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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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갖은 물건에 비유되곤 합니다. 언젠가 자전거를 인생에 비유한 책을 읽고서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사진관입니다. 처음에는 무언가 싶었습니다. 인생을 앨범에 비유한 글은 몇 번인가 봤었는데 사진관은 또 색달랐습니다. 제목 참 독특하다, 어떤 사진들을 찍었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 사진관의 주인은 30년 넘게 수행승으로 지낸 웃음 명상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아잔 브람입니다. 이 주인이 찍은 사람들의 고민과 인생,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곁들이며 삶을 이야기합니다. 힘든 인생이어도, 슬픈 인생이어도 보람찬 삶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고요함의 길, 놓아버림의 길'을 걸으면서요.


 저자 아잔 브람이 찍은 인생 사진 속에는 줄곧 '고요함의 길, 놓아버림의 길'이 등장합니다. 누군가 못된 말로 내 마음을 찔렀을 때, 누군가 이유 없이 나를 괴롭힐 때 그 누구를 놓아주라고 합니다. 똑같이 해주겠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함으로써, 내가 스스로를 계속 괴롭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누구를 놓아버리면서 마음에 고요가 찾아오고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또한, 주인은 말합니다. 자기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마음 속에 존재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속삭일 때, 마음을 어지럽히는 소리를 귀담아들었을 때,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생각할 때도 놓아버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고요해지며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위의 언급한 내용만 보아도 아시겠지요? 고요함과 놓아버림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마음을 잘 챙겨야 한다는 뜻임을요. 이것을 본문에서는 '마음 챙기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저자 아잔 브람은 고대 불교 명상 호흡법을 통해 마음을 돌보며, 이것이 의학계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저는 명상의 효과를 모릅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무의미하다 싶었습니다.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움직이 않고 가만히 보내는 시간이라면, 차라리 컴퓨터를 하던 책을 읽던 놀기라도 해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편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알았습니다. 일하기에도 놀기에도 공부하기에도 내 정신과 마음을 소비해야 한다는 것임을요. 매일 하루 중 절반의 시간을 공부하고 놀고 일하는데 익숙해 소비되는 줄도 몰랐습니다. 천천히 내게서 빠져나간 정신과 마음을 돌아오게 하기 위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끊임 없이 뭔가를 하면서도 공허해져 가고요. 아마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요. 새는 줄도 몰랐던 정신과 마음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방법이 명상 같습니다. 명상을 하며 '고요함의 길, 놓아버림의 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마음을 챙기게 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그 길을 한 번쯤 걸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http://sady_46.blog.me/140193027713 에 올린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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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레이디 6
윤지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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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와 타협 사이

 이제서야 안티레이디6권의 리뷰를 쓰네요. 현재 열심히 눈부시도록9권을 탐독하는 중에 안티레이디6권 리뷰를 안 썼다는 생각이 들어 쓰려고 들어왔어요~ ㅎㅎ

 6권에서는 상헌과 이원 커플 사이에서는 벌어지는 조금은 사소한 갈등과 풀리는 과정, 그리고 새로운 인물의 등장입니다. 솔직히 초반에 나왔던 묘령의 여인이 언젠가 등장하리라 생각했는데,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서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네요.

 5권에서 목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서 몰랐는데, 5권에서는 '양보와 타협 사이1', 6권에서는 '양보와 타협 사이2'로 구성돼어 있었네요. ㅎㅎ 두 사람이 교제하는 과정인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얼마나 포기하고, 상대가 하고 싶은 것을 얼마큼 들어주는가 하는 양보와 타협이 꽤나 비중을 차지하는 것 보니 정말 미묘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싶어요.

 6권에서는 이원이 갖고 싶어 하던 '시즌 한정 메이크업 세트'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같은 내용물이어도 아름다운 포장으로 여자들의 소유욕을 부르는 마성의 세트. 그 세트를 워크숍 상품으로 제출하려던 상헌은 이원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100일 선물로 따로 놓아 두고 비밀로 하는데, 그것이 갈등의 시작이 됩니다.

 왜 말을 안 해 줘서 사람 뚜껑 열리게 하냐는 이원과 그 정도는 알아서 눈치 채야 하지 않냐는 상헌. 이 시각 차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 양보이고 타협이라면 굳이 연인 사이가 아니더라도 필요한 부분이겠다 싶으네요.

 만화에서는 상헌 이원 사이 뿐 아니라 상헌의 지인들 이야기를 통해서 직장 동료 사이, 선후배 사이, 친구 사이 등 다양한 관계에서도 이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일깨워줍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필요하지만, 그로 인해 자기 마음과 반대로 행동해야 할 경우도 간혹 생기므로 불편한 것이기도 하죠. 더불어 이 양보와 타협이 지나치면 자기 주장이 없어보이기도 하니, 그 선을 정하기가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양보와 타협 사이, 융통성 있게 조절하는 능력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싶은 편이었어요.

 

*이 글은 http://sady_46.blog.me/140191890969 에 올린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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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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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제목만 보고 떠오른 내용은 명승을 둘러본 작가의 감상. 일종의 여행에세이가 아닐까 싶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원예학과를 졸업했고 조경학석사에도 농경학 박사라고 하니, 왠지 꽃과 나무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다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풍경사진도 많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한 작가의 기행이라기보다 명승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수많은 명승을 소개하는 도서에 가깝다.

 내게 명승이란 경치 혹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즉, 자연이 아름다운 곳으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런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단어였다. 명승이 그런 곳이 맞기는 하다. 헌데 나라에서 지정한 명승이 있다. 그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관광지를 '나라에서 지정한 명승'으로 경치가 매우 좋다고 소개하는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외로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되거나 사적에 지정된 곳 중에 명승을 겸하는 곳도 있으니 꽤나 많은 수를 차지하는 듯 싶다.

 그 수많은 명승을 저자는 테마별로 분류해서 명승 이야기를 한다. 원예학과 조경학을 전공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깊이 있는 자연 이야기는 물론이고, 명승의 건축 이야기, 명승에 살던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 명승에 깃든 전설이나 설화 등 다채로운 내용을 펼쳐간다.

 또한, 페이지 곳곳마다 삽입된 명승사진이 이해를 돕는다. 만약 명승에 대한 이야기만 실려 있었더라면 무슨 뜻일까 싶은 부분을 사진을 실어서 쉽게 이해하게 한다. 본문에서 하나 예를 들자면 명승제53호 수승대 중 거북바위에 대한 설명이 있다. 거북바위를 구연대라고도 하는데, 명칭은 마치 바위가 계류에 떠 있는 거북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라는 내용 바로 아래에 사진이 삽입돼있다. 명승마다 이런 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제목이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인만큼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편집을 하려고 노력한 듯하다.

 그럼으로 이 책은 명승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고 있지만, 중심에는 자연의 경치가 있다. 그 자연 경치를 책 속 사진으로 봐도 멋진데, 직접 보면 오죽할까. 만약 자연 속으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자연 이야기는 물론이고 깃든 역사까지 잘 설명하고 있는 '명승 안내서'인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중에서 한 곳을 골라보라고 하고 싶다.

 

*이 도서는 http://sady_46.blog.me/140191863805 에 기재한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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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슬럼버
최종훈 글 그림 / 걸리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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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본편 다 읽으신 분들이 꼭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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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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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매력적인 눈빛의 그녀를 드디어 읽었어요. 과거 항상 장바구니에 들어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만남을 뒤로 했었는데 올해 만났네요. ㅎㅎ 아무 감정 없는 표정이 꽤나 끌렸죠. 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눈을 그려내는지, 그저 이 표지 디자인 하신 분이 궁금해지네요 ㅎㅎ


 옮긴이 후기를 보면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인터뷰 내용이 나옵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앞으로는 더 어둡고 더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회라고나 할까요?"


 "꿈이나 희망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소설에까지 그런 걸 요구해서 어쩌자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거나, 너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거나, 그런 말에 싸구려 감동을 받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군요."


 굳이 작가의 인터뷰를 먼저 적은 이유는 위의 인터뷰가 없다면 소설은 그저 끔찍할 테니까요. 이 소설의 주인공 여자는 이름이 두 개입니다. 하나는 일본 이름 무라노 미로, 다른 하나는 위조해서 만든 한국 이름 박미애. 어느 쪽 이름으로도 유쾌하게 살지 못합니다. 어느 쪽이어도 무엇인가를 숨겨야 하고, 피해야 하는 삶이었죠. 저 사람은 왜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목처럼 다크한 삶을 삽니다. 


 마흔에 죽겠다고 다짐했던 미로는 어쩌다 서진호를 만나 박미애가 되고, 어쩌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게 되면서 마흔을 넘깁니다. 그 과정이 매우 다크하고, 너무 짙습니다.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꽤 어둡다고 느껴졌던 현실은 그렇게 어둡지만도 않더군요. 분명 과거보다 문제도 많아졌고, 현실 속 사람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체감도 없지만 그랬습니다. 다크한 세상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색이 아직 옅어서 그런지 감각이 둔해서 그런지 순수하게 다크한 세상 같지는 않습니다. 죽이 됐든 밥이 됐든 다크함을 밝게 해 보겠다고 행해지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물론 그 행위 자체에 다크한 의도가 들어가 있다면 아쉽지만요. 


 현실 속의 다크한 부분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섬짓합니다. 미로가 살아가는 곳에 비하면 이곳은 아직은 그래도 밝은 축에 속하고, 미로도 여기보다 훨씬 다크한 세상에서 버티는데 우는 소리 하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이 감상도 작가가 말한 값싼 감동에 속할까요?


  아, 생각하니 그렇다고 현실이 밝은 축에 속하지는 않군요. 애초에 책 속 세계와 현실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까. 그냥 이거네요. 희망도 꿈도 함부로 얘기하지 못 할 세상에서 힘들다고 푸념만 하면서 살면 남는 게 없다. 왠지 값싼 감동에서 멈추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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