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는 지, 항상 두렵다.. 누군가가 어디선가 내한테 해꼬지하고 그길로 인생 종칠까봐.....그런데도 바꾸질 못한다.. 바꿀 수가 없다.. 내가 내한테 적응되뿌고 내가 내한테 져뿌다... 느그는 이런 내가 되지마라, 그래서 느그한테 막장의 인생들이 우찌 사능가 보이줄라꼬 델꼬가따.."


    3. 지금은 워낙 흔한 이야기지만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는 세상물정 모르는 저로서는 그 당시 삼촌의 말을 수많은 영화나 소설이나 이야기들 속에서 확인한 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그러니까 이번에 읽은 국내 조폭소설의 느와르적 기념작같은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그 당시를 떠올리게 됩니다... 소설은 제가 삼촌을 만났던 90년도 지난 93년 봄과 여름의 부산의 구암이라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구암이라는 바닷가는 허구적 지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송도 앞바다를 떠올렸습니다.. 30여년전의 자갈치 시장과 충무동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소설속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희수는 부산의 수많은 조직들중에서 구암을 나와바리(?!)로 하는 지역을 관리하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입니다.. 이 지역의 보스인 손영감의 오른팔이죠, 구임에서 평생을 살아온 희수로서는 이 곳이 세상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곳이지만 여전히 떠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40줄에 들어선 희수는 변함없이 구암바다를 지키고 있죠, 손영감은 여느 폭력조직의 보스와는 다른 그만의 방식으로 지역을 관리하고 깡패의 삶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그 생명력을 지켜낸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닙니다.. 큰 범죄보다는 자잘한 밀수나 지역관리로 큰 범죄를 일으키기 않는 방법으로 지역을 관리하다보니 희수로서는 지겨울만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걸 알기에 삶의 목적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희수의 삶의 외면이 주변 깡패들에게는 나름의 아우라가 보여지나 봅니다.. 줄것도 받을것도 없는 홀홀단신의 인생이 주는 위압감 같는 것들 말이죠, 그런 희수에게도 아들이 있습니다.. 친아들은 아니지만 어린시절부터 그토록 사랑했던 인숙이가 낳은 아들 아미가 출소를 합니다.. 이 순간 자신을 아무렇게 내려놔도 전혀 아쉬울게 없는 희수에게도 아미만큼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로 인해 깡패가 되었고 옥살이를 하고 또 출소후에 또다른 자신의 길을 걸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희수의 세상은 또다른 세상의 즐거움을 단 하루조차도 이뤄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구암의 세상은 피와 배신과 음모와 폭력과 욕설과 배설이 난무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그에겐 여전히 손영감이 있습니다..


    4. 그동안 왜 안읽었을까요, 주변에서 그렇게나 멋진 조폭스릴러라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시큰둥했던 저를 욕했습니다.. 대단하더군요, 한문장 한문장속에서 희수가 드러내는 감정선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않고 누른 듯한 대화와 행동의 표현과 그 심리를 다룬 폭발력 넘치는 감성은 정말 뛰어나더라구요, 꾹꾹 누른체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변두리의 아제는 내리막길에 들어선 중년의 깡패의 삶을 이토록 절절하게 그려낼 수있다니요, 소설은 상황이 주는 재미와 스토리가 주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조폭소설이고 느와르라고 하지만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93년의 세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자극적으로 묘사하고 폭력적으로 그려낼 수있는 이야기의 구성도 조곤조곤 그 시절 그 때의 가진 것 없는 무심한 한 중년의 후줄근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그 내면과 세상을 대비적으로 그려냅니다.. 소설은 막 흥분하지 않습니다.. 전혀 감정적 폭발이나 상황적 드라마성을 주입하지 않습니다.. 그냥 비리비리한 깡패들의 세상과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뿐이죠, 이들은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손영감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세상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미래를 걱정하는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서죠, 하지만 결국 손영감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절박감과 좌절된 세상의 단면도 관조하듯이 작가는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문장의 간결함과 대화의 단조로움과 상황의 무정함속에 담긴 폭발하는 감정의 폭력과 파괴의 결은 대단히 흡임력이 뛰어납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5. 모든 시선은 희수를 따라갑니다.. 그의 눈길에 머문 세상과 주변의 이야기로 서사는 이어지죠, 어떨때는 관조하 듯 무심하게 어떨때는 스스로의 일임에도 무정하게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과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도 하죠, 그에게 있어서 세상은 대단히 냉정하고 무심하고 받을 것이 별로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희수에게는 그동안 그가 살아온 삶에서 조금의 희망을 얻고자하죠, 가족, 그 단순한 바람이 그에게는 얼마나 큰 욕심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작가는 작품속의 허구의 세상속 현실의 삶속에서 그려내죠, 한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의 선을 작가는 조폭이라는 느와르적 감성을 통해 아주 현실적이고 섬세하고 리얼하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전 작품의 제목만으로 판단하길 이 작품속의 느와르적 감성은 대단히 뜨겁고 활활 타오르는 과격함과 거침이 공존하는 그런 흔한 조폭의 세상과 그동안 여러 미디어를 통해 그려왔던 어두운 폭력의 모습을 예상했지만 정반대였습니다.. 이렇게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문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지 말이죠, 그리고 그 담담함속에 담긴 뜨거운 인간의 욕망과 감정과 피의 끓어오름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삶을 지리멸렬하는 깜빡거리는 네온사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내면에서 견뎌내고 생존하는 삶의 근원에는 '뜨거운 피'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생존하기 위해 그 피를 감출 수 밖에 없지만 밖으로 흘러내온 그 내면의 피는 뜨겁다못해 그들의 감정을 불사릅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6. 사실 영화가 만들어졌다고해서 급한 마음에 늦었지만 읽어봤습니다.. 천만영화네, 획기적인 흥행이네하는 영화조차도 전 이상하게 소문을 듣고 이야기로 칭찬이 자자하면 그때에는 별 마음이 동하지 않습디다.. 소설도 그래요, 수없이 많은 출간작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몇몇 작품들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 칭찬하면 그때 읽어봐야될텐데도 묵혔다가 읽는게 소심한 제 성향인가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들 다 지나간 자리에 서서 고함을 질러댑니다.. 우와, 이 작품을 이제서야... 바보같죠, 하지만 이런게 또 다른 제 즐거움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남들 다 좋다할때 외면했다가 남들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떠들어대며 읽은 척, 본 척 하는 가식적인 모습,,,, 정말 좋은 작품이고 멋진 작품이고 뛰어난 감정선을 갖춘, 저에게는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네요, 영화로는 어떠한 느낌으로 보여질 지 모르지만 소설속의 문장들이 주는 감흥적 문체의 매력을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영화가 그 문장의 결을 따라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한 인물의 내면과 그 시선속에서 보여주는 비루한 깡패의 삶과 그 배설적 세상을 담담하게 표현하면서 그 이면에 담긴 감정의 뜨거움이 느껴지니까 말이죠, 직관적인 영화적 이미지속에 그 감정의 선을 얼매나 담아낼 수있을지 궁금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여하튼 국내 스릴러소설로서 이 작품이 주는 개인적 반향은 제법 큽니다.. 제대로 알 지 못했던 김언수라는 작가의 타이틀을 머리속에 새기는 계기도 되었구요, 마지막 돌아서는 희수의 뒷모습에 담긴 세상의 온갖 감정의 파편들을 지금도 떠올립니다.. 기회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무척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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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19-09-1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움마다 2019-09-11 18:40   좋아요 0 | URL
국내스릴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작에 읽어셨더군요, 좀 늦었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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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젠장 나만 힘들어보여요, 주위에 사람들은 다들 즐거워보이고 행복해보이고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데 왜 나는 매일 이모냥 이꼴로 하루하루를 숨막히듯이 살아가는 것일까요, 아이 신발 하나 사주는 것도 주변에 아이 친구들이나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떡하니 좋은 신발 신고 다니는데 부모가 되서 유명 브랜드 하나 살려면 제값주고는 비싸서 사지도 못하고 고르고 고르다 결국 자꾸 발이 커지니 좀 이따가 제대로된 신발 사자고 꼬드겨놓고 할인매장가서 할인된 신발 하나 사주고, 그럼에도 만족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내가 이것밖에 못해주나하는 자괴감에 빠지고, 에잇 이왕 사주는거 체육복이라도 한벌 깔끔하게 사라하면 그 말 한마디에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그냥 질질 끌지말고 진작에 해줄껄하는 후회가 밀려오곤 하죠, 그리고 다 사고 나오면 남은 아이들은 또 우짜지,,,, 젊은 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비싼 외제차타고 다니고 아이들에게 비싼 브랜드 사서 입히고 신기고 해외여행 데리고 댕기면서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랑하고 우리는 왜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한번을 안가라고 되묻는 아이들에게 핑계마냥 아빠가 시간이 안나서, 엄마가 바빠서라는 말로 조만간 가자고 하는 이 현실이 나만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곤 하죠, 왜 저들은 저렇게도 여유롭고 자기만의 삶에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내 눈에 띄는가하는 시기아닌 질투도 간혹 생기곤 합니다.. 나도 비싼 차 타고 싶고 나도 멋진 명품 가지고 싶고 나도 여유로운 여행도 다니고 싶고,,, 그들처럼 말이죠,


    2. 부러운건만 보이는 법입니다.. 하지만 잠시 뒤돌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없는 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심지어 아이가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 하나에 비싼 브랜드의 물건을 사주고서 나머지 아이들에겐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넌 남들이 가지지 못한 다복한 가정을 가진 것 하나만으로 모든 세상의 행복을 다 가진 놈인데, 어디서 되먹지않은 남부럽다는 소리나하고 자빠져있냐라고 하는 수많은 불만은 제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삶을 가진 알지못하는 그 누군가처럼 되고 싶은 마음의 수백배는 많을겝니다.. 그렇죠, 모든 대상은 상대적입니다.. 하지만 자기만 바라보면 인간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기가 쉽지않죠..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며 그들의 삶을 닮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나보다 못한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이로인해 많은 착각과 시기와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마이클 로보텀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와 상처받은 관계의 고통을 다루는 재주가 뛰어난 작가님이시죠, 이번에는 단행본입니다.. 두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 스스로를 또는 타인을 속여가며 살아가는 지 보여줍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드러내지 못한 진실은 그 경중을 떠나서 모든 이에게 존재합니다.. 쉬잇, 이번에 그녀는 누군가의 삶을 훔칩니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입니다..


    3. 두명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메건이라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듯한 부유한 가정을 가진 여성과 지역의 슈퍼마켓의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그런 메건을 바라보는 애거사라는 여성입죠, 이 두 여성은 임신중입니다.. 그리고 애거사는 자신이 가지지못한 삶을 살아가는 메건의 모습을 부러워합니다.. 메건은 아이들이 둘이나 있지만 다시 임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멋진 남편과 부유한 삶이 있죠, 그녀의 주변은 완벽해보입니다.. 그런 메건의 삶과 인생이 부러운 애거사는 홀로 임신을 감당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만나고 좋아한 남자는 해군에서 복무중인 남자입니다.. 아직 그녀가 임신한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려하죠, 하지만 애거사가 바라보는 메건의 삶처럼 매건의 인생이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삶의 이면은 항상 불완전하죠, 메건 역시 두 아이를 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세번쨰 아이를 임신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임신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조금씩 무너져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임신에는 다른 누군가가 알지못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애거사는 끊임없이 매건의 삶과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 어느날 메건은 애거사에게 말을 걸게 되는데.....


    4. 소설은 메건과 애거사를 번갈아가며 그녀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삶과 주변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애거사가 바라보는 매건과 애거사에 전혀 관심없는 매건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등장시키고 있죠, 명백히 이 소설의 설정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범죄의 냄새는 애거사에게서 나고 애거사의 삶이 얼마나 메건에게 가해를 끼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메건은 그녀의 인생과 삶과 가족이라는 개인적인 인생에 관심을 두고 있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애거사는 자신이 아닌 메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비정상적 행동에 영향을 끼친 그녀의 과거와 심리적 불안들을 독자들은 하나씩 알아나가게 됩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고 자신이 얻지 못했던 그 모든 것에 대한 개인적 욕망을 만족시켜줄 대상으로 메건이라는 여성을 바라보는 것이죠, 말그대로 스토커이자 범죄적 행위라는 점을 독자들은 처음부터 인식하고 작품을 접합니다.. 조금씩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소리죽여 관찰하는 것이죠, 가해자가 가지는 비합리적 당위성에 대해 독자는 거부적 수긍방식으로 왜 저렇게하나라는 일종의 대중적 비공감대를 형성하며 이 여성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죗값을 받게 된다는 일종의 결론을 앞세워 작품이 흘러가는 서사에 집중하게 됩니다.. 애거사가 보여주는 모든 것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음으로 인해 독자들은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게 심리적 불안감과 상황적 긴장감을 이끌어내가는 방식이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5. 언제나 그렇듯 아이라는 존재적 설정은 대중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나 동일한 여성의 관점에서 대치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심리스릴러속에서 아이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은 아주 두근거리는 감성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혀 과하다거나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대단히 현실적인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아주 쫀득쫀득한 문장력으로 독자들에게 죄여오는 즐거움이 가득하죠, 애거사가 보여주는 범죄적 시각의 비이성적 판단 역시 분명히 있어서는 안되는 가해자의 시선이지만 저로서는 자꾸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녀의 과거와 아픔과 고통과 현실에 대한 애잔함이 들어버리는거죠, 메건에게서 보여지는 상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로서는 나름의 상처와 힘겨움을 가진 삶이지만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속에서 그녀에게서 보여지는 삶은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그녀가 숨기고 싶은 비밀 역시 딱히 공감이 가진 않죠, 그런 그녀의 삶에 대한 공감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허나 이러한 부분은 두번째 챕터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의 시작과 함께 완전히 달라집니다.. 임신한 두 여성의 삶, 그리고 출산, 이렇게 새로운 삶이 펼쳐지는 상황속에서 발생하는 대단히 극적인 범죄적 흐름과 두 여성의 심리적 변화와 그 속도감은 아주 뛰어납니다.. 이러한 긴장감과 집중은 교차적 시점으로 서술되어지는 두 여성의 심리적 압박과 함께 끝없이 펼쳐집니다.. 마지막의 결말과 그 끝에 이르기까지 이 스릴러의 매력은 멈추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그러했습니다..


    6. 임신한 여성의 이야기에 남성이자 중년의 아저씨가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소설의 작가가 마이클 로보텀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가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극밀한 감정적 표출과 그 흐름에 매우 뛰어난 문장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장점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 올로클린이라는 파킨슨병을 앓는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내놓고 있는 이 작가는 인간이 보여주는 극악하고 자극적인 범죄행위의 근원과 내면의 어둠에 대해서 너무나다 농밀하게 그려놓곤 하죠, 이 작품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의 경우 역시 단행본이긴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내면의 파괴된 영혼의 심리적 혼란에 대한 현실적 가해를 아주 잘 살려놓고 있습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비이성적 범죄의 합리화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새삼스럽게 즐겁습니다.. 대비적인 두 여성에게서 보여지는 삶의 현실과 이면의 아픔들을 통해 작가는 여성 심리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전 그렇게 봤어요, 이 작품속에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오롯이 두 여성, 애거사와 메건이라는 인물의 삶과 내면에 집중하고 있죠,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저조차 숨을 몰아쉬며 어디까지 달려갈 것인 지, 언제쯤이면 이 상황의 혼란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 지, 가늠할 정도로 후반부의 상황이 주는 압박은 대단했습니다.. 만족스러운 스릴러소설이라고 전 생각했구요, 여성이라면, 부모라면, 그리고 스릴러독자라면 매우 즐거우실 작품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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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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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몰랑, 나만 아니면 돼, 나한테 피해만 안오면 상관없어, 우리하고만 연관되지 않으면 신경쓸 필요도 없어, 그래요, 나, 우리, 내 가족과 상관없는 일이라면 그냥 흘려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살면 되죠, 대체적으로 그렇게 살아갑니다.. 세상이 더욱 바빠지고 개인적인 삶의 지향점이 사회적으로 확장되어가는 현대의 생활이라면 더욱 나와 상관없는 일에는 외면해버리기 일쑤죠, 그럼에도 우린 각각의 삶속에서 누구나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아이러니하죠, 나와 상관이 없으면 그만인데 모든 문제는 나와 상관이 있게 발생합니다.. 나 혼자 발생시키는 문제라고는 단 하나도 없죠,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나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내 가족에게 연관이 되고 피해를 주고 또 가해를 주곤 합니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대단히 드러븐 인성의 존재적 속성은 스스로를 합리화하곤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어, 이건 다 나를 이렇게 만든 주변 탓이야, 가만히 있는 나를 왜 건드려, 그냥 내버려두면 문제도 안생길텐데, 나한테만 그러지 않으면 되는데, 우리랑은 상관이 없는데.. 다른 누구에게나 그러지, 왜 나를, 우리를 그렇게 하게끔 만드는거야, 그렇습니다.. 인간은 참으로 복잡하고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 판단으로 스스로를, 그리고 주변을 재단하고자하는 속성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죠, 그래서 그런 스스로를 가둘 울타리를 만들어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와 인간임을 인식하는 룰을 만들어 살아갑니다.. 그 룰이 흔히 말하는 사회규범이라는 것이죠, 아무래도 인간이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 지 가장 잘 아니까요,


    2. 자기 자신으로부터 확장되어나간 사회를 지탱하는 울타리는 우리와 가족과 구성원과 나라와 세계를 만들어나갑니다.. 다른건 볼 필요도 없죠, 가족만 보면 됩니다..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무한 책임을 집니다.. 자식은 자신의 부모들에게서 받은 무한 사랑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역시 행합니다.. 그렇게 이어져가면되는게 가장 기본적인 것이죠, 하지만 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정말 인성이 지랄같은 존재이다보니 자식으로서 자신이 받은 부모의 사랑을 착각하곤 합니다.. 당연시 하고 일종의 권리로 인식하는 것이죠, 제가 자주 말하곤 합니다.. 내리사랑이라구요, 언제나 그렇습니다.. 부모에게서 받은 모든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안타까워하고 깨닫긴하지만 인간은 이기적인 족속이다보니 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부모보다는 자신의 아이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죠, 저 또한 그렇습니다.. 늘 받기만하고 또 원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전 당연시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겐 또 주기만합니다.. 하지만 주는 것에 대한 보답 역시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집니다.. 서운하죠, 제 부모도 그렇겠죠, 하지만 전 이기적입니다.. 항상 내가 힘드니 부모님이 알아주시겠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받은 말을 합니다.. 엄마가 전화가 옵니다.. 느그들 돈번다고 바빠서 알라들 반차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놓은거 같아서 밑반찬 챙겨서 갇다놨다, 알라들 멕이라, 그럼 짜증이 납니다.. 몸도 힘든데 뭐하러 이렁거까지 만들고 수선을 떨어요, 그냥 있는거 챙겨먹으면 되는데, 그럼 엄마는 느그 좋으라고 하는게 아이고 알라들 밥이라도 제대로 무라꼬 한기다.. 고마 씰데없는 소리 고마하고 끊어라.............. 엄마가 한마디하고 끊은 저 말속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지 부모가 된 저는 이제 압니다.. 하지만 전 이기적인 놈이니 또다시 흘려버립니다..  언제나 부모는 내리사랑입니다.. 자식은 받기만하죠, 저 역시 다르진 않겠죠, 부모가 부모로서의 역할, 자식은 자식으로서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지, 그리고 이러한 기본적인 노력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울타리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슨생은 참말로 대단합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공감 백퍼입디다.. 그의 여러 시리즈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인간적인 형사가 등장하는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중 "붉은 손가락"입니다..


    3. 신참형사 마쓰미야는 암투병중인 외삼촌의 생명이 얼마남지 않음을 안타까워합니다.. 퇴직형사인 외삼촌은 힘겹게 살아가는 마쓰미야와 홀어머니에게 도움을 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런 외삼촌은 지금 외롭고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외삼촌도 아들이 하나 있지만 왕래가 없습니다.. 마쓰미야는 자신을 아들처럼 대해준 외삼촌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합니다.. 회사원 아키오는 금요일 저녁 아내의 전화를 한통 받습니다.. 여느 가정처럼 권태기와 함께 무관심한 가족이지만 급박하게 전화를 한 아내의 이야기에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집 정원에서 죽은 체 누워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발견하죠, 자신의 아들 나오미가 저지른 일입니다.. 아키오의 가족은 현재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자신의 아내 그리고 아들 나오미와 살고 있습니다.. 과거 부모님과는 아내인 야에코의 고부간의 불만으로 거의 방문을 못한 체 아버지의 치매를 어머니 혼자 고생하며 간호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부모님의 집에 대한 욕심에 아내 야에코는 어머니를 모시는 조건으로 어머니의 주택으로 들어가 살고 있습니다.. 아키오는 그런 아내와 어머니와의 갈등, 그리고 나오미에 대한 야에코의 고집등의 스트레스를 피하기위해 이 모든것에 무관심하게 살아갑니다.. 그런 그의 집에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죠, 하지만 아내 야에코는 자신의 아들 나오미가 저지른 악의적인 실인을 숨기려고 합니다.. 나오미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대한 인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주 심각한 인성을 가진 아이로 돌변한 것을 아키오는 보게되죠, 하지만 끝끝내 야에코는 아들의 살인을 감추려고 하고 아키오는 그런 가족의 문제를 숨기기위해 여자아이의 사체를 유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견된 아이의 살인사건을 신참형사 마쓰미야와 네리마 경찰서의 뛰어난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맡게 되죠, 여기서 가가는 마쓰미야의 사촌 형입니다.. 암투병중인 외삼촌의 아들입죠, 그리고 가가는 그런 아버지를 외면한 체 병문안 한번 가지않죠, 형사로서는 뛰어난 지 모르지만 가가 교이치로는 가족, 무엇보다 아버지에게는 가장 불효스러운 자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 그에게서 마쓰미야는 이 사건의 진실과 함께 그동안 그가 알지 못했던 진슬을 알게됩니다.. 뭘까요,


    4. 가가 시리즈는 솔직히 못읽어봤어요, 아니 읽어봤는 지 기억이 잘 안나요, 수많은 게이고 슨생의 작품중에 제가 못읽어본 작품이 얼마나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뛰어난 가독성과 대중적 재미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 읽어본 작품이 허다합니다.. 그중에 가가시리즈도 포함되어 있죠, 국내 출판사에서 가가 시리즈를 7편까지 이어서 출간한 적이 있고 이번에 제가 읽은 작품 "붉은 손가락"은 그 시리즈중의 개정판 한편입죠, 제가 사놓고 못 읽어본 전작들도 있긴 합니다.. 그만큼 게이고 슨생의 작품은 다양각색입니다.. 60편 이상의 작품이 출시되어 지금도 매년 2~3편의 작품이 국내에 선보여지죠, 엄청납니다.. 특히나 이 가가 시리즈는 인간적 공감이나 범죄적 상황 발생과 주변의 이야기에 대한 대중적 매력이 가득한 작품인 듯 합니다.. 아직 읽어보지못한 다른 작품들도 지레 짐작컨데 이 작품 "붉은 손가락"이 보여준 상황적 공감과 인간적 동의에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나 가족에 대한 대중적 이슈에 집중합니다.. 대체적으로 게이고 슨생은 우리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아주 일반적인 사회적 문제와 이슈에 독자적 공감을 너무 매력적으로 이끌어내는 뛰어난 작가이니 이 작품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가족 내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아픔과 내면의 고통은 정말 안타깝고 상황과는 별개로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밀려오는 이 짜증스러운 답답함이란, 이 작품이 얼마나 독자적 공감이 확실하게 이루어지는 지 알 수 있는 것이죠, 읽는 내내 독자로서 그리고 그들과 다름없는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제가 느끼는 감정을 분노와 수긍과 불안함과 두려움과 무엇보다 잊고 있었던 사랑에 대한 아픔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제 또래의 중년의 부모들이 읽어보시면 정말 좋을 그런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래도 게이고 슨생은 자신의 연배에 어울리는 공감을 보여주고자 한 모냥입니다.. 이 작품의 집필 시점의 게이고 슨상의 나이가 지금의 저랑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뭐 그런 생각이 듭디다.. 아님 말고


    5. 말씀드린 가독성과 집중도 뛰어난 대중미스터리소설이라는 점은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것저것 마구 혼란스럽게 짜집기해서 추리를 하게 만든다거나 트릭을 복선과 암시를 머리 싸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은 아닙니다.. 사실 그런 희열은 이 작품에서는 없습니다.. 단지 추리적 관점에서 후반부에 가가형사가 보여주는 반전의 스토리는 아주 좋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그점만으로도 저로서는 추리소설로서의 이 작품의 장점도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바이라고 이 연사 여러분 앞에서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은 아니고 여하튼 좋습니다.. 수많은 게이고 슨생의 작품들 중에서 이 작품의 매력도 상당히 뛰어나고 단순하고 아주 깔끔한 범죄추리소설로서의 장점과 일반적인 대중적 관점에서의 사회적 이슈와 공감적 상황의 인식적 방식에서도 이 작품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누구나 알고 누구가 겪고 누구나 인식하는 주변의 이야기속에 그가 하고자하는 많은 의도를 독자들에게 드라마틱한 스토리적 구성의 즐거움으로 그려낸다는 점은 히가시노 게이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사람을 읽고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느끼는 기본적인 성향으로 대중적 자극성과 사회적 딜레마를 적절하게 이끌어내는 소재를 찾아내는 대중소설작가로서의 능력이 탁월한 것이지요, 그는 많은 사회적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소재나 설정이나 이슈가 흔한 세상살이속 우리의 주변 삶이지만 항상 색다르게 등장하죠, 그리고 그는 그 세상속에 항상 우리네 삶의 인간의 관계를 접목시킵니다.. 너와 나와 우리가 겪는 일상의 삶과 관게의 딜레마와 그 혼란과 아픔과 고통과 감동과 잊혀지고 잊혀질 기억속의 사랑과 다가올 인간들의 포용을 담고 있죠, 늘 그런 것 같아요,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우리의 삶은 세상과 작별하는 그날에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리게끔 하고싶은 작가적 욕심이랄까요, 뭐 그런 생각이 듭디다..


    6. 아, 진짜 말 많네요, 나이가 들어가고 독후감을 계속 끄적거릴 수로 꼰대로서의 주절거림이 더욱 심해지는 느낌입니다.. 간단하고 단순하고 깔끔하게 작품이 좋다, 나쁘다, 그래서 이런 느낌이다만 하면 될텐데, 특히나 이런 공감적 마인드로다가 막 즐겁게 작품을 접하다보면 더욱 이런 주절댐은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줄여야겠어요, 느무 꼰대가테.. 이럼 안돼, 여하튼 얼마전 읽었던 게이고 슨생의 다른 작품마냥 이 "붉은 손가락"도 깔끔하고 단순한 범죄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 가정의 내면을 드려다보는 공감이 뛰어난 좋은 작품입니다.. 특히나 자식이자 부모의 입장, 무엇보다 아키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중년의 남성의 무관심과 외면적 시각에 공감하는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주는 개인적 반향이 상당히 높습니다.. 사실 수려한 문장력이나 순문학적 감성으로 고급진 언어를 선택해 독자들을 자극하는 작가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이고 슨생이 보여주는 사회적 공감과 대중적 소통의 방식이 더욱 좋습니다.. 그렇다고 게이고가 앞선 고퀄리티의 순문학적 재능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대중적 즐거움과 독자적 공감이 우선되는 작가로서의 느낌이 더 큰지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남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러한 고령화되어가는 사회의 노인적 문제나 자식들의 교육적 이해와 가족의 해체에 따른 사회적 문제의식에 더 감응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제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중소설의 특성은 언제나 사람과 관계속에서의 농밀한 감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소설의 특성이 비슷하겠지만 그러한 감성과 매력을 히가시노 게이고만큼 잘 건드려서 독자들에게 그려내는 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듯 싶습니다.. 요즘 일본 하는 꼬라지가 밉상이긴하지만 국가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깨졌더라도 문화정보공유협정은 뭐라하지 맙시다.. 물론 지랄같은 우익적 막말을 해대는 미친 쪽바리 족속들은 내치고 말이죠, 일단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도 일단 머리속에서 지웠습니다.. 설마 원피스도 지워라는건 아니겠죠, 하여튼 좀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빌어먹을 친일 꼰대들이여, 정신 좀 차립시다.. 짜증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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