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 도장 또는 여섯 개의 도장

   육인(六印)

 

전국 시대를 풍미했던 유세가 소진(蘇秦)은 강대국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한 합종(合縱)을 제안하여 나머지 6개국의 공동 재상이 되는 엄청난 출세를 했다. 소진이 금의환향(錦衣還鄕)하자 지난날 그를 멸시했던 사람들이 모두 그 앞에서 굽신거렸다. 그러자 소진은 자신에게 낙양성 주변에 밭뙈기라도 조금 있었더라면 어떻게 여섯 나라 재상의 도장을 찰 수 있었겠느냐며 끌을 찼다. 소진의 탄식에는 가진 것 없어 멸시를 당했기에 그것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뜻이 들어 있다. ‘육인은 정확하게는 여섯 나라 재상의 도장이란 뜻의 단어지만 그 속에 담긴 속뜻은 출세와 영달이다. 일설에는 소진의 도장이 6각이었다고 한다. 여섯 나라의 공동 재상임을 나타내기 위해 6각으로 도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기』 「소진열전

 

* 소진

 

 

 

 

 

 

중국사의 오늘 :

123261(남송 이종 소정 5, 금 애종 천흥 원년 5월 신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겨울과 혹한이 닥쳤다. 남경(지금의 개봉)50일 동안 전염병이 돌았는데, 개봉의 각 성문을 나가는 시체가 90만을 넘었다고 한다(장례를 치를 돈이 없던 사람은 포함하지 않은 숫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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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정자사에서 나와 임자방을 송별하며

 

양만리(楊萬里, 11241206)*

 

틀림없이 서호의 유월 중에는

경치가 사계절과 같지 않으리.

멀리까지 펼쳐진 연잎은 파랗고

햇빛에 비친 연꽃은 특히 붉으리.

 

 

 

 

 

曉出淨慈寺送林子方

 

畢竟西湖六月中

風光不與四時同

接天蓮葉無窮碧

映日荷花別樣紅

 

 

* 양만리는 남송 시기의 문인으로 자가 정수(廷秀), 호는 성재(誠齋)이다. 강서 길수(吉水, 현 강서성江西省 길안吉安) 사람으로, 27세 때 진사가 되어 비서감(秘書監), 보모각직학사(寶謨閣直學士) 등을 역임하였다. ()에 대항하여 싸울 것을 주장하며 몇 차례 상소를 통해 조정의 잘못을 지적하였으나, 여의치 않자 두문불출하고 15년 동안을 칩거하다가 울분으로 병을 얻어 죽었다.
그는 많은 작품을 남긴 시인으로 유명한데 무려 20,000여 수를 지었다고 하나 아깝게도 지금 전해지고 있는 것은 4,200여 수뿐이다. 시풍은 속어를 곁들인 경쾌한 필치와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자유분방을 특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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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

   士不知耻, 爲國之大耻(사부지치, 위국지대치)

 

청나라 때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공자진(龔自珍)배운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란 것이 있으면 나라는 영원히 부끄러워할 일이 없다면서 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라고 했다. 배운 사람의 인격이 존엄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나라의 영욕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뜻이다.

 

지식인과 지식인 사회는 정치판의 일기예보와 같다. 나라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로 그 반응에 따라 나라의 영광과 치욕이 결정된다고 하겠다. 지식인의 기풍이 곧 그 사회와 세상의 기풍이 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물론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회 지도층 때문에 세상이 온통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것 같다.

 

명량론(明良論) 2

 

 

* 공자진

 

 

 

 

 

 

중국사의 오늘 :

1982531

중국 지질학자 양연강(楊聯康)이 걸어서 황하를 완전히 관찰한 다음 황하가 바다로 흘러드는 입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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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사다.

   千萬買隣(천만매린)

 

송계아(宋季雅)란 사람이 집을 팔고 여승진의 옆집으로 거처를 정했다. 여승진이 집을 얼마 주고 샀냐고 물었다. 송계아는 일천일백만이라고 대답했다. 여승진이 그렇게 비싸냐며 괴이하게 여겼다. 그러자 송계아는 백만으로는 집을 사고, 천만으로는 이웃을 샀지요라고 대답했다. ‘천만매린은 그 뒤 좋은 이웃을 얻기 힘들거나 좋은 이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나타내는 성어가 되었다.

 

송나라 때 우국충신 신기질(辛棄疾)새로 산 집 상량문이란 글에서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사니, 인생 누구와 즐겁게 편히 살리오라고 했다. 층간 소음 때문에 서로를 죽이는 끔찍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웃의 의미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이웃사촌이란 좋은 말이 사라지려나 보다. 안타깝다.

 

남사(南史) 여승진전(呂僧珍傳)

 

 

* 신기질

 

 

 

 

 

 

중국사의 오늘 :

1615530(명 신종 만력 435월 기유)

계주(薊州)의 장차(張差)라는 자가 대추나무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태자가 거처하는 자경궁에 들어와 문을 지키던 내시를 때려 부상을 입히는 바람에 붙잡혀 옥에 갇혔다. 항간에서 신종이 총애한 정 귀비가 사주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는 등 사건이 커지자 조정에서 장차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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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이 쇠를 끌기는 하지만 다른 금속에는 소용이 없다.

   磁石引鐵, 於金不連(자석인철, 어금불련)

 

삼국 시대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曹植)이 지은 시의 한 구절이다. 조식은 열 살 무렵에 때 이미 시론 및 사부 10만 자를 외웠다고 할 만큼 총명하여 아버지 조조의 사랑을 받았다.

 

자석에는 쇠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하지만 쇠 이외의 다른 금속에는 소용이 없다. 비슷한 비유로 미끼로 작은 물고기를 잡아 올릴 수 있지만 용을 낚을 수는 없다는 말도 있다. 이런 말들은 사람 관계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다.

 

명리와 지위가 보통 사람을 유인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지조가 높고 깨끗한 사람에게는 어떤 작용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부귀영화와 명예가 한 사람의 지조와 반대되는 개념도 아니고 그 크기와 정도가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리와 자리를 뒤쫓는 천박한 지식인들로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니 왠지 그렇게 생각된다. 그래서 지조 높은 사람이 평생을 가난하게 사는가 보다.

 

교지(矯志)

 

 

 

 

 

중국사의 오늘 :

1981529

중화인민공화국의 탁월한 지도자의 한 사람이자 저명한 애국전사 송경령(宋慶齡) 이 만성 임파세포성 백혈병으로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1891년 출생).

 

 

* 송경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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