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 - 편리한 마트 뒤에 숨은 자본주의의 은밀한 욕망
신승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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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제목에서 이 책은 내용의 전부를 말해주고 있다. 마트는 서민들이 문턱 낮게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다 갖추었기에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더불어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지 않는다면 무엇을 먹고, 쓰고, 입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마트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하지만 저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됨에도 대형 마트 주차장에는 끊임없이 차들이 가득하고, 마트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에서 마트의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지 의문을 가진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는데, 소제목이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 소비자로서 갖춰야 할 자격에서부터 넓게 삶의 방향까지 의미하고 있어서 마트에서의 소비가 우리의 삶 전반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인가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저자는 마트의 물건 배열에서 자본주의의 산실임을 느꼈다고 한다. 즉 마트에서 물건을 산다면 당신의 삶은 윤택해질 것이라고 곳곳에서 외치고 있지만 막상 그로 인해 나아진 것은 없으며 이러한 소비패턴방식이 공동체와의 관계를 없애 더욱 힘들고 개인주의화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트의 다양한 전략과 화려한 표장, 유혹에 맞서 주체적인 소비자가 되어야 하며, 마트에서 일하는 저렴한 임금의 비인간적인 캐셔의 모습 또한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디를 가나 규격화된 마트의 모습이 아닌 다양성이 인정되는 모습이 의미 있기에 더불어 잘 살기 위한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마트는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이 많다는 결론 아래에 이 책을 쓴 것 같아 객관적일까라는 의구심이 생기지만, 이 책으로 인해 마트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무심결 우리 몸에 밴 소비습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여지를 제시해주는 책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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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루 24번지 - 제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5
손서은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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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의 테오도루 24번지에 살고 있는 아빠 경호와 아들 민수. 민수 엄마는 어린 나이에 민수를 낳고는 사라져버렸고, 아빠 또한 민수를 2년만 보육원에 있으라며 맡기고는 5년이 지나서야 민수를 데리러왔다. 다시 만난 아빠와 아들은 새 출발의 의미로 그리스로 이민 와서 살지만 서로 어색하기 그지없는 사이이며 민수는 아빠를 원망도 하고 이해도 하는 철이 일찍 든 10대 소년이다.

민수는 아빠와 기름 배달을 하는 중 밀입국한 흑인 소년 요나를 만나게 된다. 요나는 자신의 아기를 배낭에 넣어 다니며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짝퉁 가방을 팔러 다니는데 민수는 요나를 볼 때 마다 아기를 버리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민수의 이웃집 바소 빌루 가족 앞에 16년 동안 보육원에서 지내다 아버지의 가족을 찾아온 레오니스가 나타난다. 그 과정에서 바소 빌루의 아들인 콘스탄티노스는 가출을 하게 되고 연이어 그 집 딸들인 디미트라와 마르타와도 인연을 맺으며 여러 사건들을 겪게 된다.

민수는 아빠로 인한 과거의 상처는 글 속에서 심하게 표현되지도 않아 미미해보이나 아직 아물지 않은 모습이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 상황, 관계로 인해 차츰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자신의 아빠의 심정과 자신의 어릴 적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요나를 통해서 부자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더불어 가족의 의미를 더욱 되새길 수 있다.

이 소설의 배경 또한 그리스라서 다소 이국적이라 생각 될 수 있지만 한국,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나라의 인물들이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기 위해 그리스라는 곳에 모인 것 또한 그리스의 요즘 상황과 맞물려 재미있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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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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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 40편을 엮은 책으로 다 읽고 나면 작가의 묘한 매력을 느낌과 동시에 자려고 누워 생각해보면 헛헛한 웃음이 나게 하는 책이다.

<미드나잇 하이웨이>는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화덕에 번개탄을 피우며 자살 시도를 하려는 남자에게 트럭기사가 와서는 라이터를 빌려 달라, 물 좋은 고등어를 사라고 한다. 싸게 파는 고등어마저도 살 돈이 없는 이 남자에게 트럭기사는 남자의 화덕에 고등어를 같이 구워 별을 보며 먹자고 한다. 눈물을 흘리는 남자의 모습에 여러 감정이 녹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꿈같은 여름 휴가를 생각하고 해수욕장으로 간 백수들의 주차장 아르바이트 고행을 담은 <비치보이스>, 고시원비 보탤 생각에 시작한 치킨집 배달 아르바이트는 승강기 사용금지 경고에 끊임없는 계단 등산을 하는 젊은이의 이야기인 <아파트먼트 셰르파>, 계약직마저 해고된 남자는 TV속 셰프의 초간단 토스트를 보고 쉽게 할 수 있겠다며 하다가 새벽에 부모님만 다 깨우고 민망하게 되어 버린 <초간단 또띠아 토스트 레시피> 등은 힘든 취업 전선 속에 그래도 해보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와 막연한 현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읽기 전 각 소설의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각 소설의 주인공들은 다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며 소설이지만 왠지 현실 속에 존재해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과 상황들이다. 짧은 글 속에 함축적으로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익살스러운 캐릭터들이 살아 있어 현실 풍자의 면모도 볼 수 있다. 다들 각자 힘든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새삼 피식 웃는 경험을 하면서 마냥 힘들지만은 않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위안과 위로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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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진짜 여행에 대한 인문학의 생각
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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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을 싫어하는 이가 있을까? 바쁜 삶에서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설렘에 찬 여행을 하고 그 여운으로 또 현실의 삶에 돌아와 다음 여행을 꿈꾸는 것이 우리네 요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한마디로 진정한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크게 3부로 나눠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과 신체, 세상의 모든 여행으로 여행의 일반적인 의미 및 역사 속 여행에서부터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우리의 신체와의 관계, 여행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여행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여행에 접근하여 요즈음의 소비지향적인 여행에 대해서도 비판 아닌 비판을 하고 명소에 들러 인증 사진을 찍는 것으로 여행의 일정도 한 번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여행이 무엇이기에 많은 이들이 여행을 갈망하고 있는지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작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읊조리고 있다. 글을 읽음으로써 단순하게 생각했던 여행에 대한 의미를 폭넓게 해석할 수 있음과 함께 이제껏 다녔던 여행에 대해서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곳에서 경험한 것을 기록한 에세이가 대부분인 여행 관련 책과는 확연히 다르며 여행 전 후 우리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 중점을 다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여행이 끝남으로써 끝이 아닌 여행의 연장선상으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기를 강조해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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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 수업 - 중년 이후, 존엄한 인생 2막을 위하여
고미숙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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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 즉, 100세 인생에서 우리는 노년을 어떻게 맞이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실제로 2014년 하나의 주제 <노년을 노닐다>로 각 분야 전문가 6명이 포럼을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것이다.

고미숙 선생은 우리의 몸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하면서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늙어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 하고 있다. 고전인문학자로서 옛 선조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생로병사에 임하는 태도를 살펴보고 성숙하게 늙음을 맞는다면 두려움 없이 잘 살아갈 수 있고, 젊음만을 추구하는 현재의 자본주의 전략에 대해 반기를 들며 현명한 노년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성학 연구가인 정희진 선생은 자본주의, 매력, 생산성이라는 키워드로 아름다움만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 새로운 미추(美醜)에 대한 관념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자인 김태형 선생은 젊은이들이 노인을 향해 꼰대라고 하는 것에 대해 왜 노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설명하고 자기치유로 인해 꽃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학자인 장회익 선생은 평생 호기심을 가지며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늙음을 극복할 수 있으며 지혜를 갖춘 어른으로서 삶의 보람을 갖고 생존 의지 또한 길러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경아 선생은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여 노인 주도의 문화를 추구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노인 본인과 지역사회, 정부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유경 선생은 노인의 관계 맺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부부, 자녀, 손자, 친구 등의 관계에서 소통하는 방법과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노인, 노년의 삶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수 있으며 누구나 나이가 들어 늙어가기 때문에 미리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현재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더불어 가깝게는 부모, 조부모에서부터 주위 나이 드신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으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이 책으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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