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에델 릴리언 보이니치 지음, 서대경 옮김 / 아모르문디 / 200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소설 '등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우연히 듣게 된 쇼스타코비치의 '등에(The Gadfly)'라는 음악을 듣게 되면서였을 것이다. 로망스라는 제목까지 붙은 그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뭔가 추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뭔가 속사정이 있을 것 같아 이를 찾던 도중에 보이니치의 '등에'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참 열정적인 작품이었다. 분명 전체적인 틀은 혁명을 준비하는 주인공 등에와 젬마, 그리고 혁명 당원들의 모습이지만 점차 읽으면 읽을수록 정치 소설보다는 등장인물들 간의 내면과 심리를 잘 풀어낸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저자인 보이니치가 엥겔스와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등등 많은 유명인사와 교류를 했다는 점, 그리고 남편이 러시아에서 혁명적 활동을 하다가 망명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작품 자체에서도 다국적인 면모가 보여서 신기하다. 분명 배경은 이탈리아이건만 스토리는 18~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가 느껴지고 떡밥 같은 것은 말하는 바가 명확한 영국 문학 같은 느낌이 든다(물론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인이기에 영국 문학이긴 하다). 게다가 당원들과 혁명적 대의를 논할 때는 마치 19세기 격동의 러시아 혁명 활동을 보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런 다국적인 모습과 별개로 내가 이 작품을 정치 소설이 아닌 심리/내면 소설이라고 평했었는데, 그것은 이 작품이 단순히 정치적 산물(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적, 투쟁적 분위기)을 통해 사랑, 우정, 인류애, 종교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장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역자도 물론 그동안 읽었던 독자들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다. 


혁명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 이탈리아나 러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해 드리는 책이다. 

그(예수)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지 않으면 안 될 여러가지 멋진 것들을 이야기했어.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무엇을 실천해야 하느냐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어. (중략)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끈기가 아니라, 누군가 지금 당장 일어나 맞서 싸우는 거야 - P44

혁명은 대중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며, 진보를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입니다.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건 틀림없겠지요. 혁명이란 모두 그러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건 하나의 제한된 사례입니다. 예외적인 시기의 예외적인 현상일 뿐이지요. 무차별적인 암살이 가져오는 가장 끔찍한 위험은 그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버린다는 사실이에요. 대중은 그것을 일상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그들의 감각은 완전히 마비될 거에요. - P235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0-08-06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오.... 쇼스타코비치의 Gadfly가 ‘등애‘였습니까? 쉽게 읽어서 잠자리 비슷한 거겠거니 여겨왔는데요. 저는 그냥 평범한 영화음악인줄 알고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이게 원작이 있군요. 모르면 모를까 알면 읽어봐야지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전출처 : 오네긴 > 유시민 선생과 함께하는 책 리뷰

읽은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시간 참 빠른 듯 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명화의 거짓말 - 명화로 읽는 매혹의 그리스 신화 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여전히 흥미로운 나카노 교코의 미술 이야기. 그러나 <무서운 그림>보다 더 사적인 생각이 가득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기에는 좋으나 저자의 난잡한, 아쉬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다른 어떤 에세이보다 현실적이고 솔직한 책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책에서 전하는 사연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ㅠ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사회 불안증을 겪고 계시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명의 차창에서
호시노 겐 지음, 전경아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가수 ‘호시노 겐‘.
나 또한 그의 노래를 듣고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았었었다. 솔로임에도 불구하고 그만의 독특한 소재와 리듬은 다른 일본 가수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뽐낸다.

그런 사람이 책을 쓴다?
또다른 그를 만나는 좋은 기회를 마다하는 팬이 과연 있을까. 기쁜 마음에 온라인 서점에 나오자마자 구매했다. 그리고 다 읽어본 소감으로는, ‘호시노 겐‘다운 책이었어,였다. 과거 우울하고 어두운 삶을 살았던 것부터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지금의 자신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이 책은 에세이자 수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비단 그의 삶의 과정 뿐만이 아니다.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던가, 만났던 사람들 등등 다양한 인간군상들과의 인연을 같이 풀어나가고 있기에 겐의 일상 생활도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새벽 늦게까지 창작을 하다가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로 일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ㅎㅎ 나 같았으면 진작에 쓰러졌을 것이다)

행복 에너지가 가득한 ‘생명의 차창에서‘. 삶의 활력을 느끼고 있거나 팬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번역해 준 민음사에게 감사할 따름이고, 다음 호시노 겐의 책들도 나왔으면 한다.

생명의 차창은 여러 방향에 있다. 현실은 하나지만 어느 창문으로 세계를 보느냐에 따라 생명의 행선지도 달라진다.
더 좋은 방향을 바라보자, 라는 말은 설교처럼 들리지만 그런 태도를 꾸준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긍정적으로 살기란 정말로 어렵다.
예상치 못 했던 즐겁고 기분 좋은 종착역에 다다를 수 있도록 더 좋은 창문을 들여다보고 싶다. 이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현실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한 아이디어와 지혜다. - P2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