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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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인데 주로 일본이나 미국 소설들을 많이 읽었다그러다 다른 나라 작품들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계기가 된 작품이 있는데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었다작품의 제목이 특이해서 별다른 생각 없이 읽었는데 이후 그녀의 모든 작품을 하나씩 섭렵하기 시작했다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이었다그녀의 작품을 읽은 이후로 독일소설뿐 아니라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까지 두루두루 읽었다.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들은 타우누스 시리즈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작품들로 <여름을 삼킨 소녀>, <끝나지 않은 여름>으로 이어지는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에 마지막 3부 <폭풍의 시간>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주인공이라고 밝힌 셰리든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인생의 온갖 굴곡을 경험하는 21살의 여성이다. 21살이라고 하면 그저 어린아이처럼 느껴지지만 소설 속 그녀는 결코 그렇지 않다그 어떤 이들보다 강하게 삶의 여파를 헤쳐 나가는 인물이다.

 

수많은 역경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어리숙한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삶이란 게 원래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셰리든이 과거의 사건들과 그에 이어지는 또 다른 사건들로 시련을 거듭하며 성장하면서도 쉽게 시련 속으로 빠져들 듯이 사람들은 저마다 힘든 일을 겪고도 여전히 비슷한 어려움을 반복해서 겪곤 한다.

 

셰리든의 성장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작가의 손길을 거치며 그녀만의 멋진 소설로 태어났다강렬하면서도 섬세하고아프면서도 강해지고무너져 내린 듯하면서도 어느새 다시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꿋꿋이 서있는 셰리든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다져본다폭풍의 시간은 어느 순간 지나간다고 속삭이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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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을 탐닉하다 - 때로는 노골적이고 때로는 기쁜
프란체스카 스펙터 지음, 김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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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에서 본업으로 하던 일은 더 이상 이어나갈 수가 없어서 잠시 휴업하고 부업 위주로 일을 하다 보니 재택 근무하는 날이 대부분이라 본의 아니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혼자 있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집에서 혼자 하는 일은 무척 낯설기만 했다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이 그 어떤 것보다 기쁘고 즐겁지 않냐고 말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혼자 있게 된 시간들이 그저 불편하기만 할뿐이다혼자서 보내는 시간은 각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 걸까?

 

영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프란체스카 스펙터는 <혼자만의 시간을 탐닉하다>에서 혼자만의 시간다른 말로 고독이 주는 기쁨을 설파한다저자가 말하는 고독의 즐거움은 얼마 전에 읽은 <광야창조의 시간>이라는 책에서 말하는 내용과 유사하다물론 <광야창조의 시간>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을 얘기하고 있기에 근본적으로 다르기는 하지만 홀로 보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비슷하다.

 

결혼하기 전 혼자서 보냈던 시간을 돌아보며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그때는 한참 젊은 나이라 집에 들어와 혼자 있는 시간이 못 견디게 힘들었다집에 들어와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밖으로 다시 나가 누군가를 만나겠다는 압박감에 전화기를 들고 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전화를 하곤 했다그렇게 수많은 사람들과의 시간을 위해 정말 소중한 나만의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르는 순간들 속에 값없이 떠나보내곤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혼자만의 시간은 점점 꿈이 되어갔다그렇게 지쳐가는 순간들이 쌓였을 때 아내와 나는 서로에게 자신을 위한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지금은 아내와 나 모두 그 시간들에 깊이 감사한다자신을 찾는 시간은 달리 말하면 다른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지만 세상에서 자신을 모르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다분명한 건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그렇기에 자신의 행복을 위해또한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해 지금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탐닉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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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싶다 문득 시리즈 5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상원 옮김 / 스피리투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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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짧은 글에 인생의 단면을 이렇게 제대로 실을 수 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도 바빠 지금 살아가는 현실의 삶을 제대로 보는 것조차 어렵기만하기에 그런 삶을 짧은 이야기에 담는다는 건 평범한 이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등장인물의 행동과 생각을 깊이 있게 표현한 안톤 체호프의 <자고 싶다>에는 총 9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체호프는 이 책에 실린 <관리의 죽음>을 비롯해 400여 편의 단편소설과 여섯 편의 희곡을 쓴 러시아의 작가로 톨스토이가 세계 최고의 작가로 추켜세운 단편 소설의 대가이자 오 헨리모파상과 함께 세계 3대 단편소설 작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첫 작품부터 말 그대로 그저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이 책에 가장 먼저 실린 작품은 <관리의 죽음>으로단 6페이지(책의 크기다 다른 책보다 작은 관계로 실제로는 4-5페이지 정도 분량이 아닐까 싶다)로 인간의 본성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한 번의 재채기일 뿐인데그 재채기가 관리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다니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의 흐름과 체르뱌코프로 대변되는 인간의 본성(절대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사람들도 적지는 않겠지만)에 대한 표현을 보면 체호프가 단편 소설의 대가인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다른 8편의 작품들에서도 체호프의 매력이 물씬 풍겨난다바로 내 주변에서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일들이기에또한 그 속에 담긴 아픔이 너무도 가슴 절절하기에 쉽게 그 여운을 떨치고 일어나지 못한다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체호프는 인생의 참 모습을사람 사이의 진정한 삶을 짧지만 묵직하게 보여준다이것이 삶이라고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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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창조의 시간 - 자유한 삶을 위한 40일 광야 영성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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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라면 광야에서의 삶을 깊이 묵상하지 않을 수 없다광야에서 40년을 보낸 이스라엘 백성을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문제임을 깨닫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광야는 어떤 곳일까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광야를 지나며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광야는 깊은 어둠의 공간이고 다른 누구와도 함께 하지 못하는 홀로 서야 하는 공간이다모래 바람이 휘날리는 광야에서는 한 걸음 떼는 것조차 힘에 겨워 수없이 무너져 내리는 곳이다그곳은 홀로 있는 곳이지만 결코 혼자 있을 수는 없는 곳이다.

 

저자의 말처럼 광야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은 결코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다그곳에서 우리는 광야의 신비를 만나게 된다새롭게 태어나게 된다광야는 바로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곳이다하나님을 만나면서 진정한 자유와 안식을 누리게 된다.

 

나의 삶을 돌아보면 여전히 광야에 머물러 있음을 깨닫는다여전히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또한 세상의 수많은 것들에 집착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해 무엇이 잘못됐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하염없이 걷고 있는 나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여전히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 나에게 이 시간은 더욱 값지고 소중했다광야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내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무언가를 어떻게 끌어내야 하는지영혼이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어떻게 만나야할지를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영성 생활은 영적 체험과 구별된다체험은 한두 번의 특정한 사건에 관심을 갖지만 영성 생활은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다(p.54)

 

중요한 이야기들이 수없이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의 마음을 일깨운 한 구절이다너무나 당연한 말씀일지 모르지만 마음 한견에는 영적인 체험만을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는그렇기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오롯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한두 번의 신비로운 체험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함께 하는 시간들이 이어져야 한다는광야에서 마주쳐야 하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광야의 삶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그 속에서 기쁨을 찾는다세상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가장 큰 기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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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드라큘라 - 황홀경과 광기를 동반한 드라큘라의 키스
브램 스토커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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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가 공포물이다특히 무더운 여름날에 보는 공포 소설이나 영화는 한 번에 더위를 날려버릴 정도로 짜릿하다지금은 정말 좋아하는 장르이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장르이기도 했다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허다했다그 시절 가장 무서웠던 공포 소설 중 하나가 <드라큘라>였다.

 

지금은 좀비 영화나 드라마가 너무 흔해 다른 사람의 피로 삶을 이어간다는 게 그렇게 기묘하고 무서운 설정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에 처음 접했을 때는 도대체 이런 소설을 왜 썼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낯설고 무서웠다드라큘라를 읽은 날 밤에는 잠을 자기 위해 드라큘라를 처치하는 방법을 준비하기도 했던 걸 보면 정말 무서워하긴 했나 보다.

 

이번에 다시 읽은 드라큘라는 그런 두려움을 주지는 않았다피 튀기는 장면이 주는 공포보다 삶이 주는 공포가 훨씬 크다는 걸실제로 피를 흘리는 일보다 가슴으로 피를 흘리는 아픔과 고통이 훨씬 크다는 걸 이해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지도 모르겠다두려움보다는 왠지 모를 아픔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

 

여하튼 조나단미나루시수어드반 헬싱 등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라 단면적인 구성이 아니라 입체적인 구성으로 다가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지금이야 이런 종류의 소설이 독특한 구성은 아니겠지만 그 당시에는 상당히 시대를 앞서 나간 구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뮤지컬이나 영화로 보던 드라큘라의 매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책에 담겨 있다는 건 분명하다한 구절한 구절을 곱씹는 즐거움도 있고각 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것도 책이 주는 즐거움이다무엇보다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쁨이 있다는 게 소설을 읽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 이 소설은 그런 즐거움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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