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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내 삶의 굴곡마다 어떤 책이 나를 붙잡아주었는가?"
그런 질문을 품은 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펼쳐봐야 할 책.
‘청춘의 독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얻은, 삶과 인간과 세상과 역사에 대한,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하려고 썼다.”
유시민은 정치인, 행정가, 작가, 방송인이라는 여러 이름을 가진 우리 시대의 대표 지식인입니다. 하지만 《청춘의 독서》에서는 그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책을 통해 성장해온 인간 유시민’으로서 청춘의 순간들을 들려줍니다. 그는 이 책이 자신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라고 말하며, 삶을 통틀어 깊이 있게 남긴 흔적을 독자에게 솔직하게 내보입니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별도의 철학, 정치학, 역사 지식은 필요 없습니다. 대신,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싶은 마음’, ‘책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의지’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각 장은 고전을 독립적으로 다루므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으며, 관심 있는 주제부터 천천히 음미하는 방식도 추천됩니다.
📌“이 책은 내가 젊었을 때 들고 다녔던 지도를 다시 그린 것이다.”
유시민은 단지 고전들을 해석하거나 비평하기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다시 읽는 독서’를 통해 그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마주합노다. “나를 표현하려는 욕망에 끌려 썼다.”라는 말처럼,
이 책은 한 지성인의 자전적인 고백이자, 청춘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입노다.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이라는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의 여러 지점에서 마주했던 질문들에 고전을 통해 답하고자 했던 치열한 사유의 기록이자, 누군가의 인생을 비추는 등불이 될 수 있는 ‘지혜의 책 목록’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고전을 요약하거나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의 삶과 사유를 어떻게 형성해왔는지를 들여다보는 자전적 독서기라고 밝힙니다.
이 점이 《청춘의 독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는 청춘 시절, 침침한 전등 아래에서 '공산당 선언'을 몰래 읽던 기억, 아버지 서재에서 우연히 '죄와 벌'을 발견하던 순간을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독서가 ‘정보의 섭취’만이 아닌, 자신의 감정과 신념, 혼란과 확신을 마주하는 통과의례였음을 실감하게 만듭니다.
책은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책의 내용을 전달하거나 요약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책을 읽는 과정에서 어떤 감정이 일었고, 어떻게 관점이 변했으며, 무엇을 배웠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여정입니다. 저자는 청춘 시절과 중년 이후의 독서 경험을 대비시키며, 책은 읽는 사람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른 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청춘이 세상 앞에서 질문을 던지고, 고전이 그에 대한 대답을 건네는 형식처럼 읽힙니다. 예를 들어 '죄와 벌'에서 유시민은 도스토옙스키의 명제 “악한 수단으로는 선한 목적을 이룰 수 없다”를 되새깁니다. 이는 소설 해석을 넘어, 정의와 도덕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됩니다.
'공산당 선언', '종의 기원', '유한계급론' 등 정치와 사회, 경제를 아우르는 고전을 통해 그는 시대정신을 탐구하고, '광장',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통해 개인의 존엄성과 고뇌에 집중합니다. 무엇보다 ‘나는 왜 이 책을 읽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이 책이 나를 어떻게 바꾸었는가’에 도달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독서란 곧 자아 성찰이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유시민은 자신이 청년 시절 읽었던 고전을 다시 꺼내 읽습니다.
'맹자'에서 혁명적 사상가였던 맹자가 이제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로 보이고, '종의 기원'을 미처 읽지도 않았지만 ‘사회진화론’이라는 왜곡된 개념에만 반감을 품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나이와 경험에 따라 사유의 방식도 달라지고, 독서란 매번 새로운 감각으로 재구성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특히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그는 보수적 실증주의를 대표하는 랑케에서 진보적 관점을 지닌 E. H. 카로 넘어가며, 역사적 해석이 사실의 나열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기준이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청춘의 독서》에 등장하는 15권의 고전은 오늘의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대답을 던지는 살아 있는 담론입니다.
책은 15권의 고전을 통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유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근원적 질문을 던집니다. 독자로 하여금 한 사람의 지성인이 어떤 고전을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컨대 도스토옙스키를 통해 📌“나쁜 수단으로는 선한 목적을 절대 이룰 수 없다”는 확신을, 리영희의 글을 통해 지식인의 조건으로 “진실, 진리, 신념, 지조”를 되새깁니다.
이번 증보판에서 새롭게 수록된 '자유론'은 현대 한국 사회를 사유하는 데 중요한 맥락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12·3 비상계엄과 같은 현실의 위협 속에서 자유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며, 밀의 사상을 되살려냅니다.
밀은 “표현의 자유, 취향 향유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떤 정부도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고 했고, 유시민은 이를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고전을 독해하는 방식이 인문학적 고찰이나 이론적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와 시대의 맥락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공산당 선언'을 ‘오류를 담은 책’이지만
“그걸 마음대로 읽을 자유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자유론'에서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시대의 고통을 견뎌낸 시민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전합니다.
📌“그대들은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을 보여주었습니다”
- 또한 밀의 말처럼 인용한 이 대목은, 유시민의 신념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이는 고전이 동시대의 갈등과 위기를 해석하고 지지해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이 장면은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울림이 큰 대목 중 하나였습니다. 과거에 쓴 글이 현재를 꿰뚫고, 현재의 갈등이 과거의 고전에서 지혜를 얻는 순간.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오래된 지도'의 진정한 의미일 것입니다.
《청춘의 독서》가 돋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고전을 읽는 방식에 대한
‘민주적 태도’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작가에게 책을 마음대로 쓸 권리가 있듯, 독자에게도 책을 마음대로 읽을 권리가 있다.” - 이는 독서를 하나의 ‘완결된 해석’을 요구하는 행위가 아닌, 각자 삶의 경험에 따라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열린 과정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에게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 고전 안내서’입니다.
저자의 목소리는 분명하지만, 읽는 이의 생각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유시민이라는 ‘지식소매상’이 오랜 시간 품어온 고민과 신념, 그리고 시대를 향한 시선을 담아낸 지적 자서전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청춘의 얼굴이 달라져도, 그 속에서 방황하고 질문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지금의 청춘에게도 충분히 유의미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덮은 후, 독자는 두 가지를 얻을 것입니다.
첫째는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입니다.
둘째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납득입니다.
《청춘의 독서》는
‘고전을 통해 자신을 읽는 책’이며, ‘책을 통해 다시 시대를 돌아보는 책’입니다. 정치적 색채가 선명한 저자이지만, 그 편향을 넘어서는 인간적 성찰과 연대가 담겨 있어, 고전과 삶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책입니다. 그가 청춘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길을 찾는 모든 이에게 작은 위안과 힘이 될 것입니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개인의 독서 기록이자, 고전을 통해 시대와 삶을 읽어 내려는 진지한 시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책은 독자에게 📌“너만의 독서를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해석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결국 중요한 건 자신만의 ‘생각하는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혼란한 시대에 길을 잃은 듯한 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좋은 지도 한 장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도를 따라 걷다 보면, 독자는 어느덧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해석이 전부가 아님을 분명히 하며, 고전을 읽는 각자의 방식과 감정이 다르다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책을 쓰는 사람에게 책을 마음대로 쓸 권리가 있듯, 독자에게도 책을 마음대로 읽을 권리가 있다”고 했듯이, 《청춘의 독서》는 어떤 고정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 각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다시 묻도록 이끕니다.
《청춘의 독서》는 제목에 ‘청춘’이 들어가 있지만, 이 책은 젊은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삶의 매 순간마다 우리는 새로운 갈림길과 질문 앞에 섭니다.
유시민이 “세상이 두려울 때마다 길을 물었다”고 고백했듯이,
우리 역시 인생의 다양한 국면에서 어떤 책을 꺼내 들고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독서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는 지혜의 안내서이며,
사유의 방편이며, 시대를 건너는 나침반입니다.
읽고 나면 누구나 자기만의 고전 목록을 만들고 싶어질 것이며,
지나온 삶의 시간 속에서 어떤 책이 나의 방향을 정해주었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