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과 영성의 미술관 - 내 영혼을 사로잡은 생각나무 ART 18
박혜원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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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심오하다. '매혹과 영성의 미술관'이라니, 일반인에게 뭔가 다가가기 힘든 제목이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의 성화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성화들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작가 본인이 머리말에 써놓은 것처럼 다소 주관적으로 작품을 선정했다고한다. 좀 걱정스러웠으나 뒤에 최대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다고했으니 믿고 한번 읽어보았다.

원래 성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기독교 이야기면 더더욱 그러했다. 다만, 예술가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그림 소재가 예수에 관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게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비싼 가격인 만큼 그림의 상태가 좋다. 예를 들어 한장 전부가 그림이고 일부를 확대한 그림들의 상태 또한 흐리지 않고 매우 또렷하게 실려있다.
또한 방대한 그림자료들로 설명이 필요없이 읽는 사람이 충분히 감상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하나 있다.
바로 제목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목이 일반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제목이었다. 책이 직접 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여하튼 미술쪽, 특히 성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기독교인들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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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0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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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작품 중에서 죽음의 냄새가 가장 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클링조어의 뜨거웠던 삶과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우울할수도, 뜨거울 수도 있는 작품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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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 복음서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이미경 옮김 / 열림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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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종교적 색채가 강해보이는 책 '빌라도 복음서'는 빌라도에 대한 작가의 색다른 관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인물들을 드러내는데, 바로 예수와 빌라도다.
첫번째 장은 예수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때는 유다가 예수를 팔아넘기고 로마의 병사들이 그를 체포하기 몇 시간 전이다. 예수는 지난 삶을 회상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한다.
두번째 장은 빌라도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 못박는 장면에서부터 그가 무덤에서 사라지는 사건까지 쭉 자기 입장을 서술한다.

앞서 말했듯이 작가의 색다른 시점은 바로 이 둘이 취하는 행동과 생각들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경인물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에서 있다.

그 예로 예수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예수는 성경책에서 묘사하는 예수와는 전혀 다르다. 성경책 속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기적을 일으키고 죽을 때까지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거의 완전한 존재로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의 예수는 일반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뇌하고 성경책과는 다른 내면의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그는 자기의 기적에 중점을 두는 제자들이나 사람들을 꺼려하기도 한다. 아무튼 여기의 예수는 종교 지도자보다는 철학가적 면모에 가깝다.
그리고 빌라도 또한 성경과 달리 예수는 아무 죄가 없다고 생각하며 성경책에서 미처 소개하지 않는 그의 개인 사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 자체가 무신론적이면서도 유신론적인 분위기를 띈다.
예수의 탄생과 죽음, 부활을 성령의 힘보다는 예수의 깨달음과 철저한 계획이었다고 말한다. 유다가 예수를 밀고한 것도 돈 때문이 아닌 예수와 모종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느니, 죽은 사람을 살린 것도 사실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깨어난 사례라고 예수 본인의 입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것을 예수는 하나님의 힘이라고 공을 돌린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입장을 모두 반영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원문은 '예수를 사랑한 빌라도'이다.
사실 성경에서 빌라도는 악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이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라는 입장을 취했기에 더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의 빌라도는 예수보다 더 정감이 가는 사람으로 나온다. 사실 빌라도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수와 빌라도의 관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참고로 번역이 좀 불친절하다. 직독직해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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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사람들·계엄령 알베르 카뮈 전집 1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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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작가이자 ‘이방인‘ 작가로 유명한 카뮈. 그가 이번에는 희곡을 선보였다. ‘정의의 사람들‘과 ‘계엄령‘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정의의 사람‘이라는 작품 하나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얼마전에 읽었던 보리스 사빈코프(일명 롭쉰)의 ‘창백한 말‘과 ‘검은 말‘과 비슷한 양상을 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즉, 이 ‘정의의 사람들‘이라는 작품은 테러리스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비록 희극이라 사빈코프 작품처럼 느껴지진 않았지만 배경이 러시아인 점과 여러 테러리스트가 고위 관리를 죽이는 설정은 매우 비슷했다. 카뮈도 사빈코프의 작품을 읽었던 것인지 기쁜 의구심이 들었다.

여하튼, 자꾸 사빈코프와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그 둘을 비교하면 카뮈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물론 사빈코프도.
일단 결론만 말하자면, 사빈코프의 ‘창백한 말‘, ‘검은 말‘은 사회적 정의보다 테러리스트의 감정과 혼란을 그려내고 있지만 카뮈의 테러리스트 이야기 ‘정의의 사람들‘은 사화적 정의에 대한 테러리스트의 깊은 성찰이 담겨있다.
카뮈의 작품이 좀 더 교훈적이고 정의로웠달까.
(사빈코프 작품이 체육 실습이면 카뮈는 체육 이론책인 셈이다)

‘정의의 사람들‘에 나온 테러리스트들은 세르게이 대공을 죽이려한다.
그들은 테러를 감행하는 직전에는 흥분과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막상 대공을 죽이려 할때 아이들이 함께 타 있다던가 본인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패해 괴로워한다.
결국 칼리아예프라는 이상주의적인 사람이 대공을 암살하는데 성공해 교수형을 당하게되지만 그들의 대화는 계속해서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모습을 보인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등장인물마다 성질이 다 다르다는 점이다. 당연히 성격이나 성질이 같으면 안되지만 이 작품에선 뚜렷하다.
가령 스테판은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압제자 계급인 자들을 모조리 죽여야한다는 극단적인 혁명가의 모습을 보이지만 아넨코프와 도라는 무자비한 테러를 경계하는 온화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스테판이 모든 것을 증오해서 테러를 저지르는 반면 칼리아예프는 모든 것을 사랑하기에 테러를 저지른다.
거기에 진정한 혁명의 폭력적인 면에 충격을 먹고 뒤로 물러서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이는 부아노프.

카뮈는 러시아 혁명 당시 혼란스러웠던 사회에 살았던 다양한 군상들을 보여주고 이들의 입을 빌려 진정한 혁명과 테러의 의미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역자가 머리말에 써놓은 것처럼 테러리스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념에 죽고 살지만 이 테러리스트들은 파괴 행위에도 질서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이 진정한 ‘정의의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파괴 행위에도 어떤 질서가 있고 한계가 있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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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아이들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손정숙 옮김 / 지식의풍경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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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라는 이름은 지난 2차 세계대전이 끝날때부터 지금까지 ‘최악의 인물‘, ‘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 등등의 수식어를 달고있다.

과연 그는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간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모든 것이 히틀러가 독일국민들을 세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도 안다. 그치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파시즘의 영향도 있었으나 나치가 집권하던 시기에 거의 모든 국민들이 나치의 행보를 찬성했다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 나치는 어떻게 국민들을 세뇌시켰는가, 이 책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히틀러는 조직적으로 어른이 아닌 청소년들을 타겟으로 선전 유세를 떨쳤다.
보통 사람들은 ‘정치란 어른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청소년들도 충분히 어른들보다 정치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여기서 ‘정치적‘이란 정치에 대해 인식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불완전한 이념에 쉽게 물들여질 수 있는 성질을 동시에 뜻한다.

먼저 히틀러는 처음 집권할 때 히틀러 유겐트를 만들어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히틀러 유겐트의 활동은 마치 오늘날 아람단 같이 모여서 캠핑하고 여행을 하는 등의 재미를 제공했다. 당연 아이들은 점차 모여들었고 단체 생활에 적응하면서 점차 어른들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면 나치는 이때를 기회삼아 조용히 아이들에게 나치 이념을 주입시켰다.

그렇게 세뇌된 아이들은 당시 어려웠던 독일의 사정을 구원해 줄 나치에게 충성했고 자라나서 나치의 일을 돕는다.
언뜻 보면 나치가 집권기 중에 했던 모든 범죄는 대부분 성인이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십대 청소년들이었다고 한다. 전쟁의 막바지즈음엔 게슈타포와 비밀경찰들도 거의 히틀러 유겐트에서 뽑은 13~18세의 청소년로 이루어졌다고한다.

그러나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바는 청소년들의 불완전한 정치적 안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어른 못지 않게 독일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샀다.
다만 저자는 히틀러라는 정신이상자가 휘두른 정치적 폭력의 폐해를 설명함과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가져할 정치적 안목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 책은 전쟁사를 아는 데도 도움이 된 책이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주제에 약간 벗어나는 내용이 있다는 것, 너무 청소년에게 집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도 세계대전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읽기 좋은 책임에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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