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이 탱자로 변하다.

    橘化爲枳(귤화위지)

 

춘추 시대 제나라의 안영(晏嬰, 혹은 안자(晏子))는 학식과 언변이 대단히 뛰어난 명재상이었다. 하지만 외모는 작은 키에 못생긴 얼굴이었다. 초나라에 외교 사절로 온 안자를 본 초나라 왕은 안자를 깔보고는 모욕을 주려고 일을 벌였다. 안자를 위한 술자리가 무르익을 즈음 초나라 병사들이 한 남자를 끌고 와, 물건을 훔치려다 잡힌 도둑인데 알고 보니 제나라 출신이라고 보고했다. 초나라 왕은 제나라 사람들은 다 이렇게 남의 물건을 훔치느냐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려 했다. 안자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귤이 회수(淮水)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더니, 제나라 사람이 초나라에 오더니 도둑이 되었군요라며 응수했다. 초나라 왕은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인간의 환경의 동물이다. 좋은 사회적 환경과 풍토가 인간의 격을 높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우선 되어야 한다.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잡하(內篇雜下)

 

* 안영

 

 

 

 

 

중국사의 오늘 :

59483(수 문제 개황 46월 임자)

수 문제가 위수에 모래가 많이 쌓이자 우문개(宇文愷)에게 이를 준설하고 운하를 파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대흥성(大興城)에서 동관(潼關)에 이르는 300여 리의 광통거(廣通渠)가 개통되었다.

 

* 수나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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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스승

   一字之師(일자지사)

 

일자지사는 당나라 후기 시를 잘 지었던 제기(齊己)라는 승려의 조매(早梅)라는 시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이다. 제기가 일찍 핀 매화를 소재로 조매라는 시를 지었다. 제가는 자신의 시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 친구인 정곡(鄭谷)에게 시를 보였다. 정곡이 시를 보고는 어젯밤 가지 몇 개가 꽃망울 터뜨렸구나란 대목에서 가지 몇 개로는 일찍 피어난 매화를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가지 하나가로 고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제기가 보기에도 그편이 한결 나아 보여 제기는 흔쾌히 정곡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장을 고쳤다. 제기의 시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이에 제기는 정곡을 두고 한 글자 선생님’, 일자사’(一字師)라고 불렀다. 그 후 사람들은 일자지사란 성어로 한 글자만 고치고도 시나 문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사람을 칭찬했다. 훌륭한 의사는 일침견혈’(一針見血), 침 한 번 찔러 피를 본다고 한다. 고수의 진정한 경지를 나타내는 말들이다.

 

조매(早梅)

 

 

 

 

 

중국사의 오늘 :

83582(당 문종 대화 97월 무신)

당나라 문종(文宗)이 곡강(曲江)에다 자운루(紫雲樓)를 세웠다. 곡강은 당나라 때 장안 제일의 놀이 장소로 유명했다. 많은 시인과 묵객이 이곳을 배경 삼아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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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면 호랑이도 만든다.

   三人成虎(삼인성호)

 

전국 시대 위()나라 대신 방총(龐葱)은 조()나라에 인질로 가는 태자를 수행하게 되었다. 떠나기에 앞서 방총은 혜왕(惠王)에게 한두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지 않지만 세 사람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다는 말로써 자신이 먼 조나라까지 가고 나면 신하들 사이에서 자신에 관해 말들이 많을 것이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혜왕은 무슨 말인지 잘 알았다고 했으나 결국 방총에 대한 헐뜯기에 넘어가 그가 돌아온 뒤 다시는 방총을 찾지 않았다. 이 고사는 원래 혜왕의 무지를 풍자한 것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언비어나 헛소리가 진실을 덮는다는 것을 비유하게 되었다. 증자의 어머니가 세 사람씩이나 증자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듣자 짜던 베틀을 팽개치고 도망쳤다는 고사도 같은 맥락이다. 사마천은 사람을 헐뜯는 말의 지독함을 적훼소골’(積毁銷骨)이라고 했다. 헐뜯음이 쌓이면 뼈도 삭힌다는 뜻이다. 거짓이 진실을 뜯어먹는 야만의 시대는 여전하다.

 

전국책』(戰國策) 「위책(魏策)

 

 

 

 

 

중국사의 오늘 :

106881(북송 신종 희녕 원년 7월 신미)

여진(女眞) 부락에서 훗날 금()나라를 건국하는 금 태조 완안아골타(完顔阿骨打)가 태어났다. 여진족은 숙신(肅愼) - 물길(勿吉) - 말갈(靺鞨)로 이어져 왔는데 요()가 통치하던 시기에는 여진이라 불렸다.

* 완안아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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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며 멀리 있는 임 그리네

 

장구령(張九齡, 673740)*

바다 위에 밝은 달이 올라오니,

저 하늘 아래서도 똑같이 보리.

멀리서 정든 임 그리는 이 밤에,

밤새 잠 못 들고 일어나 거니네.

꽉 찬 달빛 아까워 촛불 꺼 놓고,

밖에 나가니 옷에 이슬이 젖네.

저 달 손으로 따다 주지 못하니,

도로 누워 만날 기약 꿈꾸려네.

 

 

 

 

 

望月懷遠

 

海上生明月

天涯共此時

情人怨遙夜

竟夕起相思

滅燭憐光滿

披衣覺露滋

不堪盈手贈

還寢夢佳期

 

 

* 장구령은 당나라 현종 때 재상까지 지낸 문인이다. 간신 이임보(李林甫)의 미움을 받아 박해를 많이 당했다. 현종의 생일에 문무백관들은 축하의 선물을 바쳤지만 장구령은 역사상 정치의 잘잘못을 발췌한 천추금감록(千秋金鑑錄)을 올려 현종에게 경고했다고 한다. 안녹산(安祿山)의 후환을 미리 예언한 바 있다. 그의 작품도 성품처럼 강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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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과 성욕

   飮食男女(음식남녀)

 

예기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식욕과 성욕은 인간이 가장 바라는 것이고, 죽음은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따라서 바라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마음의 큰 언저리다. 사람이 그 마음을 감추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다.” 인간의 욕망 중에서 식욕과 성욕은 근본적인 욕망이다. 몸과 마음의 문제가 대부분 이 두 가지 욕망 때문에 일어난다. 다시 말해 가장 통제하기 힘든 욕망이란 뜻이다. 공자도 인간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세 가지로 식(), (), ()을 꼽았다. 인류학이나 민속학에서는 음식이 생리적 욕구임에는 틀림없지만 후천적으로 배운 문화가 인간의 음식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가를 연구하기도 한다. 이안(李安) 감독의 음식남녀라는 영화가 바로 예기의 이 대목을 딴 것인데, 미각(味覺)을 잃어 가는 요리사 아버지와 성장해 가는 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음식을 매개로 섬세하게 묘사했다.

 

예기(禮記) 예운(禮運)

 

 

 

 

 

중국사의 오늘 :

803731(당 덕종 정원 197월 무오)

이해 정월부터 이날까지 관중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아 가뭄과 기아가 심각했다. 이에 당나라 조정은 이날 과거 시행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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