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와 고전부』에 나온 추천 도서 『하늘을 나는 말』. 일본에서는 1989년에 나온 책인데 한국에는 2017년에 출간됐다. 헐 시대가 아예 다르잖아...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이라고 해서 빌려와 봤다. 국문과 대학생과 라쿠고가 둘이서 콤비를 이루어 일상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탐정 역할은 주로 후자가 한다. 주인공이 여자 대학생이라서 자꾸만 ‘여자답게’ 어쩌고를 강조하는 부분만 슬렁슬렁 넘기면 조금도 옛날 책 같지 않아서 살짝 놀랐다. 아무 양념하지 않은 가래떡을 참 좋아하는데 가래떡 같은 소소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교수님은 겨울날 속눈썹에 내려앉은 눈송이만큼이나 희미한 망설임을 보이면서 말했다. - P27
비유나 추상은 현실에 접근하는 수단인 동시에, 또 가장 멀어지는 길이다. 현실의 고통을 직시할 때 그런 미사여구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절감하게 된다. - P174
기억 속에는 대양만큼의 희미한 부분과 작은 섬만큼의 선명한 부분이 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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