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전규태 옮김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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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은 서 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 전혀 생각하는 게 달라지나 보다. 앉아 있을 때에는 왠지 맥없이 무기력한 일들만 생각하게 된다. 내 맞은편 자리에는 네뎃 사람, 같은 또래의 샐러리맨들이 멍청하게 앉아 있다. 서른 남짓으로 보이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눈이 멀뚱하고 혼탁하다. 패기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가 이들 중 누군가에게 슬그머니 웃어 보인다면 그 웃음 한 번만으로 나는 질질 끌려가서 그 사라과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는 파국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여자는 자기 운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미소 한 번으로 족하다. 무섭다. 이상한 노릇이다. 조심해야겠다.

바람이 세찬 탓일까. 구름이 유난히 예쁘다. 마당 한쪽에 장미 네 송이가 피어 있다. 노랑 하나, 하양 둘, 분홍 하나. 꽃들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인간에게도 분명 좋은 면이 있다고 새삼스레 생각해본다. 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도 인간이고, 꽃을 사랑하는 것도 인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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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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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쌓아 날을 이루는 것도, 날을 쌓아 달을 이루는 것도, 달을 쌓아 해를 이루는 것도, 결국 모든 것을 쌓아 무덤을 이루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자의 스물넷은 남자의 서른 살에 해당한다. 도리도 모르고 부정도 모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안정되는지도 물론 모른다. 위대한 고금의 무대가 한없이 발전하는 가운데 자신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물론 모른다. 다만 말주변만은 뛰어나다. 천하를 상대로 하는 일도, 국가를 상대로 싸우는 일도, 일단의 군중 앞에서 일을 처리하는 일도 여자는 할 수 없다. 여자는 단지 한 사람을 상대하는 재주는 터득하고 있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싸울때 이기는 사람은 항상 여자다. 남자는 항상 진다.

금은 색이 순수하고 진하다. 부귀를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색을 좋아한다. 영예를 열망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색을 고른다. 명성을 얻은 사람은 반드시 이 색으로 장식한다.

꿈을 버릴까? 버릴 수 있는 꿈이라면 밝은 곳으로 나가기 전에 버리면 된다. 버리면 꿈이 달려든다.

5년 동안 하루도 잊을 수 없었던, 목숨보다 확실한 꿈속에 있던 오노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5년 전은 옛날이다. 서쪽과 동쪽으로 갈리고, 길고 짧은 옷소매로 갈리고, 이별의 슬픔을 가리는 저녁 구름이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의 빗장이 되어, 만나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진 지난 세월 동안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바람불면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비 내리면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달밤에 핀 꽃을 보고도 변할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개미는 단것에 모이고 사람은 새로운 것에 모인다. 문명인은 격렬한 생존 가운데서 무료함을 한탄한다. 서서 세 번의 식사를 하는 분주함을 견디고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병을 걱정한다. 삶을 마음대로 맡기고 죽음을 마음대로 탐하는 것이 문명인이다. 문명인만큼 자신의 활동을 자랑하는 자도, 문명인만큼 자신의 침체에 괴로워하는 자도 없다. 문명은 사람의 신경을 면도칼로 깎고 사람의 정신을 나무공이로 둔하게 한다.

늙어서 자식이 없으면 불안하다. 노후에 기댈 자식이 없으면 더욱 불안하다. 기댈 자식이 남이 되는 것은 불안한 데다 꺼림칙하기까지 하다. 기댈 자식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기대지 않으면 안 되는 법도는 꺼림칙할 뿐만 아니라 무정하다.

긴고는 부모라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담는 물의 모양을 맞추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그대로가 좋습니다. 움직이면 변하지요.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움직이면요?"
"예, 사랑을 하면 변합니다."
여자는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려는 것을 꿀꺽 삼킨다. 얼굴이 새빨개진다.
"시집을 가면 변합니다."
여자는 고개를 숙인다.
"그대로가 좋습니다. 시집을 가기에는 아깝습니다."

"서양은 사람을 두 유형으로 꾸며서 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두 유형이라니?"
"예의 없는 내면과 아름다운 외면요. 성가시니까요."
"일본도 그렇지 않으냐? 문명의 압박이 심하니까 겉을 아름답게 꾸미지 않으면 사회에서 살아갈 수가 없지."
"그 대신에 생존경쟁도 치열하게 되니까 내면은 점점 무례해지겠지요."

세상에는 진지함이 어떤 건지 평생 알지도 못한 채 끝내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네. 껍데기만으로 살고 있는 사람은 흙으로만 만들어진 인형이나 다를 바 없지. 진지함이 없으면 어쩔 수 없지만, 있는데도 인형이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네. 진지해지고 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네.

인간은 진지해질 기회가 거듭될수록 완성되어가지. 인간다운 기분이 드는 거네.

길을 나서면 무언의 객
집을 나서면 머리를 깎지 않은 중

문제는 무수하게 존재한다. 좁쌀인가 쌀인가, 이는 희극이다. 공인가 상인가, 이 역시 희극이다. 저 여자인가 이 여자인가, 이 역시 희극이다. 쓰즈레오리인가 슈친인가. 이 역시 희극이다. 영어인가 독일어인가, 이 역시 희극이다. 이 모든 것이 희극이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문제가 남는다. 삶인가 죽음인가. 이것이 비극이다.

10년은 3천6백 일이다. 아침부터 밤가지 보통 사람의 심신을 피로하게 하는 문제는 모두 희극이다. 3천6백 일 내내 희극을 행하는 자는 결국 비극을 잊는다. 어떻게 삶을 해석할까 하는 문제로 번민하다 죽음이라는 글자를 염두에 두지 않게 된다. 이 삶과 저 삶의 선택에 바쁘기에 삶과 죽음이라는 최대 문제를 방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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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숙 옮김 / 비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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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에서는 숙모도 야스노스케도 그 후 거의 소스케네 집에 찾아오지 않았다. 소스케는 처음부터 찾아갈 틈이 없었다. 또 그만큼 흥미도 없었다. 친척이라곤 하지만, 두 집은 각각 다른 해의 빛을 받듯 서로 오고 가지 않았다.

소스케와 오요네는 그믈이 좋은 부부임에 틀림없었다. 같이 산지 육 년이나 되는 오늘까지 단 하루도 서먹서먹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다. 말다툼으로 얼굴을 붉힌 기억은 더더욱 없었다. 두 사람은 포목집에 가서 옷감을 사서 만들어 입었다. 쌀집에 가서 쌀을 사와 밥을 지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일반 사회와의 관계가 극히 적은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일상에 필요한 생활 필수품을 공급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사회의 존재를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절대 필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뿐이었고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했다. 그들은 산속에 있는 마음으로 도시에서 살았다.

나는 문을 열어달라고 왔다. 그렇지만 문지기는 문 안쪽에 있어서 아무리 두드려도 끝내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 단지 "두드려도 소용없다. 혼자 힘으로 열고 들어오너라"라는 목소리만 들려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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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5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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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로마가 불멸의 고급 콜걸처럼 여겨진다. 스스로는 무엇 하나 노력해서 생산할 줄 모른다. 그렇다고 돈주고 뒷바라지해주는 남자가 부족해본 적 없는 아름다운 창부. 지금 와서는 나이가 좀 들었지만 아직도 장래를 생각해서 저축을 한다든지 생활설계를 한다는 것과는 무관한 여자. 오다가다 객사한다 한들 그게 무슨 한이 되느냐고 여기는 타고난 낙천가. 로마는 그런 자유로운 여자만이 가지는 매력으로 언제나 남자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런 도시다.

그는 2년 전에 이집트 아스완하이댐 공사를 맡기 위해 일본에서 이집트로 파견되었고, 그동안 단 한 번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귀국했다고 말했다. 사막 속 공사이니 전부터 희지도 않았지만 피부는 점점 더 검어졌고, 아랍 사람을 부리는 일도 힘에 부쳤단다. 그래도 파도처럼 추렁이는 모래산 너무로 피라미드를 봤을 때, 역시 저건 삼각형이 아니면 안 될 것이요, 그 형체가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럽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는 감탄했단다.

그가 로마에서 묵고 있는 호텔 이름을 들었을 때, 그에 대한 나의 호감은 결정적이 되었다. 로마에서 최고급에 속하는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거기를 숙소로 잡은 이유는 하고자 하는 것을 하려면 되도록 쾌저한 환경이 좋겠다 싶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인간은 돈을 모을 때보다 쓸 때가 보다 아름답다고 늘 나는 생각하고 있다.

로마 시내를 걷고 있으면 S.P.Q.R 라고 쓴 포스터가 자주 눈에 띈다. 로마 시 포고문이다. 피렌체나 밀라노 그 어느 도시라 한들 고작 포고나 시민 제군으로 시작하지만, 로마만은 다르다. S.P.Q.R 즉 라틴어로 "로마 원로원 및 시민!"이라는 말이다. 이것만은 2천 년 전이나 마찬가지다.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밝고 현실적인 성격 때문일까. 이 이탈리아에서는 해골마저 들고 흔들면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날 듯싶다.

여기 뉴욕, 아니 미국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이 배우와 비슷해. 모두들 불안해하는 한편, 자신들의 정신상태야말로 현대인의 증거라는 기묘한 자부심마저 갖고 있지.

화장품은 한 가지씩 살 때는 별스런 금액이 아니지만 한꺼번에 사려니 어쩜 이렇게도 바보 같은 금액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 나폴리 도둑에게 부아가 치밀었다.

이 남자가 일흔 노인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아름답다고 해도 좋을 그의 얼굴에서는 대부분의 노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초조함이 없었다. 스스로가 탐하는 것을 알고 또 그런 인생을 보낸 한 남자가 거기에 있을 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원건축은 예술적으로 굉장하다든지 종교적인 분위기가 충만하다든지 그런 성실한 이유가 아니라 여기서라면 결혼해도 좋겠다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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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4-08-1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이 어떤 도시에 특별히 매료되면서 그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경우가 정말 많은 듯싶어요. 정말 어떤 사람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빠져들게 만드는 도시 가운데 '로마' 같은 도시가 얼마나 더 있을까요. 저도 로마에 도착하던 '첫날밤의 흥분'(깜깜한 밤하늘에 비행기에서 내려다봤던)만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답니다. ㅎㅎ

* * *

내가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
- 괴테,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中에서

* * *

"어제 처음 로마에 도착한 사람도 하루만 지나면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 로마에 살고 있었던 듯한 얼굴로 시내를 돌아다닌다. 그들을 맞는 로마 사람들도 그들을 이방인으로 보지 않는다."

"베네치아와 피렌체에도 고대가 그림자를 떨구고는 있지만, 고대에 신경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는 다릅니다."
- 시오노 나나미, 《황금빛 로마》 中에서

LAYLA 2014-08-15 03:54   좋아요 0 | URL
전 사실 로마에서 큰 감흥을 못 느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탈리아란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더라구요. 다시 가서 그 도시를 사랑하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겠구요 :)

transient-guest 2014-08-14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로마까지 가기도 전에 들린 오래된 성당 옆을 지나가는 아피아 가도 길바닥에 업드려서 입을 맞추려고 했었지요..ㅎㅎ 그런데 너무 더러워서 말았네요. 시오노 나나미는 지금에 와서 조금 삐딱하게 읽으면 어릴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지만 상당히 글을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녀의 인생도 드라마틱하기 그지 없구요.ㅎㅎ

LAYLA 2014-08-15 03:55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런 로맨티스트의 면모가 있으시군요. 이 책을 그녀나이 서른 즈음에 쓴 것 같은데 확실히 이 언니 대단하다, 멋지다 는 소리가 나오더군요. 본인의 도도함이 글에서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것도 멋이 있구요. ^^
 
순수의 시대 열린책들 세계문학 77
이디스 워튼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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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뉴욕 사교계의 성원으로 자라난 뉴랜드 아처는 자신의 삶에 불만을 품지 않고 당시의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여성상-자신과 어울리는 가문 출신에 순수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당시의 풍조에 순응하여 언제고 남편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부합하는 메이 웰렌드와 약혼한다. 하지만 유럽의 부유한 귀족과 결혼하여 백작부인의 지위를 얻고 호화롭게 산다고 알려졌던 메이의 사촌언니 엘렌이 방탕한 남편을 떠나 뉴욕으로 돌아오자 뉴랜드 아처는 답답하고 고루한 뉴욕식 예법을 따르지 않는 그녀의 자유로움에 끌리게 된다. 

 

소설은 엘렌과 메이, 뉴랜드 아처 세 사람이 삼각관계 속에서 각자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그 사이의 은밀한 긴장을 그린다. 과연 뉴랜드 아처가 허위로 가득찬 자신의 삶을 청산하고 자유를 상징하는 엘렌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고 평생 진솔한 대화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메이와 주저앉을 것인지 독자들은 마지막까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밤이면 드레스 자락을 끌며 마차를 타고 오페라 극장으로 나가 박스석을 채우던 뉴욕 상류층의 이야기는 마치 꿈만 같아 예뻐보이기만 하는데 이디스 워튼은 그 뒤의 위선과 가식을 이지적인 문체로 차분히 그려낸다. 서사는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다소 진부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디스 워튼은 뛰어난 필력으로 그런 진부함을 모두 씻어내고 오히려 그런 진부함을 발판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작품을 써낸다. 그녀가 그 시대에 여성으로서 만년 57세에 이 작품을 썼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작가라는 평을 넘어 존경의 마음까지 솟아난다. 

 

작품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엘렌은 뉴욕과 유럽을 오가며 자란 것, 당시의 구습에 의문을 가지고 반기를 든 점 등에서 이디스 워튼의 개인적 경험이 상당히 투영된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재능있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추근대며 들이댄 남자들이 어디 한 둘이었을까. 지루하고 멍청한 남자들에게 진절머리를 내며, 그래, 게 중에 용서가능한 수준의 남자 하나 있었다면 이런 모습 아니였을까 하고 이디스 워튼이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뉴랜드 아처를 그려낸 것 같다. 왕자님 같은 캐릭터가 아니다. '용서 가능한' 수준일 뿐이기에 엘렌의 자유로움을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본 독자인 나의 반응이란 '좋은 건 알아가지고...'  


인류사에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중 하나가 바로 아무리 똑똑한 여자라도 멍청한 남자의 사랑 앞에 굴복한다는 점 아니겠는가. 보통 워튼의 새드엔딩에 대해 현실적이라는 평을 많이 하는데 나는 이 두사람의 러브라인이야 말로 현실성의 정점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워튼 여사는 그런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문학적 품위를 잃지 않고 정말로 아름다운 소설을 완성한다. 몇 년에 한번씩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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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4-07-25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당장 찾아서 읽어야지,,,라고 만드시는 레일라니!!!^^

LAYLA 2014-07-29 12:52   좋아요 0 | URL
아롬님은 원서로 읽으시겠죠? 저도 언젠가는 원서로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