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 장영희 교수의 청춘들을 위한 문학과 인생 강의
장영희 지음 / 예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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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누그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 몽테스키외-13쪽

"그래서 전쟁과 평화가 무엇에 대한 이야기이든? 그리고 무얼 느꼈지?"
조카는 순간 당황했는지 잠깐 생각하더니 눈을 반짝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응, 전쟁은 나쁘다고."
그것은 너무나 간단하고 엉성한 대답이었지만 완벽하게 정확한 답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말을 하기 위해 톨스토이는 5백 명이 넘는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여러 가지 갈등이나 사랑의 관계, 상황 등을 설정해서 '전쟁이 나쁘다'는 것을 좀 더 비유적으로,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간접적으로 , 좀 더 감동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고 이야기한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문학의 본질입니다. 그러니까 좀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삶의 진리를 제시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입니다.-29쪽

남북전쟁이 북쪽의 승리로 끝나고 노예 해방이 되었을 때 링컨 대통령은 <엉클 톰스 캐빈>을 쓴 해리엇 스토 부인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바로 그 거대한 전쟁의 원인이 된 작은 여인이시군요."-37쪽

미국에서 공부할 때 저는 부전공으로 '비소설 쓰기'를 선택했습니다. 넓게 말하면 수필도 거기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글을 쓸 때 철칙으로 얘기하는 것이 대문자 Man(인류나 인간) 에 대해서 쓰지 말고 소문자 man(한 남자)에 대해서 쓰라는 것입니다.-83쪽

미국의 유명한 경영대학원에서 한 교수님이 시간 쓰는 법에 대해 특강을 했습니다. 교수님이 항아리 하나를 탁자에 올려놓고 주먹만한 돌들을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항아리 위까지 돌이 차자 교수님이 물었습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네"
이번엔 항아리를 흔들어 가며 자갈을 채웠습니다.
"이제 가득 찼습니까?" 학생들은 다시 "네"하고 대답했습니다. 교수님은 다시 모래를 가득 붓고 물었습니다.
"이제는 가득 찼지요?" "네"
그러자 교수님은 물을 항아리에 가득 부었습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에게 보여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학생 중 하나가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스케쥴이 꽉 찼다 해도, 언제든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닙니다" 교수님은 대답했습니다.
"항아리에 자갈이나 모래를 먼저 집어넣으면 큰 돌은 결코 집어넣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큰 돌, 즉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우선적으로 여러분의 마음 항아리에 집어넣으십시오."
-111쪽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습니다. 내가 남의 말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몽땅 망했지만, 내가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데는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데는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데는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데는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습니다. 사람은 단지 인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그 존재 의미가 있습니다.-121쪽

삶은 해답 없는 질문이지만 그 질문의 위엄성과 중요성을 믿기로 하자
-테네시 윌리엄스-125쪽

너희 아버지가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란 건 아니야. 윌리 로우맨은 큰돈을 번 일도 없고, 신문에 이름이 난 적도 없어. 하지만 그러니까 소중히 대해 드려야 해. 늙은 개처럼 객사를 시켜서는 안 돼.
-세일즈맨의 죽음-137쪽

안타까운 것은 아직 우리나라 문단이나 독자들 사이에 수필에 대한 인식이 별로 높지 못하다는 거예요. 미국이나 다른 서양 문화권에서는 수필을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가진 하나의 문학 장르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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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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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빛나고 우리들의 사랑은 시든다. 죽음은 풍문과도 같은 것. 귓전에 들려올 때까지는 인생을 즐기자."-87쪽

옛날에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다. 미경은 찾아와 울고, 들어보면 바오로 얘기였다. 바오로가 찾아와 우는 때도 있었는데 들어보면 미경 얘기였다. 그들은 털어놓아야 할 뭔가가 있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에겐 누군가의 영혼에 어둠을 드리울 그 무언가가 없었다. -95쪽

마음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이 쓴 소설을 통해서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왜 그 소설을 썼는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자기 구원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116쪽

그녀의 현재의 허물 같은 지나간 모든 시간을 내던지듯 최의 가슴에 안긴다. 이 순간의 선택으로 앞으로 꽤 긴 시간을 끊임없는 후회 속에서 소모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어제 같은 오늘보다는 후회라도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더 인간적일지 모른다는 단순한 변명에 그녀는 한 번만 더 기대보고 싶었다.-280쪽

네가 스무 살 때는 이런 슬픈 일이 생길 거야. 하지만 걱정 말렴.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너는 몇 년 후, 그 일이 계기가 되지 않았으면 도저히 경험하지 못할 어떤 기쁨을 누릴 테니까. 하지만 그 서른 살을 지나치게 기뻐하지 말렴. 넌 또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슬픈 일을 겪을 거니까. 그렇지만 너무 울지 말렴. 그게 씨앗이 되어 너에겐 다시 좋은 일이 생길 테니까. 원래 인생이란 그런 거지...-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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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윤정 옮김, 무라카미 요오코 사진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구판절판


증류소마다 나름대로의 증류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레시피란 요컨대 삶의방식이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이나에 대한 가치 기준과도 같은 것이다. 무언가를 버리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45쪽

"내가 위스키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까닭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낭만적인 직업이기 때문이지." 하고 짐은 말한다. "내가 지금 이렇게 만들고 있는 위스키가 세상에 나올 무렵, 어쩌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그러나 그건 내가 만든 위스키거든. 정말이지 멋진 일 아니겠어?"-50쪽

아일레이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이지만, 거기에는 고요한 슬픔과도 같은 것이 떨쳐 낼 수 없는 해초 냄새처럼 끈끈히 배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언제나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지만, 세상에는 섬의 수만큼 섬의 슬픔이 있다.-62쪽

내가 경험한 바로는, 술이라는 건 그게 어떤 술이든지 산지에서 마셔야 가장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그 술이 만들어진 장소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물론 와인이나 정종도 마찬가지다. 맥주 역시 그러하다. 산지에서 멀어질수록 그 술을 구성하고 있는 무언가가 조금씩 바래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흔히 말하듯이,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는" 법이다.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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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12-05-2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라. 먼북소리 읽어봤어요? 갠적으로. 하루키여행기중에 요거 최고였어요 ^^. 나두 하루키처럼 그리스외딴섬에 앉아 생선도 구어먹고 맥주도 마시고파요 ~.

2012-05-29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자의 일생 3
니시 케이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1월
품절


독특한 개성이 있는 아이는 어릴 때는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법이죠. -13쪽

혼자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야. 혼자가 싫어서, 하지만 둘이 있는 것에도 자신이 없었던 것 뿐이야..-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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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일생 2
니시 케이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6월
품절


- 저기, 마사키...
- 응?
- 결정적으로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뭐였어?
- 그야, 그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겠다 생각했으니까.
- ...그래?
- 분명히 말해두는데 츠구미, 결혼하면 무조건 행복해질 거란 생각따위 안해. 결혼한 이상 혼자일 때보다 꼭 행복해지겠다 결심하고 저지르는 거지. 너 아직도 나카가와 씨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 네게 있는 대로 상처만 줬던 그 유부남. 화내는 거 아니야. 하지만, 이제 슬슬 네 행복을 생각해야지. 지금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라고.-131쪽

- 왜 우는거지? ...또야? 또 결혼이니 행복이니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패닉에 빠진 건가. 결혼은 자네 불안의 스위치야. 30도 중반을 넘어서 뭐 그런 걸로 골머리를 썩나.
- 중반을 넘었으니 고민하는 거 아니에요! 이젠 충동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고요!
- 어리석긴. 나이를 먹으면 충동적이 아니고선 일을 저지를 수 없다고.
- 당신은 그럴지 모르지만 난!
- 그래서 고민 끝에 결국 상처받고 눈물 흘리면서 내가 오길 기다렸던 건가.
- 자넨 날 좋아해.. 나도 자네가 좋고. 그거면 족한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지?
- 우린 맞지 않을지도 몰라요.
- 최근에야 알았는데 자네 마음속에는 빠지지 않는 딱딱한 가시가 있어. 그게 뭔지는 상관없어. 그저 난 그게 빠지길 기다릴 뿐이야. 하지만 내겐 자네만큼 시간이 많지 않아.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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