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만 사다가 오랜만에 종이책을 샀는데 두 권 다 미묘하게 파본이 와 버렸다.
모 이야기는 양장본 제본이 첫 페이지의 잘못된 풀칠 때문에 책 전체가 비스듬히 제본됐고 해원을 위한 저승길 여정은 컬러 책인데 먹 농도가 들쭉날쭉해서 어떤 페이지는 타 버리고 어떤 페이지는 흐릿해서 글 읽기가 조금 불편하다.
교환할 만큼 심한 파본이 아니라면서 교환해주지 않을 거 같고 그냥 보긴 하겠지만 모처럼 마음 먹고 종이책을 샀는데 이렇게 되니까 속상해.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소장하고 싶어서 산 책이라 더욱 더 속상함.😭
나는 옛날부터 별명이 파본을 부르는 인간이었는데 한때는 책을 사 보면 10권 중 4권은 파본일 때도 있었다.💦
요즘 인쇄소니 제본소니 문을 닫는 곳이 많다더니 숙련된 기술자가 줄어서 그런 걸까.
그건 또 그것대로 슬프다.
종이책 사고 싶어도 이 나이 먹도록 내 집 한 칸이 없으니 최대한 이사에 지장이 없는 전자책을 사게 되니까 나도 인쇄 업계 불황에 한 몫한 셈이다.
내 업보가 파본으로 돌아온 거 아닐까 생각이 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