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주언규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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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지금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
특히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현실 생존 안내서입니다.
당신이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면,
이 책이 다음 한 걸음을 위한 가장 진솔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 “혹시, 인생 얘기해도 될까요?”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결국 그렇게 당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주언규는 유튜브 채널 ‘회사원 A’로 잘 알려진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전직 광고인, 연사, 그리고 스타트업 창업가입니다.
그는 80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팔로워에게 인생과 돈, 커리어, 실패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제공하며 '인생 멘토'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시행착오”를 핵심 키워드로, 책이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솔직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합니다.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그의 실제 인생 역정과 성공 과정을
거침없이 드러낸 ‘멘탈 회복 북’이자 ‘행동 촉발서’입니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은 특별히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독자는 이 책의 대상자입니다.

실패를 겪어본 사람,
성공의 방향을 찾고 싶은 사람,
돈, 커리어, 인생에서 길을 잃은 사람,
또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라 ‘처방전’으로 읽힐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지만, 기존의 긍정 심리학이나
모호한 동기부여형 콘텐츠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이 책에는 따뜻한 위로는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삶의 본질에 직면하게 만드는 정직한 거울”입니다.

그렇습니다.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단지 힘들다고 등을 두드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대신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당신에게 무심히 손을 내밀며
이렇게 말해 줍니다.
“일어나. 네 인생은 네가 책임져야 하잖아.”


많은 자기계발서가 성공의 순간만 조명하는 반면, 이 책은 ‘무너졌던 순간’을 더 많이 이야기합니다. 매출의 공포, 수없이 반복된 실패, 열등감에 짓눌렸던 청춘, 그리고 그로 인해 짓밟힌 자존감까지. 저자는 ‘성공한 지금’의 입장이 아니라 ‘실패를 경험한 사람’의 시선으로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문장은 공감이 되고, 현실이 되고, 결국 내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저자는 말한다.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힘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열심’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SNS에는 끊임없는 성공 후기와 성장 인증이 쏟아지고, 자신을 탓하는 목소리만 더 커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정확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방향 없는 노력은 결국 지치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자신만의 지표를 만들고, 실패를 자산화하며, 감정과 현실을 구분하는 ‘현실적인 마인드셋’을 구축하는 법을 전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기계발’에 대한 비판적 시선입니다.
표정 하나, 태도 하나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변화는 “가진 것 중 무엇을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저자는 스스로 가진 자원을 파악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힘을 강조합니다. 그것은 돈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고, 실행력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실패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의 도움을 받을까’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중 뭘 지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라는 문장은 지금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이 책은 절대 당신을 과잉 칭찬하지 않으며,
바로 앞에서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해주는 듯합니다.
“남의 말은 네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아.”
“버티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표 없이 무작정 버티는 건 위험해.”
“경제적 자유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삶의 방향을 잡는 일이야.”

이처럼 한 문장 한 문장이 짧고 직설적이지만, 그 안에는 한 번이라도 무너져 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단순한 ‘성공론’이 아닌, 진짜 ‘삶’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돈을 이야기하지만 돈에 얽힌 자존감, 비교, 실패, 두려움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듭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을 아느냐와 모르느냐의 차이.”
이 책은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한 ‘사용 설명서’라 필자는 지칭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무수한 실패와 사업 실패, 자존감 붕괴, 불안정한 커리어의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며 “그런 시간들을 지나온 자신이 지금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실제로 그가 강조하는 건
‘열심히’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의 ‘지속 가능한 실행력’입니다.


“돈을 좇지 말라는 말, 그 말은 맞다. 하지만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위치가 될 때까지는 돈을 좇아야 한다.”
돈을 쫓지 말라는 말은 부자들이 ‘부의 여유’를 가진 뒤 하는 말입니다.
초기에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돈을 쫓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방법과 전략은 갖춰야 합니다.


“돈과 건강. 이 두 가지는 실패 속에서도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실패는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인생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 후에는 먼저 “내가 지금 가진 것 중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를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마음가짐을 바꾸는 추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루틴(표정관리, 일정관리, 관계 정리, 소비 습관 등)이 중요합니다.


“진짜 무서운 건 실패가 아니라, 핑계에 익숙해지는 것.”
실패가 곧 끝은 아니며, ‘핑계에 익숙해지는 것’이 진짜 실패입니다.


“99도가 아니라 30도여도 지표만 있다면 불안하지 않다.
결국 물은 끓는다.”
무작정의 버팀은 위험합니다.
지표와 구조, 피드백이 있는 버팀은 결국 성과를 만듭니다.


경제적 자유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나의 시간과 선택의 권리를 내가 가지고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월급을 무작정 미워할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이 얼마나 통제되고 있는지를 돌아보라는 메시지.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돈을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서 바라보며,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나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실행력을 길들이기 위해, 삶의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은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현실의 길’이자 ‘생존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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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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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음식은 권력이었고, 식욕은 문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감자 한 알도 경외의 대상이 된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인류 문명의 본질은 식욕이다’라는 파격적 주장을, 풍부한 사례와 생생한 이야기로 증명해낸 역작입니다. 음식이 역사를 움직이고 권력을 만들며 경제를 지배해 온 도구였다는 관점을 접하고 나면, 우리는 매 끼니 식탁 앞에서 조금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음식과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 경제를 어렵지 않게 접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왜 먹는 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모든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교양서입니다.


쑤친의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음식이라는 가장 일차적인 생존 수단이 어떻게 세계 문명과 권력, 자본 시스템을 변화시켰는지를 촘촘히 짚어 냅니다. 재미있고 유익하며, 한 끼 식사처럼 한순간에 빠져들 수 있는 역사 교양서입니다.

“식탁 위의 권력”이 세계의 판도를 바꿨다는 통찰이 명징하게 다가오며, 경제란 결국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먹고 싶은 욕망’이 자본으로 진화한 이야기임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인간이 왜 불을 피웠고, 왜 전 세계를 항해했으며, 왜 감자를 두려워했는지를 다룬 이 책은 인류의 욕망을 해부하는 문명사와 같았습니다.


'쑤친(蘇秦)'은 베이징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중국 금융투자계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실전 경제 전문가이자 자산운용가입니다.
그러나 그는 경제학자 이전에 '미식가'로 스스로를 소개하며, 놀랍게도 고대 중국의 미식 시인이자 문인인 소동파의 후손임을 밝혔습니다.

“경제는 이성과 논리의 세계, 음식은 감성과 본능의 영역”이라고 말하며,
이 둘을 결합해 세상을 읽는 색다른 시선을 제공합니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그의 대표작으로, 미식이라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세계사를 경제적으로 해석하려는 도전의 결과입니다.

이 책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기초 지식을 조심스레 소개해볼까 합니다.

●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은 생산·유통·소비를 통해 경제의 순환을 만듭니다.
특정 식재료(예: 후추, 감자, 설탕)가 유럽을 움직였고, 이는 무역, 금융, 식민지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 이 책은 경제학의 용어(수요-공급, 정보 비대칭, 금융혁신 등)를 바탕으로 식량과 음식의 사회적 영향력을 분석합니다. 다만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비유와 사례가 풍부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인간이 직립보행을 한 이유, 불을 이용한 이유, 정착을 선택한 이유 모두가 "먹기 위함"이었다는 시각은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전제입니다.

이처럼 음식은 생존의 수단만이 아닌 문명 발전의 촉매였습니다.
쑤친은 이 책을 통해 “음식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다”라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에 따르면 음식은 정치, 윤리, 감정, 경제, 전쟁, 이념까지 모두 아우르는 권력의 기호이며, 인류가 발전시켜 온 모든 구조의 기초라고 말합니다.

특히 그는 후추 한 알, 감자 한 덩이, 은 한 조각이 어떻게 세계사의 판도를 바꿨는지 사례 중심으로 설득력 있게 전개합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경제를 재미있고 ‘맛있게’ 풀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의 목표는 식탁 위에 숨겨진 권력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정수를 완벽히 대변합니다. 인간의 식욕이라는 가장 본능적이고 강력한 동기를 통해 진화, 정치, 경제, 그리고 전 지구적 권력의 변천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본격 미식 인문학서입니다.

이 책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먹기 위해 인간은 두 발로 일어서고,
땅을 개척하고, 이동하고, 때로는 전쟁까지 불사했다"는 파격적 주장에서 시작됩니다.
고작 한 끼의 욕망이 어떻게 직립보행과 농업혁명을 이끌고, 무역로를 개척하고, 심지어 식민지를 만들고 전쟁을 발발시켰단 말인가?
그런데 쑤친의 논리는 명확하고 유려하며, 무엇보다 납득이 가도록 설명했습니다. 그는 음식이라는 테마로 인류사의 거의 모든 장면에 개입하며, 경제사와 미식사의 접점을 재치 있게 그려냅니다.


책의 구성은 6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진화의 시작에서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의 전개를 미식의 시선으로 재구성합니다.
예컨대 “후추 한 알이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는 관점은 역사책에서 배웠던 향신료 전쟁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식욕을 자극하는 맛의 욕망이 어떻게 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이 대목은, 세계사를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들게 했습니다.

*1장 ‘진화의 선택’에서는 직립, 이동, 화재 이용, 농경, 재산권 형성까지 ‘먹기 위한’ 인류 진화를 조명합니다.

*2장 ‘수요와 공급’은 향신료 무역—특히 후추—이 불러온 유럽·이슬람의 무역 경쟁과 심리적 수요를 재미 있게 분석합니다.

*3장 ‘High Risk High Return’은 콜럼버스의 실수에서 비롯된 대항해 시대와 제국주의 형성을 설명합니다.

*4장 ‘화폐 전쟁’에서는 지폐 발명과 남발에 따른 인플레이션 및 해금 정책, 포토시 은광 등 금융사 교훈을 전합니다.

*5장 ‘은과 디플레이션’은 명나라와 유럽 간 은의 이동이 디플레이션을 빚어낸 과정을 살핍니다.

*6장 ‘감자와 산업혁명’에서는 감자 한 알이 산업혁명을 가속한 계기가 되고, 미국·아일랜드의 역사에 강렬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줍니다.


“음식이 단순한 생존 수단이었던 적은 없다.”
이 문장을 떠올리며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을 덮었을 때, 내 식탁 위에 있던 감자조림 한 알이 더 이상 평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음식은 인류의 문명을 만든 주체였고, 전쟁을 유발한 화약이었으며,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경제학과 미식이라는 이질적인 두 단어를 이렇게 풍성하게 엮어낼 수 있다니, 쑤친 작가의 필력과 통찰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은 인류의 ‘직립보행’을 음식과 연결짓는 대목에서 더 높은 열매를 따기 위한 욕망이 결국 인간을 두 다리로 세우게 했고, 그 이후의 역사는 더 맛있고 풍요로운 식사를 위한 치열한 여정이었다는 표현.
‘먹기 위해 일어선 인류’는 불을 발견하고, 정착을 택하며,
농업을 시작했다는 것.
이 또한 저자는 인류 최초의 ‘경제 혁명’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곧 ‘식욕’이라는 본능이 문명 발전의 시발점이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음식의 사회적, 철학적, 경제적 의미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55만 년 전... 고기 향에 매료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점은 바로 이야기의 생생함입니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가 열매를 따기 위해 두 발로 일어서는 장면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상징적이고, 벼락에 구워진 고기를 먹고 ‘식탐’이 터진 사냥꾼들의 묘사는 역사적 사실을 맛깔나게 풀어낸 대표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다운 시선도 인상적입니다. 인류가 감자를 통해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산업혁명까지 촉발했다는 통찰은 ‘먹는 문제’가 결국 ‘사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구조적 인과관계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후추 한 알이 아랍과 유럽 간 무역 전쟁을 유발했고,
그 욕망이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는 점. 감자는 유럽에서 악마의 작물로 불리며 외면받다가, 전쟁이라는 결정적 계기를 통해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었다는 점. 이처럼 음식은 역사의 변수이자 결과였습니다.

특히 감자의 역병이 아일랜드 대기근을 초래하고, 이는 미국 이민 물결을 만들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흐름은, 한 작물의 운명이 인류사의 큰 줄기를 흔든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 책이 독자에게 도서를 선택함에 있어 탁월한 이유는 음식 이야기를 ‘미각의 향연’에 그치지 않고, 경제 시스템의 변화와 정교하게 연결시키기 때문입니다. 향신료 무역과 신항로 개척, 주식 거래소의 등장,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위기, 은의 유통과 화폐 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현상은 ‘무엇을 먹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향신료가 사람을 움직이고, 감자가 산업을 움직였다.”
이 명제는 책을 통해 수차례 반복되며,
독자에게 경제학을 ‘배부르게’ 이해하는 방식으로 안내합니다.


쑤친 작가의 글은 유려하면서도 유머와 지식이 균형을 이루며, 어디에서 책장을 펼쳐도 교양과 통찰이 흐릅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가 친숙해지고, ‘음식’이 경외로 다가옵니다. 나아가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본질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역사와 경제, 미식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지적이고도 감각적인 교양서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먹는 한 끼도, 누군가의 권력과 선택,
그리고 열망의 결과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이제, 식탁 위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곳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인간 역사의 향연이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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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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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고전과 판소리를 접목해 ‘과거를 다시 살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된, 섬세하고도 감성적인 문학 산책입니다. 일상의 피로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무대 위의 목소리처럼, 이 책은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서적 공명을 일으킵니다. 전통은 결코 낡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는 ‘지금’이 살아 있습니다.


이서희 작가는 한국의 전통 서사예술, 특히 판소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진 젊은 작가입니다. 공연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판소리를 현대인의 내면에 스며들게 하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본서에서는 판소리 작품 22편을 ‘오페라적 내러티브’로 풀어내어, 전통의 무게감과 현대적 감수성을 조화롭게 융합하고자 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처음 판소리를 만났을 때 그저 하나의 오래된 노래로 여겼습니다… 방 한 켠에서 다시 만난 그 소리는 생생했고, 숨 쉬는 이야기였습니다”라고 밝힌 것에서, 저자가 판소리를 향한 진정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판소리는 조선 후기에 발전한 한국의 대표 구비문학·음악 장르로, 서사와 음악이 결합된 예술입니다. 심청가, 춘향가, 흥부가처럼 널리 알려진 ‘판소리 다섯 마당’을 비롯해, 옹고집타령, 장끼 타령, 처용가 등의 lesser-known 작품들은 지방의 전통성, 설화, 민중의 삶을 반영합니다. 삼국시대 향가와 고전시가, 고전소설까지 포괄하는 '전통서사예술'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이런 전통을 현대 에세이 형식으로 재조명합니다.
저자는 “잊고 지냈던 감정, 이야기, 그리고 정서를 다시 깨우는 일”을 목표로, 판소리에 깃든 고전서사와 인간 감정을 일상의 무대로 끌어들입니다. “일상 속에서 놓쳐버린 ‘나’를 되찾는 시간”을 선물하고자, 어느덧 내제된 감정과 기억을 환기시키는 문체와 구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판소리가 먼 옛날의 유산이 아닌, 오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뚜렷합니다.

이서희 작가는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전통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사랑과 변화, 용기의 서사는
여전히 지금의 우리를 위로하고 움직입니다.”
즉, 고전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
또한 판소리의 형식은 ‘듣는 예술’이지만, 이 책은 ‘읽는 판소리’로서
독자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깨우는 데 그 목적을 두었습니다.


판소리는 조선 후기 민중 예술로, 소리꾼이 북장단에 맞춰 서사시를 노래하듯 풀어내는 형태입니다. 이야기·표현·감정이 융합된 조선의 오페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가 있습니다.


책은 단지 판소리에 국한되지 않고, 향가·시가·고전소설까지 아우르며
고전 장르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 향가: 삼국시대 불교적 색채가 강한 서정시
- 고전시가: 조선 사대부 또는 기녀가 남긴 사랑, 이별, 그리움의 시
- 고전소설: 사랑, 죽음, 운명을 다룬 서사로, 여성의 목소리가 눈에 띕니다.

각 이야기는 감정의 결과 서사의 선율에 따라 하나의 ‘소리’로 표현됩니다. 감상자는 책장을 넘기며 마치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소리와 이야기는 때론 삶의 먼지를 닦아주는 따뜻한 손길처럼 다가옵니다.
심청가, 흥부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로 이어지는 다섯 마당은 고전 속의 인물들을 통해 헌신, 희망, 사랑, 지혜, 정의라는 인간의 보편 감정을 섬세하게 되살려냅니다. 마치 무대 위 성악가의 아리아처럼, 각 이야기는 저마다의 감정 선율을 품고 있습니다.


🎈전통은 유산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감정이다!
《방구석 판소리》는 판소리를 ‘소리’를 통해 고전의 감정, 서사, 인간다움을 살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심청가에서의 헌신, 흥부가에서의 희망, 수궁가에서의 교활함과 꾀는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삶에 질문을 던집니다.
저자는 옛이야기를 단편소설처럼 풀어내며 ‘소리의 문학성’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독자 각자가 ‘자신의 서사’를 회복하도록 유도합니다.

#심청가 – 헌신과 기적의 오페라

🌿“심청은 그렇게 한 발자국, 눈을 감고 천천히 발을 움직입니다.”
소녀의 절절한 효심과 숙명을 받아들이는 강인한 결의가 돋보입니다. 이는 효의 이야기로만 치부될 수 없는, 자기 희생과 인간의 고결함을 담은 한 편의 서사시입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무엇을 위해 버티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옹고집타령 – 변화란 무엇인가

🌿“사람이 누구나 타 고집 없는 사람이 어디가 있겠는가. 고치면 되느니라.”
고집불통 옹고집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삶을 바꾸게 되는 이야기. ‘누구에게나 고집은 있지만,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수궁가 – 지혜와 권력의 우화극

🌿“지혜와 권력, 약자와 강자 간의 갈등을 상징하며…”
토끼와 용왕의 두뇌 싸움을 통해 권력, 생존, 지혜의 중요성을 익살스럽게 표현. 사회 풍자성이 돋보이는 작품.

#춘향가 – 신분을 넘은 사랑의 굳건함

🌿“춘향은 평대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춘향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이몽룡을 향한 사랑을 지키는 이야기.
감정의 진실성과 자존감의 힘을 노래합니다.


🎈판소리는 힐링이자 자아 회복의 통로다.
책은 전통예술을 소개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소리의 거울’을 건넵니다. 바쁜 일상에 지쳐버린 우리에게, 판소리는 ‘나를 되찾는 여정’이자 ‘감정의 회복’이라는 치유의 힘으로 작용합니다. 저자가 방 안에서 우연히 판소리를 듣고 감정의 생동을 느낀 순간처럼, 독자도 이야기 속 소리에 자신을 비춰보게 됩니다.

#흥부가 – 기적의 박씨, 희망의 서사

🌿“충보의 인내와 긍정적인 태도는 그가 겪는 고난을 단순히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난한 흥부가 제비의 은혜로 박 속에서 복을 얻는 이야기.
선함과 인내가 결국 운명을 바꾸는 아름다운 우화.

#이생규장전 – 죽음을 초월한 사랑

🌿“이생규장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전소설이라 불리며…”
김시습의 금오신화 속 이야기. 혼령이 되어 다시 나타나는 사랑의 영혼, 아름답고 애틋한 비극적 서사.


🎈고전 속 여성 서사는 지금도 유효하다.
《방구석 판소리》는 전통적으로 주변화되었던 여성 인물들을 중심에 세웁니다. 숙영, 정수정, 장끼전의 여성 캐릭터들처럼, 이 책은 여성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을 중요한 테마로 끌어올립니다. 이는 지금 이 시대 여성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정수정전은 여성 법리와 자율성을 다뤄, 고전문학의 시대성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정수정전 – 여성의 자아와 운명에 대한 주체적 시선

🌿“여성의 법리와 자기 주도적인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조선시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정수정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전통’이라는 소재를 낯설고 먼 것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고전의 인물과 서사를 ‘지금 여기’로 소환해냅니다. 옹고집타령에서의 변화와 깨달음, 장끼타령에서 보이는 여성 주체의 움직임, 정수정전의 자기 주도적 삶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삼국시대 뮤지컬’이라는 구성으로 소개되는 향가 파트는, 잊히기 쉬운 고대 문학에 새로운 해석을 불어넣습니다. 도솔가, 처용가, 헌화가는 고전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의 ‘감정 노래’처럼 다가옵니다. 용서, 사랑, 신념—그 감정은 시대를 초월해 독자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소리로 풀어낸 단편소설의 향연"이라는 표현처럼, 각 이야기를 감정의 결로 새롭게 써 내려간 서정 에세이입니다. 이야기와 해설, 그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체험과 감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지기 전의 순간, “떨리는 손을 애써 부여잡고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뮤지컬 무대 앞에 서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내 안의 진정한 소리를 만나는 순간”이라는 고백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을 마주보게 만듭니다.

🌿“소리의 결로 엮은 단편소설집, 판소리라는 거울을 통해 내 안의 서사를 들여다보다.”

이 책의 가장 빛나는 가치는 바로 ‘치유’에 있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거창한 교훈을 주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그러나 깊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 안의 소리는 어떤가요?”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잊고 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를 비추고, 소리는 글이 되어 마음에 머뭅니다.

삶이라는 무대에서 때로는 주저앉고 싶고,
때로는 말문이 막히는 독자들에게 작지만 강한 응원을 전합니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방구석’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조차 충분히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서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교양인문 #일반인문 #힐링에세이
#조선의오페라 #판소리 #오페라
#소리여행에세이 #인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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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망상 달달북다 11
권혜영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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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애정망상》은 로맨스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품입니다.
사랑이 실제 존재하는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고 믿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이 불편한 진실.
그러나 권혜영은 그것을 슬픔이 아닌, 이야기로 바꿔냅니다.

이 작품은 묻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했던 건, 그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그 사람에 대한 당신만의 이야기였나요?

《애정망상》은 “그건 사랑이 아니야”라고 쉽게 말하는 세상에 대한 반항입니다.
사랑이란 결국 마음의 결핍이 빚어낸 미지의 생명체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도 만져본 적 없는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당신을 위로했다면 그건 분명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권혜영은 2020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로 자리 잡은 작가입니다. 전작 '사랑 파먹기'에서는 사랑이 어떻게 환상에 복무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글쓰기를 이어왔습니다.

《애정망상》은 ‘달달북다’ 시리즈의 열한 번째 작품으로,
‘로맨스×비일상’이라는 테마 아래 사랑의 실체가 없는 감정에 대해 탐구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감각적인 언어, 불안정한 인물, 낯선 감정의 충돌로 독자에게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작품은 ‘고막 남자친구’라는 대중적인 소재로 출발하지만,
금세 작품은 SF적이고 오컬트적인 상상력으로 치닫습니다.
작품 전반에는 ‘사랑은 결국 혼자의 감정이다’라는 인식이 흐르며,
현대 사회에서의 관계 결핍, 감정의 소비 방식,
‘디지털 친밀감’ 같은 주제들을 상상력의 옷으로 덧씌웁니다.

기존 로맨스 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작품을 통해
로맨스 장르의 확장성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권혜영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랑보다, 환상 속의 사랑이 더 편안하다”는 것을 전제로 소설을 구성했습니다.
주인공 ‘지나’는 “종이 속 인간들의 사랑”을 더 신뢰하며, 감각적이고 심리적으로 ‘무정형’인 사랑만이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대인의 고립된 감정, 사랑의 과잉이 아닌 결핍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고의적으로 비일상적인 사건들을 배치합니다.
왕자의 등장, 남성의 신체를 수집하는 임무, 무형의 목소리에 대한 집착. 이 모든 환상은 결국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주인공 ‘지나’는 ASMR 콘텐츠에서 들리는 ‘고막 남자친구’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진 인물입니다. 현실의 남자에겐 감정이 없고, 목소리만으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설정부터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는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이어폰을 꽂을 때만 들리던 목소리가 집안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일상의 경계를 벗어납니다.

놀랍게도 그 목소리는 다른 행성에서 온 왕자였고,
지구로 떠난 연인을 찾기 위해 지나의 몸을 매개체로 삼아 접속해옵니다.

“왕자의 제1목표, 애시를 찾는다… 제2목표, 애시와 함께 우주선을 타고 실론으로 돌아간다.”

이 황당한 비일상 속에서 지나가 보여주는 감정은,
얼핏 우스꽝스럽지만 실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사랑받고 싶고,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하지만, 상처를 피하고 싶은 마음. 그래서 그녀는 목소리 하나에 사랑을 걸고, 그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모험을 감행합니다.


지나의 친구 가람은 정반대의 애정을 보여줍니다. 지나가 비물질적 사랑에 머문다면, 가람은 물질의 흔적을 통해 사랑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녀는 전 애인의 손톱, 머리카락, 귓불, 체취 등 물리적 조각들을 수집하여 다시 사람의 형상을 맞추고, 과거의 연인과 재회하려 합니다.

“다들 이렇게라도 다시 만나니까 정말 좋다.”
– 가람이 인체 조각들을 모아 대화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소름 돋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사랑의 잔해를 끌어안은 안간힘’으로 읽힐 수도 있슫니다.
가람은 집착과 애착의 경계 위에 서 있습니다.
지나가 환상을 좇는다면, 가람은 실체 없는 사랑의 껍데기를 조립합니다. 둘 다 외롭고, 둘 다 사랑에 굶주려 있습니다.




“두렵고 무섭다는 게 대체 뭐야? 나는 누군가의 집착이 두렵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아. 왜냐하면 나는 단 한 번도 사랑하는 사람한테서 집착 같은 걸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야…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관심받지 못하는 삶이 두렵고 무섭다는 걸 알아. 그것만큼은 정말 뼈저리게 알아.”

가장 가슴을 치게 한 부분은 이 대목은 《애정망상》이 괴짜적인 이야기로 머물지 않도록 만듭니다. 이 작품은 결국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이 현실에서 좌절된 사람들은 그것을 망상 속에서, 비현실적인 존재에게서, 혹은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라도 찾으려 합니다. 그 애절함이 이 이야기를 슬프게 합니다.


권혜영 작가는 '사랑 파먹기'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사랑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환상’ 이라는 주제를 이어갑니다.
특히 현대인의 고립된 사랑, 감정의 외주화, 연결되지 않는 연대감 등을 그려냅니다. 로맨스라는 장르 안에서 이렇게 사랑의 그림자를 깊이 있게 그리는 소설은 드물 것입니다.

작가는 사랑의 부재를 두려워하는 감정이 어떻게 기이한 사랑의 형태로 변질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망상의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킵니다.


《애정망상》은 ‘달달북다’라는 시리즈 이름에 다소 모순되게도, 전형적인 달달함과는 거리가 먼 로맨스입니다. 그러나 그 ‘달콤하지 않음’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사랑의 가장 외로운 형태, 가장 왜곡된 지점, 가장 인간적인 결핍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사랑이 무섭고, 피곤하고, 의미 없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우리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흔적을 붙잡고, 기꺼이 상처를 감수하며 누군가를 원합니다.

작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인간을 불완전하게 만드는가, 그 모순적 아름다움을 묻습니다. 환상과 망상이 아닌,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사랑은 환상에서 시작되지만, 때로 그 환상이 가장 현실적인 감정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사랑을 이해하고 싶고,
사랑에 상처받아본 적 있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강렬한 문장들의 연속입니다. 사랑은 우리가 만들어낸 가장 강렬한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그 망상이 누군가를 살게 만든다면 –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애정망상》은 우리가 사랑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다시 말해, 망상도 애정도 결국은 인간적인 것이라는 작가의 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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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걷기
박산호 지음 / 오늘산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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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르게 걷기》는
한 사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것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줍니다.
이 책을 통해 ‘정답’이 아닌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 남들과 다를지언정,
그 길 위에 진심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제 내 호흡으로, 나만의 걸음으로,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이 책이 나에게 해준 것처럼,
언젠가 나의 걸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라며.

《다르게 걷기》는
‘정답’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가능성은,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당신에게도 유효하다고.


박산호 작가는 번역가, 소설가,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제1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한 언어 예술가입니다.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사람을 깊이 듣는 기술’로 국내외 인물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한 취재가 아닌, 삶의 의미를 묻는 사유와 감정의 기록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인터뷰를 삶으로 끌어올린 작가’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저자입니다.


이 책은 직업이 무엇이든, 나이와 상관없이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습니다. 특별한 배경지식은 필요 없지만, 삶의 전환점에서 자기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진로나 직업, 인생의 의미를 묻는 독서모임이나 인문학 수업에서도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책입니다.


박산호는 이 책에서 ‘다르게 걷는 사람들’을 조명하며,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는 틀에 맞추는 삶보다, 스스로의 의지로 방향을 정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증명해 보입니다. 화려한 성공 대신 작고 단단한 실천에 주목하고,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비주류의 지혜’를 성실히 전합니다.

📌“사회가 정한 틀 안에서만 안정된 삶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 자유로운 상상이 누군가에겐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이처럼 작가는 “정해진 길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모두 실패한 삶은 아니다”라는 말을 이 책 전체로 입증해 보입니다.
그는 수많은 실패와 외로움을 견디며 자기만의 길을 만든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며, 우리에게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고 싶은가?”라고 되묻고 있습니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이렇게도 살 수 있다.”
책은 정답이 아니라 선택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그 가능성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위로이자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르게 걷기》는 열 명의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 왜 이 길을 걷는지’ 묻는 인터뷰집입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람’과 ‘연결’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구성해 나갑니다.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묵묵한 실천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이들의 기록은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다시 묻습니다.

이 책은 삶이라는 길 위에서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의 기록이며, 또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끌어내는 사유의 지도입니다.

세상이 제시하는 정답이란 이름의 루트를 벗어나 자기만의 질문을 품고 걸어간 열 명의 사람들. 그들은 모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갑니다. 이 책의 진짜 힘은 바로 그들의 진솔한 여정과 그것을 정갈하게 끌어낸 박산호 작가의 질문력에 있습니다.

이 책은 차분하고 단단하게,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열 명의 사람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삶의 또 다른 온도를 일깨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소리 없이 묵직하게 다가와 오래도록 남습니다.

책의 부제는 ‘일과 삶의 태도를 다시 묻다’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그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이 길을 택했는가?”,
▪️“나는 어떤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은가?”
이런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인터뷰들은 성교육 강사, 특수청소인, 웹소설 작가, 고고학자, 조사관, 장애인 인권운동가 등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일이 단지 생계 수단이 아니라, ‘삶의 태도’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일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세상과 연결하며,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갑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특수청소인 김완 씨의 이야기였습니다. 고인이 남긴 흔적을 지우는 일을 하면서 그는 오히려 ‘삶의 온기’와 ‘죽음의 침묵’을 더 절실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의 진자리를 보면서 나를 동일시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는 그의 고백은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인간됨’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해줍니다.


이 책에는 고유한 생의 언어가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 최영진은 ‘작품의 흥행 여부보다 완결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특수청소 전문가 김완은 죽은 이들의 흔적을 닦으며 ‘나의 죽음도 다르지 않음을 체감한다’고 고백합니다.
성교육 강사 심에스더는 성을 ‘사고나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삶의 즐거운 일부’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거창하지 않지만, 삶의 본질에 가까운 울림을 줍니다.
이들은 ‘이게 맞는 길인가?’라는 질문 앞에 수없이 서면서도 자기에게 정직한 태도를 잃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느꼈습니다.
이 책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루는 책이라는 것을.
책에 등장하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건
자기 삶에 주인으로 서려는 노력입니다.

🎐누군가는 ‘고난이 인생의 디폴트’였고,
누군가는 ‘나만의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확신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습니다.
삶은 단 한 번의 정답을 요구하는 시험이 아니라,
수많은 방식으로 ‘답을 써 내려가는 과정’임을.
그리고 그 답은 매번 수정 가능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은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나 역시 사서라는 새로운 길에 들어서기까지 겪은
망설임과 확신, 고통과 뿌듯함을 떠올렸습니다.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고,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이 말은 삶의 방향을 일깨워 준 문장이었습니다.

이처럼 《다르게 걷기》는 우리 각자가 처한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나의 길에 단단하게 발 딛고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르게 걷기》는 이렇게 속삭입니다.
🎈“꼭 빠르게 가지 않아도, 남들과 같은 길이 아니어도 괜찮아.
이렇게도 살 수 있어.”

이 책은 열 명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결국 독자 자신이 ‘자신만의 길’을 상상하고 그릴 수 있도록 돕는 책이었습니다.
‘사회가 정한 틀 안에서만 안정과 행복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냅니다.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수익’이나 ‘사회적 인정’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그 자체로 존엄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감사했던 점은, 이들이 자신의 길을 “멋지게 포장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삶의 언저리에서 “나는 이렇게 버텼고, 이렇게 나아갔다”고 말할 뿐입니다. 그 진실한 고백이 더 큰 용기가 됩니다. 누군가는 하루하루 글을 쓰고, 누군가는 차별을 막기 위해 법의 언어를 다룹니다. 이들의 삶을 보며 ‘잘 사는 삶’이란 반드시 성공의 외피를 입은 것이 아님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은 수영이나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

책 속에서 강조하듯, 삶은 수영과 자전거를 배우는 일과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언과 가이드가 있어도 결국에는 내가 직접 물속에 뛰어들고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다르게 걷기》는 그 막막한 순간에 용기를 건네는 책입니다.
✨️“당신의 길도,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도 묻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를 걷고 있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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