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1 베어타운 3부작 3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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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에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산 낯선 작가의 책이 있었다. 제목도 세련보다는 뭉툭함이 느껴질 정도여서 내용에는 기대가 없었지만, 인테리어 용으로 두기에 너무 컬러가 예뻐서 구매했다. 그리고 한동안 책꽂이에 꽂아 놓은 채 잊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읽게 된 책. 바로 오베라는 남자였다. 첫 느낌을 말하자면 작가가 남자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이 뭉툭 뭉툭하였다. 투박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책장이 넘어가면서 날이 어두워지는 것도 모르고 주말을 쏟아부은 책이다. 이때부터 나는 이름조차 생소한 프래드릭 배크만이라는 작가에 빠져버렸다. 이후 나오는 책들을 꾸준하게 읽다가 이번에 위너를 손에 잡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이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책

책의 표지부터 겨울이다. 눈이 오고 온통 얼음과 상록수로 둘러 싸인 마을의 전경이 표지이다. 차가운 눈이 내리지만 너무나도 포근한 느낌에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세상의 나쁜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마을의 모습이다. 물론, 책 내용은 표지와 달리 가슴 아픈 일도 여러 가지가 발생을 하며 이를 극복하여 나가는 이야기이다. 2권으로 된 장편 소설이지만, 아직 1권 밖에 읽지 않아 해결 과정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1권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의 가슴에 얼음을 녹일 모닥불이 돋는 결과를 모두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절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책

표지를 넘기면 처음 나오는 것이 목차가 아니라 위너의 인물 설명과 관계도이다. 개인적으로 소설에서 이렇게 친절하게 인물에 관하여 따로 나오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어 생소했다. 하지만, 처음 몇 챕터를 읽으면서 작가님의 친절함에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등장인물이 꽤 많은 편에 속한다. 아마, 필력이 부족한 작가라면 하나의 이야기로 묶기 힘들 정도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님의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서로의 삶이 연결되어 있어 읽다가 보니 인물 관계도가 저절로 머리에 그려졌다. 그리고 사건도 꽤 많은 편에 속한다. 사람 개개인마다 사건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여느 작가들처럼 주인공의 사건에만 중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 주민을 주인공으로 두고 수많은 사건을 서로 엮으면서 모든 사람을 극 중에 나오는 인물이 아닌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 같은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 놓았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처럼 하나의 사건을 두고 영상화를 하게 되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절반도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

소설 속이 아니라 조금 먼 곳에 존재할 것 같은 마을과 사람들의 삶을 풀어 놓은 책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꾸미지 않은 날 것의 이야기가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더 소설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위너 속 등장인물들은 어느 하나 100% 완벽하게 멋있거나 행복하거나 잘났거나 하지 않는다. 멋있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허당이고, 이타적인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이기적이며, 행복해 보이지만, 각자의 불행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완벽해 보이지만, 의외로 손도 대지 못할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정말이지, 완벽한 사람이 단 하나도 없으며, 아름다운 이야기만 존재하지도 않는다. 성폭행, 협박, 횡령 의혹, 미움, 폭력, 죽음까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아픔이 다 나온다. 그래서 읽으면서 만들어진 마을이 아니라 정말 옆 마을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운 판타지도 좋지만, 이렇게 잘 쓴 일상 이야기 같은 소설은 여운을 더 깊게 남기는 것 같다.

건조한 요즘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

읽으면서 같이 화내고,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가슴 아파하다 보니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책의 1/3은 10대가 주인공이며 1/3은 학부모이며 나머지는 마을에 언제나 존재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느 누가 읽더라도 감정 이입이 될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표면적으로는 연령대도 다양하며 직업군도 다양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하키와 숲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며 서로 싸우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조금 깊게 들어가 보면 일이든, 사람이든 죽을 만큼 사랑해 본 사람들의 열정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엘니뇨 때문에 좀 덜 추운 겨울이라고 하지만, 겨울이 오면 누구나 마음 한켠이 공허해지기 마련이다. 가족, 타인, 일, 목표, 꿈 등등으로 말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이런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아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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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노멀 -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
로히트 바르가바.헨리 쿠티뉴-메이슨 지음, 김정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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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희선 작가님의 도쿄 트렌트 인사이트를 읽으면서 세상이 스스로 감지하고 있는 것보다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을 인지하면서 미래의 무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미래와 관련된 책을 일부러 더 찾아서 읽는 편이다. 퓨처 노멀도 이런 맥락에서 선택하였는데, 그 내용은 상상했던 것과 달리 바로 앞의 미래가 아니라 좀 더 먼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의 소개에는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이라고 나오지만, 이 문구는 책 내용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문제와 이를 대하는 인간과 기업의 방향에 파격적인 미래의 기술을 입힌 변화를 말하고 있어 내용의 스케일이 매우 큰 편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의 상상력과 인지력의 폭이 좁아서인지, 작가가 너무 파격적인 결과를 설명해서인지 어떤 부분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은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었다. 책 전반에는 저자의 주장과 이런 흐름을 걷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무려 먼 미래의 예상이지만, 생각보다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면 이런 두루뭉술한 설명보다는 30개의 내용 중 동의의 유무를 설명할 수 있는 2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먼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다. 7챕터에 나오는 사이키델릭 웰니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이키델릭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정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각제 약물을 말하며 특히 치료용 정신 치료 약물을 가리킨다. 저자는 여기에서 현재 임상실험에 성공했거나 성공해서 합법화가 되었거나 임상시험 중인 예시들을 보여준다. 몇 가지 약물 중 미국은 실로시빈을, 이스라엘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를 위한 MDMA-일명 엑스터시-의 임상 실험을 승인, 싱가포르는 주요 우울장애에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동물 전신마취제로 사용 중-사용을 합법화했다. 이런 약물들은 1회 성 사용만으로 그 효과가 굉장히 좋다고 나오며 이런 목적으로 사이키델릭을 합법화하고 정신 질환에 사용하기 위하여 수많은 기업들이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사이키델릭을 널리 사용하게 될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러나 처방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에 의존하는 제약 산업의 반대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사이키델릭에서 두 가지 문제가 보였다. 먼저 현재도 정신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의 남용과 환각성 마약의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뉴스나 미디어에 자주 나오는 미국의 펜타닐의 문제점만 봐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사이키델릭 화합물이 합법화된다면 경제와 정치력과 기술을 가진 상위 1%가 지구상의 모든 인간 99%를 조종 가능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 The Giver가 극단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하나는 제약 회사의 반대라는 부분이다. 현재까지 제약회사의 교묘함은 일반인이 알지 못할 정도로였다. 처방전의 반복성이 사라진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오히려 중독에 의한 처방전의 반복성이 끊임없이 발생하도록 약을 만든다면 오히려 제약회사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사안이 아닐까 한다. 법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의외로 법은 범죄 규정에 대하여 단순한 편이고 지구상의 수많은 변호사는 이 단순함에서 틈을 찾아 언제나 승소하고 있다. 과연 거대 제약회사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이런 행위를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이키델릭에 관한 파트는 암이나 특정 상황에서 효과가 있다고 하여 함부로 승인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으로 매우 동의하지만, 두려움이 엄습하는 파트인 날씨 만들기 섹션이다. 여기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범인이 탄소만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바로 북극의 해빙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흰 눈과 얼음은 빛을 반사하는 성질이 강한데 현재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반사되는 햇빛이 줄어들어 지구가 흡수해야 하는 태양열이 더 많아지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든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북극을 재빙하여 햇빛을 우주로 다시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것을 말하며 이것이 지나치게 성공하게 되면 영화 설국열차가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제기하고 있다. 뭐가 되었건 의도를 벗어난 결과는 인류의 멸종을 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를 가지고 읽으면서도 소름이 끼쳤다.

작가도 이런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경고로 환상 산호섬들이 흩어져 있는 중앙 태평양의 도서국인 키리바시의 대통령을 역임한 아노테 통의 말을 인용한다.

"지구 공학은 우리가 기술의 힘을 빌려 자연을 우리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우리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지구공학이 지금껏 우리가 자초해 놓고서는 이제 와서 치유법을 찾고 싶어 하는 재양에 대한 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구 공학이냐 전멸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지구 공학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퓨처 노멀 p.300

그 외에 이 파트에서는 구름 파종을 직접 사용한 예도 나온다. 구름 파종은 구름에 특정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인데 가장 최근에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비가 내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이 구름 파종을 역으로 사용한 것이다. 물론, 구름 파종을 사용한 예는 이것보다 더 많이 나온다. 처음 사용한 것은 당연하게 좋은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어서 꽤 유감이었다. 결과를 떠나 이 섹션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 원피스가 생각날 정도로 신기였다. 매 챕터에서 상상력이 발동되지만, 특히 이 챕터는 더 인상깊었다.

마지막에 작가의 나오며에서는 미래란 예측할 수 없다는 통념이 완전한 진리는 아니라는 깨달음이라고 하며 퓨처 노멀에서의 주인공은 얼핏 보면 테크놀로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우리의 독창성과 우리가 함께 힘을 합칠 때 이룰 수 있는 성취가 주인공이라고 한다. 한 해나 몇 해 후의 구체적인 트렌드를 말하는 책은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퓨처 노멀처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렵지만 한 걸음씩 발전하고 있으며 이것이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책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사업에 손을 댈 생각은 없기에 투자자의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보니 이 책은 미래의 사업가나 투자자에게도 중요하지만, 지구에 발바닥을 대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인용해 놓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치려고 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지 묻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10년 후에도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죠. 사실을 말하면 두 번째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퓨처 노멀 p.318

여기에서 변하는 것은 기술일 것이며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 않을까?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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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소유하고 더 사랑하라 - 소유를 버리고 여유를 만나다
조슈아 필즈 밀번.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 데이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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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새해를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대대적인 집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평균적인 인간이기에 연말이 되면 가지고는 있지만, 몇 년째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처분하거나 버리려고 노력하지만, 망설이다가 어느 순간 다시 상자 속으로 넣어 보관하기 일쑤이다. 사실, 기본적으로 정리가 잘 안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연말에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이런 망설임을 줄이고 싶어 데이원에서 출간된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의 덜 소유하고 더 사랑하라라는 책을 선택했다.

제목에 이끌려 잡은 책인데 단순하게 환경과 물건에 대한 정리 즉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인 줄 알았지만 책장을 넘기다가 보니 스스로를 고심해 볼 수 있는 철학적인 부분이 많았다. 특히 눈에 많이 들어온 부분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복을 위해 정리해야 하는 것들에 관하여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을 위하여 스스로에게 할 질문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나열들이었다. 그렇다고 간단한 문답식이나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처럼 명령하는 듯한 기색은 없으며 이런 유의 책을 정말 싫어하는 나에게조차 거부감이 그다지 들지 않는 편이었다. 오히려 질문 파트에서는 자기 객관화를 위한 고민을 깊게 하고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편이었다.

내용을 소유라는 단어로 인하여 물건에 관한 내용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그뿐만 아니라 진실, 자신, 가치, 돈, 배움, 창의력, 사람 등등 인생 전반에 걸쳐 매우 폭넓은 소유와 미니멀리즘에 관한 글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소유의 양이 커질수록 우리의 내면은 행복보다는 불안, 힘듦, 고통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런 심리적 불편함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더 많은 소비로 인한 소유로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고 하는 악순환을 겪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다가온 파트는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이었다. 평소에 가장 약한 부분이어서 더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삶이 힘들어질 때 이 부분은 다시 펴서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을까 한다.

처음엔 소유 자체가 불행을 가져온다고 생각했었으나 점점 읽다가 보니 과도한 소유를 위한 소비가 가져오는 부채로 인한 것이 직접적 요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연속성을 끊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궁극적인 행복을 얻기 위하여 실질적으로 당장 실천해야 할 그리고 앞으로 삶이라는 여정을 걷고 있는 한 행해야 할 것들에 대한 방법을 담은 책이 바로 덜 소유하고 더 사랑하라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이라면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와 달리 거부감을 덜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글자 상의 방법론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저자들이 직접 행하면서 배운 것들을 일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공감대가 더 많이 형성되었다. 또한, 뛰어넘기 힘든 높은 허들의 사고와 인내와 실천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닐까 한다. 신년 계획을 세울 때 조금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리와 궁극적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을 사랑하고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건을 사랑하고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덜 소유하고 더 사랑하라 p.57

이 말은 언제나 마음속에 새겨 놓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뽑아온 문장이다. 그리고 또 하나 본문을 시작하기 전 들어가며를 시작하며 이런 말이 나온다.

삶을 단순화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10년 전이었다면,

그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에게 이렇게 주문을 걸었다. "내일의 나는 신뢰할 수 없으며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게으르다. 그러니 오늘의 나에게 삶의 단순화를 맡기자!!!" 올해가 20여 일 남았습니다. 공허한 행복을 위해 허우적거리지 말고 책의 내용처럼 실질적인 행복을 위하여 첫걸음을 걸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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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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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면서 매번 뉴스를 장식하는 큰 사건의 뒤에 따르는 조현병, 멀쩡한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인기 스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우울증에 답답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 정신의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이런 마음의 병은 신체적 질환과 달리 명확한 근거 제시와 처방전을 내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며, 심지어 어떤 경우 타인의 말 한마디에도 치료가 되는 때도 있어 미스터리한 영역이기에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한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할 때 기대했던 것과 실제 읽었을 때의 갭이 너무 커서 읽으면서 혼란이 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는 묘하게 후련함이 있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수재나 캐헐런의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로 함께 들어가 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500페이지라는 두꺼움이다. 첫 장을 펼쳤을 때 과연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첫 페이지부터 상상도 못한 흥미진진한 실험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제목 그대로 과거 미국의 정신 병원의 문제를 파헤치기 위하여 데이비드 로젠한 교수가 기획한 정상인이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인 척하여 정신 병원에 입원하면서 겪는 실험이다. 놀랍게도 실험에 참가한 사람 전체가 말도 안 되는 증상을 말하고 30여 분 안에 모두 정신 병동에 수용되었다. 이후 상황은 갇혀 있는 동물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찰스 디킨스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두 도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구조적으로 흐트러짐이 없는 장편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것에 감탄하여 인생 책으로 언제나 첫 번째로 꼽던 책이 두 도시 이야기일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본문을 읽는데 이런 내용이 나온다.


"1842년 그곳을 찾은 찰스 디킨스는 곧바로 섬의 

"게으르고 무기력한 미치광이 집의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디킨스는 나중에 어린 여배우와 눈이 맞아 부인을 보호 수용소에 집어넣으려고 했다. 이런 곳이 어떤지 그가 알았음을 생각할 때 참으로 극악무도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존경했던 작가에 관한 실망스러움에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생각보다 가벼운 내용에 속할 정도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의 진실이 책장이 넘어가면서 드러났다. 심지어 미디어나 수많은 책, 그리고 강연에서 사용되던 실험들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과연 세상에서 믿을 만한 것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에 휩싸이게 되었다.


​같은 해 나중에 협회는 정신과 의사들에게 설문지를 보내는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편람에 포함할지 말지 의견을 물었다. 

(동성애를 지어낼 수는 없었다.) 

배제하는 쪽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질환'을 설문조사를 통해 뺄 수 있다는 발상은 

정신의학 분야 전체가 얼마나 얄팍하게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것이었으며, 

정신의학 진단 자체가 자의적이고 비과학적이라는 

로젠한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의사들이 골절이나 암을 설문 조사를 통하여 병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정신적인 문제에 대하여서는-문제가 맞기는 한지도 의문이지만- 꽤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조현병이나 알츠하이머가 없는 병도 아니고, 있다고 해도 꽤 불분명하게 지정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달까. 심지어 작가인 수재나 캐헐런은 스물네 살의 나이에 '자가면역 뇌염'에 걸렸으나 조현병 진단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을 뻔한 오진을 경험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비슷한 경험을 하였으나 구제받지 못한 다른 사람을 보고 오진에 대한 경고를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데이비드 로젠한을 연구하면서 이 책을 썼다.


​개인적으로 서평을 쓸 때 책의 줄거리를 쓰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줄거리를 써 놓은 블로그 글도 읽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글은 스스로 읽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꽤 줄거리를 썼다. 이유가 있다. 위에 쓴 내용이 이책의 주된 내용이 아니라 도입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책의 흐름은 이 도입부와 달리 꽤 충격적으로 흘러간다. 아마, 그래서 더 책을 손에 놓지 못하고 새벽까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재미있게 읽었던 분이라면 방향성과 분위기가 매우 다르지만, 이 책의 첫장을 펴는 순간 마지막까지 숨도 쉬지 않고 읽을 것이다. 자신의 뇌에 대하여 인생의 마지막까지 자신 있는 분이 아니라면 반드시 이 책을 펼쳐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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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 일본에서 찾은 소비 비즈니스 트렌드 5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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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접한 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었다. 아마 거시 경제 공부를 조금만 해 본 사람이라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잠깐 언급을 하자면,  1973년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4차 중동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지원하였고, 중동 산유국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석유 감산을 결정하고 유가를 인상하면서 석유 무기화를 선언하였다. 언제나 유가상승은 국제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지구촌에 인플레이션을 몰고 오는 주범이 되었으며, 미국 경제가 흔들리는 것에도 직격타가 되었다. 미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폴 볼커가 상상도 하기 힘든 사채 수준의 금리까지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잡혔고, 그 결과물로 미국의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였다. 


​이런 금리 인상은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때를 놓치지 않은 일본은 자국의 물품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큰 이익을 보았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은 일본으로 하여금 엔화 가치를 높이라고 압박하는 플라자 합의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일본이 저성장의 길을 걸으며 장기 침체까지 이르러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물론, 이후 두 번의 지진과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금융 위기(한국의 IMF) 등등 여러 요인이 얹어지면서 회복이 요원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공부하면서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결코 일본과 단절될 수 없으며 언제나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보다 경제나 사회 문제 등은 언제나 앞서서 진행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이번에 선택한 책은 미래의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 문제가 어떻게 드러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이런 문제 상황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한 방법 등이 잘 나타나 있는 정희선 작가님의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본 파트는 현재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고령화 관련 부분이었다. 우리는 이미 지구 전체가 멀지 않은 시기에 고령화에 접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찰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인간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먹음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 풍토를 많이 경험했다. 심지어 심각한 경우에는 선거에서 청년의 한 표를 위하여 사회 지도층이 앞서서 노인층을 공격하는 것까지 목격하였다. 그러나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단순하게 문제 지적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면서 윈윈 전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한국인이어서인지 일본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았다.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는 단어만 들어도 과거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강제 징용에 끌려간 할아버지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본문에서 일본인들이 고령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만 보기엔 너무나도 현명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한편으로는 인간적이기까지 하였다. 나에게 당장 불이익이 온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로 몰면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베이스를 가지고 시행한 정책과 사업들은 우리가 무조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책 본문에서 가장 깊이 다가왔던 문구는 다음과 같다.


"고령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고 고령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시니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 것이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by 정희선 p.163"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타인과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름으로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뒤를 돌아보면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외면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본 것 같았다. 단순히 그들은 이럴 것이라는 편견에서 시작하는 생각이 아닌 그들도 나와 같은 이들이라는 선에서 시작하는 이해가 가장 시급한 부분이 아닐까? 


​과거에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로지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국민연금'이었다. 하지만, 본문에는 젊은 층의 노동력으로 벌어들인 연금으로 시니어층을 먹여살리라고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하나의 사업을 일으킬 경제의 한 파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조금 더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조금 더 기술이 필요할 뿐이라고 일본의 기업들은 말한다. 10년 전이었다면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직 도약할 부분이 많기에 이 부분은 미래의 인재들에게 미루고 아이디어에 더 치중했겠지만, 이제는 기술력으로도 부족하지 않아 두 개를 접합함으로써 충분히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의 60세 이상이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큰 시장을 단순히 비난만 하면서 버릴 것인가는 개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그 외에도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Z세대의 생각과 소비 성향,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 등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문제들을 직접 실행하고 있고, 이것으로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 - 심지어 어지간한 기업보다 훨씬 수익률이 좋다 -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비즈니스를 하려는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될 책이다. 그리고 당연하게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도 미래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미래를 앞서서 경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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