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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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여왕
범죄 수사에 전념을 목표로 각 유럽 국가들이 공유하는 프로젝트로, 특수 수사기관이 사건의 독립적이고 완전한 해결을 위해 초법적 재량권이 필요한 경우 법망의 범위 밖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대단한 자긍심을 지닌 이 비밀 조직은 유럽 전역의 경찰 단체와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안토니아 스콧 역시 조직의 일원이다.

- 안토니아 스콧
수사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성인 안토니아는 2년 전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 마르코스가 사고를 당한 뒤 자신에게 닥친 죄책감에 자극받아 심각한 우울감에 빠지면서 그녀의 일과 현실로부터 도피한 바 있다. 천재를 능가하는 지능과 촉으로 가장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사건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해결하려는 유럽의 비밀 조직 붉은 여왕에 영입될 만큼 총명하고 화려한 배경을 지녔다.


- 존 구티에레스 경감
구티에레스 경감은 동성애자인 동시에 40년 이상 근속한 베테랑 경찰관이다. 그는 원래 바스크 지방 출신으로 역도를 좋아하여 신체가 유난히 튼튼하며 뛰어난 유머 감각을 지녔다. 정직한 경찰관이지만, 매춘부를 돕는 스캔들에 연루되어 현재 정직 처분 상태에 있다. 모든 붉은 여왕에게 있기 마련인 충실한 추종자로 묘사된다. 존 구티에레즈 경감은 흠잡을 데 없는 경찰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패 행위에 연루되어 있다. 자구책으로 안토니아 스콧을 찾아가 그녀를 인생의 감옥에서 꺼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 대가로 그는 자신의 경력 세탁(?)을 요구한다. 그 제안이 받아들여지자 안토니아의 거주지인 라바피에스로 이동하며 그녀를 간신히 설득하여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이로써 그는 트루바 살해 사건을 통해 숨겨진 경찰의 본능을 일깨운다.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안토니아와 존의 관계는 여러 단계의 변화를 거치게 된다. 완전히 다른 성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로의 차이를 보완하게 된다. 미궁으로 빠져들던 수사는 희생자들의 신상이 점차 밝혀지면서 미지의 사실이 하나씩 제거된다.

 

- 영화 투캅스의 오마주?

물리적 정신적인 현격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는 강한 우정이 싹튼다. 그들은 스페인 경찰 역사상 가장 미묘한 사건들을 서로 도와가면서 해결한다. 첫 계기는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은행장 아들의 살해 사건이고, 다음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섬유 재벌의 딸과 상속녀를 납치한 사건이다. 수사 과정을 통해 두 주인공은 그들 내면의 악마, 경찰의 방해, 그리고 희생자 가족들의 부실한 협조에 직면한다. 게다가 그들보다 더 잘 준비되고 잔인한 범죄자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 초동수사
초반부터 안토니아와 존은 유명한 스페인의 은행 이사의 아들인 알바로 트루바의 살해 사건 배후를 조사한다. 며칠 동안 행방불명 상태였던 이 어린 재벌 후계자는 마드리드의 어느 음습한 동네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안토니아와 존이 조사를 하는 동안 그들은 또 다른 부유한 젊은 여성의 유괴 사건에 엮여 수사 진행에 난항을 겪는다.


- 납치사건
카를라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알려진 갈리시아 출신 사업가 라몬 오르티스의 딸이다. 그녀의 아버지 및 배다른 언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가족이 운영하는 섬유 회사 경영에서도 압박을 받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의 자세한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의 귀중한 단서로 작용한다.

 

이 작품은 영화화되어 인기를 끌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며, 안토니아 스콧의 모험을 그린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으로 유럽판 해리포터로 불린다. 주인공은 경찰이 되지 않고도 많은 범죄를 해결하는 놀라운 수완을 지닌 흥미로운 여성이다. 이 시리즈는 12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저자는 이로써 스릴러 장르의 대표주자로 부상한다.

 

서스펜스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미스터리 자체에 관한 작가의 필력뿐 아니라 미지의 대상 혹은 예상치 못한 지점 사이를 오가는 심리적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하는 능력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호보완적 측면을 잘 조화시키며 자신의 서사를 가장 잘 유지하는 스페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간결한 대화문, 경쾌하고 짤막한 장면 전환으로 독자의 눈길을 즐겁게 해주는 범죄 스릴러물로 주말을 즐겨보시길.


#장르소설 #붉은여왕 #시월이일 #범죄스릴러 #영화화작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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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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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을 털어놓고 2~3일간 빠져보는 스페인산 범죄스릴러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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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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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시대를 맞아 무엇보다 인간의 뇌에 관한 전반적인 탐구가 중요해지고, 인간의 실체가 겨우 1.3 kg 무게의 회백색 단백질 덩어리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요즘처럼 뇌과학 분야에 관심이 쏟아지고 활발히 논의된 적이 없는 것 같다. 과거 대학원에서 제2외국어 습득(2nd language acquisition)에 관한 전공 서적을 접했을 당시, 언어 사용에 따라 뇌의 각 영역(브로카, 베르니케)이 활성화되고 손상 부위에 따라 실어증 환자의 증세도 달라진다는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으며, 특별히 쓸 일도 없으면서 호기심에 뇌의 각 부위 해부학 명칭을 열심히 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언어 습득 분야와는 달리 뇌란 그저 신체 기관의 하나일 뿐이며, 양분과 혈액 공급이 필요한 인간의 장기 가운데 하나라는 지극히 의학적인 접근법으로 다가선다.

 

예방의학 박사이자 연구자인 저자는 우리의 몸이 아픈 이유는 결국 뇌가 아프기 때문이며, 인간의 질병과 노화에 대한 해답 역시 뇌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다행히도 이 책을 접하기에 앞서 뇌과학의 모든 역사(매튜 코브)‘를 통해 오늘날까지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해당 분야 석학들의 숨겨진 노력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고,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리사 펠드먼 배럿)‘, ’환자 H.M.(루크 디트리치)‘ 또한 참고문헌으로 언급되어 한편으로 반가웠다. 뇌과학에 관한 보편적인 흐름을 함께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랄까?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뇌에 관한 오해와 진실,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 뇌에 필요한 영양소와 결핍 증상, 최근 노화의 주원인으로 밝혀진 텔로미어의 존재 등 뇌 자체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뇌의 활용성에 대해 알아보는 2부에서는 뇌 흐림(brain fog)과 같은 뇌 기능 저하의 원인과 예방법, 수면 시 뇌가 하는 일(복습, 청소, 전파, 심박수 조절, 호르몬 분비), 노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를 예방하며 뇌를 건강하고 오래 유지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뇌의 크기가 같거나 심지어 뇌가 더 작더라도 뇌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망을 얼마나 정교하게 갖췄는지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 학습 능력, 인지 기능 등이 달라진다. (170)

 

뇌는 인간이 유기체로서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는 매우 정교하고 강력한 장기임이 틀림없다. 저자는 뇌에 관한 흔한 오해의 하나로 천재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조차도 자기 뇌의 일부만을 사용했다는 설과는 달리 실제 우리는 이미 뇌기능의 100%를 활용하고 있음을 예시한다. 따라서 창조적인 사람은 우뇌형, 논리적인 사람은 좌뇌형이라는 말이나 문과형 두뇌, 이과형 두뇌라는 이분법도 사실 존재할 수 없다. 또한 남녀의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이 아닌 사회문화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는 다수의 과학적 증거도 있다.



인간은 자신의 뇌를 최고 성능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자신도 믿지 못하는 역설적인 모습도 지녔다. 어릴 적 어르신들 말씀이 사람은 웬만해서는 쉽게 안 죽지만, 배가 아파야 죽는다고 하였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들렸던 이 말은 사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뇌 연결축 이론의 민간 버전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과학적이었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뇌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인간에게 공부는 무리라는 일본의 어느 학자의 말은 일리가 있다. 공부가 힘든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단일 장기로서 뇌는 신체가 소모하는 전체 열량의 20% 이상을 소모한다. 이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비율이다. 이때 뇌는 포도당을 원료로 작동하는데, 지능이 높은 사람은 뇌가 작동할 때도 에너지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적은 에너지로도 많은 일을 해냄으로써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처음 시도하는 일이거나, 자동화되지 않아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새로움에 적응하느라 많은 열량을 소모하게 된다. 공부하는 습관이 들지 않은 학습자는 뇌가 부담해야 할 열량을 소모하기보다는 전력 공급원을 차단함으로써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업 중에 엎드려 꿈나라로 향한 학생은 한정된 체력을 아끼고 자신의 뇌를 혹사하지 않기 위해 나름 최상의 생존법을 택한 것일 뿐이므로, 교수자의 혈압과 심박 수 상승을 유도하고 동료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빈축을 살지언정 그 어떤 물리적 정신적 제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없는 꿈을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달콤한 꿈을 꿀 수 있고 힘든 하루를 위로할 수 있다면 이만한 행복도 없어 보인다. 제법 그럴싸한 논리적 추론 아닌가?

 

예방의학자답게 저자는 뇌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과 비타민 등을 소개하는데, 일부 요소가 중복으로 언급되는 점은 살짝 아쉽다. 소리 내어 읽기, 금연과 취미생활, 모임이나 대인관계 맺기 등 두뇌에 자극을 주어 젊은 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뇌 흐림(brain fog) 증상의 원인(호르몬, 스트레스, 운동 부족, 당분, 멀티 태스킹, 수면 부족)을 개선하는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매력적인 방법이 상당량 제시되어 뇌몸 설명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구성상 다양한 일러스트 및 본문의 소제목과 중요한 부분에는 붉은색을 입혀 가독성을 높인 점이 돋보인다. 뇌에 관한 교양 수준의 지식을 넘어 실생활에 응용할 부분이 많아 여러모로 쓸모있는 책이다. 두뇌와 신체의 회춘(?)이 그리 불가능한 일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건강에세이 #뇌몸설명서 #청년정신 #오철현 #뇌과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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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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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뇌과학에 관한 교양 지식을 의학 차원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해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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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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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릭 패리쉬 박사를 소개하자면, 그는 뛰어난 정신과 의사이자 필라델피아 인근 해버마이어 종합병원 정신과의 과장이다. 그에게는 일종의 부사관 역할을 하는 재능 있는 의사 샘 워드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의과대학 동창인 로리 포추나토를 포함한 훌륭한 팀이 있다. 그러나 남편이자 아빠로서 에릭 개인의 삶은 녹록지 않다. 지방 검사로 일하는 아내 케이틀린과의 최근 이혼으로 인해 그의 딸인 해나와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 새 남자 친구가 생긴 케이틀린은 그에게 말도 없이 집을 팔아치워 에릭이 그의 딸을 만나기 어렵게 하는 등 무척 호전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에릭이 근무하는 정신병동 부서가 국내 2위의 순위에 오르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부서 회식을 나가서 거나하게 술을 산다. 한 달 일정으로 실습 중인 매력적인 젊은 의대생 크리스틴 말린은 에릭에게 반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신체적 매력을 무기로 그에게 선을 넘는 대담한 제안을 하지만, 에릭은 강한 매력을 느끼면서도 이를 거절한다.

 

4기 폐암으로 위급해진 90대의 티크너 부인이 응급실로 실려 온다. 상냥한 말투로 에릭에게 내공 깊은 끈적한 농담을 던져대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건강보다 강박 장애를 앓고 있는 손자 맥스 자쿠보우스키를 더 걱정한다. 맥스는 여덟 가지 색상을 외우며 15분마다 머리를 특정 횟수만큼 두드리는 병적인 의식을 행해야 한다. 티크너 여사는 에릭에게 이런 맥스가 자신의 사후에 잘 대응하지 못할까 봐 그를 환자로 맞아달라고 애원하고, 맥스와 비슷한 병변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에릭은 이에 동의한다.

 

상담 중에 맥스는 에릭에게 자신이 학원에서 가르치는 소녀 르네 베빌라쿠아에게 마음을 사로잡혔다고 고백한다. 과도한 집착 성향을 발견한 에릭은 맥스가 르네를 살해할 수도 있음을 깨닫지만, 그 가능성에는 매우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에릭은 상담 중 알게 된 환자와의 기밀 사항을 발설하지 말아야 하는 의사의 책임을 상기한다. 에릭은 르네가 일하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아가 르네의 존재와 안위를 확인하고,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싶어 르네가 사는 동네까지 따라갔다가 동네 주민에게 모습을 들킨다.



다음 날 병원에서 에릭은 크리스틴이 자신을 성희롱으로 고소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 그는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혐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정직 처분을 받는다. 티크너 부인인 사망하자 절망한 맥스는 에릭에게 전화하여 자살을 암시한다. 에릭은 맥스를 찾기 위해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를 추적하던 중 르네는 동네 공원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했고 맥스는 자취를 감추었음을 알게 된다.

 

에릭이 르네를 따라 집으로 미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은 에릭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사실 확인을 위해 연행한다. 심문 도중 에릭은 환자 기밀 유지를 이유로 맥스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지만, 여전히 어리숙한 십 대 소년이 살인범일 리 없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증거를 찾기 위해 그의 집과 사무실을 급습하여 집기와 소지품을 압수하지만, 환자와의 상담을 기록한 파일은 가져가지 못한다. 에릭은 병원의 IT 부서에 누가 부인의 파일에 접근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다. 누군가 맥스를 중심으로 이 사건을 조종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에릭의 친구 로리 포추나토는 에릭에게 큰 위로가 된다. 그녀는 에릭을 형사 변호사인 남동생 폴과 연결해준다. 잠시 들른 직장에서 에릭은 샘을 제외한 직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자 내심 실망한다. 그러나 이때 맥스가 대형 매장에서 한 무리의 십 대들을 인질로 잡고 15분마다 한 명씩 죽이고 나서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하는 등 인질극을 벌이면서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맥스를 설득하기 위해 쇼핑몰 안으로 목숨을 걸고 들어간 에릭은 맥스가 아무도 해치지 않고 자수하도록 권유하는 데 성공한다.


화재가 발생하여 혼란해진 병원에서 에릭은 목에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크리스틴을 발견하고 도움을 주려 한다. 그러다 샘 워드에게 급습을 당한 에릭은 샘이 자신을 파괴하기 위해 크리스틴에게 성희롱 고발을 사주하고 르네를 살해하는 등 이 모든 사건을 조종했음을 알게 된다. 죽음의 위기에서 에릭은 마침내 샘에게 학대당하던 환자로부터 도움을 받아 무사히 구출된다.

 



크리스틴이 성희롱 혐의를 벗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는 직장에 복귀한다. 케이틀린은 예전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양육권 싸움을 계속할 뜻을 비친다. 에릭을 진심으로 아끼며 대학 시절부터 좋아했음을 밝힌 로리와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던 순간, 에릭은 병원 IT 부서에서 샘 워드 박사와 로리 포추나토 박사가 티크너 부인의 파일에 접속했다는 전화 확인을 받는다. 결국, 로리야말로 진정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드러난다. 샘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조종하여 그녀의 뜻을 따르게 한 것이다. 로리는 에릭을 강간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가위로 자신의 팔을 자해하며 에릭을 공격한다. 로리가 에릭을 가위로 찌르려는 순간, 경찰이 도착하고 로리는 그 자리에서 체포된다. 정상을 참작하여 교도소가 아닌 소년원에 송치된 맥스를 방문한 에릭은 그가 염려하던 것 보다 잘 지내고 있음을 발견하고 안도한다.

 

리사 스코토라인의 스릴러 작품 ’15분마다는 독특하게도 익명의 자칭 소시오패스에 의한 일인칭 서술, 그리고 소시오패스에 의해 표적이 된 에릭 패리쉬 박사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삼인칭 서술, 이렇게 두 가지 관점을 번갈아 사용한다. 이야기의 핵심 미스터리를 패리쉬 박사의 삶을 조종하는 소시오패스의 정체에 두고 있는데, 그는 남들보다 월등히 똑똑하면서도 정상인의 가면을 쓰고 있기에 누구도 그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복수를 완성하려는 일념에 사로잡혀 과업에 성공하는 듯하였으나, 소시오패스가 될 수도 있었던 과거를 극복해 낸 더 영리한 주인공에게 좌절당하고 만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주인공이 주변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정신과 의사의 일상과 직업윤리, 정신세계 등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의 작동 체계, 사회 병리 현상, 경찰의 사건 처리 절차, 형사 변호사와 형법 등 저자가 연구하고 준비한 사실적인 장치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봄날 휴일의 나른한 오후를 책임져 줄 책으로 추천해 드린다


 

#장르소설 #15분마다 #범죄스릴러 #소담출판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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