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의학·과학 편 - 팬데믹 시대에 현대인을 위한 생존법은 무엇인가 차이나는 클라스 5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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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3대 기능은 오락, 교양, 보도라고 합니다. 다른 두 분야에 치어 교양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쉽지 않은데 불구하고, 속칭 종편으로 알려진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교양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단순히 재미 삼아 혹은 시간 때울 요량으로 읽어 넘기기에는 출연진들의 수준이 상당합니다.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한 차클시리즈가 이미 출간되었고, 이번에는 의학과 과학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주요 내용을 간략히 추려 봅니다.

 



바이러스

- 팬데믹(pandemic) 용어를 유행시켜 요즘 최고의 화두가 된 코로나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사실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인류 역사와 함께 반복되어왔으며 발생 주기가 점차 짧아지는 추세.

- 적절한 위생 대처법으로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함.

 

-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 DNA 복제도 함께 일어나는데 이때 오류를 일으킨 돌연변이 세포가 무한 증식하면서 암이 생성됨.

암 유발 요인은 방사선, 세균과 바이러스, 화학물질(가장 강력함)

DNA 돌연변이 예방은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으로 시작.

항암제 개발 순서에 따라 1세대(세포 독성 항암제), 2세대(표적 치료제), 3세대(면역 항암제)로 구분.

 

나노물질

독성학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모든 물질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학문.

샴푸, 주방세제, 세탁세제, 세정제, 화장품의 보존제 등을 잘못 사용하면 독성물질로 작용.

2천년대 중반부터 급속도로 생산된 극소물질로 체외배출이 안 되어 매우 위협적임.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는 썬크림, 립스틱 등의 화장품 사용부터 유의해야 함.

 

환경 호르몬

난임, 비만, 대사질환(당뇨), 성조숙증 등 인체에 비정상적인 영향을 끼침.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비스페놀A가 포함된 플라스틱 제품 사용으로 호르몬 교란.

문구용품, 어린이용품, 비닐 포장 등에 사용되는 프탈레이트의 위해성.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으로 바디 버든(body burden) 감소.



 

기억의 뇌과학

뇌에 저장한 정보를 나중에 필요할 때 적절히 꺼낼 수 있는 과정이 기억.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으로 구성된 신피질 영역이 대뇌 피질의 90%를 차지.

뇌 신경세포인 뉴런은 1,000억 개로 수상돌기-축삭돌기-시냅스 말단의 구조로 기억의 핵심 요소는 시냅스의 틈과 전기 신호에 있음.

기억이 잘 된다는 것은 두 뉴런 사이의 신호가 시냅스를 통해 더 많이 전달된다는 의미.

근육 운동을 많이 할수록 근육이 강화되는 것처럼 뇌도 인지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 많은 학습과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뇌 운동을 많이 하면 신경 회로가 강화됨.

 

미생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물. 동물과 식물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미생물.

유해균은 몸속 염증을 유발. 유익균은 식이섬유 분해, 에너지 보충, 필수 비타민 생성, 장내 벽 강화, 면역계 조절.

-뇌 축 가설 : 면역을 조절하는 장내 생태계에 변화가 생겨 면역에 이상이 생기면 뇌로 신호가 가서 뇌에도 이상을 일으킴.

골고루 먹는 식습관으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개선할 수 있음.

장내 미생물을 위한 비가공 곡류, 견과류, 껍질째 먹는 과일, 채소류, 해조류, 엽채류, 유산균 섭취가 권장됨.

 

의료사고

무엇보다도 해를 입히지 마라’(히포크라테스)는 말처럼 의료사고의 역사는 매우 오래됨.

의료진의 감염 통로 역할을 깨닫고 예방하게 된 것은 불과 140년 전의 일.

수혈사고 예방으로 반드시 수혈이 필요한 수술을 제외한 무수혈 수술법에 주목하는 추세.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 개선, 정확한 의무 기록으로 의료사고 예방.

타임아웃 제도 도입 : 수술 전 환자, 수술 부위, 수술 준비를 반드시 확인하는 절차.

 

과학수사(forensic)

양귀비, 아편, 코카인, 대마 등의 천연 마약과 합성 마약으로 구분. 규제대상 390.

2001년 유엔 마약통제본부가 국과수를 국제 마약 기준 실험실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 수준의 마약 검사 기법을 갖춤.

굵직한 사고의 원인과 범인을 찾아내는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처럼 이 책은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요즘 가장 주목받을 만한 소재를 네 가지씩 선별하고 각각 네 개의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학의 교수급 패널이 해당 분야의 정통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데 반드시 알고 가야 할 알토란 같은 내용과 풍부한 시각 자료로 가득합니다. 각 분야의 궁금해할 만한 질문으로 소제목을 삼고, 본문의 내용을 인용하여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하여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책 크기와 비교해 활자의 크기가 조금 작아 보이는 점만 제외하면 매우 가성비 좋은 교양서입니다. Generalist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인문교양 #차이나는클라스의학과학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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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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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4, 전 지구인이 열광할만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구에서 48억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뉴호라이즌스라는 작은 그랜드 피아노만 한 NASA 우주선이 시속 5만 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명왕성을 지나치면서 신비로운 얼음 세계를 집중적으로 촬영한 이후, 같은 속도로 그 너머의 세계로 날아가는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미지의 세계로 발을 딛는 전 지구인의 염원을 담은 이 여행은 20214월 위성이 지구에서 보내는 전원차단 명령을 받아 끝날 예정이다. 명왕성 탐사라는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우주 임무에 박차를 가한 과학, 정치, 대중의 기대로 가득한 뒷이야기의 세계로 저명한 두 행성학자가 우리를 안내한다.

 

이런 일은 지난 한 세대 동안 일어난 적이 없었다. 천왕성과 해왕성에서의 보이저호 탐사 임무 이후 비교 불가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원초적인 탐험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뉴 호라이즌스가 지구로 보내온 사진들은 7개 대륙의 신문 1면을 장식했고 NASA의 임무용 웹사이트는 근접 비행이 진행되는 며칠 동안 20억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수많은 사람이 우리의 가장 역사적인 업적을 과거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지금까지의 시도 가운데 가장 먼 행성 탐사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우주 탐사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전 지구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인류가 드디어 태양계 아홉 행성을 모두 탐사하다니~!



 

1989년에 명왕성 탐사를 위한 시도가 처음 시도된 뒤로 무려 14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야 명왕성 탐사선의 제작에 승인이 떨어지고, 비로소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확보하게 됐다. 수많은 연구,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투쟁, 정치적 싸움으로 점철된 한없는 세월이 이제야 과거지사가 되었다. (226)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책은 뉴호라이즌스의 명왕성 탐사 임무를 성공시킨 사람들의 실화를 배경으로 수십 년간 그들이 기울인 헌신, NASA 내외부의 정치적 암투, 위원회 승인 요청-자금지원 투쟁-상급자와의 관계 관리로 이어지는 물밑작업, 이 임무를 설계-건설-비행하는데 필요한 인간의 순수한 독창성, 그리고 명왕성을 지나 10억 마일 떨어진 뉴호라이즌스의 다음 만남에 대한 계획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인 알란 스턴 박사가 내부자의 관점에서 과학적 발견을 감동적으로 서술한 것으로, 인류가 놀라운 목표를 향해 서로 돕고 집중하여 일했을 때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명왕성 탐사계획이 자금지원과 승인을 얻어내려면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국제관계와 외교까지 끼어들었으니 사실 이것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를 새로 고려해야 하는 대담한 도박이었다. (137)


 

사실 인류는 대자연 앞에 말도 안 되는 기준의 바보짓으로 한 행성의 지위를 격하시켰다. 그러나 곧 커다란 심장처럼 보이는 놀라운 사진들을 선물로 받게 된다.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명왕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여준 우주 탐사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책 중간에 제공된 제법 많은 분량의 컬러판 기록 사진은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한다. 탐사 과정에 등장하는 과학자들과 실제 위성이 보내온 명왕성의 고해상도 사진을 통해 인류의 현존 최고 기술의 성과물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명왕성 탐사로 얻은 10가지 과학적 성취물을 부록으로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어 잠시나마 탐사 노력에 못지않은 기록의 위력을 실감한다.



 

명왕성은 사진판 위의 작은 반점이 9번째 행성으로 밝혀지면서 처음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게 된다. 미국 캔자스 출신 클라이드 톰보라는 이름의 한 시골 소년이 며칠 간격으로 찍힌 어느 별의 사진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는 아주 지루한 과정을 통해 이를 발견한 것이다. 수십 년 후 젊고 야심 찬 행성 과학자 앨런 스턴이 NASA 사무실로 걸어 들어가 태양계에서 가장 춥고 가장 먼 행성에 탐사를 제안한 첫 번째 인물이 되었을 때 이 반점은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이 책은 뉴호라이즌스 우주선이 명왕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기 10일 전 갑자기 스스로 정지하여 통신이 끊기는 시점에서 시작되며, 이때부터 독자들은 명왕성 탐사의 시대적 배경과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근접 비행(flyby) 상황으로 되돌아간다. 독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복잡하고 기술적인 전문용어의 미로에 빠지지 않도록 이야기는 시종 활기차고 신나는 산문으로 전해진다. 이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몇 가지 기술적 요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똑똑하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이 탐사 임무에 따르는 모든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운과 고뇌가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오히려 견고한 낙관주의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명왕성 탐사 제안서가 여러 차례 취소되었으나 결국은 승인을 받아내는 과정, 뉴호라이즌스 위성이 제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로켓을 구하지 못하자 러시아에 도움을 청하기 위한 접근 방안을 검토한 배경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뉴호라이즌스 팀에게 전해졌을 가장 잔인한 충격은 영혼 없는 정부 관료의 무심한 예산 삭감이 아니라, 뉴호라이즌스가 발사되고 겨우 7개월 만인 20068월 국제천문연맹이 프라하에서 회의를 열어 투표로 명왕성을 왜성으로 재분류한 만행(!?)일 것이다. 이는 명왕성 탐사대를 비롯하여 우주 과학에 지대한 관심을 둔 수많은 사람을 격분시키기에 충분한 조치였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러한 장애는 이 위대한 탐사 일대기의 분위기를 흐리기는커녕 극복해야 할 도전으로 작용함으로써 꿈을 실현하고픈 인류의 눈물겨운 노력에 더욱더 깊은 감동을 준다.



 

역경이 기쁨과 낙천주의를 만나면 반대자들과 사소한 장애물을 넘어 경이로움과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장면으로 우리를 투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우주의 새로운 지평을 찾아가는 과정인 동시에 즐거운 집념의 고백이다. 동시에 인류의 위대한 발견을 항상 이끌어온 목적과 지성의 결합이며, 한가지 목적에 골몰하는 장면을 절묘하게 포착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잘 만든 스릴러 영화 같은 우주 탐사 연대기, 함께 감상하시죠.


 

#천문학 #뉴호라이즌스새로운지평을향한여정 #명왕성탐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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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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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잘하는 사람은 건강해 보인다. 옷 잘 입는 사람은 세련되어 보인다. 잘 웃는 사람은 왠지 호감이 간다. 그리고 말 잘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유능해 보인다. 누구나 주변에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이가 한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니면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많은 사람을 상대로 떠들어 밥벌이하면서도 말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만 해 봤을 뿐 스스로 말 잘한다고는 거의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다. 대체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하는 것이람?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세 치 혀를 잘못 놀려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도 학교에서조차 말 잘하는 법을 가르치거나 배운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표현의 차이가 전체 의미를 좌우하게 되고, 위의 격언처럼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라 여겨진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대한민국 대화는 일방통행, 한 번 막히면 평생고생’이라는 노랫말처럼 자칫 단방향으로 흐르기 쉬운 우리네 대화 문화도 이런 결과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 국적이다. 우리와 문화적 배경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국이든 한국이든 근본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 형편은 오십 보 백 보이다.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언행을 보면 대인 기술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내용이 많은데,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은 말하기 분야의 핵심 기술만 추려놓은 것 같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저자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말투는 따로 있으니 대화의 물꼬를 잘 틀어야 하고(1부), 말하기가 달라지면 관계가 편안한 법이니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이야기하며(2부), 똑똑하게 할 말 다 하면서 원하는 바를 얻는 비밀은 공감과 반대 의견을 절묘하게 활용하는데 있다고 한다.(3부)



나쁜 말투로 대응하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다. 평범한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은 상대가 불만을 가진 걸 알지만 현재의 상황을 바꿔보려는 생각은 없다. 끌리는 말투로 대처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다. 입에 발린 말로 허황되게 미래를 꾸며내지 않으면서 상대를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 말 속에는 이 관계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이 담겨있다. (31쪽)

말을 잘하는 사람은 곧 생활력이 강하고 삶을 지혜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은 말로써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익을 얻어낸다. 또 실의에 빠져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말로써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자신과 타인에게 힘을 준다. (42쪽)

화나고 속상할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세 가지 원칙 (71쪽)

- 가감 없이 사실만을 이야기하라.

- 다른 사람은 평가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만 이야기하라.

- 도리를 따지지 말고 자신이 느낀 바를 이야기하라.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똑똑하게 행동해서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88쪽)

부모나 상사, 배우자나 동료, 친구 등을 포함해 앞으로 살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오직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어떤 말을 하느냐,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다. (185쪽)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이 당신을 자기의 감정을 쏟아붓는 대상으로 삼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그 사람의 감정이 어떤지 관심을 줄 필요가 있다. 또한, 상대가 사건을 설명할 때는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말하도록 요구한다. 그래야 그도 평정심을 갖고 이성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232쪽)



결국, 말을 잘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의 입장과 감정을 잘 살펴 대화를 잘 주도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얻고 우호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이룬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렇게 매력적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어찌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 여자와 함께 사는 성 소수자(?!)로서 말투가 이상하니 고치라는 신랄하게 지적질을 받던 필자는 수년간 말투 고치기 신공을 펼친 덕분에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도 누구한테 말투가 끌린다는 소리는 못 들어본 것 같다. 눈물겹게 마음고생 한 얘기는 후일의 술안주로 남겨두기로 한다.

타인의 마음을 얻고 보다 나은 인생의 기회를 붙잡는다면 이만한 인생의 행복이 있을까? 먼저 자신의 말투부터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인정한 다음 이 책을 일독한다면 지금부터 조금이나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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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리스타트 -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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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정보화 시대를 맞아 우리의 정보습득은 예전보다 더 빠르고 쉬워지고 있다. 정보 범람의 시대에 발맞춰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의 양은 시시각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있으나 인간의 학습 속도는 형편없이 느리다. 정보화 사회라지만 역설적이게도 개인의 학습 능력이나 부모 세대의 영향 등 다양한 원인으로 개별 학습자 사이의 정보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이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동시에 학습 능력의 차이가 있고 없음에 큰 의미가 부여되고 경제적 능력과 동의어인 시대가 되었다. 저자의 표현처럼 지식이 곧 삶의 무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노력을 애써 외면한다거나, 의도치 않은 정보격차로 세상의 흐름에서 소외당하는 일도 생긴다.

이 책의 제목이 인문학 ‘리스타트’인 이유가 여기 있다. 사실 저자가 말하는 경제-정치-역사-종교-철학으로 이어지는 인문학의 기초는 30년도 더 전 고등학교에서 이미 다 배웠음 직한 ‘흐린 기억 속의 지식’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은 배울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일 뿐,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몸에 배어있는 지식이라 할 수 없다. 안다고 착각하는 것과 실제 생활에 묻어나오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련한 옛 추억의 인문학을 오늘에 되살려 개인의 발전과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삶의 무기로 만들자고 한다. 코로나19 전염을 계기로 모든 것에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진 지금,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힘을 얻어 흔들리지 않는 통찰의 바탕으로 삼자고 말한다.



전체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우선 경제가 인류생존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학문의 뿌리이고 정치는 이를 조정하는 모든 행위이며 인류 역사는 이들의 총합이라는 속성을 밝히고(1장), 인간의 삶 자체이자 그 삶에 대한 기록인 역사를 전 지구적 차원에서 바라본 세계사를 훑어보며(2장), 인류생존의 행동지침인 종교와 철학이 추구하는 것은 방법과 설명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동일함을 설명하고(3장), 오랜 연인처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절대성을 제공하는 종교와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는 철학 사이의 끈적한 사랑 이야기가 사실은 대제국의 정치적 소산이었음을 말한다.(4장)



역사 속에는 국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권력자들이 저지른 만행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개인이 돈 때문에 사람을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것 못지않게 국가도 재정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나 집단을 희생시켜왔다. 국가재정은 그만큼 잔혹한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59쪽)

당파가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왕은 균형자 역할을 하며, 그들의 대립을 발전의 수단으로 삼았을 때, 백성의 삶은 더 좋아진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는 정치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당파 간의 팽팽한 세력 균형이 이뤄질 때, 국가는 오히려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66쪽)

보수란 어떻게 해서든 힘센 놈들이 자유롭게 힘을 더 키울 수 있게 만들자는 세력이고, 진보란 그 강자들의 틈을 파고들어 약자들이 설 자리를 조금이라도 넓혀 보겠다는 세력이다. 여기서 힘이란 곧 밥그릇을 선점할 수 있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69쪽)



1장에서는 인문학의 뿌리와 다양한 학문적 갈래를 주로 설명에 의존하고 있는데, 저자의 전작인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처럼 한눈에 파악하기 좋은 계통도를 제공하였다면 이해하기 훨씬 편했을 것 같다. 2장은 아무래도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영토의 확장과 변천을 보여주기에 가장 무난한 지도와 도표 같은 시각 자료가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바람에 나머지 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한편 작고 얇지만 알찬 내용으로 가득한 이 책은 간결한 설명과 산뜻한 파란 색상의 도식화된 요약문장으로 저자의 논지와 본문의 핵심을 잘 짚어주어 가독성을 높여준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이 돋보이는 이 책에 제시된 인문 지식은 난해하고 복잡한 최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지식의 종합 선물세트인 관계로 다양한 종류별로 맛보기는 가능하나, 3대째 대를 이어 내려오는 맛집의 조리 비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비록 먹고사니즘에 파묻혀 책 한 권 읽기는 고사하고 하루 벌이에 급급한 소시민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메뉴로 쓰기에는 충분하다. 예컨대 우리에게 늘 부담스러운 세금과 국가재정의 역사적 관계, 하루도 멈추지 않아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정쟁의 당위성, 화석부터 현재에 이르는 인간의 발자취를 따라가 어제의 실수로부터 미래의 교훈을 얻는 세계사,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졌으나 도리어 인간성 억압에 이용된 종교의 반사회적 부작용,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기 마련인 삶을 온건히 지켜내기 위한 행동지침으로 발전한 철학 등이 그것이다.



결국,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우리가 세상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내 삶을 더욱더 윤택하고 아름답게 가꿔 갈 수는 있다. 인류의 발전이란 스스로를 깨트려 생각을 깨우치고 입이 트이고 행동이 달라져 한 단계 성숙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정의처럼,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발전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맛보았으면 한다.

#인문교양 #인문학리스타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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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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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매일 돈을 쓰고 살면서도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고사하고 경제라는 돈의 흐름도 어설프게 알고 있을 것이 틀림없을 대부분(?) 독자들에게 일말의 반성과 재교육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단번에 돈을 보는 눈이 뜨이고 머리가 트여서 단시간에 부가 축적되는 기적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적어도 경제학의 역사적 배경과 기본 개념만큼은 옛것을 바탕으로 새것을 다듬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알려면 최소한 조부모로부터 시작되는 가족사 정도는 알아야 하듯, 자본주의 시대에 소위 먹고사니즘을 영위하려면 최소한의 경제 지식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300쪽이 채 되지 않는 분량이라 두 시간 정도만 할애하면 2500년에 걸친 장대한 경제사를 34가지 핵심어로 추려낸 알짜배기로 요점이 정리됩니다. 게다가 단순한 역사적 사실뿐 아니라 유명한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통찰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를 움직인 원천은 무엇일까요? 전체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장은 이러한 질문에 답변을 제시하면서 시작됩니다. 화폐가 생성되어 쓰이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문명을 이룩하였고 이를 추동한 근본적인 힘은 돈으로 대변되는 부의 축적이며(1), 중세 봉건제 시대를 대표하는 십자군 원정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상인 계층이었고(2), 근대화 이후 부의 축적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중농주의와 중상주의가 번성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며(3)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급격히 확산한 새로워진 시장의 개념을 설명하며(4) 현재 유일하게 남은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의 변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5).



  아울러 저자는 경제사에 꼭 등장하는 중요 인물들의 일화와 그들의 저서, 경제학 용어와 개념, 역사적 사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돈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쉽고 간결한 설명과 다양한 시각 자료로 경제학은 복잡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덜어줍니다. 실제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해서 수업 중 설명하는 것처럼 굉장히 편하게 다가옵니다. 우리 인류 역사가 돈을 위해 움직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돈에 의해 움직인 사실만큼은 분명하다는 저자의 시각에 공감하신다면, 이 책을 계기로 먹고사니즘 속에서 돈의 속성과 흐름, 부의 기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얻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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