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는 못 말려! 사각사각 책읽기 1단계 시리즈 1
펠릭스 피라니 글, 클로드 & 드니즈 미예 그림, 하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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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둘째 반에 쌍둥이가 있었다. 둘이 어찌나 비슷한지 모두들 그 아이들을 부를 때는 이름을 둘 다 부르곤 했다. 둘 중 하나는 맞을 테니까. 물론 그 아이의 엄마는 차이점을 조목조목 설명을 해줬지만 아무리 들어도 구분하는 건 힘들었다.

그런데 세 쌍둥이란다. 엄마는 정확히 구분을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그게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각 이름의 첫 글자가 씌어 있는 옷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누구인지 구별하기가 훨씬 쉬우니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라고나 할까. 그런데 하루는 셋이 옷을 바꿔입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기로 한다. 당연히 엄마는 알아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치과에 갈 때도 서로 바꿔입은 채로 갔는데 은근히 걱정했다. 진료를 잘못할까봐. 그런데 그런 걱정은 전혀 없다. 의사가 그렇게 아무 생각없는 사람이 아니니까.

세 쌍둥이들의 생기발랄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이제 막 동화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짧은 문장과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라는 설명답게 너무 길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짧지도 않다. 사실 그림책에서 막 벗어난 아이들은 두께가 있으면 부담스러워하는데 그럴 때 이런 책으로 자신감을 심어줘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내용도 재미있으니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금방 마지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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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친구야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5
미라 로베 지음, 김경연 옮김, 수지 바이겔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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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상상의 생물을 만들어낼 때 새로운 단어를 붙여준다. 게기도 그런 종류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머처 내가 모르고 있었던 서양의 신화에 나오는 동물이거나 상상의 동물인가 해서 찾아보았다. 그런데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예전에 나왔던(다른 출판사에서 낸) 이 책을 볼 수 있었다. 게기를 찾다가 우연히 정보를 얻은 셈이다. 미라 로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지만 요즘은 그의 책을 본 기억이 없기에 잠시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곧 그의 작품으로 어떤 게 있는지 알고 금방 친숙하게 다가왔다. 

선입견이라고 할까. 아니면 고정관념이라고 할까. 아무튼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있다. 그러기에 다르다는 것을 종종 받아들이려하지 않는다. 물에서만 사는 늪 게기들은 바위에서만 사는 바위 게기들을 두려워하고 절대 만나려 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바위 게기들은 늪 게기들을 두려워한다. 그것을 선동하는 것은 역시 어른이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늪 게기인 로모와 바위 게기인 로코가 그들이다. 또한 그들(어린 게기들)은 꼭 규칙을 지키지 않고 '일'을 저지른다. 물론 여기서는 그것이 화합을 이루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긴 했지만.

서로를 두려워하고 비방하던 게기들은 서로 다른 종이 아니라 결국 같은 친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린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지 그들을 인정한 것 뿐이다. 하물며 이것이 게기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겠는가. 우리는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하는 경우도 보았으며, 단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수많은 일들을 겪고 있다. 그것이 결코 옳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들이 친구가 되는 날은 언제일까. 아마도 이런 책을 읽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날 이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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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엄마 아빠를 버리고 싶어 미래아이문고 7
발레리 다이르 지음, 김이정 옮김, 이혜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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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사춘기인 딸은 가족보다 친구를 더 좋아한다. 가끔 어른들이 없는 곳에서 친구들끼리만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한다. 지금 요 또래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어른들'인 셈이다. 아마도 그런 어른들에게 어쩔 수 없이 의지해야 하고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서의 자신이 더 못마땅한지도 모르겠다. 어른을 싫어하지만 생존을 위해 그들에게 의지해야 하는 점이 자존심 상한다고나 할까. 그런 아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서운하고 화도 난다. 하지만 딸도 알고 있다. 지금은 아무리 어른을 싫어한다해도 본인도 언젠가는 어른이 될 것이라는 것을. 또 우리가 하는 것 같은 행동을 자신도 하게 되리라는 것을.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의 화자인 릴리를 보니 딱 우리 딸을 보는 것 같다. 때로는 어른들을 시큰둥하게 바라보고 오히려 자신이 보호자인 양, 세상을 초월한 사람인 양 행동하고 가끔은 한심하게도 생각한다. 또, 어른들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것도 똑같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부모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족의 테두리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된다는 마지막 장면까지 똑같기를 바란다. 릴리는 그 결론을 한 달 동안 휴가를 보내면서 얻었던데 딸은 얼마나 걸리려나.

읽는 내내 혼돈의 연속이었다. 솔직히 처음부터 일부는 상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릴리가 휴게소에서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마찬가지로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릴리의 상상일 뿐이라니 가벼운 마음으로 릴리의 상상에 동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드디어 릴리의 일기가 부모에게 들키고 화가 나서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감쪽같이 속았다. 이번에는 결국 진짜로 릴리가 부모를 떠났구나, 드디어 일을 냈구나 싶었다. 일기에서는 부모가 버렸지만 이제는 릴리가 부모를 버린 것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 고소하기까지 했다.(분명 나도 부모인데 왜 릴리 편을 들고 있는 거지?)

그런데, 결정적으로 한방 먹었다. 특히 마지막 일기인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이다."라는 한 문장에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것이다. 읽으면서 도대체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릴리의 작품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서 잠시 헤맸다. 그러나 그런 방황은 독특한 구성이라는 반증이므로 즐겁기도 했다. 조금은 까칠하고(그림에서도 까칠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도도하고 영악한 릴리가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릴리로 되돌아왔듯이 우리 딸도 그렇게 될 날을 기다린다. 그럼 혹시 속으로 릴리처럼 생각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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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뛰엄이 노는 법 책꾸러기 7
김기정 지음 / 계수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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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제대로 놀아보지 못한다는 말 아닐까. 물론 어른이 보기에는 생산적인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맨날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이건 아마 '논다'는 말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어린이들은 밖에서 땀을 흘리며 놀아야 진짜 논다고 생각하고 어른들은 공부하는 시간 외에는 모두 논다고 여기고 있으니까. 사실 땀 흘리며 노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진짜 노는 법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런지. 그럼 박뛰엄이 노는 법을 알려준다니 살짝 엿들어야겠다.

박뛰엄이 아이인줄 알았더니, 그래서 이름을 그대로 썼더니만 99살 할아버지란다. 99살 할아버지가 섣달 그믐날 밤에 증손자에게 편지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먹이 엄마인 손녀가 다녀가자 문득 주먹이가 생각나서 편지를 쓴다지. 아마도 주먹이 엄마는 할아버지에게 주먹이가 매일 인터넷 게임이나 하고 친구들을 괴롭힌다며 하소연을 것이다. 그러니 할아버지가 큰 마음 먹고 장문의 편지를 쓰는 것이겠지.

어떻게 해서 박뛰엄 할아버지가 평생을 놀며 행복하게 살았는지, 또 논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하며 은근히 증손자에게 삶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만약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이나 종류를 기대했던 아이들이라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일을 하는 것도 일종의 즐거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다만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면 놀이가 아니라 노동이지만 심고 가꾸고 거둬들이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 그것은 아주 즐거운 놀이가 되는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이야기의 내용은 조금 작위적인 면이 보여서(하지만 저학년 아이들이 읽는 것을 감안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을 것이다.) 흥미가 떨어졌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그나저나 작가의 말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감동적이고 재미있어서 두 편의 글을 읽은 기분이다. 아, 그리고 각주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서 신선했다. 보통 동화책에서는 각주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학술적인 딱딱한 각주가 아니라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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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보름달문고 29
요안나 올레흐 지음, 이지원 옮김, 윤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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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우리네 아이들의 고민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 의아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진짜 아이들처럼 생활하는 것 같아 부럽기도 했다. 열두 살의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를 돌아보니 학원 다니고 시험 공부하고 인터넷하며 머리 식히는 게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무엇이든 학원을 다니면서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게다가 서울에 국제중이 몇 개 들어서면 초등학교 때부터 치열한 공부경쟁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하긴 지금도 모두 그렇지만.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고민은 별로 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아이들이 부러워해야 할 사항이건만 왜 내가 더 부러운지 모르겠다.

폴란드가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지 낯선 장면들도 있다. 미지오웩의 엄마가 마트에서 장을 봐 온 것을 정리하며 과소비했다고 자책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다지 과소비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어 보인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이 이미 과소비에 점령당했다는 말인가. 어쨌든 이건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니 넘어가자.

가족을 소개하는 글에서부터 톡톡 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동생들을 괴물로 표현해서 순간적으로 주인공이 약간 삐딱한 아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던 차에 만나는 차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퍼즐처럼 빽빽한 낱말들이 있어서 뭘까 생각하며 들여다보면 옅은 색으로 선택된 낱말이 보인다. 그러니까 이 말을 읽으면 차례가 되는구나. 하지만 괜히 머리 아픈 것 같아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본문으로 바로 넘어가도 전혀 문제될 것은 없을 테니까. 다행히 본문에서는 그다지 머리 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읽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나 글은 단순히 미지오웩의 생활을 나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똑같은 하루라도 미지오웩은 유머가 넘치고 날카롭게 표현하고 있으니까.

미지오웩의 열두 살을 꼬박 들여다 보았다. 학교에 다니는 중에는 일기로 만났고 방학 중에는 캠프를 간 곳에서 주고 받은 편지로 만날 수 있었다. 얘네들은 방학이 되면 긴 캠프를 떠나고 휴가를 몇 주일씩 가는구나. 물론 우리도 캠프를 떠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모의 정보수집 능력과 경제적 능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너무 많은 차이가 나니 보편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이 또 부러웠다. 그리고 아이들은 시험을 보더라도 그다지 신경쓰는 것 같지 않고 낙제를 할 위기에 처해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글쎄, 이것이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지도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마음에 따라 생활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미지오웩의 두 동생은 괴물이라고 표현하는 게 전혀 부당하지 않을 정도로 행동한다. 아이쿠, 얘네 부모는 얼마나 힘들까. 하지만 그들은 그다지 불평하지 않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키운다. 단순히 미지오웩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 열두 살의 아이를 만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나라 아이들의 삶 뿐만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까지도 만났다. 이래서 책으로 간접경험을 한다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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