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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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 표본>을 보고 여러분은 무엇을 떠올리셨나요? 저는 곤충 표본을 떠올렸습니다. 사람을 형태로 만들어 보존 처리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싹했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 뜻풀이를 보면 본보기를 삼을 것이라고도 풀이되어 있습니다. 일본어 사전 뜻풀이를 봐도 같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제목은 인간을 표본으로 삼아 본받을 것인지, 인간을 표본으로 삼아 틀 안에 고정시킬 것인지 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표본을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다룹니다. 테마를 정하고, 테마와 어울리게 대상을 분해하고, 약품을 더해서 고정합니다. 그 틀에서 벗어나는 순간, 표본은 테마를 바르게 표현해내지 못합니다. 역할을 잃은 셈입니다. 인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여기 자신을 표본이라고 생각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부터 살펴보지요.

 

A는 스스로를 틀 안에 고정된 표본이라고 말합니다. 어릴 때 자신이 여유로운 언행을 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잘못된 길을 밟으려고 할 때마다, 틀이 작동하여 어긋나지 않도록 지켜주었습니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틀이 낡아서 틈이 생겼다고 칩시다. 틈새로 본 바깥은 동적인 사회입니다. 규칙이 끊임없이 바뀌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합니다. 기존의 질서를 바꾸면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한 명도 걸어보지 않은 길이기에 위험도가 높습니다. 실제로 위험에 빠지는 사람도 나옵니다. 그 때, 틀 안의 사람은 완충재가 되어 줍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도움을 줍니다. 틀 안에 고정된 사람에게도 역할이 있는 셈입니다. 자신은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표본이라고 A는 말합니다.

 

B는 어떨까요? B는 자신이 표본이라고 말합니다. B가 되고 싶은 표본은 다른 이와 시작을 함께하는 표본입니다. 자신의 역할이 분명하고, 역할을 수행하며 높은 자존감을 유지한다고 해도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곤두박질치는 순간이 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감정을 다스리며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요? 그 방법이 통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감정을 누르고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다 자존감이 더 낮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그 사람에게 자신의 궤적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궤적이 정답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막막할 때 이렇게 시작해 보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는 신호입니다. 한 가지 방식을 실천하다 보면 무엇을 탐하고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이 분명해집니다. 자신의 장점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시도해 볼 수 있는 선택지도 늘어납니다.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자존감이 조금씩 자라납니다. , 누군가의 궤적은 한 사람에게 선순환의 시작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자신은 그런 표본이라고 B는 말합니다.

 

AB의 이야기는 틀 안쪽 사람, 틀 바깥의 사람이 서로 도우며 삶을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전까지, 판단의 기준은 어른의 기준입니다. 아이는 어른을 표본으로 삼으며 자랍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면 부모는 보호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판단을 배제하고 부모가 아이를 위한 판단을 하는 사례, ‘NO라는 선택지를 주지 않고부모의 판단을 강요해 놓고 아이가 판단한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175-176) 아이가 어른의 표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입니다. , 인간은 늘 표본으로 존재한다고 무방하겠지요. 다만, 단어 표본의 어감이 자유를 속박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영향을 주고받는다고표현하는지도 모릅니다.

 

, 이제 여러분의 관계를 파악해 보세요. 자신이 상대에게, 상대가 자신에게 어떤 표본인지 관찰하세요. 어떤 사람과 있을 때 어떤 표본이 되는지 파악해 보세요.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점이 자신의 강점인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표본으로 섬길 관계와 표본이 되어줄 관계를 구분하는 것. 그것이 당신이 언행을 선택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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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별처럼
나기라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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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취미가 있나요? 어떤 마음으로 취미를 시작했나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을 몰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내면을 취미로 풀어냅니다. 축적된 분노, 각인된 트라우마, 되살아나는 슬픔 등을 구체화합니다. 취미가 비상구 역할을 해 주는 셈입니다.

 

그런데 아케미와 카이처럼 관계를 비상구라면 어떨까요? 학생 시절, 두 사람의 환경은 비슷합니다. 과업도 비슷합니다.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메워주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합니다. 과업이 달라집니다. 사고방식이 달라집니다. 다방면으로 차이가 생깁니다. 몰입이 깨집니다. 관계가 비상구 역할을 잃습니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내면에 관계에서 오는 불안한 감정이 더해집니다. 내면은 카오스가 됩니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사람이 함께 비상구를 정비해야 합니다. 상대와 대화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 해 줄 수 있는 것과 해 줄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알아야 합니다. 어느 한 쪽에 기대어 관계가 유지된다면, 한 쪽이 무거운 시소처럼 움직이지 못합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게를 비슷하게 해야 합니다. 비상구를 유지할지 말지 시소를 탄 이들이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겁이 날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내면을 감싸주던 비상구를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저자는 아케미와 카이가 느낀 두려움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합니다. 독자도 이 대목을 읽으며 몰입하겠지요. 관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대변해 주니까요.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려고 억지로 유지한다는 말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일방적으로 맞추어 주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한 쪽이 무너지고, 한 쪽은 부담을 느낍니다. 당연히 틈이 생깁니다. 틈을 메울 기력은 이미 동난 상태입니다. 함께 했던 시간이 바래지기 전에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소리를 내어 대화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라는 도구가 있으니까요. 글을 통해 마음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쏟을 마음이 더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쪽이라도 마음이 다 소진됐다면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한 때 비상구였던 사람이, 훗날 다른 비상구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기억 속에서 비상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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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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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순환이 잘 되는 조직에 속해 있나요? <가연물>을 읽으면 시스템 순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가쓰라 경부는 자신의 업무에 충실합니다. 사건이 발생합니다. 일련의 정보를 모으고 분석합니다. 용의자를 추립니다. 시간을 들여 범인을 체포합니다. 범인을 잡았다고 들뜨지 않습니다. 덤덤하게 다른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합니다.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범인을 체포할 뿐 다른 판단은 하지 않습니다. 범인이 저지른 죄의 무게, 범인이 받는 처벌 강도를 결정하는 권한은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업무 구분이 명확합니다. 업무가 명확하니 다른 길로 새지 않습니다. 당연히 부하도 자신의 업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사와 부하가 서로 자신의 업무 범위를 알고, 맡은 바를 수행합니다. 이 순환이 지속될 때, 우리는 시스템 순환이 잘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이 지점에서 가쓰라 경부가 업무를 건조하게 수행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소설에서는 가쓰라 경부 개인의 성격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시스템을 잘 굴러가게 만들기 위해서,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감정을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구성원이 감정을 이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시스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이익으로도 이어집니다. , 조직의 시스템은 조직의 이익이 최우선입니다. 구성원들의 삶을 뒤로 미룹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는 튕겨나는 구성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그 자리에 다른 구성원을 앉힙니다. 이런 조직을 시스템 순환이 잘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건조한 언행이 시스템 순환을 돕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랫사람이 웃어른들과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랫사람은 웃어른에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습니다. 적당히 맞장구를 쳐줄 수 있는 화제만을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현재에 웃어른이 자신의 과거를 대입하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통해 문제해결 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과정을 배우는 것이지, 환경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은 실시간으로 바뀝니다. 과거에 용인됐던 것들을 현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웃어른에게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랫사람인 자신이 웃어른의 방식에 묶이게 될 뿐입니다. ‘웃어른은 나이를 먹으며 뇌가 굳어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불편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몹시 건조합니다. 그래도 얼굴을 붉히는 일 없이 관계를 유지하니 시스템 순환이 잘 된 셈이지요.

 

그렇다고 위의 경우처럼 건조한 언행이 지속된다면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요? 웃어른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아랫사람은 웃어른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배우는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 시간과 함께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의 관계가 끊임없이 바뀌는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얼굴을 붉히더라도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시스템 순환이 아닐까요? 시스템 순환은 비스니스 관계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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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의 고독
양선미 지음 / 파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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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영이의 삶입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알기에 사격부에서 버티려고 노력합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 대학을 다니면서 살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서 실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합니다. 추후에는 실질적으로 가장이 되어 살림을 꾸립니다. 가족을 이루고 무너지고 다시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 영이의 삶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택의 기로는 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원하는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이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깨순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이에게 깨순이는 오래된 친구입니다. 두 사람은 비슷한 환경에서 지냅니다. 서로 공감하며 꿋꿋하게 성장합니다. 어른의 문턱이 가까워졌을 때, 두 사람은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서로 각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이는 깨순이의 연락을 받습니다. 두 사람은 바다로 갑니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이 지은 모래성을 봅니다. 모래성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영이와 깨순이가 친했던 과거의 시간을 상징합니다. 영이는 깨순이와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공유합니다. 서로 공감하며 하루하루 버티었던 시절입니다. 영이는 어른이 되고 나서 때때로 그 시간을 떠올립니다. 서로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반응하며 내일을 버틸 힘을 얻었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깨순이가 옆에 있었다면, 먼저 서로 상황을 공감해 주겠지요. 자연스럽게 감정이 가라앉고 이성적 사고를 하겠지요. 과거의 그 때처럼. 그러나 어른의 관계는 안정을 갖출 시간을 주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깨순이와의 시간이 그리울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의 희미해질지도 모릅니다. 모래성이 풍화되듯. 그래도 그 자리에는 흔적이 남습니다. 깨순이의 연락이 바다 여행의 도화선이 된 이유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이 구축한 휴식처를 상징합니다. 영이는 눈앞에 닥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합니다. 물러나서 쉴 곳이 전혀 없는 전쟁 상황과 같습니다. 다른 생존자들은 저마다 모래성을 쌓습니다. 언제 파도에 휩쓸릴지 모르는 모래성을 쌓습니다. 영이는 그 틈에서 밥그릇을 챙기는 방법을 몰라서 격전지로 떠밀립니다. 격전지에서 공격을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막으려고 노력합니다.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쉴 틈 없이 위기가 벌어집니다. 후방의 생존자가 쌓은 모래성이 떠오릅니다. 모래성조차도 굳건한 성 같습니다. 바깥에서 있는 힘껏 싸우다 들어가서 쉴 공간을, 쉴 시간을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영이는 압니다. , 모래성은 영이의 유일한 구원이며 소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래성은 우리의 구원이자 소망입니다. 우리의 주위에는 모래성이 많습니다. 완성된 모래성도 있고, 짓다 만 모래성도 있습니다. 모래성을 세우려고 다져놓은 곳도 있고, 모래성이 무너진 곳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위의 예시 중에 어떤 곳을 발견하고 싶나요? 저는 모래성을 세우려고 다져놓은 곳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땅을 다져놓았다는 말은 모래성을 쌓으려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뒤를 따라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방식을 제가 실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기 때문에 마냥 따라간다고만은 말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꾼 방식을 본 원래 주인이 제 방식을 따라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로 보여주고 따라하며 같이 나아가는 동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쌓은 모래성이 무너지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수워할 테니까요. 품앗이를 해 줄 동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모래성을 쌓으려는 사람의 터를 발견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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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기술 - 최소 노력으로 삶에 윤기를 더하는
이노우에 신파치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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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걸 하고 있지? 특별한 결과물이 생기지도 않는데 왜 꾸준히 이걸 하고 있지?’ 이런 의문이 든 순간이 있지 않나요? 하루 단위로는 변화를 체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몇 년 뒤에 어떻게 변하겠다는 추측하지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꾸준히 실천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패턴을 익힙니다. 이 패턴의 끝에 과거보다 나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어쩌면 우리는 실패라는 낙인을 피하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책이 있습니다. ‘실력이 좋아진다.’, ‘뭔가를 얻는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꾸준히 거듭한 끝에 그런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고 합니다. 어떤 목표를 노려야 한다는 생각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168) 목표를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보완해야 할 사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학생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릅니다. 이 때, 우리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인가요? 아니면 자신이 보완할 사항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인가요? 전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후자도 몹시 중요합니다. 점수만으로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 수 없으므로 시험문제를 샅샅이 살피는 수밖에 없지요. 맞은 문제도 다시 보면 헷갈리는 내용이 있기도 합니다. 시험을 치릅니다. 보완할 점을 파악합니다. 시간을 들여 보충합니다. 다시 시험을 치릅니다. 보완할 점을 파악하고……. 이 패턴을 꾸준히 반복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려웠던 문제를 쉽게 풀이하는 날이 옵니다. , 시험을 통해서 자신의 취약한 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변화를 느끼려면 꾸준히 공부하고 꾸준히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다른 분야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꾸준히 실천 단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자신의 취약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넘어가게 됩니다. 요행으로 난관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난관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모르기 때문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시나요? 그러지 않는 편이 좋지요.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 감정에서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정적 감정과 마주하여 그 원인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단계로 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실천 방법이 자신이 직접 하기에는 너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눈총이 무섭기도 합니다. 난관을 혼자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유영하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나무를 발견합니다. 외부의 힘에 잔가지들이 꺾여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 기둥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나무 기둥 곁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실천하면 됩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저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천 단계를 조정할 것을 권합니다.(85)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단계부터 시작하면 실천을 완성하는 빈도가 늘어납니다. 성취감을 맛봅니다. 자신감이 쌓입니다.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높은 단계에 도전했다가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좌절은 한 순간입니다. 문제를 보완하여 결국 이루고야 마는 힘을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목표 달성에 초연합니다. 그저 덤덤하게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꾸준히 무엇을 하시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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