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사전 - 기획자가 평생 품어야 할 스물아홉 가지 단어
정은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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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도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다.”
📌“기획자는 자신이 쓰는 걸 믿는 자다.”
📌“책상 위 일정표에는 마감과 탈락이 늘어서 있다.”

정은우는 MZ세대와의 소통에 특화된 마케팅 전문가로, 다수의 대기업 및 정부기관과 협력해 혁신적인 기획과 마케팅 프로젝트를 이끌어왔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한 독창적인 기획 방식으로 인정받아 2022년 대한민국마케팅대상 개인부문 ‘한국의 마케터’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가치와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기획은 현대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또한 기획은 마케터뿐 아니라 디자이너, 개발자, 프리랜서 등 창의적 활동을 필요로 하는 모든 직업군에 필수적입니다. 작가는 기획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솔루션과 행동을 유발하는 구체적 도구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디어는 기획의 출발점이 아니라 일종의 씨앗이다."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콘텐츠 제작자 등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수행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고민을 29개의 단어로 풀어냈습니다. 책은 ‘기획 잘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기획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기획자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읽는 내내 저자의 실무 경험과 통찰이 녹아 있는 문장들에서, 노하우를 넘어 기획이라는 작업의 본질과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작가는 기획을 일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트렌드를 알기만 해서는 결코 좋은 기획이 나올 수 없으며, 중요한 것은 트렌드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덧붙이는 것입노다.

예를 들어, 저자는 트렌드 레터나 데이터만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을 넘어, “내 생각에는”이라는 주체적인 관점을 기획의 핵심으로 제시합니다. 이는 관찰자를 넘어 창조적 사고의 주체가 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또한 “기획은 직업이 아니라 상태”라고 강조하며, 기획자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특히 트렌드, 인사이트, 페르소나 등 실무 현장에서 남발되는 용어들이 기획의 성공을 위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기획자는 믿는 걸 쓰는 자가 아니라 자기가 쓰는 걸 믿는 자”

저자가 강조하는 ‘직관’의 중요성은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직관은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이자,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기획자의 무기입니다. 이 문장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의 중요성과 함께 그것을 지탱할 논리적 근거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이처럼 기획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과정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생각을 잉크로 써내려갈 때 비로소 기획이 풀린다”

필기구, 기록, 루틴 같은 도구들은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를 기획자의 핵심 무기로 제시합니다. 기획자는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기록과 정리가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생각은 한 줌의 문장으로 기록되지 않으면 세상에 없는 것과 같다”

기록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핵심 문장으로서, 기획자가 스스로를 꾸준히 단련하는 과정의 필수 요소로 등장합니다. 기획의 본질을 잉크와 백지의 힘에 비유하며, 생각을 구체화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기획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적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줍니다.


기획자의 태도를 강조하는 예로 ‘등속’이라는 단어를 통해, 기획자는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일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말합니다.
그는 “좋은 기획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끝없이 써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끊임없이 배움과 성찰을 이어가는 태도가 기획자를 성장시키는 핵심 요소임을 설명합니다.

📌“공감은 내가 옳다는 확신을 녹이는 해독제가 될 때라야 비로소 제 기능을 한다”

또한 기획자의 객관성과 협업의 중요성을 환기합니다. 기획은 팀과 함께 이루어지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맹신하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조율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일깨웁니다.

특히 기획 현장에서 마주하는 불확실성과 어려움 속에서도 끈기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야말로 기획자로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거듭 말합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객관화의 중요성은 협업과 갈등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기획자의 자질입니다. 이 단어는 기획자에게 자기 확신과 겸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책은 기획자가 조직 내에서 어떻게 인정받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공합니다. 특히 기획의 목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근본적으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임을 설명합니다.

📌“아무리 육중한 생각이 있더라도 한 줌의 빙산으로 떠오르지 못하면 그 생각은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기획의 결과물이 한 줄의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그 기획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합니다.기획에서 전달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이는 기획뿐만 아니라 글쓰기, 발표, 브랜딩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 유효한 지침입니다.


"기획자의 사전"이 특별한 이유는 실무 능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이라는 작업을 삶의 철학과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일상은 비루한 것이 아니다. 그 일상을 적어도 내가 비하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자존감의 시작이다”라는 문장은 기획의 영역이 단지 직업적 성취를 넘어서, 자신을 사랑하고 삶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과정임을 깨닫게 합니다.

책은 삶의 사소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들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법 또한 알려줍니다. 기획이 곧 자기 성찰이며, 나와 타인의 관계를 확장하는 과정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기획자의 사전"은 기획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영감의 보고(寶庫) 같은 책입니다. 기획자로서의 성장뿐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삶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책은 탁월한 기획은 단순한 영감이나 운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자신의 일을 통해 삶의 기쁨을 얻고자 하는 사람,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기획자라면 추천드립니다. 탁월한 기획은 결국 기획자의 깊이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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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식당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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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괜찮아요, 원하는 만큼 보세요.”

하라다 히카는 음식과 일상의 이야기를 녹여낸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낮술', '우선 이것부터 먹고' 등에서 음식과 인간 관계의 섬세한 묘사로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책과 음식을 매개로 인간 사이의 연결을 모색합니다.

작가는 "헌책 식당"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책방의 의미와 책이 우리 삶에 미치는 감동을 조명합니다. 또한 책과 음식을 매개로 한 인간 관계의 따뜻함과 치유의 힘을 담고, 독자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삶의 여유를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헌책 식당"은 헌책방을 배경으로 책과 사람, 그리고 일상이 서로 연결되는 잔잔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이주해 갑작스럽게 헌책방 주인이 된 산고 할머니와 그녀를 돕는 미키키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헌책과 음식이 중심이 되는 특별한 힐링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헌책방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상과 사람들의 소소한 사연을 다루며, 책이 주는 위로와 작은 기쁨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읽는 내내 마치 따뜻한 온돌방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책으로 하나의 세계를 이룬 서점가와 그곳에 언제나 열려 있는 상냥한 헌책방”

주인공 다카시마 산고는 갑작스럽게 오빠 지로의 헌책방을 맡게 됩니다. 도쿄의 진보초 거리에 위치한 ‘다카시마 헌책방’은 희귀본부터 문고본까지 다양한 책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생소한 도쿄 생활과 헌책방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던 산고는 오빠의 흔적을 정리하며 책방 주인으로 적응해 나갑니다.

📌"책은 ‘만지면 팔린다’라는 말이 있어. 이렇게 책들을 정리하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그 후에 팔리거든."

산고를 돕는 대학원생 미키키는 고모할머니를 걱정하면서도 헌책방에서 자신만의 책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헌책방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두 사람은 책이 가진 힘과 책방의 따뜻한 역할을 깨달아갑니다.


헌책방을 찾는 손님들의 각기 다른 배경과 사연은 이야기의 주요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책을 통해 위안을 얻고자 하는 이들, 창작에 지친 소설가 지망생, 그리고 논문과 진로 고민으로 방황하는 대학원생 미키키 등 다양한 이들의 모습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특히 헌책방이 손님들과 주인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이는 기분 전환을 위해, 또 다른 이는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합니다. 산고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자연스럽게 책을 추천하고, 이 과정에서 독자 또한 헌책방이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위로와 소통의 공간임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실직 후 막막한 중년 남성이 책방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책을 찾는 장면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산고가 “괜찮아요, 원하는 만큼 보세요”라고 말하는 부분은 헌책방의 다정함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입에 닿는 느낌이 순하고 부드러워 마치 비프 스튜를 먹는 것도 같지만 곧 반전이 닥친다”

또한 소설에서 음식은 책과 함께 사람들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책방 주변의 맛집이나, 책방에서 나누는 간단한 식사 장면들은 공간의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특히 산고와 미키키가 손님들과 음식을 나누며 가까워지는 장면은 책방을 단순한 상업적 공간이 아닌 다정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줍니다.

음식에 대한 묘사는 하라다 히카 특유의 생동감 있는 문체를 잘 보여줍니다. 비프 카레, 초밥, 카레빵 등 진보초 거리의 맛집이 상세히 묘사되어 읽는 내내 군침이 돌게 합니다. 이는 실제로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방문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책은 지식을 전하는 매개체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책을 추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책방의 주인 산고와 손님들 사이에는 특별한 유대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는 독자에게도 책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일 두려운 건 그러는 사이에 다들 서서히 그 생활에 익숙해지는 거예요. 책과 책방이 없어지고 도서관이 문을 닫은 세상에.”

"헌책 식당"은 큰 사건이나 반전을 통해 흥미를 끌기보다는,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과 대화를 통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품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책방과 독서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담고 있습니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산고는 책이 서서히 사라지는 세상을 상상하고 책과 서점의 소중함을 말하며 독서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전자책과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전통적인 책방을 찾는 빈도가 줄어들고, 점차 책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적응해가는 이 시점에 작품을 읽고 나면, 나만의 책과 음식 이야기를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의욕이 생깁니다. 책을 좋아하고, 헌책방의 매력에 끌리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따뜻한 작품입니다.

산고와 미키키가 헌책방과 책을 통해 만들어가는 일상의 작은 기적들은 ‘지금 여기의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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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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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코 앞에 떨어질 철제 빔을 떠올리며 살아야 한다.”
삶의 우연성과 욕망의 허망함을 궁구하며, 스페이드처럼 냉철하게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는가?


대실 해밋은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로, "몰타의 매"는 그의 대표작입니다. 작가는 실제로 핑커턴 탐정 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적이고 생생한 묘사를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그의 소설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의 탐욕과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작품은 192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당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금주법 시대의 부패한 경찰, 범죄 조직의 만연,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에 휩싸인 인간 군상들이 이 소설의 주요 테마입니다.

특히 몰타의 매를 둘러싼 인물들의 탐욕과 배신은, 당시의 부패한 사회 구조와 윤리적 혼란을 대변합니다. 대실 해밋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탐정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대실 해밋은 "몰타의 매"를 통해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의 본능적 욕망과 이를 둘러싼 모순을 파헤칩니다. 그는 탐정 소설의 전형적 영웅 이미지를 벗어나 프로페셔널리즘에 철저히 몰두하는 탐정, 새뮤얼 스페이드를 통해 하드보일드 장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특히 인간 관계에서의 배신과 거짓말이 드러내는 사회적 병폐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탐정 새뮤얼 스페이드는 여동생을 찾는 의뢰를 받고 브리지드 오쇼네시와 얽히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동료 아처가 살해되고, 사건은 실종이 아닌 고대 유물 “몰타의 매”를 둘러싼 탐욕과 음모의 소용돌이로 전개됩니다. 브리지드와 함께 등장하는 거트먼, 카이로 등 각양각색의 인물들은 서로 속임수와 거짓말로 유물을 차지하려 하고, 스페이드는 냉철하게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갑니다.

브리지드는 끝까지 스페이드를 설득하려 하지만, 스페이드는 그녀의 사랑에도 흔들리지 않고 진실을 밝히며 그녀를 경찰에 넘깁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몰타의 매의 비밀은 통렬한 반전을 선사하며 인간 탐욕의 허망함을 보여줍니다.

샘 스페이드는 정의의 사도도, 선량한 사람도 아닙니다. 냉철하고 직업적이며,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탐정입니다. 그는 의뢰인을 보호하는 수호자처럼 행동하다가도 필요에 따라 그 관계를 벗어던지고, 심지어 유혹이나 감정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캐릭터는 셜록 홈즈처럼 논리적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거나, 필립 말로처럼 이상주의적 정의감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대신 스페이드는 비즈니스와 인간 본성의 냉혹함을 이해하는 인물로, "하드보일드 소설"의 정수를 구현합니다.

그의 인간적인 결여는 독자로 하여금 호불호를 나누게 합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작품의 매력을 더합니다. 그는 브리지드의 사랑을 거부하며 그녀를 경찰에 넘기는 냉혹한 결정을 내리지만, 이는 동료를 잃은 탐정으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을 드러냅니다.


작품의 중심 소재인 "몰타의 매"는 탐욕의 대상일 뿐 아니라, 진실과 거짓, 탐욕과 희생을 상징합니다. 고대 유물로서의 가치는 극대화되어 있지만, 마지막 순간 드러나는 그 정체는 허무합니다. 이 상징성은 탐욕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쫓는 목표가 얼마나 덧없고 비현실적인지 보여줍니다.

브리지드와 거트먼을 포함한 인물들은 몰타의 매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이고 이용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배신과 파멸로 끝납니다. 이를 통해 해밋은 탐욕과 거짓이 개인과 사회를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최초의 충격이 지난 뒤... 그 점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를 괴롭힌 것은... 인생을 벗어난 길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소설 속 삽입된 찰스 플릿크래프트의 이야기는 "몰타의 매"의 철학적 깊이를 더해줍니다. 그는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통해 기존의 삶을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추구했지만, 결국 같은 삶의 궤도로 돌아옵니다.

이는 인간의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좌우되며, 결국 같은 패턴으로 회귀한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또한 이는 스페이드의 냉정한 세계관과 대조됩니다. 플릿크래프트가 운명의 무게를 받아들이며 새로운 길을 찾으려 했다면, 스페이드는 그런 시도조차 불필요하다고 여깁니다.

📌“모든 것이 거짓으로 뒤덮인 세계에서 누구를 믿을 것인가?”

"몰타의 매"는 문체와 플롯에서 고전 탐정 소설의 초석을 다지는 작품입니다. 감정 표현을 배제한 서술 방식은 영화의 스토리보드를 연상시키며, 해밋의 작품이 영화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실감케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체는 일부 독자에게는 지나치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 스릴러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작품이 덜 긴장감 있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전 하드보일드 소설 특유의 분위기로 이해해야 할 부분입니다. 브리지드의 교활함, 스페이드의 냉철함, 그리고 몰타의 매를 둘러싼 끝없는 거짓말과 욕망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대실 해밋은 이 작품으로 탐정 소설의 틀을 새롭게 정의했고, 이 작품은 장르 소설을 넘어 고전 문학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긴박한 사건 속에서, 인간의 진실과 가치를 고민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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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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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평생을 바쳐 답을 모색했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내면을 묘사하는 천재적 능력으로 희곡과 시를 통해 사랑, 복수, 야망, 정의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작가입니다.

이 책은 그의 작품들 중 대표작인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맥베스', '오셀로' 등을 다루며, 소네트 같은 시 작품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그의 언어적 탁월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문장이 가진 감정의 깊이를 이해시키며, 현대적 관점으로도 그가 던지는 질문들을 성찰하게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16세기 엘리자베스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탄생했으며, 그의 언어는 당시 대중적 희곡의 표현을 뛰어넘어 문학적 예술의 정점을 이뤘습니다. 이 책은 그의 희곡뿐만 아니라 154편의 소네트를 통해 사랑과 시간,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을 전달하며, 인간의 감정적 갈등을 심리적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책은 셰익스피어의 문장이 가진 힘을 현대 독자들에게 알리고,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는 통로로 삼고자 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통해 던지는 질문들은 당시의 사회적 맥락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의 감정과 욕망을 성찰하도록 도와줍니다.


책은 14개의 주요 작품과 소네트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각의 작품은 스토리 요약과 주요 문장, 그리고 심리 해석으로 연결됩니다. 특히, ‘운명과 사랑’을 다룬 1장은 로맨틱한 작품들 속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감정의 교차를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

'십이야'에서 바이올라가 변장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정체성과 욕망의 충돌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감추고, 내 의도에 맞게 변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문장은 변장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숨기고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갈등을 대변합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딜레마를 생생히 포착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햄릿'에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는 대사는 여성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복수와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 책은 이 문장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이 어떻게 개인적인 비극과 연결되는지 엿보며, 이를 우리의 삶에 대입할 여지를 줍니다.

📌“야망은 성취를 갈망하나, 그 성취가 망설임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맥베스'의 이 표현은 욕망과 두려움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이러한 통찰은 오늘날에도 현대인이 마주하는 도전과 갈등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이별은 이리도 달콤한 슬픔이라 내일 아침까지 인사를 나눌지도 모르겠네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이별은 이리도 달콤한 슬픔이라"는 문장은 사랑의 역설적 감정을 간결히 담아냅니다. 책은 이를 연인의 고백이 아니라, 사랑이란 감정이 가진 희열과 고통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예로 해석합니다. 이 문장을 접하며 사랑의 복잡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고, 감정이 가진 양면성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의 복잡성을 낭만적으로만 그리지 않고, 때로는 충동적이고, 때로는 파괴적인 면까지 드러낸 셰익스피어의 통찰은 '한여름 밤의 꿈'의 명대사,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빛난다는 그의 관점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욕망은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도 하지만, 동시에 그를 파멸로 이끄는 갈등을 낳는다"

또한 ‘욕망과 권력’을 다룬 4장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그것이 불러오는 비극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오셀로'의 "질투는 녹슬어버린 칼과 같다"는 문장은 인간의 질투가 결국 자신을 갉아먹는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 냅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뿐만 아니라 소네트에 대한 해석도 책의 주요 강점 중 하나입니다. 소네트는 "단순한 사랑의 찬미가 아니라, 인간의 유한성과 삶의 허무함을 동시에 노래한다"는 점에서 현대 독자들에게도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시든 꽃은 겨울을 맞이해도, 그 본질은 여전히 향기롭다"는 문장은 인간의 본질과 아름다움의 지속성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 문장을 통해 독자는 셰익스피어가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시인을 넘어, 존재의 본질을 성찰한 철학자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셰익스피어의 시집 소네트를 다룬 마지막 부록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그대의 아름다움은 그대와 함께 무덤에 묻히겠지만, 사용한 그것은 후계자가 되어 계속 살아가리라”는 구절은 외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표현하며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지금 가진 재능과 삶의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언어는 단순하게 미사여구가 아니라, 우리를 행동으로 이끄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 용감한 새로운 세상이여, 이런 사람들을 가진 세상이여!"

"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은 고전을 과거의 작품이 아닌, 현대의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텍스트로 재조명합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 또한 사랑과 욕망, 정의와 복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그의 작품을 다시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안내서입니다. 특히 원문을 포함한 구성은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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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의 이야기책
윌 힐렌브랜드 지음, 이종원 옮김 / 행복한그림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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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 함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동화책!

“크리스마스는 선물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이야기와 추억 속에서 진정한 마법을 찾는 시간입니다.”


윌 힐렌브랜드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 전통, 계절의 중요성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작가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읽었던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경험이 이번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특유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독자들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산타의 이야기책"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자 합니다. 선물과 바쁜 준비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특히 순록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함께하는 시간'의 본질을 따뜻하게 표현합니다.

이야기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썰매를 준비하면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순록들이 각자 바쁜 일에 몰두한 탓에 썰매를 끌 준비를 하지 않아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산타 할아버지는 순록들을 불러오기 위해 나팔을 불고, 종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지만 모두 허사입니다. 그때 별박사 코멧이 힌트를 제공하자, 산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었어요. 집 안은 온통 고요하고…”

바로 크리스마스이브에 빠질 수 없는 전통, 이야기 시간을 잊고 있었던 것이죠. 이야기를 들으러 모여든 순록들과 함께 산타 할아버지는 다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결국 선물을 들고 전 세계로 출발합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

-순록들이 각자 자신만의 개성과 취미에 몰두한 장면은 유쾌함을 더합니다. 날쌘돌이 대셔의 스피드, 멋쟁이 프랜서의 우아한 걸음, 투덜이 빅센의 불평 등은 순록들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그립니다.

-산타가 “이야기 시간이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순간은 매우 따뜻하고 감동적입니다. 이 장면은 소동 속에서도 전통과 이야기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니다.

-순록들이 하나로 모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장면은 공동체의 힘과 설렘을 느끼게 합니다. 산타의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한 밤을 선물하러 가자!”는 외침은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순록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과 행동입니다. 춤추고 노래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순록들은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동시에 우리 삶 속에서 각자의 행복을 찾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야기 속 산타 할아버지는 단순히 선물을 배달하는 역할을 넘어, 사랑과 추억을 전하는 따뜻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이야기 시간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모든 것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느껴집니다. 이 장면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크리스마스의 본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가 윌 힐렌브랜드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이야기가 가족 간의 소중한 전통임을 알려줍니다. 책 속에서 순록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산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밋거리를 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경험으로 따뜻한 울림을 줍니다.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는 선물이나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작가는 또한 순록들에게 각기 다른 개성과 행동을 부여하여 이야기에 유머와 활기를 더했습니다. 대셔의 달리기, 댄서의 춤, 프랜서의 멋부림 등은 웃음을 선사합니다.

순록들의 활동은 현대 사회에서 각자의 개성과 열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산타의 부름에 오지 않는 모습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 유쾌한 묘사는 크리스마스라는 날에 순록들(또는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멈추고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더욱 보여줍니다.


"산타의 이야기책"은 크리스마스이브의 전통을 이어가는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 간의 사랑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아이들은 순록들의 재밌는 행동을 보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크리스마스이브의 추억과 전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여든 순록들의 모습은 “우리도 함께 읽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산타와 순록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를 통해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마법 같은 순간을 가족들과 함께 나눠보길 추천드립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이 책을 읽으며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마법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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