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쇠퇴는 공직자의 부당한 행위 때문이다.

   國家之敗, 由官邪也(국가지패, 유관사야)

 

좌전환공(桓公) 2년인 기원전 710년 조항을 보면 나라의 쇠퇴(패망)는 공직자의 사악함(부당한 행위) 때문이며” “공직자가 덕을 잃는 것은 (상관의) 총애와 뇌물을 탐하는 데서 드러난다라는 대목이 있다. 여기서 공직자의 부당한 행위를 표현하는 官邪’(관사)는 정치적 각도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상의 탐욕, 즉 불법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받는 부정한 뇌물이 당연히 포함된다. 또 공직자의 자세도 함께 지적하는 말인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대충 처리하거나 마냥 미루는 무사안일(無事安逸)의 근무 태만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촉각을 자신의 상관을 향해 뻗친 채 비위 맞추기와 아부로 일관한다. 우리의 공직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지 이 대목에 대입시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좌전을 쓴 사관은 나라의 존망과 안위를 가늠하는 잣대로 공직자의 처신을 강조한 것이다.

 

좌전

 

 

 

 

 

중국사의 오늘 :

355710(동진 목제 영화 116월 을유)

전진(前秦)의 황제 부견(苻堅)39세로 세상을 떴다(317년생). 350년 장안(長安)을 점령하는 등 관중 지역에 전진 왕조의 기틀을 닦은 부견이 재위 5년 만에 죽음으로써 전진의 국세는 크게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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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먹어 치울 기세

   食牛氣(식우기)

 

전국 시대 노나라의 시교(尸佼)가 지었다고 전하는 시자는 주로 ’() 자를 가지고 치국의 방법 등을 논술한다. 여기에 보면 호랑이와 표범은 그 무늬가 다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소를 잡아먹을 기세를 갖고 있으며, 큰기러기는 깃털이 다 자라지 않았어도 사해를 날 마음을 갖고 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호랑이나 표범은 다 자라면 몸의 무늬가 또렷해지고, 큰기러기가 다 자라면 그 날개가 볼 만하다. 하지만 호랑이와 표범 그리고 큰기러기는 어릴 때도 그 타고난 기세가 대단하다. 여기서 어리지만 호방한 기세를 갖고 있다는 뜻의 식우기라는 표현이 나왔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서경이자가(徐卿二子歌)라는 시에서 다섯 살 어린아이가 식우기를 내뿜으니 집을 가득 채운 손님들이 죄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구나라고 하여 식우기란 단어를 활용한 바 있다. 젊은이들이 기개를 잃고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이들에게 식우기를 빼앗은 것은 아닌지…….

 

시자(尸子)

 

 

 

 

 

중국사의 오늘 :

98279(북송 태종 태평흥국 76월 병자)

송나라에서 역경원(譯經院)을 설치했다. 건국 이래 불교를 중시하여 태종(太宗)은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역경원을 두고 불경을 번역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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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작이라도 침과 약을 거부하는 환자는 치료할 수 없다.

   扁鵲不能治不受針藥之疾(편작불능치불수침약지질)

 

염철론은 중국 서한의 선제(宣帝) 때에 환관(桓寬)이 편찬한 책으로 기원전 81년 서한 조정에서 벌어졌던 토론을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문학(文學)으로 표현된 쪽에서 편작(扁鵲)이라도 침과 약을 거부하는 환자는 치료할 수 없고,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바른말을 듣지 않으려는 군주를 바로잡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걸() 임금에게 관용봉(關龍逢)이라는 충신이 있었지만 하()나라는 망했고, ()나라에도 세 사람의 어진 신하가 있었지만 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약이 아무리 좋아도, 하고자 하는 말이 아무리 훌륭해도 받아들여야 주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없어서 일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모셔 와 그의 말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일이 안 될 뿐이지. 통치자는 특히 늘 자신의 처신을 돌아볼 일이다. 특히 내가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 듣는지 아닌지를. 약으로 치자면 그것은 마약이요 독약이다.

 

염철론(鹽鐵論) 상자(相刺)

 

 

 

 

 

중국사의 오늘 :

191478

19132차 혁명에 실패한 후 일본으로 건너 간 손중산(孫中山)이 일본에서 중화혁명당 성립 대회를 열었다. 손중산은 이 대회에서 총리로 임명되었다.

 

* 손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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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허리

   細腰(세요)

 

가는 허리는 예나 지금이나 선망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권력자의 취향과 관련하여 세요는 많은 파생어와 문학 작품을 자극했다. 춘추 시대 초나라 영왕(靈王)의 가는 허리 사랑은 유별났던 모양이다. 묵자, 한비자등에 그 취향의 일단이 전한다. 여기서 탐연세요’(貪戀細腰)라는 성어가 나왔다. ‘가는 허리를 탐욕스럽게 좋아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궁정은 물론 백성들 사이에서도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고, 심지어 남자들까지 여기에 동참하는 참으로 웃지 못할 풍조가 유행했다. 가는 허리 때문에 굶어 죽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니 영왕의 취향으로 개인적 차원을 벗어나 사회적 문제까지 일어난 것이다. 아울러 초궁요’(楚宮腰), ‘초궁세요’(楚宮細腰) 등 숱한 용어들을 파생시켰다. 권력자는 자신의 취향조차 생각해 가며 보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제나라 환공(桓公)이 보라색 옷을 좋아하자 전국적으로 보라색 옷이 동이 나서 보라색 옷감의 가격이 폭등했다. 환공은 즉각 취향을 바꾸었다.

 

묵자』 「겸애 중(兼愛中)

 

* 초나라 영왕의 탐연세요를 표현한 그림

 

 

 

 

 

 

중국사의 오늘 :

19177

사천성 120여 개 현에 폭우가 쏟아졌다. 그중 20여 개 현에는 하루 200밀리미터 이상이 쏟아졌다. 14일 동안 계속된 폭우로 홍수가 났고, 장강이 넘쳤다.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세운 갈주패 댐의 수위는 61.62미터까지 올라가 194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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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좋아지다.

   漸入佳境(점입가경)

 

진서』 「고개지전은 중국 역대 최고의 화가들 중 한 사람인 고개지(顧愷之)의 전기다. 여기에 고개지의 독특한 습성 하나가 기록되어 있는데, 고개지는 사탕수수를 먹을 때 꼭 위쪽부터 먹고 뿌리 쪽을 맨 나중에 먹었다고 한다. 주위에서 이를 이상하게 여기자 고개지는 갈수록 (맛이) 좋아지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흥미가 점점 진해지거나 일과 상황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비유할 때 흔히 쓰는 성어인데, 이를 점입가경이라고 한 고개지의 표현이 멋들어지다. 사탕수수의 맛이 끝에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좋아진다는 것을 경지가 갈수록 좋아진다고 표현했으니 말이다. 일이든 상황이든 점입가경이나 금상첨화’(錦上添花)면 얼마나 좋겠는가만은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점입가경은커녕 설상가상’(雪上加霜)에다 병상첨병’(病上添病) 경우가 너무 많다.

 

진서(晉書)

 

 

 

 

 

중국사의 오늘 :

139076(명 태조 홍무 235월 을묘)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이 공신이자 그 자신이 태사(太師)로 모셨던 이선장(李善長)10년 전 사건에 연계시켜 죽였다. 향년 77(1314년 출생)이었다. 이선장뿐만 아니라 그 일가 70여 명이 함께 죽임을 당했는데, 이 사건은 중국 역사상 가장 지독한 공신숙청의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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