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행 열차 미래아이문고 8
홍종의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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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경제교육을 일찍부터 시켜서인지 아니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돈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인지 어린 아이들도 유난히 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생도 장래희망이 그저 돈 잘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다.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 현실이 그러한 것은 맞지만 목적과 수단이 바뀐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뜬금없이 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주인공인 다애도 돈 때문에 마음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도 '돈이 문제'라며 시작한다. 하긴 우리 딸만 보더라도 벌써부터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느니, 걱정하지 않고 썼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예전이 우리가 생각했던 '어린이라면 돈에 신경쓰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이미 현실은 어렸을 때부터 돈의 가치와 기능을 피부로 느끼게 되어 있으니까. 

다애가 겪는 일들도 모두 돈과 연관되어 있다. 아빠가 집을 나간 것도 돈 때문이며 엄마가 밤 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것도 돈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다애가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동생을 돌보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돈 때문이다. 아빠가 사업이 망하지 않았다면 집에 있을 것이고 그러면 엄마도 늦게까지 일할 필요가 없을 것 아닌가. 

어린이 책에서는 돈을 직접 거론하는 적이 많지 않은데 여기서는 모든 문제가 돈과 연결된다. 그것도 직접적으로. 그래도 다애가 현실을 이기고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는 암시가 있어 다행이다. 또한 돈 자랑만 하고 모든 것을 돈으로 판단하는 속물인 줄 알았던 새미도 사실은 마음이 건강한(착하다고 표현하고 싶지 않고 건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괜찮은 아이다. 시종일관 돈 이야기로 내 마음까지 무겁게 만들었던 이야기가 뒷부분에서 아이들의 진정한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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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밥 공주 창비아동문고 249
이은정 지음, 정문주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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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동화를 읽을 때면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한다. 이렇게 생활하는 아이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부터 시작해서 왜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만 다루는 걸까 내지는 적어도 내 아이는 이런 생활을 하지 않도록 내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등 여러 감정이 일어난다. 때로는 정의감에 불타기도 하고 때로는 이기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어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정의감에 불탈 때는 구조적 모순이 있는 현실을 자꾸 드러내서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할 때다. 반대로 이기적인 생각이 들 때는 적어도 어린이 문화에 관심이 있고 그들을 이해하고자 애쓴다고 하면서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보다는 좀 더 밝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어떨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칠 때다. 

왜 하필이면 주인공을 이토록 힘든 상황에 놓인 아이로 설정했을까. 집을 나간 엄마에 알코올 중독에 걸린 아빠. 그러니 생활은 당연히 궁핍할 수밖에 없다. 대개의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생활모습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기에 마음 속에서 모순된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것일 게다. 분명 이런 이야기를 많이 다루어서 여러 환경에 처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줘야 한다는 생각과 그다지 좋지 않은 환경에 처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왜 하나같이 비슷할까라는 삐딱한 생각이 교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이야기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억지라는 것 또한 안다. 단지 공주가 처한 현실이 답답해서 해 본 소리다. 

공주는 아빠가 알콜 중독을 고치기 위해 요양원에 가는 바람에 혼자 밥해 먹고 학교에 다닌다. 그러니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느라 소나기밥이라는 별명까지 얻는다. 하루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다른 집으로 배달되어야 하는 장바구니를 가로채고 그로 인해 심리적인 고통을 받으며 벌어지는 일들이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거기다가 주인집 아저씨는 갑자기 범인을 잡는다며 형사 흉내를 내고 다닌다. 처음에는 그러한 설정이 어색해 보였는데 만약 그 부분이 없었다면 공주가 편안한 사회로 돌아가는 발판이 없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웃집 아주머니인 팽여사다. 자신의 배달 물건을 빼돌렸다며 호기있게 슈퍼로 찾아가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으로 보아 인정머리 없고 작은 기회가 오면 단단히 한 몫 챙기는 기회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중에 그 물건을 가로챈 사람이 다름 아닌 공주이며 게다가 혼자 사는 초등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함께 밥을 먹자고 한다. 그것으로 보아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솔직하게 표현해서 그렇지 적어도 인간적인 사람이다. 물론 주인 아저씨도 지나치게 계산적이긴 해도 인간적으로 못된 것은 아니다. 비록 공주가 처한 현실이 암울하고 힘들어도 주변에 이처럼 인간적인 사람들이 있어서 희망을 품을 수 있겠다. 처음에 공주가 처한 현실을 나열할 때는 힘든 삶을 이야기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종일관 따스한 이야기라 마음이 덜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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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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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들에게 꼭 맞는 유쾌하고 발랄한 동화라고나 할까. 좋은어린이책을 저학년과 고학년 따로 선정하는데 이게 바로 그 저학년 부문에서의 수상작이다. 아무래도 동화는 대상에 따라 풀어가는 방식이나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함께 묶는다는 것이 좀 무리일 수도 있겠다. 작가들도 한결같이 저학년 동화를 쓰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니 말이다. 자칫하면 주제가 너무 드러나거나 교훈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실 비판적인 것을 쓸 수도 없단다.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을 판단할 만한 논리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여기에 있는 네 개의 이야기는 모두 작가의 목소리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하고자 하는 말은 잘 드러낸 듯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보물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그것의 가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이자 표제작인 <이상한 열쇠고리>에서는 자신에게 온 행운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은 것이라면 결코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만약 다른 친구들에게 그런 수모를 겪지 않았다면 그냥 요행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래도 지영이는 어느 것이 옳은지 알고 있는 아이다. 읽으면서 혹시 꿈이라고 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러지 않아 다행이었다. 꿈이라고 하면 너무 뻔해서 김 샜을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에게도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도록 알려주는 것 같아 뿌듯했다. 

<호야 선장의 우주여행>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지어낸 이야기에서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아이와 현명한 엄마의 이야기다. 그것도 엄마가 요리를 하는 모습과 지어낸 이야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거기다가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보던 저학년 동화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다고나 할까. 마지막 이야기는 형제간의 갈등을 다뤘는데 다소 결말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하긴 형제간 갈등에서 그 뻔한 결말이 아니라면 어떤 결말이 있겠냐만. 다만 그동안 누나니까 참으라고 말하던 엄마가 갑자기 동생을 혼내는 장면이 좀 어색하다. 하지만 동생에 대한 미움이 풀어지는 장면이라던가 마음 속에 응어리진 것이 똥글이로 만들어져 밖으로 표출되었다는 발상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네 편의 이야기가 전부 독특하면서도 아이들이 흔히 겪는 일에서 나온 평범한 이야기라는 점이 돋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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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시골 동네 책꾸러기 11
정영애 글, 윤문영 그림 / 계수나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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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5학년 때 이사를 와서 친구집에 놀러갔었다. 그런데 와서 하는 말이 아파트가 아닌 친구네 집은 처음이라며 굉장히 신기해 하는 것이다. 외가가 시골이라 그토록 신기해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동안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만 살아서(물론 어렸을 때는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살았지만 기억을 못하는 관계로) 일반 주택에 사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아파트 말고 다른 형태의 주택이 있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먼 남의 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배경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까. 그나마 지금은 주변에 빌라도 있고 주택도 있어서 조금은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골목길이 있고 단독 주택이 있으며 아파트라야 5층이 최고인 그런 동네에서 산다. 골목길에서 조금만 더 걸어나가면 전혀 다른 동네가 펼쳐지는 것으로 보아 그쪽은 재개발이 이루어진 듯하다. 너도나도 아파트가 좋다며 그곳으로 옮겨가는 판에 하나와 그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어린이들은 더할 것이다. 어른이야 아무래도 편한 것이 좋으니까 사람 냄새가 어쩌고 해도 아파트를 선호할 테지만 아이들은 정형화된 아파트 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훨씬 많은 주택을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만 보더라도 말이다. 

슈퍼를 혼자 꾸려가는 아빠와 둘이 살고 있는 하나는 그나마도 아빠가 병 때문에 누워 계시는 바람에 슈퍼에서 일을 돕는다. 아니 한동안은 아예 하나가 꾸려나간다는 표현이 맞다. 배달도 혼자 했으니까. 그런데 만약 하나에게 친구가 없었다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을까. 아마 자신의 처지를 원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에게는 한 동네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게다가 나중에는 아빠도 회복을 해서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마음씨 좋은 의사 선생님과 욕을 많이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욕마저도 구수하게 생각되는 할머니, 비록 무섭지만 원칙에 어긋나는 법이 없는 할아버지 등 여기에 있는 인물은 모두 예전에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문을 꼭 닫고 들어가면 누구의 방해도 간섭도 받지 않는 주거 형태라 다른 사람과 굳이 부대낄 필요가 없지만 예전에만 해도 그러지 않았던가. 게다가 하나와 친구들은 마을의 놀이터가 없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도 한다. 비록 현실에서는 얼마나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별한 절정이 없는 잔잔한 이야기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다. 일종의 다큐멘터리 휴먼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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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이 버티 1 - 지렁이! 꼬질이 버티 1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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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지렁이에 대한 정보책인 줄 알았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젤 꼬질꼬질한 과학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 그런데 그게 아니네. 그냥 순수한 동화책이잖아. 뒤로 갈수록 이 책 시리즈로 나오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다. 다 읽고 나서 뒷표지 안쪽을 보니 근간에 나올 버티 시리즈가 많단다. 그럼 그렇지. 대개 이런 책은 한 권만 나오지 않는 법이다. 

버티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고놈 참 귀엽네'부터 '얘네 엄마 참 힘들겠구나'까지. 물론 그 중간에 '심한 장난꾸러기네'라던가 '너무 심하다'등 여러 가지가 생략되었다. 딱 저학년들이 읽으며 재미있어 할 내용이며 대리만족을 느낄 만한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이처럼 말썽을 못 부리니 이렇게 읽는 것으로라도 만족해야겠지. 

꼬질이 버티라고 하길래 버티가 엄청 지저분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양호하다. 뭐, 툭 하면 손가락을 콧속에 집어 넣고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는 행동인 걸, 뭐. 그런데 그 보다는 버티의 좌충우돌 생활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가고 싶지 않은 생일파티에 초대받아서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며 엄마의 꽃꽂이 대회용 꽃을 버린 일 등 하는 일마다 말썽이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가 없다. 왜냐. 그게 보통 아이들의 모습이니까. 어쩌면 그래서 더 아이들이 버티를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이거 나오는대로 다 사달라고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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