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평야지대 한 가운데 9층 석탑이 있었어요. 1년에 한 차례 학생들이 단체로 가서 탑 주변의 잡초를 뽑았지요. 안내판에는 과거 이 곳에 큰 절이 있었다란 내용이 있었어요. 어린 마음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른이 되면 이 주변을 발굴해 봐야지!" 중년을 넘어선 지금, 그 때의 생각은 생각에 그쳤어요.

 

화려했던 과거 흔적을 살펴보려는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현재의 위상이 미미할적엔 더더욱. 과거의 화려함을 통해 현재의 부족함을 보상받고 싶은 심리에서 그럴거에요.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역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역사'나 '고고(考古)'는 이런 심리를 만족시키기 위해 탄생한 학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사진은 '서고성(西古城)'이라고 읽어요. 서쪽에 있는 옛 성이란 뜻이에요. 옛 발해의 수도 중 한 곳이었던 중경 현덕부(中京 顯德府)에 있던 성이에요. 외성의 둘레 길이가 2.7㎞에 달하고 내성의 둘레 길이는 1㎞에 달하는 장대한 성이었어요. 발해의 2대 왕인 문왕(文王) 대흠무(大欽武)가 동모성(東牟城)에서 천도한 후 쌓은 성이라고 해요. 지금은 폐허가 되어있죠. 아내가 딸 아이와 2000년대 초반 중국에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며칠 전 아내가 사진 을 정리하다 발견(?)했어요.

 

서고성 한자 밑에 중국어 설명이 있어요. 번역해 볼까요? "서고성은 화룡시 평강 평원 중부에 위치한다. 발해(A.D 698 - 926)의 중경 현덕부 유적지로, 발해의 오경(五京) 중 한 곳이었다. 발해는 5경 15부 62주의 행정체계를 갖고 있었다. 이곳은 발해가 수도를 다른 곳으로 옮긴 이후에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의역했어요.) 간략한 개요예요.

 

한 때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적이 있었죠.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잠잠해요. 중국이 동북공정을 멈췄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언론이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뭇해진 것 아닌가 싶어요. 중국은 아마도 계속 동북공정을 하고 있겠지요. 중국이 동북공정을 하는 것은, 주지하는 것 처럼, 후일 있을지 모를 한 중간의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자국의 영토 영역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죠.

 

그런데 중국이 동북공정을 하여 동북아 영역에 쐐기를 박는다해도 그렇게 얻어진 영토에 애정은 별반 없을 것 같아요. 자국의 역사가 서린 곳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다르죠. 그곳엔 우리 선조의 역사가 깃들여 있기에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죠. (이상은 생각은 도올 김용옥 선생이 출연한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차용했어요.)

 

서고성을 관광하는 한국인들은 이곳을 관광하는 중국인들에 비해 다른 느낌이 들 거에요. 비록 현재는 남의 땅이지만 과거에는 우리 조상들이 소유했던 땅이고, 우리의 옛 땅에 이런 장대한 건축 - 비록 현재는 폐허일지언정 - 이 있었다는 것에 가슴 뭉클함을 느낄 거에요. 이런 마음은 제가 어렸을 때 마을에 있던 9층탑 주변을 발굴해 보고 싶었던 그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마음을 단순 보상 심리로 치부하고 말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어요. 이 보상 심리는 자긍심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 자긍심은 삶을 향상시키는 주요 원동력이죠. 나라를 발전시키는 주요 원동력이기도 하구요. 비록 현재는 미미한 위치에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화려했던 과거를 회복하리라는 남다른 열망을 지닌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나라에 비해 훨씬 더 향상될 가능성이 많잖아요? 이런 점에서 '역사'나 '고고'는 결코 단순한 호고(好古) 취향의 학문이 아니라 현실에 투철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서고성은 원래의 명칭이 아니라 동고성에 대비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해요. 동고성은 요(遼)와 금(金)의 고성들이 있는 성지(城址)예요.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西는 새가 둥우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서쪽'이란 뜻은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새가 둥우리를 찾게 되는 때는 해질녘이며, 해가 지는 곳은 방위상 서쪽이란 의미로요. 서녘 서. 西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東西(동서), 西方(서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十(열 십)과 口(입 구)의 합자예요. 오랫동안[十] 전해져 온 말[口]이란 의미예요. 줄여서 오래되었다란 의미의 '옛'이란 뜻으로 사용해요. 옛 고. 古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古代(고대), 自古(자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土(흙 토)와 成(이룰 성)의 합자예요. 흙을 돌을 쌓아 올려 만든 건축물이란 의미예요. 성 성. 城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土城(토성), 石城(석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西 서녘 서   古 옛 고   城 성 성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代   (   )方   石(   )

 

 

3. 서고성을 찾았던 경험이 있으면 당시의 소회를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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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2019-03-0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태여난 곳입니다.. 그립습니다.

찔레꽃 2019-03-0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시군요. 좋은 성취 이루시고 금의환향하시기를 빕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호남은 나라의 울타리이므로 만약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湖南國家之保障  若無湖南  是無國家). 그래서 어제 한산도로 진을 옮겨서 치고 바닷길을 가로막을 계획을 하였습니다. " (인용 출처: http://blog.naver.com/ikdominia/40164027461)

 

 이순신이 지평(指平) 현덕승(玄德升)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에요. 임진왜란 초기 파죽지세로 조선을 유린한 왜에게 아직 범접하지 못한 지역이 있었으니, 바로 호남이었죠. 만일 호남마저 왜에게 빼앗기면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기에,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바꿔 말하면, 호남을 지켜야 나라를 유지할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죠이순신의 편지는 저간의 사정을 말해주고 있어요. 이순신이 한산도로 본영을 옮긴 것은, 당시 일부의 오해처럼 작당(作黨)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효율적인 전쟁 수행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여기 “만약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가 원의와 다르게 왜곡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요. 호남이 최고이며, 유일한 희망이다란 의미로요.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랬죠. 문재인 후보 광주 유세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란 펼침막이 등장했는데, 바로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죠. 그리고 여기에는 문재인 후보에게 호남을 잊지 말고 호남에게 각별한 예우를 해달라는 바램도 담겨있었구요. (이낙연 총리 지명에는 이런 바램을 수용한 거겠죠.)

 

이 왜곡의 원조는, 인터넷을 찾아보니, 김대중 대통령이더군요. 2006년 전남도청 방문시 방명록에 무호남 무국가(無湖南 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란 문구를 남겼어요. 위에서 말한대로, 호남이 최고이며 유일한 희망이다란 메시지를 담았던 것이죠. 그런데 방명록을 다시 가져오라고 하여 이 문구 앞에 충무공왈(忠武公曰)”을 추가했다고 해요. 자신의 말이 아니고 충무공의 말이란 것을 밝힌거죠. 그러나 이 속에는 이미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이 생각했던 호남에 대한 의미와는 다른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하는 호남에 대한 의미가 깔려있었다고 보는 게 옳을 거예요. 이후 이 문구에서 충무공왈은 묻히고 무호남 무국가만 알려져 호남의 자긍심을 나타낸 글귀로 널리 회자되었다고 해요.

 

사진은 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읽어요. ‘만약 호남이 없으면 이는 국가가 없게되는 것이'란  뜻이에요. 위에 소개한 것처럼, 이순신 장군이 남겼던 말이죠. 김대중 대통령은 원문에서 '약(若)'과 ()’를 빼고 인용했구요.

 

흔히 단장취의는 원의를 왜곡하는 일로, 많은 지탄을 받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원의를 뛰어넘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상대에게 좋은 효과를 준다면 말이죠. '약무호남 시무국가'는 호남에 더할수 없는 자긍심을 안겨주는 문구죠. 우리 현대사에서 호남만큼 차별과 억압을 받으면서도 줄기차게 민주주의의 싹을 키워낸 지역이 없죠. 이런 호남에게 '약무호남 시무국가'만큼 정신적 보상을 해주는 문구는 없을 것 같아요. 이 문구의 사용에 대해 원의 왜곡 운운하며 질타하는 것은 속좁은 견해가 아닐까 싶어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약무호남 시무국가'란 단장취의로 호남에 대한 천 냥의 부채를 갚을수 있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왜곡이겠어요! 안그런가요?

 

사진은 http://blog.naver.com/mbus9709/220709305564 에서 인용했어요. 한자를 두어 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두 가지로 설명해요. 하나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손을 위로 받든 모습을 그린 것으로 순종하는 자세를 그린 것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艹(풀 초)와 右(손의 모양을 그린 것)의 합자로 풀(채소)을(를) 솎아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는 거예요. '만약'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순종하는 자세를 그린 것으로 볼 때는, '만약' 위에서 명령을 내린다면, 순종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란 의미로 연역된 것이고, 풀(채소)을(를) 솎아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볼 때는, '만약' 채소가 무성하다면, 솎아내야 한다는 의미로 연역된 거예요. 만약 약. 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若使(약사, 만약), 若干(약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두 가지로 설명해요. 하나는 양손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大(큰 대)와 十十十十(사십, 많은 수의 의미)과 林(수풀 림)의 합자로 숲에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는 거예요. '없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춤춘다는 의미일 때는, 손이나 팔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로 연역되었고, 나무가 우거져 있다는 의미일 때는, 나무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거져 있다란 의미로 연역되었어요. 無는 현재 연역된 의미인 춤추다란 의미로만 사용하고, 본뜻인 충추다와 우거지다는 표기형태가 바뀌어 舞(춤출 무)와 蕪(우거질 무)로 표기해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 거죠. 無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無線(무선), 有無(유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氵(물 수)와 胡(턱밑 살 호)의 합자예요. 소의 턱밑 살처럼 평평하게 늘어진 물이란 의미예요. 이런 형태의 물을 호수라고 하지요. 호수 호. 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湖畔(호반), 湖水(호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본래 목탁과 비슷한 악기를 그린 것인데, 후에 남쪽이란 뜻으로 차용되었어요. 南(남)은 暖(따뜻할 난)과 음이 유사하여 따뜻하다란 뜻으로도 사용되었는데, 사방(四方)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 남쪽이기에 '남녘'이란 뜻으로 사용되다가 후일 이 의미로 고정되었지요. 남녘 남. 南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南方(남방), 南極(남극)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若 만약 약   無 없을 무   湖 호수 호   南 남녘 남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畔   (   )使   有(   )   (   )方

 

3. '만약 호남이 없다면 이는 국가가 없게되는 것이다'를 한문으로 써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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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 시는 그렇게 짓는 게 아니다.

 

첫눈이 내리던 날, 왠지 가슴이 뭉클하여 아버지께 시(한시) 한 수를 지어 보냈어요. 당시 아버지는 외지에서 홀로 기숙하고 계셨어요. 80이 가까운 노구셨는데 사람은 늙도록 활동해야 한다란 지론 때문에 월급쟁이 한의사 생활을 하고 계셨어요. 평소 자식들과 별로 말을 나누지 않는 무뚝뚝한 분이셨기에 편지를 보내기가 좀 멋쩍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었어요. 첫눈이 용기를 준 것 같아요.

 

그런데, 주말에 집에 오셔서 제게 해주신 아버지의 답(장)은 형식을 지키지 않은 시에 대한 타박뿐이었어요(미숙한 솜씨로나마 시를 지어 보냈으니 그래도 칭찬 한 마디 쯤은 해주실 줄 알았는데...).

 

사진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의 편지로 추정되는 글이에요. 추정되는 이유는 감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비록 '다산(茶山)'이란 낙관이 있지만 확증하긴 쉽지 않은가봐요(이 때문에 이 편지에 대한 저의 언급은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요).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문서 번역 서비스를 해주는데, 문의가 들어오는 문서 중에 생각지 않은(?) 유명인의 작품도 꽤 있나 봐요. 이 작품도 그 중의 하나라는군요(관련기사 및 사진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510024008&wlog_tag3=naver)

 

 

見汝書又得汝師手筆 具知春來無恙 欣慰難量 吾病一樣亦不具(견여서우득여사수필 구지춘래무양 흔위난량 오병일양역불구)

 

너의 편지를 보고 또 네 스승의 글을 받아 보니/ 이 봄날에 모두 별고 없다는 것을 알겠다/ 기쁘고 위로하는 마음 헤아리기 어렵다/ 내 병은 늘 그렇다. 역시 갖추지 못한다. (번역: 위 관련 기사 및 사진 출처에서 인용)

 

 

다산은 자식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죠. 자신의 처지가 귀양 가있는 처지이기에 자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편지였으니 많은 편지를 쓸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이런 편지를 박석무 선생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란 제목으로 책을 펴내기도 했죠. 오래 전에 읽어 그 내용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 자식들에게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내용과 독서하는 방법 및 글쓰는 방법 등을 안내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위 사진과 관련된 인용 출처의 기사에도 나오지만, 다산은 자신의 집안이 폐족이란 전제하에 자식들에게 각별한 당부를 했어요. 폐족의 처지에서 공부를 안하고 몸가짐을 바로하지 않으면 집안을 일으킬 기회를 완전히 상실할거란 위기감이 있었던 거죠. 사진의 편지는 안부를 확인하는 단순한 내용이에요. 하지만 은연중 자신의 위기감을 불식시켜준 자식에게 고마워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다산의 마음을 엿볼수 있어요.

 

문득 아버지께 보냈던 어설픈 시에 아버지께서 답장을 보내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근 30년이 되는데 제게 남아있는 아버지의 편지는 단 한 장도 없어요. 이런, 그러고 보니 저도 애들에게 편지를 쓴 기억이 거의 없네요. 아버지를 탓하는 자신이 정작 아버지와 같다니... 이것 참, 부전자전은 이런 때를 위해서 만들어 낸 말인지...

 

 

사진의 한자를 몇 자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氵(물 수)와 女(여자 녀)의 합자예요. 물 이름이에요. 지금의 하남성 노씨현에서 발원하여 회수로 들어가는 물이에요.  氵로 뜻을 표현했어요. 女는 음을 담당해요. 물이름 녀. 지금은 물 이름보다 '너'라는 2인칭 대명사로 주로 사용해요. 이는 동음을 빌미로 뜻을 차용해 쓴 거예요. 너 여. 汝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汝等(여등, 너희들), 吾與汝(오여여, 나와 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心(마음 심)과 羊(痒의 약자, 병 양)의 합자예요. 근심이 있다란 뜻이에요. 心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羊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병이 있으면 근심스럽다란 의미로요. 근심 양. 恙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無恙(무양, 근심이 없음), 病(양병, 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欠(하품 흠)과 斤(도끼 근)의 합자예요. 웃으며 좋아한다란 의미예요. 웃으며 좋아하면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기에 欠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斤은 음을 담당하면서(근→흔)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도끼질을 할 때는 계속 소리를 내는데 웃으며 좋아할 때도 그같이 계속 소리를 낸다는 의미로요. 기뻐할 흔. 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欣欣(흔흔, 기뻐하는 모습), 欣快(흔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心(마음 심)과 尉(熨의 약자, 다리미 위)의 합자예요. 마음이 편안하다란 뜻이예요. 心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尉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다림질로 옷주름을 펴듯 마음의 주름을 펴 마음이 편안하다란 뜻으로요. 위안할 위. 타동사의 의미로 '위로하다'란 뜻으로도 사용해요. 위로할 위. 慰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慰安(위안), 慰問(위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隹(새 추)와 暵(말릴 한)의 약자가 합쳐진 거예요. 전설의 새인 '난새(일명 금시조)'란 뜻이에요. 隹로 뜻을 표현했어요. 暵의 약자는 음을 담당해요(한→난). 난새 난. 지금은 난새보다 '어렵다'란 뜻으로 더 많이 사용해요. 전설상의 새이다 보니 보기가 쉽지 않아, '어렵다'란 뜻으로 사용하게 됐어요. 어려울 난. 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困難(곤란), 難易度(난이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重(무거울 중)의 약자와 曏(접때 향)의 약자가 합쳐진 거예요. 경중을 헤아린다는 의미예요. 重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曏의 약자[日]는 음만 당당해요(향→량). 헤아릴 량. 量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測量(측량), 數量(수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木(나무 목)과 羕(강이 길 양)의 합자예요. 상수리 열매란 뜻이에요. 木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羕은 음을 담당해요(양→상). 상수리나무 상. 지금은 '모양'이란 뜻으로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상수리 열매의 모양이란 뜻으로요. 이 때는 음도 달리해 사용해요. 모양 양. 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模樣(모양), 樣態(양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汝 너 여   恙 근심 양   欣 기뻐할 흔   慰 위안(위로)할 위   難 어려울 난   量 헤아릴 량   樣 모양 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測(   )   困(   )   (   )等   (   )問   (   )快   模(   )   (   )

 

3. 아버지에게서 받은 기억나는 편지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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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어천가 제 2장의 내용이에요. 용비어천가는, 잘 알려진 것 처럼, 조선 개국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편 서사시지요. 총 125장의 장편인데 유독 제 2장이 널리 알려진 것은 학교에서 많이 다루는 부분이자 보편적 교훈을 담은 내용이라 그런 것 아닌가 싶어요.

 

 

용비어천가를 보면 한글 가사 옆에 한문 번역을 달아 놓았어요. 위 대목은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지요: "根深之木 風亦不扤 有灼其華 有蕡其實 源遠之水 旱亦不竭 流斯爲川 于海必達(근심지목 풍역불올 유작기화 유분기실 원원지수 한역불갈 유사위천 우해필달)" 사진의 내용은 바로 제 2장 둘째 단락의 한역 내용이에요. 어느 폐교에 우연히 들렸다가 찍었어요. 학교에 이 액자를 걸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원한 인격과 지식을 쌓으라는 무언의 가르침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뿌리가 깊고 샘이 깊으면 바람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가뭄에 쉬이 마르지 않는다'는 말은 선악시비 어느 경우든 적용될 수 있는 비유같아요. 무엇이든 연원이 깊고 오래되면 바뀌기 힘들잖아요? 최근 자유한국당을 보면 이런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죠. 금방이라도 괴멸될 것 같은데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뿌리가 깊고 샘이 깊으면…' 하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거든요. 게다가 저들도 또 다시, 언젠가는,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으며 바다로 나갈 것이라는 점이에요. 끔직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섭리지요.

 

 

저 액자를 보고 학교 생활을 했을 폐교의 졸업생들. 그들은 선악시비 어느 쪽으로 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바다로 나갔을까요?

 

 

 

두어 자만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氵(水의 변형, 물 수)와 原(근원 원)의 합자예요. 수원지란 뜻이에요.  氵로 뜻을 표현했어요. 原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본래 샘[泉]이 처음 시작된 곳이란 의미거든요. 이 의미로 본뜻을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근원 원. 源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水源地(수원지), 根源(근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辶(辵의 변형, 걸을 착)과 袁(옷길 원)의 합자예요. 거리가 멀다란 뜻이에요.  辶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袁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옷이 길듯이 거리가 멀다란 의미로 본뜻을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遠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遠近(원근), 遠距離(원거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日(날 일)과 干(범할 간)의 합자예요. 가물다란 뜻이에요. 日로 뜻을 표현했어요. 干은 음을 담당하면서(간→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상대를 범하려면 기세가 등등해야 하는데, 가물다는 것은 그같이 비가 오지 않고 햇볕이 기세등등한 상태란 의미로요. 가물 한. 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旱害(한해), 旱魃(한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立(설 립)과 曷(渴의 약자, 다할 갈)의 합자예요. 무거운 물건을 등에 져 올린다는 뜻이에요. 立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曷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무거운 물건을 짊어들 때는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요. 올릴 갈. 지금은 '다하다' '마르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해요. 모두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다할 갈. 마를 갈. 竭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竭力盡忠(갈력진충, 있는 힘을 다해 충성을 바침), 竭涸(갈학, 말라 붙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源 근원 원   遠 멀 원   旱 가물 한   竭 다할(마를) 갈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害   (   )力盡忠   (   )近   根(   )

 

 

3. 다음을 한문으로 표현해 보시오.

 

 

   근원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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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하 · 2대를 거울삼았다. 주의 문물은 더없이 찬란하다. 나는 주의 문물과 그 정신을 계승할 것이다(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文哉 吾從周)."

 

 

공자의 보수적 면모를 보여주는 말이에요. 보수란, 말 그대로,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의미지요. 주나라는 망한 하나라와 은나라의 문화를 무시하거나 파괴하지 않고 좋은 점을 택하여 본받고 그 위에 발전시킬 점을 덧보탠 '보수'의 자세를 보여줬어요. 공자는 그러한 '보수'의 자세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하여, 자신이 철저한 보수주의자임을 말하고 있지요.

 

 

사진은 '오대조가(五代趙家)'라고 읽어요. '오대동안 서산 어리굴젓을 담아온 조씨네'란 뜻이에요(다 아시죠? ^ ^). 한 세대가 30년이니 5대면 150년 가까이 되는 시간인데, 이 시간동안 한 집안에서 계속 어리굴젓을 담아왔으니 전통있는 어리굴젓 제조가(製造家)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사진을 보면 어리굴젓이 아니고 낙지젓이라고 돼있어요. 본래 어리굴젓을 담는 제조가인데 그 품목을 확대시켰어요. 이 어리굴젓 제조가는 공자가 추구했던 보수 정신을 잘 계승한 집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순히 어리굴젓 제조법을 이어가는데 그치지 않고 그 제조법을 발전시켜 품목을 넓혔으니까요.

 

 

사진의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1~9중 교차점에 해당하는 수라는 의미예요. 위의 1을 의미하고 가운데는 X의 변형으로 교차점을 의미하며 아래의 9를 의미해요. 다섯 오.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五色(오색), 五行(오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사람 인)(문지방 익)의 합자예요. 교체하여 이어간다는 의미예요. 그 주체가 사람이기에 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문지방은 문 밖과 안을 구별짓는 표지지요. 문지방을 중심으로 안밖이 다르듯, 그와 같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이어간다는 의미로 본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어요. 바꿀 대. 는 세대란 의미의 '대 대'로 사용하기도 해요(위 사진의 한자에서는 이 의미로 사용됐죠). 이 경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라고 볼 수 있어요. ''란 인물이 교체되면서 어떤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交代(교대), 世代(세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달릴 주)(닮을 초)의 합자예요. 빨리 걸어간다는 의미예요. 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는 음을 담당해요(). 날쌜 조. 지금은 주로 나라 이름과 성으로 사용하죠. 나라이름 조. 성 조.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趙孟頫(조맹부, 원나라의 문인), 趙雲(조운, 삼국시대 촉한의 무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집 면)(의 약자, 수퇘지 가)의 합자예요. 사람이 사는 집이란 의미예요. 대개 집에서는 돼지를 기르기 때문에 로 의미를 보완했어요. 는 음도 담당해요. 를 이와 달리 풀이하기도 해요. (사람 인)자가 세 개 모여있는 것으로 보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을 나타낸 글자라고 설명해요. 집 가.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家庭(가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정리 문제 대신 어리굴젓 담는 법을 알아 볼까요? 五代趙家 홈페이지에서 인용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방법만 소개하고 비법은 생략한 듯 싶어요. 아무래도 영업비밀이라 생락한 거겠죠? ^ ^

 


<인용 출처: http://ohdaejo.com/index.php?MenuID=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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