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가 이맛살 찌푸리는 것을 따라하다.

   東施效顰(동시효빈)

 

춘추 시대 월나라의 미인 서시(西施)는 중국 4대 미인들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그녀는 오나라 왕 부차의 심기를 어지럽히기 위한 미인계에 따라 고국 월나라를 떠나 오나라에 바쳐졌던, 말하자면 스파이였던 셈이다. 서시는 평소 가슴에 병이 있어 일쑤 가슴을 문지르며 찡그리곤 했는데 동네의 못난 여자들이 서시의 그런 모습이 너무 예뻐 따라서 가슴을 문지르곤 했다고 한다. 다른 기록들에 따르면 같은 마을에 사는 동시라는 여자가 특히 서시의 이런 모습을 모방했다고 한다. 장자를 비롯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합쳐져 동시가 이맛살 찌푸리는 것을 따라한다동시효빈이란 성어가 합성되어 나왔다. 빈축(嚬蹙)이란 단어의 두 글자도 찌푸리거나 찡그린다는 뜻인데, 역시 서시와 동시 이야기에서 파생되었다. 여기서 누구가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인상을 찡그리게 한다는 뜻의 빈축을 사다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동시효빈은 그 후로 수많은 파생어를 낳았고, 시인묵객이 즐겨 인용하는 성어로 자리 잡았다. 미녀와 추녀라는 대비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장자』 「천운(天運)

 

 

* 서시

 

 

 

 

 

 

중국사의 오늘 :

1898616

광서제(光緖帝)가 처음으로 공부주사 강유위(康有爲)를 불러 변법(變法) 개혁에 관해 상세히 논의하고 특별히 강유위에게 계획서를 올리게 한 다음 그를 총리각국사무아문에서 일하게 했다. 이로써 변법운동의 사상적 지도자이자 주창자인 강유위가 처음으로 청 조정의 중추에 진입하여 변법 운동을 시작했다.

 

 

* 강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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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란 먼저 썩어야만 벌레가 생긴다.

   物必先腐也, 而后蟲生之(물필선부야, 이후충생지)

 

송나라 때 문인 소식(소동파)는 초한 쟁패의 과정에서 항우와 범증이 갈라선 원인을 논한 글에서 사물이란 먼저 썩어야만 벌레가 생긴다. 사람은 의심이 있어야만 중상모략이 파고들 수 있다. 진평이 아무리 꾀가 많았다 하지만 의심하는 주군(항우)이 없었다면 어찌 이간책이 가능했겠는가라고 했다. 항우가 범증을 의심하는 틈을 진평이 이용하여 이간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뜻이다. 내부에 약점이나 틈이 있어야 외부에서 그 약점을 이용하거나 틈을 파고 들 수 있음을 비유하는 대목이다. 항우 밑에 있다가 유방에게로 건너온 진평은 항우 진영의 약점이 무엇인지 비교적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유방에게 이간책을 건의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역사상 조직이나 나라의 흥망성쇠는 내부 결속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범증론(范增)

 

* 소식

 

 

 

* 진평

 

 

 

 

 

 

중국사의 오늘 :

990615(북송 태종 순화 원년 5월 갑오)

송 정부가 퇴직한 관리에게 녹봉의 반을 지급하는 규정을 만들어 퇴직을 유도했다. 송 정부의 문무 관원은 대개 70세 때 퇴직했는데 엄격하게 시행되지는 못했다. 승진을 시킨 다음 퇴직시키고 다시 기용하는 방법 등도 있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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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뿔이 나다.

   馬生角(마생각)

 

전국 시대 말기 연나라 태자 단()이 강대국 진나라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인질로 갔다는 기록도 있다). 진왕(진 시황)은 단의 귀국을 한사코 말렸다. 태자 단이 진왕에게 귀국을 간청하자 진왕은 까마귀 머리가 흰색으로 변하고 말에서 뿔이 나기전에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마생각이란 표현이 나왔는데, 줄여서 마각’(馬角)이라고도 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마각을 드러내다마각馬脚이다. 마각(馬脚)은 말의 탈을 뒤집어쓰고 노는 춤에서 나온 것으로, 춤을 추다가 실수로 말의 다리 대신 사람 다리가 삐져나오는 통에 마각이 드러났다’, 마각노출’(馬脚露出)이란 말이 나왔다. ‘말의 뿔이란 뜻의 마각’(馬角)은 근본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을 말하며, 점차 실현하기 어려운 일을 비유하는 뜻으로 정착되었다. 이 단어는 사기색은(史記索隱)에도 나온다.

 

논형(論衡) 감허(感虛)

 

* 연나라 태자 단

 

 

 

 

 

중국사의 오늘 :

918614(오대 후량 말제 정명 4, 거란 태조 신책 35월 을해)

거란이 공자 사당과 불교 도교 사원을 수리했다. 거란의 지배층은 중원 왕조를 본떠 유교, 불교, 도교의 병존을 통해 통치에 유리한 정책을 실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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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성이 날 때 성내지 않고, 아주 기쁠 때 기뻐하지 않으면 심성을 지킬 수 있다.

   大怒不怒, 大喜不喜, 可以養心(대노불노, 대희불희, 가이양심)

 

명나라 때 사람 전기(錢琦)의 말이다. 전기는 이 대목에 이어 나쁜 습속을 가까이 하지 않고 나쁜 무리와 사귀지 않으면 입신(立身)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사람이 정서에 기복이 심하면 인체의 내분비(內分泌) 계통을 어지럽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옛사람들은 모든 병의 원인이 화()에 있다고 봤다. 그런데 현대인의 질병 중 가장 애매하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스트레스인데, 여러 가지 스트레스 중에서 화를 내지 않거나 내지 못하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라 하니 이래저래 화가 화근인 셈이다. 성을 참는 것도 그렇지만 기쁨도 절제하라니 참 실행하기 어려운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성나고 화나게 만드는 일이라도 줄었으면 좋으련만.

 

전공양측어(錢公良測語)

 

 

 

 

 

중국사의 오늘 :

656613(당 고종 현경 원년 5월 기묘)

당 왕조의 재상 장손무기(長孫無忌)가 사관이 편찬한 양()()()()() 5대 시대 왕조들의 역사인 오대사지(五代史志) 30권을 올렸다. 621년 영호덕분의 건의로 편찬을 시작한 5대의 역사는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다가 태종 정관 10년인 629년 위징(魏徵)이 주관하여 작업에 박차를 가해 636양서, 진서, 북주서, 북제서, 수서5대사가 1차적으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기()와 전()만 있고 지()가 없어, 641년 다시 명을 내려 지를 보완하여 656년 이날 완성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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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를 고르기 위해 늘어선 수레

   擇壻車(택서차)

 

당나라 때 과거 급제자 명단이 발표되는 날이면 곡강(曲江)에는 축하를 위한 술자리가 베풀어졌다. 이때 돈깨나 있고 이름깨나 있는 집안들은 죄다 나와 곡강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이 몰고 오는 수레들이 장관이었는데 온갖 치장에 금은보화를 주렁주렁 매달았다고 한다. 당시 이런 수레를 택서차라 불렀는데 말 그대로 사위를 고르는 수레라는 뜻이다. 과거 급제자들 중 사윗감을 찾으려고 몰려든 것이다. 훗날 택서차는 과거 급제를 비유하는 단어가 되었다. 이런 풍조는 문인을 극진히 우대했던 송나라 때에 오면 더욱 극성을 부렸는데, 과거 급제자를 강제로 수레에 태워 모셔 가는(?) 진풍경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고시 합격자에 대한 선망이 여전한 우리 풍토를 되돌아보게 하는 재미난 단어라 할 것이다.

 

당척언(唐摭言) 3

 

 

 

 

 

중국사의 오늘 :

1978612

무산계급 혁명가이자 작가, 역사학자, 고고학자, 고문자학자, 사회활동가 곽말약이 86세를 일기로 죽었다(1892년생).

 

 

* 곽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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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현 2013-06-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레라 할 적에는 車를 '거'라 해야 되지 않나요? 제가 잘 몰라 문의합니다. 죄송합니다.

김영수 2013-06-1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레 거라 읽는 것이 맞지만 발음을 고려하여 차라 읽는 것도 무방합니다.
택서거보다 택서차가 좀 의미가 분명하게 들어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