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결 - 당당하게 말하지만 상처 주지 않는
이주리 지음 / 밀리언서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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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은 왜 늘 부정적인 거냐?”

20년쯤 전 일이다. 업무차 멀리 미국에서 건너온 협력사의 엔지니어가 필자에게 건넨 말이었다. 거의 반년 정도 매일 이른 아침 호텔에서 차에 태워 종일 현장 일을 같이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차 안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나이 터울도 많지 않은 그와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친구의 입에서 필자의 부정적 언사가 너무 많다는 말을 듣고 뭔가 아차 싶었다. 세상에, 내 말이 그렇게 부정적이었다고?

이 책을 받아 든 바로 그날도 필자는 사소한 일로 배우자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던지듯 내뱉는 말투로 당신은 이런저런 게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자신은 여전히 존중받기를 바라는 바보짓을 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 이 헛똑똑이는 안타깝게도 아내와의 말싸움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런데 왜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까?




말은 곧 생각의 표현이라 했는데,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말투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가 엉망이 되고 이를 재건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어설픈 표현력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어눌함의 삼단 콤보가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건만, 갚기는커녕 매일 고리 사채를 더 얻어쓰고 있다. 말 해봐야 본전도 못 찾으니 자연히 말 수는 줄어드는데, 대화의 단절은 곧 관계의 단절로 이어진다고 하니 말을 아예 안 할 수도 없어 고민이다.



사실 말하기란 스타워즈 제다이의 포스처럼 대단히 정교하고 어려워서 오랜 기간 수련을 거쳐야만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저자는 자신과 청자와의 관계나 상황을 생각하고, 상대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며, 어떻게 하면 말 한마디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이러한 연습의 바탕에는 자신의 말버릇을 먼저 파악하는 단계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위의 사례처럼 미처 몰랐던 자신의 나쁜 말버릇을 깨닫게 되면 다소 충격을 받기도 하지만, 발전적 결과를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라 여겨진다.



전체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가 왜 말실수를 하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면서 어떤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는 말 습관을 살펴보고(1장), 갈등의 발화점이 되는 다양한 말실수 사례와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 즉 호감을 끌어당기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화법을 제시하며(2장)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호감 가는 사람들의 매력적인 말 습관이자 관계에 윤기를 더하는 말의 결을 다듬어본다(3장). 구어체 표현으로 쉽고 빠르게 읽히는 본문과 더불어 풍부한 대화체 사례들은 어떤 상황에서의 대화일지 충분히 상상하고 적용할 수 있으며, 일부 소제목의 끄트머리에 효과적인 말 습관 향상을 위한 알짜배기 조언이 눈길을 끈다.



이길 확률이 희박한 말다툼 직후 살짝 신경이 곤두선 상태에서 읽다 보니 저자의 조언들이 유난히 아프게 와닿는다. 특히 말은 두 배로 줄이고 듣기는 두 배로 늘리라는, ‘말하기 30% 듣기 70%’ 원칙과 함께 달콤한 초콜릿도 한 상자 챙겨주면 최소한 말로 인해 피곤하고 힘들어지는 상황은 모면하리라 확신한다.

#자기계발 #당당하게말하지만상처주지않는말의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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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배신 - 마이클 포터가 파헤친 거대 정당의 위선
마이클 포터.캐서린 겔 지음, 박남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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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킬 수 있다면 공화국입니다."

1787년 새로운 국가가 공화국이 될 것인가, 군주국이 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미국의 정치체제는 원래부터 고안된 대로 작동해 왔으며(진실), 그 주된 목적은 일반 대중의 최선의 이익(거짓)에 봉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우리가 본받아야 할 민주주의의 표상으로 부러워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 국가를 알게 될수록 워낙 넓은 영토 덕분에 소위 점령국에 자국군을 주둔시켜 세계를 호령하다 쇠락하고 말았던 로마 제국의 길을 걷고 있으며, 외부의 영향력이 아닌 체제 내부적인 이유로 만성 민주주의 부전증을 앓고 있었음을 발견한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들은 "오늘날 미국 양당정치의 문제는 정당과 정치인은 물론 주변 산업계 인사들과 단체 간의 경쟁적 특징"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의 정치체제는 이 정치-산업 복합체의 사익을 위해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다. 즉, 권력과 수익을 증대시키고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만, 권리가 보장된 업계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되어야 하는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기능은 뒷전이다. 이들은 또한, 정치산업은 공공의 영역이 아닐뿐더러 공공의 탈을 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알짜배기 민간 산업임을 폭로하고 있다. 일당독재가 아니라 양당독점 체제였다.



이 책의 공저자인 미국의 대표적 정치혁신 활동가 캐서린 겔과 세계적 비즈니스 전략가 마이클 포터는 미국 정치체제를 바라보는 데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각자의 기업 운영 경험과 경쟁 이론을 바탕으로 한 공동 연구를 통해 정치-산업 이론을 정립한 저자들은 미국 정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아래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 사람들은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헌법에서 파생한 숭고한 원칙과 공정한 구조 및 관행에 기초를 둔 공적인 제도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정치도 여느 민간 산업과 똑같이 경쟁을 형성하는 성과보수와 수익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

• 정치산업의 역기능은 불건전한 경쟁과 진입장벽 때문에 고착되고 그 결과의 내용과 관계없이 양당 체제의 입지만 공고해졌다.

•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자정 기능을 상실했다. 건전한 경쟁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견제 세력이나 권한이 있는 독립적 규제 당국이 없기 때문이다.

• 건전한 경쟁과 혁신, 책임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정치의 성과보수를 바꾸려면 선거와 입법 규정에 대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

• 기업은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경복합체의 주요 관여자가 되면서 정치의 역기능을 심화시켰다. 재계는 현재의 정치 관여 모델을 재검토하고 정치의 구조적 혁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업과 사회에 장기적 이익을 가져오는 길이다.



이들은 다른 경쟁 산업과 마찬가지로 정치 시스템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사업 분석 도구와 함께 독특한 다섯 가지 경쟁요인 이론을 다음과 같이 재치 있게 적용한다. 또한, 선거 과정, 입법 ‘기계’와 돈의 역할, 경쟁의 개방 네 가지 핵심 영역에서 색다른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산업구조가 바뀌듯 정치 체계도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단기간 내 달성 가능한 동시에 강력하고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었다.

1. 경쟁의 성격과 강도

2. 구매자의 협상력

3. 공급자의 협상력

4. 신규 진입자의 위협

5.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하는 대체재의 압력

본래 이 경쟁요인 이론은 기업이 속한 산업구조와 그것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이를 아래와 같이 정치에 적용하면 정치 역기능의 근본 원인과 정치혁신을 이끌 강력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산업적으로는 강건하나 민족적으로는 혐오스러운 변태적 경쟁"이라 일컫는 미국 정치산업의 구조, 즉 정치-산업 혹은 정경 복합체의 또 다른 표현이다.

1. 공급자 : 후보, 선거운동원, 유권자 데이터, 두뇌집단, 로비스트

2. 대체재 : 무소속 유권자

3. 기존 경쟁자 : 선거와 법안을 두고 경쟁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4. 신규 진입자 : 새로운 정당

5. 구매자 : 직접 선거 유세, 광고, 언론 보도, SNS 등의 채널 및 시민, 기부자, 주요 유권자, 특수 이해관계자 등의 고객들



미국의 정체 체제가 ‘산업화’한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법률과 관행들이 기업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때문이다. 기업이 정치에 관여하는 가장 흔한 형태로는 두둑한 대가를 바라고 벌이는 로비 활동, 로비스트를 키우기 위한 이른바 회전문 인사로 불리는 전직 관료 영입, 기부자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도 ‘검은돈’을 살포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자금 제공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회사가 지지하는 후보나 안건에 표를 던지고 지지하는 편지를 보내도록 종용하거나 로비 활동이나 선거 관련 자금 사용 내용을 적극적으로 숨김으로써 직접 민주주의 절차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들의 단기적 이익만 따지는 사고방식은 불건전한 정치적 경쟁을 부추겨 여러 문제점을 파생시키고 있다. 경영 환경을 훼손하여 공익을 증진하거나 경제 전체를 개선하지 못하고, 반독점법을 느슨하게 해석 집행하여 유례없이 많은 합병을 일으켜 시장을 왜곡하고 자유경쟁을 저해하며, 미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양질의 공공 교육, 깨끗한 물과 위생, 총기폭력 줄이기, 주택문제 개선 등 주요 사회 정책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미국 정치 제도는 의회 구성원이 공익을 위해 활동하면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큰 기이한 구조를 지적하면서, 그러나 저자들은 정치혁신이 당파적 정체성을 깨뜨리고 민주주의가 훨씬 더 지배적인 정치-산업 복합체로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혁신은 ‘선거 기계’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모든 주에서 5인 결선 투표제를 시행하여 타협과 문제해결을 진척시키는 건전한 초당파적 의회 입법 시스템, 즉 현대적 입법부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총선에서는 현행 다수결 투표제 대신 과반을 득표해야 선거에서 승리하는 순위 선택 투표제를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혁신은 건전한 경쟁과 타협 모두를 정치에 돌려주고, 현 체제를 민주적 원리로 재정비하며, 유권자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중대한 결과를 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자유시장 정치"라 부르는 구상안은 기능부전에 빠진 미국 정치를 정체의 늪에서 건져낼 방법이 선의의 정치적 경쟁 도입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개선책의 핵심은 진보 시대의 개혁가 로버트 라폴레트(1855-1925)의 말로 잘 압축된다. "정부를 대표하고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소극적인 시민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잘못된 것에 대해 공격적인 세력들로부터 정부를 구하려면 사람들은 옳은 것에 대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미국 정치체제의 실제 역학관계와 심오한 도전에 대해 고민하는 시민들의 눈을 뜨게 해줄 목적으로 쓰였다. 현행 체제의 문제점을 찾아 이를 재구성하는 강력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써 매우 독창적이고 초당적인 범국민적 협력을 유도하는 제안서이자 안내서이다.

최근 실시된 대선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의 재선을 저지하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으로 끝났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여 부정선거 소송을 준비하는 sitting duck 트럼프는 사실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자신의 재선에 유리하도록 선거판을 교묘히 꾸며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간의 그의 행적으로 보아 매우 익숙하고 충분히 예상되는 절차였다. 한국과는 영 딴판인 미국의 정치 현실을 순 양아치들이라 험담하기보다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체제의 발전 방향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학 #정치사회 #권력의배신 #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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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 인생 질문 - 당신이 원하던 길을 가고 있는가?
J. 더글러스 홀러데이 지음, 안종희 옮김 / 마일스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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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성공을 염원하며 살지만, 막상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잃었기 때문에 공허하고, 고립되고, 우울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상실감과 외로움, 단절감을 호소한다. 아직 세속적 의미의 성공을 경험해보지 못한 입장에서는 참으로 의아하다.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당연하지 않은가.

 

성공이란 곧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 높은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줄여 말한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성취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공동체적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지 못하면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성공은 환상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혼자만 잘살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어느 책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저자는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인기 있는 MBA 교수로서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기업 임원들에게 삶과 비즈니스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정의하며 이에 도달하기 위한 총체적인 접근법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그는 성공은 물론 번창할 수 있는 통찰력, 전략, 진정한 희망을 제공하는 책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골드만 삭스, 백악관에서도 근무했으며 테레사 수녀, 빌리 그레이엄 목사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들며 성공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8가지 핵심 전략으로 생각을 좁혔다. 이 책은 유명인사의 철촌살인 격언과 더불어 그의 실천적 질문들을 배경 설명-답변-행동지침의 형태로 압축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자신에 대한 타인의 꿈과 기대를 충족시키려 애쓰기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알고 살아가라. 그러려면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하고, 자신을 자기 이야기의 청중으로 만들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2. 진정한 우정을 갖고 있는가?

타인과의 관계가 저절로 유지되거나 나와는 상관없다고 가정하지 말고 깊은 유대관계를 유지하라. 우정을 가꾸려면 시간과 마음을 쏟고 인간적인 연약함을 보이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3. 삶에 감사하는가?

좋은 일을 당연히 여기기보다는 정기적으로 감사함을 표시하고 걱정거리와 문제에만 집중하라. 이만하길 다행이다를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기억한다. 행복하길 원한다면, 감사하라.



 

4. 용서하고 봉사하는 법을 알고 있는가?

자신의 삶은 실수투성이고 자신에게 행해진 해코지로 상처투성이일 뿐이라고 믿는 함정에 빠지는 대신 용서하고 섬기는 법을 배우라. 용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는 문을 열어주며, 타인을 위한 삶은 목적의식과 성취감이 있는 삶의 핵심이다.

 

5. 성공과 실패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가?

타인의 견해나 주관적 기준에 의해 자신의 가치가 매겨지도록 두지 말고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스스로 정의하라. 성공이 우리의 인간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보람 있는 삶을 살려면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잘 가꾸고 핵심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번도 실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다.

 

6. 위험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가?

누구나 안락한 삶을 원하지만 편하기만 한 삶은 도리어 영혼을 무감각과 무기력에 빠트린다. 두려워하지 않을 때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두려움과 조심스러운 태도가 의사 결정의 주요 요인이 될 때 가장 성과가 낮았다는 사례를 통해 적절한 위험 부담이 도리어 삶에 활력이 됨을 강조하면서, 위험 감수자를 위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 과감하게 도전하여 역사에 남을 일을 하라.

- 용기를 내어 위험을 받아들여라.

-  실패를 중요하게 여겨라.

- 당신의 계획을 뛰어넘어라.

- 절박함으로 두려움을 물리쳐라.


 


7.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가?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 파편화된 대상에 몰입하지 말고 통합적인 삶을 지향하라.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기대 수명을 실제로 높인다. 이는 삶이 여러 목적이 통합된 전체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진정한 목적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한다. 자신의 세계관에서는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8. 남길 만한 유산이 있는가?

좁고 한정된 자기 시야에 갇히지 말고 무엇으로 나의 유산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라. 명성과 부는 별 가치가 없으니 이력서 대신 추도문을 위해 살아라. 인생의 궤도를 바꾸고 진정한 목적을 돌아보기에 너무 늦었을 때란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맺는말에서 잃어버림의 문제에 대해 진정한 위험은 비전의 점진적인 추락, 대담함과 용기와 모험을 하려는 의지의 느린 소멸이라는 유용한 관점을 인용하면서 오늘을 살라(Carpe Diem)고 충고한다. 나는 과연 충실한 오늘을 살았는지를 묻는 상투적인 질문이지만 가슴 속 저만치에서 새로운 각성과 일말의 뉘우침이 뒤섞인 감정이 밀려옴을 느껴본다.



 

사실 이 질문들 가운데 아직 들어보지 못했거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러나 항상 초심을 상기시켜주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우리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지문에 밑줄을 그어가며 거듭 읽는다.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만 저자가 주는 인생의 통찰력과 지혜를 얻을 수 있고, 각 질문에 대한 독자 자신의 답변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좋은 읽을거리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인생 철학이 담긴 인용문과 행동지침이 제시되는데, 단순하면서도 결정적인 지혜로 채워져 있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와 신념을 잊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강력한 인생 지침이 되어준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여덟가지인생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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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라종일 외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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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여느 때처럼 동사무소 확성기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오후 6시 태극기 하강식이 시작되면 가던 길을 멈추고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은 채 국기에 대한 맹세를 되뇌었다. 그달 26일, 궁정동에서 울린 총소리와 함께 17년간 독재를 이어오던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자 호기심 천국 어린이답게 이다음 박정희는 누가 하는 거냐고 엄마에게 물었다. 루이 14세처럼 대통령이라는 명칭 대신 이름 석 자가 곧 절대 권력의 상징이던 시절인데 어려서 몰랐나 보다. 신기하게도 그 아버지의 후광 덕에 세계적으로 드문 여성 대통령이 되었지만, 탄핵 인용으로 임기를 다 못 채운 딸은 지금 국가시설에서 무상급식을 받고 있다.

1984년 10월. 마포대로를 통과하는 전두환 대통령의 해외 순방 행사에 일회용 태극기를 흔드는 수많은 환영인파의 한 명으로 동원되었다. 그날 오후 수업을 모두 제치고 대낮에 학교 밖으로 나가 우리처럼 동원 나온 이웃 여학교 학생들의 희멀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중한 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어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린다.

1987년 6월. 민주화의 봄이라고 부르던 시절인데 향긋한 꽃향기 대신 알싸한 최루탄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자극적인 향기를 꽤 오랫동안 맡을 수 있었다. 다음 해 논산 훈련소에서 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가스실을 구를 때에도 저녁 아홉 시만 되면 같은 얼굴을 반복해서 보여주니 아버지보다 더 친근감이 들었다. 춘추전국시대도 아닌 20세기에 자신의 손으로 머리에 왕관을 그것도 두 번씩이나 얹은 군주가 자신은 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고 했다. 가진 것에 비해 매우 풍족해 보이던데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한 개인이 그의 인생에서 떠올리는 순간들을 돌아보았다.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들을 소재로 정하기부터 하나같이 불행한 그들의 말로를 다루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은 세간에 알려진 대통령들의 공과를 알려주기보다는, 민주주의 체제에서의 그들의 역할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작동방식 오류의 원인을 짚어보고 있다. 대권을 잡았다 놓은 대가치고는 썩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지 못하는 공통적인 이유를 대통령과 연관된 네 가지 분야, 즉 외교, 언론, 정치 구조, 리더십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무려 50쪽에 이르는 서장을 통해 그러한 불행을 맞이하게 되는 배경을 잘 설명하고 있다.

검정과 노랑의 강렬한 대비 색채로 눈에 금방 들어오는 표지의 아홉 대통령 그림을 보고 이들의 불행 이야기가 골고루 다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곧 실망감을 맛보게 된다. 매우 드문 소재를 이 분야 전문가들의 객관적 시선을 통해 바라보려 한 점은 대단히 훌륭하지만 제한된 자료나 저서의 사후 평판을 의식하였는지 논의의 대상이 일부 대통령에 집중된 점은 옥에 티로 보인다.

우리나라처럼 지정학적 위험이 많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외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숙제입니다. 보다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외교에 접근해야 합니다.

110쪽



이 책은 대통령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5년 단임제, 승자 독식 제도와 같은 정치 제도와 지역대결주의 혹은 지역감정으로 읽히는 정치 문화를 꼽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정치의식과 정치 문화로 빚어낸 정치적 구조에 기인하는 것으로, 결국은 국민 개개인의 시민 의식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성숙도에 달렸음을 강조한다.

이어 민주적 리더십의 대표자로서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로는 확장된 상황 인식, 소통의 기술, 통합과 포용의 자세를 언급하고 있다. 이들을 현실화할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미래 지향적으로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실천하며, 비서실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무위원에게 더 많은 권한 부여하고, 대통령 자신의 신변을 잘 관리할 것과 공평한 인사 정책을 펼치고, 조직을 개편하여 행정 개혁을 이룰 필요성을 말한다.

대통령의 주변인들은 그의 의견에 감히 반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정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제재당할 일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대통령이 독단적인 결단과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이유이며, 언론의 비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148쪽



이상적으로 모범적인 지도자로서 단 한 명의 대원도 잃지 않고 돌아온 남극 탐험대장 섀클턴과 그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 스테판슨의 사례를 통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은 사실 대단히 어려운 덕목이며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이 덕목과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퇴임 후 대통령들이 불행한 정도는 바로 이들 덕목의 유무 차이가 아니었을까.

일례를 들어보자. 도덕성에 아무 흠결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 조금 도덕적이지 않아도 아무렴 어떤가, 일단 경제가 살아나고 내 배부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뽑아놓으니 앞으로는 베푸는 척하면서 뒤로는 나라의 곳간을 헐어내었을 뿐 아니라 주권국가로서의 지위와 명성에 치명타를 입힌 후임 대통령 자리를 굳혀놓았다가 그나마 비리 일부가 드러나면서 법의 심판을 받아 나란히 무상급식을 받게 된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는 결코 완벽한 제도가 아니며 그 번영과 발전은 체제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철저한 관심과 감시의 정도에 비례한다는 교훈을 마음에 되새긴다. 국가는 국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기 마련이며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는 최악의 지도자임을 상기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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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라이프
맥스 루가비어 지음, 정지현 옮김, 정가영 감수 / 니들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 선조들이 10만 년 전 수렵 채집하며 살던 동굴에서 나온 이후, 현생 인류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극적으로 변화한 환경은 불안과 스트레스, 질병이 만연하여 10만 년 전 환경에 맞도록 설계된 우리의 뇌를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한 과학 지식은 우리의 몸과 뇌가 치유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책 제목 지니어스는 사전적 의미의 천재라기보다는 최적화된 건강을 위한 신박한안내서로 읽힌다. 다시 말해 피로, 불안, 우울증을 퇴치하고 인지 기능을 최적화시켜 최종 목표인 무병장수를 위해 뇌와 몸을 공장 출고 시 초기화 상태로 재설정하는 생활 습관 개선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세계 각지의 생물학, 심리학, 치매 예방, 인지 최적화, 운동생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식습관, 운동, 수면, 해독 등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건강한 선택을 통합하여 최적의 인지 건강과 체내 건강을 위한 건강한 기반을 조성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실 각종 편의 시설을 비롯하여 안락한 생활 여건에 익숙해진 나머지 되도록 몸과 마음의 불편을 감수하려 들지 않으려는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 그 편리함의 대가를 치르며 산다. 게다가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고 있어 이러다가 정말 100세까지는 무리 없이 살 것 같은 불안감(?)마저 든다. 수명의 연장이 기본 전제라면 아마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일 것이다. 평균 수명은 10년 늘어나지만, 그 가운데 5년을 병상에 누워 지내다 생을 마감해야 한다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현대 생활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영양 상태가 불균형하고, 수면과 움직임이 부족하며,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디지털 환경으로 정신이 산만해지고, 무시할 수 없을 만한 양의 화학물질과 방사선에 매일 노출되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우리가 부정적인 건강의 결과를 당장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몇 년 혹은 몇십 년이 지난 후 우리의 몸과 뇌는 패배를 인정하고 심장병, , 치매의 위협에 노출된다.


 

인간의 뇌는 불규칙한 식사, 자연 상태에의 노출, 매일 변화하는 일출과 일몰의 시작점, 자급자족의 필요성, 밀착 사회, 세균에 대한 노출, 열 스트레스, 규칙적인 신체 활동 등 독특한 자연조건에 맞추어왔다. 현대에 이 모든 중요한 자극들은 행방불명 되어 우리의 뇌를 교란시키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제대로 된 정보로 안내받기만 한다면 뇌 신경을 재생하여 치유할 수 있으며, 예컨대 음식, 운동, 수면, 자연과의 접촉, 온열 스트레스, 건강한 노동, 스트레스 해소, 환경 독소 제거 등 삶의 모든 측면에서 건강한 선택을 통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최적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음식에 관한 장을 할애하여 잠자기 전, 수면 중, 깨어있는 의식과 함께 최적의 수면을 얻는 음식 사용법을 설명한다. 수면과 스트레스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잠을 자기가 더 힘들다. 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코티솔 수치를 낮추며, 소셜 미디어를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일상적 활동의 중요성을 분석한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런 활동 중 하나인데 저자는 자연 목욕에 관한 일본의 연구를 탐구하면서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논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과 정서적 건강을 포함한 우리 뇌의 건강은 모든 시스템 사이의 지속적인 되먹임 작용과 더불어 장, 내분비, 심장 및 신경 시스템의 상태에 달려 있음을 말한다.


 

이 책은 식이요법, 금식과 신체의 내부 시계 동기화, 태양 노출과 비타민D, 고온/저온 노출의 이점, 운동, 환경 정화, 수면 등을 언급하며 장기적으로는 신체와 정신 건강을 최적화하는 손쉬운 방법을 알려준다. 이 모든 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부록처럼 제공되는 4주간의 생활개선 계획은 그 절정을 이룬다. 이로써 저자는 현대적인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모든 여건에 맞서 더 튼튼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설교적 말투가 다분하지만 질병과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양과 환경 독소 효과에 대한 최신 정보를 훌륭하게 엮었다. 동시에 우리가 환경 독소에 대해 혼자서는 찾기가 매우 어려운 많은 질문에 대해 충실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의 독서를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양, 운동, 환경 독소가 예방 가능한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깨우치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질적으로 우수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로장생이 아니라, 건강한 오늘이기 때문에.

 


#건강에세이 #지니어스라이프 #지니어스푸드후속 #실천이늘문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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