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어휘력 - 어른의 문해력 차이를 만드는
박선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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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어휘력으로 당신의 소중한 교양을 지켜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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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사람들 - 도시의 빈곤에 관한 생생한 기록
매튜 데스몬드 지음, 황성원 옮김 / 동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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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 미국 사회에서 주거 불안정과 빈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한 사회학적 논문이자 심도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2016년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저소득층 주거 지역을 배경으로, 주거 환경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모로 조명한다. 책은 여덟 명 주인공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이들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집을 잃거나 임대료를 내기 어려워 퇴거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부당한 주거 환경에서 고통받는다. 이 책은 단순히 빈곤 문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퇴거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이를 둘러싼 복잡한 경제적, 사회적 구조를 자세히 분석한다.

 

현장에서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이 책은 놀라운 통찰력과 분석력을 보여준다. 미국의 퇴거 문화는 번성하는 주택임대 산업을 지탱하는 기초이며 정확한 금액까지 해부된다. 저자는 자신이 연구하는 동안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정한 생활을 은밀하게 그려낸다. 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세상에 대한 조사는 녹음기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졌으며, 현대 미국 빈곤에 대한 가장 개인적이고 완성도 높은 탐구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절망에 빠지고 마약에 중독된 빈곤한 사람들과 이들의 삶을 형성하는 '집주인'이 좌지우지하는 위험하고 불안정한 사회적 환경, 즉 집이라 불리는 공간을 목격하게 된다.

 

저자는 독자에게 각 개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게 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사회복지 시스템의 결함과 임대 시장의 잔혹함을 보여주며, 독자들은 주인공들이 겪는 현실을 통해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주거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걸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연구는 마치 소설처럼 부드럽게 읽히도록 자연스럽게 서술되었고, 퇴거 현장이 사람들의 삶 속에 잘 녹아있어 정보가 더 쉽게 흡수된다. 대화체 위주의 표현으로 건조하고 지루한 사실로 가득한 교과서처럼 읽히지 않도록 했다. 저자가 연대기적으로 다룬 퇴거민의 삶은 인류가 실패와 생존을 반복하며 극복해온 과정과 다르지 않으며, 역설적으로 이들 실패한 자들의 공동체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빈곤층을 착취하고 그들을 소모품처럼 대하며 날로 번창하는 빈민가 주택 임대 산업의 민낯을 드러낸다.

 

저자는 공정 주택법이 제정되었던 민권 운동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진실을 해부한다. 때로 감동적이자 감성에 호소하는 이 책은 미국의 얼굴을 비추는 반짝이는 거울과 같다. 퇴거 과정, 아니 퇴거 문화는 범죄와 퇴거가 놀라운 빈도로 서로를 이끌며 공동체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 악순환이자 제도적으로 빈곤층을 착취하는 수단임을 보여준다. 또한 퇴거가 범죄로 이어지며 범죄의 온상이 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주거 불안정이 빈곤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문제다. 퇴거는 단순히 집을 잃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빈곤의 악순환에 갇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드러낸다. 집을 잃으면 직업을 유지하기 어렵고 아이들의 교육이 방해받으며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정이 심화된다. 저자는 퇴거가 빈곤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원인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이익의 문제도 이 책의 중요한 주제다. 임대주들이 저소득층 주민들에게서 이익을 착취하는 구조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임대주와 임차인 간의 불균형한 권력관계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소외되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체계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사회학적 연구에 근거한 논문이지만, 저자는 전문적인 사회학 용어에 갇히지 않고 이야기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현장 연구에 기반한 생생한 인터뷰와 경험을 통해 밀도 있는 감정적 연결을 형성한다. 저자는 밀워키에서 직접 현장 연구를 수행하며 1년 이상 주인공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임상적 연구나 통계적 분석을 넘어 퇴거인들과의 인간적 공감과 깊은 이해를 이끌어낸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빈곤과 주거 불안정의 복잡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정책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거 지원 정책의 확대와 더불어, 임대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서만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이 너무 감정적인 면에 치우쳐서 보다 넓은 경제적·정치적 맥락에서 문제를 다루는 데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구체적인 해결책보다는 문제 제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은 부족해 보인다. 일개 사회학자가 온전한 사회 정책의 실현을 주도하기는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처음 이 책의 제목과 소개 글을 읽었을 때 강렬한 흥미를 느꼈고, 결과는 실망스럽지 않았다. 이 책은 비록 초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한 번 손에 쥐면 몰입해서 읽게 된다. 빈곤선에서 사는 사람들이 겪는 정신적, 감정적 고통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잠시나마 위로를 받으며, 그들의 고통 뒤에 숨은 통계를 설명하는 연구에서는 간간이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이 책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지적인 이익을 주는 요인이다. 일상에서 퇴거의 고난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모든 도시에 존재하는 상상의 선, '가진 자''못 가진 자' 사이의 선을 넘게 될 것이다. 혹시라도 한 번쯤은 넘나들 가능성이 있는 선이기에,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이 책을 집어 들고 채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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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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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찬장을 열어보면 어제 먹고 남은 반 쪼가리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오늘도 내 점심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 악동뮤지션 <라면인건가>

 

불금에 과음하고 느지막이 일어난 주말 아침, 파송송 계란탁 풀어 넣은 얼큰한 너구리 라면만 한 해장 음식은 없을 것이다. 군대 시절 커피포트에 넣어 끓여 먹거나 라디에이터에 봉지째 얹어 데워먹던 뽀글이의 추억도 떠오른다. 오죽하면 한 끼니의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국민 음식 라면을 소재로 삼은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라면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지니는 중요한 음식이며 그 자체로 한국인의 일상과 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라면은 가장 간편하고 저렴한 식사 중 하나로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중요한 먹거리이다. 빠르고 쉽게 조리할 수 있어 학생, 직장인, 독신 가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식품이며 특히 바쁜 일상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음식이다.

 

라면은 우리 사회에서 '서민의 음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라면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을 제공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라면은 한국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일상적인 안정감을 주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 음식일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간단한 회식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가족과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집에서 저녁이나 야식으로 라면을 함께 끓여 먹으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유독 한국에서는 라면을 못살게 구는, 다시 말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요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본적인 라면에 김치, 계란, 치즈, , 해물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새로운 맛을 창조하며 창의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이쯤 되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문화적 배경을 반영할 수 있는 하나의 음식 장르인 셈이다.

 

라면은 간편한 조리 과정 덕분에 일이 바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주 찾게 되는 음식이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라면을 먹으며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하니 일상 속에서 작은 위로를 제공하는 음식으로 인식된다. 또한 라면은 대중문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일주하다가 먹는 한강 라면처럼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등장하며, 많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라면이 등장하는 장면은 종종 일상적인 편안함과 친밀감을 상징하기도 하며 이는 라면에 단순한 음식 이상의 문화적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라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즉석식품으로,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라면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살펴보면, 그 기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라면의 기원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라미엔(拉麵)’이라는 국수 요리가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현재의 라면의 기초가 형성되었다. ‘라미엔은 중국의 전통적인 밀가루 국수 요리로, 일본에서는 남뿌라(南浦羅)’라고 불리기도 했고, 이는 후에 라멘(ラーメン)’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요리는 초기에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제공되었으며 일본 내에서도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 일본에서는 국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요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메이지 시대(1868-1912)에는 외국 문화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요리와 같은 외래 음식이 일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때 라멘은 주로 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간단하고 저렴한 식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라면이 대중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은 인스턴트 라면의 발명과 함께 이루어졌다.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발명가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는 식품 보존과 간편한 조리를 목적으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했다. “치킨 라멘(チキンラーメン)”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현대 인스턴트 라면의 시초로 여겨진다. 안도 모모후쿠는 인스턴트 라면을 발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거쳤다. 그는 밀가루 국수를 증기로 쪄서 맛을 배게 한 후, 기름에 튀겨서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국수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게 되었고, 물에 다시 끓이면 쉽게 조리가 가능했다. 이 조리법은 식사 준비 시간을 대폭 줄여주었으며, 전후 일본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후 안도 모모후쿠는 닛신 식품(Nissin Food Products Co., Ltd.)을 설립하고 인스턴트 라면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의 발명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인스턴트 라면은 곧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여러 나라로 수출되면서 각 나라의 입맛과 문화에 맞게 변형되었다. 간편한 조리법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긴 유통기한으로 인해 빠르게 인기를 끌었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1963년 삼양식품이 일본의 기술을 도입해 최초의 한국형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삼양라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더하면서 한국 라면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한국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저렴하고 간편한 라면은 국민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이후 한국에서는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다양한 라면 제조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한국 라면은 특히 매운맛이 강조된 제품들이 많아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후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 라면의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라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종류와 맛이 더욱 다양해졌다. 초기의 라면은 닭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한 담백한 국수 요리였으나 점차 다양한 맛과 재료가 추가되면서 발전해왔다. 특히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입맛에 맞게 라면이 현지화되었다. 일본에서는 쇼유(간장), 미소(된장), 시오(소금) 등 다양한 국물 베이스의 라멘이 개발되었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라멘이 존재하며, 일본 라멘은 지역별로 독특한 맛과 조리법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 삿포로의 미소 라멘, 후쿠오카의 돈코츠(돼지 뼈 육수) 라멘 등이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매운맛 라면이 특히 인기를 끌었으며, 김치라면, 짜장라면, 해물라면 등 다양한 맛이 개발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면, 저칼로리 라면, 비건 라면 등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들은 기존의 라면이 가진 간편함과 저렴함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라면이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 라면은 특히 신선한 면을 사용한 라면 요리가 많으며,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국수 요리가 존재한다. 인스턴트 라면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중국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맛의 라면이 개발되었다. 또한, 라면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라면은 저렴하고 간편한 식사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치즈라면, 유럽에서는 크림소스 라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은 단순한 식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면서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라면은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은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식사로 인식되며, 학생, 직장인, 독신 가구 등 다양한 계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라면은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식량으로 작용해 왔다. 라면은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는 라멘 전문점이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며, 라멘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 만화, 영화 등이 제작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라면은 다양한 매체에서 등장하며, 특히 드라마와 영화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은 일상적인 식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이다. 또한, 라면은 국가 간의 문화 교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의 매운맛 라면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K-FOOD 열풍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라면 먹방(먹는 방송)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 라면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라멘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세계 각국에 일본 라멘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라면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몇 가지 도전 과제도 남아있다. 먼저, 건강과 관련된 문제로 라면은 종종 높은 나트륨 함량과 칼로리 때문에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따라 많은 라면 제조업체는 저염 라면, 무첨가 라면, 그리고 영양소가 강화된 라면 등을 개발하여 건강한 식품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환경 문제도 중요한 도전 과제이다. 인스턴트 라면의 포장재는 주로 플라스틱과 종이로 만들어져 있어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라면 제조업체들은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라면 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계속해서 혁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더 건강하고, 더 맛있으며,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라면을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재료와 조리법을 도입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음식으로 개발된 후 가장 단시일 내에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아마 라면이 전무후무할 것이다.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끼 때운다고 손에 잡히는 대로 라면을 후루룩거리는 시대가 아니다. 아무리 저렴한 식사 대용이라 해도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며 나름의 깊은 역사가 있음을 되새겨 볼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라면의 역사를 접하고 나면 모르긴 해도 매장에 전시된 라면이 전과는 다르게 보이고 새로운 맛으로 다가올 것이다. , 그럼 오늘은 무슨 라면을 먹어본담?

 

#인문학 #문화 #세계라면 #라면의역사 #지영준 #라면인건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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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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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를 알고 나면 라면 맛이 더욱 좋아지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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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정복자피키 2024-09-1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앞으로도 꾸준히 맛있는 라면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D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 아고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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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Wade Davis1953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태어난 칠순의 노학자이자 인류학자, 민속학자, 저자, 그리고 사진작가다. 그의 연구와 저술은 주로 원주민 문화, 식물학, 그리고 샤머니즘에 집중되어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및 인류학을 전공하여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생물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남미 아마존 지역에서 코카 식물의 의약적 사회적 역할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저술로는 그의 지도교수였던 리처드 에반스 슐츠와 남미의 원주민 문화를 탐구한 "One River" (1996), 원주민의 지식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잃어버린 원주민의 지혜를 재발견할 것을 주장한 "The Wayfinders" (2009)가 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다양한 원주민 문화의 전통, 의식, 그리고 지혜를 문서화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특히 원주민의 전통적 지식이 현대 과학과 사회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하며, 이를 보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탐험과 연구 과정에서 찍은 다양한 사진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원주민 문화를 기록하였으며 유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강의와 대중 강연을 통해 그의 연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요즘처럼 정보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인기도에 따라 평가되는 인공지능 검색의 시대에 이런 종류의 의미심장한 책은 폭넓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기존의 통념을 버리고 인류학적 렌즈를 통해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자고 한다. 그는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따라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관점을 통해 우리 시대의 난해한 문제들을 함께 탐구해 보자고 독자를 초대한다. 여기에는 세계 여러 국가의 맏형 노릇을 자처했던 미국의 건국 과정부터 오늘날 허물어지고 있는 민낯, 에베레스트 등정의 역사, 코카 잎과 그에 얽힌 마약과의 전쟁 이야기, 전 세계인이 걱정하는 기후 변화 등이 포함된다. 그 결과 깊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을 헐떡이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만큼이나 짜릿한 에세이 모음집이 탄생했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대학 1학년 교양 인류학 오리엔테이션 수업에 딱 맞을 것 같다. 집단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여 일주일에 에세이 한 편씩 한 학기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독자들은 역사의식과 시대적 개념이 없다고 늘 비난받는 정치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실제로 일어난 일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지만, 교묘한 노력으로 교과 과정에서 잊히거나 삭제되었거나 수정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동시에 역사의 뒤안길에 가려졌던 사소하면서도 충격적인 비화를 알게 되는 재미를 준다. 각 에세이를 깊이 있게 파고들 기회도 많겠지만 큰 그림을 유지하면서 상당히 빠르게 읽을 수 있을 만큼 가볍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굳이 지적하자면 책 뒷부분에 참고 자료와 기타 추천 읽을거리에 대한 구역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예를 들어, 맬컴 엑스의 자서전을 언급한 경우처럼 각각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확장 서술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혹자는 일개 인류학자가 시사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데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사실은 꽤 큰 의미가 있다. 만일 역사상 문명과 문화의 흥망성쇠를 연구하는 것이 독자의 직업이라면 오늘날의 도전적인 상황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문화평론가나 역사학자보다 더 박식한 저자는 지성, 사고력, 솔직함을 무기로 누구보다 할 말이 많아 보인다. 오늘날 신문의 머리기사 이면에 숨겨진 길고 어려운 역사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그의 글에서 불쾌감을 느끼거나 도전 의식을 느낀다면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제대로 피부에 와닿은 것이다. 특히 역사와 정치 분야에 대해 신랄한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이렇게 촘촘히 연구하고 잘 서술된 아이디어와 고견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때때로 자기 의견과 결을 달리하는 도전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을 읽고 안전지대를 벗어날 준비가 되었다면 나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학자인 동시에 헤밍웨이가 말한 것처럼 세상이 들어야 할 말을 하는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다. 식민주의에서 탄생한 인류학은 우리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다양한 렌즈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미국의 인종차별, 성지산, 1차 세계대전, 신성한 인도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되짚어보며 사물의 표면 아래를 능숙하게 탐험하여 우리의 문화적 서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도록 조명하고 도발적으로 요구한다. 우리가 한 종으로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자신에게 전하는 이야기, 신화,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밈의 시대, 단순화가 위험한 시대에 우리가 이야기를 바꾸고 한 종으로서 진화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문화적 복잡성을 이보다 더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가는 없어 보인다.

 

만일 독자가 아무리 끔찍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면 모든 것이 결국에는 잘 풀릴 것이라고 믿는 편이라면, 이 책은 읽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대다수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계와 그 안의 사람들을 여행하고 경험한 저자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그의 관찰은 우울했던 코로나 시절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던 사람들을 애써 위로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과거의 사고와 행동 방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이러한 현실에 눈을 뜨게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에게 사물의 표면 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찰을 제시하는 저자의 초대에 응해보자. 우리 후손들을 위해 어떤 종류의 세상과 정원을 심고 가꾸고 싶은지 성찰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아고라 #사물의표면아래 #인류학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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