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
무옌거 지음, 최인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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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착하다라는 말에는 좋은 의미보다는 어리숙하고 바보스럽다는 뉘앙스가 담기기 시작했다착한 이들을 호구라고 표현하는 상황이 이런 현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게 한다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가 뭘까착한 사람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이라는달리 말하면 자신의 줏대가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그 사람을 포함해 모두에게 심어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는 <착하게그러나 단호하게>를 쓴 저자 무옌거가 독자에게 새롭게 선보이는 생존지혜서이다저자의 전작은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착하지만 자신만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책 제목을 보면 아마 전작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착한 이들이 다른 이들의 부탁이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원인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어린 시절의 애정 결핍 혹은 학대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에게 순종하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착한 모습혹은 선량함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쓰기도 한다저자는 그런 그들에게 분명하게 말한다용기를 내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라고평생을 다른 이들에게 맞춰 살아온 이들에게 결코 쉬운 해법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법이다.

 

착함 혹은 선함은 분명 우리 사회의 미덕이다이런 미덕이 미덕으로 남기 위해서는 착한 이들 안에 미덕으로 인한 아픔이 없어야 한다내가 아픈데 남에게 베푸는 미덕이 언제까지 이어지겠는가실제로 많은 착한 이들이 모든 이들에게 착한 것은 아니다어떤 이들에게는 가슴 깊이 쌓인 화를 풀어내며 누구보다 그 누구보다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에게 늘 말하는 게 있다좋은 친구가 되라고, 스스로를 아끼는 그래서 친구들이 사랑하면서 존중하는 그런 좋은 친구가 되라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착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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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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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히데오. <64>를 읽고 그에게 매료되어 그의 작품들을 찾아서 읽었다장르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의 추리 소설에는 묘한 매력이 있어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권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나 역시 그렇다그렇기에 이번에 나온 <빛의 현관>을 놓칠 수는 없었다.

 

일단 책표지의 느낌은 따사롭다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 놓인 의자와 화분의 모습이 포근한 느낌으로 독자를 이끌어준다한가로우면서도 무언가 텅 빈 느낌도 함께 드는 이 고은 어디일까사건 현장과는 왠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곳이 어딘지 궁금하다.

 

<빛의 현관>의 주인공 아오세는 건축가이다어린 시절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주 이사를 다닌 아오세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었다그래서였을까그는 아내인 유카리와 가정을 이루고 자신만의 공간인 집을 지으려했지만 아내와도 이별한 채 혼자 지내게 된다.

 

그런 그에게 아오세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의뢰인을 위해 Y주택을 짓는다어느 날 Y주택이 직접 보고 싶어 한 다른 의뢰인에게서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은 아오세는 Y주택을 찾아가고 의뢰인이 이사조차 하지 않았고 집에는 독일에서 일본으로 망명한 브루노 타우트가 설계한 의자 하나만 놓여있음을 알게 된다.

 

사라진 의뢰인의 가족을 찾아헤매는 아오세과연 그들은 어떤 이유로 Y주택에 이사하지 않았던 걸까또한 브루노 타우트의 의자는 왜 그곳에 놓여 있었던 걸까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느낌이었지만 역시 요코야마 히데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 소설이다재미난 이야기에 더해 집더 크게는 가정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며 지금의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고민하면서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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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실전매매법
오명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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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실전매매법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치고 이런 매매법을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단언컨대 그런 사람은 없다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서 팔고 싶어 한다단지 그런 매매법을 알지 못할 뿐이다그런 점에서 개인 투자자인 오명근의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실전매매법>은 일단 제목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누구나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매매법을 말하고 있으니까.

 

차트분석멘탈관리알짜 정보라는 주제로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원론적인 이야기만 던져주는 책이 아니다실제 매매에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여러 책을 읽었지만 실제 매매에 필요한 내용보다는 기본을 다룬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실전 매매에서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이 책은 아니다차트분석을 다룬 1장만 읽어도 바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정보들이 차고 넘친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주식 투자의 고수가 되지는 못한다책 띠지의 글처럼 주린이에게 지금 필요한 실전 내공을 쌓을 수 있는그래서 자신만의 주식 매매법을 하나씩 세워나갈 수 있는 방법들이 담겨 있다한 예로 240일선을 돌파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는 매매법은 앞서 읽은 책들에서는 찾아보지 못한 조언이지만 실제 매매에서 수익을 내는 중요 매매법 중 하나이다.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얻는 법은 자신만의 확고한 매매법을 세우는 것이다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없으면 결국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실전에서 배우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 전에 투자 선배들의 실전 감각을 배운다면 투자자를 보호해주는 강력한 방어막 하나를 더 가지고 전투에 나가게 될 것이다자신만의 투자법을 찾고 있는 주린이 분들이라면 이 책에서 주식 투자를 강력하게 보호해줄 자신만의 매매법을 놓치지 말고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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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4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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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나온 책 중 마지막 권인 4권은 성중사와 정하사가 F-zone을 침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작가는 두 사람이 침입하는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그들의 침입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현실에서도 이처럼 다른 나라 혹은 다른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 피 튀기는 작전이 이루어질까라는.

 

한편 헨리 유 사장은 F-zone 총관리자이자 더 스테이지 게이트사의 사장인 드레이크에게 향후 F-zone을 관리하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투자자들이 F-zone 투자를 철회하게 만들 사건을 일으키라고 요구한다드레이크는 F-zone을 침입하려는 의사가 담긴 암호 통신문을 입수했다고 말하며 그들을 이용하자고 제안한다하지만 일이라는 게 늘 그렇듯 침입자를 이용하겠다는 드레이크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침입자들이 F-zone 내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헨리 유 부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4권에 이르러서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다성중사와 정하사의 침입 장면에서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앞으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또한 이전에 성중사가 참여했던 군사 작전과 F-zone의 연관성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이제 총 7권의 이야기 중에서 절반을 읽었다앞으로도 지금까지 읽은 분량에 버금가는 이야기들이 남아있다작가는 4권까지의 모든 서사가 5권부터 출발하는 모험들의 준비 단계였다고 말한다그만큼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3권 이후부터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다. 4권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전쟁이 아닌 작전 계획 더 스테이지 게이트를 위한 제안>은 앞으로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힌트가 아닌가 싶은데 그 내용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아직 결론을 읽지 않은 상태라 성급한 판단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든다면 꽤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내용이 워낙 방대해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어울릴 듯). 남은 5-7권이 빨리 나와 나머지 이야기들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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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3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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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면 이제 기---결의 승의 자리쯤 도달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앞서 1-2권에서 생각과는 달리 느리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고 하면 이제는 무언가 박차고 이야기를 훅 끌어올릴 단계가 되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시작이 좋다. 3권 첫 장면은 제주도에 세우려는 테마파크에 제동이 걸리는 장면이다소설의 묘미라고 할 만한 갈등의 서막이 서서히 피어오른다갈등의 시작은 테마파크 부지로 결정된 상모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다테마파크 부지로 선정된 상모리는 국방부 소유지이지만 이전부터 상모리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은 따로 있었고 이들이 자신들의 부지에 결코 테마파크를 세울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상모리 주민들의 반발과는 달리 수혁과 미란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거리를 선사한다. 2권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3권에서는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두 사람이 쌓아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의 감정은 이 책의 또 다른 묘미이다.

 

상모리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헨리 유 사장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진다헨리 유 사장이 제주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무언가 연결고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며 상모리 부지 문제가 해결되고 헨리 유 사장은 수혁에게 바다 위에 인공섬인 F-zone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다한편 미국의 선진 기술을 캐내기 위해 현세중공업 엔지니어로 위장 취업해 현장에 잠입한 성중사와 정하사는 F-zone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하얀색 누에고치에 관한 정보를 캐내려고 하는데..

 

1,2권에 비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들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중간 중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섞여드는 건 1,2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3이라는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3권에 실은 건 우연인지 작가 나름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다예전부터 3이라는 숫자가 가진 의미를 자주 생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의미까지 끌어와 설명하는 장면에서 한 동안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어느덧 소설의 전반부가 끝나간다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라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전체적인 윤곽에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4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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