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일반과학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사마키 다케오 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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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 이야기>의 저자 '사마키 다케오'와 과학 분야 전문가인 13인의 저자들이 함께 정리한 <과학잡학사전 통조림:일반과학편>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생물, 과학, 인체, 자연, 먹을거리, 우주, 기계와 도구, 질병과 약 등을 통해 한 번쯤 궁금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간단하게 짚어준다. 주제에 맞게 방대한 궁금증들이 등장하고 거기에 맞게 굵직한 세 가지 핵심을 짚어 설명한다.

한 번쯤은 궁금했지만 큰 호기심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묻혔던 궁금증들, 그러다 어딘가에서 묻혔던 궁금증들을 해소시켰던 기억이 책을 읽으며 함께 떠오른다. 그중에는 궁금해서 호기심을 풀었는데 잊어버리고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내용들도 더러 만나게 된다. 한 가지 주제를 길게 설명하지 않고 요약해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어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장황하게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한 궁금증들이라 아이가 있다면 꼭 함께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평소 우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인데 신비하고 매력적이지만 이론으로 들어가면 왠지 어렵게만 느껴져서 우주에 관한 책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던 경향이 컸는데 재밌게도 이 책은 우주 편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블랙홀이나 은하수,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와 토성의 고리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는데 가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성이 80개가 넘는다고 한다. 사진을 보며 늘 고리 두세개만 보고 지나쳤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 G고리까지 이름이 붙어 있으며 토성과 함께 탄생한 것인지, 나중에 생겨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더 궁금하게 다가왔다. 더욱이 토성의 위성 중 엔셀라두스 지표면 아래에는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그렇다면 생명이 존재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거란 추정된다고 하니 영화나 소설에서만 보던 외계 생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도 됐다.

이 밖에도 정말 사소해서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내용들도 볼 수 있는데 생각해 보니 사소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일상 속에서 매일 겪으면서도 그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옮겨가지 못한 내용들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참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보이는 자녀를 두었다면, 호기심과 질문 대마왕을 자식으로 둔 부모라면 거실에 같이 두고 읽기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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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맥주 - 하루를 완성하는 한잔
이성준 지음 / 오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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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각자 맞는 취향의 술이 있을 것이다. 술이 좀 쎈 사람이라면 소주를 좋아할 텐데 나는 주량이 세지 않은 편이고 밍숭한 맛에 콱 하고 올라오는 소주 향보다는 청량하게 톡 쏘는 맛이 좋아 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이다. 요즘은 맥주를 마시면 관절이 뻐근해서 자주 마시지는 못하지만 밥과 맥주를 선택하라면 맥주 쪽으로 기우는 편이니 이만하면 맥주에 나름 진심이라 자부했는데 <오늘의 맥주>를 보고는 익숙한 맥주 맛에 길들여져 색다른 맛에 도전해 보지 못한 그동안의 경험들이 조금은 한(?)스럽게 다가왔다.

젊은 시절엔 톡 쏘는 맛이 강해 버드와이저를 한참 마셨고 그다음엔 부드러운 클라우드로 옮겼으나 이후엔 다시 카스로 입맛이 바뀌었다. 그러다 최근엔 달달하고 부드러운 과일 맛이 나는 맥주를 즐겨 먹게 됐는데 <오늘의 맥주>는 맥주의 종류부터 유래, 맥주의 보관법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어 맥주 애호가들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양한 맥주의 기원도 재밌는데 이 책의 매력은 눈으로 글을 쫓을 뿐인데 어느새 입안에 맥주가 한가득 고여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다 문득 마시고 싶은 맥주를 손가락으로 헤아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빵 터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쓴 분의 맥주 표현은 가히 엄지손가락 두 개로는 모자랄 정도여서 맥주 맛을 이렇게 절묘하고도 탁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분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데 반해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책이어서 읽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원래 성향도 내향적이긴 하지만 그런 성향 때문인지 먹어보지 않은 음식엔 선뜻 도전을 하지 않는 편이라 늘 마시는 맥주만 오랫동안 고집하며 마시는 편이었는데 그나마 최근 다양한 맥주들이 출시되고 sns 상에서 화제가 되어 궁금했던 차에 한두 캔 마시게 되면서 긍정적인 요소로 다가왔는데 이 책을 보면서 도전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맥주들을 하나씩 클리어해보고 싶은 즐거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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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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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 모음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참 독특하다. 읽다 보면 이러다 왠지 나도 미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지만 그럼에도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느껴진달까.

8편의 단편마다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게 허무한 것이 현실 내지는 미래인 걸까 싶어서 공감이 안되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가만히 더듬다 보면 소름 돋게 무감각한 현실이란 게 느껴져서 뜨악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에이의 숟가락'은 기묘한 이야기라 기억에 남는데 단편들을 읽다 보면 이 작품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작품들이 참으로 기묘한 느낌이다. 뭔가 조종당하는 느낌을 작가가 원한 것인지, 그에 부응하고 있는 나는 작가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는 건지, 한없이 읽어내려가다 보면 뭔가 이 속에 다른 이야기를 빗대어 술래잡기하듯 꽁꽁 숨겨놓은 건 아닌지, 이러다 조만간 작가의 음모론에 휘말렸다는 거창한 이야기를 토해낼지도 모를 위압감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페이지를 멈출 수 없었다.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빠지는 구석이 없는 탄탄한 글이라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이것도 나의 독서 생활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이며 경험이라 생각하니 소설에서 느껴지는 그로테스크한 부분들도 마냥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그런 느낌들의, 비스무리한 소설들 속에 뭔가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다면 남유하 작가의 소설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읽어보길 권한다. 화가 날 것 같은데 나쁘지 않고, 읽고 나서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런 느낌들이 싫지 않은.... 오묘한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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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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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접했다면 펼쳐보지 않았을 텐데 표지에 적힌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란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셰임 머신>의 저자 캐시 오닐은 비만, 약물 중독, 빈곤, 외모를 통해 인간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인간을 고립시키고 사회 전체의 문제의식을 회피한 채 오로지 개인에게만 잘못을 지적하는 사회 양상을 지적한다. 심지어 제대로 된 통계 수치가 아닌 데이터를 표본인 양 공표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더 소외되고 고립시켜버리는 마녀사냥을 일삼는 행태가 사회 규범적인 수치심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의되는 '수치심'은 무엇의 잣대가 아닌 내 스스로 부끄럽다고 판단하고 느끼는 감정임에도 사회적 잣대에 맞춰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허용되는 분위기가 자리매김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더 사회에서 도태되어버리는 현상을 꼬집는다. 비만과 약물 중독, 빈곤과 외모를 예로 들었을 때 뚱뚱한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리고 답답하며 게으른 존재로 인식하게끔 매체나 언론에서 부각하는 이미지를 심어 일반인들의 대다수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아마 상당한 사람들의 인식이 비슷하리라는 생각에 절대 아니라고 반박하지는 못할 듯하다. 나조차도 뚱뚱하고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은 의지가 박약한 존재여서 인생을 포기한 사람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컸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꽤 충격적인 이면을 마주하게 되었다.

부정하고 싶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들을 곱지 않은 눈초리로 바라보던 사람 중 하나였기에 저자가 꼬집는 이 문제들이 과연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조롱당해야만 했던 문제였을까란 지극히 당연한 물음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고 그렇게 생각하니 불쾌한 시선들이 얼마나 배려 없었던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물론 나 자신의 솔직한 마음까지 숨기면서 아닌척할 수는 없을 듯하다. 여전히 나는 뚱뚱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인생을 포기한 사람처럼 약물 중독자로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외면할 이유는 없으며 그렇게 조장하는 분위기를 당연하게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하게는 되었다. 어쩌면 어렵지 않고 당연하지만 당연시하지 않았던 악함의 가속화를 이제는 멈춰야만 하며 그것을 그들에게만 맞춰 비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그것들에 대한 수치심을 느껴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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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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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별 기대없이 펼쳐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기분이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기억되는건 기대없이 펼쳤던 단편 소설들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신선하면서도 악전고투하며 펜을 놓치 않는 치열함이 소설속에서 그대로 느껴져 단편임에도 인간의 애환을, 분노를, 서글픔을, 유쾌함과 즐거움, 행복함이 느껴져 매해마다 만나게 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은 믿고 보는 소설이 되었다.

이번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의 주제는 SF인데 매해마다 장르가 달라서 이번엔 어떤 소설을 만나게 될까 설레게 되는 것 같다. 평소 SF 장르는 좋아하지 않아 첫번째 단편부터 적잖이 당황했는데 읽다보니 서글프면서도 잔잔한 이야기들이라 한편 한편마다 가슴에 찐~하게 새겨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수상작품집엔 총 다섯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정확한 기준으로 야구 심판을 보는 AI의 등장, 망가진 바다를 향한 마지막 인간 해녀와 AI, 휴머노이드와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그리고 왠지 SF하면 예상되는 좀비 이야기와 병아리와 살아가는 영화감독이지만 백수에 가까운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까지, 뭔가 예상할 수 없어서, 예상이 된다해도 끌고가던 감정을 잔잔하게 이끌고 가는 이야기들이라 더 없이 좋았다.

인간과 AI의 가슴뭉클함, 삭막함 속에서도 전해지는 잔잔한 감동, 아직은 더이상 잃고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인간들의 염원을 담은 이야기라고 받아들였다면 너무 거창할지도 모르겠지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파괴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라 역시 이번편도 믿고 읽을 수 있었던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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