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초원 빌라 저학년 책이 좋아 6
이나영 지음, 심윤정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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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민이는 시골집에서 초원빌라라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층간 소음 방지 슬리퍼를 신게 되니 모든게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자신이 살던 시골집은 이런 것이 필요도 없고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생활할 수 있는 집이었거든요. 밑에 층에선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하니 뛰지 말라고 하는 헐크같은 아줌마가 계시고, 윗층은 드르렁 드르렁 코만 고는 아저씨가 있으니 윗층 아랫층 사람들과 얼굴 붉히는 일밖에 없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었답니다.
결국 공고문까지 붙여지고 상대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배상 책임까지 있다는 무서운 글들이 공고문에 함께 적히게 되죠.

저자는 아파트를 바라보며 요즘 문제로 대두되는 이웃간의 층간소음과 옆집과 윗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상황들을 동화로 풀어 나가고자 생각을 했답니다. 동화를 보면 실상에서도 보는 것처럼 솔직하고 할 말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당당하게 그려집니다. 꿈을 꾸듯이 오래되고 낡은 초원빌라와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과-성민, 동현, 유선- 초원빌라의 모습이 천진난만스랍게 보여지고요, 그렇게 아이들 먼저 서로간 몰랐던 어려움과 고민들을 해결해 나가게 되지요. 결국 말하는 초원빌라와의 여행은 아이들의 우정을 깊게 해주고 부모들로 하여금 이웃간의 소중한 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교훈적인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서로 배려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한 공고문이 다시 계시되며 모두가 즐겁고 평화롭게 집 안에 머물기 바라던 초원 빌라의 바람도 이루어지게 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마무리 됩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어린시절부터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라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읽으며 대화로 소통하며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가는 시간도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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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개정판
주원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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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와 같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를 대신해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김서희. 기쁨도 오래가지 못한 채 전 남편이 살해되었다는 강력계 반장 주민서의 전화를 받고 단숨에 국과수로 달려가게 된다. 발견된 것은 전 남편 상훈의 손으로 추정되는 사체와 손가락에 끼어 있는 CS 그룹의 이니셜이 새겨진 반지이다. 이것이 서희의 전 남편으로 추측되는 정상훈의 손이란 증거의 전부이다. 물론 그녀는 그 손이 상훈의 손이 아닌 길 바란다. 연이어 발견되는 발과 귀, 입의 사체가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해가는 열쇠가 되는데......

서희에게 처음 연락한 강력계 반장 민서는 이 사건이 그간 일어난 CS 그룹 관련 살인 사건과 연관성이 있음을 추리하고 최근 연이어 발생했던 연쇄살인과 같은 연장선상의 범죄가 아닌지 조심스러운 예측을 한다. 서희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외에도 신인 정치인으로서 지역 정계와 재계에 보이지 않는 거래들이 얽히고설켜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할 말을 하기로 결심한 그녀이지만 이로 인한 초조함과 긴장감까지 날려 버릴 순 없었다. 거대 기업 CS 그룹과 그녀가 지역구 해능시에서 뿌리를 두고 있던 우성 조선이란 업체에 숨겨진 비밀과 음모 등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상황에서 서희의 앞날엔 어떠한 결말이 이어질지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로우면서도 긴박감 넘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신참 국회의원 서희와 강력계 반장 민서와 그의 후배 호규의 게임은 시작되고, 살인과 숨겨진 모종의 음모를 파헤쳐 진실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긴장감 넘치는 활약이 소설의 전반을 장식한다. 인간이 인간이 아닌 반인간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이익을 좇아선 어떠한 악행도 감행할 수 있는 반인간적 이합집산과 이에 반하는 행동을 펼치는 인물들의 두뇌싸움에 함께 동참해보자.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결론 지어지는 적확한 문제 해결의 결말이 독자들 앞에 나타날지 기대된다.

각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CS 그룹과 정영문이란 종교 지도자의 대담에 주목한다. 종교와 기업의 공생관계 속에서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이중성과 인간 답지 못한 반인륜적 행위 등에 대해 묻고 설명하는 장면이 어떠한 상황에 따라선 짐승일 수도 있을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세상에 정말 올바른 정의가 존재하는지 사유해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가치일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누군가를 증오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간 이하의 감정을 드러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무서운 사회에 살고 있다. 소설의 내용이 씁쓸함보다 이를 극복하는 희망의 고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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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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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딸에서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가문의 기둥이자 수호자가 된 왕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장부로 돌아온 하권의 예장왕비 왕현은 남편인 예장왕 소기 앞에서도 당당함을 보여준다. 강인했던 서태후를 연상시키는 풍모랄까? 이처럼 하권에서는 여성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왕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가문이 내게 준 진정한 보물은-중략-천하에서 가장 권세 있는 사내를 정복하고 천하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용사를 정복할 타고난 지혜와 용기였음을‘​

베갯머리송사라고들 하지만 예장왕비 왕현은 당당함을 기품으로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적용해 예장왕 소기와 담론을 지속해간다. 그것이 받아들여질지와 그러하지 못할지의 문제는 당시대 상황에 따른 판단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더불어 시대적 상황에 맞는 섬세한 설명과 인물간의 대립각을 적절히 묘사한 작가의 역량과 무한한 상상력과 역사적 재구성이 결합 되 영상으로 펼쳐질 만한 작품을 완성해낸 느낌이다.

수많은 계략과 물고 물리는 인연과 업의 끈이 사라지지 않는 시대적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어찌 보면 애처롭기도 하다. 평화라는 상징성을 얻기 위해 살육과 도륙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시대가 영웅을 더욱 부추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장왕비 왕현이 그의 남편 예장왕 소기를 위한 가시밭길을 함께 걷는 것은 사랑과 희생이라고 생각이 든다. 첫사랑의 아픔과 정은 남아 있지만, 그것이 상대를 향한 배신이 아닌 이상 현실에 충직한 삶을 살아갔던 여인의 마무리도 기대해볼 만하다.
왕씨 가문을 살리고자 여성 이상의 용맹성과 지략으로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파란만장한 삶이 한 편의 대하드라마로 묘사된다.
이러한 여성의 힘과 카리스마에 집중해 왕현이 과연 패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는지 긴장감 넘치는 작품과 꼭 마주하길 많은 독자들에게 추천해본다. 순삭이란 단어처럼 언제 끝났는지도 모를 대하소설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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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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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한 암투는 알아 왔던 것보다 더 두렵고 무서운 것임을 제왕업 상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어떠한 가문 출신이냐에 따라 서열에 오를 수도 있고 능력이 뛰어남에도 가문에 밀려 왕권의 실세로 진입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 등이 당 시대의 특성을 보여준다. 그만큼 진골도 중요하지만 시대를 타고 나는 혜안도 필요할 것이다. 그 중심에 주인공 명문세가 '낭야왕씨의 여인 왕현'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넘쳐나는 개성으로 인해 책을 읽는 재미와 집중력을 이어가게 해준다. 사씨 가문의 자담과 낭야왕씨 왕현의 우정과 연정이 어떻게 전개 될지도 궁금하며-스포일러 자제-그들을 갈라 놓을 가문과 권력이라는 이름만 거창한 허울이 어떻게 이야기의 숨통을 비틀거나 풀어 나갈지도 궁금한 작품이다. 등장 캐릭터를 파악해가며 숨 쉴 틈 없이 넘어질 페이지의 긴박감을 느껴보길 권한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가문을 유지하기 위해 정략 결혼이 비일비재했던 당시대의 현실은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에 비추어보아도 크게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군주 왕현도 황후인 고모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금에 처해 있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인가? 하지만 그녀에겐 우정과 연모의 감정이 중첩된 어릴 적 벗 자담의 모습이 잊히지 않게 아른거릴 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황실을 위해 한 여인의 일생을 저당 잡히듯 결정해야 함은 씁쓸함을 금할 수 없게 하는 상황이다. 결국에 절세가인 왕현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무인 출신이자, 끝없는 전공을 세워 나라를 지킨 공훈으로 황제로부터 예장왕의 칭호를 받은 소기에게 정략결혼과 같은 형식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 그녀가 연정을 나누던 자담과는 소식도 나누지 못한 채 얼굴도 모르던 남자에게 한 평생을 맡기기에 이른 것이다.

제왕업 상권은 나인 어린 시절의 '아무'이자 예장 왕비가 된 '왕현'의 1인칭 시점으로 당시대의 권력 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와 시대적 상황을 여성의 심정으로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화된 작품이기도 해서 각 챕터별 이야기 안의 주제나 중심 내용이 조금씩 끊기는 느낌도 있지만 연대기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상권은 여성인 왕현의 눈에서 바라본 무인과 문인 사이의 힘겨루기 사이에서 적절히 양측을 조율하며 치세를 이어가는 황제 혹은 황족들의 삶을 묘사하는데 충실하다. 여성의 입장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어려움과 폐해가 있겠지만 이를 기회로 삼는 여성들의 모습에도 집중해 보아야 할 점도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소설이므로 실제 근거의 역사적 사실보다 영웅화되고 포장된 면도 있겠지만 이것을 만끽하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소설 제왕업 상권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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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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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물을 뒤집어쓴 부모에게서 태어난 뱀 사육사 그녀는 보육원에서 영유아기를 비롯해 청소년기를 보낸다. 그를 나아 준 부모는 그 사이 세상과 이별을 하고 그녀는 홀로 남겨지게 된다. 그 이후 허물을 물려받은 그녀는 동물원 뱀 사육사로 취직되어 사육되고 있는 뱀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동물원 일대의 산사태로 인해 모든 동물들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라진 뱀을 찾기 위해 나선 허물을 뒤집어쓴 사육사의 운명도 풍전등화처럼 변화하게 되고 허물을 벗어던지기 위해 방역센터에 입소하게 된다.

허물을 가진 사람들은 왜 어떠한 연유로 방역센터의 임상 실험 대상자로 선별된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에게만 몸 전체에 허물이 가득 찰 정도로 스스로를 방치하고, 자유로움의 상태로 놔두게 되었는지 의문점도 들었다. 소설을 읽다 보면 과정과 실마리가 저절로 풀리겠지만 이러한 궁금증을 끌어 오르게 하는 것도 소설이란 장르의 힘이자 작가의 역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죄악의 씨앗이라고 생각하면 뱀이 먼저 떠오르는 창세기 구약 성서의 선악과 사건처럼 인간과 뱀의 연관성은 수천 년이 흐른 지금에도 끊이지 않게 구전되는 매듭처럼 펼쳐진다. 허물을 벗어던지면 용이 된다는 신화와 그에 이르지 못하면 이무기로 남아 떠도는 뱀의 운명이 마치, 하루, 이틀을 쳇바퀴 돌 듯 살아가며 성공이란 승천을 바라는 인간의 모습과 대비된다. 그 중심에 ‘롱롱’이라는 뱀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의 허물벗기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크다고 다 롱롱이 아니야. 자고로, 용골돌기가 사람 주먹만 한 게 불쑥 튀어나와 있어야 한다고. 용골돌기, 몰라?”

슬슬 신비에 싸여 있던 뱀 ‘롱롱’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인가? 유일하게 어마어마하게 큰 뱀, ‘롱롱’일지 모르는 뱀을 보았다는 유일한 목격자인 젊은 청년 ‘후리’의 이야기를 반박하는 뾰족 수염이란 인물의 말이다. 남들은 다들 방역센터 임상 체험자로서의 탈출을 꿈꾸지만 후리는 오히려 이곳의 생활에 만족하며 버틸 만큼 버티려는 젊은 세대이다. 과연 그가 본 것인 무아지경의 세상 속 구원자 ‘롱롱’일까? 이제 그의 문을 풀어가 위해 의기투합하여 ‘롱롱’이란 구세주를 찾아 자신들의 남은 허물을 벗어던지려 한다. 이를 방해하는 방역센터 직원들의 방해 장벽이 존재하지만 말이다. 누구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허물이 있다. 그것이 외적이던 내적이던 벗겨 버리고 싶은 치부일 수 있고 간직하고 싶은 아픈 상처일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의 차이이겠지만 소설을 통해 독자로서 지닌 인생의 허물이 무엇이고, 이를 극복 가능할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들의 약속과 계획은 시작되고,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있는지 두근거림도 밀려온다.

낡은 궁에서 펼쳐지는 뱀 ‘롱롱’과 사육사 그녀, 후리의 사투는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사육사인 그녀의 노력으로 ‘롱롱’은 제압되고, 김과 후리는 방역센터에서 알게 된 남자 ‘척’의 헬스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들의 손에 잡혀 온 ‘롱롱’이 허물을 벗어던짐과 동시에 인간의 몸을 뒤덮은 허물마저도 벗겨 낼 기회를 줄지 기대가 된다. 물론 이것이 의미 없는 결과로 이어질지라도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우리 인간들은 온갖 기복 신앙에 맹신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일 것이다.

“신화와 전설은 그런 겁니다. 인간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그런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우리의 역사 중 일부는 간혹 신화로 점철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진실을 찾기 위해 역사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어떠한 것이 옳고 그른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차일 수 있다. 과거엔 신화로 날조되고 조작된 것들의 역사가 많았으나 시대가 민주화되고 자율성을 강조하며 열린 분위기의 구조로 바뀌어 감에 따라 좀 더 사실적이고 명확한 역사의 증거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생각의 확장이 이루지고 있긴 하다. 이러한 중심에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뱀이 정말 인간의 구세주가 될 것인지 현실적인 문제와 실현 불가능한 신화적 존재의 가치성이 대립되고,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필요한 사람은 그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기사를 통해 본 내용이지만 암 환자의 일부가 애완견의 구충제를 먹고 암세포 확장의 진행도가 낮아졌다는 효과(?)를 보았다는 내용의 보도로 인해, 이를 받아들여 실행하는 사람들 생겨났다.는 사례처럼 믿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 극한의 상황에선 인간에게 믿고만 싶어지는 일이 되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첨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지만 이러한 딜레마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뱀을 좇는 자들과 뱀을 쫓는 방역센터 직원들 중 누가 정의(定義)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정의(定意) 내릴 수 없는 상황이 연속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 계층이 뱀이란 상징성 가득한 동물을 통해 자신의 기득권과 희망을 갈구하듯 경쟁하는 이야기를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은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결국 그들은 소원은 허물 벗겨진 인간, 자신의 목표를 완수하고자 하는 기득권자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제4차 산업 혁명의 시기를 살아가며 정보화 사회, 데이터에 맹신하는 것처럼, 과거엔 이러한 토테미즘 혹은 샤머니즘의 사상을 더욱 갈구하고 인류의 소원을 희망해 왔다는 점에선 수단만 다르지 목적은 하나가 아닐까?라는 추측도 해본다. 물론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허물을 가진 자들의 ‘프로틴’이란 생존 수단의 도구와 제약회사라는 거대한 이익 조직의 음모가 담겨 있다. 결국 수익을 위해 또 다른 개체를 줄여 나가려는 인류의 암적 존재들이 어느 시대에나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예상을 하게 한다. ‘롱롱’과 ‘프로틴’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와도 같은 무대 위에서도 펼쳐지는 반전의 내용들에 빠져보길 바란다.

‘소원을 말해줘’는 인간이 꿈꾸는 소원은 다양하고 가지각색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말 필요로 하는 소원을 헌신짝처럼 던져 버리고 불필요한 순간적 이득과 사적 가치에 매료되어 삶을 낭비하는 현실의 작태에 반성이란 씨앗을 심어주는 작품이다. 그 반성의 씨앗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명확한 시야를 확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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