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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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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 그리고 영국의 처지에서 보았을 때 국가 독립의 기반이었던 반란군은 그들이 이룬 업적과 저항정신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숭배받는 집단이다. 오늘날 그들의 후손은 산업계의 거물 또는 민권 지도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부정할 수 없는 긴 역경 앞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고수했던 용감한 반군들을 미화하고, 토론하고, 경의를 표한다. 왜 그럴까? 그들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가능한지, 또는 단순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믿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흑인 인권운동의 불씨가 되었던 로자 팍스는 체계적인 불의와 싸우는 방법에 관한 우리의 집단적 상상을 자극했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에게 아이폰을 선사해주었고 사람들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간디는 비폭력 무저항 정신으로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결국은 독립의 기초를 세웠다. 우리의 현대 역사는 이런 온화한 불복종자들이 시작한 변화로 가득하다. 그러니 우리가 주위의 용감한 불복종자들을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현행 체제가 더 낫다고 믿는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방식을 설득하고 싶다면 이 유서 깊은 역사를 상기시키자. (41쪽)
우리가 체제에 저항하는 반란군이 되기 위해 승산도 거의 없이 압도적인 권위에 맞설 필요는 없다. 밀린 청구서를 지불하고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며 하루를 잘 넘기는 용기만 있다면 그런 명칭을 얻을 자격은 충분하다. 우리 중 일부는 우리의 타고난 삶과 성 또는 성 정체성, 인종을 위해 불복종한다. 우리가 태어난 이 세상은 체계적인 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잠자리에 들어 머리를 뉘면서 다가올 내일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염려한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가 세상 사람들은 삶이 공평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은 학교, 직장, 동네, 심지어 가정에서의 온갖 차별과 혐오 그리고 능력주의의 강을 건너야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의견과 가치관이 다른 집단에서 우리는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제기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어떻게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 뇌는 진화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칫 잘못해 위험한 낯선 이에게 접근하느니 차라리 친절하고 공감적이고 이타적인 낯선 사람을 놓치는 쪽이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 이 책의 주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낯선 생각과 그런 생각을 제시하는 낯선 사람을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어 기존의 신념을 바꾸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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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복종하지 않는 기술이다. 저자는 왜 불복종이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추구이며 반대자가 집단에게 가치가 있는지를 말한다. 불복종할 확률을 성공적으로 높이는 방법과 불복종이 가져올 수 있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알려준다. 종류를 막론하고 가족과 직장 같은 모든 집단은 반란군의 관점이 집단 내부적인 역학관계에 흡수될 때 더욱 강해진다. 수중 자유투 공격수 릭 배리, DIY 펑크 밴드 Fugazi, 딸의 초등학교 수업에서 대리 교사로 도전한 저자의 개인 경험 등 탄탄한 연구와 재미있는 사례 연구로 설득력 있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혜, 보살핌, 참신함, 유머, 과학이 모두 한 권의 책에 녹아 있다.
혼자서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 힘겨운 시기에 당신을 지지해 줄 신뢰할 만한 협력자들을 끌어모으자. (116쪽)
이 책에서 저자는 불복종의 목적, 중요성, 실행방법, 전략과 과학적 배경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저자는 무작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뿌리 깊은 신념에 근거한 원칙적인 불복종을 강조하는데, 이는 불쾌한 사회적 압력에 굴하지 않으면서도 윤리적으로 사회를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심장과 영혼을 보호하고 밤길에 뒤통수를 조심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장기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변화에 대비하도록 한다. 이 모든 전략은 심리학적 연구와 발견물에 의해 확고하게 뒷받침된다. 그래서 이 책은 복종을 실천하려는 사람들과 복종을 원하는 사람들 모두가 읽어두어야 한다. 만일 변화가 일정한 현상이라면,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은 진화할 필요가 있다. 불복종의 기술은 진화에 필요한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마음이나 양심을 간지럽히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단순하지만 끈질기게 좋은 대답을 얻을 때까지 규칙에 대해 계속 질문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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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사고를 엉망으로 만드는 10가지 편향
확증편향 : 기존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를 선호함.
친숙성 편향 : 이미 아는 사람이나 대상을 선호함.
순진한 현실주의 : 자신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인식하지만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비이성적이며, 편파적이라고 믿음.
지식의 착각 : 다른 사람들이 무얼 생각하는지 다 안다고 믿음.
근본적 귀인 오류 : 타인의 실수와 실패는 그들의 내적 요인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실수와 실패는 상황과 불운 탓으로 돌림.
자기 일관성 편향 : 자신의 태도와 신념, 행동이 실제로는 계속 변화하는데도 늘 한결같다고 믿음.
투사 편향 : 자신의 선호, 믿음,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실제보다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함.
권위 편향 : 유명하거나 힘 있는 사람이 주장하는 아이디어를 더 높게 평가함.
고정관념 편향 : 한 집단 구성원에게서 어떤 특성을 발견하면 해당 집단의 일부 또는 전체 구성원이 그런 특성을 공유한다고 믿음.
편향 맹점 : 자신의 편향도 인식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편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믿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현상을 유지하고 지지하게 만드는 인지적 편견 덕분에, 주류 시스템과 그 관점에 반항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자들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시험하는 행위는 우리의 순응하는 경향을 무력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반항자로서, 다수에게 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사소통을 위협적이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시지와 행동이 일관되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본래의 목적과 목표에 집중함으로써 불편함을 관리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반항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마침내 다수를 차지했을 때 우리 자신을 잃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다.
당신이 승리한 반항자로서 잘못된 길로 나아가지 않으려면 권력에 의해 자기 인식이 어떻게 흐려지는지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189쪽)
# 저자가 말하는 불복종의 10가지 원칙
파괴적인 형태의 논쟁으로부터 원칙적인 논쟁을 분리하라.
주류 사상이 고통을 유발한다면 다수집단의 안락함이 주는 유혹에 저항하라.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자기 생각을 밝히는 이들을 포용하라.
소수집단에 속한다면 다수집단의 마음을 돌리는 메시지를 생성하라.
강력한 동맹을 구축하라.
반대를 시도하거나 반대자와 상호작용할 때의 불편함을 관리하라.
한때 소수였다가 새로운 다수가 될 때의 권력 전환에 잘 대처하라.
전통적 사고에 반대하는 생각을 옹호하라.
다양한 관점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과 함께할 때의 이익을 나누어라.
젊었을 때 호기심, 용기,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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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과연 이 책은 체제와 기존의 질서에 반대하고 불복종하는 데 도움이 될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우리가 옹호하고 싶은 생각이나 대의명분이 있다면, 이 책은 우리가 불복종적인 사람이 되는데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뛰어난 의사소통과 효과적인 변화 관리, 그리고 의미 있는 대인관계와 감정 지능에 관한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독자들이 세상을 바로 보고 기존의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매콤하고 알싸하게 맛있는, 그러나 자극적이지는 않은 괜찮은 불복종 조리법을 다룬 요리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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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