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자본주의 - 미국식 자유자본주의,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누가 승리할까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정승욱 옮김, 김기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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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프랜시스 후쿠야마 같은 경제학자들은 공산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자본주의의 승리와 영원한 성공을 "역사의 종언"으로 축하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내부로부터 점점 커지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중국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에 기초한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항상 결함이 있었고 특히 오늘날에는 부정확해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새로운 세계 질서, 즉 홀로 남은 자본주의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주제로 삼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두 가지 주요한 변종, 즉 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자본주의와 정치적 자본주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모두 인류의 삶에 지대한 변화와 성과를 가져왔음은 분명하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적인 성과주의 자본주의의 혜택으로 자유, 성장, 그리고 인권 의식을 말하게 되었고 중국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자본주의는 극적인 경제 성장률과 빈곤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저자가 잘 설명하듯 자본주의의 각 유형에는 미래의 성공을 제한할 수 있는 고유한 내부적 모순이 있다. 자유주의적인 성과주의 자본주의는 높은 수준의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 권력을 이용해 특권이 보장되는 상류층 엘리트들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성과주의 자본주의는 성과에도 미흡하고 민주주의도 덜 성숙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처럼 국가가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정치 자본주의는 시스템이 의존하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숙련된 행정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자본주의는 반드시 부패를 조장하는데, 이는 효과적인 행정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고 따라서 체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 각 유형의 도전과 모순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함의를 논할 때도 상당히 흥미롭다. 어떤 시스템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예측을 하지 않지만, 몇 가지 잠재적인 결과를 제공한다.

 

저자는 엘리트 포획의 잠재력을 지닌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마도 성취욕에 불타는 소수 엘리트 계층을 제외하고는 바랄 사람이 거의 없는 미래형 정치 자본주의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중산층을 우대하는 세금 정책, 견실한 공교육, 더 큰 자본 소유,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시민권 빛"을 통해 궁극적으로 미래는 국민 자본주의 또는 평등주의 자본주의, 즉 능력주의적 자본주의의 산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는 두 가지 획기적인 변화를 직설적으로 정의한다. 첫째, 처음으로 세계는 하나의 사회경제적 시스템인 자본주의에 따라 지배되며 둘째, 서양의 산업화 국가들과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경제력 격차가 재조정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시기의 대표주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와는 달리, 저자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를 목적론적인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과 위기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저자는 자본주의의 보편적 이념인 서구식 '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자본주의'와 주로 중국에서 볼 수 있는 국가 주도의 권위주의적인 '정치적 자본주의' 사이에 큰 분열이 있음을 전제로 이 두 자본주의 체제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자유민주주의에 자본주의를 덧입힌 서구식 자본주의에는 여러 장점이 있는데 그 가운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로서 사회적 이동성과 역동적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 정부를 침탈하고 세계화 시대를 빌미로 축적된 막대한 재산으로 법치를 타락시키는 과두정치의 출현으로 위협받고 있다.

 

19세기 고전 자본주의와 20세기 사회 민주적 자본주의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요인들이 자본의 집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자본주의'하에서 공교육 제도의 훼손은 물론 특히 상속세 같은 세금의 재분배 작동 기제가 급격히 축소되었다. 부와 양질의 교육은 점차 선택적 소수를 위한 유일한 영역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계층 간의 고립은 결혼 방식에도 반영된다. 마땅한 결혼 상대를 귀족 계층에서 찾던 대신 이제는 부와 소득을 기준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회 양극화를 완전히 수용하여 일말의 책임감조차 느끼지 않는 이 엘리트 계층은 잘 식별되지도 않을뿐더러, 각 정치계급이 이익을 추구하도록 자금을 대어줌으로써 민주주의를 공허한 의식절차로 위축시키고 있다.

 

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자본주의는 새로운 자본주의 총아인 정치 자본주의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에서 현실로 나타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로, 정치 엘리트들에게 시민이나 부자들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완전한 자율권을 부여한다. 이는 경제와 사회를 지휘할 최고의 인재들을 매우 효율적 기술적으로 능숙한 관료로 만들어 준다. 여기에 당이 정책을 펼칠 때 자신과 지지자들에 관한 법을 임의로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당이 제도를 더 발전시키고 선택된 수혜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법치가 실종된다. 이로써 중국은 경이적인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다. 저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터무니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으며, 세계적 불평등의 증가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 인구의 95% 이상을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중국 내부의 불평등은 서구의 그것보다 훨씬 더 극악하다. 공공부문보다 훨씬 규모가 큰 민간부문의 부유한 엘리트들은 직접적으로 정치력을 행사하지 않지만 그들의 이익은 국가에 의해 잘 보장되고 있다. 당과 관료제 등 체제 전체가 부패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약점인데, 중국 곳곳이 부패로 만연해 있다. 이는 1989년 천안문 광장 봉기 진압 이후 중국이 사회 평화적 토대가 되어온 고성장을 이룩함으로써 당과 관료주의가 체제를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올바른 정책 결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또 다른 위험은 정치 엘리트에 의한 법치주의의 선택적 적용이다. 이것이 얼마나 잠재적으로 폭발적일 수 있는지는 지난 몇 달 동안 홍콩에서 목격되었다. 그것은 끔찍하게 잘못된 결정이며 중국 정부는 인민군 파견 부족으로 여전히 홍콩에서 정치적 평형 회복 수단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언급하는 두 가지 요점은, 중국의 경제적 번영이 세계화에 의해 가능하기는 했지만, 처음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세계화가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이미 중국 경제를 긴장시키고 있다. 게다가 자본가들은 생산물 시장이 얼마나 쉽게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국외 자본은 중국 내수시장으로부터 쉽게 발을 뺄 수 있는 데다 중국 이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수입국이 다변화되고 있는데, 이를 진행하는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려를 받고 있다. 둘째, 자본주의는 위기를 낳는다. 중국은 경제적 상승 이후 국내 경제 위기를 겪은 적이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닥쳐올 일이다. 그럼으로써 진정으로 중국의 정치 자본주의가 얼마나 건실한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은 지난 2세기 동안의 경제와 사회사에 대한 큰 그림을 제공함으로써 의심의 여지 없이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경제와 사회를 조직하는 체계로서 자본주의가 승리한 후 경쟁자가 없으며 다른 어떤 시스템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더 많은 번영을 제공한다. 그러나 저자는 몇 가지 경쟁적인 자본주의를 구분한다. 그는 미국이 구현한 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자본주의와 중국이 구현한 정치적(권위주의) 자본주의라는 두 가지 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훌륭한 관료들을 자랑하지만, 법치가 없는 후자는 부패라는 치명적인 내부결함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자본주의처럼 공산주의가 산업화한 중산층을 개발하지 않고 봉건주의에서 벗어나 근대세계로 발전시켰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의 산업 근로자들의 높은 생활 수준, 즉 노동조합, 대중교육, 그리고 누진적 세금과 이윤을 생산하는 데 도움을 준 요인들은 최근 몇십 년 동안 대폭 줄어들었다. 저자는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자본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이익에 그리 치우치지 않는 이른바 '대중 자본주의'로 정의되는 미래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더 평등한 자본주의가 출현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자본가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경제체제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저자는 봉건주의 시대 이후, 그리고 공산주의 시대 이후 이러한 결정적인 역사 변화의 이유를 설명하고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고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자본주의만이 유일한 기준인 지금 더 공정한 세계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그의 결론은 냉정하지만 숙명론적이지는 않다. 자본주의는 틀려먹은 것도 많지만 좋은 점도 많다. 게다가 곧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우리의 과제는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나름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승자의 편이었다고 주장한다. 물질적 번영을 이룩하고 자율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물질적인 성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인정하도록 우리를 몰아붙이는 도덕적 희생을 동반하는 데다 안정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서구에서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불평등과 자본주의적 과잉이라는 변종 아래 삐걱거린다. 그 모델은 이제 정치적 자본주의로 비중을 다투는데, 중국은 효율적이지만 부패에 더 취약하고 성장이 더디면 사회불안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미래를 내다보며, 저자는 전 지구적 번영이든 로봇에 의한 대량 실업이든, 어떤 단 하나의 결과가 불가피하다고 선언하는 예언자들을 무시한다.

 

결국, 자본주의는 위험한 체제인 동시에 인간의 체제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로부터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는 우리가 어떤 체제를 선택하고 얼마나 명확하게 살펴보는가에 따라 판가름 될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자본주의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흥미롭고 중요한 읽을거리다. 이미 소멸해버린 공산주의의 망령으로 우리 사회를 빨간 색깔 입히기에 열심인 분들을 비롯하여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일독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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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태 시제 개념을 잡습니다
오석태 지음 / 사람in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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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필자와 비슷한 시대에 태어난 학력고사 세대로 일찍이 학원가에 진출하였으며 지금까지 출간한 영어 관련 서적만 해도 130여 권에 이르는 유명 강사입니다. 문법과 영어 학습의 상관관계를 두고 멸시와 존중의 부침을 거듭했던 학계의 사조를 언급하면서 시작되는 서문에서 저자는 문법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밝히고 있습니다. 책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 그는 철저한 문법 학습 지지론자이며 필자 역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문법이 존재한다는 그의 시각에 공감합니다.




이 책을 정독함으로써 수, 태, 시제에 관해 기존에 난립하던 개념을 새로 정립하는 것에 더하여, 저자는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회화와 작문 등 출력용 실전에 사용될 문법의 핵심은 수, 태, 시제로 압축되며 이 셋 가운데 문장 이해와 의사소통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시제임을 강조합니다. 각 요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간략히 적어봅니다.

수 (number)

외국어 학습에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국어에는 없는데 목표 언어에는 있는 문법요소입니다. 주어와 수의 일치 원칙은 손에 꼽히게 어렵지만,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수는 명사와 동사의 형태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가산/불가산, 단수/복수를 구별해야 하는 데다가 단수일 경우 a/an/the의 적용 여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영어가 모국어인 원어민들조차도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데, 저자의 명쾌한 설명을 읽으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태 (voice)어떤 언어든 문법은 언어 사용자의 모국어로 생각하는 방식을 반영하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자신과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는 생각과 감정이 곧 문법인 셈이고, 이렇게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시각 차이는 곧 언어 사용에 관한 약속 체계인 문법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영어권 사용자들에게 세상은 자신과 동등한 객체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행위는 곧 폭넓은 동사의 쓰임새를 의미합니다. 행위의 주체인 자신이 세상에 영향을 주면 능동태가 되고 반대로 자신이 객체가 되면, 즉 어떤 행위가 자신에게 가해진 상태인 수동태가 되는 겁니다. 결국, 능동태는 행위의 주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며 수동태의 경우 동작이 가해진 주어의 상태가 더 중요하게 되어 굳이 주어를 드러낼 필요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의 문장에는 수동태로 표현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시제 (tense)

대개의 영어 문법서 목차의 가장 앞 순서로 동사를 소개할 만큼 동사는 영어에서 가장 비중 있는 품사입니다. 시제는 이런 동사의 포괄적인 활용법의 다른 이름이며, 동사로 표현할 수 있는 상태를 현재/과거/미래/완료/조동사 등을 조합하여 동사를 보다 섬세하게 사용하도록 해줍니다.




이 책의 본문은 다음 정해진 순서대로 전개되어 가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1. 기본형 예문 제시

동사와 전치사를 비롯한 각 문장 성분을 주로 언급하면서 특히 동사가 자동사와 타동사로 어떻게 나뉘는지, 또 어떤 뉘앙스로 쓰이는지를 언급합니다.

​2. 수 일치

수 일치는 영어에는 있지만, 한국어에는 거의 없다시피 한 규칙이라 영어 시험의 어법 문항에 단골 소재로 애용되기도 하지요. 명사와 동사는 주어의 수에 따라 변환되며 특히 be 동사는 전통적으로 암기만이 살길이었습니다. 저자는 예문에 등장하는 주어, 동사의 목적어, be 동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단수와 복수 규칙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화나 작문 시 늘 혼동하는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의 차이점도 수의 변화를 적용한 예문을 통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3. 태의 변환

한 문장을 능동태와 수동태로 변환해가며 뉘앙스를 설명합니다. 주어가 분명하거나 밝혀두어야 할 경우라면 능동태가, 그렇지 않다면 수동태가 문장에 자연스러운 뉘앙스를 주게 되는 원리를 설명해 줍니다.

4. 시제 변화

현재/과거/미래/완료 형태로 확장되는 동사의 시제별 예문을 제시하고 해석을 통해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5. 전치사구 및 접속사절로 확장

주로 문장의 끝부분에 전치사구와 접속사절을 확장하면 전체 의미에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문장의 내용과 표현이 더욱 풍부해지고 문장 길게 늘여 쓰기도 가능해집니다.

이 책의 본문은 군더더기 없이 매우 단순하고 내용을 직관적으로 배열하였으며, 예문의 활자 크기가 큼직하여 노안이 온 필자가 보기에도 매우 편안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친절 자상하고 한 번에 이해되는 문법 설명으로 이 책을 읽으면 최소한 문법 배우기 어렵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문법 초심자를 배려한 매우 친절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한 가지 옥에 티라면, 고맙게도 진한 빨간 색으로 달아놓아 눈에 확 뜨이는 예문의 출처는 어디일까 궁금한 점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출간물 등 어디가 되었든 출처를 밝히거나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를 알려 주었더라면 현장감을 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교습자 위주의 설명과 이해 부족으로 문법 학습에 곤란을 겪어왔던 학습자라면,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추린 이 문법 설명서부터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영어 #수태시제개념을잡습니다 #영문법 #문법개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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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르샤흐 - 잉크 얼룩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다
데이미언 설스 지음, 김정아 옮김 / 갈마바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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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느 실존 인물의 전기이자 역사소설이다. 전반부는 표준화된 잉크 얼룩을 정신분석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로르샤흐 시험'을 개발한 스위스 정신과 의사 헤르만 로르샤흐의 전기다. 그의 시험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무렵인 1922년 그는 안타깝게도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후반부는 그의 사후 로르샤흐 시험이 심리학 분야에 미친 역사를 다룬 것으로, 그 유효성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이 시험의 대중적 인기는 그 후 몇 년 동안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었으며, 이 시험의 옹호자들과 비판자들 사이에 의견의 양극화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아도 헤르만 로르샤흐는 상당한 매력을 지닌 인물로 보인다. 20세기 초반의 스위스 정신과 의사라면 구태의연하고 이상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외골수 성격일 것이라 짐작해서였을까? 그는 첫눈에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인물로 작품 곳곳에서 묘사된다. 그는 특히 여성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한하던 시대에도 여성의 권리를 옹호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며, 러시아 출신의 스위스 의사와 결혼함으로써 지적인 여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몸소 실천하였다. 이외에도 그에 대해 알려진 사실과 일화로 짐작건대 그는 당시에도 상당히 진보적 성향의 인물임을 확신할 수 있다.

 

여기서 잠시 로르샤흐 검사에 관해 알아본다. 이 검사는 종이 위에 잉크를 떨어뜨리고, 그것을 접었다 펴서 좌우 대칭으로 만든 그림(로르샤흐 카드)이 사용된다.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그림은 지금도 로르샤흐의 작품이 그대로 사용된다. 각각 5장의 무채색과 유채색 카드를 사용하며 크기는 약 17cm×24cm이다. 검사자는 피험자에게 카드를 1장씩 보여주는데 피험자는 카드의 잉크 반점이 무엇으로 보이는지 자유롭게 응답하고(자유 반응 단계), 검사자는 어디가 어떻게 보이는지 등을 질문하고 청취한다.(질의 단계) 이 과정에서 반응 시간, 반응 내용(무엇을 보았는지), 반응 영역(어디서 그렇게 보았는지), 결정 원인(어떤 특징에서 봤는지)이 기록된다.

 

로르샤흐 잉크 반점 검사는 피험자가 그림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답변을 고의로 조작하는 반응 왜곡이 발생하기 어려워 무의식적인 심리 분석이 가능하다. 1921년 개발된 이후 오랜 세월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반응 및 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통계적인 평가도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표준화 검사와 비교하여 타당성신뢰성이 낮고, 응답 결과의 분석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포함하여 오랜 시간이 걸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들어 그 유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헤르만 로르샤흐는 그가 개발한 테스트의 성격에서 알 수 있듯 예술가의 재능을 보였다. 잉크 반점이라는 말로 그의 테스트에 사용된 그래픽의 특성을 모두 설명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가 준비한 반점은 최대한 모호하고 상반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작품이다. 10개의 공식 잉크 반점 검사지는 각각 개별적인 카드에 인쇄되어 있으며, 각 반점은 거의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룬다. 다섯 장은 검은색, 두 장은 검은색과 빨간색, 세 장은 흰색 바탕에 다색 잉크로 인쇄된다. 이 표준화된 열 장의 반점은 첫 개발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쓰이고 있으며, 이후 이루어진 모든 변화와 개선은 채점 방식과 해석의 영역이었다.

 

로르샤흐가 중년의 전성기를 앞두고 사망한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그의 사후에도 그가 남긴 잉크 반점 검사는 심리 검사 분야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므로 만일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자못 궁금했다. 그가 그래픽 도형에 대한 다른 반응을 발견한 후 주로 조현병 진단을 위한 도구로 자신의 테스트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성검사로서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지만, 적용하는 방식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시험을 일반적인 인성검사로 적용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몫이었다.

 

이 책의 후반부는 다양한 심리학 학파들이 우열을 다투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결국 20세기 심리학의 역사서가 되고 만다. 이 책에서 묘사된 바와 같이, 다양한 성격 유형들이 잉크 반점 검사에서 서로 다른 인식의 패턴을 보여주어 로르샤흐 테스트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로르샤흐의 문제는 채점으로부터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시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지루한 절차로 귀결되었다.

 

점수를 잘못 매겨 이혼 양육권 싸움에서 부적절한 결정을 내리게 된 사례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실수는 다른 심리 검사에서도 흔히 발견될 수 있다. 구두 또는 필기시험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화와 언어의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면 로르샤흐 검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로르샤흐는 심리학의 세계적 석학인 융, 프로이트, 블로우어러 등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인 치료 결과를 끌어내는 최적의 진단 테스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병원에서 무려 320명 환자의 정신건강을 진료하면서 자신의 시험 결과를 평가하고 발표하려 노력했다. 열심히 일하는 그는 매우 가정적인 남성으로 처음에는 동생, 누이, 계모, 그다음에는 아내와 두 아이를 차례로 부양했다. 그는 또한 아이들의 대부분 장난감과 아파트 가구를 만들어내던 뛰어난 목공이기도 했다.

 

그가 창안한 진단 테스트는 역설적으로 그의 죽음 이후 인기 있는 실험이 되어 일본, 러시아, 영국, 호주에 도입되었고 그 가운데 가장 열심인 국가는 미국이었다. 이 잉크 반점은 신경증이나 조현병 환자뿐만 아니라 소총수, 아프리카 선교사, 취업준비생, 아동, 교사, 비행 청소년 등을 평가하는 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입 당시 열렬한 시험 숭배자 미국은 거의 전 분야에서 인성 숭배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었고 사람들은 이 시험과 그 결과를 통해 방향을 모색했다. 이때는 광고 전성기의 초기였고 주관적인 반응과 투영으로 로르샤흐 시험에 완벽한 환경이었다. 또한, 시험 결과를 수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인류학자를 비롯한 최신 과학자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로르샤흐는 대중문화에 영감을 주었다. 영화와 응접실 게임에서부터 잡지와 만화의 보급에 이르기까지 잉크 반점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창의성의 상징이었다.

 

이 책은 사회적 관습에 대한 적용과 효과뿐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시행된 원래의 시험에 대한 수정 사항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사실은 각 장의 마지막 5장 정도 읽는 것만으로도 중요사항을 알기 충분하다. 작가인 저자는 헤르만 로르샤흐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로르샤흐의 삶을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많은 시간을 들여 테스트 개발의 의도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애썼다는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는 로르샤흐가 사망하고 여러 해 지나 그의 아내가 사별한 남편에게 썼던 감동적인 헌사를 담은 부록이 실려 있다. 부록은 또한 어떻게 저자가 로르샤흐의 족적이 담긴 문서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의 만만치 않은 분량과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꼼꼼한 고증과 설명의 소설 형식으로 잘 구성된 점을 활용한다면 심리학도, 상담사, 또는 심리학과 문화 인류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임이 틀림없다.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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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염으로 온 세상이 들썩인다. 도대체 바뀌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그것도 아주 빠르게 흔들고 있다. 감염자 수의 증감에 따른 정부의 방역 조치로 업소마다 생계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이제는 단순한 질병 수준을 넘어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는 예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지배적인 전망으로 떠오르면서 충분히 장기 불황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무력한 개인으로서 다가오는 불경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채를 줄이거나 직접적으로 빚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정 경제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말은 진작부터 나돌던 가장 대표적인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교육과 주택문제를 앞에 둔 수많은 가정이 빚 한 푼 없이 살아가기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 유수의 경제 및 금융 시장 예측 전문가로, 개인이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두기 위한 전략적인 계획을 제시한다. 그는 일찍이 호황이던 시절의 미국에서 유가 상승을 예견했다가 적중한 덕분에 일약 유명인이 되었고 지금도 이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가장 큰 목표를 개인이 불경기에 대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두고 있음을 밝힌다. 전체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불황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다루고 있으며, 장마다 마음에 새겨야 할 유용하고 결정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세계를 강타하고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실제 전염병의 위기를 추적하는 동시에 재정위기를 피하고 경제 불황과 싸움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현재로서 코로나 전염병 위기는 쉽사리 사라지기 어려워 보이며 지속해서 삶의 형태를 바꿔놓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도 전염병은 발발과 종식을 거듭하며 인류 문명의 전환점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다. 수 개월간 지속했던 폐쇄조치 이후 일부 국가들은 간헐적으로나마 방역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전염병 유행의 여파에 대응할 수 있는 몇 가지 검증된 전략을 제시하려 애쓰고 있으며, 그 불황 방지 접근법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위기에도 창출되는 기회를 찾아라.

수익성이 보장되는 안전한 분야를 탐색하고 투자하라.

경력이 장기간 지속하도록 은퇴 이후를 고려하라.

 

경기가 활황일 때는 박봉의 월급쟁이가 기를 펴지 못하고 지냈으나 이제 불황이 닥치니 여기저기서 부러움의 소리가 들린다. 보수는 적어도 정년과 은퇴가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의 위력을 실감하는 걸 보니 불황이 아니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경기가 아닌 나의 삶에도 언젠가는 다가올 불황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잘나갈 때 준비해두지 않다가 막상 어려울 때가 닥쳐 그제야 준비하려면 매우 난감할 수 있다. 원래 우산은 햇볕 좋은 날에 손봐둬야 하는 법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준비 방법은 요약하면 이렇다.

 

1. 준비하라 : 불황을 예측하고 경력의 지속성을 준비하라.

2. 견뎌라 : 나의 직종 또는 업종에서 끝까지 살아남아라.

3. 숨어라 : 불황에 재교육으로 무장하고 생존 업종으로 몸을 숨겨라.

4. 도망쳐라 : 유망한 곳으로 지리적 물리적으로 전업하라

5. 쌓아 올려라 : 기술력을 높이고 자신만의 사업을 구축하라

6. 투자하라 : 운영 기업, 자녀교육, 주식 등에 투자하라.


이 책은 구직자나 취업 준비생 등 일반 독자들에게도 유용하겠지만 특히 경영 일선의 사업주들을 위해 더없이 좋은 조언으로 가득하다. 간결하며 분명한 어조로 본질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특히 직업적인 성실함과 겸손함이 배어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프와 그림으로 풍부한 예시를 들고 있으며 소단원 끝에 요약 설명을 달아 놓았다.

 

끝으로 직장과 직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가정과 가족을 건사해야 하는 무거운 짐 진 이 땅의 모든 가장들에게 건승을 빌면서, 발걸음 무거워도 이 책을 통해 마음만이라도 나누어 메고 함께 고민하며 살아갈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래플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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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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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열정이 진실의 반대편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 상호작용을 규제하는 장치로서 시장을 정당화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 인간이란 무한한 욕구를 지녔고 본래 이기적이며 합리적인 계산기일 뿐이며 유일한 중요 공동체는 민족국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시장 관계가 결과적으로 공동체를 잠식한다고 말한다. 축사가 불타버려 재산 손실과 좌절감에 무력해진 어느 공동체의 가족이 있다고 하자. 예전 같으면 이웃 사람들이 뛰어들어 화재를 진압하고 음식을 나누며 위로를 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헛간을 잃은 농부는 이제 보험회사의 관심 고객이 되어 그들에게 의존한다. 보험이 공동체의 헛간을 키우는 것보다 자원을 조직 편성하는 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상호주의에서 시장 관계로 전환되면서 공동체의 구성 요소인 사회적-인적 유대관계는 점점 약화된다.

 

기본적으로 개인들은 서로 고립되어 있고 사람들의 소비 여력을 기준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듯, 경제학은 사회적 연결고리가 빈곤한 세상을 정당화하는 방법을 적용해왔다.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지난 4세기 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이 경제 이념은 이제 세계 각국에서 지배적인 신념이 되었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이념이 조장해온 우리 삶의 불균형을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은 과연 이단의 과학인가? ‘우울한 과학이라는 경제학의 별칭은 19세기 영국의 역사가이자 작가인 토마스 칼라일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이 우울한 특성은 그 이후로도 지속하였고 학계와 비학계 모두에게 대중적인 용어가 되었다. 저자는 경제학이 '분열적'인 이유가 공동체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언뜻 보기에 이러한 저자의 발언은 좀 의외일 수 있다. 왜 경제학 같은 특정 지식의 영역이 공동체의 파괴에 이바지하는 것일까? 그가 말하는 '경제학의 관념론'은 사리사욕을 지향하는 개인과 시장 체계를 모두 육성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지금의 세상을 돌아보자. 자율규제 체계로 정의되는 시장이 자원을 할당하고 가격을 책정하며 소득분배를 결정하는 세상에서 더 이상의 공동체를 위한 공간은 없다. 사회적 유대와 상호 부조를 받는 대신 보험, 간호, 건강 등의 의료 서비스가 재화로 거래되면서 비인격적인 시장 관계는 상호주의라는 개인적 관계로 대체된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학이 공동체를 해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동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공동체의 상실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가? 일견 사람들은 공동체가 그들의 구성원들에게 구속력 있는 제약을 가하기 때문에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구성원의 수가 적정선으로 줄어들면 그만큼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등장할 정도로 이 행성의 인구는 늘어나고 재화는 부족해졌다.

 

공동체가 약해지면 개인의 자유는 증가할 것이다’. 이 명제를 명시적으로 돌아보는 대신, 저자는 이를 거부할 만한 모든 요소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공동체는 일부 경제 모델에서 말하는 이타주의와 동격이 아니며, "생명에 형태와 풍미를 주는 관계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일종의 사회적 접착제"로 정의된다. 그것은 우리 정체성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우리가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핵심이다. 공동체는 경제와 정치뿐 아니라 사회성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래에 대한 공통의 비전과 공유된 기억을 제공함으로써 세대 간의 연속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공동체의 상실이 곧 우리 정체성의 해체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지배적인 경제 이론이 공동체에 미치는 처참한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심리학, 인류학, 철학, 사회학, 역사학 등 다른 지식의 분야를 바탕으로 독자를 정교하고 매혹적인 분석으로 안내한다. 분석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며, 저자의 주제와 관련된 모든 주요 사안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비정통적, 달리 말해 비주류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주류 경제 이론에 반대되는 명확한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자연스러운 관전 포인트이다.



 

저자가 공동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일부 비정통적 경제학자들의 진지한 노력을 실제로 분석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의외다. 경제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비평을 훌륭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저자는 내부적 비판을 경시해 왔으며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말하는 경제적 불협화음의 한계로 인해 세상은 다시 주류 경제학 내부의 이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살짝 비틀어 보는 새로운 시각의 경제학을 표방하는 이 책의 논의 가운데 공산주의에 대한 분석을 다루지 않은 것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산주의는 사람들을 이성적 개인이나 한 국가의 시민으로 정의하는 대신 주로 종교적,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요 쟁점은 주류 경제학자들이 추진하는 세계화의 가속과 함께 어떻게 공산주의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져도 좋을 것 같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통적 공동체가 훼손되는 동시에 새로운 공동체가 공산주의의 이념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시장의 확장으로 공산주의가 재등장한다면 이러한 확장이 오래된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한이 있더라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는 어떻게든 생성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러한 맹점에도 불구하고 주류 경제학과 공동체의 파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실증 실험은 유혹적이고 설득력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잘 문서화 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세상에 영원불멸한 이론이나 학문은 없다. 유기체처럼 경제도 성장하고 변화한다. 새로운 환경에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맨큐 경제학으로 대변되는 주류 경제에 익숙해진 시각 역시 절대 불변일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공동체 경제학이 아직은 우리나라 경제 여건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추이를 지켜보는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저자와 함께 주류 경제로부터 한발 물러나 냉철하게 관찰하는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를 표하며 경제를 알아야 하는 모든 독자 제위들께 일독을 권한다.

 


# 경제사상과이론 # 공동체경제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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