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명재상으로 이름난 관중이 왕에게 간언한 말이다. 이것처럼 나라를 다스리는데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백성들을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역사서의 전설이라고 알려진 사기를 보면 인류의 역사와 전통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것들을 기록하고 보관한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느낀다. 저자인 사마천도 이런 느낌을 가지고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특히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사기 만화는 사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간략하게 사건을 정리하여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 게다가 방대한 역사를 가진 사기를 대상으로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사기를 좀 더 쉽게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의식족이지예절(衣食足而知禮節)

사람은 누구나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며, 의식(옷과 먹을 것)이 족해야 영욕을 압니다.
굶주린 자에게 예의와 범절을 논하면 무엇 하겠습니까? 먹고 사는데 여유가 생겨야 도덕을 알고 범절을 생각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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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1권에 이어 2권에 이르렀다.
1권이 니콜라이 2세의 일생을 그린 책이었다면 2권은 니콜라이 2세가 어떻게해서 죽임을 당했으며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그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니콜라이 2세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조사한 것을 이번 마지막권에 전부 쏟아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잘 짜인 하나의 틀을 만들어냈다.

사실 니콜라이 2세의 전 생애 중에서 유명한 사건은 결혼도 아니고, 1차 세계대전도 아닌, 마지막 처형 때문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그의 최후가 끔찍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니콜라이 2세에게 있어서 한순간에 벌어진 사건일 뿐이며 그가 이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은 총이 발사된 1,2초 뿐일 것이다.
로마노프 일가의 처형은 사실상 그들을 총살시킨 자들에게 더 중요한 일이었다.

먼저 로마노프 일가를 예카체린부르크에 유폐시킨 우랄 평의회로 말하자면, 그들은 로마노프 일가를 우랄 지역으로 보내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보낸 책임자를 협박까지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손으로 황제를 죽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랄 지역은 혁명의 기운이 제일 센 지역이었다. 예를 들면 루이 16세가 프랑스 혁명군이 있는 진지 한 가운데에 홀로 서 있게 되는 꼴이 되는 셈이었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수송 기차 안에서 조용히 있었다.

두번째로, 우랄 평의회 당원 골로쉬체킨의 음모다. 그는 로마노프 일가를 처형하는데 정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 황제의 복귀를 일으킨다는 거짓 증거물을 심어 모스크바에 연락을 해 허락을 받는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거짓 증거인 줄 모르고 그저 조용히 일상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로마노프 일가를 총살한 사령관 유로브스키의 증거 인멸 과정이다.
유로브스키는 황제 일가를 총살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음 마침내 지하실에서 그들을 죽인다. 그리고 그는 서둘러 시체를 트럭에 싣고 찾지 못하도록 황산을 부은 시체를 태워 매장했다. 무려 5시간만에 10구가 넘는 시체를 전부 처리한 것이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죽어있었다.

이것만 보면 니콜라이 2세와 그 가족들은 자신들이 처형된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상하리 만큼 조용히 있었고 오히려 처형대원들이 더 바쁘게 움직였다. 훗날 이들의 이상한 행동으로 러시아 정교에서는 로마노프 일가를 성자로 표현하게 된다. 도망치지 않고 마치 고통을 감내하기로 한 모습이었다면서.

내 생각에도 니콜라이 2세가 모든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보냈던 유폐기간의 생활이 황제로 있었을 때보다 더 만족해했다는 것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오히려 그를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고 로마노프 일가를 처형하는데 앞장 선 유로브스키는 훗날 자신의 이름이 역사에 길이 남겨졌다는 것을 자랑하기까지에 이른다.

하지만 마지막은 니콜라이 2세의 승리로 돌아간다. 처형에 참가했던 우랄 당원들은 훗날 스탈린에 의해 거의 숙청된다.

여기서 니콜라이 2세의 마지막 말을 들어보면 왜 그의 승리인지 알 수 있다.

˝당신들은 당신네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 말을 ‘뭐라고? 뭐라 말했나?‘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뒤에 몇 마디를 더 했었다)
이는 그가 자주 읽던 성경에서 나온 구절이다. 니콜라이 2세는 처형 주모자들의 최후를 미리 예견했던 것일까?

니콜라이 2세의 최후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유약한 군주‘?, 아니면 ‘혁명에 희생당한 불쌍한 사람‘?
확실한 건 어떤 이름이든 그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최근에 그들의 유골들이 발견되면서 다시 러시아 마지막 황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렇게 역사의 소용돌이는 또 휘몰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날 밤 발자타르는 자신의 시종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처형된 방 벽면에 새겨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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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절판된 책이었지만 어렵사리 중고로 구매해 읽은 책이다. 1권은 니콜라이 2세의 어린 시절과 혁명으로 인해 폐위되어 유형생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난다.

우리나라엔 아직 러시아에 관련된 책이 별로 없다. 게다가 러시아 역사는 더더욱 찾기 어려우며, 대부분 역사를 통틀어서 말하고 있을 뿐, 이렇게 특정 인물을 골라서 나온 책은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저자인 라드진스키는 문서고에 보관되어 있는 니콜라이 2세의 일기(총 51권 ㄷㄷ)와 그의 가족들의 편지, 몇몇 목격담을 토대로 베일에 싸여있는 니콜라이 2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니콜라이 2세라고 하면 러시아 마지막 황제이며 요승 라스푸틴에게 홀려 나라를 망친,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박모 전 대통령 급인 사람이라고 흔히들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니콜라이 2세에 대한 새로운 점을 많이 알게되었는데, 심지어는 그에게 동정심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가 ‘피의 일요일‘에 민중들에게 총을 발포하게 한 사실은 지울 수 없지만 순전히 ‘사적‘으로 보면 니콜라이는 굉장히 유순한 성격에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다. 한 마디로 그는 황제가 될 인물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민간인으로서 니콜라이 2세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를 본 볼셰비키들 중 일부도 그를 좋게 본 사람도 있었다!) 그는 운동을 좋아하고 때때로 낚시를 하거나 나무를 베어 톱질을 해 장작으로 태우고 저녁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아내에게 언제나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그 유순한 성격이 오히려 니콜라이에게 독이 됬다. 항상 결정을 쉽게 번복했고 주위 상황에 자주 휘말렸다. 무엇보다 그는 언제나 마음만이 앞섰고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또한 가장 큰 적은 바로 옆, 그의 아내 알릭스였다. 라스푸틴을 불러들인 것도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각종 미신과 광신도적인 사상에 젖어 라스푸틴을 열렬히 응원했다.
나중에 혁명이 발발하기 전에 1차 세계대전에 출전한 니콜라이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온통 ‘이래라 저래라‘하는 간섭과 불평이었다. 그녀는 라스푸틴과 그녀를 건들이는 자들을 모조리 내치라는 편지를 수도없이 니콜라이에게 보낸다. 라스푸틴은 그걸로 살판나기 시작한다.
니콜라이는 이에 매우 피곤해했고 여러번 돌려서 거절해보았지만 그녀는 곧 죽을 듯이 고집을 부렸고, 아내를 사랑한 니콜라이는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른다.

어찌보면 그의 아내가 나라를 망친 셈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관철하지 못한 니콜라이의 책임도 분명 있다.(그는 항상 신에게 기도하면서 문제을 회피하려고 했으며, 차라리 군주직을 내려가고 신부로 지내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힘들어했다) 그럼 적어도 총살형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라스푸틴에게 홀려서 나라를 망친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정확히는 주위의 음모, 시대상이 그와 러시아 제국을 망하게 한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며 그는 훌륭한 신사였지만 황제로선 아주 무능했다고 할 수 있다.

다음권은 로마노프 일가의 최후와 처형을 집행했던 볼셰비키 당원들의 회고록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기대하면서 읽으려 한다.




실제로 그는 고집스러웠다.
그는 고집스러웠지만 상대방의 면전에서 분명한 반대의 의사를 표명하지 못했는데에 그의 비극이 있었다.
그는 너무 엄격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온실 속의 꽃처럼 자라났으므로 자신의 주장을 뚜렷히 내세우며 능동적으로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했다. 언제나 소심하게 주저하고 망설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했는데 이런 경우에 상대는 침묵을 동의로 오해했다.

누군가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주장하면 니콜라이는 단번에 그의 의견을 따랐다. 그래서 침묵을 동의로 오판한 먼저 번의 청원자는 황제를 배신자로, 줏대없는 사람으로 비난했다.

니콜라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표명해주기만을 소심하게 기다리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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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21-12-07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원전은 어느 나라 언어인가요?

오네긴 2021-12-07 16:57   좋아요 0 | URL
책에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영어 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검색해 보니 동일한 제목의 영어 원서가 나오더라구요. 러시아 판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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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러시아 - 러시아 문화와 조우하다
김은희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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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 명화를 통해 러시아의 문화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저번에 읽었던 '무서운 그림 1,2'권을 인상 깊게 읽은 나는 이번엔 명화의 범위를 평소에 좋아하던 러시아로 좁혀보자는 생각을하게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은 러시아의 명화가 굉장히 많이 수록되어 있다. 때문에 명화라 하면 다빈치나 루벤스, 뭉크 등등 거의 서구 유럽부근 출신의 화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남긴다(확실히 보면서 서구 유럽 작품들과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명화를 통한 러시아 문화와 문학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훌륭하다. 러시아의 전통 축제, 기후, 전설 등등 그 밖에도 문학 작품들이 그림 속에 녹아들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에 수록된 그림의 화질이 굉장히 안 좋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그림이 그러한데, 화질이 너무 안 좋은 나머지 마치 네모로직처럼 그림이 깨져있었다ㅠ 그리고 책의 구성이 아쉬웠다. 설명은 훌륭한데 글의 배치라던가 그림의 배치가 뭔가 뒤죽박죽 되어 있다. 그림을 제목이 있는 페이지에 배치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 작가에 대한 설명도 따로 페이지를 마련해서 큰 글씨로 설명해줬으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책의 내용은 좋지만 글의 배치와 그림의 화질로 인해 아쉽고 그림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큰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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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고백록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제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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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작가일기‘와 중편 소설인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엮어 놓은 책이다.

처음엔 ‘고백록‘이라고 하니까 마치 일기처럼 쓰인 글인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고백록이 아닌 그저 도스토옙스키의 비평들이었다.
그렇다고 실망감을 느끼지 않았는데 이유는 역시나 도스토옙스키의 훌륭한 글쏨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로서 도스토옙스키를 접한 내게 있어서 그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그가 비평한 글에서는 당시 혼돈의 도가니였던 러시아의 모습과 이를 극복하는 작가만의 이론이 적혀있어 흥미롭다.
특유의 러시아 민족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과 지식인이 아닌, 일반 농민등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정의와 빛이 있다는 그의 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런 소설같은 역설이 도스토옙스키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 같았다. (동시에 그가 펼치는 신랄한 비난과 조롱은 언제나 재미있다)

또한 뒤에 따라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지금까지 읽었던 ‘죄와 벌‘, ‘백치‘ 등등 일반적인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뿜어냈다. 바로 굉장히 ‘고백적‘이라는 것이다(이때 왜 책 제목이 ‘고백록‘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후에 도스토옙스키를 연구하는 미하이로프스키라는 자도 이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작가 자신을 제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했을정도로 주인공와 작가의 매치가 아주 잘 맞는다.

그 때문인지 주인공인 ‘나‘의 모습은 저자인 도스토옙스키의 모습처럼 비춰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동정심이 느껴졌다.
‘나‘는 가슴속엔 엄청나고 고귀한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 잘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오히려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자신의 우월성을 더욱 뽐낸다. 이런 고집스러운 면이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 ‘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감정이 다른사람들에 비해 감정이 섬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내뱉는 말들은 언뜻보면 너무 예민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잘 들어보면 보통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세셈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설명해 예기치 못하게 경청하게 된다(‘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주인공이 한 창녀를 감동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다).
도스토옙스키도 사실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극도로 예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훌륭한 이상과 마음씨를 가지고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앞에서 말했듯이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더 까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책의 절반이 ‘지하로부터의 수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미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각오하고 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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