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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평점 :
칼릴 지브란을 처음 만나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선물로 <예언자>를 줄 때였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빠져 다른 것들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그 때에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삶의 지혜를 담은 책이라는 그런 느낌. 잊을 수 있는 그 느낌 때문이었을까, 그 때 이후로 칼릴 지브란의 저서들을 하나씩 탐독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잊어버린 건 옛 추억만이 아니라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준 감흥도 그러한가보다. 칼릴 지브란의 책이 주던 울림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그때 그 느낌이 그리워 다시 읽게 된 책이 아테네에서 출판된 <지혜의 서;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이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듯한 내용이지만 책 제목이 낯설어 예전에 읽은 책인지 아닌지 헷갈렸는데 곰곰이 헤아려보니 <예언자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읽은 책이랑 같은 내용인 듯하다(집에 책이 남아있는지 찾아보았는데 아쉽게도 그 책은 몇 번에 걸친 이사 때문인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지혜의 서;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은 19세기의 위대한 역사화가 ‘로렌스 알마-타데마 경’의 고전주의 작품 30여 점이 함께 실려 있는 특별판으로 결혼, 인간의 신성, 음악, 지혜, 사랑과 젊음, 부활 등 20편의 에세이를 통해 칼릴 지브란의 사상을 들려준다.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들고 다니면서 읽는 데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라 더욱 마음에 들었는데 앞서 말했듯이 고전주의 작품이 함께 실려 있어 칼릴 지브란의 사상을 더욱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칼릴 지브란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들을 여기서 논한다는 건 내 능력 밖인 듯하다. 분명한 건 그의 생각은 곱씹고 또 곱씹어야할 지혜라는 점이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싶을 때, 내게는 의지할 분이 계시지만 이 책을 통해 전한 칼릴 지브란의 지혜 또한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내 영혼이 어느 때보다 더 건강할 수 있도록 말이다.
영혼의 순례자라는 표현처럼 칼릴 지브란은 오늘 이 책을 읽은 이들의 영혼에 새로운 여정을 제시한다. 이 땅을 스쳐 지나가는 우리 모두에게 영혼의 순례자가 되라고 속삭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