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엄마의 태교법 - '기질 바른' 아이를 낳기 위한 500년의 역사
정해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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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교의 전통은 연원이 길다. 이미 신라시대 유명한 여러 선사의 비문에 태교의 기록이 나타난다.’

 

제목에서 묻어나는 육아의 기본기를 익히는 방법이 태교에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태교에 대해 궁금해하고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임신 초기 순간이 아닐까?

그리고 그 시기는 출산 때까지 이어지며 배 속의 아이를 애지중지하며 각종 태교에 도움이 되는 방법의 시도한다. 현대 사회에서 부부들이 아이를 가졌을 때 시행하는 태교법과 오랜 시간 전통을 고수하며 발전해 왔을 조선시대 엄마들의 태교법을 비교, 군세해 보는 것도 재밌는 방법이자,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아이를 낳아본 독자는 추억을 더듬고, 아이를 갖게 될 부부 독자에겐 그 방법을 미리 예측하고 공부해보는 뜻깊은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사주당이 62세 때 쓴 <태교신기>라는 태교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에 흥미를 갖고 영감을 얻어 태교에 대한 관심과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태교라는 문제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의 태교는 분명 현재와는 다르다. 뱃속 아기의 안전과 생명존중을 과거에 중요하게 여겼다면, 현재는 태교 자체가 태어나서 시작 될 교육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자체로 약간은 씁쓸한 심정의 태교법이 주를 이루지 않나 생각해본다. 어떻게 태교를 하면, 태어나기전부터 아이의 머리, 두뇌가 좋아지고, 똑똑하게 자랄 수 있느냐의 고민, 다른 아이보다 내 아이가 더 돋보이기 위한 태교법 등, 아이의 숫자는 줄어들고 그 아이에게 혼신할 수 밖에 없는 이기적인 부모의 마음만 가득한 태교법이 성행하고 있지 않나 씁쓸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보다는 기질이 좋은 아이를 위한 태교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조선시대에도 자녀의 출산은 꼭 필요한 중요한 자산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이유가 농업사회의 인력창출을 위한 필요성이건, 전쟁을 대비한 방책이건 출산을 장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하나의 미덕이었던 것 같다. 이때 주목할 점은 바로 남존여비 사상이 아닐까? 지금이야 딸을 더 원하고, 행여나 아들 형제들로만 가득 채워질까 고민하한다. 그렇지만 조선시대는 그렇게도 장손의 귀함을 여기고 가문의 대를 위해 아들을 선호하였으니, 태교 또한 아들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았을까? 이러저러한 궁금증이 생기는 조선시대의 엄마들의 태교법이 책의 전반부에 담겨 있다.

 

아들을 선호했던 조선시대. 그 의도는 알겠지만 지나칠정도로 유교 사상이 인간의 생명과 탄생이란 상황의 존중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향약집성방>이라든지 허준의 <언해태산집요>, <부인대전양방>등에는 태어나기전 딸이었던 아이를 아들로 바꿀 수 있는 법, 약이나 음식을 통해 아들을 나을 수 있는 법, 임산부의 몸이나 동작을 보고 아들인지, 딸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들, 여성스러움이 그 관건일 수도 있다는 확증되지 않은 소문들이 부지기수셨다. 이런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대개의 부류들이 지나치리만큼 편중 된 남아선호사상과 함께 믿고 따라야 할 각종 의학서나 자료들까지 올곧지 못한 편협함으로 당시의 전통을 고수하는데, 일조했음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본격적 태교는 그럼 언제 시작되었나. 이는 중국 주나라로 거슬러 올라가며 한반도에 정착하기로는 9세기말 신라 선승의 일대기를 기록해놓은 탑비에 등장한데서부터 시작이라 여기고 있다.

 

이 외의 '태교'라는 단어의 직접적 표현은 충북에있는 '제천 월광사지 윈랑선사탑비'를 꼽을 수 있다고 전한다. 아이를 잉태한 날부터 예절을 지기고 조심스러움을 유지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태교 초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 이후 고려 시대의 태교는 왕실을 중심으로 올바른 군주를 키워내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물론 불교 국가답게 불심을 중심으로 불경을 외우거나,독송하면서 신앙 안에서의 태교 활동을 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당시에도 교육적 목적이 중시 된 태교를 강조했던 학자가 있었으니 '목은 이색'이라는 학자이자 정치가였다. 그는 <목은시고>의 시에서 마냥 뛰어놀게한 손자에 대한 한탄을 노래하고 있다. 아이의 바름을 만드는 것이 태교이며, 그 중요성을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투영시켜 태교의 중요서을 더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태교에 대한 생각은 기질 혹은 성품과도 연관이 있다. 아이의 기질이나 인품 또한 태교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오히려, 부모가 가진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정의내리는 경우도 있다. 부모의 올바른 태교, 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바른 성품과 기질을 바탕으로 태어나게 될 아이를 돌보고 아낀다면 책에서 언급하듯 '하늘과 땅의 좋은 기운'을 기다리며 좋은 성품의 아이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또한 불교에서 바라보는 태교, 불교는 윤회사상을 기본으로하는 돌고 도는 삶의 지속성을 강조하므로 전생에 지은 업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해 환생한다고 한다. 태아 또한 이와 같은 시각이며 부모와 아이의 인연도 불교식 용어로 '중유'가 존재해야 임신을 통해 아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배 속의 상태에 따라 임산부인 어머니의 마음과 행동이 달라진다니 이마저도 임신과 잉태를 통해 아이와 어머니 모두 해탈을 누릴 수 있다는 불교식 해석이 내포 된 건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외 소혜왕후가 지은 <내훈>, 류중림의 <증보산림경제>, <태산여록>, 이 책의 동기부여가 된 이사주당의 <태교신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엄마들이 잊지 말아야할 임신 중 마음가짐과 자세, 피해야 할 음식 등 무엇보다 태어날 태아를 위한 안전함과 평온함이 바탕이 되었을 조선시대의 전통이 담겨진 태교의 역사를 작게나마 경험할 수 있는 독서였다. 태교란 이 책의 포인트가 되는 생명 존중의 실천, 모성의 보호가 기본이 된 바른 기질의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 자라온 역사와 시대상에 따라 태교의 차이는 있겠지만, 생명의 고귀함, 그리고 안전이란 기본 맥락은 동일하다는 것을 깊이 있게 새기는 독서가 되며 이 작품이 태교를 준비중인 부부 및 가족에게 모범이 되는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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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지음, 이명은 옮김 / 그림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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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엘로이즈 쇼슈아/과학/만화

 

절단의 역사로 거슬러 가다. 섬뜩하다. 그러나 의미는 깊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팔을 절단하게 된 주인공.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그림에서 튀어나온 '앙브와루즈 파레'의 설명으로 절단의 역사를 알게 되는 주인공.

  

  

그는 왼손을 절단, 봉합 후 두 손을 쓰던 때와 한 손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고통과 괴리를 느낀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안심이 되는 것처럼 앙브와루즈 파레의 등장과 설명으로 주인공은 환상통(팔이 없는 상태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을 극복해간다. 모든 혈관과 신체 조직은 뇌신경 세포와 연결되어 명령에 의해 조작되고 실행되는 신체의 신비, 이것이 글로서만 설명되었다면 많이 딱딱한 논문이 되었을 텐데 그림과 설명, 주석 등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과학에도 쉽게 접근 가능한 그림씨 책의 포인트인 것 같았다.

    

보철구의 보급도 사지가 일부 절단된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온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우 보철 예산을 확보하여 상이용사들의 복지에 힘을 쓰게 되었다 하니 그 기술의 발전은 미적 영역을 뛰어넘어 기능성 측면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좀 더 사실적인 신체 구조의 일부로서, 몸이 아프게 된 사람들을 위한 자존감 향상을 위해서도 복지 측면의 기술 발전은 각종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운동선수들에게도 큰 위안과 기대를 품어준다니 기술의 발전이 그 쥐 인간을 퇴보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방법도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트랜스휴머니즘.' 앙브와루즈 파레와 주인공은 우주여행을 하며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한 명과 암, 발전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예상을 중심으로 생각을 공유해나간다. 하지만 결론은 아직까지 모른다는 것. 인간이 행복하고 윤택하며 평화로운 삶을 위해 '트랜스 휴머니즘'이 존재하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생명의 연장과 수명 또한 길어지고 있는 요즘 그 문제에 대한 담론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옹호론자와 비판론자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시키는 방편으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실은 그 결론을 모는다는 게 정답이며, 우리들이 시간을 두고 나아가는 것이 그 결론이라는 길에 도달하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일상으로 돌아온 주인공. 팔은 사고로 절단되어 의수를 끼고 있지만,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의 삶은 그렇게 계속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복된다. 그것이 삶이고 어쩌면 그저 시간의 흐름대로 인간의 삶을 자연스레, 자유롭게 더 고귀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림이라 가법지만 안에 담긴 뜻은 심오한 만화 '트랜스 휴머니즘', 오랜만에 그림과 글로 느끼는 깊이 있는 만화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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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 30분 1면이 바뀐다 - 조선일보 편집자의 현장 기록
주영훈 지음 / 가디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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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출판사/주영훈/교양

이 책은 편집국에서 10여년 이상 근무한 조선일보 편집기자의 현장 기록이다. 신문사의 이름 유무를 따지지 않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언론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나간다면 책 읽는 재미는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그것이 이 작품이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며, 종이 신문의 위력이 사그라졌다지만 그 향수만은 던져버릴 수 없는 자석과도 같은 끌림을 주는 작품이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처음부터 급박하다. 북의 ICBM탄도 미사일 발사가 맞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따라 기사 1면이 달라지는 종이 신문.
윤전기가 돌아가는 시작 상태, 그 찰나에 터지는 사건, 사고에 따라 윤전기를 멈추느냐 계속
추진하느냐의 차이에 발생한다. 그리고 1면 기사의 방향과 결과까지 좌지우지 되는 것이 종이 신문이란 매체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는 인터넷 매체와는 다른 스릴이랄까? 일간 종이 신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의 판단능력이다.그것이 기자의 힘이자, 편집자의 힘이란 걸 느낀다.

조선일보에 몸 담고 있는 편집자인 저자이기에 ‘우병우의 팔짱 사진‘을 놓칠 수가 없다. 저자는 사진기자의 그 단독 사진을 보고 단번에 ˝1면 톱기사로 적격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쓰고 있다. 이 사진이 당시 크게 회자 된 뉴스를 들었기에 당시 편집자가 언론인으로서 느낀 희열이 어떠했을지, 상상하지 않아도 확연히 다가오는 건 사진 한장의 강렬함이 얼마나 큰지 독자인 나를 비롯해 수많은 대중이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 편집자이자 언론인이라면 ‘오보‘라는 두려움도 빼놓을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살해 된 김정남의 사건을 비롯, 아버지의 시신을 찾고자 말레이시아로 왔다는 아들 김한솔의 입국설 등, 이것이 사실인지 카더라 통신인지에 따라 언론의 공신력이 좌지우지된다고 저자는 덧붙이고 있다. 이처럼 언론의 힘이란 베일에 쌓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언론인으로서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짐이며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분야의 사람들이 겪어야하는 무게라는 걸이 작품을 통해 실감하게된다.

편집도 언어의 예술이다. 아재 개그식 제목 뽑기도 트랜드가 있으며, 당시의 유행어가 기사의 제목으로 대표되는 경우도 소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의 결과는 적절함이 관건이며 과하기만해도 독자들의 쓴소리라는 일침을 받으리란 예견을 해본다.
또한 결정적 장면에서 뽑아내는 기사의 헤드라인!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불을 뿜던 이용주 의원과 조윤선 전 장관과의 물고 물리는 설전 속에서도 미세한 차이를 두고 뽑아 낼 수 있었던 헤드라인의 결과물도 있었다. 이를 캐치해내는 기자의 눈은 사람마다 능력차가 있겠지만, 그것을 간파해 내어 특종을 완성하는 것도 언론인, 회은 편집자의 역랑이 요구되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메인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제목을 뽑아내는 능력도 분초의 싸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는 뻔한 결과를 순간에 뒤집어버린 보기 드문 마무리였다. 그래서 좀 더 센세이셔널한 메인이 독자들의 시선을 자극하므로 그러한 제목을 정하기 위해 편집자들은 더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타이틀이 ‘정말 이겼습니까?‘라고 저자는 전하고 있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제목을 바라보는 차이는 다르겠지만, 기적같은 일이므로 볼 한 번 꼬집어 보는 심정으로 이것이 실화인지, 아닌지 재차 묻는 꿈 같은 일이기에 이러한 제목이 나온게 아닌지 추측해본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지면을 바꾼다.‘

2002 월드컵 프랑스가 약체 세네갈세게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 그 날 기사 헤드라인이 ‘악몽‘이란 두 글자로 팬들의 감정과 대표팀의 상황을 대변한다. 또한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메달 관련 기사 중 승리하기 힘들던 7번 레인에서의 스타트가 기적의 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다. 이때 기사 타이틀이 ‘7번 레인의 기적‘ 이었으며이처럼 확실한 키워드를 통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법같은 효과를 던져준다는 예를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 다양한 신문 편집의 에피소드들, 시대에 따른 활자 크기의 변화와 날씨에 따라서도 제목이 바뀌거나 편집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편집국의 에피소드와 신문이 편집되는 과정에 있어 알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저자의 설명이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신선하면서도 흥미롭다. 기자로서 윤전기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 데드라인을 놓고 사투하는 모습은 거의 전쟁을 방불케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열렬한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가정에서 혹은 직장에서 따끈하게 데워진 휘발성 냄새가 섞인 신선한 뉴스를 보게 된다. 인터넷 언론이 난무하지만 종이책을 통해 위로받는 것처럼 인쇄된 신문의 부수는 줄어들겠지만 그 향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종이 신문은 꾸준히 독자에게 유통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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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2 - 지치지 않는 교사들의 아름답고도 세속적인 독서교육 배우는 사람, 교사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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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중등독서교육연구회/독서교육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낼 순 없겠지만,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여섯 명의 선생님들이 펼치는 학생들과의 독서 열정. 그 시작은 이과 전공자들에게 문학, 그리고 책읽기란 생소한 분야라고 설명하시는 김영희 선생님의 에피소드이다.
아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불러 일으켜 입시를 위함이 아닌 습관화 된 독서를 정착시키려는 선생님의 노고와 열정이 흥미롭다.
그래서 독서의 장르도 이과에게 알맞은 SF류의 소설을 준비함으로 그 시작이 재미있는 독서가 되길 바라셨던 선생님. 이에 더해 다양한 책읽기 방법들이 정착되어 가면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지고 토의를 통해서 책의 주제와 학생들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화기애애한 독서 나눔으로 발전해가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담당 교사의 다채로운 구상과 학생들의 눈노핑를 맞추려는 독서 방법과 과정의 설계가 함께 책읽기를 가능케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볼 수 있던 독서였다.

그림책으로 중고생 아이들과의 수업이 가능할까? 권은재 선생님은 이런 식상한 반응을 깨기 위해 도전한다. 편견의 시작이 그 틀을 깬 놀라움에 독자인 내 자신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의 내용이었다. 역사의 깊이와 중압감을 그림책이란 매개체를 활용해 독서에 집중한 역사 선생님. 그저 그림책을 우습고 유치하게 여겼던 아이들이 변화해감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전쟁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가 전쟁의 폐해로
인한 아픔을 알게 된다. 또한 위안부 소녀상과 4.13사건, 5.18민주항쟁 등의 역사적 사실을 그림책에 담겨진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 혹은 지금까지 지속되는 역사의 아픔을 함께 공감한다. 그리고 이런 그림책의 내용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바라보고 앞으로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토론할 수 있음이 독서의 힘임을 깨닫게 한다. 쉽지 않았을테지만 그림책이란 장르를 활용해 중고생 아이들에게 역사를 읽고 가르치며 토론하는 법을 배우게끔 가교 역할을 해주신 선생님. 왜곡 된 진실을 밝혀주고 청소년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준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는 함께 읽기의 사례로 주목된 내용이었다.

책 한 권 사유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던 교사 김은선. 그 교사 또한 교사가 되기 전 수많은 부침이 있었다. 그러나 교사로서의 시작은 그에게 천직이란 닉네임을 붙여 주었고 인문학이란 주제를 통해 책과 학생들이 하나 되게하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여행과 독서, 그 안에서 역사와 전통을 논하고 함께 토론하며 사유한다는 자체로 소름 돋는 일이다. ‘징비록‘, ‘명견만리‘ 등 우리가 흔히 아는 작품과 그 역사가 묻어나는 저자의 생애 터전을 탐방해보고, 그 지역사회를 방문해 그 곳의 과거와 현재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학생들. 그 안에서 사유의 확장을 하게 된다는 과정에 뿌듯함이 느껴지는 책의 내용이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각 전공 분야별로 이야기 및 토론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인문학도, 사람이 글을 통해 자신의 방향을 찾는 의미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이가 말했다. 이 시를 읽으니 그 사람 생각이
난다고. 아이들이 물었다. 그 사람은 누구고, 왜 돌아오지 않느냐고.˝

시를 통한 독서 수업도 관심이 가지는 분야이다. 최근 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어렵다는 단순한 편견만 가진 독자로서 시를 좀 더 접해보고 만나보고 싶은 생각의 전환이 있던 와중에 시를 통한 교육을 실시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사례를 읽다보니 좀 더 관심이 가졌다. 시는 묵독 보다는 실제 써보거나 소리내어 읽는 습관이 중요하고, 시란 하나의 의견보다 다양한 의견과 결과 도출이 다르다는 것. 그만큼 시를 읽고 느낀 감정이 천차만별이라 어찌보면 시를 통한 토론 교육? 문화가 독서계에선 필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또한 시를 논하는 것을 뛰어 넘어 학생들 스스로 써보고 수정해가며 자신의 심리와 현재 상황을 표현하고 은유해보는 행위, 그것이 독설 넘어 서는 올바른 문학 알기가 될 것임을 선생님과 제자들의 시모임 활동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흥미를 높이는 방법이란 것, 시로의 접근도 빼놓지 말아야 할 주제인 것 같다.

책 읽기, 소설, 에세이류의 식상함에서 나만의 도시 이야기, 서울을 시작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성남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의 주도하에 아이들은 성장해간다. 책에서 배운 내용을 지역의 자료 조사를 통해 배우고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통해 결과에 도출해가는 과정이 아름다운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다. 독서 다음에는 나만의 책쓰기에 대한 꿈은 누구나 꿔본다. 실상의 실천이 어렵지만 이 책에선 한 교사의 열정이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며 책을 사랑하게하고 책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지역까지 아끼고 보존하며 그 흔적을 책으로 완성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작음이 크게 성장하는 과정은 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미래, 그 꿈으로 자라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책이란 함께 할 수록 소중하다.

독서를 이루어가는 과정과 방법은 무궁무진한다. 책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동두천중앙고 독서토론. 모둠을 이뤄 토론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발표력과 자신감도 향상 시키는 아이들이 그 학생들이다. 그들은 또 함께 읽은 책을 바탕으로 상황극을 시연해보며 책 읽는 가치를 배 이상으로 증가시킨다.

대미를 장식하는 문학콘서트까지 스승과 제자가 하나되어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와도 같은 향연. 독서의 힘이 느껴지고 함께 읽기의 힘이 이렇게 세다는 의미를 더 더욱 강조한다. 학생들 뿐 만 아니라 성인 대중에 이르기까지 책읽기의 다양화는 지식과 지혜의 보고를 넓히며 자신이 느끼던 삶의 확장성을 분명히 실현 시킬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로서 십대 시절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으며, 타인과 함께 책을 읽고 의견을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에 대해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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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브랜드화시키는 말
김현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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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감성/김현주/자기계발/스피치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파급효과가 있는지. 이러한 물음없이 말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은 지도 한 장 없이 신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서의 시작, 자신의 말을 브랜드화 시키는 그 과정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말은 마음에서 옴을 강조하고 말은 마음의 그림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말이란 SPEECH의 풀이를 여섯 가지의 풀이로 설명하기도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과 생각없이 말한 차이는 엄청나다. 그 특징을 비롯해 꾸준한 강의와 컨설팅으로 경험의 노하우가 쌓인 작품. 그래서 더욱 신뢰가 우선가는 작품이다.

말은 마음이나 표현도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타인과의 대화에 필요한 몇가지 말하기 방법끼지 설명하고 있다. 단어 연습, 가곡을 이용한 연습, 시 낭송등 말을 바르고 정확히 표현해내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책의 내용이 풍부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한 때 발성이나 복식호흡을 연습했던 독자의 입장에서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짧지만 의미있는 시간도 마련 된 책읽기였다.
이러한 가짓수가 모여 말이 되고 타인의 관계 형성 큰 뿌리가 됨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몸짓과 말투, 시선의 일치 또한 대화 혹은 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요한 과제이다. 물론 실패와 노력이라는 끊임없는 방법이 이를 극복하는 과제가 될 것이다. 저자 또한 강연의 경험 에피소드를 통해 이를 뛰어넘은 사례, 혹은 민망했던 경험 등을 책에서 공유하고 있는 것을 보니 누구나 처음의 완벽은 어려움을 느끼며, 그 시작이 두려울 뿐이지 그것이 쌓이면 빛나는 보석과 같은 말의 본색이 나올 수 있겠구나 경험치에 따른 결과를 예측해 보게 된다.

첫 만남의 중요성. 자신을 타인에게 올바르고 오랫동안 각인되게 하는 비법 공개! 다양한 자기소개법 예제를 통해, 독자 스스로도 자신만의 소개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숙제까지 던져준다. 물론 어렵지 않은 가볍고 유쾌한 자기 설명법이다.
반면 삼가해야할 것도 많음을 지적한다. 나이라든지 결혼 유무, 집이 어디냐 등 조금은 요즘 유행하는 TMI급의 정보 공유는 천천히 해도 무방하다. 간혹 이런 걸 ˝말이 많으면 골치 아프겠구나˝ 생각이 들게 하는데 말도 가릴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의 이야기처럼 인간 관계, 즉 말을 위하는 거리는 조금씩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친밀함은 45.7cm, 사회적 거리는 1.2~3.7m 약간의 거리를 두고 시작하는 말과의 만남도 급변하는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가치일 것이다.

경청과 긍정의 자세. 말 많이 해서 욕 먹는 사람은 봤어도, 경청해서 욕 먹는 이는 없다는 명언을 통해 타인의 말을 들어줌도 중요한 가치를 주는 내용이다. 더불어 ‘말 한마디느 천냥 빚을 갚는다.‘ 처럼 타인을 향한 말 한마디의 중요성도 다시 상기시켜 주는 저자의 노력이 책에 소중히 담겨 있다. 이 외 남녀간의 차이로 인한 말의 와전과 해결법 등, 참고할 만한 서적의 소개는 책읽기의 확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라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쌓아갈 수 있는 점도 책을 읽는 재미중 하나였다.

독서에 열중하고 독서에 관심이 많은 독자로서 독서와 말의 상관관계에도 궁금증이 많았던 와중인데 이 책에 책이 말과 통하느냐, 말은 독서와 다르냐에 대한 저자의 정의 또한 포함되 있어 흥미로웠다. 저자는 독서의 우수성을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및 나폴레옹의 명언 혹은 예화를 통해서도 이를 증명한다. 특히 100권의 독서가와 1,000권의 독서가는 그 차이가 분명히 다른다는 말. 물론 그들의 인성까지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쌓임의 역사와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는 말의 결과에는 동의하게 된다.

이 책은 말을 배우기 위해 스피치 학원에 가기 힘든 불들, 말에 부자연스러움을 풀고 싶은 분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선 풍부한 예제가 넘쳐나고 길지 않은 주제들이 에세이 형식으로 담겨져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자기 계발서에 필수적인 자기 진단 페이지까지 곁들이고 있으니 참조해보고 자신의 말 습관 등을 평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어렵지 않다. 장기적인 준비와 계획으로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나만의 말 브랜드, 누구와 같을 필요는 없다. 독톡하고 개성있는 나만의 언어, 말투를 이 책과 함께 시작해보길 바란다.

‘남의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가 있다. - 소크라테스 -


늦었다고 할 때 도전하자. 책도 좋고, 명연설 동영상도 좋다. 타인을 통해 내가 발전하는 말 하기의 서프라이즈. 그 시작은 여러분이 책 장을 넘길 때부터 이미 부여 된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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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웃는식 2018-12-2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찬가지입니다!!!그래도 같이 용기내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