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아니라 몸이다 -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몸의 지식력
사이먼 로버츠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가 중요해, 몸은 나중이야. 아니?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시원하게 반박해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교사로서 생애의 2/3를 보낸 현직 교장 선생님이 퇴임을 앞두고 그간 겪었던 현장 이야기와 교육 경력을 바탕으로 신문에 기고해온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본인과 직접 연관된 내용을 다룬 경험적 수필이라기보다는 때로는 온정을 담아, 때로는 비판적인 시선으로 전반적인 교육 정책에 대한 분석과 통찰로 새로운 교육 이론과 정책을 말하고자 한다. 강력한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거나 무엇이 옳으니 따라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는 조의 강변은 아니므로, 혹 듣는 이의 입장에 따라 푸념이나 불평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 책의 부제처럼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의 현실을 말하는 책이 없었다는 것이며, 내부자의 시각에서 교육 현안을 안팎으로 살뜰히 아우르며 희망을 얘기하는 동시에 교육 정책과 시의적 변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자의 시선을 끌 만하다.

 



이 책은 매끄러운 구어체 위주의 설명이라 빠르게 읽히는 한편, 대체로 호흡이 긴 만연체 문장으로 구성되었다. 주제마다 국어 선생님 특유의 설명적인 화법이 묻어나며 한 우물만 40년을 파온 교육자로서의 깊은 통찰력 또한 돋보인다. 전혀 가볍지 않은 고등학교 교육을 주제로 한 상당량의 언론 자료와 미주 해설에도 불구하고 기고문을 모아 낸 책이라 그런지 사진이나 그림, 도표 따위의 시각 자료가 전혀 없어 독자가 쉬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대개 교육 분야에 이해관계가 있거나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처지가 아니라면,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들의 고등학생 시기 이후에는 이어지는 대학 졸업과 취업 그리고 결혼 등으로 교육 제도에 관한 관심이 식어가게 마련이다. 여느 학부모에게는 기나긴 인생에서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잠시 스쳐 가는 3년일지도 모르겠지만, 학교 현장은 특히 끊임없이 변화하는 집권 정부의 정책에 따라 움직여야 하므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수행을 겪는다는 수행평가나, 2023년 입학생부터 전면 실시하는 고교 학점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학은 정작 학생들이 가는데 대입 전형 자료는 교사들이 만들어주어야 하며, 수준별로 다르게 가르쳐도 평가의 척도는 수능 시험 하나로 수렴되고 마는 괴리감도 마뜩찮다. 배움에 앞서 만남의 시간을 좀처럼 갖기 어려우니 학기 말이 되어서야 겨우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익히고 친해지곤 하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마스크를 쓴 채 만나니 많은 학생과 오래도록 낯설다.

 



사실 어느 정권이 집권하든 고등학교 교육 문제만큼은 현장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는 핀란드처럼 최대한의 후원과 자율성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을 지녀왔다. 비록 현실은 전혀 다르지만, 학생들이 내신과 수능과 비교과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굴레에서 벗어나 고등학교 3년이 학생의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진정한 자기 탐구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학생들 사이의 학습력 격차는 한층 더 양극화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오래 진행하다 보니 학교와 교사로부터 받던 격려와 지지가 약해지면서 자기 관리가 체화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의 격차가 극복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벌어지곤 했다. 다행히도 올해부터는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되어 만남의 시간이 늘고 있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는 일말의 희망을 품어본다.


결국, 고등학교 교육은 단지 대학 입시기관으로 여겨지는 고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 해법을 찾으려면 아마도 정확한 고등학교 교육 현실을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아마도 이 책이 감정 중립적이고 가감 없는 현실 파악에 가장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대략 3천 가지가 넘고 매년 내용이 바뀌어 고3 담임을 비롯한 수천 명의 진로 진학 담당 교사가 도시락을 싸 들고 온종일 진행되는 대입 수시 설명회를 듣는 연례행사가 역사 속의 진풍경으로 남고, 교사와 학생 대신 스승과 제자로 남아 평생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보장되며, 19세기 학교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친다는 자조적인 말이 더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독자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사회정치 #고등학교교육을말하다 #송영주 #고교교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확한 고등학교 교육의 현안과 교육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말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십, 인생의 재발견 -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을 위한 자기성찰의 심리학
구자복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 백세 시대에 오십이면 이제 겨우 전반전을 치렀을 뿐인데, 오십 대 중년 남성들은 치받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한 가닥 내로라하는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버티느라 이미 지쳐있다. 우리 낀 세대의 애환은 직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로하신 부모 세대와 아직 자립하지 못한 자녀의 뒷바라지가 한창인데 배우자와 본인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누구인가? 두 번 가라면 세상 하직하겠다던 군대 생활과 국제금융 외환위기로 살벌했던 구조조정 여파에도 살아남았던 백전노장 역전의 용사들 아닌가? 평생 앞만 보고 치열하게 살아왔건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꼰대 취급당하며 퇴직을 종용당하기 일쑤다. 퇴근길에 만취하여 지구대에서 오늘도 대충 수습하는 올드보이 오대수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흔히 퇴직해서 잘 풀려봐야 치킨집 아니면 고깃집이고 그나마 자영업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한국형 뫼비우스 띠에는 직장인의 로망은 백수이고 백수의 로망은 직장인이라 적혀있다. 전쟁터였던 직장을 벗어나면 나을 줄 알았더니 바깥은 지옥이라 했던가. 곧 퇴직을 통보 당할 처지는 아니지만, 불과 수년 후면 내게도 똑같은 상황이 뻔히 닥쳐올 것이다. 알량한 퇴직금은 이미 아이들 대학생 만드는 밑밥 된 지 오래다. 퇴직 후 적어도 20년 이상 별다른 수입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 노부모 건사와 애들 혼사는? 오래 살면 뭐 하겠나 저소득의 유병장수는 결코 축복일 수 없다.

 

꽤 어두운 이야기로 마음이 무거워지자 나도 모르게 어느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20년 전 딱 한 해 함께 근무했을 뿐인데 아직도 연락이 닿는 것도 신기하거니와 교직에서 일찍 물러나 펜션 사업으로 성공한 그의 내력이 자못 궁금했다. 은퇴 이후의 삶을 진작부터 꿈꾸던 그는 1년간 치밀하게 전업을 연구하였고, 준비되었다는 판단이 서자 우려하는 주변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사표를 던졌다. 전업 직후 벌어진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여 4년 차에 접어든 현재 펜션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말로만 듣던 성공사례가 지인의 경우라니 부러운 한편 아무런 생각도 대책도 없이 살아온 나는 미지근한 싸구려 커피를 마신 듯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나에게도 그 같은 실행력이 있기는 한 걸까.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고. , 말은 쉽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해왔던 일이 귀찮아지고

옛날처럼 꼼꼼히,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46)

 

해직 통보 벼락을 맞아 잘나가던 직장인에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었던 저자는, 위기를 기회 삼아 대학원에 진학하여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심리 연구소를 차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준비할 여유가 있었던 선배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이었으나 그 역시 자립에 성공한 사례이다. 이 책은 일과 직장이 전부였던 중년 남성에게 갑자기 닥친 상황을 실감 나게 설명하는 1, 인생의 전환점에 선 우리에게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2,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정하기를 권하며 진짜 나를 다시 만나라는 3, 그리고 지금까지의 실패와 성공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대범한 자세로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파도를 현명하게 넘어가도록 조언해주는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우리가 미래에 느낄 감정을 제대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오늘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면서, 고맙게도 유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와닿는 구어체로 풀어놓는다. 그가 주는 조언은 마치 바로 한 학년 위 선배의 그것처럼 지금껏 읽어 온 어느 자기계발 서적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 사람들의 행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154)

 

오십 대는 매우 결정적이면서도 새로운 인생의 단계이다. 자신의 능력과 단점, 성공과 실패를 해부하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 특히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유지해야 하며 자신만의 동굴로 들어가 다양한 고민을 통해 혼자 보내는 시간에 익숙해져야 한다. 오십 대는 또한 위태로운 인생의 단계이기도 하다. 노안, 탈모, 체중 증가, 체력 저하, 고혈압 같은 신체 증상 변화에 놀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직장을 잃은, 또는 잃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자기 정체성과 영혼이 흔들린다. 지나치게 젊음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퇴물 취급을 받게 될까 두렵다.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정점인 시기임에도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력과 힘, 가족과 친구의 질병과 죽음을 보며 분리 상실을 경험한다


그러나 중년에게도 희망은 충분히 남아있다. 사회에 갓 진출하던 20대 때보다 체력과 지구력, 업무 순발력은 떨어지는 대신 세월을 겪어온 노련함과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혜안이 있다. 단순 기억보다 상황을 분석하고, 아는 것을 적용하며, 과정과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여 새로운 대안을 찾아낼 줄 안다. 오랜 시간 넘어지고 엎어지는 실수를 통해 마음과 행동을 다스릴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한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섯 가지 자본력을 분석해보았는데, 성적표가 영 신통치 않다.

신체: 고혈압, 과체중, 복부 비만, 저질 체력, 만성 요통, 이명.

경제: 노동 소득 외 수입 전무. 짧은 금융 지식. 대출 부자. 경알못

인지: 그나마 왕성함. 글쓰기, 운동, 어학 동호회. 평생학습은 될 듯.

사회: 가족, 친지, 친구, 동료 등 인간관계. 마눌님 왈 마음에 안 듦.

심리: 고난에 대처하는 방어기제, 통제감 유지. 온실 속 화분?

정체성: 가장 중요한 자본.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중년기의 본질적인 과제는 생각을 바꾸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자신의 삶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가슴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답은 자기 속에 있다. (187)

 

마지막으로 저자는 제2의 전성기를 실현하고픈 (예비) 퇴직자 중년 남성들에게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은 자신뿐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어떤 고생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묻고 있다. 이미 기운도 많이 빠지고 당장은 이렇다 할 전망도 안보이지만, 어쩌겠는가? 인생 선배가 전하는 이 책을 길동무 삼아 평생직업 찾는 길에 주저 없이 나서 보리라.

 

#자기계발 #오십인생의재발견 #더퀘스트 #구자복 #인생후반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십, 인생의 재발견 -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을 위한 자기성찰의 심리학
구자복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책. 오십대 독자라면 더더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