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마흔살 여자의 기적같은 이야기
정은희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마흔살, 이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꿈마저...

이혼을 하고 나니 삶이 막막했고 가진 것이라곤 몇백만원이 전부였는데, 그 역시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잦아지자 눈녹듯 사라지고 수중엔 결국 3만원이 남았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마흔이라는 어정쩡한 나이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남는 일은 전쟁터에서 총없이 홀로 남겨진 것과 같은 기분이 아닐까. 

설상가상으로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보니 금쪽 같은 두 아들의 양육권 역시 남편에게 주어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녀에겐 살아야할 이유도 충분했고 성공해야할 이유도 충분했다. 그리고 기회의 순간은 왔다.

메리케이 화장품은 특별한 유통 구조를 가진 화장품이었다. 흔히 "화장품 아줌마"들의 일터로 여겨지던 방문판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며 대리점 판매가 없다. 창업주 메리케이 애시 여사의 경영방침이 아직까지 하달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도 인터넷 판매는 검색되지만 백화점이나 기타 다른 화장품 도매상에서 메리케이의 상표를 본 일은 없는 것 같다. 

여자로 태어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는 식욕만큼이나 정직한 욕구인데, 미국에서 47주년, 한국에서 10주년 되었다는 메리케이는 고객의 미적 욕구뿐만 아니라 판매원의 삶의 질도 바꾸어 놓는 기업이라는 것을 [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라는 정신에 입각하여 판매원 모두가 전문인이 되어 열심히 일했을때 누구보다도 기업이 큰 박수를 쳐주다니.....!!  경험상 그런 일터에서 일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어서 우선 부러워졌다. 게다가 목표의식 고취를 위해 핑크 그랜저와 핑크 벤츠를 부상으로 제공하는 회사는 내가 알기로는 어디에도 없다. 연봉이 올라 자신이 샀으면 몰라도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전세계 누구를 막론하고 차가 부상으로 주어지다니...그것도 핑크색으로....처음 듣는 신세계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귀가 솔깃하고 두 눈을 부릅 뜨며 잘못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시 되짚어가며 읽어도 내용은 변함이 없었는데, 존경받는 세계 100대 기업 중 하나인 메리케이는 직원복지가 탄탄한 회사였으며 그들이 길러낸 세일즈 디렉터들이 회사를 자랑스러워하며 다닐 수 있도록 힘껏 돕고 있었다. 

그녀들의 도전과 성공 뒤엔 회사가 있었으니, 메리 케이 여사의 생각처럼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는 진실이 되어 세월이 입증해주고 있는 셈이었다. 물론 쉬운 일만 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물건을 판다는 일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니까. 게다가 가장 까다로운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일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보니 바르다가 환불하는 고객도 있을테고, 샘플만 써보고 바꿔달라는 고객, 처음부터 냉대하는 고객들도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한근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의 말처럼 "성공한 사람에게는 과거가 비참할수록 빛이 나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과거가 화려할수록 비참하다."는 말처럼 성공했기에 그 비참했던 실패담들이 오늘의 그녀의 성공을 더 빛나보이게 만든다. 

마흔살에 빈털터리였던 그녀가 지금은 핑크벤츠를 타고 다닌다. 11평 임대 아파트에서 매년 두 배의 평수로, 23평,34평,70평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고 했다.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에 일어난 변화였다. 그리고 지금은 100억대 자산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연봉 10억을 바라보며.

책은 한 개인의 성공담이면서 모든 여성들에게 용기를 던져주는 책이기도 했다. 세일즈 디렉터 정은희.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라며 오늘에 머물러 있는 우리들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손길이 되어 응원하고 있다. 책은 그런 그녀가 우리를 위해 보내는 박수인 동시에 더 멋진 내일을 향해가는 자신에게 보내는 박수이기도 한 것이다. 

"고수는 기본이 쉽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운다."라는 멋진 말을 던져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 - 17명의 건축가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흥미진진 건축가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14
이상림 외 지음 / 부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영화를 봐도 자신의 분야별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오는 것이 사람이다. 예를 들어 멜로 영화 한 편을 친구들과 보고 나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는데, 장면장면을 씬으로 나누고 플룻과 복선처리의 미흡했던 점만 보고 나온 나와 주인공이 입은 옷과 화장법에 주목했던 친구가 있었는가 하면 번역이 어떻게 미묘하게 원 의미와 다른지를 설명하는 친구도 있었으며 배경으로 나온 곳들이 어딘지 죽 읊어대는 친구도 있었다. 우리는 분명 같은 영화를 함께 보았는데 보고나온 부분은 죄다 달랐던 것이다.

한옥건축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져 한옥거리나 한옥집들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요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음식이나 음악, 문화뿐만 아니라 건축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좀 더 우리의 것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퍼부었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꼭 옛것만 일컫는 것이 아니다. 옛 건축물은 고혹미와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현대 건축물에서도 우리의 디자인 감각이 날로 변화하고 있음을 눈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형화되었던 아파트조차 내부구조에서부터 각각의 개성을 찾고 있고 아름다운 도시거리의 건축물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눈에 차 오는데 어떻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것은 어떤 것이든 마음을 움직이기 마련이다.

일반인인 내 눈과 마음이 이럴진데, 전문가인 건축가들이 본다면 그들 역시 나름의 자랑스러움이나 미흡함들을 꼭 집어내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좀 다른 시각으로 건축이라는 것에 다가가고 싶어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를 펼쳐보기 시작했는데, 17인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건축가의 세계는 소근소근 무슨 비밀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고 성공의 비법을 자랑하는 책도 아니었다.

책 전반에 걸쳐 그들이 건축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연들과 밤낮없이 매달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일을 사랑하며 사는 까닭과 그들이 건축물에 쏟아붓는 신념과 믿음이 고스란히 실려 있었다. 특이하게 면사무소에 홀수,짝수 나누어 동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탕을 설계해넣었다거나 종합병원안에 녹색지대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 덜 지어진 듯 다 지어진 유명 작가의 집에 이르기까지 "건축가"란 건물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만나게 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해야 할 만큼 멋진 직업처럼 보여지는 일들을 해내고 있었다. 그들은.

사실 그들을 부르는 말은 다양하다. 건축사,건축사보, 설계자, 설계사, 건축가, 건축 디자이너, 건축깃, 건축업자, MA, MP, 건축 코디네이터, 조형예술가 등등 여러 호칭으로 불리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어제보다는 그들에 대해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낸 듯 했다. 그 중 가난한 흑인들에게 무상으로 집을 지어 주었다는 미국의 건축가 사무엘 막비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위인전에서나 깉 인물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서점가에서도 나는 그의 이름을 들어본 바가 없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체 게바라, 힐러리, 오프라 윈프리 등등 많은 인물들에 대한 책들이 출판사 별로 출간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좋은 일을 했던 사람의 이름을 들어본 일이 없다니...!!

그런 의미에서 좋은 건축은 좋은 사람을 키우는 일과 같다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집을 짓는 동안 집이 사람을 좋게 만드는 것인지, 좋은 건축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를 판가름 짓는 일은 알과 닭의 논쟁처럼 붉어질 수 있겠지만 확실한 한가지는 좋은 건축물에는 인간의 좋은 혼이 담긴다는 사실일 것이다.

건축의 연원은 라틴어의 "으뜸가는 기예"라고 했다. 앞으로 거리에서, 나라 곳곳에서 좀 더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마주치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에 이토록 좋은 건축가들이 많이 있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용기 있는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청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2
김원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명진 롤모델 시리즈 중 나는 총 7권을 읽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오바마 대통령의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오바마 이야기], 
강한 여인 힐러리의 [여학생이면 꼭 배워야 할 힐러리 파워], 
부자가 되는 길을 일러줄 것만 같았던 [ 투자가를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워런 버핏 이야기], 
많은 젊은이들의 롤모델인 [미래의 아이콘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스티브 잡스 이야기],
불행했던 과거를 뒤집은 [방송인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프라 윈프리 이야기],
참 배울 점이 많았던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너의 이름보다는 너의 꿈을 남겨라]

를 읽고 여덟번째 읽을 책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다 자란 사람들은 많지만 참어른이 없어 보이던 사회에 추기경은 법정 스님과 더불어 우리가 원하던 어른의 모습을 지닌 분이셨다. 용기와 균형과 섬김의 자세가 무엇인지 몸소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며 살다가신 이였기에 세상에서 그가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분을 그리워하고 있다.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난한 집안에서 많은 형제들 속에서 살았을 망정 더 갖기를 원하기 보다는 더 멀리를 내다보며 자신을 한없이 바칠 줄 알았던 그의 성품은 역시 가정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사진 상으로는 그렇게 약해 보일 수 밖에 없는 어머니에게서 어떻게 그런 힘들이 솟아났는지 추기경의 추억속 어머니는 언제나 존경스러운 모습 그대로였고  어려운 순간에도 언제나 자식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셨다. 그랬기에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낮은 곳을 향해 눈과 손을 내밀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의 아드님은.

정작 스스로는 종교로의 귀의를 두고 끊임없이 의심했고 고뇌했지만 그의 길은 단 한 순간도 그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오르고 더 높이 오르게 함으로써 그에게 더 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자리를 만들곤 했던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최초의 추기경인 그가 살았던 시대는 결코 풍요로운 시대가 아니었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폐하며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를 살며 그는 종교인이면서 한국인으로 또 사람으로 해야할 소임들을 해나가고 있었다. 

권력에 맞서기도 했고, 가난에 맞서기도 했으며 동신자들의 신념과 부딪히기도 하며 꿋꿋하게 자신의 뜻을 지켜내면서도 언제나 대중앞에 나서면 유머러스하며 여유 가득한 어른이셨다.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게 만들고 신앞에서 경건하게 만들며 매일매일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게 하신 큰 어른이었기에 생전에 그를 단한번도 뵙지 못했던 일이 후회스럽기도 했다. 이제와서.

책 속에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어른이 어른으로 대우받아야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나이를 먹으면 사람 보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라는...사람 보는 눈과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생기길 바라면서 한 해, 한 해 나이 먹는 일이 나쁘기만 한 일은 아니라는 결론을 책을 통해 내리게 되었다. 

이제 세상에 큰 어른은 없다. 두 분의 큰 어른이 비슷한 시기에 세상에서 사라지셨으니....하지만 그분들은 세상에서 사라져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오셨으니 우리는 그 말씀을 쫓아사는 삶, 우리에게 그분들이 남긴 소명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보답해야할 차례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의 놀이 펜더개스트 시리즈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는 도로시가 아니라 악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 속에선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들이 있다. 법적으로도 그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도덕적인 개념들이다. "하면 안된다.","나쁘다"는 것들을 지켜야 타인에 대한 배려는 물론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 최고의 콤비 작가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가 2번째로 내어놓은 [악마의 놀이]는 바로 이 도덕적 개념을 상실한 인간이 저지른 연속살인이 한 마을을 어떻게 쑥대밭으로 몰아가는지 그 공포스러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결혼하는 나이들이 늦어지고, 하나 정도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어디선가에선 자신의 아이를 귀히 기르는 과정에서 소설에서처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안된다"는 개념을 심어주지 않거나 사회성이 결어된 "혼자만 최고"인 아이로 교육하는 가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양육법과 소설 속 위니프레드의 양육법이 서로 같지 않을까 싶어져 더럭 걱정도 된다. 전작 [살인자의 진열장]은 펜더개스터 가문의 비밀이 들어난 것이라면 [악마의 놀이]는 그와 다르게 사는 우리들의 치부를 교묘하게 비틀어놓아 부끄럽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펜더개스트, 연쇄살인의 냄새를 맡고 나타나다...

캔자스 주 메디슨 크릭이라는 인구 325명 정도의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시기는 8월초에서 시작되지만 어느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적당히 나태하고, 적당히 시기 질투하며, 적당히 대강대강 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 하지만 헤이젠 보안관이 버스웰사 소유의 옥수수밭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함으로써 나태함에 물들어 있던 평화는 깨어져 버렸다. 곧이어 펜더개스트가 버스를 타고 도착했기 때문이다. 

만약 펜더개스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사건은 조용히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전변형 옥수수 재배지 낙찰을 코앞에 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의 부흥을 이끌어다줄 그 중요한 계획을 망칠 그 무엇도 막아낼만큼 똘똘 뭉칠 정도의 작은 지역인 메디슨 크릭에 휴가중인 펜더개스트가 나타난 것은 곧 "사건의 해결"을 암시한다는 것을 독자들만 눈치챈 채 이야기는 계속 흘러가고 연쇄살인이라 정의내리며 마을을 쑤시고 다니는 FBI특별 수사관을 그다지 곱지 않은 눈으로 모두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가 장담했던 것처럼 사건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식인이 나타난 듯 사람을 100도 이상 끓는 물에 삶아 시체에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려 맛보기도 하고, 내장을 몽땅 꺼내놓기도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일삼는 살인범이 마을 사람 중에 있다는 펜더개스트의 말은 점차 신빙성을 띄어 가면서 계속되는 살인과 더불어 모두의 마음 속에 공포를 밀어넣기 충분했고 마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1865년 8월 14일의 메디슨크릭 대학살까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원인고 범인의 흔적을 찾아 추적해나가기 시작했다. 펜더개스트는.

"조직적 살인자"와 "비조직적인 살인자" 중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살인범을 각자 쫓던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한 장소로 집결했는데, 유일하게 펜더개스트를 돕던 불량소녀 코리가 가장 먼저 그곳 탐험을 시작했고 뒤이어 펜더개스트와 보안관 일행이 뒤따라 크라우스 캐번으로 들어갔고 그들은 그곳에서 9월이면 딱 51년째 그곳에서 살고 있는 얼굴만 어린아이이며 겉가죽만 사람인 기이한 범인고 마주치고 만다.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

누가 살아남게 될까?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소리를 질러대는 공포영화를 보며 항상 누가 최후에 살아남는 사람이 될까? 생각하게 마련인데, 그때와 같은 느낌으로 동굴 속으로 들어선 인물들의 생사를 나누게 될 줄 몰랐기에 막판으로 치닫는 결말은 당황스럽게 흘러갔다. 그러면서도 점점 속도감이 붙어 [지구 속 여행]이나 [오페라의 유령]에서처럼 땅 속으로 깊이들어갈수록 되돌아오는 일에 대한 걱정은 멀어져 가는 듯 했다. 

마지막 결말까지 섬뜩함과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며 최고 콤비 작가의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는 끝을 맺었지만 펜더개스트의 다음 시리즈는 더 간절하게 기다리게 되었다. 홈즈처럼 까다롭고 바짝 말랐지만 배트맨처럼 부유하며 뱀파이어처럼 희멀건 외모를 지닌 천재 수사관 펜더개스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음 권에서는 더 많이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꾸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마음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내보여져야 하는 것일까. 그 속을 알 수 없는 깊이 탓에 무섭기도 하고 반대로 두려움 없이 대하게 되는 타인. 내 마음 속의 깊이도 알지 못하는 인간의 얇디 얇은 통찰 앞에서 감히 타인의 속깊이까지 어림짐작해내야 하는 일은 어렵기 그지 없다. 

[속삭이는 자]는 여느 소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알게 된 후, 갑자기 목 뒤로 송글송글 맺혀올라오는 슴뜩함에 전기가 통한 듯 저릿저릿함을 느끼고서야 나는 이 이야기가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 추리도 아니고 공포도 아니었다. 어쩌면 누군가의 이웃일지 모르는 사람이, 낮에는 웃으며 거리를 활보하고 밤에는 이토록 잔인하게 인간 백정의 짓을 하며 돌아다닌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대문을 꼭꼭 걸어 잠그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2009년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 및 총 4개의 자국 문학상을 발표한 [속삭이는 자]는 1권만을 읽고 섣불리 추론을 행하기엔 너무나 단서가 적다. "인간의 어둠에 숨어든 악"이라는 내용만을 보고선 얼마전 읽었던 [인간의 증명]과 비슷하리라 예상했으나 이는 그것과도 닮아 있지 않다. 도대체 인간의 내면엔 어둠과 습함이 얼마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인지 멈추지 않는 수레처럼 돌진하기만 하는 연쇄살인범의 범행은 잡아들여야 하는 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애처로운 것은 신은 묵묵히 지켜볼 뿐이라는 사실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했다. 

생체정보와 신분확인을 숨기는 이상한 수감자가 발견되었다는 교도소장의 편지 한 장. 
아내가 없는 가정의 가장인 고란 게블러 박사와 남들 모르게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유능한 밀라 바스케스 수사관.
실종된 6명의 아이. 발견된 6개의 팔과 다섯명의 이름.

이 세 문장이 책이 낸 수수께끼를 풀언갈 세가지 열쇠였다. "폴리뇨의 살인마"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 바 있는 범죄학과 행동과학 전문가인 도나토 카리시는 [속삭이는 자]를 통해 신의 방조를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인간 내면의 악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악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상기시키고자 했을까. 

단 1권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은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2권이 완결이길 바라며 그 속에서는 스토리와 사건의 완결뿐만 아니라 1권이 던져준 모든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내길 기대하게 된다. 

대체 9세~13세 사이 백인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무엇을 증명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살인의 추억]을 보고난 후기담처럼 나는 [속삭이는 자]의 범인도 꼭 잡고 싶은 동일한 마음이 든다는 표현을 쓰며 추천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