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지금, 너에게 간다
박성진 / 북닻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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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1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이 사건은 이미 잊힌 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고이 사건이 일어난 후에 태어난 이들에게는 수많은 역사 속 이야기 중 하나로 기억될지도 모른다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 그렇게 묻혀가는 시기에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그린 박성진님의 <지금너에게 간다>라는 소설이 나오게 되어 무척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소방관인 수일과 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곁들여진 소설이라 단숨에 읽었다약간은 소설적인 구성이 과하기도 하지만(헤어진 수일과 애리가 다시 만나는 장면은 현실적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다두 사람이 겪는 사랑의 과정이나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은 모두가 공감할만한 그런 이야기들이다.

 

특히 소방관 수일의 삶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소방관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화재장면이나 인명구조 장면 등에 대한 묘사가 너무 세세해서 소방관들의 힘듦이 말 그대로 가슴에 콕 박히면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소방관으로서 겪는 수일의 삶이 소설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당연히 수일과 애리의 사랑이다앞서 말한 것처럼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만약 두 사람과 같은 경험을 한다면 어떨까 궁금해졌다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사랑이라면 평생을 두고 상대방을 사랑하기에도 바쁘지 않을까?

 

<지금너에게 간다>는 사랑과 생명을 향해 항상 달려가는 소방관 삶을 그린 소설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표현한 제목이라 생각하며 나도 지금 너(?)에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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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 라이프 - 인간.생명 그리고 마음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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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에 이어 <과학오디세이 라이프>를 읽었다유니버스보다 더 많은 분량의 책이라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유니버스를 읽을 때 빨리 읽으려고 하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니버스가 우주물질시공간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라이프는 인간생명마음에 관한 책이다물론 각 주제에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설명한 책이다앞서 읽은 책에서도 그랬지만 기독교인인 내게 천지창조나 인류의 탄생은 명확하다그렇기에 1장에서 설명한 인류 진화의 과정에 대한 과학적 시각이나 2장에서 설명한 생명에 관한 시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과학적 주장에 대한 동의는 논외로 하고 책을 읽는다면 재미있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특히 3장에서 다룬 마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롭다인간이 평상시에 경험하는 혹은 들어왔던 현상들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들을 수록해 조금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환상사지웃음, IQ 등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인체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기는 하지만). 과학의 발전이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다과학의 발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다유사체험처럼 신비로운 경험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과학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인류는 그런 영역에 도전할 것이다그 결과는 아직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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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 유니버스 - 우주.물질 그리고 시공간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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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들어간 후 문과와 이과로 나뉘면서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과목 혹은 분야가 극과 극으로 나누어지는 듯하다문과생들은 대부분 국어역사 등을 좋아하고 이과생들은 수학과학 등을 좋아하지 않나 싶다문과생인 나 역시 그렇게 과학과는 담을 쌓기 시작했다.

 

한 번 멀어진 과학은 가까워지기 어려웠다일단 너무 어렵다용어조차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그 내용을 어떻게 이해할까용어만 어려우면 어떻게라도 해보겠는데 내용도 정말 막막하다한 줄 읽고 포기하는 책들이 적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했다는 저자 안종호의 <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는 책의 분량에서부터 독자를 압도한다. 500페이지가 조금 안 되는 분량이지만 소설이 아니라 과학책이다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선다그러면서도 숨길 수 없는 궁금증이 일었다도대체 이처럼 두꺼운 책에 어떤 내용을 실었을까하는 그런 궁금증.

 

우주와 물질과 시공간에 관한 책이라는 건 표지만 보아도 안다기독교인인 내게 우주와 물질과 시공간의 탄생은 분명하다과학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하겠지만 내게는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다분명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말하는 우주물질시공간도 궁금했다분명 나와는 다른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우주의 크기를 얘기하는 첫 부분부터 상당히 충격적이었다신앙적인 측면이 아니라 과학적인 측면에서 우주가 여전히 팽창하고 있어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니예전에도 얼핏 들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세밀한 설명을 곁들여 들으니 이게 그냥 흘려듣고 말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과학자의 이야기라 확실히 논리적이다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함께 버무려 과학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통합이라는 요즘 추세에 맞게 이 책 역시 여러 시각들이 서로를 받쳐주며 하나의 길을 만들어간다.

 

읽는 게 쉽지는 않았다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도 많고 재미있으면서도 약간은 지루하기도 한 그런 책이기에 그랬다그래도 이 책이 던진 과학의 의미우주의 의미는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한다과학적이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그런 과정을 우리 모두에게 선사한다오늘 밤하늘의 별 하나를 보며 그런 사색에 빠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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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 현대인들의 삶에 시금석이 될 진실을 탐하다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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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시학>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쉽지 않은 내용이라 쩔쩔매면서 읽었는데 이해하지 못했던 문장에 대한 깨달음이 생겼을 때나 좋은 문구를 만났을 때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첫 번째 철학책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은 이상적이지 않다우리가 생활하며 살아가는 현실의 세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내기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시대의 독자들이나 현시대의 독자들에게 모두 똑같은 의미를 부여한다그런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모은 책이 나왔다이채윤 작가의 <초역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각 주제마다 다양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수록했는데 한 줄에 불과한 말에서부터 한 페이지 전체에 수록된 말까지 길고 짧은 고대 철학자의 말들이 독자에게 펼쳐진다. 10가지 주제는 우리가 평소에 자주 생각하는 화두인 행복영혼친구정치사랑과 쾌락일과 삶교육시와 예술 등으로 구분된다.

 

누군가의 사상을 추리고 추려서 만든 모음집이라 짧은 문장이라도 간단히 읽고 넘어갈만한 이야기들이 아니다한 페이지를 붙들고 몇날 며칠을 씨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라면 그 정도 시간은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 한 권이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다그의 말에 담긴 지혜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무게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인생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걸어갈 좋은 기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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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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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서양철학사를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긴 철학자가 바로 장 폴 사르트르였다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라는 점도 강하게 다가왔고 시몬 드 보부아르와의 계약 결혼이라는 사건은 시대를 뛰어넘은 놀라운 행동이었다또한 자신의 책이 불완전하다고 말하면서노벨상을 거부한 사건도 기억에 남을만한 일화였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그의 작품은 꼭 읽고 싶었다특히 그의 대표적 문학작품이라고 여겨지는 <구토>는 꼭 읽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실존주의 철학과 문학의 경계선에 있는 책이기에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워낙 궁금했던 책이라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어나갔다.

 

일기 형식을 취하는 소설이지만 워낙에 다양한 문학적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책 속에 담긴 글들이 그저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랄까책 제목처럼 토할 것 같은 느낌이기도 했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작가는 왜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 구토라는 제목을 달게 되었을까작품해설에서 알게 되었지만 사르트르가 구토라는 제목을 단 건 아니었다출판사 대표의 제안으로 구토라는 제목을 달게 되었다고 한다.

 

토하는 원인이 여러 가지겠지만 어지러움 또는 혼란스러움이라고 표현할만한 무언가가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그렇다면 무엇이 혼란스러움을 야기했을까일상의 무의미함일 수도 있고불확실한 존재라는 깨달음일 수도 있고매순간 자신을 짓누르는 불안감 때문일 수도 있다.

 

장 폴 사르트르 혹은 로캉탱에게 구토를 유발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다해설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에서 몽롱한 형상만을 남기고 있는 상태라 단정 짓지는 못한다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모두가 한 번쯤은 그런 구토를 해보았을 거라는 걸.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사르트르의 유명한 표현을 다시 떠올려본다본질에 앞선 실존이라는 어려운 명제와 구토의 로캉탱의 삶을 교차시키며 깊은 생각에 빠져본다지금 그들이 어떤 화두를 던지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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