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에이프릴 1
혜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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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XX에서 봤던 작품인데 한 편 보고 바로 좋아요와 알림 신청을 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 작품은 다른 만화들과 뭔가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풍겼었다.

시작은 에이프릴의 과거 회상이다. 에이프릴에게는 한 명의 언니와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언니는 백작에게 팔려가 못 견디고 그곳에서 자살하고 아버지는 남은 에이프릴을 인신매매하는 사람에게 팔아버린다. 그런 에이프릴은 어느 귀족집의 하녀로 다시 팔리고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에이프릴의 성격이었다. 에이프릴은 굴곡 많은 인생을 겪었기 때문인지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어른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상하게 어른스럽지는 않고, 어떤 상황에 처했든 침착하고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도련님 : 이 성에는 글도 알고, 너보다 열 배는 일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 그런데 무작정 열심히만 하겠다는 널 내가 왜 거둬야 할까?
에이프릴 : ..... 그럼, 저를 필요로 하게끔 만드시면 되잖아요. 그러니 제가 도련님을 잘 모실 수 있게 방법을 알려주세요.

주인에게 자기가 필요로하게끔 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보통 만화였다면 다짐 같은 것으로 흐지부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도련님 : .... 말하는 투가 아주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난 네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사람인데. 내가 왜 일개 하녀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돼?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요구하는지 궁금하군.

이 물음에 에이프릴은 담담한 얼굴로 대답하는데, 에이프릴의 사정을 알고 읽으면 더욱 마음 아프다.

에이프릴 :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저는 혼자니까. 감히 주제넘는 짓을 해도 저 혼자 그 책임을 지면 되니까요.

에이프릴에겐 언니도 아빠도 더 이상 옆에 없고 오직 혼자다. 옛말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더 무섭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1권 내내 에이프릴은 몇 장면 빼고 거의 웃지 않고 무덤덤한 얼굴이다. 그렇기에 안타깝고 색다른 매력을 풍겨내는 것 같다. 다음 권들은 나중에 세일(?)하면 차곡차곡모아 소장할 생각이다. 에이프릴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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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3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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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2권에 이어 3권은 아르테보다 그녀의 스승인 ‘레오‘의 에피소드가 더 마음에 닿았던 그런 화였던 것 같다.

우연히 레오의 과거를 듣게 된 아르테. 레오는 과거 길거리에서 살던 거지였다. 그런 레오가 ‘미술‘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바로 ‘시궁창에 뒹굴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물론 미술에 관심이 있고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거지인 레오에겐 무엇보다 살아가기 위해, 이 시궁창에서 평생을 구를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립심‘. 아무런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 살아갈수 있는 힘을 말이다.

그렇기에 레오는 남들과 달리 끈질기게 노력한다. 그런데 자신을 거두어준 스승은 다른 제자들에겐 친절하면서 정작 레오에게만 엄격하게 대한다. 불평하는 레오이지만 나중에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가지게 된다.

어떻게 된 것일까? 다음은 레오와 그의 스승의 대화다.

˝또 싸운 거냐? 그냥 무시해버리면 됐을 일을..... 그까짓 녀석들, 상대해봤자 시간 낭비 아니냐?˝

레오는 거지이면서 노력하는 자신을 무시하는 다른 아이들과 싸우고 난 뒤에, 그걸 들은 스승이 레오에게 한 말이다. 스승은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말한 것이다.
처음에 레오가 아르테를 곱지 않게 본 것도 확실히 이해가 갔다. 처음에 아르테는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라는 취향 수준 정도로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기 목숨걸고 미친 듯이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이 말을 듣는 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굉장히 건방지다고 느끼지 않을까? ‘누구는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아르테도 나중에 이 차이를 깨닫고 단순히 화가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취향이 아닌, 그에 합당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더욱 훌륭한 화가가 된 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하게 된다.

만약 아르테가 레오처럼 혹독하지만 현실적인 스승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마 지금쯤 귀족들만 그리는 매우 평범한 화가가 되었을 것이다.

3권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굉장히 재미있었다. 4권은 이미 읽었지만 또 읽게 되면 관련된 글을 적을 예정이다. 다음권도 어서 나오길!

노력하지 않는 녀석들에겐, 아무것도 해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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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2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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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2권도 읽었는데 여느 만화들과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주 만족 중이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두 장면이 있다.
하나는 만화의 여주인공이 같이 이야기를 진행하는 남자주인공이나 친구들과 사랑의 감정에 빠지게 된다는 진부한 설정을 과감히 깼다는 점과 그러면서 자기 힘으로, 스스로 자립심을 기르기 위해 끈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첫번째 이유의 러브라인은 만화에서 어찌보면 재미를 위해 꼭 필요한 필수요소에 가까운데 이 만화는 이에 대해 딱 선을 긋는다. '아르테에게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맞는 말이다. 아르테는 훌륭한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한 사람의 연인이나 아내로 살아가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아르테에게 중요한 것은 '화가가 되기 위한 것'이다. 아르테가 빵집에서 얻었던 교훈처럼 '자기일은 확실히 해야한다'라는 말. 누구보다 아르테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한다.

두번째로 아르테는 자기 일에 집중하면서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립심을 키운다.
앞의 러브라인을 세우게 되면 여자주인공은 자기도 모르게 남자주인공에게 의존해버린다. 하지만 아르테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벗어나 자기 일을 여전히 열심히 해낸다. 그 점이 아르테의 매력 중 하나일지도.

뒤에 이어지는 3권도 기다려진다. 나중에 아르테가 훌륭한 화가 되기를 바라게 되버린다.

여담으로 아르테와 비슷한 화가가 실제로 있다. '아르테미시아 젠텔레스키'인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여성 화가다. 그림은 잔인하지만 근육질의 남성의 목을 거침없이 베어내는 유딧의 모습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박력감이 느껴진다. 궁금하면 한 번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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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1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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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만화는 몇몇 유명한 작품 빼고는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왠걸? 아주 색다른 만화를 얼마전에 발견했는데, 바로 이 ‘아르테‘라는 만화다.

작품 속 배경은 16세기 피렌체. 예술이 흘러넘치던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이다. 주인공인 아르테는 귀족 집안 딸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며 꿈이 훌륭한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당시 여성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당시만해도 예술도 오로지 남성들의 것으로만 여겼었고 여자 화가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르테는 그럼에도불구하고 가출해 머리까지 자르며 화가가 되기를 요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레오‘이라는 화가의 제자가 된다.

이 만화는 여자 화가 지망생인 아르테가 펼치는 성장 드라마 같은 작품이다.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인 아르테가 너무 밝으며 열정페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끝까지 읽다보면 그녀가 이유 없이 밝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때는 화가가 되기 2배나 힘들었으니 아르테도 그만큼 열정을 보이는게 아닐까? 아르테의 당차고 순수한 모습은 읽은 사람에게 절로 웃음과 재미를 남긴다. 그리고 ‘여자이니 하지 못하겠지‘하는 것들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편견을 깨부수는 모습 또한 통쾌하다.

시대극이나 잔잔한 만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딱 맞는 만화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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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잉게 숄 지음, 송용구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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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미‘라는 단체를 아시는가?
모른다면 이 단체가 어디서, 무슨 목적으로 세워졌는지 추측할 수 있는가?
아마 이 단체가 과거 무시무시했던 나치 독일 시절에 세워진 단체라고 말한다면 의외라고 생각할 것이고, 이 단체의 목적이 나치를 비판하고 타도라고 한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 단체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단체는 대학생들이 서로 결성해 비밀리에 활동했고 당시 나치 독일의 철저한 탄압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백장미단의 중심인물이었던 한스 숄과 조피 숄 남매가 결국 극형을 선고받아 단두대형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렇지만 그 두 남매가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내가 이 단체를 ‘독일의 양심‘이라고 했듯이 이들은 나치 독일의 ‘국가 사회주의‘ 즉 ‘파시즘‘에 대항하여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주장했다. 이외에 유대인 학살의 부조리, 전쟁을 통한 정치적 독재를 펼치며 깨어있는 지식인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일제강점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대사, 특히 군부 독재 시절이 떠올랐다. 아직 학교에서 배운 것 외에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 당시 저항했던 운동권 사람과 지식들의 자유를 위한 쟁취 의식은 지금봐도 여전히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단체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후에 독일이 나치 독재에서 해방되고 그동안 저지른 악행에 깊은 반성을 표하는 것도 이들 ‘백장미‘단의 노력 때문이 아닐까. (일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독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느끼는 나라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런 인물이 전혀 없는지 사과도 없다.........)

양심 있는 몇몇 인물이 보여준 작은 힘이 비록 작은 힘이라도 연못에 던져진 한 개의 돌일지라도 수많은 파동을 만들어내듯이 작지만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도 모른다.

독재자의 나라에서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배불리 먹기만 하면 만족해하는 그런 짐승이 아니지 않니. 물질적으로 보장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란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각자 자유로운 견해와 굳은 신념을 가진 인간이라고. 이런 가치를 외면하는 정부는 국민의 존경을 털끝만큼도 받을 수 없단다.
우리가 이 정부이 마땅히 요구해야하는 첫 번째 과제는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바로 이러한 견해와 신념을 보장받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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