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 지금 준비해야 할 문해력의 미래
김성우 지음 / 유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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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 검색을 하나요? 물론 피드에 뜨는 기사를 읽는 분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고 검색하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곤란했던 적은 없나요? 이슈와 관련 있어 보이는 듯하면서, 묘하게 핵심을 피하는 글들도 꽤 많이 보지요. , 온라인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얻기 위한 검색어를 떠올려야 합니다. 혹여 떠올리지 못한다면 관련된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GPT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에 가끔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질문을 되도록 구체적이고 질문을 해야 챗GPT가 더 정확하게 대답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검색과는 무엇이 다를까요?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글을 써 달라고 하면 써 준다는 겁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때 몇 번 사용하기도 합니다. GPT가 쓴 글은 챗GPT에게 물어본 순간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편집하여 기승전결 논리에 맞추어 글을 씁니다. 그 글 안에는 질문한 사람의 생각과 같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에 도움이 될 주제를 골라내어 써 내려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 됩니다. 글쓰기의 도입부를 써 내려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시간이 흘러서 인공지능이 훨씬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더 논리적인 글을 쓰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검색과 쓰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런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해도 검색과 쓰기를 꾸준히 시도하는 사람이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GPT는 이미 적힌 글로만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게다가 챗GPT를 제작하는 사람이 제공하는 자료만을 학습합니다. ‘지금 이 순간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GPT가 생성한 글이 사실인지 아닌지, 사실이라고 해도 반대 의견은 없는지 검색하고, 자신의 의견은 어떠한지 생각하고 써 보는 패턴을 형성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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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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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다양하게 남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글뿐만 아니라 사진으로 남기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을 위해 기록을 남길까요? 현재의 설렘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기록을 보면 가장 설렜던 순간이 되살아나겠지요. , 우리는 서서히 잊히는 순간을 되살리기 위한 장치로 기록을 선택한 셈입니다.

 

여기 매일 기록을 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소년은 수술 후유증으로 한 번 잠들면 전날의 경험을 전부 잊어버립니다. 하루하루 생활을 이어가려면 기록을 해야만 합니다. 기록의 내용은 무미건조합니다. 제일 감정적인 내용이 스타워즈는 재미있다는 것뿐입니다. 이외의 내용은 새로 만난 사람들, 하루하루 겪은 일을 짤막하게 쓸 뿐이지요. , 오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하려고 기록을 남기는 셈입니다.

 

소년에게 기록은 설렘일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보면 어제도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오늘의 소년이 겪은 일은 아닙니다. 오늘 일은 오늘의 소년이 겪기 때문에 어제의 소년과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는 재미있게 봤다는 기록이 있어도 오늘의 소년은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감정 표현이 단출해도 자신이 느꼈을 감정을 상상해 보는 설렘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짧게 보면 일상 속에서 감정을 상상할 수 있는 설렘입니다. 길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감정이 이어지지 않아서 설렘 이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지도 모릅니다. 소년이 소녀와 같이 책을 쓸 때, 상세히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소년은 처음으로 실제 느꼈던 감정을 내일이 되어도 되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기록을 남기는 진정한 이유입니다.

 

제가 이렇게 독서 기록을 남기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먼 훗날, 이 책을 읽었던 과거의 제가 느낀 감정을 살필 수 있기에 적습니다. 무엇을 기억하고 싶었는지, 그것이 미래의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서 삶에 적용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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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 - 독서의 탄생부터 난독증까지, 책 읽는 뇌에 관한 모든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이희수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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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독서는 공평한 학습 방법이라고 믿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와 감정을 익힐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역마다 공공 도서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독서 환경의 불균형을 보완하고 있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 책의 뒤표지 추천사 중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더군요.

 

이 책을 읽고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들에게 평등한 독서 환경이 왜 필요한지를 더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

 

제 생각과 정반대의 추천사입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소리로 한국어를 접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글자 체계를 배웁니다. 이 단계는 누구나 공평하게 거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글자를 익히는 단계부터 불균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니요. 어떤 점에서 그렇다는 것인지 호기심이 일어서 이 책을 구매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뒤표지에 읽는 뇌의 경이로운 여정이라고 적혀 있는 걸로 보아서 책을 읽을 때 생기는 뇌의 변화를 알 수 있다면 객관적인독서를 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서문과 목차를 토대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문자의 기원이라는 아름답고 다양한 변형적인 역량에 대한 찬양으로부터 시작된다. 뒤이어 독서하는 뇌와 다양한 학습 경로의 발달과 관련하여 펼쳐지는 획기적으로 새로운 조망을 다루며 마지막으로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의 장점과 위험성이라는 까다로운 문제를 언급하며 끝을 맺는다. 25

 

서문과 목차를 살피 보기만 해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일 시간이 부족하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만 골라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문자, 문장, 글을 읽으면서 생기는 뇌의 변화가 궁금하다면 처음부터 정독해야 경이로운 여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겉으로 이 4가지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제대로 독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만약 독서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라면 마지막 장에 난독증처럼 글을 읽지 못하는 뇌가 존재할 리가 없겠지요.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독서는 학습의 결과물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한 줄 평가를 내리니 그렇다면 독서에도 수준이 있다고 말하던 책 <독서의 기술>이 떠오릅니다. 최근 <독서의 기술>을 읽어서인지 <프루스트와 오징어>에서도 독서가의 유형과 관련된 내용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프루스트와 오징어>에서는 독서가 유형을 총6가지로 구분합니다. 예비 독서가, 초보 독서가, 해독하는 독서가, 유창하게 독해하는 독서가, 숙련된 독서가입니다. 유형별로 뇌가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이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숙련된 독서가로 성장할수록 뇌의 반응 속도는 짧아지고, 활성화되는 부위는 많아집니다. 인지 능력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무대가 바로 독서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독서 수준이 높을수록 표면적 의미는 물론이고, 글 속에 숨겨진 숨은 의도까지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 수준으로 독서 수준을 끌어올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뻔한 말 같지만 결국 글을 많이 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글자를 배울 수 없는 유아기에는 소리로 글을 배웁니다. 소리로 발음과 의미 단위를 배우면서 짧은 이야기를 읽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고, 여러 감정을 배워갑니다. 독서를 위한 기본을 쌓는 것이지요. 기본을 반복하면서 숙련된 독서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만약 기본기를 본인이 키울 수 없고 주위에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면, 사람마다 기본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겠지요.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해 교육이 존재하고요. 독서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아기부터 구술 언어, 독서를 자주 접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본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차이를 메꾸려면 적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그 방법이 공공 도서관뿐이라고 한다면 조금 아쉽습니다. 수업에서도 시험이 아닌 독서 자체를 목적으로 한 교육을 도입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 바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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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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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의 동영상을 통해서 요네자와 호노부를 알게 됐습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 <흑뢰성>을 소개할 때, 깊은 역사 지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건 일본인일 경우이지요. 번역서가 빨리 나오기를 바라기만 했는데, 제법 빨리 나왔습니다. 현대 소설에서 보기 힘든 지명, 직위 같은 사항이 나와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흑뢰성>을 읽으면서 복수의 사건이 별개로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래의 인터뷰 내용을 읽어 보면 저자의 생각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작 단편 형식의 미스터리는 말씀하신 대로 마지막에 한 가닥 실로 꿰어 구성합니다. 때문에 각 에피소드에는 마지막에 실을 꿰기 위한 '구멍'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구멍이 각 에피소드의 소설적 완성도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각 에피소드의 미스터리 구조와는 별개의 레이어에 구멍을 뚫어야 단편들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고 연작 단편으로 실을 꿸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yes24: 데뷔 20주년, 정점에 선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그리고 여기 또 한 권. 완벽한 리들 스토리 5편이 우리를 요네자와 호노부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합니다. 바로 <추상오단장>입니다. 리들 스토리란 소설의 마지막 한 줄을 생략하고 소설을 마치는 장르입니다. 요시미쓰는 5편의 리들 스토리를 찾으면서 동일한 키워드 하나를 찾습니다. ‘앤드워프의 총성입니다. , 리들 스토리는 실제 사건과 허구의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이 책에는 요시미쓰가 의뢰를 받아 리들 스토리를 찾으며 진실을 알아내는 현실, 앤드워프 총성이 울렸던 과거, 5편의 단편소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수록되어 있습니다. 3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여성의 의뢰 목적, 단편소설의 의도, 앤드워프 총성의 비밀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다섯 번째 리들 스토리를 배치함으로써 <추상오단장>도 리들 스토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결말을 장식할 기회를 독자에게 넘긴 셈이지요.

 

독자의 성향에 따라 <추상오단장>의 마지막 한 줄도 다양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자가 설정한 답도 존재하겠지요. 충실히 소설의 답을 찾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가끔 딴 길로 새는 것도 재미있잖아요.

 

제가 생각한 <추상오단장>의 마지막 한 줄은 아래와 같습니다.

진짜 눈 속에 묻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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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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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 봐?’

 

위의 말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진짜 별 거 아닌 일을 두고 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 악의처럼 느끼는 분은 없을까요? 사람은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경험에 따라서 말도 행동도 다릅니다. 대화를 나눌 때,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거나 공통 화제가 있더라도 수박겉핥기 수준의 대화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한쪽이 깊은 속마음을 드러내도, 그 마음을 공감하거나 이해하지 못해도 적당히 맞장구를 칠 때도 많습니다.

 

힘들었겠다.’ ‘고생했네.’ ‘그 정도는 괜찮아.’ ‘이렇게 해 봐.’

 

주로 이런 레퍼토리가 반복되지요. 이 말에 진심이 섞여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분명 존재합니다. 신뢰도가 높은 관계라도 진심이 섞이지 않은 맞장구와 조언이 오고가기 마련입니다. 쉽게 뱉는 그 말은 속마음을 드러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악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청자는 화자의 상황과 마음을 화자 자신처럼 느낄 수 없습니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이런 거겠지.’라는 추측을 하고, ‘자신이라면 이렇게 하겠지.’라는 생각의 결말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청자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조언이자 격려입니다. 그러나 성향도 환경도 다른 화자가 청자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마 해결할 확률이 떨어지겠지요.

 

그런데 사람과 만날 장소가 한정된 학생들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현재의 상황은 잘 모릅니다. 그래도 크게 보면 학생들은 주로 학교, 학원, 집이라는 트라이앵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학생은 경험이 적은 다른 학생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경험이 적은 학생들끼리 고민을 해결하려고 해도 선뜻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거지요. 그 고민이 어른들에게 말하기 거북한 사항이라면 더욱 해결하기 어렵지요.

 

<용의자들>의 현유정이 바로 이런 상황에 놓입니다. 유정에게 고민이 생깁니다. 어른과 상담하자니 자신을 덮칠지도 모르는 비난, 채찍질이 두려웠겠지요. 그래서 유정은 친구를 찾아가 깊은 고민을 털어놓지요.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그들 사이에 뾰족한 수가 생길 리가 없습니다. 결국 유정은 어른들과 마주섭니다. 그런데 왜 하필 유정은 아버지를, 선생님을 만나러 갔던 걸까요?

 

유정, 수연, 승원은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경험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성적도 중요합니다. 그와 더불어 사고, 사건을 해결하는 실력을 쌓을 수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바른 길을 모색하는 방법도 알려주는 게 교사, 부모 즉, 어른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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