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 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요 

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그 강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그 강에 가고 싶다. 

 

 

 

................................ 

인문학 교실 4강때 받은 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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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웃기는 개그같은 요즘,  

우리가 서로를 어우르며 살 수 있는 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공동육아를 했고, 그리고 지금은 생협회원으로  

마음을 보듬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각개전투로 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지금, 

주변에 함께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라면 그것은 정말 축복이다. 

솔방울이라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조그만 마을을 이루고 살 때,  

난 그것이 공동체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가고 그곳에서 나와야 했을때... 

힘겹게 공교육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이와 함께 버텨야 했을때,  

솔방울의 경험들은 내게 참으로 큰 힘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협조합원으로 나름 적극적으로 지내고 있는 요즘,  

내게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섬같았던 공동육아의 그 마을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성서라는 마을이....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지,  

이웃과 아이들의 웃음이 있는 그런 마을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런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  난 우리 <성서마을>을 꿈꾸어 본다. 

어릴적 골목길에서 느끼던 우리들의 이웃과 정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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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책은 골목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나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한 책이다. 

지금도 부산의 시댁이나 친정에 가면 볼 수 있는 골목들에 대한  

소중함들이 쏟아나게 하는 책이다. 

 

골목...어린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엄마 심부름을 다녀오며 골목 사이 사이에 놓여졌던 하수도를 덮은 

그 두칸 짜리 돌들을 뛰어넘으며 오다가 병을 완전 박살 내 버린 일...  

( 크~OB맥주였다. 그 시절 젊은 울 엄마는 맥주 한병에 시집살이를 잊으려 하셨나보다.)

골목 앞에서 놀고 있으면 지나가던 어른들이 이 골목 끝에 길이 있는지 물었던 일. 

지금도 길이 없을 것 같은 샛길이 지하철역으로 직행(?)할 수 있도록 통하는  친정집 앞의 

그 골목길. 

시댁이 있는 부산 영주동 산꼭대기에서 부산역까지 끝없이 이어지던 그 많은 가파른 계단.  

관절이 안 좋으신 시어머님은 아직도 그 계단을 오르내리면 초량시장에 가신다.

그 긴 계단 끝에 있던 초등학교를 다녔던 남편은 아직도 아침 청소 당번이면  

그 계단을 내려가서 청소를 하고 올라와서 아침을 먹고 다시 학교갔던 일을 얘기한다. 

 

대구에 와서 처음 살게 됐던 북비산동.. 

놀이터를 찾아 가는 샛길옆에는 정말 사람이 살것 같지 않은 집들이 있었고,  

가을이면 많은 할머니들이 그 샛길에 자리를 펴고 밤을 까셨다.

우리 집 앞에는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조그만 골목이 있었다. 

아래윗집으로, 옆집으로 아이들이 있는 집은 해질녁이면 그 골목에서 자전거도 타고, 

씽씽카도 타고, 할머니는 고구마줄기를 까고.... 

아직 우리에겐 골목에 대한 추억들이 있다. 

골목에는 이웃이 있고, 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있다. 

 

하지만....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가는 지금.. 

골목들이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이웃도, 정도, 사랑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함께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골목이 좋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골목이 더 좋아진다. 

여행을 가서 어린시절 그 골목들을 시골 어디선가 보게 되면, 

나를 감싸는 그 애틋함이란.... 

돌아오지 못하는 나의 어린 시절 추억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골목은 들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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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여름이면 미친듯이 여행기를 읽어댔던 적이 있다. 

그 때의 심정이란..... 

숨막힐 것 같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선선한 가을이 올때 즈음이면 그 증상은 한 풀 꺽였다. 

아직도 우리집 책꽂이에는 그 때 읽어댔던 여행기들이 좌르르 

꽂혀있다. 

아직도 짬짬히 끌릴때면 여행기를 읽곤 한다. 

하지만...그 무수히 많은 여행기의 총정리 스러운(?) 책이 이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내게 여행이란..여행을 꿈꾸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지.... 

여행기를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이 책에는 그 모든것들이 아주 콕 찝어서 자~~알 나와있다. 

심지어는 여행사이트에서 퍼온 글들 조차도 말이다.. 

 

 

여행이란 어쩌면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아닐까?

굳게 닫힌 일상의 철문 너머로, 반쯤은 두려운 시선으로 바깥을 내다보는 호기심!

잠시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 하나 제대로 보고 익힐 수

없으면서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두렵고 불편해서 다시 철문 안의 닫힌 공간으로

되돌아오면서도,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밖을 내다보는 그 시선만은 끝내 거둘 수 없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




“꿈꾸며 사는 삶은 아름답다는 사람도 있고,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은 허상일까? 현실에 대한 도피일까?  

 

부모님께는 큰 아들로, 세 아이의 아빠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이  

 

너무도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세계일주! 관광이 아닌 여행을 떠나고 싶은 여행중독자!  내가 꾸고 있는 꿈이다.

정열적으로 살다가 가는 것이 삶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통장은 비어있고, 세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점점 늘어만 간다. 

 

노후 계획도 없고,한 달 벌어서 한 달 먹는 한 달 인생이다.  

 

더욱이 노부모의 연금에 의지하며 철없이 살아온 나다.  

 

난 계속 꿈을 꾸어야 하는가? 얼마나 벌어야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인가?  

 

아무런 답을 찾을 수가 없다. 한숨이 나온다.

인터넷 여행사이트의 멋들어진 사진 속에서, 여행가들이 적어놓은 수기에서,  

 

나는 또 다시 꿈속으로 잠든다.  

 

꿈꾸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흘러 40년이 되었고, 이제는 몸도 여기저기 아프다고, 

 

예전같지 않다고 푸념하며 한 달을 산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은 이런 내게 ‘니가 세상에서 제일로 행복하고 편한 사람이다.  

 

아무 소리하지 말고 살라’ 고 말한다.  내가 제일 싫은 게 그것인 줄을 모르고.....

난 지금 꿈과 현실을 연결하는 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 여행의 숲을 여행하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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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어야 한다 

 

                                             박영희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살다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 

햇살에 배겨나지 못하는 우산 접 듯 

반만 접기로 한다. 

반에 반만 접어 보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 

인문학 교실 2강 - 소통의 기술시간에 함께 나눈 시.  

캬~~~ 

시란 이런거지... 

주저리 주저리 말하지 않고, 

이렇게 단정하게 모든 걸 말하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에는 <접어야 한다>는 기본... 

부부간에도, 부모자식간에도, 친구간에도 말이다.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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