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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어릴 적 함께 그림 그리고 놀던 동네 언니가 문득 생각이 났다. 놀이터에서 모래 장난을 같이 하던 여자애도. 가족들과 섬에 놀러가서 잠깐 사귀었던 친구, 손편지를 쓰던 시절, 직접 만드는 크리스마스 카드의 기억, 오래전 정리해서 내다 버린 일기장, 내가 영영 잃은 사람들과 사진 속에만 남아 있는 사람들, 먼저 돌아간 이들.
달콤하고 쓴 기억들이 퐁퐁 솟아나 자꾸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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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편은 시간이 흘러도 어제 읽은 듯 생생히 떠오를 때가 있는데 올해는 쇼코의 미소가 그랬다. 주인공이 일본으로 쇼코를 찾아가던 길의 풍경, 한여름에도 차갑던 팔짱, 땀처럼 흐르던 찜찜한 감정들... 마음 깊이 먹먹했던 순간들을 그들과 나눈 기분이었다.
2016년 12월 13일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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