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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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처럼 초반부터 훅!! 끌어당기는 소설은 아니었다. 일정부분까지 스토리가 풀리는 동안 늘어지는 구간도 있었고 살짝 지루해서 대충 훑고 지나간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내 '역시 댄 브라운이야' 싶을 정도로 금새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글자에 홀린 사람처럼 그 발자국을 따라 빠르게 뒤쫓을 수 밖에 없었다. 로버트 랭던은 인디아나존스처럼 우리를 역사와 진실 속으로 끌고들어가는 재주가 있는 캐릭터니까.

결과적으로 전작 <인페르노>보다 신작 <오리진>은 좀 더 가볍다. 교황이 등장하고 종교 지도자들이 암살되면서 이번에도 뭔가 '종교적인 진실'을 파헤치려나보다 싶었지만 달랐다. 로버트 랭던의 애재자이자 천재인 '커시'가 종교 지도자들에게 미리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인 후 그들이 차례차례 암살되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대립각을 세우나보다 의심했지만 궁금했던 커시의 발표는 그보다 더 포괄적인 문제를 담고 있었다.  사실 신과 과학의 대립각 속에 인간이 놓여 있는 것 같지만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동안 '과학'과 '종교'는 공존해왔다. 하지만 '커시'의 발표는 둘 중 하나만 남겨놓을 중요 포인트가 될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을 암시했고 결국 그가 암살 당하고 발표장에 있던 랭던은 암살범을 뒤쫓기 시작했다.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경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누구의 편인가?','믿어도 좋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오리진>에서도 미래의 스폐인 왕비를 납치했다는 오명하에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경찰은 그들을 뒤쫓으며 긴장감을 더한다.

쫓기는 긴박감보다는 그 발표 과연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서 2권까지 단숨에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어떤 내용이었길래 발표자는 살해되고 종교 지도자들은 개탄을 금하지 못했는지......! '니체'를 비롯해서 신을 부정해왔던 사람들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았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 앞에서 살인을 택한단 말인가.

이래저래 생각의 고리를 끼워 맞추려고해봐도 어긋나기만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랭던의 뒤를 부지런히 뒤쫓으며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마약처럼 읽히는 댄 브라운의 소설 <오리진>은 총 2권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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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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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작가로 살면서 85번째 단행본을 출간했다면...'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부지런한 작가다. 거의 전 장르를 오가며 완벽에 가깝게 써왔지만 사실 그의 소설 모두를 좋아하는 독자는 아니다. 처음에는 매니아 비슷했으나 어느 시점부터 몰입도가 떨어져버렸고 몇몇 신작들은 겉핥기 식으로 읽은 적도 있다. 그동안 주목할 만한 다른 작가들이 여러 나라에서(특히 북유럽) 나타났고 그들에게 잠시 한눈 파는 사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읽지 않은 단편들이 쌓여만 갔다.

고백하자면 오랜만에 집어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인 셈이다. 2011년부터 2016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 모음집인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은 '미스터리/SF 판타지/로맨스/블랙코미디/휴먼드라마..'로 그 장르 또한 다양하다. 그래서 어느 페이지는 약간 심심하게, 또 어느 페이지는 뒷 이야기가 더 연재되었으면하는 바램으로 읽어나갔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모듬메뉴처럼 다양했던 9편 중 미안하게도 제목으로 발췌된 <그대 눈동자에 건배>가 가장 존재감이 미미했다. 적어도 내겐. 드라마의 1회 분을 보고 있는듯한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가 가장 흥미진진했고, 시대상이 잘 반영된 <렌털베이비>는 씁쓸했다. 주인공처럼 60이 넘은 나이에도 출산과 육아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하나? 결혼적령기가 30~40대로 훅 미뤄지고 저출산에 싱글족, 비혼족과 함께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에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지나친 낭만주의처럼 느껴졌다. 선택하지도 포기하지도 못하는 삶. 육십이라는 나이에 로봇베이비를 렌탈하고 그것도 모자라 함께 케어할 가짜 남편까지 빌려서 체험해봐야할 유사육아체험이라니.....!

반면 그 결과를 짐작케 하면서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았던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는 들켜버린 반전이었지만 드라마 마지막회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남의 작품을 훔치는 비열한 남주 캐릭터는 그동안 여러 작가들의 작품에서 봐 왔던 캐릭터라 신선함이 덜했고 형사인 여주 캐릭터 역시 전에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 장면만 보자면 9편의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읽힌 이야기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건 아니건 간에 단편이 주는 재미는 분명 쏠쏠했다. 다만 푹 빠졌던 <용의자 x의 헌신>,<탐정 갈릴레오>,<붉은 손가락>류의 장르소설이나 <유성의 인연>,<비밀>처럼 아름답게 쓰여진 그의 소설을 기대하고 있다. 정신없이 몰입하며 시간을 잊게 만드는 그의 저력을 작품 속에서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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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매거진 Vol.5 - 2017.11.12
위매거진 편집부 지음 / 어라운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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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편이 최고의 시청률을 찍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보여준 순수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타문화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시선, 문화와 음식을 가감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는 모습, 좋아하는 마음이 더해져 순수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넘쳐났다. 우리에겐 일상이 되어버린 PC방, 김치, 막걸리....등등에 환호하는 그들의 모습이 흡사 장난감을 선물받은 아이들의 표정과 같아서 TV를 시청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지그시 미소가 지어졌다. 배시시....

그동안 캠핑 페스티벌, 어라운드 빌리지, 매거진 발행 등을 통해 감성문화를 선보여온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어라운드>에서 '다섯번째 위 매거진' 의 주제로 선정한 '토이편' 역시 비슷한 느낌이 났다. 순수하면서도 청량한 내음이 가득한!!!

어른이 되었다고해서 마음 속 동심까지 사라진 것일까. <위매거진/토이편>을 읽으며 찾아낸 건 '내 마음 속 동심'이다. 여전히 캐릭터를 좋아하고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예쁜 장난감에 열광하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일곱 번까지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라는 사람. 마음 속 설렘까지 사라지진 않았다.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지엔 숲으로 '곰사냥'을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종이공룡까지 썼지만 정작 아이들은 곰사냥보다는 개울가에서 작은 배를 띄우고 가방에 물도 담으면서 노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어른들의 사냥처럼 '잡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함께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둔 놀이는 즐거울 수 밖에 없으리라. 설명도 기사도 첨부되지 않았지만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아이들의 즐거움이 옴팡 느껴졌다.

그에 반해 영화감독 '장진'과 어린이 놀이 제품을 만드는 그의 아내 '차영은' 장차대표의 인터뷰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와 번갈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은 페이지였다. 같은 나이지만 아이가 있는 쪽과 없는 쪽의 느낌은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런던에서 '더대드랩'을 운영 중인 세르게이의 가족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가정 내 아빠의 참여도가 참 많이 변했구나! 를 실감했고,'장난감으로 오후를 채우던 아이'와 '장난감으로 마음을 채우는 어른'에 관한 내용은 심도있게 읽혀졌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산타 할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표현과 '가장 좋은 놀이 짝꿍은 가족'이라는 단어가 화살처럼 날아와 두 눈에 콕 박힌다. 가장 아름다운 말과 가장 따뜻한 말을 동시에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인생을 살다보면 마음을 비워야 할 때와 마음을 채워야 할 때가 있는데 각질의 탈락처럼 어른들에게는 인위적인 이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부럽기만 하다. 세상을 더 알게 된다고 삶이 더 윤택해졌을까. 행복의 양이 풍만해졌을까.

볼거리 풍성하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졌을거라고 기대했던 매거진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무엇보다 활자중독인 내게 읽을거리를 가득 안겨준 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느껴졌다. 여섯번째 이야기는 또 무엇으로 채워질까? [위매거진] 그 다음권도 궁금하다. 벌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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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진 Bluzine : 02 고양이 - 2017
블루진 편집부 지음 / 자작나무숲(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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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매력의 고양이들이 가득한 미니북 <블루진>. 포켓 매거진처럼 출간된 블루진의 두번째 주인공은 '고양이'였다. 집사들이라면 홀딱 반할만큼 고양이들 사진이 가득한데다가 내맘 같은 글들도 빼곡하다. 어디 그뿐인가. 귀여운 그림들도 한가득. 눈호강에 읽을거리가 가득해서 심심하지 않은 이 미니북 가격은 6천원. 가성비 또한 최고다. 그래서 구매해놓고 '참 잘한 소비'라고 스스로를 칭찬해줬다(?).

 

 

동서양 명화 속 주인공들을 고양이로 바꿔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소영씨의 작품은 어디선가 봤던 그림들이라 반가웠는데 고양이를 그리는 그녀의 반려동물이 강아지라는 점은 참 아이러니했다. 당연히 반려묘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그녀의 노견이 예민해서 고양이를 반려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 말에서 책임감이 느껴져 그녀가 더 좋아졌다. 언젠가는 유기동물을 데려오고 싶다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림이라 다시 보이기도 했고.

 

하.탄.미.심, 율무보리, 금보,루나로즈,날라 등 유명한 고양이들의 예쁜 모습 또한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다른 분위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또한 이 책이 읽을거리가 충분하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맘에 쏘옥 들었다.

 

그림으로 고양이사랑을 표현하는 사람, 아기와 함께 키우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집사, 고양이가 친구가 되면서 인생이 바뀐 남자, 고양이들이 사랑받는 동네, 나이든 고양이, 길 위에서 살아가는 녀석들, 작품 속 고양이들까지....고양이로 인한/고양이에 의한/고양이로부터 시작된 사연들이 가득한 책. 주머니에 쏙 넣어다니면서 지난 주 부지런히 읽게 만든 한 권의 책. <블루진 두번째 이야기 고양이편>을 소개합니다.

 

 

집사라면 절대 눈 뗄 수 없는 고양이들이 가득한 미니북. 오랜만에 예쁜 고양이 책 한 권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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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와 치히로 - 시바 개와 아비시니안 고양이의 한집 생활
배지환 지음 / 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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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귀요미들이 떴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 하루종일 이녀석 둘만 보고 있자면. 시바견 '하쿠'와 아비시니안 '치히로'는 어릴적부터 주욱~ 함께 커온 가족. 집사이자 견주인 아빠는 '무심한 개와 다감한 고양이가 같이 삽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애교만땅의 표정들이 즐비한 하쿠는 무심한 개가 아니었고 시크한듯 찍힌 치히로는 다감하기만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사진으로는 다 알 수 없다는 말. 온리 사람 식구인 아빠가 털어놓는 그들의 일상은 <하쿠와 치히로>를 꼼꼼하게 읽어야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시바견과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이웃도 있고 아비시니안 고양이들을 반려하고 있는 집사도 있다. 하지만 모든 강아지, 고양이의 성격이 다 다르므로 그들의 일상이 동일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동물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머금으며 공감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그랬다.

 

나 역시 고딩때부터 베프였던 친구가 애지중지하며 개를 키우고 있었지만 지금의 이 마음을 짐작하지 못했다. 입맛이 까다로워 꼭 먹는 사료만 먹는다며 녀석의 사료를 사러갈 때마다 동행하곤 했으면서도 어떤 강아지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본 일이 없다. 무심한 건 아니었는데도 잘 몰랐다. 지금이라면 귀찮을만큼 꼬치꼬치 캐 물으면서 녀석을 위한 간식이나 선물도 준비했을텐데......!

그때와 다른 마음이라 <하쿠와 치히로> 가족소개편을 넘기는 순간 "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눈도 못뜬 꼬물이 고양이가 우렁차게 울어대는 사진을 보고. 내 생애 첫 반려묘인 꽁이가 아기 고양이들을 낳는 순간, 아기 호랑이(고양이 이름)를 들고 저렇게 찍은 사진이 있다. 똑같은 포즈, 똑같은 표정.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치히로를 모르지만 내 고양이와의 추억이 오버랩되어 한껏 업된 기분. 이전 상황이 어땠는지 드러나있진 않지만 어미와 형제들이 떠난 후에도 치히로는 곁에 남았다.

 

 

 

 

한여름에 태어난 하쿠는 그 다음, 가족으로 입성했다.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보통 둘째로는 고양이를 고려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치히로의 아빠는 퉁실퉁실한 시바견을 식구로 맞았다. 그의 표현처럼 큰 결심을 하고. 1~2년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야하는 소중한 가족이므로 신중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처음에는 덩치가 치히로 만했던 하쿠는 성큼성큼 자라났다. 고양이 방석에 좁게 끼여잠든 모습만보면 더 안자랄 것 같은 녀석들이 성묘, 성견이 되었다. 중성화 수술을 하고, 고관절 수술을 하고....사이가 좋은 듯 아닌듯 냥펀치를 맞고 함께 저지레를 하면서 귀여운 악동들이 자라났다. 페이지가 앞에서 뒤로 이동했을 뿐인데, 시간이 흘러버렸다.

 

25개월 차 하쿠, 28개월 차 치히로는 마지막장에 사이좋게 쇼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찍혔다. 아빠만 빼고. 아마 이 사진도 사진작가인 아빠가 예쁘게 찍어준 것이리라. 렌즈너머 둘을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이 너무나 따뜻해서 훈훈하게 읽힌 <하쿠와 치히로>. 그 옛날 너무나 좋아해서  극장에서 7번이나 봤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이름을 따 온 것이 맞겠지? 하쿠랑 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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